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color=#000,#eee> 대륙법계 | 영미법계 | ||
대륙법과 영미법의 혼합법계 | 샤리아 |
1. 개요
대륙법계(大陸法系, Civil law[1])는 주로 유럽 대륙의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형성, 발전하여 아프로유라시아 및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는 법계를 가리킨다. 대륙법계의 가장 큰 특징인 성문법주의는 판례법주의인 영미법계와 대비된다.대한민국 역시 대륙법계 국가이며, 일본이 메이지 유신으로 프로이센 왕국/독일 제국을 통해 법령을 정비하면서 이에 영향을 받아 구한말부터 대륙법을 계수하여 한국법계로 파생하였다.
2. 역사
대륙법은 근세 초기에 로마법을 계수하여 형성된 보통법을 본보기로 하였고, 그 이전으로 올라가보자면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의 로마법 대전에 기초한다. 이것을 체계적 법전에 성문화한 것이 프랑스 민법전이며 이것이 곧 나폴레옹 법전이다.3. 특징
3.1. 교정주의 형법
대륙법계 국가들은 행형에 있어 엄벌주의보다는 교화를 원칙으로 하여 수형자의 정상적인 교정과 사회 복귀에 중점을 둔다. 이에 영미법계 보다는 낮은 형량을 정하며, 사형제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대륙법계 국가라고 해서 반드시 교화주의만을 지향하는 것은 아닌데, 특히 대륙법의 본고장인 유럽에 비해 과거 율령제를 시행했던 동양권 국가들에서 교화보다 엄벌 여론이 거세다. 대륙법계 가운데 가장 형량이나 형의 상한, 양형 비중이 높은 국가는 예외 없이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며, 이들 국가에서는 사형제가 명목상 유지되고 있거나 사형 집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또 하나의 특징은 복수의 죄가 경합할 경우 가장 중한 죄에 가중을 해서 처벌하는 가중주의 또는 형의 할인주의이다. 이는 영미법의 '병과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병과주의에서는 범죄자에게 적용되는 각 죄목별로 정해진 형량을 죄다 더하는 반면, 가중주의에선 가장 중한 범죄의 일정배수를 곱한 뒤(대한민국은 1.5배다.), 이것을 각 죄목별로 정해진 형량을 합산한 형과 비교해 낮은 형을 선고한다. 다만 대한민국이 대륙법계에선 상대적으로 유기징역 상한선이 무거운 축에 들어가는데도 국민들에게 호응을 못 받는 건 타국에 비해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미비할 뿐더러 [2], 미국, 특히 여기서도 형량이 강한 축에 들어가는 플로리다, 텍사스 등의 판결만 주로 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흔히 알려져 있는 가혹한 형벌은 미국 중에서도 형량이 높은 주의 판결 선고이거나 범죄의 내용이 너무 극악해서 엄벌이 불가피한 사건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미국의 다른 주[3]의 판결을 접할 때나 서유럽의 판결소식을 접할 때 의아해하기도 한다. 참고로 한국의 법은 독일법을 참고한 일본법을 다시 재참고하고 정리한 법이기 때문에 일본과 대체로 형사사건의 형량이 비슷하고, 정도는 다르지만 대체로 독일보다는 무거운 편이다.
3.2. 자국민 불인도 원칙
대륙법계의 예시는 범죄인 인도도 자국민 불인도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약에 명시되어 있거나, 특이한 케이스가 아닌 한 자국민의 범죄인 인도는 거절하고, 해당 국가에서 자국민을 직접 처벌한다. 손정우의 미국 송환이 불발된 게 이러한 대륙법의 특성 때문이며,[4]반대로 박정학 또한 외교관 면책 특권으로 인해 칠레에서 처벌할 수 없었으나 국내에서는 심각한 중범죄인데다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내국인을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ㆍ법리로 인해 국내로 소환한 뒤 직접 처벌되었다.4. 분포
대륙법은 종종 네 종류로 구분한다. 첫째는 프랑스 법계로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캐나다 퀘벡 주, 이탈리아, 스페인 및 이 국가들의 식민지였던 곳에서 사용된다. 둘째는 독일 법계로 큰 틀에서 오스트리아, 스위스, 포르투갈, 그리고 튀르키예, 일본, 한국, 대만에서 사용된다. 셋째는 스칸디나비아 법계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에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중국 법은 대륙법과 사회주의법의 요소를 혼합한다. 이는 결코 엄밀한 분류는 아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포르투갈, 브라질의 법은 과거 수 세기 동안 민법의 핵심 요소를 독일 민법으로부터 수용하면서 독일 법에 가까워졌다. 러시아 법은 네덜란드 법 일부의 변형이다.
Raymond Wacks, 《법》(이문원 역)
Raymond Wacks, 《법》(이문원 역)
대륙법계는 크게 프랑스법계, 독일법계, 스칸디나비아법계, 그 밖의 법계로 나뉜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멕시코, 브라질, 페루, 아르헨티나 등은 프랑스법,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러시아, 벨기에, 그리스 등은 독일법을 들여왔다.
아시아에서 완전한 대륙법계에 속하는 국가로는 대만과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및 구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있다.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은 대륙법계를 기본으로 관습법을 일부 혼용하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기본적으로 독일의 대륙법계에서 파생되었으나 점차 영미법적 요소를 많이 가미하고 있는 중.[5] 그러나 독자적인 법계로 보기에는 영미법 등의 타 법계의 요소가 미미하다.
샤리아를 적용하지 않는 이슬람 국가들은 지정학적 이유로 대부분 현대 대륙법을 채택한다. 튀르키예의 경우 독일법을 거의 그대로 들여왔는데 특히 민법은 아타튀르크가 샤리아 폐지를 지시한 후 스위스의 민법전을 그대로 번역해 들여왔다.[6]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세속국가인 튀니지, 알제리 등도 옆동네 프랑스법을 그대로 들여와 샤리아를 퇴출시키기 이른다.[7]
러시아는 소련 시절 별도의 '사회주의법계'로 보기도 했으나, 넓게 보면 대륙법계에 포함된다. 러시아법 역시 독일법을 채용했으나 형법만은 엄벌주의가 특징이다.
이외에도 국가는 아니지만 유럽연합의 법 체계도 일반적으로 대륙법계로 분류한다.
4.1. 한국
한국법계는 대륙법계에서 파생된 법계이다. 계보로 따지자면 '로마법 + 게르만법 → 독일법 → 일본법 → 한국법'으로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는 일본법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정부 수립 후 70년이 지나면서 '프랑스법'이나 '스위스법', '영미법' 등 여러 나라의 법제상 장점들을 적절히 혼합하였다.35년간 일본의 식민지배를 거쳤고 이 때 판사, 검사, 변호사를 했던 사람들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기의 사법부를 구성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법은 일본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1945년부터 1958년과 1960년까지 일본 형법과 일본 민법을 '의용형법'[8], '의용민법'[9]이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가져와서 썼고, 대한민국 민법과 대한민국 형법을 작성한 김병로도[10] 민법(1960년 제정)과 형법(1958년 제정)은 일본법의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가져왔다.
현재에도 일본 민·형법과 대한민국 민·형법의 대략적인 구성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민법의 경우에는 한국은 전세권과 여행계약 및 친양자, 일본은 영소작권(永小作權)[11]과 선취특권[12]이라는 다른 점이 있을 뿐 그 이외에는 편제가 똑같다. 형법의 경우에는 총칙의 편제 순서에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구성 면에서는 크게 비슷하다.
다만 행정법을 위시한 몇몇 공법 분야에서는 일본법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국 헌법 제정 과정에서 영미법의 영향을 받아 일본은 최고재판소가 헌법재판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한국은 1987년 제6공화국 헌법 제정 당시 독일법의 직접 영향을 받아 헌법재판소라는 전담 재판소를 규정하여 1988년 설치하였다.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이뤄진 법률과 제도의 수정, 다양한 판례의 정립 등을 거치며 한국의 헌법재판소 관련 법제는 독특하게 발전하였다.
최근에는 상법 중 회사법과 금융 관련 법률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법이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과 지적재산권, 사회복지 관련 법률들에서 영미계 법률들의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법학과가 폐지되기 전에는 1학년 때 대륙법 국가인 법률 언어인 독일어, 프랑스어를 배웠었는데[13] 요즘 법학과가 있는 일부 대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보면 영미법 과정으로 교육을 하는 곳도 많아졌다. 교수들 중에서도 미국에서 석박사를 마친 교수들도 보인다. 미국 로스쿨이 득세하는 중이다.
1980년대까지 법대에서 유학이라 함은 거의 독일로 유학감을 의미하는 것이였다. 그외 소수이지만 일본과 프랑스 유학파가 존재했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 유학 출신 교수들이 다수다. 비단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대학원 법학과 수업은 학생이 영어와 독일어는 당연히 아는 것을 전제로 진행되므로[14], 법학과 석사/박사과정은 독일어를 모르면 애로사항이 꽃핀다. 놀랍게도 석박사를 마치고 교수가 되어서야 독일어를 처음 접한 사례까지도 있다.법학교수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독일어를 배웠다는 예
또한 형사재판에서, 한국은 대법원 산하의 양형위원회라는 곳에서 양형기준이라는 양형의 기준표를 만들어 재판관에게 권고[15]하는데, 이것은 순수 대륙법계에선 없는 것이다. 독프일 등 대다수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성문법에 내용대로, 재판관이 재량껏 양형을 정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퍼진 법이 대륙법계인 것과 한국의 형벌을 감안했을 때 한국의 형벌은 무거운 편이다.
4.2. 일본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계기로 프랑스와 프로이센/독일 제국의 법률을 배워왔으며, 그 중 독일의 법률을 기반으로 법체계를 정비해나갔다. 이렇게 하여 정비된 일본법은 식민지인 조선과 대만에도 적용되었고, 오늘날의 대한민국과 대만 법체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패전 후 연합군 최고사령부를 통해 미국의 간접 통치를 받으면서 영미법의 요소도 다소 들여왔다. 형사소송법이나 증권거래법, 독점금지법에는 영미법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으며, 사회복지 법률과 제도도 영미계와 대륙계를 혼합해 20~21세기 일본 사회-경제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제정해놨다. 대륙법계 국가에 다수 존재하는 헌법재판소가 없고 최고재판소(대법원 격)가 위헌법률심사를 맡는 것 역시 영미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4.3. 중국
중국의 법은 대륙법계에서 파생된 법계라고 볼 수 있다. 중국법은 대륙법계의 영향을 받았지만, 사회주의법계, 영미법계의 일부 요소가 혼합된 법계로 보기 때문이다.역사적으로 중국은 청나라 시절인 20세기 초반에 일본 법학자들의 자문을 받아 독일 및 일본과 유사한 법체계를 갖추어나가고자 했으나 신해혁명과 군벌의 준동으로 좌절되었다. 1928년 국민정부가 형식상 중국을 통일하자, 국민정부는 청나라 때 만들어진 초안을 바탕으로 근대적인 법체계를 갖췄다.
그러나 국공내전으로 국민정부를 대만으로 쫓아낸 중국공산당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고는 국민정부의 법을 모조리 폐기하고 새로 법체계를 갖추어나갔다. 형법, 행정법 등 공법분야는 소련의 영향으로 러시아를 통해 독일법을 받아들이고 일부 일본법이 첨가되었다.
사회주의 체제였던 탓에 상법이나 회사법 등 경제 관련 법률이 미비해 홍콩을 통해 영미법을 받아들여야 했다. 물권법 역시 2009년 이후에야 생겼다. 그전까진 관습법에 의존한 주먹구구식이었다.
한편 중국은 민법이라는 개념 자체가 늦게 생겼으며, 민법전은 2020년이 되어서야 통일 민법전이 제정되었고(중화인민공화국민법전 참조) 그나마 홍콩을 통해 받아들인 영미법 요소들이 가득하다.
중국법은 말 그대로 중화인민공화국이 직접 통치하는 중국 대륙에만 적용되며 특별행정구인 홍콩, 마카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홍콩은 영미법, 마카오는 프랑스법과 비슷한 포르투갈의 법(대륙법)을 따른다.
4.4. 대만
한편 대만(중화민국)은 앞서 언급한 국민정부의 법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만은 완전한 대륙법 계수국가로, 민법전, 형법전은 거의 독일과 유사하다.[1] 민법을 가리키는 Civil law와는 다르나, 두 어휘가 파생된 유래에서 관련이 있다.[2] 사실 가장 큰 이유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부분은 엄벌주의 문서에도 설명되어 있으니 그 부분을 보면 된다. 근데 이건 애초의 복지체계의 문제지 형량의 문제가 아닌데도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고 있다.[3] 특히 대륙법 체계를 따르는 루이지애나 주[4] 왜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냐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영미법계와 대륙법계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엄벌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영미법이 대륙법보다 일단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대륙법과 영미법의 차이점을 잘 아는 사람 입장으로도 손정우는 당시 기준으로도 10년 이상 형량을 내릴 수 있다는 걸 열거해 비판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는 함정이 있는 것이 교정시설과 세금 문제로 홍역을 지독히 앓는 미국의 판례를 봤을 때 중형이야 내려지겠지만 10년도 안 되어서 나오고 한국으로 추방될 가능성이 너무 높아 애매하고 불필요한 이중처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형도 소화하지 않은 채 한국에 오면 그건 그것대로 더 문제다. 또한 만에 하나 형을 어느정도 살고 나온다고 해도 사법주권이 범죄자보다 우선이라 안 보내는 것이 맞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5] 특히 한국의 상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6] 애당초 민법만 스위스에서 가져온 것이다. 독일은 법학 선진국이므로 다른 법(형법, 행정법, 민사 및 형사소송법 등)은 독일에서 가져왔다고 해도 딱히 이상할 일은 아니다.[7] 이슬람 국가 중에서는 말레이시아와 파키스탄 등 영국 지배를 받았던 몇몇 나라만이 영미법을 적용한다.[8] 구 형법[9] 구 민법.[10] 일제 시대 변호사였고 독립운동가였다.[11] 대한민국은 헌법과 농지법을 통해서 농지 임대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요컨대 소작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12] 先取特券, 대한민국 민법 중 '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과 기능이 비슷하다.[13] 2학년 때는 일본어와 중국어를 배웠다.[14] 외국 법문헌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이 많다. 한국은 대륙법계인 만큼 학문으로서 법문헌은 거의 원본이 독일어로 되어 있다. 그 다음은 라틴어이다.[15] 권고이기 때문에 따르지 않을 수도 있으나 그럴 경우 따르지 않는 이유를 판결문에 적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