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서(晉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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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桓宣(? ~ 344)
동진의 인물. 자는 불명. 예주 초국(譙國) 질현(銍縣) 출신. 의양태수 환후(桓詡)의 손자. 관군장사 환필(桓弼)의 아들. 훗날 동진의 권신으로 등극하는 환온과는 먼 친척 사이. 조카로는 환이가 있다.
2. 생애
건흥 원년(313년) 8월, 좌승상 낭야왕 사마예의 휘하로 들어가 승상부(丞相府)에서 사인(舍人)을 지냈다.건흥 4년(316년), 당시 영가의 난으로 인해 유민들이 대량 발생했는데, 예주(豫州) 초(譙) 땅에서 장평(張平)과 번아(樊雅)가 각기 무리 수천 명을 모으고 오주(塢主)에 올라 세력을 형성했다. 장평은 예주자사, 번아는 초군태수를 자칭하며 성을 하나씩 점거하니, 사마예는 환선을 참군으로 삼고 두 사람을 회유하게 했다. 장평과 번아는 모두 환선의 설득에 따라 사마예에게 항복하기로 하고, 환선이 건강(建康)으로 향할 때 각자 자신의 주부(主簿)도 같이 파견해 투항의 뜻을 밝혔다. 낭야왕 사마예는 이들에게 4품 장군을 더해 소규모의 부대를 이끄는 것을 허락하고, 북방의 적군에 대비케 하였다. 이후 환선은 남중랑장 왕함(王含)의 참군으로 배속되었다.
건무 원년(317년) 6월, 분무장군 조적이 북벌군을 이끌고 나와서 노주(蘆洲)에 주둔했다. 조적은 참군 은예(殷乂)를 보내 장평과 번아의 협조를 구했는데, 먼저, 장평에게 간 은예가 그의 집을 북벌에 쓸 마굿간으로 개조하려 하는가 하면, 집에 있는 큰 솥을 몰수해 철제 무기로 주조하려 하는 무례를 저질렀다. 이에 빡친 장평이 소리쳤다.
"이것은 제왕의 솥으로, 천하가 평정된 후에 마땅히 쓸 것인데, 어찌 깨뜨릴 수 있겠는가!"
은예가 말했다."경은 머리나 제대로 보존할 수 있겠소? 낡은 솥 따위를 뭐하러 아끼는가!"
결국 장평은 화를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은예를 참수했다. 장평이 성문을 닫고 굳게 지키기 시작하자, 조적은 바로 공성을 개시했는데 1년이 지나도록 이길 수 없었다. 이에 조적은 장평의 부장 사부(謝浮)를 회유해 장평을 죽이게 하고, 성을 점거하는 데 성공했다. 조적이 장평을 죽이자, 이번에는 번아가 그를 의심해 적대하기 시작했다. 태구(太丘)에 주둔한 조적은 번아와 싸웠지만, 끝내 이기지 못하고 왕함에게 지원을 요청하니, 왕함은 환선과 군사 500명을 파견해 조적을 돕도록 했다. 조적이 환선에게 말했다.
"경이 이전에 장평과 번아를 신의(信義)로써 설득한 일을 내 익히 알고있소. 번아가 만약 항복한다면 양쪽 모두 사상자를 낼 필요가 없을 터이니, 그대가 가서 번아를 좀 설득해주시오."
이에 환선은 홀로 말에 올라, 종자 2명을 데리고 번아를 만나 그를 다시 한번 설득했다. 번아는 환선의 설득에 넘어가 그와 더불어 술을 마시며 친구를 맺고, 자신의 아들을 환선과 함께 조적에게로 보냈다. 그러나 막상 환선이 떠나고 나자 번아는 일전에 조적에게 욕을 퍼부었던 일로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져, 성문을 닫고 다시 조적에게 대항했다. 조적은 성을 공격하러 가면서 다시 환선을 보내 번아를 설득하니, 번아는 항복 반대론자들을 모두 베고 직접 조적을 찾아가 투항했다.번아의 항복을 받아낸 조적이 초성(譙城)에 입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후조의 석륵이 석호를 보내 초성을 포위하게 했다. 왕함은 다시 환선을 보내 조적을 구원하게 했고, 환선의 구원군이 오자 석호는 포위를 풀고 퇴각했다. 조적은 환선을 진영에 남게 하고, 그를 이용해 복종하지 않는 세력을 모두 토벌했다. 초 땅이 모두 평정된 후, 조적은 조정에 상표하여 환선을 초국내사로 삼았다.
영창 원년(322년) 10월, 후조가 여러 차례 침략하여 양성(襄城)과 성보(城父)가 함락당하자, 예주자사 조약이 초성을 버리려고 했다. 환선이 간했지만 따르지 않고, 남쪽으로 물러나 수춘(壽春)으로 들어갔다. 석륵이 힘들이지 않고 초군을 손에 넣으면서 진류(陳留)가 전부 후조에게 넘어갔다.
함화 2년(327년) 10월, 역양내사 소준은 조약이 조정에 큰 원한을 품고 있음을 알고 사람을 보내 함께 거병할 것을 청했다. 조약은 소준의 제안을 듣고 크게 기뻐했고, 곁에 있던 조카 조지(祖智), 조연(祖衍) 등도 소준과 함께 하기를 권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환선이 조지를 찾아가 말했다.
"지금 강력한 오랑캐가 아직 멸망하지 않아 힘을 합쳐 토벌해도 부족한 마당에, 소준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다면 어찌 안녕을 도모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대에게 웅패(雄霸)의 뜻이 있다면, 나라를 도와 소준을 토벌하고 위명을 떨치면 되는 것이네."
하지만 조지 등은 듣지 않았다. 환선은 아들 환융(桓戎)을 보내 조약과의 면담을 청했으나, 조약은 환선이 필시 간하려는 것임을 파악하고 거절했다. 결국 환선은 조약과 단교하고, 그들 무리와 더불어 일하지 않았다.소릉(邵陵) 출신의 진광(陳光)이 유민 수백 가(家)를 거느리고 환선에게 항복하자, 환선은 그들을 위무해주었다. 이후 조약이 역양으로 군대를 보낼 때, 환선은 수천 호의 백성들을 데리고 남하하여 심양(尋陽)에 정착시키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마두산(馬頭山)에 진을 쳤다.
함화 3년(328년) 6월, 조약이 조환(祖渙), 환무(桓撫)를 파견해 심양 동쪽에 있는 분구(湓口)를 습격하게 했다. 조환과 환무는 분구로 향하면서 환선이 주둔해 있는 마두산부터 공격하니, 환선은 아들 환융을 여강태수 모보에게 보내 상황의 급박함을 알렸다. 모보는 진군하여 조환, 환무와 한 차례 싸웠으나, 이내 패배하고 넓적다리에 화살이 깊이 박혀 피가 가죽신을 메울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모보는 아랑곳 하지 않고 다시 싸워, 마침내 조환과 환무를 격파하고 패주시켰다. 환선은 마두산을 벗어나 온교에게 투항했다.
함화 4년(329년) 2월, 소준의 난이 완전히 평정된 후, 환선은 거주지를 강주(江州)의 무창(武昌)으로 옮겼다.
함화 4년(329년) 12월, 곽묵이 상관인 강주자사 유윤을 살해하고 환선을 초빙했으나, 환선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곽묵은 하는 수 없이 환융을 자신의 참군으로 삼았다.
함화 5년(330년) 정월, 도간의 토벌군에게 공격을 받은 곽묵이 환융을 무창으로 보내 구원을 요청하니, 환선이 이를 거짓으로 수락했다. 이에 서양태수 등악, 무창태수 유후(劉詡)가 환선이 곽묵과 통하고 있다 의심하자, 예주 서조(西曹) 왕수(王隨)가 말했다.
"환선은 조약의 반란에도 가담하지 않은 자인데, 어찌 곽묵과 연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등악과 유후는 왕수를 보내, 그로 하여금 환선의 의중을 떠보게 했다. 환선을 만난 왕수가 말했다."명부(明府)의 마음은 비록 곽묵에게 이르지 않음을 알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사람들의 의심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환융으로 하여금 저를 따라오게 하십시오."
환선은 환융을 보내 왕수를 따라 도간의 진영으로 가게 했다. 도간은 환융을 자신의 속관으로 삼고, 환선을 무창태수로 임명했다. 이후 환선은 누차 승진해 감면중제군사(監沔中諸軍事), 남중랑장, 강하상에 올랐다.함화 7년(332년) 7월, 후조의 형주자사 곽경이 양양을 점령하고, 남쪽으로 내려가 강서(江西) 일대를 노략질했다. 환선은 태위 도간의 명령을 받고, 도간의 아들 평서참군 도빈(陶斌)과 함께 번성(樊城) 공격해 함락시키고 그 무리를 모두 포획했다. 곽경이 군대를 돌려 번성을 구원하러 오니, 환선과 도빈은 성에서 나와 열수(涅水)에서 곽경을 무찌르고 그들이 약탈한 것들을 되찾았다. 때마침 도간의 조카 남양태수 도진(陶臻)과 경릉태수 이양(李陽)이 신야를 탈환하자, 곽경은 겁을 먹고 숨어서 도망갔다. 환선은 도진과 군세를 합쳐서 양양까지 되찾았다. 도간은 환선에게 양양을 그대로 지키게 했다.
양양을 다스리게 된 환선은 귀부해오는 자들이 있으면 불러서 위로하고, 형벌을 간소히 하며, 농상(農桑)을 권장했다. 또, 쓸데없는 겉치레를 전부 생략하게 하고, 자신이 직접 백성들 속에 섞여 김을 매거나 수확했다. 후조군이 여러 번 양양을 빼앗으려 공격해왔지만, 환선이 적고 약한 군사로도 후조의 공격을 물리치니, 사람들은 그를 주방, 조적에 버금간다 논하였다. 도간은 환선을 이용해 중원 회복의 꿈을 품었으나, 오래지 않아 사망하면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함강 원년(335년) 4월, 후조의 정로장군 석우(石遇)가 7,000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양양을 쳤다. 이에 정서장군 유량(庾亮)은 보국장군 모보, 사마 왕건기(王愆期)를 보내 양양을 구원했다. 석우가 3면으로 땅굴을 파면서 성벽을 무너뜨리려 했으나, 환선이 정예병을 거느리고 뛰쳐나와 그 뒤를 공격했다. 이때 모보와 왕건기도 가세하여 적군 수백 명을 사살했고, 수많은 개마(鎧馬)를 탈취했다. 이윽고 굶주림과 역병에 시달리게 된 후조군은 포위를 풀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환선은 군대를 보내 남양(南陽)의 백성 8,000여 명을 사로잡고 동진에 귀부시켰다.
함강 5년(339년) 3월, 무창의 사공 유량이 장차 북벌하고자 표문을 올려, 환선을 도독면북전봉정토제군사(都督沔北前鋒征討軍事), 평서장군, 사주자사(司州刺史), 가절로 삼았다.[1]
건원 원년(343년) 7월, 유량의 뒤를 이어받은 동생 형주자사 유익(庾翼)이 형처럼 북벌을 꿈꾸고 조정에 표문을 올려, 환선을 도독사양옹3주형주지남양양양신야향4군제군사(都督司梁雍三州荊州之南陽襄陽新野南鄉四郡諸軍事), 양주자사(梁州刺史), 지절로 삼고 장군직은 전과 같이 하였다. 또, 전후의 공을 논해 경릉현남(竟陵縣男)에 봉하였다. 이후 유익은 환선에게 단수(丹水)를 따라 나아가 장안을 공격하게 했다.
건원 2년(344년) 4월, 장안으로 향하던 환선은 후조의 장수 이비(李羆)와 단수에서 교전을 벌였으나 대패했다. 북벌의 첫 단추가 완전히 틀어지면서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북벌 계획이 전부 물거품이 되니, 유익은 노하여 환선을 건위장군으로 강등시키고, 현산(峴山)을 지키게 했다. 안그래도 나이가 많았던 환선은 패배로 인해 크게 상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을 얻었다. 마침 남만교위 왕건기가 조정에 병을 이유로 대신할 사람을 보내달라 청했기에, 유익은 환선을 진남장군, 남군태수로 삼아 왕건기를 대신하게 했다.
건원 2년(344년) 8월 7일[2],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좌천당한 환선은 울분을 이기지 못하고 이내 병사했다. 조정에서 그를 진남장군으로 추증했다. 유익은 자신의 장남 유방지(庾方之)를 의성태수로 삼아 남은 환선의 무리를 관장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