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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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생애

3. 기타

• 산기상시로 있었던 282년에 사마염의 외삼촌인 후장군 왕개[5]와 벌인 사치 대결이 유명하다.[6] 왕개가 집안에서 그릇을 닦을 때 맥아당[7]으로 닦자 석숭은 자기 집에서 밥을 할 때 짚 대신 밀랍을 땔감으로 썼다. 왕개가 자기 집문 앞 대로 양쪽으로 40리(약 16㎞)에 걸쳐 붉은색 비단[8]으로 천막을 치자 석숭은 더 비싼 비단으로 50리(약 20㎞)를 쳤다. 왕개가 적석지(赤石脂)[9]로 천막을 장식하면 석숭은 무려 후추를 듬뿍 뿌려 천막을 장식했고 왕개가 외국에서 수입한 최고급 면포인 화완포(火浣布)[10]로 옷을 지어 입자 석숭은 자신의 하인 50명에게 화완포를 지어 입혀 쪽을 주었다고 한다. 왕개가 딱 1번 출산 경험이 있는 절세 미녀들의 젖만을 먹여 기른 돼지고기구이[11]를 즐긴다고 하자 이에 석숭은 비단 옷을 입히고 금싸라기와 제호탕[12]만을 먹여 기른 닭고기구이를 즐긴다고 응수했다. 이렇게 외삼촌인 왕개가 밀리자 황제인 사마염이 귀한 산호수를 하나 주었는데 크기가 두 자[13]나 되는 것이었다. 왕개가 석숭에게 이 산호수를 보여주며 과시하자 석숭의 하인들은 “이렇게 진귀한 보물은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는데 석숭이 콧방귀를 뀌더니 손에 쥔 등긁개인 철여의(鐵如意)를 던져 산호수를 부숴 버렸다. 그러자 왕개가 “황제께서 친히 하사하신 산호수를 부수다니 이게 무슨 짓이오!”하며 격노하자 석숭은 “걱정 마시오, 보상해주겠소. 내 지금 산호수를 가져올 테니 마음에 드는 걸 가져 가시오.”라며 태연히 하인을 시켜 자기 산호수를 모두 가져오게 했다. 그 중에는 세 자짜리가 6~7개 있었으며 모두 왕개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고 왕개의 것과 같은 두 자짜리는 아주 많았다. 결국 왕개는 완패를 인정했다.[14]

• 석숭은 종들을 가혹하게 대했는데 연회에서 기녀들이 노래를 못 부르거나 술을 권했음에도 손님이 안 마시면 그 자리에서 참수했다. 한 번은 뒷날 동진의 공신 승상 왕도와 그의 사촌형 대장군 왕돈이 연회에 참가했다.[15] 왕도는 술을 잘 못함에도 기녀들을 위해 열심히 술을 마셨지만 왕돈은 주당임에도 일부러 술을 안 마시는 바람에 기녀 셋의 목이 달아났다. 그래서 보다 못한 왕도가 “술 좀 마셔, 형 때문에 기녀들 다 죽게 생겼어.”라고 하자 왕돈은 “자기 집 기녀들 죽이는데 나랑 뭔 상관?”이라고 대답했다. 이 때부터 왕돈의 막장인 인간성이 드러났으며 왕도는 서진이 동쪽으로 피난한 뒤 충신과 명신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겼지만 왕돈은 결국 반란을 일으키면서 역적으로 이름을 남겼다.

• 석숭은 화장실마저도 침실처럼 화려하게 꾸몄기 때문에[16] 손님들은 석숭의 집 화장실을 침실로 착각해서 깜짝 놀라 황급히 돌아 나가려고 했다. 그의 집 화장실 바닥에는 최고급 양탄자가 쭉 깔려 있었으며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자색 비단 막을 늘어뜨려 놓았다. 향기가 나는 방향제를 비치한 것은 물론 수십 명의 미녀들로 하여금 시중을 들게끔 항상 대기시켜 놓았다. 변기에도 오리털을 잔뜩 깔고 볼일을 보는 동안 여러 명의 시녀들로 하여금 향수를 들고 있도록 시켰으며[17] 볼일이 끝나면 곧장 새 옷으로 갈아입고는 했다. 시녀를 시켜 손님들의 손을 씻겨주고 옷을 갈아입게 해 줬기 때문에 손님들은 부담스러워 이를 꺼렸고 지방에서 온 관리들마저도 쩔쩔맸다고 한다. 하지만 왕돈은 이 서비스를 당당하게 받았는데[18] 이에 시녀들은 왕돈이 엄청난 일을 할 거라고 말했다.

• <세설신어>의 태치편에서 왕개와 돈지랄 경쟁하는 여러 가지 일화가 나온다. 석숭의 처첩은 100여 명이었고 하인만 800~1000여 명이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석숭의 그 부가 한 나라에 맞설 만하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

• 일부 사치 일화는 신빙성이 떨어지는데 <진서> 자체가 <세실신어> 같은 일화류를 짜집기한 경우가 많기 때문. 당시에 엄청난 사치를 부린 인물이었고 그것이 후대에 과장했다고 보는 게 더 가능성 있다. 애초에 왕개와의 사치 대결 중 산호수 일화는 진무제 치세도 아니고 진혜제 때의 일인지라[19] 기록의 시점마저 제대로 맞지 않고 모순이 생긴다. 즉, 사실이 아니며 잘 봐줘도 당대 귀족들의 사치풍조를 비판하기 위해 지어낸 곡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인간성은 막장이어도 글재주는 왕희지에 비견될 정도로 매우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금곡시서(金谷詩序)>라는 것을 남겼는데 왕희지가 젊을 때 쓴 <난정연집>이 석숭의 <금곡서문>보다 뛰어나다는 말이 있으며 왕희지도 <금곡시서>에서 영감을 받아 <난정접서(난정서)>를 썼다. <진서> 희지전에는 반악의 <금곡시서>가 석숭보다 뛰어났다고 나온다.

• 비록 말로는 비참했지만 그는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 지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부자의 대명사처럼 여겨졌으며 중국에선 복(福), 녹(祿), 수(壽)의 삼선(三仙) 가운데 녹(祿)을 상징하는 인물로 숭앙되었다고 한다.

• 그를 언급한 후대의 인물로 북위의 호태후가 있는데 '나는 석숭의 사치 같은 것은 보기 싫다. 다만 석숭에게 내 사치를 못 보여줘 유감이다.' 라고 했을 정도로 사치스러웠다.

• <낙양가람기>와 <태평광기>에 실린 북위 종친의 돈지랄 썰에서도 언급된다. 장무무장왕 원융은 북위에서 재력으로는 재종형제 고양왕(高陽王) 원옹 빼고 지 미만이라며 돈지랄에 부심을 부렸다. 그러자 다른 재종형제 하간왕(河間王) 원침(元琛)[20]이 석숭과 왕개가 그랬듯이 돈지랄 병림픽에서 이기려고 더욱 사치를 부리고 종친들을 잔치에 부르니 원융이 이걸 보고 기가 질렸다. 그러자 원침은 원융에게 "내가 석숭을 못 봄은 안 아쉽다만 석숭이 나를 못 보니 아쉽다." 고 부심을 부리고 원융은 지보다 더 한 돈지랄에 열폭해서 부자(負玆)[21]하여 드러누웠다. 그래서 3종조부[22] 강양왕 원계가 원융의 문안을 갔다가 자초지종을 듣고는 "그대는 회남의 원술 같이 되어 세상에 유비가 있는 것도 모를려고 하시오?" 라고 하였고, 원융의 병은 깨끗이 나았다고 한다. 원융과 원침은 모두 호태후에게 아첨하여 부귀영화를 누렸는데 모두 육진의 난에서 전사하였다.

• 석숭의 행동이 유래가 된 고사성어가 있다. 살기유주(殺妓侑酒)가 그것인데 잔치를 열어서 손님한테 술을 권하는데 손님이 술을 받지 않으면 옆에 앉은 기생의 목을 쳤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지나치게 뭔가를 권하는 것을 지적하는 말인 듯? 또 하나는 금곡주수(金穀酒數)가 있는데, 금곡원에서 열린 잔치 도중에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를 마시게 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이문열 수호지에서 무송이 반금련을 죽일 당시 여태후의 연회에서 내리는 잔을 마다하면 그 자리에서 목이 달아났다는 표현이 있다.

4. 대중매체에서

•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에는 등장하지 않았는데 아버지만 등장한다.[23] <삼국지 13 PK>에서는 재야 상인으로 백만장자가 된 다음 엔딩을 보면 사람들에게 재물신으로 추앙받아 먼 훗날까지 주인공을 기리는 축제가 열리는데 이는 석숭이 신선으로 대접받은 사례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전래동화 주인공 석숭(전래동화)이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이며 판본에 따라서는 주인공 석숭이 이 실존인물 석숭의 환생으로 전생에서 탐학한 행동의 업보 때문에 가난뱅이로 환생해서 고생만 해왔던 것이나 이번에 염라대왕을 만나러 오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는 착한 마음씨를 보여서 업보가 풀려 벌이 끝나고 다시 부자가 되었다고 하는 판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