최근 수정 시각 : 2024-11-19 00:19:08

영미법

보통법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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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color=#000,#eee> 대륙법계 영미법계
대륙법영미법의 혼합법계 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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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정의3. 특징
3.1. 국외범 관련3.2. 형량
4. 기타5. 분포
5.1. 목록
6. 한국법계의 영미법적 요소
6.1. 영미법 도입에 대한 찬반논쟁

1. 개요

영미법계(英美法系, Anglo-American law) 또는 커먼로(Common law), 보통법(普通法)이란 영국에서 발생하여 영연방영어권 국가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는 법계를 일컫는다. 유럽대륙에서 발전한 대륙법계와 대비된다. 영문법의 가장 큰 특징에는 불문법주의, 판례법주의, 배심제 등이 있다.

2. 정의

'영미법', '보통법'으로 번역되는 커먼로(Common law)는 중세 잉글랜드 왕국에서 분쟁을 조정할 때 관습(custom)과 선례(case)에 의지하여 온 데서 유래한 전통적인 법체계이다. 법정에서 재판관이 '이미 앞선 사건을 통해 확립된 사실'을 새로운 사실에 적용함으로써 법률을 구체화하고 발전시키는 양상이었으며 이러한 원칙은 공동체 전체에 일반적(common)이었기에 지배층이라고 할지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커먼로의 개념은 아래의 여섯 가지를 가리킨다.
  • 영미법 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의 법
    대륙법계와 대비되는 영미법계를 가리킨다.
  • 영국에서 노르만 정복(Norman conquest) 이후 성실법원(Star Chamber)을 중심으로 하여 형성되어 모든 지방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법
    영국 법체계의 역사적 의미에서의 의미로, 각 지방의 지방분권적인 자치관습법과 구별된다.
  • 법원의 판례를 중심으로 형성된 법(법관법, 판례법)
    의회가 제정한 제정법과 대비된다. 전반적으로 영미법은 한 사건의 판결이 정립된 후에 그 판결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건에서 선례로서 법적판단을 구속하는 원리인 선례구속성의 원리(stare decisis)를 인정한다.
  • 형평법과 대비되는 법체계
    형평법은 본질적으로 선례에 의하여 형성된 법체계이나, 보통법과는 구별되는 소송제도를 갖고 있다.
  • 로마법의 영향을 받아 별개의 기원과 발달과정을 거친 교회법(ecclesiastical law), 해사법(maritime law), 상거래법(mercantile law)과 대비되는 법체계
  • 양형에 제한이 없으며 범죄의 형량을 더하거나 곱하여 판결하는 병과주의의 형법

간단히 말하면, 커먼로는 명시적으로 판사가 만든 이른바 ’법관법(judge-made law)‘이다. 그것의 권위는 민중적 방식이 아닌 법원의 독특한 제도적 역량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입법에 의한 법제화’의 산물인 법률(act)과 구분되며, 상향식(bottom-up) 기원을 갖는 관습법(customary law)과도 구별된다.#

3. 특징

대륙법과 영미법이라는 두 전통은 지난 세기 동안 점점 더 가까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양 체계 사이에는 최소한 다섯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첫째, 영미법은 원칙적으로 법문이 작성되지 않은 불문법이다. (중략) 영미의 법률가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법의 성문화를 거부해왔다. 다만 이러한 저항은 미국에서부터 점차 약화되고 있다. 1923년에 설립된 미국법률협회(미국의 변호사, 법관, 법학자로 이루어진 단체)는 계약법, 재산법, 대리법, 불법행위법, 신탁법 등의 법 영역에 관하여 이른바 '리스테이트먼트(restatements)'를 작성하여 법의 기본 태도가 무엇인지 법관과 변호사가 알기 쉽도록 조문화하였다.[1] 그러나 법의 성문화에 이른 것은 아니고 법의 명료화만을 추구한 것이다. 리스테이트먼트는 미국 법원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면서 (완전히 일관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지만) 2차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중략)
둘째, 영미법은 판례법이다. 법조문이 기본이 되는 대륙법과 달리 영미법에서는 개별 사건들이 법리의 주춧돌을 이룬다.
(중략)
셋째는 법원 판결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의 차이이다. 영미법은 선례구속의 원칙을 사법제도의 최고 원칙으로 끌어올린다. 이 원칙은 현재 사건과 사실관계가 유사한 과거의 법원 판결이 현재 사건을 지배하며, 상급 법원의 판결은 사법적 위계질서하에서 하급 법원을 구속한다는 의미이다.
(중략)
넷째, 일반적으로 영미법은 '구제책이 있는 곳에 권리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지만, 대륙법의 전통은 정반대 입장을 취한다. 즉 '권리가 있는 곳에 구제책이 있다'는 것이다.
(중략)
마지막으로, 13세기부터 영미법은 형사민사 사건에 배심원 심리를 도입하였다.
Raymond Wacks, 《법》(이문원 역)

영미법의 가장 큰 특징은 불문법주의이며, 판례가 곧 법이 되는 판례법주의[2]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영미법의 핵심 원칙이 선례구속의 원칙[3]이다. 그 밖에 법의 지배원리[4], 배심제, 법조일원화[5] 등을 주요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미국 의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은 당연히 법률제정권이므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법원판례보다 우선[6]한다. 그리고 같은 영미법계 국가지만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이스라엘, 아일랜드는 불문헌법 국가지만 미국,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싱가포르, 홍콩은 성문헌법 국가이다.

흔히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대륙법계가 성문법주의라고 성문법이 곧바로 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은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기관인 '법원'에 의해서 재판을 통해야 비로소 사건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 점은 영미법계와 대륙법계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것은 법의 본질에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법원의 판례가 다른 사건에도 적용되느냐 아니면 당해 사건에만 적용되느냐에 따라서 영미법계와 대륙법계의 차이 중 하나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데, 영국법과 미국법 사이에는 공통점도 많지만 차이점도 많다.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 들면 아래와 같다.
  • 영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법조학원(Inns of Court)에서 법조인을 양성[7]한 반면, 미국은 이를 계수하지 않고 법학전문대학원(Law school)[8] 제도를 창안하였다.
  • 영국의 변호사 자격은 barrister(법정변호사)와 solicitor(사무변호사)로 나뉘어져 있으나, 미국은 이를 계수하지 않았다.
  • 법학교육에서의 Case method(사례 중심 법학방법론)는 영국 것이 아니고 미국 것이다. 영국의 법학교육도 나중에 이를 일부 수용하기는 했지만 전통적으로는 오히려 판례를 암기하는 것이 주된 교육방법이었다고 한다.
  • 사기방지법(statute of frauds, 일정한 중요한 계약들은 서면으로만 체결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은, 기원은 영국법이지만, 정작 영국법에서는 사라진 반면 미국법은 이를 받아들여 유지하고 있다.

이 둘의 중간에 있는 나라가 캐나다로 볼 수 있다. 주 에 따라 다르지만 캐나다는 영국처럼 barrister와 solicitor로 나누어 자격시험을 주지만 또 미국처럼 로스쿨 제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영국처럼 LL.B를 주었지만 최근 부터는 JD를 수여한다. 다만, 미국과의 용어 차이 때문에 이름만 JD로 바꾼 것일 뿐 법학사이다. 따라서 학사 졸업장 없이 JD를 딸 수 가 있다.

그리고 홍콩도 최근 캐나다처럼 JD를 수여한다. 홍콩대학, 홍콩중문대학, 홍콩과기대학, 홍콩성시대학 등에 법학과가 있으며, 홍콩의 법학석사는 LL.M이다. 홍콩에서 변호사가 되려면 법학과 졸업 후 사법연수원에 해당하는 PCLL 입학시험에 합격, 자격을 취득한 후 1-2년[9] 과정으로 이수하고, Solicitor(사무변호사) 및 Barrister(법정변호사) 중 택1로 실무 수습을 받으면 된다. 홍콩의 법정변호사는 재판의 특성 상 영어 능통자를 선호하며, 사무변호사는 영어와 중국어 중 한 언어에 능숙할 것을 요구한다. 홍콩 변호사는 외국인 변호사도 많은데 특히 자격을 홍콩으로 전환한 영국 변호사가 많다.

반면 싱가포르는 LL.B로 학사, LL.M으로 석사이다. 호주, 뉴질랜드의 법적 계통과 가깝고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가 싱가포르다보니 미국식보다 영국식과 가깝다.

한편 영미법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있어서 사회적 문제로 손해를 볼 경우 이를 법원에서 때려 기업 등이 호되게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

3.1. 국외범 관련

원칙적으로 영미법을 채택한 국가들은 자국 밖에서 한 행위의 관할권이 없다. 속지주의 기본 원칙만을 채택하고 특수한 사정이 아닌 한 속인주의 예외를 규정해서 자국민이라고 할지라도 국외범은 범죄지 국가에 이를 인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반대로 자국 내에서 한 행위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자국민이라도 인도한다고 있는 경우에는 외국인도 자국의 법을 적용하여 처벌[10]한다. 그래서 기내에서 깽판을 친 포스코 라면 상무의 경우도 미국 입국시 FBI수사를 받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본인이 입국을 안 하고 가버려서 그러진 않았다.

3.2. 형량

영미법 체계는 '병과주의'를 기본으로 한다. 이는 주로 '가중주의'[11]를 택하는 대륙법과 구분되는 점인데 병과주의 하에서는 범죄자에게 적용되는 각 죄목별로 정해진 형량을 죄다 더해버리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영미법 국가들에서는 누적범의 경우 수십, 수백년 징역형이 나오는 경우가 잦다. 이는 대륙법 국가 중에서는 병과주의와 가중주의를 병용하는 튀르키예를 제외하면 나올 수 없는 형량이다.

한국에서 솜방망이 논란이 있을 때마다 지목되는 요소 중 일부가 바로 대륙법의 관습으로 한국 등 대륙법계는 형량의 상한선을 정해 여기에 가중주의를 택하는지라 영미법계처럼 징역 500년이라는 형량은 아예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국, 일본, 대만은 대륙법계 중에서도 비교적 엄벌주의적이고,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영미법계 중에서도 교화주의적인 편이다.

다만, 영미법 쪽에서도 경범죄 혹은 대륙법적인 시각에서도 무기징역 이상이나 그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되지 않을 정도라면, 검사 쪽에서 원칙대로 수백~수천년을 구형해도, 판사 재량 혹은 판례에 근거해 수년~수십년 수준으로 선고하거나, 미리 정해진 징역 상한선까지만 선고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경우는 강력범죄가 아닌 범죄에 대해서 주로 적용되는 편이다.[12]

또한 미국에서는 이전 범죄까지 누적시켜 처벌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삼진아웃법이라고 해서 상습법의 경우 최소 형량을 25년 이상으로 올려버리는 식으로 아예 사회에서 영구 추방시켜버리는 제도이다. 이 때문에 과자 4개를 훔친 남성이 이전에도 절도를 숱하게 저질러온 전과가 있어 25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판결도 있었고, 을 들고 빵집에서 60달러를 강도질한 남성에게 종신형을 내리기도 했다.[13]#

그러면서도 미국은 사법거래를 하거나 모범수 생활을 하면 형량의 일부만 살고 가석방되는 것이 흔한 일이다. 미국은 교도소 포화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이는 영국도 마찬가지다. 물론 사법거래에 대해 기준이 열린 미국과 달리,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싱가포르는 경범죄, 갱생 가능성이 높은 사례에 한해 사법거래가 가능하고 이 것도 여러 법조인의 자문에 다 통과해야 가능한 거다.

4. 기타

  • 기대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범죄와 관련된 증거인멸은 처벌하지 않는 대륙법과 다르게 많은 영미법계 형법에서는 본인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는 것에도 사법방해죄(obstruction of justice)가 적용된다. 단, 대륙법에서도 증거인멸은 처벌만 안 받지 양형에 대단히 크게 영향을 끼치고, 본인이나 친족이 아닌, 타자, 제3자(법인 포함)의 증거를 인멸한다면 증거인멸죄가 적용된다.
  • 대륙법과 다르게 악한 의도도 처벌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아동 포르노 사이트 접속 문제가 있다.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단순 접속만으로는 처벌하지 않으나, 영미법계 국가에서는 단순 접속만으로도 처벌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를 이용한 함정수사도 이루어진다. 한편 미국 대부분 과실치사죄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아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하여 모살, 고살이 아니게 되면 그냥 처벌을 안 한다. 이렇듯 미국에서는 판사 재량이 굉장히 크다.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혹은 형의 소멸 절차가 대륙법계만큼 보편화되어있지 않다. 형의 실효에 대해서는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이르면 1950년대부터[14] 운용실태를 확인할 수 있으나, 영미법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법률 중 가장 이른 것은 영국의 1974년 범죄자갱생법(Rehabilitation of Offenders Act 1974)으로 최소 18년 가량의 시차가 있으며, 2004년 뉴질랜드나 2023년 뉴욕 주 등 21세기에 들어서야 도입되는 국가 혹은 지역도 있다. 형의 소멸에 대해서는 영미법계 국가에서도 북미권의 봉인(Sealing) 혹은 말소(Expungement), 영연방권의 실효형 선고(Spent conviction order) 등을 확인할 수 있으나, 정작 잉글랜드와 웨일즈에는 형의 소멸을 선고받을 수 있는 절차가 없다. 이민법(출입국관리법)과 국적법에 대해서도 유럽연합 대다수를 비롯한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별도로 입국거부자나 추방대상이 아니라면 외국인에 대해서도 형의 실효나 형의 소멸을 적용시키는 편이지만, 영국을 제외한 영미법계 국가에서는 실효·소멸을 적용하지 않거나 적용하는데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 헌법재판을 헌법재판소가 아닌 대법원에서 하며, 영미법계 사용 국가 중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대륙법의 영향으로 헌법재판소를 따로 두며, 행정소송을 행정법원이 아닌 일반 법원에서 담당한다. 그리고 영미법에서는 민법전이라는 개념이 없고, 위법행위법, 가족법, 계약법, 물권법, 채권법 등으로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중 상당수는 관습에 근거하는 경우가 있으며, 미국을 제외하면 영국 잉글랜드선결을 따른다.
  • 미국은 민사재판, 형사재판에서 배심제을 사용하나 영연방 국가에서는 형사재판에서만 배심제를 사용한다.

5. 분포

본고장인 영국 외에 미국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널리 채택하고 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거나 영국의 영향을 받은 나라, 영연방에 가입했었거나 가입해 있는 나라, 영연방 가운데 영국과 동군연합을 이루고 있는 나라 등이 대개 영미법 국가이다.

5.1. 목록

6. 한국법계의 영미법적 요소

한국법계는 명실공히 대륙법계로, 독일법과 일본법의 영향을 받아 성립된 성문법 체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헌법 제헌 당시 광복 후 들어선 미군정의 영향[16]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영미법 국가인 미국에서 정치외교학공부이승만과 법학자들의 영향으로 인해 불문법체계인 영미법에서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대륙법계 국가들의 대다수가 의원내각제였던 것에 반해 이승만의 강력한 주장으로 영미법계 중에서도 미국의 제도인 대통령 중심제로 헌법이 개정된다. 사실 의원내각제냐 대통령제냐는 영미법, 대륙법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게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영미법 + 의원내각제 국가이고, 반대로 멕시코, 대만, 우루과이 등은 대륙법 + 대통령제 국가이다. 단지 이승만 개인의 미국 유학 후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에 의한 것이다.[17]

이승만은 헌법 제정뿐만 아니라 유진오를 비롯한 대륙법계[18] 학자들을 견제하고자 의도적으로 영미법을 계수하기도 했다. 특히 1956년 이승만은 법률 분야에 대하여 일본의 잔재를 없애고 미국의 민주적 법률제도 도입을 통한 한국식 법제 제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명목으로 한국법학원을 설립하였다.[19]

대통령과 그 관련 법제를 제외하고도 생각보다 꽤 많은 부분에 영미법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 노동법의 경우 근로기준법의 근로계약 부분, 노동조합법의 단체협약 부분은 대륙법적 기반 위에 있는 반면, 노동조합법의 부당노동행위제도, 노동쟁의조정법상의 냉각기간제도, 노동위원회에 의한 조정은 영미법 미국식 제도를 본뜬 것이다. 또 상법 중회사법과 금융 관련 법률 분야는 미국법을 많이 참고하였다. #[20]

또한 형사재판에서, “양형기준”을 만들어 시행하는 거 역시 영미법계의 요소이다. 독일·프랑스·일본 등 대륙법계의 대다수 국가에서는 양형을 성문법에 적힌 내용에 따라 법관의 재량에 맡기지, 양형기준을 따로 만들어 권고하지 않는다. 한국과 튀르키예가 유독 예외적인 것이다.

사실 해방 이후 제5공화국까지는 법학 유학독일 유학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독일로 유학을 갔다오지 않은 사람들은 학위를 가진 취급도 안 해줬고 교수 임용에도 제약이 있었다. 오늘날에도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진 대다수가 독일 유학파 출신들이고 행정법에는 독일학파[21]가 아예 따로 있다.

최근에는 미국, 영국에서 유학한 영미법계 유학파 교수들이 대거 귀국하고 있으나 공법 분야만큼은 해석론에 있어서 독일법, 즉 대륙법계 견해들이 다수설인 경향이 강하다. 이는 비단 일본법들의 영향만이 있는 것[22]은 아니고, 독일법 자체가 구조완성적 면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특히 형법학에서 독일 의존도가 높다. 헌법을 비롯한 전반적 법체계가 대륙법계에 속하는 이상 한국 법학계에서 학문으로서의 법학에서 독일의 입지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무 관련 분야에서의 법학에서 독일의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고, 세계적 추세를 주도하는 영미법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특히 영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 분야, 정보통신 분야, 세법, 지적재산권 관련 법률들의 경우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독일어를 아예 몰라도 영어만 할 수 있다면 공부할 수 있는 분야로 여기고 있다.[23]

오히려 최근 추세 상 특히 영미법의 영향을 받은 법률 분야들이나 실무분야가 강조되면서 독일어를 공부하고 독일 유학을 가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다만 한국의 법제 전반적인 영미법의 영향은 제한적인 만큼 적어도 근미래까지는 영미법보다는 독일법을 비롯한 대륙법계의 영향이 여러모로 클 것이고, 헌법과 형법, 행정법을 비롯한 공법에서는 독일의 영향이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공법 쪽으로 진로를 잡은 학자[24]들의 경우 아직까지 독일로 유학을 가는 추세이다.

6.1. 영미법 도입에 대한 찬반논쟁

현재 각종 강력 사건들과 솜방망이 처벌 논란으로 인해 국민들이 한국의 법 체계를 대륙법에서 영미법으로 전환[25]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이 때는 주로 미국·영국 혹은 싱가포르의 판례를 예시로 가져온다.

다만 법조계 등지에선 "범죄자는 교화의 여지가 없으니 영미법 전환에 따른 부담을 감수해서라도 영미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과 "영미법의 엄벌주의적인 면만 보고 영미법으로 전환하는 것은 부담이 너무 크며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범죄자가 사법거래 등으로 출구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서로 맞서는 중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대륙법계 형법과 영미법계의 '양형 가이드 라인'이 동시에 적용되고 있으므로, 판사의 재량이 기타 국가에 비해 크게 제한됨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영미법 관련 지식은 극도로 모자란 상태에서 오로지 엄벌만 보고 주장하는 여론이 대단히 강한데, 이건 영미법 도입을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아닌 그냥 화풀이성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한 비판도 엄청난데, 자세한 내용은 엄벌주의/평가엄벌주의/대한민국 문서 참고할 것.

두 번째로, 영미법=엄벌주의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영미법을 택한 국가들이 대부분 엄벌주의적이라는 것이지 영미법 자체가 엄벌주의적 사상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영미법은 법체계일 뿐이며, 형량이나 처벌의 경우는 그 나라의 입법부와 사법부에서 정하기 나름이다. 그리고 영미법 특유의 양형위원회는 상당한 파워를 가지는데, 한국만 해도 만일 양형위에서 결정한 가중 가이드라인에서 오바해서 판결할 시 양형위에 설명[26]해야 한다. 당장 영미법이라도 엄벌주의가 약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있고 한국, 일본, 대만은 유럽에 비해 엄벌주의가 강하다.

그런데 여기서 양형을 약하게 해 놓는다면, 오히려 솜방망이도 아닌 물방망이 판결이 되어 버릴 수밖에 없다. 또한 영미권계에서는 사법거래가 합법이라서, 이전에 비해 돈 많은 범죄자들이 요리조리 빠져나가기도 아주 쉬워지기도 하고 말이다. 한국은 사법거래 자체가 법에 없으며, 만일 사법거래랍시고 돈 줬다간 뇌물죄만 괜히 추가되어서 형량만 늘어나는 와중, 굳이 한국 법조인들이 형량 높일 기회를 지워버릴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리고 형량 문제 때문에 법체계 전체를 바꿀 필요는 없다. 형량 조정은 형법 개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며, 법체계 전체를 바꿔야 하는 일이 아니다.


[1] 역자 주: 본래 법관이 서술(state)한 법, 즉 판례법을 현재 시점에서 다시 한번 재서술(restate)한 것이라는 의미이다.[2] 미드에서 검사변호사판사 앞에서 무슨무슨 사건에 의하면 법원은 이러이러한 판례를 내놓았는데 그 판례의 취지에 따라서 자신들의 주장을 들어달라는 연설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것이다. 성문법이 아닌 판례에 구속되는 영미법 체계의 모습 중 하나.[3] 물론 대륙법계 국가인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도 판례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판례가 이후의 재판에도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가의 유무의 차이가 있을 뿐.[4] 대륙법의 법치주의와 대체로 같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5] 변호사 경력자 중에서 판사를 임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변호사 중 덕망이 있고 유능한 자에게 왕실 변호사(King's Counsel, Queen's Counsel)로 칭하며, 키어 스타머 총리처럼 민간 변호사가 검찰총장을 역임하는 경우가 많다.[6] 물론 여기에 미국 연방대법원의 사법심사 판례는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수직적 사법심사를 통해 각 주(state)의 법의 합헌여부를 판단할뿐더러, 수평적 심사를 통해 일반연방법의 합헌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권한을 지니고, 위헌으로 판결이난 법은 당연히 효력을 상실한다. 사법심사의 관념, 연방정부의 권력, 주간(interstate) 무역의 정의 범위등 추상적 관념을 다룰때가 많지만, Roe v. Wade 같은 판례의 경우 여성의 낙태권이라는 실제적이고도 개인적인 권리를 다루므로 사실상의 법률역할을 하기도 한다.[7] 한국식으로 번안해서 말하자면 사법연수원에서 사법시험 과목들까지 다 가르친 셈.[8] 같은 로스쿨도 영국식은 LL.B라 부르는 법학사가 있고 학사 취득 후 LL.M이라는 석사로 진학하며, 미국식은 원래 학부 졸업 후 오는 JD 하나뿐이다. 단지 영국이나 구 영국령(홍콩 등) 출신들의 미국 유학을 추진하고자 영국식 LL.M을 외국인 전용으로 들여왔을 뿐. 법학박사는 둘 다 JSD라고 부르며 영국은 이 과정을 밟아야 교수가 될 수 있다.[9] 1년(풀타임)/ 2년(파트타임)으로 나눈다.[10] 자국민을 해외에 인도하는것을 금지하는 국가들은 대리 처벌을 요청할 수 있고 수사 자료를 넘길 수 있다. 주로 대륙법계 국가들과 조약을 맺는 경우에는 영미법계는 자국민도 넘기지만 대륙법계는 자국민 인도가 불가능하다. 한국은 자국민을 인도하는 경우에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없다.[11] 복수의 죄가 경합할 경우 가장 중한 죄에 가중을 해서 처벌함.[12] 만약 이게 없다면 생계형 절도 몇 건이 아동 성범죄 한 건보다 더 형량이 높아지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게 바로 병과주의를 채택한 곳에서 양형 가이드라인(Sentencing guidelines)·유기징역 상한선 등 제도적 보완장치를 채택한 국가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미법계의 양형 가이드라인은 한국법에서 양형기준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는데, 이는 다른 대륙법계 국가에 비해 판사의 재량권이 제한되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13] 다만 2012년 이후로 흉악범죄가 아닌 경범죄에 대해선 예외로 두기로 했다.[14]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 형법(1956년) 제55조.[15] 대륙법과 혼용한다.[16] 단, 미군정 시절에도 영미법의 입법이 이루어지긴 했으나 대다수가 일본 법령을 의용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였다.[17] 제헌 당시 의원내각제 내용의 헌법 초안은 이미 완성돼 있었는데 이승만은 대통령제로 바꾸지 않으면 어떤 직위에도 임명되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이러한 이유는 갓 미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이승만의 지지기반이 없었던 정황과 한민당여당으로서의 입지를 세우기 위한 압력이 작용하였다. 물론 개정된 내용은 그저 '의원'이라는 주어들을 '대통령'으로 고친 데 불과하여 초안을 견지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많다.[18] 경성제국대학 출신 계열이다.[19] 그러나 누구보다도 대륙법 연구에 활발하고 정책 제언을 하는 곳이 한국법학원이다. 공법에 대해서는 독일 법률을 직접 연구, 우리 법에 반영함으로써 일본의 잔재를 서서히 없애고 있다고 볼 수 있다.[20] 단, 이 부분은 다른 대륙법 국가도 회사법과 금융 관련 법률은 영미법을 많이 참고한다. 중국법조차 금융과 관련된 상법 특히 회사법은 홍콩의 영미법을 그대로 따왔는데,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법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적재산권 역시 세계적인 추세가 영미법을 따르는 것이라 이쪽 역시 영미법계 요소가 많다.[21] 그 외 프랑스에서 유학한 프랑스학파가 있다. 프랑스는 사실 한국, 대만, 일본 등에 비해 라틴아메리카가 더 가깝다.[22] 일본을 거쳐 법과 제도들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2000년대부터는 독일과의 직접적 교류가 크게 늘어나며 특히 공법 분야에서 독일의 직접적 영향이 강해졌다. 민법이나 상법이나 노동법이나 사회복지법 같은 사법과 사회법에서는 대륙계와 영미계를 혼합한 뒤 동아시아적 특성을 적절히 반영한 법제를 구성한 일본이 주요 연구 대상 중 하나로 꼽히나, 공법 연구에서는 일본이 아닌 원조이자 프랑스의 그것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독일의 공법을 직접 연구하는 경향이 강하다.[23] 특히 최근 유럽연합의 해당 분야 관련 법률과 제도, 판례들의 경우 소위 MAGA라고 불리는 Microsoft, Apple, 구글, 아마존닷컴을 필두로 하는 미국계 글로벌 IT 기업들과 그 IT 기업들의 아일랜드 지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영어가 제정 기준 언어 겸 연구 언어가 되는 경우가 많다.[24] 당장 행정법 전문가인 정선균 박사 역시 독일에서 공부했다.[25] 특히 형법. 즉, "범죄자는 교화되기 글렀으니, 교정주의 같은 건 갖다 버리고 영원히 사회에 내보내지 마라."란 의미인 것. 특히 이는 강력범죄가 터질 때 자주 나온다.[26] 법조계 특유의 위계질서를 감안했을 때 이건 엄청 큰 마음 먹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양형위 의견과 안 맞을 시 암묵적으로 작살날수밖에 없는 것은 덤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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