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다다미가 깔린 방 | 다다미 낱장 |
[ruby(畳, ruby=たたみ)]
1. 개요
다다미(たたみ)[1]는 일본 전통가옥 고민카에서 사용되는 전통식 바닥재를 말한다. 한자로는 첩(畳)[2]으로 쓴다. 윤동주 시인의 작품에서 "육첩 방 남의 나라"라는 구절이 바로 유학 중이던 도쿄의 다다미 여섯 장 깔린 하숙방[3]을 말하는 것이다.속을 볏짚으로 5 cm 정도 두께로 채우고 겉에는 골풀[4] 돗자리를 씌워 꿰매 직사각 형태를 띤다. 둘레에 선을 두르는 단(縁)을 붙이는데, 단은 명주 ·삼베 ·무명 등 천을 이용한다.
다다미의 종횡비는 2:1로 된 장방형과 그 반인 정방형(정사각형) 2종류가 있다. 크기는 3자×6자[5]로 된 것이 기본으로 보통 체격 남자가 누울 정도 크기이지만, 방 크기에 맞추어 주문 생산하는 때도 있어 크기는 일정치 않다.
한국에서는 주로 다다미라고 부르지만 돗짚요, 돗짚자리, 왜돗자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누비돗자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문 표기는 초기에는 straw mat로 영역했으나 현재는 tatami라는 원어대로 표기가 더 유명하다.
아시아 주거문화 중 다다미가 가장 유명하다 보니 북미나 유럽권에서 일본 외 여타 아시아권[6]을 묘사할 때 실내를 다다미로 묘사하는 실수가 잦다. 자료가 부족하거나, 조사하더라도 대한민국 온돌방은 기름종이를 먹인 장판지나 비닐 장판을 까는데 이 규칙성을 띤 장판 경계를 다다미로 착각하는 때도 잦다. 반대로 일본 국내 애니메이션에서 분명 일본식 방인데도 작화 등 이유로 다다미 묘사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다다미 넉 장 반'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극도로 작은 공간을 뜻한다. 물질상 청빈을 추구했던 다도 문화에서 다실을 보통 이 정도 크기로 만들었다.
한국처럼 일본도 집의 공식적인 넓이는 제곱미터를 사용하지만, 한국에서 관습적으로 평을 사용하듯 일본도 관습적으로 첩을 사용하여 넓이를 나타낸다. 부동산 거래에서는 첩의 한자 발음에서 따 온 J라는 단위를 사용하여 나타낸다. 그런데 한국의 평이 3.3 m2로 흔히 쓰이는 것과는 달리 첩은 교마(京間), 주쿄마(中京間), 에도마(江戸間) 등으로 나뉘어서 지역마다 다르다. 교마는 1910 × 955 mm, 주쿄마는 1820 × 910 mm, 에도마는 1758 × 879 mm를 각각 나타낸다. 다만 표준적으로 1.65 m2를 1첩으로 볼 수 있으며 2첩이 1평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맞다. 평도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고, 첩은 평에서 한 변 길이를 반으로 줄인 것이므로 개념적으로는 첩이 평의 절반이 되어야 한다. 물론 평이 일본에서 유래한 단위인 만큼 현대 일본에서도 평을 여전히 관습적 면적단위로 사용하는데, 주로 야외공간의 넓이를 나타낼 때 쓴다.
2. 장점
- 통풍의 용이함
언제라도 방과 방 사이를 틀 수 있도록 만든 미닫이문[8]과 얇은 벽 구조에서 엿볼 수 있듯, 고온다습한 해양성 기후로 인해 지옥불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할 일본의 후덥지근한 여름을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나고자 전적으로 통풍이 잘 되는 구조로 설계한 일본의 가옥 특성의 마지막 방점을 찍는 것이 바로 이 다다미 바닥재.
3. 단점
- 먼지 문제와 약한 항오염성
표면의 결 사이에 먼지가 쌓이거나 끼기 쉽고 담뱃재 같은 가루가 떨어지면 청소하기 번거로운 데다 낡으면 다다미 자체가 부스러지면서 먼지가 된다. 일본의 진공청소기에는 아예 다다미 청소 기능이 있을 정도다. 청소를 자주 하면 조금 낫지만 구조상 내부에 집먼지진드기가 대량 서식하기 알맞은 물건이라 카페트와 마찬가지로 천식 환자라면 피해야 한다. 게다가 엉망으로 관리하여 위생상태가 불량하면 한국인들이 다다미 벌레, 일본인들이 다니(ダニ)라고 부르는 응애가 생긴다. 정확히는 응애(mites)류 발톱진드기(Cheyletus malaccensis)인데 사람을 문다. 한 번 물리면 엄청나게 가려워 날을 새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고 하므로, 주기적으로 다다미 전용 살충제를 써가며 관리해야 한다. 관련 증언 #1
- 흡습성과 약한 방수성
재질상 흡습성이 커서 장마철같이 습도가 높을 때에는 곰팡이가 피기 쉽고, 방수성이 없으므로 위에서 생활하면서 물을 비롯해 여타 액체를 엎지르면 지옥을 본다. 표면을 닦아내도 내부까지 스며든 수분은 수 cm 두께 탓에 건조하기 어렵다. 응급조치로 탄산나트륨을 뿌리거나 에탄올로 소독이나 건조를 시도할 수 있지만, 성공하더라도 다다미의 내구성은 작살난다. 맑은 물이라면 그나마 건조시켜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음식 국물이나 아기의 대소변이라면 돌이킬 수 없다. 내부가 젖으면 결국 다다미가 썩으면서 볏짚 썩는 냄새, 그러니까 퇴비 냄새가 온 집안을 휘감는다. 이 정도면 해당 다다미 교체 말고는 답이 없다.
- 약한 항압축력과 내구력
가구에 눌리면 자국이 남는다. 젖은 수건으로 살짝 불린 뒤 다림질하면 일부 회복되지만, 이사하거나 가구 배치를 바꾸려 할 때면 골치 아프다. 다다미 표면 결 반대방향으로 힘을 가하면 다다미가 손상되고 무거운 가구를 다다미 위에서 끌면 다다미가 작살난다. 이러면 다시 교체 크리.
- 볏짚 냄새
새로 만든 다다미는 구수한 볏짚 냄새가 나는데 조금 호불호가 갈린다. 나이든 세대는 향수를 느끼지만 젊은 세대와 외국인 중에는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다다미 냄새'라고 한글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나긴 불평불만을 보면, 상당수 한국인들도 꽤 불쾌하게 느끼는 모양. 게다가 오래된 다다미는 퀴퀴한 냄새가 난다.
4. 금기
전통적인 다다미 깔기는 몇 가지 금기가 있다. 대부분은 미신에서 비롯된 것인데, 대표적인 건 다음과 같다- 넉장 반을 깔 때 가운데에 반 장을 두고 나머지 4장을 卍자형태가 되게 깔기: 셋푸쿠노마(切腹の間)라고 부르는데, 과거 사무라이들이 할복하고 피묻은 다다미를 치우기 쉽게 깔아둔 형태라고 해서 재수없는 형태로 여겨진다. 반대로 卐자 모양으로 깔아둔 건
하켄크로이츠다실에 깔아두는 형태로 불린다. - 다다미를 모두 같은 방향이 되게 까는 것: 장례식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형태로 마찬가지로 불길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다다미는 여러 장을 불규칙하게 깐다. 다만 술집이나 여관, 식당, 절 같은 곳에서는 이렇게 깔아두기도 하는데,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라 자주 청소해야 하므로 이렇게 깔면 교체가 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반장짜리 다다미를 북동쪽에 두는 것: 북동쪽은 귀문(鬼門)이라고 해서 귀신이 드나드는 방향으로 불길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여기에 반 장을 깔면 귀신이 들어온다고 한다.
- 토코노마[9]가 있는 방의 경우 토코노마와 다다미를 수직이 되게 깔기: 바닥찌르기(床刺し)라고 해서 금기로 여겨진다. 사실 전통적인 예절의 경우 손님 자리가 토코노마의 바로 앞이라 수직으로 깔면 거기 앉는 손님이 불편해지므로 실용적인 이유로도 좋지 않다.
- 입구에 수직이 되게 깔기: 토코노마에 수직으로 까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불편하기 때문에 금기시된다. 토코노마나 입구 앞의 다다미는 항상 수평으로 깔아둔다.
이런 금기들을 모두 피하는 다다미 깔기 방법을 축의깔기(祝儀敷き)라고 부른다. 반대로 2번의 사례처럼 같은방향으로 되게 깔아둔 걸 불축의깔기(不祝儀敷き)라고 한다.
5. 현대 일본에서 다다미의 위상
볏짚과 골풀로 만든 전통 다다미를 질 좋은 제품으로 높게 치지만 그만큼 유지 관리가 까다롭다. 일본 일반가정에서는 겉만 골풀로 만들고 속은 스티로폼으로 채우는 식으로 현실과 타협한 제품을 흔히 사용한다. 종이나 섬유 같은 복합재료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다다미도 있고 대한민국 업체에서 만드는 다다미 중에는 '황토 다다미'라는 정체 모를 물건도 있다. 심지어 다다미처럼 보이는 주택용 장판도 있다.이러한 복합재료로 제작한 다다미는 비교적 청소가 쉬워 숙박업소에서 선호한다. 유명인의 생가나 거처였다는 이유로 보존 대상이 되는 사택도 관리주체의 예산이 모자라면 복합재료 행. 가고시마에서 가장 유명한 역사 인물에 속하는 사이고 다카모리의 생가쯤 되면 지역신문사에서 취재 나오고 욕먹고 다시 전통 다다미로 갈아넣기도 하지만, 보통은 어차피 관광객이 내부로 들어갈 수 없으니 들통날 염려도 없고 누가 이걸 따지는 경우도 별로 없다.
일본인들도 다다미보다 현대식 바닥이 좋은 건 알고 있으니까 돈만 있다면 플로링(flooring)이라고 부르는 목재 마감이나 전열 타일이 들어간 바닥재로 바닥난방을 하는 현대식 바닥에서 살고, 집이 없는 상태에서 구축 월셋집에서 사는 처지라거나 할 때 어쩔 수 없이 사는 취급. 간혹 서브컬처로 일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외국인들이 평범한 일본인의 집에 놀러가서는 다다미가 없다고 아쉬워하기도 하는데, 집주인인 일본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어이가 없을 뿐.
젊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에 여유가 없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이며, 집을 가지고 세를 내주는 건물주는 나이 든 기성세대나 노인층이 절대적으로 많다. 이런 경우 집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하면서 생활의 편의성 때문에 대부분은 현대식 바닥으로 바꾸지만, 해당 연령대 일본인들 특유의 전통문화 애착 때문에 방 한두 곳은 다다미를 까는 방으로 만들어두기도 한다. #[10] 젊은 세대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연히 그런 건물에 아직도 많이 있는 다다미 방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 결코 좋아서 쓰는 것이 아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현대의 일본인 집에도 아직 바닥에 다다미를 쓰거나, 일부 방만이라도 다다미로 된 경우가 아직 상당히 많다.[11] 아따맘마에 나오는 것처럼 부부침실이나 어르신들 방만 다다미고 자녀들 방은 마루나 카페트로 된 경우도 많다.[12]
6. 기타
- 8.15 광복 직후에는 한국에도 남겨진 적산가옥에 다다미가 상당수 존재했으나 현재는 적산가옥에도 남아있는 다다미는 극소수다. 한국에서 다다미가 사라진 최대 이유는 생활하기 불편해서이다. 전통 온돌방은 콩기름을 먹인 질긴 장판지를 구들 위에 바르는 콩댐[13]이나 송진을 발라 방수작업을 하였고, 현대 온돌방은 비닐 장판을 깔아서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에게 방바닥 기본속성은 방수성 및 내수성이기 때문이다. 재일 한국인 작가인 유미리의 소설 '8월의 저편'초이레 부분에서도 주인공이 온돌방 기름 장판 위에 흐른 아기 똥오줌을 치우면서 다다미를 디스한다. 그래도 보존 목적으로 남아있는 적산가옥에는 목적이 목적인 만큼 다다미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으며, 일제강점기인 1941년에 완공된 부산 최고령 아파트인 청풍장, 소화장의 일부 세대에도 다다미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다. # 그 외 군산의 일본식 절 건축인 동국사, 창원(마산)의 정법사(일명 '포교당')[14]에도 다다미가 깔려 있었는데 정법사는 절을 새로 지으면서 마룻바닥으로 교체하였다.
- 1970년대에서 1980년대 후반까지 대한민국에서 다다미를 만들어 일본에 역수출했다.[15] 1990년대부터는 중국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 일본인의 청결 집착을 다다미로 말미암아 아주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배변 훈련하게 하여 일어난 '항문기 고착'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 시인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의 시구 "육첩방은 남의 나라"의 "첩"이 바로 다다미를 뜻하는 첩(疊)이다. 육첩이란 다다미 여섯 장 넓이를 뜻하며 대략 3평 정도의 공간이다.
- 다다미 넉 장 반은 다다미 4.5개 넓이로, 가장 작은 방을 뜻한다.
- 위에 나온 다다미 넉 장 반이라는 용어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에서는 방의 크기를 말할 때 평수가 아닌 다다미의 장수로 말할 때도 있다.
- 다다미가 깔린 방을 이를 때, 발음이 [다다미빵]이 되는 것에 이끌려 '다다밋방'이라고 표기하기도 하는데 외래어에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으므로 발음은 그대로 하되 표기는 '다다미방'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 검도, 거합도, 일본 고류 무술 등의 일본도나 나기나타 같은 칼날 무기를 다루는 무술에서 대나무에 다다미 한 장을 말아서 시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시참 재료 중에 가장 비싸서 자주 사용 할 수는 없지만, 다다미와 대나무가 각각 살과 뼈의 역할을 하여 베는 감각을 느끼기에 가장 좋다고 한다.
- 외래어 표기법/일본어 원칙에 따르면 다타미로 적는 것이 맞지만, 이미 '다다미'라는 표기로 굳어져 관용 표기로 인정되었다. 돈가스(돈카쓰)와 비슷한 이치.
- 임진왜란에 참전했던 일본 장수 가토 기요마사는 울산성 전투 당시 식량과 식수 부족에 고생했던 경험을 살려, 구마모토 성에 식용 가능한 토란 줄기로 만든 다다미를 깔았다. 국내에서는 고구마 줄기로 잘못 알려져 있다.
7. 가상 매체의 다다미
사이쿄의 슈팅게임 건버드2의 히든 캐릭터 아인은 하늘을 나는 다다미로 날아다닌다는 설정이 있다.8. 관련 문서
[1]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다타미'가 옳으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옛날부터 굳어진 대로 '다다미'를 표준으로 한다.[2] 신자체다. 구자체로는 밭 전(田)을 세 개 쓴 '疊'인데, 원래는 '중첩되다.' '연속되다.' '(옷 등을) 갠다.'는 뜻으로 쓰는 한자이다.[3] 약 10제곱미터 즉 3평으로, 가로 2.5미터 세로 4미터의 방에 해당한다. 현대의 고시원보다 훨씬 크다[4] 등심초(燈心草)라고도 부름.[5] 910 × 1,820 mm[6]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7] 개화기 배경 작품에는 다다미를 2장 겹쳐서 리볼버의 총알을 막는 클리셰도 있지만, 현실은 총알잡기처럼 현시창. 무술가들이 관수를 단련해서 뚫기도 할 정도의 강도이다보니 방탄성능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비슷한 클리셰인 닌자 수리검 막기는 가능하다.[8] 障子 (しょうじ)쇼지 문[9] 일본의 전통적인 응접실에 있는 장식이나 그림을 걸어두는 작은 공간. 본래 방바닥보다 살짝 높다.[10] 그리고 이런 방은 대부분 가족 중의 누군가가 사망했을 경우 그 가족을 기리는 불단을 설치하는 방으로 사용된다.[11] 이런 경우는 현대식 바닥과 구분하여 화실(와시쯔: 和室)이라고 지칭한다.[12] 한국의 1990년대~2000년대 초 아파트에서 안방만 노란색 장판으로 깔았던 것과 같은 이치다.[13] 물론 전통 방식으로 해보면 완전히 마를 때까지 최소 며칠 걸리기 때문에 그냥 깔면 끝나는 현대의 PVC장판에 비하면 번거롭다.[14] 연암 장지연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15] 아현동에서 광화문, 종로로 가는 길목에 다다미 공방이 아직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