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2년, 아산 갱티고개에서 3개월 간격으로 여성 2명이 살해당한 채 발견된 사건.
1차 사건은 사건 발생 15년만에 범인이 잡혔으나, 2차 사건은 현재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2. 1차 사건
2002년 4월 18일 오전 7시경, 출근 전 운동을 하던 한 공무원이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갱티고개에서 4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시신의 신원은 발견 장소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아산시 온천동에 위치한 노래방의 사장인 A씨로 밝혀졌고, 노래방 근처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승용차에서 피해자의 신발 및 다른 이의 혈흔이 나와 차량 납치 후 살해 및 유기된 것으로 추정됐다. 승용차에서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이가 피운 듯한 담배꽁초가 나왔고, 이 담배꽁초에서 DNA도 검출되었다.
경찰은 A씨의 동선을 추적하던 중 시신 발견 당일인 4월 18일 오전 10시 36분에서 오후 12시 55분 사이 누군가가 A씨의 카드를 이용해 현금 인출기 8곳에서 195만 원을 인출한 것을 포착했다. 현금을 인출해 간 사람이 CCTV에 찍혔으나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라서 신원을 특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리소 유력한 목격자 진술까지 틀린 것으로 확인되었다. 게다가 석 달 후 갱티고개에서 40대 여성의 시신이 또 발견되면서 수사력은 분산되었고, 오리무중 상태에서 15년의 시간이 흐르게 되었다.
수사팀은 아산 - 청주 - 대전 - 무주의 동선을 거쳐가며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현금을 수차례 인출했다는 점에서 대전 톨게이트를 필히 거쳤을 것이라 판단, 해당 시간에 대전 톨게이트를 거쳐간 62장의 통행권을 수거해 모두 지문을 감식해봤다. 58장은 확연히 지문이 남아있었으나 지문의 주인 58명 중에는 확실한 용의점을 가진 인물들이 없었고, 나머지 4장은 쪽지문이라 정확한 감식이 불가능했다.
사건 발생 10년 후인 2012년, 지문감식 기술이 발전하여 앞서 제대로 감식이 안 됐던 4장의 통행권 중 1장에서 지문을 검출해내는데 성공한다. 지문의 주인은 사건 당시 노래방에서 명함이 발견돼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한국 국적의 이 씨였으나, 당시에는 혐의점이 없어 용의선상에서 배제됐었다.
10년만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게 된 이 씨는 벌써 10년이 지난 일이라 기억에 없다며 잡아뗐고, 당시 여자친구가 남원에 살고 있어 대전 톨게이트를 거쳤다는 석연찮은 변명을 남겼다. 경찰은 이 씨가 조사를 받던 중 피우던 담배를 수거해 DNA 감식을 맡였으나 2002년 당시 검출된 DNA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통보받고 이 씨를 다시 용의선상에서 배제하게 된다.
해당 사건을 다룬 기사
2.1. 15년만의 범인 검거
2017년 1월 11일, 최규환 충청남도경찰청 프로파일러 등 5개 지방청 소속 프로파일러 8명으로 꾸려진 합동 미제 사건 수사팀은 2박 3일간 갱티고개 사건 수사 파일을 작성하였으며 재조사에 시동을 걸었다.이 시기 아산경찰서 강력4팀장으로 부임한 김도형 경위는 사건을 재조사하면서 청주의 은행과 휴게소에서 30분 간격으로 이뤄진 인출기록 2건에 주목했다.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녀 청주의 지식에 빠삭한 김 경위는 해당 은행에서 휴게소까지 30분 안에 도착하려면 청주 톨게이트를 거쳐야만 가능하다는 가정을 세웠고, 그렇게 추측한 경로를 따라 차를 몰고 직접 현금 인출까지 해보면서 범인이 청주 톨게이트와 대전 톨게이트를 거쳐갔을 시간을 추정해냈다. 이 추정 시간과 맞춰본 결과 지난 62장의 통행권 중 청주 톨게이트에 진입한 시간이 정확히 일치하고, 대전 톨게이트에 진입한 시간과는 1분의 오차가 있는 단 1장의 통행권이 있었다. 바로 2012년 소환돼서 조사를 받았던 이 씨의 통행권이었다.
당시의 DNA 불일치에 대해 고민하던 수사팀은 범인이 1명이 아닌 두 명이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씨의 전과 기록에 주목했다. 이 씨는 이미 미성년자 시절 공범 2명과 함께 손님으로 위장해 택시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인 전력이 있었고, 이 범행을 저지를 당시 아산 갱티고개 인근에 거주 중이었다. 하지만 5년 사이 이 씨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이 씨의 마지막 전입신고 기록에 남아있는 전화번호도 이 씨가 아닌 웬 다른 여성의 명의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수사팀이 해당 번호를 저장하고 카톡 친구로 확인해보자 프로필에 나와있는 이름과 사진은 이 씨가 맞았고, 이에 위치추적을 해본 결과 이 씨는 아산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인 명의의 주소지와 전화까지 없애버린 이 씨는 아산에서 막 성인 오락실을 개업한 참이었고, 형사들은 이 씨의 성인 오락실을 찾아간다. 형사들이 성인 오락실 단속을 나온건가 하고 여유로워 하던 이 씨는 '강도살인 혐의'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화들짝 놀라면서 연행되었고, 형사들의 7시간에 걸친 집중 추궁 끝에 공범의 존재를 인정했으나, 자신은 시키는대로 시신만 운반했을뿐이라며 주된 혐의는 공범에게 떠넘겼다. 이 씨가 지목한 공범은 회사 후배이자 당시 불법체류자였다던 중국 조선족 최 씨였다.
당시 불법체류자였다던 최 씨는 2006년 불법체류 자진신고 프로그램[1]을 통해 한국에 정착했고, 2014년 정식 비자를 발급받아 경기도의 모 회사에서 일하며 결혼을 준비 중이었다. 이 씨는 불법체류자 신세였던 최 씨가 한국을 떠났을거라 생각하고 죄를 떠넘겼지만 예상과 달리 당당하게 한국에 다시 돌아와 살아가고 있었던 것.
경찰은 최 씨를 출근길에서 체포했고, DNA를 대조해본 결과 2002년 피해자의 차량 뒷좌석 담배꽁초에서 나온 DNA와 일치했다. 이렇게 이 씨는 6월 21일, 최 씨는 6월 30일에 각각 구속되었다.
2017년 7월 3일, 이 씨와 최 씨는 갱티고개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2.2. 사건의 전말
2002년 당시, 최 씨는 20대 초반의 나이로 이 씨보다 10살가량 어렸으며, 이 씨와 최 씨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다가 적은 봉급에 불만을 품고 그만둔 뒤 여관 생활과 유흥으로 남은 돈을 거의 다 탕진한 상황이었다. 그러자 이 씨는 한 탕 하고 중국으로 튀자며 최 씨를 꼬드겨 평소에 알고 지내던 노래방 여주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사건 당일, 이 씨는 퇴근하던 피해자에게 여관까지 태워달라며 접근하여 피해자의 승용차에 얻어탔고, 20분가량 가던 중 강도로 돌변했다. 조수석 자리에 앉아있던 이 씨는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기고, 최 씨와 함께 피해자를 협박해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 갱티고개 인근에서 뒷좌석에 탑승했던 최 씨는 안전벨트로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 그럼에도 피해자가 죽지 않자 이 씨는 '너는 외국인이니 도망가면 안 걸린다'고 최 씨에게 칼을 쥐어주고 피해자의 목을 베어 살해하게끔 했다.
이 씨와 최 씨는 그대로 피해자의 차량을 몰고 아산시 송악면 갱티고개로 가서 시신을 유기했다.
2.3. 재판
2017년 11월 22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B씨와 C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기사이들은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하였으나 5개월 뒤 2018년 4월 13일 항소심 재판에서 사실오인, 양형부당 항소를 기각했으며 1심과 똑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하였다. 기사
항소심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지만 별다른 변론은 하지 않았다. 같은 해 상고는 기각됐고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기사
3. 2차 사건
2002년 7월, 충청남도 아산시 초사동에 위치한 갱티고개에서 앞선 사건 현장 근처에서 40대 여성이 살해당한 채 발견된 사건.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있다.사건에 대해 알고 있거나 목격한 경우 충남지방경찰청 미제수사전담팀 번호인 041-336-2672로 연락하도록 하자.
3.1. 사건 내용
2002년 7월 25일, 한 기업의 조리실에서 근무하던 A씨는 새벽 4시 30분 경에 남편에게 출근한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막상 A씨는 출근 시간인 5시가 넘도록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고 회사 동료는 A씨에게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신호만 갈 뿐이었다. A씨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남편은 A씨를 찾아보았으나 소재 파악에 실패했고 곧바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7월 26일, A씨의 남편은 "갱티고개로 오라"는 경찰서의 연락을 받았고, 그곳에서 A씨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A씨의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지만 A씨의 몸을 차량이 깔고 지나간 것으로 추정케 하는 타이어 자국이 발견되었다. A씨의 치마는 벗겨져 있었고 손목은 입고 있던 속옷으로 결박된 상태였지만 성폭행의 흔적은 없었다.[2] 경찰은 비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A씨가 출근길에서 납치되었을 거라고 추정했지만, 해당 위치에 CCTV가 없었기 때문에 추측으로만 남을 뿐이었다.
그러던 와중, 피해자 A씨를 본 목격자가 나타났다. 목격자는 실종 당일 출근 시간대에 신문 보급용 콜밴 차량을 운행하던 사람이었는데, "지나가는 길에 A씨가 나의 차를 택시로 착각하고 세웠지만 택시가 아니란 걸 알게 되자 그냥 가시라고 했으며, A씨와 약간 떨어진 거리에는 A씨와 일행처럼 보이지 않는 남자 2명이 있었다"는 증언을 했다. 또한 "A씨가 기다리고 있었던 차가 있었는데 나의 차를 그 차로 착각한 것 같은 태도였다"고 말했다. 정황상 그 수상한 남자 2명이 범인일 수도 있지만, A씨는 출근할 때 택시를 주로 이용했으므로 택시기사가 범인일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콜밴을 운전하던 목격자가 "A씨가 나의 차를 택시로 착각하여 세웠었다"는 말과 A씨가 평소 출근길에 택시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택시가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피해자 A씨의 몸에 남은 윤적(타이어 자국)을 통해 알아낸 모델의 타이어를 장착한 택시들에 대해 수사했고 사건 당일 행적이 수상한 택시를 찾게 되었다.
이 택시는 A씨의 몸에 남아 있던 윤적과 동일한 문양의 타이어[3]를 장착했고 사건 당시 2달 간의 운행 기록이 지워진[4] 회사 택시였다. 이 차를 운전했던 박씨와 문씨는 같은 집에 살면서 택시를 교대로 운행했는데 수사 기간 중 타이어를 교체한 정황까지 발견되었다. 또한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 둘 다 거짓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더 이상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하고 수사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앞서 같은 해 4월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들이 체포되면서 그들이 이 사건에도 연관되어 있었는지 조사가 들어갔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이 사건과는 무관한 걸로 드러나, [age(2002-07-2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단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분에서 전문가들은 2002년 4월 아산 갱티고개 살인사건의 범인인 이씨는 용의선상에서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원래대로라면 2017년 7월 24일을 끝으로 공소시효가 만료될 사건이었지만 태완이법으로 인해 공소시효가 사라져 이제 언제든 범인이 밝혀지만 바로 체포하여 처벌받게 할 수 있다.
3.2.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
그것이 알고싶다 팀은 당시 경찰이 수사했던 두 택시기사를 찾아 나섰으나 이미 박씨는 2009년에 빚으로 인해 자살했고 문씨는 "나는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피했다.
전문가를 대동하고 현장을 살피던 제작진은 2002년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것은 바로 피해자의 몸에 남은 타이어 자국이 하나가 아닌 2개였고 이 자국을 남긴 타이어가 서로 다른 타이어라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택시회사의 기록을 통해 당시 타이어 납품 업체를 찾아갔고 택시회사에 납품된 타이어가 K사의 756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작진은 전국 폐타이어 업체를 돌아다니면서 K사의 756과 N사의 SB700, 652, 700 등의 타이어를 확보하고 용의 차량과[5] 동일한 차량에 장착하고 윤적을 확인했는데 윤적 확인 결과 중첩된 타이어는 K사의 756이 아닌 N사의 652였다. N사 652는 승용차보다는 승합차나 1톤 트럭 등에 사용되는 타이어였으며 피해자의 얼굴의 손상으로 볼 때 차고가 낮은 승용차였다면 나타나야 할 상처[6]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차고가 높은 차량으로 추정되었다.
제작진은 피해자 살해 방식이 유사한[7] 2002년 4월 아산 갱티고개 살인사건의 주범인 이씨가 범행 당시 몰았던 갤로퍼 차량에 주목했으나 4륜구동 차량이었기에 장착하는 타이어가 달랐다. 그럼에도 "이씨를 용의선상에서 완전히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씨는 버스와 화물차를 몰았던 경력이 있었으며 과거 택시강도 행각과 4월 사건에서도 공범 최씨를 주범으로 몰았던 경력을 보아 재범 위험이 높은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피해자를 확인사살한 방식도 자신의 직업 특성이 드러나서 차량을 이용해 가해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았다.[8] 제작진은 수감되어 있는 이씨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면회가 불가했고 서면으로 질의하였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한편 피해자 A씨의 주변을 탐문하던 중 호프집 주인과 직장 동료를 통해 "A씨가 출근길에 특정 택시를 고정적으로 이용했다"는 정황을 들을 수 있었고 콜밴 차량을 운행하던 목격자의 차량을 멈춰 세웠던 것으로 볼 때 피해자가 이용했다는 택시가 일반적인 승용차 택시가 아닌 콜밴이나 RV, SUV 차량이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승용차보다 차고가 높은 차량을 범행에 이용했을 것"이라는 정황과 일치한 것이다. 제작진은 A씨가 출근길에 이용한 택시 운전기사를 찾아 나섰으나 찾지 못하였다. 호프집 주인은 "차의 종류는 본 적이 없지만, A씨를 부르러 온 기사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했고 최면을 통해 새로운 용의자의 모습을 떠올리고 아래의 몽타주를 작성했다.
3.3. 몽타주
용의자의 몽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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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6년 3월 24일 ~ 8월 31일까지 법무부에서 실행한 제도. 이 기간 동안 자진신고한 불법체류자는 처벌과 입국규제를 면제받고 일단 출국 후 1년이 지나면 정식으로 재입국 및 취업이 허용됐다.[2]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액반응이 음성으로 나왔어도, 속옷이 벗겨졌던 정황상 성폭행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3] 사건이 발생한 2002년의 국과수의 윤적감정 결과로 추정한 타이어 모델은 N사의 SB700이었다.[4] 하지만 당시 배터리 고장으로 운행 기록이 지워지는 일은 흔했다고 한다.[5] EF소나타[6] 얼굴이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는데 표피박탈 흔적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차량에 의한 손상보다는 그전에 범인에 의한 구타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었다.[7] 4월과 7월의 피해자 모두 목 졸림에 의해 사망했으며 사후 확인사살을 당함했다.[8] 차량으로 피해자를 과도하게 확인사살한 모습에서 피의자는 피해자가 살아있을 경우 특정될 수 있는 면식범일 확률이 높다고 추측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