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12:59:32

중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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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중리 사건(1).jpg

당시 경찰서로 운집한 시위대

1. 개요2. 내용3. 영향과 후일담4. 같이 보기

1. 개요

1977년 11월 대만에서 발생한 부정선거와 그로 인해 발생한 민주화 시위.

2. 내용

당시 대만(중화민국)은 헌법상으로는 분명 민주공화국이었지만 국부천대 이후 통일을 명목으로 국민대회입법원 및 감찰원 선거가 중단되었고 정당의 창립을 허락하지 않아 중국국민당관제야당만이 허용되는, 일명 '3당 훈정' 시기였다. 입법기관은 전부 국부천대 이전 대륙에서 뽑은 국민당과 관제야당 사람들로만 이루어졌고, 선거는 무한히 연기되어 사실상 죽을 때까지 해먹는 종신직이었다. 따라서 당시 대만에서는 이들 종신의원들이 사망할 시 보충하기 위해 이따금 열리는 재보궐선거와 시장, 현장, 촌장 등을 뽑는 지방공직자 선거만 열렸다. 물론 이 선거도 당연히 국민당과 관제야당 인사, 검증된(?) 무소속 후보만 출마할 수 있었다.

그런데 1975년 장제스가 사망하자 그동안 억눌려 왔던 민주화 요구가 일어났고 국민당과 정부에서도 장제스 사망 이후 아직 장징궈의 세습이 완전히 이루어지기 이전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타오위안 현장 선거에 중국국민당 소속의 쉬신량(許信良)이라는 사람이 국민당에서 공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타오위안 현장 선거에 나서기 전에는 타이완성의회 의원이었으나 국민당 소속임에도 국민당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였고, 이에 국민당 눈밖에 나서 쉬신량의 공천을 막은 것.

파일:중리 사건(2).jpg

쉬신량

게다가 쉬신량은 아예 대만 독립과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표준 중국어가 아닌 객가어로 선거유세를 하기에 이른다. 처음으로 진짜 야당다운 야당(무소속이지만) 인사의 등장에 당시 개혁을 요구하던 시민들은 지지를 보냈고 이에 국민당은 부정선거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쉬신량의 당선을 막아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국민당이 행한 부정선거 수법은 다음과 같다.
  • 투표소에 군경을 배치하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
  • 타지의 군인들을 위장전입하여 투표시키고 포상금 주기
  • 곳곳에 불을 질러 투표를 방해하기
  • 프락치들을 심어서 선동하기
  • 미리 국민당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지를 투표함에 채우기
  • 쉬신량에게 기표된 투표지에 진흙을 묻혀 무효표로 만들기

어디서 많이 본거 같지 않은가?

그러나 중리시(中壢市)[1]의 한 초등학교의 투표소에서 투표하러 온 한 시민이 투표소인 해당 학교의 교장이 이미 기표된 쉬신량의 표를 진흙을 묻힌 엄지손가락으로 하나하나 무효표로 만드는 현장을 목격했고 이를 선거감독관에 고발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유권자들은 경찰서로 몰려가서 해당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구했으나 경찰이 애매모호한 답만 계속하자 부정선거임을 확신하고 거리로 나와 시위하기 시작했다. 해당 시위는 점점 퍼져나가 2.28 사건 이래 가장 큰 규모가 되었고 대만 경찰은 진압하고자 최루탄을 발포하면서 진압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국립대만대학 학생을 포함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성난 시위대에게 밀려 소방서로 도망쳐야 했다. 시위대는 경찰차와 경찰서를 포함하여 경찰마크가 붙어 있는 것을 모조리 불태워 버렸다.

해당 사건은 미처 검열되지 못한 신문 보도를 타고 빠르게 전국으로 소식이 퍼져 나갔다. 결국 정부에서 기존의 투표를 무효로 하고 새로운 투표용지로 재선거하기로 하자 시위가 진정되었으며 새로 실시된 선거에서 쉬신량이 국민당 후보를 크게 따돌리고 당선되었다.

3. 영향과 후일담

이 사건은 2.28 사건 이후 가장 큰 시위였고 동시에 처음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은 시위였다. 이후 민주화 인사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민주진보당 설립 운동에 영향을 주었다.

쉬신량은 타오위안현장 신분으로 반정부 민주화 운동에 적극 가담했으나 대만 정부가 메이리다오 사건으로 반정부 인사들을 일망타진하면서 정치 활동에 제약이 걸린다. 미국에 가 있어서 체포는 면했지만 입국 금지를 먹은 것. 이후 해외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다가 민주진보당에 가입하였고 대만에 귀국했으나, 천수이볜 총통과 대립한 끝에 민진당을 탈당하고, 유럽연합 방식의 양안통일을 주장하는 등 한때 그토록 비판했던 범람연맹과 보조를 같이 하게 되었다.

4. 같이 보기



[1] 2014년 타오위안현이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중리구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