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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퍼지 이론
퍼지 논리(fuzzy logic) 라고도 불린다. 아제르바이잔 출신 미국인 수학/공학자 롯피 자데(Lotfi A. Zadeh)가 처음으로 제안했는데, 그는 자신의 아내의 아름다움을 수학적으로 계산하기 위해 이 이론을 고안했다고 한다.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제 혹은 집합에서는 참, 거짓과 같이 객관적으로 뜻이 명확한 것들만을 다룬다. 그러나 그런 이상적인 상황과는 달리, 실제 생활에서는 뭐든지 참이나 거짓으로 딱 나뉘지 않는다. 이 애매모호한 기준을 다루기 위해 생긴 수학적 도구가 바로 퍼지 이론이다.[1] 따라서 퍼지 이론에서는 불분명하거나 주관적인 기준 역시 명제, 집합 따위를 이용해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명제, 집합에서는 '작은 숫자들의 모임'과 같이 주관적인 건 정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퍼지 이론에서는 그런 불분명한 기준을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제시하여 설명한다. 예컨대 '빠른 동물들의 모임'이라고 하면 '빠른 동물들', '조금 빠른 동물들', '조금 느린 동물들', '느린 동물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퍼지 이론은 처음엔 잘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애매한 기준'에 대해 수학적으로 논한다는 것 자체가 기존의 수학 개념들과 상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장 자데의 절친한 친구이자, 칼만 필터를 개발한 루돌프 칼만에게 혹독한 평가를 들었는데, 절친한 동료로부터도 비난을 받을 정도이니 말 다한 것이다. 그러나 애매모호한 기준을 다루는 퍼지는 실제 상황을 다루기가 편리했으므로 여러 분야에 널리 쓰이게 됐다.
퍼지 이론은 일본 가전 업계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당시 '일본이 미국의 기초연구를 도둑질해서 제품 개발만 한다'는 미국 쪽의 비난을 부담스러워하는 일본 내 분위기에서 일본 대학에서 진행되던 퍼지 기술 연구에 기업이 합류했다. 1987년 히타치는 센다이시 당국에 납품한 전철용 퍼지 제어시스템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급가속·급제동을 격감시켰고, 플랫폼의 정위치에 열차를 세울 수 있었으며, 전력 소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 퍼지 기술이 적용된 진공청소기, 밥솥, 카메라, 캠코더, 식기세척기, 등유 온풍기 등이 쏟아져 나왔다. 기초연구를 통해 추상적인 퍼지 이론을 실용화해냄으로써 ‘일본의 미국 기초연구 무임승차론’을 붕괴시켰다고 일본이 자부할 정도의 거대한 충격이었고 이 것은 이어서 국내 가전 업계에 큰 자극을 주었다.[2]
국내에서는 제17대 카이스트 총장 이광형과, 공주대학교의 성열욱 명예교수가 이 분야에서 잘 알려져 있다. 그에 따라 국내에서는 1990년대에 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퍼지 이론은 외국에 비해 한국에서는 그다지 연구되고 있지 않다. 예전에 비해 현재는 논문도 많이 나오고 있지 않다. 20여년 전 한때 퍼지 이론이 유행할 때는 공학 분야에서는 이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세탁기, 사진기, 발효 식품, 자동차 브레이크와 엔진, 컬러 필름 현상, 제조 공정, 기상 분석, 인공지능 등 다양한 방면에 응용된 일이 있다. 퍼지 논리를 활용하여 사회과학 제 분야에서 특정 사회 현상의 (충분)조건을 밝히거나 특정 사회 현상을 충족하는 유형의 분류 등에 활용된 연구도 있다.[3]
2. 퍼지 집합과 멤버십 함수
일반적인 집합을 [math(X)]라 할 때 퍼지 집합은 각 원소들에 대하여 소속도(grade)의 개념을 추가한 집합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함수 [math(f:X\to \left[0, 1\right])]가 있을 때 다음과 같은 집합을 말한다.[math(\left\{\left(x, f\left(x\right)\right)|x\in X\right\})]
이 때 f를 멤버십 함수(membership function)라 부른다.[1] 영단어 'fuzzy'가 '애매모호함'을 뜻한다.[2] https://www.hani.co.kr/arti/science/technology/1113026.html[3] 퍼지 논리 자체가 논리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사회과학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 '정량'과 '정성'이 계속해서 충돌하는 사회과학에서 '애매함'을 정량적 방법으로 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