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학과 교통
수도권 지역은 경기도 외곽 지역을 제외[1]하고 굳이 학교 가까이에 살지 않아도 주변 수도권 지역의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자유롭게 서울 및 경기도를 오가며 등하교 할 수 있지만, 대도시권을 제외한 지역의 경우는 교통편 자체가 수도권이나 대도시권에 비해 많이 열악하다.대중교통의 운행 횟수는 상당히 적고, 이동시간은 긴 데다, 심지어 차에서 내려도 도보로 굽이굽이 들어가야 하는 등, 위치 자체가 총체적으로 열악해 대학 주변에 방을 구해 자취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지방이라서 시내에서 차는 덜 막하지만 차를 살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대학생이 드물고, 학교 자체가 거의 도시 외곽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집으로 가려면 기본 1시간은 넘게 운전해야 하는데 당연히 거기에 들어가는 수고로움을 생각하면 교통 측면에서는 수도권 소재 대학에 비해 교통 측면에서 나은 점이 하나도 없다.
2. 인구의 수도권, 대도시 집중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비평준화 대학 시스템에서 입학생 성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주변 인구다. 반경 10km 안에 인구가 많을수록, 대단히 유리하다.한국은 과거에 비해 신도시의 대규모 개발[2]과 이촌향도가 겹치면서 대도시와 수도권에 인구가 몰리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그나마 박정희 정부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균형적이었지만 전두환 시기 수도권을 노골적으로 밀어주면서 이 사태가 생긴 것이다.
이 탓에 수도권에만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게 되었고, 한국이 인구 1000만 이상 국가 중에서 세계 인구 밀도 3위인데 수도권으로만 따지면 1위 방글라데시보다도 더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고, 인구 집중화의 영향력에서 배제된 비도심 대학 특히 비수도권 대학의 몰락이 가속화되었다.
이것은 대학들의 입결로 바로 알 수 있는데, 비수도권 대도시권에 있는 위치한 사립대학들 중에서 역사가 오래되고, 어느 정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에서 국립대를 제외하고 가장 입결이 높다는 대학들조차도 전문직 학과인 의치한약수, 자격증이 나오는 보건계열 학과나 간판학과가 아닌 이상 4~7등급의 낮은 입결이고. 전문대학은 더 심각해서 평균 5~9등급의 입결을 보여주기도 한다.
대학구조개혁평가의 경우는 정치적 문제점[3]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최상위 등급에 포함된 지방사립대학교들이 존재했는데, 그들마저 입시 시험성적은 C, D등급 이하 서울 사립대학교들 보다 낮았다.
현재 상위권 대학은 모두 배후 거주지역 도시에 엄청난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주변이 허허벌판인 경우, 정부에서 지원하는 특수한 대학이 아닌 일반적인 종합대학의 경우에는 아무리 대학본부/재단에서 학교 부지에 전폭적인 시설 투자를 한다고 해도 입결을 올리기 어렵다. 결국 대학의 자체적인 노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다.
이런 문제로 인해 참여정부가 지방균형발전 등에 대해서 정부의 개입 필요성을 인정해서 세종시 건설 계획, 혁신도시 등을 추진하고,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했던 것이다.
2.1. 지역별 문제
- 강원도: 대도시가 아예 없는 낙후지역[4]이다. 산악지대라서 교통도 최악에 가까워 강원도 소재의 상당수 대학은 아예 기숙사/원룸이라도 잡지 않고서는 통학하기 힘들다. 특히 영동 지방은 KTX 개통으로 숨통이 트인 강릉 외에는 영서 지방보다 매우 교통사정이 좋지 않다. 그나마 춘천과 원주는 비교적 경기도와 가까운 편이라서 사정이 눈꼽만큼 낫다.
- 경상도: 대도시권으로 부산·울산권, 대구권이 존재하고 이들 지역은 대중교통이 비교적 잘 갖춰진 축에 속하혀 다른 지역보다 나은 편이다. 그러나 경상도가 다른 지역보다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여기도 전반적으로 사정이 좋다고 할 수 없는 게 부산·울산권, 대구권도 수도권에 비해서는 범위가 협소하며 지역 편중도가 크기 때문이다.
부산·울산권은 경남 동남부, 대구권은 경북 남부에 치우쳐 있으며 이들 바깥 지역인 경남 서부나 경북 북부에는 이렇다 할 대도시권이 없어서 상황이 절망적이다. 당장 이들 지역만 그나마 수도권과 비슷하다.
특히나 김천 - 구미 - 칠곡 - 대구 - 경산 - 영천 - 경주 - 포항 라인 북쪽에 있는 경북 북부는 안동을 제외하면 농촌이라고 보면 되고, 울산 - 부산 - 양산 - 김해 - 함안 - 창원 - 고성 - 통영 기준 서쪽 지역 역시 진주 외에는 농촌 지역이다. 울릉은 제주도 이상으로 접근성이 미흡한 섬이기 때문에 사실상 낙후지역이다.
- 전라도: 광주, 전주 외에는 대도시가 없다. 그 외에는 전남 동부에서 흔히 여수 - 순천 - 광양 생활권 인구가 70만으로 그나마 크지만, 그외 지역에는 대중교통 등 여러 요소들에서 불편함이 크다. 광주의 위성도시들인 나주, 화순을 예로 들면 나주, 화순의 인구를 합쳐도 16만[5]이라는 심히 절망적인 숫자가 나온다.
- 충청도: 수도권과 바로 인접해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는 사정이 낫긴 하지만 여기도 지역차가 있다. 아예 수도권 전철 1호선이 다녀 사실상 수도권으로 간주되는 천안, 아산과 대전권 지역은 철도교통이 매우 편리하지만 그 바깥 지역인 충남 서부와 충북 동부는 사정이 좋지 않다.
충북 동부는 아예 강원남도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산세가 험하고 충남 서부의 경우 그나마 서해대교 개통으로 수도권 인접 지역의 혜택을 약간이나마 받게 된 서산, 당진이나 청주와 인접한 증평, 진천, 음성 정도만 조금 사정이 나을 뿐 나머지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 제주도는 섬이라 외부와 단절되어 있다. 게다가 수도권에서 가장 멀기마저 하다. 그래서 제주도에 소재한 대학은 그 외 지방에서 가려면 비행기,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지방거점국립대로써 입지가 있는 제주대학교 정도[6]를 제외하면 제주 지역 내 대학에 타 지역 출신 학생이 다니는 경우는 사실 잘 없다.
2.2. 비교적 사정이 좋은 경우
- 강원도: 원주, 춘천, 강릉
춘천의 경우 2010년까지 교통상황이 막장이었다가, 2011년에 경춘선, ITX 청춘 개통 후 수도권과 춘천의 교통이 빨라져서 강원대, 춘천교대, 한림대로 통학하는 수도권 학생이 많이 늘어났다.
특히 강원대는 해당 지역 출신들이 많은 거점국립대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재학생 중 강원도 출신 비율이 강원도 이외 지역 출신 비율보다 낮다. 강릉은 2017년 강릉선 KTX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교통이 편리해졌다.
원주 또한 역 위치를 남원주 부근으로 옮김과 동시에 KTX의 개통으로 서울에서 40분만에 통학이 가능해졌으며 강릉원주대 원주캠퍼스, 연세대 미래캠퍼스로 통학하기가 매우 수월해졌다.
- 경상도: 부산·울산권, 대구권
부산·울산권의 경우 동해선 광역전철이 운행 개시된 2021년이나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운행되면 창원과 울산까지 철도를 통한 교통망이 늘어나며 현재도 양산, 김해, 거제로는 도시철도나 광역버스가 나가서 부산 소재 대학에는 울산, 김해, 창원, 거제 학생들이 잘 다닌다.
대구권의 경우도 2024년에 대경선이 개통되고 대구 도시철도 1호선이 하양역까지 연장되면 포항, 구미, 경산, 경주, 영천, 왜관으로 나가는 교통망이 늘게 되고 현재도 경산은 위성도시화되어 대구 시내버스가 직접 진입하고 대구 도시철도 2호선의 연장으로 대구에 사는 학생들은 경산 소재 영남대학교에 잘만 다니고 있다. 반대로 경산에 사는 학생도 경북대학교나 계명대학교에 통학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
- 충청도: 대전권, 천안, 아산
천안 - 아산의 경우 바로 위가 수도권인데다 수도권 전철이 들어오는 곳이라 교통이 불편함이 타 지방에 비해 적다. 대전은 대한민국 교통의 요지로 손꼽히는 곳이며 대전권에 속하는 청주와 세종도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3. 상권, 편의시설 등 주변 환경
학교 주변 환경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교문만 벗어나면 주변이 온통 산골짜기나 논밭인 경우도 허다하다. 대도시에 살다 이런 대학으로 오면 마치 지방 초등학교 분교에 온 느낌을 받을 정도. 인근에 있는 유명한 번화가에 간다고 해도 교통수단이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보니 한계가 있다.대학생들 연령이 한창 혈기가 끓는 20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결코 무시하기 힘든 조건이다. 특히 대다수의 서울권 대학들이 유명한 대학로를 하나씩 끼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설사 대학 주변 상권이 부실해도 편리한 교통수단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주변 지역의 상권을 누릴 수 있기에 수험생들은 가능한 대도시로 가고 싶어하는 것이다.
4. 학습시설과 정보의 부족
그냥 공부하러 대학에 온 사람들은 이런 주변 환경에 별로 개의치 않을 것 같지만, 주변 환경에는 노는 환경만 포함되는 게 아니다. 특히 요즘은 취업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TOEIC, TOEFL, IELTS 등을 비롯한 영어학원들,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전문적인 학원들이 많고 고시반 인프라도 잘 되어 있다. 실제로 서울 노량진, 신림동 등지의 고시촌에는 시험 준비를 위해 온 사람들도 많다.인터넷 강의로 해결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도 있지만 인터넷 강의로도 많이 부족하다. 일단 강사들이 실강에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있고, Q&A나 수정, 조교 채용, 답지 첨삭 역시 현강이 훨씬 유리하다. 그리고 새로운 정보 수용 역시 현강이 우위에 접하고 있다.
좀 더 중요한 부분을 지적하자면, 결정적으로 수도권은 그 외에 다른 지방에 비해 정보력이 훨씬 발달되어 있다. 가령 대학 입시설명회나 대기업 취업 박람회 등도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인서울 중심으로만 실시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순수학문을 위해서 대학에 왔다고 해도 이 부분이 적용된다. 위에 언급한 정보력은 순수학문에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종 학술 세미나, 포럼, 특별 강의, 전시회 등은 당연히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연구에 필요한 논문 등의 자료도 인터넷만으론 한계가 있어서 직접 자료를 찾아야 하는데, 이 역시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 기타 도서관 및 전시관, 대형서점 등이 집중된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분명하다. 이 격차는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극복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5. 주거환경 및 주거비
한편 대학이 진짜 깡촌에 있다면 비용 문제도 생긴다. 깡촌의 경우 집값은 비교적 낮지만, 그 외 나머지의 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 역설적이지만, 같은 물건이라도 인구 집적률이 낮은 곳이 더 비싸기 때문이다.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사실에 근거한다. 게다가 이런 곳들은 도시 계획상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 희소하고 지역 주민들도 다들 아는 사이이다 보니 담합이 쉽다. 축사를 개조한 닭장만한 방이 서울 웬만한 곳 원룸보다 비싼 것도 새로운 건물을 올릴 땅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원하는 서비스를 얻기도 힘들다.
교통비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 이는 대학을 운영하는 재단 측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빡치는 일로, 지역 주민들의 담합질로 인해 필요한 기숙사 건물을 더 올린다던가, 새 연구소를 짓거나, 학과들을 더 늘리는데 애로사항이 생기기 때문이다.비단 대학뿐 아니라 인구가 적은 지방 소도시민들의 공통적인 애로사항이기도 하다.
다만 해당 케이스처럼 해당 재단의 개념이 제대로 잡힌 건실한 대학이라면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지만 수도권 캠퍼스를 만든 상당수의 대학들이 여전히 지방에서처럼 막장 수준의 교육과 학위 장사에 매진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인 모 대학 역시 운 좋게 수도권으로 넘어는 갔으나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수도권에서도 지잡대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막장 운영을 일삼고 있다.
6. 해결법
지방대 차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비수도권에 대기업, 중견기업의 본사, 연구소, 공장을 유치하는 것과 교통망, 복지, 산업 등 인프라를 육성하는 것, 향토 기업의 활성화 및 지역 기업의 성장 활로를 찾는 것, 수도권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당장 부산에 있던 오래된 사립대학들의 입결이 급락한 이유도 동명그룹과 국제그룹를 해체시킨 전두환의 책임이 가장 크다. 지역 산업이 탄탄하고 인프라가 있어야 지역 내 대학의 입결이 올라간다.
이렇다보니 많은 전문가들이 지거국에 대한 투자 + 지역 사립 대학의 특성화 및 구조 조정 + 비수도권 산업 인프라 개선과 대기업, 중견기업의 본사, 연구소, 공장 유치, 산업 구조 개편이 필수라고 하고 있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해야할 문제이다. 일단 부실대학을 수도권, 비수도권 할 것 없이 줄여서 대학 수를 줄이는 대신 고졸도 안정적인 직장을 잡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1] 다만 외곽지역인 평택, 파주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이 두 지역은 교통 및 도시 자체가 크게 발달한 이유가 크다.[2] 한강신도시(김포), 분당신도시(성남), 동탄신도시(화성), 평촌신도시(안양), 산본신도시(군포) 등[3] 일부 지방거점국립대학교들이 총장 직선제 문제로 정부와 대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역량에 비해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대학교가 B등급, 경북대학교와 충남대학교는 C등급, 강원대학교는 심지어 재정지원제한 등급 수준인 D등급이었는데, 이들 모두가 총장직선제로 정부와 대립했던 학교들이었다. 강원대학교는 이 문제로 당시 총장 공석상태였을 정도. 총장이 직선이나 임명이냐, 총장이 공석이냐 아니냐는 평가지표에도 없었음에도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4] 강원도 3대도시로 원주ㆍ춘천ㆍ강릉조차도 대도시와는 차이가 크다. 그나마 원주만 인구 30만대지, 춘천은 28만, 강릉은 21만으로 중소도시 수준이다. 나머지 지역 중에서는 10만을 넘는 곳이 하나도 없다.[5] 이 정도면 수도권 기준에서는 면적이 작지 않는 한 농촌 지역이고, 경상도 내 위성도시 중 인구가 적은 김천, 영천, 칠곡, 통영, 함안과 비슷하다.[6] 게다가 여기는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약대, 의대, 수의대가 각각 있는 곳이기도 하다.[7] 원래 폐쇄 후 무안으로 이전 예정이었으나 무안군의 필사적 반대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