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9:37:04

헌법재판


헌법재판
대한민국의 헌법재판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
권리구제형 위헌심사형
외국의 헌법재판 선거재판, 연방-주 분쟁 해결, 대통령 궐위여부 심판, 헌법개정심판 등

1. 개요2. 기능3. 역사와 연원4. 대한민국의 헌법재판
4.1. 헌가 - 위헌법률심판4.2. 헌나 - 탄핵심판4.3. 헌다 - 정당해산심판4.4. 헌라 - 권한쟁의심판4.5. 헌마, 헌바 - 헌법소원심판4.6. 헌사, 헌아 - 신청사건 및 특별사건
5. 세계의 다양한 헌법재판
5.1. 미국의 헌법재판5.2. 오스트리아의 헌법재판5.3.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헌법재판5.4. 러시아의 헌법재판
6. 관련 문서

1. 개요

헌법재판(독일어: Verfassungsgerichtsbarkeit)이란 헌법과 관련된 재판, 즉 헌법의 해석 및 적용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헌법을 기준규범으로 하여 권위 있는 판정을 내림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절차를 뜻한다.

헌법재판을 담당하는 기관을 헌법재판기관이라 한다. 대한민국은 헌법재판소가 담당한다.

국가별로 법률에 열거된 특정 종류의 재판을 묶어서 헌법재판으로 개념화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 정당해산심판, 선거소송[1] 등이 헌법재판이라고 본다.

한편, 강학상 헌법소송과 헌법소송법이라는 표현은 헌법재판의 절차(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용어이다.

2. 기능

헌법재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헌법은 한 국가 내 최고지위의 규범으로, 인권 · 통치구조 · 사회제도 등 국가가 추구할 이상적인 사회적 가치들을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헌법에 사회적 가치들이 이상적으로 규정되어있다고 한들, 이러한 가치를 현실에서 강제로 적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헌법은 "지키면 좋지만 안 지켜도 상관 없는" 단순한 구호나 권장사항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제도는 헌법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직접 개입하여 헌법을 위배하는 모든 종류의 권력행사를 무효화함으로써 현실에서 헌법이 언제나 지켜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수항한다.

3. 역사와 연원

1803년 미국 연방대법원Marbury v. Madison 판결'이 헌법재판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즉, 그 이전까지는 의회가 만든 법률 자체에 대해 사법부가 개입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해당 재판의 관련 논문이 있다.

4. 대한민국의 헌법재판

헌법재판소법 제2조(관장사항) 헌법재판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관장한다.
1. 법원의 제청(提請)에 의한 법률의 위헌(違憲) 여부 심판
2. 탄핵(彈劾)의 심판
3. 정당의 해산심판
4. 국가기관 상호 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權限爭議)에 관한 심판
5. 헌법소원(憲法訴願)에 관한 심판

참고로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는 2004헌나1, 2004헌마554 같은 식으로 사건번호가 나가는데 앞의 숫자는 당연히 연도를 뜻하고 헌가(위헌법률심판), 헌나(탄핵심판), 헌다(정당해산심판), 헌라(권한쟁의심판), 헌마(헌법재판소법 68조 1항 헌법소원. 일명 기본권구제형 헌법소원심판), 헌바(헌법재판소법 68조 2항 헌법. 일명 소원위헌법률형 헌법소원심판)로 나뉜다. 이는 그 사건청구가 무엇인지를 나타낸다. 그 다음 숫자는 해당 사례 중 몇 번째 사건인지를 뜻한다.

그 예로 2016헌나1은 2016년에 접수된 사건으로 탄핵심판 사건 중 첫 번째 사례라는 의미이다.

그 밖에 헌사(가처분, 국선대리인신청, 기피신청 등), 헌아(종전결정에 대한 재심) 사건도 존재한다. 그런데 헌사 사건은 절차적인 결정이라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헌아 사건은 종전에 했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고 다시 하는 것이라 자주 나오는 사건은 아니다.

각 헌법심판에 따른 청구주체는 다음과 같다.
  • 위헌법률심판(헌가) - 법원
  • 탄핵심판(헌나) - 국회
  • 정당해산심판(헌다) - 정부
  • 권한쟁의심판(헌라) - 국가기관
  • 헌법소원심판(헌마, 헌바) - 개인

국민 개개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는 심판은 헌법소원심판 밖에 없다. 간접적으로는 재판과정에서 위헌법률심판도 할 수 있기는 하다.[2] 개인이 청구할 수 있는 심판을 주관심판이라고 하고, 국가기관이 청구할 수 있는 심판을 객관심판이라고 한다. 객관심판의 경우 원칙적으로 서면에 의한 재판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주관심판과 차이가 있다.

주로 언론에서 헌법재판소를 보게 되는 것은 탄핵 같은 사안이 아닌 이상 위헌법률심판이나 위헌심사형 헌법소원 심판에서 보게 된다. 예컨대, '사형제 합헌!', '집시법 헌법불합치!' 이런 식으로 말이다.

사건에 대한 종국결정[3]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 및 출석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한다. 다만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헌법소원심판을 인용하기 위해서는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예컨대 어떤 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 심판에서 재판관 5명이 위헌 의견, 4명이 합헌 의견인 경우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수가 더 많음에도 실제로는 합헌(기각결정)으로 결론이 나는 것. 위 심판들에 대한 인용결정이 법질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단순 다수결에 비해 더 신중한 판단을 기하기 위함이다.

종국결정은 헌법재판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는데, 특히 다음 결정은 관보에도 게재한다(헌법재판소 심판 규칙 제49조의2).
  • 법률의 위헌결정
  • 탄핵심판에 관한 결정
  • 정당해산심판에 관한 결정
  • 권한쟁의심판에 관한 본안결정
  • 헌법소원의 인용결정
  • 기타 헌법재판소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결정

본 문서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하듯이, 헌법재판소가 하는 재판은 모두 판결이 아닌 "결정"의 형식으로 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판결, 위헌판결, 합헌판결 등의 용례는 모두 잘못된 용례이다. 많은 미디어와 나무위키 내 다수의 문서에서도 헌법재판소의 재판을 "판결"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4]. 따라서 판례라는 표현도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서는 '결정례'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상단 배너에 떡하니 '판례'라고 결정례를 소개하고 있고, 헌법재판관이나 보좌관 출신들도 '판례'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과거 사법시험과 오늘날 변호사시험 공법 답안지에서 '판례'라고 써도 감점하지 않는다.

각종의 심판절차에 공통된 사항은 헌법재판소법 문서의 해당 서술을 참조하면 된다.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행정소송법이 있는 것과 달리 헌법소송법은 따로 없는데 헌법재판소법에서 절차법적인 내용도 함께 규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준용 형식으로 되어 있다.

4.1. 헌가 - 위헌법률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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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법률심판은 어떠한 법률이 헌법에 위반할 경우 그 법률에 대해 위헌 선언을 함으로써 그 법률의 효력을 정지시키거나 무효화하는 절차이다. 단, 이 '법률'이라 함은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만을 말한다. '명령'과 '규칙'은 원칙적으로 법원에서 독자적 판단권이 있지만[5], 헌법재판소는 90헌마214판례에서 명령·규칙들이 대법원만 심사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인정된다면 명령·규칙이라도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

또한 헌법은 애초에 헌법재판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다[6]. 29조 2항 - 군인등에 대한 이중배상 금지규정이 여기 해당된다.

이 위헌법률심판은 누구나 제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해당 법률이 재판의 전제가 되고 법원이 보기에 위헌의 의심이 있을 경우 또는 당사자의 위헌법률제청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제청한다. 국가기관중 최고의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무효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력이 세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헌법과 합치되지 않는 법률이 주로 대상이 되지만 명령이나 규칙 등에 지나치게 위임한 법률의 경우도 간혹 대상이 된다[7]. 과거 국민의 정부 시절 교사의 정년을 62세에서 58세로 하향 조정하였는데 교수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한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물론 당시 결정은 교수가 되려면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의 시간과 노력이 교사보다 더 필요하므로 헌법에 합치된다고 하였다.

4.2. 헌나 - 탄핵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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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은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행정각부의 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감사원장, 감사위원, 검사, 경찰청장,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각급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특별검사 및 특별검사보가 직무 중에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 국회의 탄핵소추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그 공직자의 파면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탄핵심판은 국회의 탄핵소추가 있어야 개시되고, 탄핵소추의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8]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평이 많았다. 그리고 헌법재판소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그 공직자가 파면된다. 헌재 개설 이래 사례가 다섯 건이 나왔다. 특히, 2023년의 경우 무려 탄핵심판이 2개나 있었다. 2004헌나1, 2016헌나1, 2021헌나1, 2023헌나1, 2023헌나2.

첫 번째 탄핵심판인 2004헌나1은 기각, 두 번째인 2016헌나1은 인용(파면)으로 결론났고, 이로써 이론뿐이던 내용에 결정례가 생겨 그 다음 해 헌법교과서가 더 두꺼워졌다. 탄핵심판의 결정례는 민주주의 역사가 긴 미국에서도 의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려 한 사례는 다섯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드문 사례이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된 적은 미국조차 없었던 만큼 이거 하나만 가지고도 법조계 종사자들은 엄청나게 쓸 게 많았을 것이다. 특히 두 사례는 서로 반대되는 결정이기도 해서 앞으로 헌법학자들이 탄핵 심판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탄핵심판의 경험을 토대로 2017년 5월 30일 '헌법재판소 심판 규칙'이 개정되었다(피청구인신문 관련 조항의 신설 등).

4.3. 헌다 - 정당해산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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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위헌정당해산제도의 원류는 독일이지만, 독일이 나치 세력이나 공산당 등의 반민주주의 정당의 등장을 막고자 위헌정당해산제도를 마련했다면 한국은 정당 해산에 특수한 절차를 마련해 정당을 보호하고자 위헌정당해산제도를 도입했다. 제1공화국 시절 조봉암진보당이 공보처의 등록취소로 해산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9] 한국의 제헌헌법에는 정당해산심판 자체가 없었다. 선구자인 독일조차 1956년에 이론을 완성했고, 진보당 사건은 1958년에 발생한 사건이다. 1950년대 한국의 정당은 보통 법인같이 취급돼서 등록취소로도 해산시킬 수 있었다.

위헌정당해산제도는 실제로 쓰고자 한다면 정치 탄압으로 비쳐질 우려가 커서 헌재 결정례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2013년 하반기 들어 정부가 통진당 소속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를 들춰냈고, 이에 따라 법무부가 해산심사를 청구했고, 헌재가 이를 인용하여 해산이 결정되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때와 수도이전 사건을 생각하면 앞으로 사법시험, 헌법 교과서가 다시 한 번 두꺼워질 것 같다. 앞으로 몇 년은 헌법과목 시험문제로 주야장천 나올 것도 거의 확정.

4.4. 헌라 - 권한쟁의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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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2개 이상의 국가기관이 이 일은 자신들의 권한이라고 주장할 때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하는 권한쟁의심판이라는 것도 있다. 다른 결정은 9인의 재판관 중 6인 이상의 재판관의 찬성으로 위헌 판정이 나오지만, 권한쟁의심판은 7인 이상의 재판관 출석과 출석 재판관 과반수[10]의 찬성을 요한다.(23조 2항의 1) 다만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헌법 또는 법률의 해석 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하는 경우는 6인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한다.(동조 동항 2) 사실 헌법재판소는 9인의 재판관 중 7인 이상의 재판관이 출석하면 심리/선고를 할 수 있기는 하다. 이 권한쟁의 심판의 경우 입법부(국회, 국회의장, 국회의원 개인, 국회 상임위원회 등), 행정부(헌법 규정 헌법기관), 각 지방정부 등이 사건의 당사자가 된다. 예전 결정례에서는 권한쟁의의 당사자를 좁게 인정했으나, 현재는 헌법기관 및 내부기관 등이 권한을 가지게 된다.

4.5. 헌마, 헌바 - 헌법소원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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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법원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재판 당사자가 직접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때는 헌법소원의 형식을 빌린다. 이를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이라 한다.

한편 권리구제형 헌법소원도 있는데, 위헌법률심판이나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이 법률이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해당한다면 권리구제형은 '권리 침해받았으니 이를 시정해주시오'라는 용도로 사용된다.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 모든 공권력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며, 여기에는 법률, 명령, 규칙 등도 모두 포함된다.

가능한 결과로 인용(위헌, 청구자가 맞고 법률이 잘못됨), 기각(합헌, 법률이 맞음), 각하(헌법소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함) 결정 외에도 변형결정인 헌법불합치(위헌이지만 당분간 효력을 유지)[11], 한정위헌, 한정합헌[12], 일부위헌, 입법촉구[13]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변형결정, 특히 헌법 불합치 결정은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기 위한 것으로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해야 합헌인지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입법자가 판단하여 개선 입법을 하라는 것인데, 국회의원들이 일을 안 하는 게 문제다.

잠정적용 헌법불합치의 경우 '입법자가 XXXX년 XX월 XX일까지 개정하지 아니하면 효력을 상실한다'는 식으로 주문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국회가 이 기한을 수시로 안 지킨다. 동성동본 금혼만 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1998년까지 개정하라고 시한을 주었는데도 2005년에야 민법이 개정되었다. 그래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대법원이 당해 규정은 효력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동성동본 간 혼인에 대하여도 일선 관청이 혼인신고를 받게 하였다. 이 때문에 개정 기한을 명시하는 것이 오히려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입법 기한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야간옥외집회 금지의 경우에도 2009년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야간 옥외집회 금지 자체가 위헌이 아니고 금지의 폭이 너무 넓어 위헌인 것이니 입법자가 적절한 시간대를 고려하여 2010년 6월 30일까지 입법을 하라고 하였는데, 국회의원들이 개정을 하지 않아 2010년 7월 1일을 기해 효력이 상실되었고 이에 법원은 당해 규정은 완전히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하여 전 시간대의 옥외집회가 합법이 되었다. 비록 다수 의견은 단순위헌 결정이었지만 법정 의견인 헌법불합치 결정이 심야의 옥외집회에 대해서는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을 생각할 때 헌법재판소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분노의 칼을 뽑아든 헌법재판소는 2014년 야간옥외시위 금지 조항에 대해 종전처럼 헌법불합치가 아니라 밤 12시 이전의 야간옥외시위에 적용하는 한 위헌이라 하여 한정위헌 결정을 하였다. 입법자를 존중해봤자 앞서와 같은 혼란이 이어질 뿐이니 헌법재판소가 직접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주문에 '~법은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나오면 위헌, '~법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라고 나오면 당연히 헌법불합치이다.

만약 9인 중 5인의 재판관이 인용(위헌)결정, 2인의 재판관이 헌법불합치, 2인의 재판관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면 단순 위헌에는 정족 재판관에 이르지 못하지만, 헌법불합치 재판관의 의견까지 수렴하면 정족 재판관의 수를 만족하여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게 된다. 즉, 각 재판관 의견의 취지를 봤을 때 6인 이상의 교집합이 헌재 결정이 되는 것[14]. 그러나 위와 같이 산정하는 것이 간혹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비판이 있다. 예컨대 재판관 5인이 위헌의견을 내고 4인이 각하의견을 내는 경우 6인의 위헌정족수에도 미치지 못하고 5인의 각하정족수에도 미치지 못하여, 재판관 중 아무도 주장하지 않는 합헌결정이 나와버리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각종 문제로 인하여 헌법재판소 재판관 한명이 공석이여서 8명인 경우에도 문제가 된다. 여전히 6명을 요구하기 때문에, 3명의 반대만으로도 기각 또는 각하의 결정이 날 수 있다. 헌법소원심판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8인으로 탄핵 심판을 진행한 바 있다.

청구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결정이 이뤄지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180일은 커녕 2년이 넘도록 결정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15] 매년 사건 수는 늘어가는데 헌법재판관이나 연구관의 수는 그대로인 것이 문제다. 하지만 2013년 4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처리건수를 늘리겠다고 약속했고기사 7, 8월부터는 다시 처리 건수가 늘고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에는 확정력, 기속력, 법규적 효력이 포함된다. 특기할 만한 것은 법규적 효력인데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일반적 대세력 효력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에는 명문으로 법규적 효력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으나 헌법재판소법 47조 2항이 법규적 효력의 간접적 근거가 된다. 대법원의 명령 규칙심사권의 경우 당해 사건에 한해 개별적 효력을 부인하는 것에 그치고 무효선언이 불가능한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가 규칙으로 피해를 본 A가 위헌 심판을 청구했을 때 그것이 정당하다 해도, 대법원은 'A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나 헌법재판소는 '가 규칙이 무효이니 누구에게든 적용할 수 없다'라고 선언할 수 있는 것.

4.6. 헌사, 헌아 - 신청사건 및 특별사건

헌법재판소 신청사건의 절대 다수는 국선대리인선임 사건이다. 국선대리인선임 사건 중에 선례로서의 가치가 있는 결정은 있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결정 중 헌법재판소판례집에까지 수록된 것은 한 건도 없다.

그 밖에 가처분 사건, 기피 사건이 신청사건에 해당하는데, 개중에 일부는 법리상 중요한 설시를 한 결정이기 때문에 판례집에도 수록되었다.

"헌아" 사건은 대부분 재심 사건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다만 아직까지 헌법재판소가 재심 과정에서 원래 판단을 뒤집은 결정(합헌→위헌, 각하→인용 등)을 내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5. 세계의 다양한 헌법재판

헌법재판의 종류를 열거적으로 집합화 한다면, 국가별로 헌법재판의 범위가 달라진다. 앞서 언급한대로 선거소송을 헌법재판기관에서 담당하는 등, 국가별로 헌법재판의 개념은 상이하다. 특히 연방국가의 경우 주와 주 사이, 연방과 주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 역시 헌법재판이라고 본다. 또한 유럽 국가들 중에는 대통령의 궐위 및 사고 여부 해석을 헌법재판으로 보는 경우도 있고, 게리맨더링 심판을 하나의 헌법재판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프랑스 헌법위원회에서는 선거소송을 다룬다.

이를 대한민국의 헌법재판과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의 경우 연방제를 택하고 있지 않으므로 연방과 주 사이 문제는 발생할 일이 없고, 지방자치단체간의 분쟁은 앞서 언급한 권한쟁의심판으로 해결한다. 게리맨더링의 경우 유권자들이 공직선거법 별표에 대해 위헌심사형 헌법소원(헌바)을 제기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선거소송의 경우 대법원에서 한다.[16]

5.1. 미국의 헌법재판

미국의 경우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역할도 수행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주요 결정례도 참조할 것. 과거에 'non-delegation doctrine'이라 하여 미국 의회의 입법권을 행정부에게 일임할 수 없다는 논리로 입법을 무효화 한 적도 있다. 1930년대 이야기다.

5.2. 오스트리아의 헌법재판

오스트리아는 2013년 헌법을 개정해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헌법 제140조에서 다양한 유형의 헌법재판을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을 통해 추가된 제140조 제1항 제1호 제d목이 주목할만하다.
Article 140.
(1) The Constitutional Court pronounces judgment on the unconstitutionality
1. of laws
d) on application by a person who, as a party in a legal matter that has been decided by a court of justice of first instance, alleges infringement of his rights because of the application of an unconstitutional law, on the occasion of an appeal filed against that decision;
- 오스트리아 헌법 영문 번역본 (오스트리아 정부측의 번역본)
제1심에서 법원이 적용한 법률이 위헌이라고 생각될 경우, 상급법원에 항소하면서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재판의 특유한 유형이었던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헌바)'와 거의 유사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가 헌법 개정을 하면서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법을 참고했는지는 불명확하지만, 달리 말하면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제도가 상당히 선진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5.3.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헌법재판

특이하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헌법재판소는 헌법개정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기능도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헌법 제167조 제4항 제d호에 규정되어있다.
제167조 (헌법재판소)
④ 오로지 헌법재판소만이
a. 중앙정부 영역 또는 주정부 영역의 행정기관 간에 발생하는 분쟁으로서 이들 행정기관의 헌법상 지위, 권한 또는 기능에 관한 분쟁을 판결할 수 있다.
b. 국회 또는 주의회 법안의 합헌성을 판결할 수 있다. 단, 그러한 판결은 본 헌법 제79조 또는 제121조에서 의도한 상황에서만 행할 수 있다.
c. 본 헌법 제80조 또는 제122조에서 의도하는 명령 신청을 판결할 수 있다.
d. 개헌 법안의 합헌성을 판결할 수 있다.
e. 국회 또는 대통령이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음을 판결할 수 있다.
f. 본 헌법 제144조에 따라 주 헌법을 보증할 수 있다.
제a호는 대한민국의 권한쟁의심판과 유사한 제도이며, 제b호는 법안이 공표되기 전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성을 심사하는 제도이다. 제c호는 하원의원과 주의회가 연방법률과 주법률에 대해 위헌심사를 제청할 수 있는 제도이다. 대한민국은 법관이 제청하는 것과 다르게 입법부가 제청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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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러시아의 헌법재판

러시아의 헌법재판소는 국제조약을 의회가 비준하기 전에 위헌성 여부를 심판한다. 러시아의 동남부 우크라이나 합병 선언의 합병조약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통령 푸틴에게 권력이 집중된 국가 특성상 제대로 된 헌법재판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6. 관련 문서



[1] 다만,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선거소송은 맡지 않는다.[2] 법원에서 소송중인 당사자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에 대해 위헌 소지가 의심되는 경우 당해 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하고, 이를 법원이 인용하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게 된다. 법원이 기각할 경우, 제청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직접 위헌 심사형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3] 終局決定. 헌법재판소가 심리를 마치고 내리는 최종적 결정으로, '판결'과 같은 개념이다. 심판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 하여 배척하는 각하결정, 심판청구는 적법하나 청구가 이유 없다 하여 배척하는 기각결정, 심판청구가 적법하며 이유 있다 하여 청구를 받아들이는 인용결정으로 나뉜다.[4] 그러나 그 명칭이 결정이라고 하여서 그 효력이 법원이 하는 재판 형식 중 하나인 결정과 같은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는 그에 상응하는 특유의 헌법재판소법상 효력이 있다. 다만 그 용어가 "결정"이라는 단어로 합의된 것이다.[5] 그러나 법원에서의 명령, 규칙 등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는 구체적 사건에서 전제문제로서 간접적으로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범 자체의 효력을 부인하는 효력은 없고 당해 사건에 한해서만 그 효력이 없다고 보아 그 적용을 배제하는 데에 그친다. 이 때문에 명령이나 규칙도 위헌법률심판이 아닌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위헌법률심판의 경우에도 헌법재판소가 간혹 하위 시행령 내지 시행규칙에 대해 함께 위헌선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하위 법령에 위임하고 있는 상위법령이 위헌무효가 될 경우 하위 법령이 존속할 수 없게 되는 경우와 같이 상위법률과 하위법령이 불가분적으로 연계되어있는 경우들이다. 이는 권리구제의 실효성 확보 및 법령의 체계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6] 헌법규범간의 규범적 우월관계를 인정할 수 없어, 하나의 헌법규정을 근거로 다른 헌법규정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논거이다. 따라서 헌법규정이 부당한 경우에는 개헌이 유일한 해결방법이다.[7] 이를 포괄위임금지원칙이라고 하는데, 엄밀히는 이 역시 헌법 제 65조 및 95조에 의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 법률이다.[8]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 다만 대통령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9] 가끔 헌정사 문제로 사법시험이나 법원행정고등고시 등에 나온다. 참고로 독일의 연방헌법재판소는 1956년에 사회주의국가당(SRP), 독일 공산당(KPD)을 정당해산심판 제도를 통해 해산하고 소속 정당 의원들의 의원직까지 박탈한 경험이 있다.[10] 7인이 참석시에는 4명, 8인이나 9인이 참석 시에는 5명의 찬성을 필요로 한다.[11] 위헌이 맞기는 하지만 당장 효력을 상실시키면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법문언은 그대로 놔두고 적용만을 중지하거나(이 경우 행정청은 더 이상 법집행을 하지 않고 법원은 개선 입법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개선 입법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적용을 계속하거나, 적용을 계속하면서 약간의 유예기간 뒤에 효력을 상실시키는 방식을 택한다는 점이 다르다.[12] 한정합헌 결정은 2002년 4월 25일에 내려진 99헌바27 사건 이후로 더이상 나오지 않고있다.[13] 아직까지 헌법재판소에서 단독으로 입법촉구 결정을 낸 예는 없고 항상 헌법불합치 결정과 같이 내려진다.[14] 이는 법원조직법상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15] 이는 일반 법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16]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정선거 음모론/주장과 반박에서 '수' 사건번호가 붙은 소송들이 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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