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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의
대한민국헌법 제107조 ③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절차는 법률로 정하되, 사법절차가 준용되어야 한다. |
사유가 발생한 행정청이 국가기관이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지방자치단체이면 각 광역자치단체에 소속된 행정심판위원회에서 관할하게 된다. 행정심판에 대해 다루는 법을 행정심판법이라 하며 행정법의 범주에 포함된다.
행정심판법에 따른 일반행정심판과 그 밖의 법률에 따른 특별행정심판이 있는데, 법령에서 일반행정심판을 지칭할 때에는 그냥 "행정심판을"이라고 하기보다는 "「행정심판법」에 따라 행정심판을",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을" 식으로 주의적으로 규정하는 예가 많다.
2. 행정소송과의 비교
행정소송은 사법부인 법원에 의해 진행된다, 따라서 행정부가 국민의 권익을 침해했을 때 권력분립의 원리에 따라 가장 공정하게 행정부의 위법성을 볼 수 있다. 반면 행정심판은 행정부 소속인 행정심판위원회가 스스로 심판관이 된다는 점에서 공정성 보장이라는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러나 행정소송에 비해 비교적 신속한 구제 절차라는 장점이 있으며[1] 일반적으로 소송을 하는데 드는 인지대 등의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리고 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들 대다수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다. 행정심판의 결과물로 나오는 '재결서'도, 행정소송의 결과물로 나오는 '판결문'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구체적 법리전개는 거의 동일하다.또한 현행 행정소송법에 거부처분과 부작위에 대한 의무이행소송이 인정되지 않는 반면[2], 행정심판에는 거부처분과 부작위에 대한 의무이행심판이 있다[3]. 행정소송을 통해 내려진 결정은 '판결'이라 하고, 행정심판을 통해 내려진 결정은 '재결'이라 한다. 한편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청구인이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을 받았다고 인정하지만 공공복리의 큰 손실을 가져온다고 판단한 경우 '사정재결'을 내리며[4] 이에 합당한 보상을 청구인에게 해준다. 그래도 청구인이 이에 불복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한편 법원의 판결이 위법성에 대한 심사만 할 수 있다면 행정심판은 위법하지는 않지만 부당한 처분에 대해서도 다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행정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극단적으로 드물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처분 당사자가 위법성이 아니라 부당함을 걸고 넘어진다면 99.9% 행정청의 손을 들어준다.
대부분의 행정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심판 없이 바로 행정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심판법에 따르면 개별 법령에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치고 나서 행정심판에 대해 불복하려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해당되는 예외적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사례로는 국세기본법[5], 지방세기본법[6], 도로교통법[7], 국가공무원법[8], 지방공무원법 등이 있다.
3. 행정심판청구의 효과
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것과 당해 심판청구의 처분에 대한 것으로 구분된다.3.1. 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효과
위원회는 심판청구서를 받으면 지체없이 심리한 후 재결하여야 한다. 이는 심판제기요건상에 흠결이 있어 부적법한 심판청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3.2. 처분에 대한 효과
3.2.1. 집행부정지의 원칙
행정심판법은 심판청구가 처분의 효력이나 그 집행/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규정하여 집행부정지원칙을 취하고 있다(30조 1항). 집행부정지원칙의 이론적 근거에 대해, 통설은 집행부정지원칙을 채택하는가 또는 집행정지원칙을 채택하는가는 행정의 효율적 운영을 중시하는지, 국민의 권리구제를 중시하는지에 따라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본다.대한민국 행정심판법은 행정소송법과 마찬가지로 행정심판청구의 남용을 방지하고 행정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집행부정지원칙을 취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일정한 경우에 집행정지를 인정하고 있다.
3.2.2. 집행정지의 결정
행정심판위는 예외적으로 처분/그 집행/절차속행 때문에 중대한 손해가 생기는 걸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에 의해 처분의 효력/그 집행/절차속행의, 전부/일부의 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30조 2항).4. 기타
- 혹시나 행정심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전문가를 선임하자니 변호사(행정심판의 전체 범위를 '대행' + '대리'가 모두 가능)를 말하며 이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행정심판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행정심판도 소송과 같이 법리해석을 요구하는 곳이기에 법에 정통해야 청구인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법무사는 법원,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 작성만 '대행', 공매대리가 가능하고 나머지 경우에서의 기관에 제출하는 서류 작성 '대행'은 행정사의 업역이라 법무사는 불가능하다. '대리'의 경우 변호사만 가능하다. 금전상의 문제가 생긴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특별행정심판에 해당하는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사건(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 등, 판정이 재결에 해당한다) 및 그 이전의 절차인 지방노동위원회 노동사건(판정이 처분에 해당한다) 경우 공인노무사가 사건의 대리를 할 수 있고 국선대리도 가능하다.
- 2018년부터 국세심판은 국선대리인 제도가 시행되었고, 11월부터는 일반 행정심판에서도 국선대리인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 행정심판은 2번째 수단, 행정소송은 3번째 수단(즉 마지막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의제기 민원(e.g. 국민신문고)을 통한 직권정정, 직권취소가 이루어지지 않을때의 구제수단이 행정심판, 행정소송이기 때문. 담당 공무원의 직권정정, 직권취소가 당장 가능한 사항에 대해서도 괜히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걸었다간 서로가 더 피곤해진다. 전화 한통 걸어서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전화 걸어보고[9], 그래도 안된 경우에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걸라는 것. 물론 여기에도, 단순한 이의제기 민원만으로 해결되기에는 중대한 문제의 경우는 제외.
- 행정법규에서 이른바 이의신청이라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를 야기한다. 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하는 행정심판과 달리 이의신청은 처분을 한 행정청에 제기하는 것으로서 자가 시정을 기대하는 절차인데, 여러 법에서 똑같이 '이의신청'이라고 규정해 놓았더라도, 그 중 행정심판의 특수 유형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10]도 있고, 행정심판과 별개의 불복절차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도 있고[11], 행정심판과 완전히 무관하게 단순히 행정청의 자가시정을 위한 절차에 불과한 것[12]도 있다. 앞의 두 경우는 별 문제가 없는데, 마지막의 경우에는 처분을 받고서 이의신청만 해 놓고 마냥 기다리면 그 사이에 행정심판청구기간[13]과 행정소송제기기간[14]이 속절없이 지나가 버리고 다시는 그 처분을 다투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이의신청을 하고자 할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이의신청을 하면서 행정심판도 일단 제기해 놓고 보는 편이 가장 안전하다).
- 행정청에 친화적인 결정을 자주 내리는 편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지출한 특수활동비 및 영화관람 지출비용에 대한 정보공개 거부처분과 관련해서 대통령비서실 행정심판위원회는 심판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행정소송에서는 이를 뒤집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또한 일부 사례에서 청구인의 주장 중 행정청에 불리한 내용을 일부 제거하고 그 부분에 대해 판단 자체를 하지 않은 상태로 재결하는 이른바 무의사결정을 하는 사례도 있으며, 행정청과 결탁해 행정청 수장의 의사대로 재결을 관철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자금 동원력이 있는 시민단체들은 행정심판보다는 행정소송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1] 행정소송의 경우 보통 1년이상 이어지나 행정심판은 최장 3개월 내로 끝난다. 이유는 행정심판법 제45조 제1항에 의거, 행정심판위원회는 60+30일의 기간 내에 재결하여야 하기 때문.#[2] 의무이행소송에서의 인용판결은 사법부가 행정부에 '당사자가 원하는 처분을 발령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삼권분립에 위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행 행정소송법은 거부처분에 대해서는 취소소송만을, 부작위에 대해서는 부작위위법확인소송만을 인정한다. 거부처분이나 부작위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진심으로 바라는 바는 '자기가 원하던 처분의 발령'일 것이므로, 단순히 거부처분을 취소만 하거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확인만 해주는 것은 당사자의 권리구제 측면에서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 물론 행정소송법상 거부처분취소판결이나 부작위위법확인판결이 확정되면 행정청이 이에 기속되어 재처분을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기는 하나, 어디까지나 재처분을 할 의무'에 불과하지 '당사자가 원하는 처분을 할 의무'는 아니기 때문에 거부 또는 부작위 당시의 사유가 아닌 다른 사유로 당사자가 또 다시 거부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또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연유로, 현재 학계의 압도적인 다수설은 의무이행소송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의무이행소송이 행정소송법 개정안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 언제쯤에나 개정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3] 의무이행심판을 인용하는 재결에는 재결 자체로서 처분이 내려지는 효과가 있는 처분재결, 권한 있는 행정청에 처분의무를 부과하는 처분명령재결이 있다. 어느 쪽이건,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나 부작위위법확인소송에 비하면 매우 직접적이고 신속하게 당사자의 권리를 구제할 수 있다[4] 행정소송에서의 '사정판결'과 같은 개념.[5]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 혹은 국세청장에 심사청구[6] 예전에는 지방세에 대해서 행정심판 전치주의적 입장이었으나, "조세행정소송여부에 관한 헌법재판소 2001. 6. 28. 자 2000헌바30 결정" 으로 지방세의 행정심판 전치주의의 근거가 된 "구 지방세법 제78조 제2항"을 위헌으로 결정했으며, 여기에 기초한 제78조 제2항과 제81조를 삭제, 개정하였으며,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1두3525판결"로 대법에서도 지방세 가지고는 행정심판을 꼭 거쳐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확정하였다. 그러나 2021년부터 다시 행정심판 전치주의가 도입되었다.[7] 도로교통법에 의한 모든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일반행정심판을 거치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운전면허정지 혹은 취소처분.[8] 공무원이 징계처분 등,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불이익한 처분을 받는 경우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소청심사위원회의 심사, 결정을 거쳐야 한다.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대표적인 특별행정심판의 예에 해당한다. 지방공무원의 경우에도 동일하다.[9] 공무원들은 국민신문고, 정보공개청구 등 활자(서면)로 제기되는 민원을 매우 골치아파하며, 전화통화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면 이 쪽을 훨씬 선호한다.[10]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3조 제1항에 의하면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토지수용재결에 대해서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은 행정심판법 제4조 제1항의 '특별행정심판'의 일종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중앙수용위의 토지수용재결에 불복하고자 한다면 행정심판으로서 중앙수용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아니면 행정법원에 항고소송을 제기하면 된다[11] 도로교통법 제94조 제1항은 운전면허 관련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규정하고 있는데, 동조 제3항에 의하면 이는 관할 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하는 행정심판과는 별개이며, 심지어 이의신청을 거친 경우 심판청구기간이 연장되는 효과까지 인정된다. 결국 행정심판, 행정소송 외에 행정심판에 준하는 별도의 불복 절차를 하나 더 마련해 준 셈.[12]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두8676 판결에 의하면,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에 따른 이의신청은 행정심판도 아니고 행정심판에 대한 특례 절차도 아니다. 따라서 이의신청과 무관하게 행정소송제기기간은 계속 지나간다[13]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14] 보통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이다. 그러나 앞서 행정심판을 제기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의 재결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90일로 제소기간이 연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