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2 15:38:02

사모바르

🍵 차 (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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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사모바르.jpg

러시아어: Самова́р[1]
튀르키예어: Semaver(세마베르)
영어: Samovar
한국어: 사모바르

1. 개요2. 역사3. 구조4. 사용법5. 사모바르의 종류
5.1. 불을 사용하는 사모바르5.2. 전기 사모바르5.3. 골동품 사모바르
6. 유사품7. 기타8. 둘러보기

1. 개요

러시아의 물 끓이는 주전자. 러시아나 그 영향을 받은 주변 나라들에서 보편적인 다구이다. 다만 세계적으로 러시아어인 사모바르로 불리고 있고 러시아의 문화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사모바르의 원형은 중앙아시아이란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쪽의 차문화가 러시아로 넘어오면서 사모바르도 같이 넘어온 것이다. 원래 페르시아어로는 단순히 찻주전자라는 뜻으로 '처이던' (چایدان, châydân)이라고 불렸다.

어원은 '스스로 끓이는 것'. 쇠나 구리로 만든 몸통 속에 열원이 들어갈 수 있는 통이 가운데에 있고, 그 바깥 주변에 물을 채운 다음에 뚜껑을 닫으면 물이 끓어오르고, 몸체에 연결된 꼭지를 열어서 찻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담아 차를 우리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자체로는 주전자보다는 물끓이개에 가깝다. 원래는 숯이나 장작이나 석탄으로 불을 피워 열을 냈지만 현대에는 전기나 가스로 물을 끓일 수 있는 제품도 있고 둘 다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도 있다. 또한 이란아제르바이잔에는 가스통을 연결하거나 등유를 연료로 끓이는 사모바르도 볼 수 있다.

가지고 다니기 편해서 야외에서도 쓸 수 있고,[2] 안의 불을 꺼도 온기가 꽤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덮개까지 쓰면 3시간은 족히 뜨거운 차를 마실 수 있다.) 보온병 같은 역할도 한다.

2. 역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사모바르 유물은 아제르바이잔의 섀키(Şəki)에서 출토되었다.# 선사시대의 이 유물은 물론 차를 마시기 위해 쓰진 않았을 테고 국이나 수프를 데우는 데 사용했다고 추정한다. 또한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도 아브셉시스(αὐθέψης)라고 불리는 사모바르의 일종이 사용된 바 있다.폼페이에서 출토된 아브셉시스의 모습

현대의 사모바르를 누가 최초로 고안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1778년에 대포주조공이자 금속세공인이었던 이반 표도로비치 리시친(Иван Фёдорович Лисицын)이 툴라에서 최초로 사모바르 공장을 세웠으며, 17세기 무렵 우랄 지방에서 이미 사모바르와 유사한 물끓이는 도구가 사용되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러시아에서도 일부에서는 사모바르의 기원이 한국의 신선로와 비슷하게 생긴 훠궈(가스불위에서 쓰는 현대식 말고 전통방식)가 몽골-타타르의 멍에 시기에 러시아로 들어와 물끓이는 도구로 발전했다는 설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19세기 러시아 귀족들 사이에서는 화려한 사모바르가 유행이었기 때문에 귀금속, 보석, 도자기를 입혀 화려하게 만드는 돈지랄 사치스러운 사모바르도 볼 수 있었다. 소련시절에는 강철이나 황동 재질에 겉은 니켈, 속은 주석을 도금한 것이 보급되었는데, 제정시절에 비하면 많이 저렴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몇 주치 임금에 해당되는 금액이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파는 중고냄비와는 격이 다른 취급이었으며, 당연히 장만하려면 목돈을 갖추어야했다. [3] 또한 전기로 끓이는 사모바르도 본격적으로 소련시절에 보편화되어, 실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전기 사모바르를, 다차나 시골집같이 실외에서 불 피울 공간이 있는 곳에서는 나무나 석탄을 때는 사모바르를 사용했다.

사모바르는 초창기에는 가공의 용이성으로 인해 구리로 만들어졌으나, 총포주조공 리시친에 의해 툴라식 사모바르가 제작된 이후 구리보다 단단하고 철보다는 가공하기 쉬운 황동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고급화를 거치면서 청동과 은, 심지어 금으로 사모바르를 만들던 시절도 있었지만 소련시대를 거쳐 오늘날에는 황동(순황동 혹은 니켈도금)재질이 가장 흔하게 만들어지고있다.

3. 구조

파일:samovar.png

사모바르의 구성은 다른 다기들에 비해 복잡한 편이다. 아래 부품 및 구조들은 모양과 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사모바르들이 갖추고 있는 기본적인 구조이다. 맨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 연통뚜껑(заглушка, 자글루시카): 사모바르를 끓이고 나서 연통 위에 덮는 뚜껑으로 연료가 과도하게 타서 사모바르를 과열시키는 것을 막고, 또한 공기흐름을 느리게해 연료의 낭비를 막는 역할도 한다. 중고품으로 사모바르를 구입할 경우 없을 확률이 매우 높은 부속품이기도 한데 사모바르의 직접적인 사용에는 상관없어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기 때문이다.
  • 주전자 받침대(конфорка, 칸포르카): 연통 위에 올리는 부속품으로 연통 위에 찻주전자를 앉혀놓아서 연통에서 나오는 열기와 물통에서 나오는 증기로 티포트의 온기를 유지하는 효과를 내기 위한 부속품이다. 생김새때문에 다른말로 왕관(корона)이라고도 부른다.
  • 뚜껑 손잡이와 고정볼트(шишки и подшишки, 쉬시키 이 팟쉬시키): 뚜껑에 붙어있는 작은 나무손잡이로 물통 뚜껑을 쉽게 열고 달궈진 뚜껑의 열기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
  • 몸통뚜껑(крышка, 크리시카): 사모바르가 가열되는 동안 재나 숯/나무조각들이 물통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씌운다.
  • 몸통테(круг, 크룩): 몸통뚜껑 가장자리에 있는 부품으로 몸통뚜껑을 몸통에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품은 몸통과 별도로 제작되어 용접해 붙이는데 사모바르가 과열되면 제일 먼저 변형되거나 터지는 부분이다.
  • 손잡이(ручка, 루치카): 사모바르를 들고 움직일수 있도록 몸통 양옆에 달린 손잡이이다.
  • 몸통 벽(стенка, 스첸카): 위에서 내려다보면 고리모양으로 되어있으며, 바깥부분에 물이 들어가고, 가운데가 연료가 들어가는 연통이다. 몸통 양쪽에는 손잡이가 달려있어서 들고 움직이기 쉽게 되어있다.
  • 열쇠(ключ, 클류치):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을 조절할 수 있는 부품이다. 전통적인 사모바르에서는 일반적으로 위로 잡아당기면 열쇠가 뽑혀나오는데, 열쇠를 살펴보면 수직으로 구멍이 있어서 수도꼭지내에서 90도로 돌리면 물 흐름이 멈추고, 다시 돌리면 물이 나오는 구조이다. 이게 없거나 열쇠가 마모되어 물이 찔끔찔끔 샌다면 사모바르를 제대로 쓸 수가 없다.
  • 연통(кувшин, 쿱신): 사모바르 몸통 내부에 있는 공간으로 이 안에 나무와 숯을 채우게 된다. 연통 내부의 공기흐름을 가속화하기위해 윗부분은 좁고, 연료가 들어가는 아랫부분은 넓게 되어있다.
  • 수도꼭지(ветка крана, 볘트카 크라나): 이 것을 돌리면 열쇠가 돌아가서 물이 나온다.
  • 출수구(стебло крана, 스체블라 크라나): 이곳으로 물이 나온다.
  • 수도꼭지 고정부품(репеёк, 리페요크): 수도꼭지부분을 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부착되는 부품이다.
  • 화격자(решетка, 리솃카): 연통 바닥에 놓이는 격자모양의 부품으로 사모바르 사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품이기도 하다. 무쇠로 만들어져 매우 무겁고 두꺼우며 연통 내부의 공기순환을 돕는 부품이다.
  • 목(шейка, 셰이카): 사모바르 바닥과 몸통 사이에 위치하는 좁고 긴 관으로 사모바르가 놓이는 바닥의 과열을 방지하고, 연통내부의 공기 흐름을 돕는 역할을 한다.
  • 바닥(поддон, 파돈): 사모바르가 균형을 잡고 설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다. 또한 이곳에 연통청소를 위해 사용하는 재받이 뚜껑도 있다.

아래 부품들은 사모바르와 별도로 존재한다.
  • 굴뚝(труба, 트루바): 사모바르 연통 내의 공기순환을 가속시키는 도구이며 보통은 별도구입해야하는 물건이다. 연통에 불을 피우고 굴뚝을 씌우면 어마무시한 속도로 불이 타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참고로 굴뚝이 높을수록 효과가 좋다.
  • 사모바르 쟁반(поднос под самовар, 파트노스 파트 사마바르): 불을 쓰는 사모바르는 나무탁자나 타기쉬운 재질 위에다가 올려놓고 쓰면 불타는 숯, 나무조각이 튀어 불을 낼 위험이 있기 때문에 테이블 위에 놓을때는 금속쟁반 위에다가 사모바르를 올려놓고 쓰는게 보통이다.
  • 물받이 그릇(капельник, 카펠니크): 옛날에 만들어진 사모바르들은 열쇠가 수도꼭지와 잘 맞지 않아서 물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열쇠 밑에다가 그릇을 놓고 물방울을 받았다. 현재도 전통적인 사모바르 세트에는 쟁반과 함께 꼭 들어가는 부속품이기도 하다.

4. 사용법

Life of Boris의 영상

전기식 사모바르는 그냥 전기포트와 똑같이 물을 채우고 플러그를 꽂은 뒤 물이 끓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다만 물이 끓기 시작하면 코드를 뽑아야 과열을 막을 수 있다. 요즘 나오는 전기 전용 사모바르들은 센서가 장치되어 있어서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알아서 전원이 내려가는 시스템이 있지만, 구식 사모바르나 하이브리드형 사모바르는 물론 그런 거 없다.

땔감을 사용하는 사모바르 사용법은 약간 복잡하다. 먼저 물을 가득 채우고[4] 뚜껑을 덮은 다음 미리 준비해둔 불쏘시개와 잘 마른 솔방울 몇 개를 넣은 뒤 신문지를 찢어 거기에 불을 붙이고 연통 안에 넣는다. 이때 연료가 잘 마른 상태여야 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연료를 넣으면 연통 내 공기가 통하지 않아서 꺼져버린다. 항상 불을 봐가면서 조금씩, 그리고 공간을 충분히 떼어서 공기가 통하도록 신경 쓰는 요령이 필요하다.

조금 있으면 연기가 나면서 불쏘시개에 불이 붙기 시작할탠데 어느정도 불쏘시개에 불이 옮겨붙었으면 좀 더 굵은 장작이나 숯 혹은 석탄을 넣고 굴뚝을 꽂는다. 사실 굴뚝은 없어도 무방하지만 굴뚝이 있어야 대류가 잘 돼서 빨리 타고 연기가 얼굴에 직격하는 걸 막을 수 있다. 또한 굴뚝이 있으면 연통내 산소공급이 빨라지기 때문에 완전연소를 유도하고, 연기도 더 적게 난다. 다만 땔감을 넣을 때 절대로 굴뚝을 제외한 연통의 높이보다 높게 쌓아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물 끓는 소리가 들릴 텐데 이때 사모바르 뚜껑을 가지고 연통을 막는다.[5] 연통 내 산소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불이 천천히 꺼질 것이다. 이제 끓는 물을 가지고 차를 우리면 된다.

차를 우릴때는 찻잔 하나당 2-3 티스푼 비율로, 15-20분정도 우리는데 통상 마시는 차보다 진하게 우린다. 이것을 러시아어로는 자바르카(Заварка)라고 부른다. 이때 찻주전자를 사모바르 받침 위에 놓으면 보온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차를 마실때는 찻주전자에 우려진 홍차액기스와 사모바르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뜨거운물을 섞어서 따르는데, 원조 러시아식으로 자바르카를 찐하게 우려냈을 경우 자바르카와 사모바르 물을 1:10 정도로 따르는것이 표준이며 입맛에 따라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여기다가 설탕, 레몬, 잼 등을 곁들여 마시기도 한다. 사실 정확한 비율은 딱히 없어서 사람들마다 다르다. 중요한건 사모바르로 차를 우릴때에는 사모바르 용량의 물을 전부 다 쓴다는걸 가정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잔의 용량이 0.2L 이고 5L짜리 표준 사모바르에 1L짜리 도자기 티포트를 쓴다고 가정할 경우에 산술적으로 25잔이 나오고, 차1, 물4의 비율로 타면 낭비없이 물을 전부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사모바르의 크기가 너무 작거나 모인 인원이 너무 많아서 물이 부족한 경우라면 재가열도 가능하다. 연통 내부를 살펴봐서 아직 숯이 타고있다면 우선 물을 채워넣고 뚜껑을 닫은 다음, 숯불을 살리고 추가로 숯을 넣으면 된다. 숯불을 살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러시아인이 일반적으로 쓰는 방법은 장화를 사모바르 연통 꼭대기에 거꾸로 올려놓고 아코디언처럼 천천히 장화를 눌러서 공기를 집어넣다가 갑자기 장화를 위로 당겨서 공기의 순환을 돕는 식이다.[6] 숯불이 뻘겋게 살아나면 성공이다. 만약에 속의 불씨가 꺼져버렸다면 연통을 비우고 물을 새로 담은다음 다시 불을 당겨야한다. 만약 연통내부에 재가 많이 쌓이지 않아서 공기순환이 잘 되고 있다면 상관없지만 보통은 재나 타다남은 나무, 숯이 공기통로를 막기 때문에 이걸 빼내지 않고 불을 당기면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불이 소위 '질식'해서 꺼져버리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빵으로 연통을 비우는 것이다.

사용한 사모바르는 다 식을 때까지 기다린 다음 밑에 있는 재받이를 열어서 재를 떨어내고 연통을 청소한다.

사용하다 보면 하얗게 칼슘, 미네랄, 석회 등이 끼는데, 현지인들은 이렇게 된 게 더 물맛을 좋게 한다고 선호한다. 그래서 좀 오래 쓴 사모바르를 보면 새하얗게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사모바르 내부에 바른 주석코팅의 순도가 균일하지도 않고 심지어 납이 섞이기도 해서 이런 칼슘피막이 납중독을 막았기 때문에 선호되었으나, 필요하면 구연산이나 식초를 사용해 제거해도 무방하다. 특히 전기사모바르는 사모바르 내벽은 상관없지만 전열선에 붙은 칼슘피막은 사모바르의 성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제거하기를 추천한다.

사모바르의 장점은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때 차를 마시기에 좋고, 특히 야외에서 뜨거운 차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부수적으로 물이 끓으면서 석회, 미네랄 성분이 연통을 중심으로 사모바르 내부에 달라붙기 때문에 끓은 물은 연수가 되며, 사모바르를 끓일때 쓰는 연료의 연기가 사모바르 물맛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7] 사모바르로 끓인 물의 맛이 더 맛있게 느껴지고 차맛도 약간 스모크한 느낌을 준다. (아예 사모바르에 특화된 러시안 카라반이라는 블랜딩 레시피도 존재한다.) 사모바르는 꽤 오랫동안 온기를 유지하기 때문에 끓여놓은 사모바르를 앞에 놓고 각종 과자와 잼 등 간식을 한 상 차려놓고 담소를 나누는 문화도 러시아와 터키, 카프카스 지역에서 볼 수 있다.

5. 사모바르의 종류

이 문단의 사모바르는 러시아와 구소련 국가들의 분류를 따르고 있다.

5.1. 불을 사용하는 사모바르

러시아어로 Cамовары на дровах 라고 분류되는 종류로 가장 전통적인 사모바르이다. 나무나 숯을 때서 사용하는데, 두 종류는 서로 미묘하게 다른 차이점이 있다. 나무를 때는 사모바르는 불길이 높게 치솟기때문에 연통의 길이가 길고 더 많은 장작을 넣을 수 있도록 연통 아랫부분이 넓지만, 숯을 때는 사모바르는 불길이 낮게 유지되고, 오래타기때문에 연통의 길이가 나무 사모바르에 비해 짧고 너비도 좀 더 좁다. 그래서 나무를 때는 사모바르에다 숯을 때도 별 문제가 없는 반면에 숯을 때는 사모바르에 나무를 넣으면 화력도 떨어지고, 효율성도 떨어지게된다.

5.2. 전기 사모바르

러시아어로 Электрические самовары 라고 분류된다. 1950년대 소련에서 최초로 개발되었는데, 초기에는 안전장치도 없이 그냥 전기 플러그를 사모바르와 콘센트에 연결해서 물을 끓이는 단순한 방식이었지만 이후 물이 끓으면 자동으로 정지하는 기능, 식은 물을 재가열하는 기능 등이 포함되었다. 소련시절의 사모바르들은 지극히 단순한 구조라 고장이 적어 현재까지도 멀쩡하게 돌아가는 물건들이 많이 있다. 또한 Комбинированные самовары (결합된 사모바르)라고 해서 불을 사용하는 사모바르에다 전기장치만 추가해서 불과 전기 모두 쓸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들도 1970년대 이후 생산되고있다. 소련시절의 전기규격은 220v, 50hz로 220v 60hz인 한국과 차이가 있지만 플러그 모양이 동일하고, 애초에 저항기에 전류를 흘려서 열을 내는 게 전부인 단순 그 자체인 전기장치라서 주파수가 달라도 별 문제 없이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는데에도 큰 문제는 없다.

5.3. 골동품 사모바르

러시아어로 Антикварные старинные самовары 라고 분류된다. 대개는 소련 이전의 제정 러시아 시절에 생산된 것을 골동품 사모바르라고 부르나 2차 세계대전 이전 소련에서 생산된 것들도 간혹 골동품으로 분류된다.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복잡한 형태로 가공된 것이 많으며 가격도 상당히 비싸다. 소련시절에는 최대한 단순화되고 양산가능한 모델만 생산되었고, 현재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사모바르들도 형태적으론 소련식 그대로이기 때문에 골동품에 비해 모양이 단순하고 화려함이 덜하다. 골동품 사모바르들은 대부분 실사용을 염두에 두고 판매하기 때문에 거의 다 내부의 주석칠이나 땜질을 해서 팔고, 말끔하게 수리되었기 때문에 외관상 깔끔해보이지만 골동품이라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을 닦지 않고 두거나, 눈에 거의 띄지 않는 찌그러진 부분은 그냥 냅두는 경우가 많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생산된 소련산 사모바르들은 골동품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구소련의 많은 국가들이 골동품 사모바르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있다. 어떻게 보면 골동품 사모바르도 문화재나 다름 없는데, 애초에 웬만한 막장국가가 아닌 이상 자국의 문화재를 해외 반출하는 것을 민감하게 보지 않는 국가는 없으니 당연한 것이다.

6. 유사품

터키에서 사용하는 차이단륵(Çaydanlık)이 사모바르와 구조가 유사하다. 차이단륵은 큰 주전자와 작은 주전자 두 개로 구성되는데, 사모바르와는 달리 물이 끓는 부분에 연통이 들어있지 않고 난로나 가스불 위에 올려놓고 물을 끓이면 끓는 물을 작은 찻주전자에 찻잎과 함께 넣고 끓는 아랫층 주전자 위에 올려놓아 보온을 유지하는 원리이다. 번거롭지 않고, 가스불이 보편화된 현대에 사모바르보다 더 편리하기 때문에 러시아나 카프카스 지방에 수출된다. 특히 난로 위에 올려놓고 쓰면 물만 제때 보충해준다면 하루종일 뜨거운 차를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사모바르와 달리 실외에서는 브루스타 따위가 있지 않는 이상 쓰기 어렵다. 터키에서도 실외에서는 사모바르를 쓰는 것이 보편적이다.

아일랜드의 길리 캐틀이나 신선로의 원리도 사모바르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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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기타

  • 사모바르의 명산지는 대체로 추운 지역이다. 러시아에서 사모바르로 유명한 툴라나 숙순, 터키에서 사모바르로 유명한 에르주룸에르진잔, 아마시아, 이란에서 사모바르로 유명한 타브리즈 모두 제법 추운 지역들이며, 근처에 구리광산이 있어 재료공급도 수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 옛 러시아의 가정집에는 적어도 사모바르를 2-3개씩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크기와 모양에 따라 용도가 달랐는데, 크고 아름다운 용량에 장식 없이 단순한 형태를 가진 건 집에서 쓸 생활용수를 데우는 용도(즉 보일러 목적)로 썼고, 보통 크기(3-5리터정도)의 것은 일상적으로 차를 마시기 위해 쓰고, 화려하게 장식된 것은 특별한 날에 꺼내쓰고. 평소에는 장식품으로 놓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모바르들은 만드는 모양새도 중요하지만, 무게가 무거울수록 좋은 사모바르라고 여겼기 때문에 (몸체 벽이 두꺼워야 보온성이 좋으므로) 과거에는 같은 모델 기준으로 단위당 가격을 매겨놓고 무게를 달아서 팔기도 했다.
  • 터키와 이란에서는 특유의 화려한 장식기법을 활용해서 예술적인 사모바르를 주로 만든다. 특히 구리세공으로 유명한 터키의 에르진잔과 이란의 이스파한, 아제르바이잔의 라흐지가 이 방면으로 유명하다. 러시아에는 소련시절에만 해도 여러 공장들이 있었지만 2022년 현재 툴라에는 슈탐프(Shtamp)공장 하나만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도 소련시절의 사모바르와 동일한 모델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개중에는 공장이 소속된 화가들이 손으로 그려 장식하는 사모바르가 있는데 장식품, 기념품 목적으로 많이 팔린다. 또한 골동품 사모바르라고 해서 제정시절, 소련초기 시절에 생산된 것들을 청소하고 수리해서 새것처럼 복원해서 팔리는 종류가 있는데 매우 비싸게 팔린다. 골동품 사모바르들은 황동 재질 특성상 귀하기도 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대부분 녹여서 소총탄이나 포탄을 만드는데 쓰였기 때문에 남은게 별로 없다.
  • 춥고 건조한 러시아에서 사모바르는 난방 기구와 가습기의 기능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사모바르를 끓이고 집안에 놓으면 거의 두세시간은 안에 들어있는 연료때문에 물이 끓으면서 증기를 뿜어내는데 가습효과가 있다. 뜨끈뜨끈한 사모바르 몸체에서도 방사열이 나오기 때문에 미약하지만 난방효과도 있다.
  • 아제르바이잔의 요리유튜버인 Wilderness Cooking 또한 음식 만드는 중간에 티타임을 가질 때 마다 이것 으로 물을 끓여 차를 마신다. 주로 조리를 위해 태운 장작 조각을 넣고 쓴다.

* 러시아 역사상 가장 큰 전란이었던 독소전쟁 직후,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몸뚱아리만 남은 상이군인들을 두고 (모욕적인 은어로) '사모바르'라고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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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 발음은 '싸마바르'에 가깝다.[2] 애초에 사모바르의 원형은 노점에서 따뜻한 음료수나 수프를 팔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사람이 수레에 싣고다니면서 뜨거운 물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이동식 찻집이나 커핏집을 했던 것. 이란과 인도 쪽에서는 아직도 볼 수 있다.[3] 소련 시절에 제조된 사모바르는 밑면을 보면 공장 이름과 제조년도, 가격이 새겨졌는데 1970년대에는 저렴한 것이 40루블, 화려한 것은 80루블 정도였다. 당시 소련 노동자의 평균월급이 100-120루블 정도였고, 보편화된 주거지인 흐루숍카의 월세가 10루블 정도 하던 시절이었으니 얼마나 비싼지 가늠할 수 있다.[4] 사모바르에 물이 없는 상태로 불을 붙이면 절대 안 된다. 과열되어 모양이 변형되거나 내부에 코팅된 주석이 녹아버릴 수 있다. 이건 전기식 사모바르도 마찬가지다.[5] 대략 세번의 끓는 소리가 날 것이다. 첫번째 끓는 소리가 날때 뚜껑을 열어보면 물위에 공기방울들이 뜨는것을 볼 수 있고, 그 소리가 작아지고 조금 있으면 두번째 소리가 나는데, 이때는 물이 끓기 직전인 대략 90-95도에 다다른 것이다. 마지막으로 팔팔 끓는 소리가 나면서 물을 많이 담았을 경우 옆으로 물이 새어나오기도 하고, 뚜껑에 장치된 수증기배출구가 딸깍딸깍 거리면서 소리를 내는데 이때는 완전히 팔팔 끓는 것이다. 대략 두번째 소리가 잦아들 무렵이 찻물을 우리기에 좋은 온도이며 세번째 소리가 날때는 너무 뜨겁기 때문에 차 맛에 안좋은 영향을 준다고들 한다.[6] 장화가 없다면 사모바르 굴뚝을 꽂은 다음 굴뚝 출구에서 아래방향으로 숨을 불어넣거나 연통 위에서 직접 숨을 불어넣는 방법도 있다.[7] 그래서 사모바르를 끓일때 쓴 장작의 종류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보통은 상쾌한 향이 나는 소나무와 자작나무를 선호하며 사과나무나 호두나무도 좋은 맛을 낸다. 또한 불쏘시개로 호두껍질이나 솔방울을 써서 비슷한 효과를 얻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