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대한 내용은 XX존 문서 참고하십시오.
1. 개요
잠실야구장의 X-존 |
당시 팀을 지도했던 김재박 전 감독의 제안으로 시행되었다. 정식 명칭은 엑스캔버스 존[1]이지만, 길어서인지 대부분 X-존. 혹은 이 전략의 제안자였던 김재박의 이름을 따서 김재박존, 재박존이라고 부른다. 명박산성의 영향을 받아 재박산성이라는 멸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2. 상세
잠실 야구장은 대표적인 대형 투수 친화 구장으로 중앙 125m, 좌·우중간 120m, 좌우 100m, 펜스 높이 2.7m로 국내 최고의 크기를 자랑한다. 이는 준공한지 40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가장 큰 야구장이다.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까지 눈을 돌려봐도 중상위권 꼽힐 정도의 크기인데, 거기다 한국 구장 특유의 쿠키커터 형태로 인해 좌-우중간이 매우 넓어서 홈런팩터로는 메이저에서도 최하위권에 꼽힐 것이다. 그 때문에 2009년 시즌 전, LG 트윈스는 팀의 공격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X-존이라는 간이펜스를 설치했는데, 이로 인해 구장 크기가 중앙 121m, 좌·우중간 116m 좌우 100m, 펜스 높이 2m로 줄어들었다.[2] 하지만 이렇게 줄였는데도 당시 KBO 리그에서 두 번째로 컸다. 신축 야구장이 많이 생긴 2021년 기준으로는 딱 중간 크기.참고로 X-존은 LG가 홈 경기일 때에만 쓰였으며, 두산이 홈 경기일 때에는 쓰지 않았다. 두산 구단은 기존의 펜스 거리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구장 크기가 줄었기 때문에 당연히 홈런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X-존이 설치되었던 2년간, 타고시즌 2009년엔 64개, 2010년엔 39개의 홈런이 X-존으로 넘어갔다. 총 홈런수는 LG와 두산 홈경기 다해서 총 2009년 245개, 2010년 234개로 이는 통산 잠실구장 최다홈런 1, 2위의 기록.
잠실 야구장은 과거 1990년대에도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로[3] 좌우 펜스 끄트머리 일부만 5m로 당긴 95m로 조정해서 운영한 적이 있다. 이 때는 LG와 OB-두산이 공통적으로 같은 크기의 그라운드를 썼는데 유독 유지현과 정수근이 이쪽으로 살짝 넘어가는 홈런을 종종 쳐냈다. 100m로 환원된 것은 2003년의 일이다. #
3. 실패
그래프 출처: 스탯티즈
제일 수치가 낮은 잠실이 본래의 잠실 야구장, 잠실2가 X-존을 설치한 잠실구장 홈런 빈도수이다. 확실히 목동 야구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홈런이 많아지기는 했다. 근데 문제는 LG에 도움이 되는 홈런보다는 타팀에 도움이 되는 홈런이 많아 효용성에 있어서 말이 많았다.
2년 동안 LG는 홈런 48개를 X-존으로 보냈는데, X-존 피홈런은 55개였다. 2009년에는 X-존 홈런 29개-피홈런 35개, 2010년에는 X-존 홈런 19개-피홈런 20개였다. 홈런만 놓고 보면 LG는(그 홈런으로 주자가 얼마나 들어왔는지는 일단 논외로 치고) 홈런 개수 면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를 한 것이다. 또한 X-존은 설치 제작비에만 1억8000만원 가량이 들어갔었다. 연간 15~16회 조립 및 해체 작업에 따른 비용까지 감안하면 2년간 약 2억5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소비했다.
훗날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심수창과 최동수도 스톡킹에서 "오히려 상대편 타자들만 좋아했다"라면서 전혀 쓸모 없었다고 언급했다.
결국 김재박 감독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온 박종훈 감독이 1년차인 2010 시즌까지는 사용했지만 2년차인 2011년 시즌을 앞두고 폐지가 결정되어 3년만에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4. 반론
홈 승률을 따져보면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였다. LG는 2009 시즌 잠실 홈 경기에서 29승 35패 2무 승률 4할3푼9리를 기록했다. 반면 원정에선 25승 40패 2무로 승률이 3할7푼3리였다. 2010시즌도 역시 홈에서 31승 33패 3무로 승률 4할6푼3리, 원정에선 26승 38패 2무로 승률 3할9푼4리였다. 하지만 표본이 적기 때문에 뭐라하기는 힘들다.이 전략을 쓰고도 7, 6위를 했기에 쓰레기 전략으로 생각되기 싶지만, 애초에 당시 엘지 트윈스는 6668587667을 찍고 있던 약팀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즉, 전략 자체는 그럭저럭 괜찮은 생각이었으나 팀 전력 자체가 약했기에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라고 볼수도 있다.
또한 잠실구장 역대 한 경기 최다 홈런은 2010년 7월 10일 LG가 공교롭게도 두산을 상대로 홈경기에서 터뜨린 6홈런이었다. 원조(?) 잠실구장에서 5홈런을 기록한 팀은 홈구장팀 이 외에도 2001년의 현대 유니콘스, 2016년의 KIA 타이거즈가 존재하지만, 아직 6홈런은 없다.
5. 유사 사례
5.1. 대한민국
- 1980~90년대의 무등 야구장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본 펜스(?) 앞에 짧은 거리에 낮은 펜스를 두는 이중펜스 구조. 규정상 당연히 가까운 펜스라도 넘기면 홈런이기에[4] 해태와 삼성 모두 이득을 본 케이스. 두 팀 다 거포들이 즐비하고 에이스급 투수들이 있었기에 피홈런에 비해 홈팀 선수들이 친 홈런이 많았다. 실제로는 관중들의 그라운드 난입을 방지하기 위해 뒤쪽 펜스에 철망을 설치했다. 두 경기장의 뒷쪽 철망이 사라진 것은 선진 관람 문화가 정착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이다.
- 수원 야구장(현대 유니콘스 시절):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 가설 펜스가 들어서기 전에 비슷한 경우가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 있기는 했다. 재미난 것은 이 구장에 가설 펜스가 있던 시절의 감독도 김재박이었다는 점이다. 원래 수원 야구장이 개장했을 때 이 구장의 규격은 좌우 100m-중간 125m로 상당히 컸다. 태평양 돌핀스가 이 구장을 제2 홈구장으로 쓰던 때만 해도 가설 펜스 없이 그대로 활용했는데 현대 유니콘스로 홈팀이 바뀌면서 이 구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시 김재박 감독은 1996년 시즌 개막 직전 제1 홈구장이던 숭의야구장의 펜스를 6.5m에서 4.5m로 낮췄는데[5] 비슷한 시기 수원 야구장에도 원래 펜스보다 높이가 낮은 가설 펜스를 설치하게 된다. 다만,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해야 하는 잠실의 X-존과 달리 수원의 가설 펜스는 철거하지 않는 형태로 설치됐다. 이 때문에 좌우 100m-중간 125m였던 구장 규격이 좌우 95m-중간 120m로 줄어들었고 펜스 높이도 기존 4m에서 1m 정도 줄어든 3m가 됐다. 이는 2008년 초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이후에도 한동안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2014년 kt wiz가 수원을 연고로 신규 창단되고 수원 야구장을 전면 개보수하는 과정에서 가설 펜스가 철거되었다. 외야 담장을 높이는 대신 거리를 줄이는 야구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현재에 이른다.(100-125-100에서 98-120-98이 되었다.)
- 인천 SSG 랜더스필드: 사실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문학야구장에는 2002년 개장 때부터 2024년 현재까지 가설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한술 더 떠서 SSG 랜더스는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0년 본 펜스와 가설 펜스 사이에 "홈런커플존"이라는 좌석을 설치했고, 그 외야 좌우측 가설 펜스 뒤에는 불펜이 설치되어 있다. 그 때문에 좌월 내지는 우월 홈런의 경우 불펜으로 떨어지는 홈런도 종종 있는 편이다. 만약 이 가설 펜스를 철거한다면 야구장 그라운드 규격은 좌우 100m-중간 125m로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과 같은 규격이 된다. 다만, 이 구장의 가설 펜스가 철거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 가설 펜스를 철거하려면 좌우측 불펜을 뒤로 더 밀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외야 관중석 일부를 철거하고 위쪽과 안쪽으로 공간을 더 파내는 공사를 해야 한다. 아울러 이 야구장의 인기 좌석 중 하나인 홈런커플존도 없애야 한다. 더구나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유지한 '홈런군단'의 이미지도 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잠실 X-존과는 달리 SK-SSG는 이 가펜스의 효과를 원정팀보다 톡톡히 보고 있다. SSG 구단 측이 이 모든 것들을 희생해서라도 펜스를 뒤로 밀겠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SSG가 이 중 한 가지라도 희생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6][7]
5.2. 일본
파워히터가 부족한 일본프로야구에서는 파크팩터가 낮은 구장들을 중심으로 가설 펜스를 설치해 홈런을 더 나오게 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다. 대표적인 예로 1947년부터 1991년까지 한신 고시엔 구장에 있었던 '럭키 존'이 있는데, 좌-우중간에 가설 철망 펜스를 설치해[8] 원래 95m이던 양끝 거리를 91m까지 줄여 사용했다. 이 럭키존 덕택에 한신 타이거스는 랜디 바스, 카케후 마사유키, 오카다 아키노부를 위시한 강타자들이 즐비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앞세워 1985년에 사상 첫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두지만, 고교야구 선수들의 타격 인플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2018년에 한신 구단 측에서 타격력 상승을 위해 럭키존 재설치를 구상하기도 했으나 결국 무산되었다.반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옛 구장인 고라쿠엔 스타디움에는 역으로 좌-우중간에 언 럭키 넷(アンラッキーネット)이라는 구역을 만들어 1949~1957년 사이에 사용했는데, 외야에 그물을 치는 방식으로 펜스 높이를 높여서 홈런 나오기 어렵게 만들었다. 고시엔의 럭키 존과는 정반대 형태. 1980년대에 이 그물을 다시 치긴 했지만 1980년대에 설치했을 땐 관중들의 난입 방지가 목적이었던지라 언 럭키 넷 때와는 달리 타구가 그물에 맞아도 홈런으로 인정했다. 한때 이 문서에서 고라쿠엔에 럭키존을 설치해 운영했다는 서술이 있었으나 실제로 고라쿠엔에서는 럭키존을 쓴 적이 한번도 없다.
2013년에는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즈가 E윙(Eウィング)이라는 외야 가설 펜스를 만들었고, 2015년부터 후쿠오카 돔이 X-존과 비슷하게 가설 펜스를 설치해 펜스의 높이를 4.2m로 줄이고 중간 부분도 앞으로 당겼으며, 원래 펜스와 가설 펜스 사이의 공간에 '홈런 테라스'라는 이름의 특설 좌석을 설치했다. 파워히터 소리를 들었으나 홈런이 15~25개 정도에 그치던 야나기타 유키, 마츠다 노부히로, 이대호가 이 시즌에 일제히 일본 커리어 첫 30홈런을 때려내며 타선 강화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2019년부터 치바 롯데 마린즈도 치바 마린 스타디움에 '홈런 라군'이라는 이름의 가설 펜스+특설 좌석을 설치했다. 그러나 롯데의 전력이 소프트뱅크가 아닌지라(...) 일본 여론은 죄다 '롯데가 치는 홈런보다 맞는 홈런이 훨씬 많을 거 같다'로 통일되었고, 실제로 홈런 라군 덕에 외야가 작아지면서 팀 홈런이 과거보다 많아지긴 했으나 그만큼 늘어난 홈런보다 얻어맞는 홈런이 훨씬 많아져 버리면서 라군 설치 이후로 치바 롯데는 3년 연속 피홈런 1위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구장 이외에도 X-존 비스무리한 외야 가설 펜스가 설치된 곳이 일본에 하나 있는데, 돗토리현에 있는 쿠라요시 시영 야구장. 설치 시기는 불명이며, 가설 펜스 구역에 설치된 조명시설 때문에 철거가 힘들어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운영하는 곳이고, 사용처가 사실상 지역 야구대회 예선[9]이 전부라 가설 펜스 쪽에 좌석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삿포로 돔과 반테린 돔 나고야도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야구장이지만, 오히려 만들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다. 일단 저런 시설을 설치하면 삿포로 돔의 경우 축구장으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문제. 닛폰햄의 중심타자였던 나카타 쇼가 2020년 시즌 종료 후에 저런 럭키존을 만들어 달라고 했지만 팬들로부터 "그거 2년 있으면 새 집으로 옮기는데 뭐하러 만드냐"라고 까였다.[10] 나고야 또한 타츠나미 카즈요시 감독이 도입 희망을 하긴 했지만 변화에 보수적인 도카이 지방과 소유주 주니치 신문의
6. 현재
X-존이 사라진 후 지금도 상당수의 LG팬은 X-존의 재건을 주장하고 있다. 잠실의 비정상적인 크기와 잘 맞은 타구가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힐 때의 아쉬움, 잠실구장을 떠나니 날아다니는 타자들의 존재 때문. 박경수에 이어 정의윤마저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10홈런을 쳐버렸으며, 최승준 역시 보상선수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하며 그냥 잠실을 줄여버리자는 LG 팬들의 목소리는 더 커지는 중.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X-존의 부활은 쉽지 않을 듯하다. 위의 개요에서 언급했듯이 LG의 홈 경기에만 X-존이 적용되었는데 두산이 기존 펜스 거리를 고수하는 바람에 LG 구단 직원들은 홈 경기 때마다 이동식 펜스를 설치했다 제거했다를 반복하는 고충을 겪어야 했다. 게다가 위 사진에 나온 것과 같이 이동식 펜스는 쿠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해 정상적인 펜스 플레이가 쉽지 않아 부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럭키존을 도입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도 철제펜스로 인해 외야수들의 부상위험이 증가하였다.
또한 2013년에 규정이 변경되어 "워닝존(외야와 펜스 사이에 약 5m의 완충지대, 외야수들이 수비를 하면서 펜스플레이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공간)은 잔디구장의 경우 흙으로 구성해 발로 느끼는 촉감을 달리 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X-존에 맞춰 잔디를 밀고 탈부착식 잔디를 붙이는 방법이라도 쓰지 않는 이상 X-존의 재건이 규정상으로도 불가능해졌으므로 더욱 보기 힘들어질 듯. 대신 뒤늦게나마 잠실에 맞는 타입의 타자 육성을 시작했다.
그래도 X-존에 대해 찬반여론과 별개로 현재 잠실구장의 넓이 자체가 비정상적이므로 펜스 자체를 당겨야 한다는 의견은 꽤 공감대가 높은 편이었으나, 2015년 두산이 잠실야구장 규격 그대로인 상태로 우승에 성공하면서 X-존을 언급하는 LG 구단의 언플은 물론 잠실구장의 크기를 줄이자는 여론 자체가 급격히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11] 발로 뛰는 야구와 잠실에 맞는 타자를 육성한 두산에 비해, LG는 노찬엽, 서용빈 등의 무능한 타격코치들로 거포 육성을 노렸다가 오히려 터지지 않던 거포형 유망주들이 잠실 밖에서 터져버리는 탈쥐효과라는 대굴욕까지 떠안아버리게 되었다.
일단 타자 육성방식을 변경한 뒤인 2016년, LG는 거포들을 내보낸 후 그 자리를 상대적으로 수비력 좋고 발 빠른 똑딱이 선수들로 채웠고 그 결과가 통했는지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두산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도루만 제외한 팀 타격 스탯 부문에서 모조리 1위를 독식하는 강타선을 구축했고 판타스틱 4로 일컬어지는 극강의 선발진과 함께 통합 우승을 합작하였다. 애초에 두산은 이종욱 등을 필두로 발야구를 하던 하던 시절에도 클린업에는 김현수-김동주-최준석 등 OPS 히터들을 대거 기용하여 장타력을 놓지 않았고, 고영민, 오재원, 민병헌 등으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들도 한방을 갖춘 툴플레이어들이지 똑딱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2016년 두산의 타선은 박건우 (20홈런), 민병헌 (16홈런), 양의지 (22홈런), 에반스 (24홈런), 오재일 (27홈런), 김재환 (37홈런) 등 거포들이 즐비하며, 여기서 약물 복용 전적의 김재환과 외인 타자인 에반스를 제외하고 봐도 충분히 장타력을 갖춘 타선이다. 잠실이 홈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양상문 감독의 중장기적 리빌딩 안목이 맞아들면서 2016년 LG 타선의 리빌딩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되고는 있지만, 클래식 거포[13] 육성이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이라면 모를까 장타력을 아예 놓아버리자는 주장은 진정 우승을 꿈꾼다면 심하게 무리수고, 그 근거로 두산을 드는 것은 더더욱 부적절하다.
1990년대 LG의 신바람 야구와 롯데의 남두오성 등으로 대변되는 소총부대 야구는 2010년대의 상상을 초월한 타고투저에서는 우승까지 가기 어렵다. 그리고 그 시절조차 마냥 소총부대라도 김재현, 한대화나 박정태와 김민호 같이 해결사 본능을 갖춘 타자가 그 중심에 있었다. 반면 2016년에도 팀 장타율과 홈런, OPS 심지어 팀 2루타까지 하위권에 머무는 현 LG 타선의 파워는 분명 우승을 위해서는 증강되어야 할 요소다. 아무리 투수력을 강화하고 정교함과 기동력에 집중한다고 해도 최소한의 파워는 필요하다.
일단 현 시점에서 LG의 롤 모델은 1998년 일본시리즈를 따내면서 1990년대 후반을 풍미한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머신건 타선 혹은 치바 롯데 마린즈의 바비 발렌타인이 만들고 2005년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마린건 타선으로 보이는데, 이들 또한 기본적인 장타 능력은 포기하지 않았다.[14] 미국의 샌프란시코 자이언츠도 투수구장에서 홈런 빼고 다 갖춘 전력으로 우승했는데, 당연히 파블로 산도발이나 버스터 포지와 같은 OPS 히터들이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2017년 들어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는 LG 타자들 덕에 다시 설치하자는 의견이 있으나, 문제는 현 시점에서 유일하게 팀 평균자책점이 3점대를 찍고 있으며, 근 3년간 홈 평자책이 2-1-2위를 다투는 마운드에 손해가 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다시 나올 가능성은 아마 없을 듯.
어쨌든 장타력 향상은 필수다. 2017년 7월 11일 시점 홈런 꼴찌, OPS 8위로 홈런 1위인 SK와는 3배 이상, 같은 잠실 쓰는 2위 두산과는 정확히 2배 차이가 나고 있다. 이 생산성 부족을 도루로 메우려고 해서 삼성에 이은 도루 2위지만 성공률이 고작 58%로 사실상 안 뛰느니만 못한 기록이다. 꼭 도루 성공률이 75%가 되지 않아도 현장에만 보이는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하기에는, 원래 발이 빨라서 적극적인 주루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장타력 부족으로 억지 주루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로 희망적이지도 않다.
여담으로 잠실을 포함한 다른 구장에 작게라도 X-존의 설치를 원하는 야구팬들도 있는 듯. 홈런 혹은 펜스에 직격하는 타구를 잡으려 시도하는 무개념 관중이 잊을 만하면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짧게나마 X-존이라도 있으면 그럴 일은 없지 않겠냐는 의견이다.[15] 그런데 무개념 관중을 막으려면 아예 잠실 펜스를 1미터 정도 전체적으로 당겨 새로 설치하면 관중과 거리가 멀어져 해결된다.
KBO 플레이오프/2017년에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X-존 없이도 포스트시즌 단일경기 최다 홈런(8개)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2018년에 들어서며 LG의 투수력이 누적된 혹사 여파로 무너진 반면 타력은 확실히 개선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2군을 전담했던 신경식 타격 코치가 1군으로 올라오고, 김현수 효과를 받아 타자들의 타구질이 나아지면서 팀 타격 지표가 전년도에 비해 나아지긴 했다. 이후 2020년 시즌에는 팀 홈런도 상위권으로 올라오면서 홈런이 나오지 않던 이유가 잠실구장 때문이라는 이유는 사실상 완전히 쏙 들어가게 되었다. 역대급 집단 타격 슬럼프가 있었던 2021년에도 팀 홈런 수만큼은 상위권을 마크했으며 2022년은 팀 홈런 1위로 홈런군단 트윈스가 되었다. 그리고 2023년, 팀 타율/출루율/장타율/평균자책점 1위라는 막강한 전력으로 기어이 우승까지 성공하면서 홈구장의 크기는 성적과 큰 상관관계가 없음을 스스로 증명함으로써 잠실구장 펜스 논쟁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었다.
외야 펜스 규격을 조정했다가 다시 원상복구한 사례는 부산광역시에 있다. 2022년 성민규 단장 체제의 롯데 자이언츠가 X-존과 반대로 사직 야구장 외야 관중석의 펜스를 높여 파크팩터를 잠실 수준으로 낮췄다. 애초에 높게 지어진 콘크리트 펜스를 더 높일 수는 없으니 펜스에 가설된 철망을 높이는 방식으로 펜스 높이를 기존 4.8m에서 6m로 높였다.
이 펜스는 따로 붙여진 별명을 없었으나 펜스 확장을 제안한 성민규의 성씨를 따서 성담장이라는 표현이 주로 언급됐는데 이 별명은 언론에서 인용되기도 했다. 여기에 성민규의 직책을 담장님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또는 X-존을 기억하는 올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성멘산성 등으로 이 담장을 깎아내렸다.
성민규 단장이 담장을 높인 것은 X-존과 반대로 홈런을 덜 맞아서 홈런에 대한 손해를 줄여보자는[16] 뜻이 강했다. 성 단장의 전략대로 롯데 선발진들이 맞는 홈런의 갯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정작 롯데 타자들의 홈런마저도 더 줄어드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중이라 롯데팬들의 평이 좋지 않다. 그리고 그와중에 현역 마지막 시즌을 맞이했던 이대호는 담장 높이를 높였음에도 사직에서 친 홈런 갯수를 7개에서 12개로 늘렸다.
이후 담장 높이 조절을 제안했던 성민규 단장이 팀을 떠나고 박준혁 단장이 "외야석에 앉은 홈팬들의 관람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2024년 시즌 종료 후 외야 철망 높이를 2021년 수준으로 복구했다.
7. 수혜자
이 X-존을 사용할 때 홈런을 많이 때린 선수는 로베르토 페타지니(2009년 26개)와 조인성(2010년 28개). 그리고 엘지 트윈스가 2년 연속 20홈런 타자를 보유하게 되었다.8. 관련 문서
[1] 사실 처음 명칭은 X-존이었으나, 2009년 시즌 중반부터 엑스캔버스 존으로 명명, LG 선수가 엑스존 홈런을 치면 관계사인 LG전자가 엑스캔버스 TV 1대씩을 기부했다. 다만 X-존 운영 2년차였던 2010년에는 LG전자가 엑스캔버스 브랜드를 폐지한 이후라서 인피니아 존으로 명명했다.[2] 다만, 무등 야구장의 그린 몬스터로 인해 홈런치기는 무등보다는 조금 쉬웠다.[3] 21세기 들어서는 좌우 95m의 인천 SSG 랜더스필드도 작은 야구장이라고 놀림 받을 정도로 각 구장의 규모가 커졌지만 이 당시만 해도 숭의야구장과 전주종합운동장 야구장의 가운데 펜스 길이가 110m에 불과할 정도로 미니 구장이 각지에 있었다.[4] 숀 헤어가 "담장을 넘겨야 홈런인가 아니면 경기장을 넘겨야 홈런인가?"라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당시 무등 야구장의 이중펜스 구조 때문에 "여기서는 앞쪽 펜스를 넘겨야 홈런인가 아니면 뒤쪽 펜스를 넘겨야 홈런인가?"라고 물어본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한다.[5] 전신팀인 태평양 돌핀스는 역대 최악의 물방망이 팀이었지만 구단의 주인도 바뀐 만큼 훨씬 공격적인 야구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펜스를 낮췄다. 결과적으로 1996년의 괴물 신인 박재홍이 신인 첫 해부터 3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인천 연고팀 출신 최초의 홈런왕이자 신인왕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는 박재홍의 천부적인 야구 소질 덕분이기도 하지만 김재박 감독의 펜스 운영 정책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6] 또, 청라 돔 야구장 신축 및 구장 이전이 확정되면서 앞으로 남은 프로 경기에서는 이 가펜스를 영원히 철거할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7] LG가 X-존을 설치하며 바랐던 것이 SK-SSG의 홈런군단 이미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왕조시절 SK는 타격도 타격이었지만 벌떼야구로 일컬어지는 투수왕국이었다. 또 2018년 우승 당시도 역대 KBO 역사에 남을 선발진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 좁디좁은 구장을 쓰면서도 타자는 타자대로 잘 넘기고 투수 성적은 리그 상위권이었으니 가능했던 이야기인데 당시 LG는 둘 중 어느것도 만족하지를 못했으니...[8] 아예 이 안에 불펜도 설치했다.[9] 고시엔 예선에서는 2014년을 마지막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 프로야구에서는 80년대에 난카이 호크스가 3번 연게 전부다.[10] 그리고 나카타는 2021년에 성적 부진과 동료를 폭행하는 대형사고를 치면서 럭키존 없이도 홈런이 잘 터지는 구장을 쓰는 팀으로 쫓겨나듯 트레이드 당했다.[11] 2015 시즌 종료 직전까지도 양상문이 X-존 설치를 두산과 의논하겠다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던 상황이었다.[12] 심지어 최승준의 홈런은 무려 잠실구장의 중앙담장을 넘겼다.[13] 그러니까 박병호 김상현으로 대표되는 그런 유형의 타자들.[14] 두 타선 모두 탑클래스급 거포는 없어도 두 자릿수 홈런을 노릴 수 있는 갭파워 히터나 OPS 히터들이 줄줄이 배치되어 있었고 뜬금포를 노릴 수 있는 일발장타형 타자들도 라인업에 자주 올라왔다. 이승엽이 2019년까지 마린즈 사상 최후의 30홈런 타자가 된 것도 2005년 시즌의 일이다.(그리고 2019년에 30홈런을 드디어 브랜든 레어드가 넘겼다. 공교롭게도 레어드도 X존에 들어간 홈런이 2개 있었으니 수혜를 본 셈.)[15] 사실 국내에 X-존 이전에도 이런 구장이 있긴 있었다. 2002년 개장 당시부터 외야 불펜의 존재와 함께 이중 펜스 구조로 구성이 되어 있었으며 이후 홈런 테라스 존이 그 빈 공간에 신설된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메이저리그까지 넓힐 경우 시티 필드가 여기에 해당된다.[16] 홈런을 덜 맞기 위해 펜스를 높이자는 전략은 의외로 여러 구단과 감독들이 써먹었다. 당장 KBO 리그에서도 김성근이 이 전략을 자주 써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