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일본 제국의 영토 | |
내지(內地) | |
외지(外地) |
1. 개요
내지'(구자체: [ruby(內地, ruby=ないち)], 신자체: [ruby(内地, ruby=ないち)])는 일본 제국에서 본토를 지칭하던 단어다.일본 열도 본토에 해당하는 혼슈, 시코쿠, 규슈, 홋카이도, 오키나와와 그 부속도서가 내지에 해당된다. 현재 러시아에 귀속된 쿠릴 열도 또한 당시에는 홋카이도의 부속도서로 보았기에 내지에 속했다. 그리고 본래 외지로 분류해 식민지 취급하던 가라후토 또한 일제 말기인 1943년에는 내지에 포함되었다.
일본 식민지였던 조선, 대만 등의 지역들은 외지([ruby(外地, ruby=がいち)])로 분류 되었다. 내선일체의 내(內) 자가 내지를 뜻하는 글자다.
결과적으로 태평양 전쟁의 패망으로 일본 제국은 해체되었고 조선, 대만 등의 외지는 독립하고 내지만이 일본에 남았다. 다만 일본령 가라후토만은 내지였지만 러시아에게 빼앗겼다.
2. 외지에 가까운 내지들
당시의 일본 제국 규정과 달리, 홋카이도나 오키나와는 공식적으로는 내지의 일부였지만 메이지 유신 전후에 완전히 복속한 이민족의 땅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외지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다. 아무래도 혈통과 출신지, 정통성 등 역사적 연고를 중요시하던 당대 일본 사회에서는 혼슈, 시코쿠, 규슈 이외 지역의 출신들은 행정 분류상 내지인임에도 인식상 외지인에 가까웠으며 은근히 차별받았다.2.1. 홋카이도
홋카이도의 경우 소수의 아이누를 제외하면 다수의 이주민들은 본토의 하층민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오키나와의 경우 대다수의 인구가 류큐인들이었기에 본토 일본인과 사뭇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개척농민이 많았던 홋카이도의 경우 농사에 쓸 말을 몽땅 군마로 징발당했던 것이 생존문제로 직결되었다.홋카이도의 사람들은 지금도 혼슈+규슈+시코쿠(주로 혼슈 한정)를 관습적으로 내지라 부른다. 가령 도쿄에 여행 갔을 때 '내지 왔다!'라고 SNS에 올리거나 하는 식이다.[1] 이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홋카이도는 내지 개념에 속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위 용례에서 보다시피 제국주의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의미는 희석되었고, 마치 제주도 사람들이 한반도 본토에 갔을 때 '육지 나왔다!' 하는 정도의 어감일 뿐이다.
홋카이도는 개척 이전에는 아이누 민족들의 소규모 촌락만이 존재할 뿐 이렇다할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다수의 홋카이도 주민들은 19세기 말~20세기에 일본 본토에서 온 이주민들의 후손들 혹은 일본인과 아이누의 혼혈인데다 2차 대전의 주 전장이 아니었던데다 전략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2] 미군의 공습마저 빗겨가 전쟁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기에 일본에 대한 귀속 의식에 대해 반발심을 가질 부분이 적고 단지 아이누의 전통문화 보존과 소수 민족으로서의 권리 정도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2.2. 오키나와
오키나와의 경우는 더한데 오키나와 전투로 전체 인구의 1/3이 목숨을 잃었다. 절대적인 피해자 숫자로 보면 홋카이도나 오키나와보다 인구가 훨씬 많았던 조선이 더 많겠지만, 비율로 보면 오키나와의 피해 정도는 엄청났다.오키나와도 비슷한 맥락에서 '내지'와 함께 '야마토', '본토'라는 표현이 자주 쓰인다. 이쪽은 홋카이도와 달리 아직도 내지에 대한 앙금이 많이 남아있다. 오키나와는 본토의 야마토 민족과 민족 정체성이 다르고 엄연한 독립된 국가를 유지했으며[3] 2차 대전 당시 내지인들과 미군이 벌인 전투로 인해 막대한 인적, 물적 희생을 치렀기에 일본 본토에 대한 반감이 잔존한다.
2.3. 가라후토(남사할린)
일본령 가라후토는 1943년 내지로 편입됐지만 약 2년 만에 러시아에게 빼앗겼기 때문에 사실상 일본 제국 시절 내내 외지였다고 할 수 있다.다만 인구 비율은 충분히 내지라고 할 만 했다. 홋카이도와 마찬가지로 아이누 등 원주민보다 본토에서 이주한 일본인의 인구 비중이 훨씬 많았으며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쿠릴 열도나 사할린 섬 자체가 일본 열도의 연장으로 볼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전근대에는 사할린이 더 춥고 한때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홋카이도와 제반 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시 이곳의 주민도 홋카이도의 연장선으로서 본토 하층민들이 많았다.
3. 여담
이러한 의미의 본토를 영어로는 metropole이라 한다. 이는 메트로폴리스와도 동원어인데, 프랑스어로는 이 단어가 본토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영어에서는 이 용법은 metropole이라고 하고, 대도시의 의미는 metropolis로 구별한다.[1] 이는 타카하시 신의 만화 좋은 사람에서도 묘사된다. 삿포로에 사는 주인공 여자친구의 대사를 유심히 읽어보자.[2] 어디까지나 미국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은 남태평양에서 오키나와를 거쳐 일본을 공격하고 있었으므로 홋카이도를 공습하거나 상륙해서 얻을 이득이 적었다. 반면 소련에게 홋카이도는 혼슈와 이어지는 중요한 길목으로, 2차대전 당시에 실제로 홋카이도 상륙 계획이 존재했으나 미국에 대한 우려, 일본의 항복 등으로 실현되지는 않았다.[3] 17세기에 사쓰마 번에 복속되었지만 독립을 유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