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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네덜란드어: Nederlandse keuken영어: Dutch cuisine
네덜란드 왕국을 이루는 구성국[1] 중 네덜란드 본토의 요리를 가리킨다. 한때 번성했던 칼뱅주의[2]의 영향으로 인해 과거에 같은 나라였던 벨기에[3]나 지역마다 지역 전통요리가 다양한 이웃 게르만 국가인 독일에 비하면 매우 검소하며,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그렇다보니 네덜란드 요리책도 상당히 단순해서 현지에서는 굳이 책을 사지 않아도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 때문에 식문화가 풍성한 이웃 나라 사람들이 네덜란드의 형편없는 식문화를 보고 자주 놀림감으로 삼는다.[4] 전반적으로 단순하면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주를 이룬다. 네덜란드가 전통적으로 식재료 수출에 일가견이 있던 나라라는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대목일수밖에 없다.
해산물의 경우 청어가 유명하며, 국민 요리 수준으로 자주 소비된다. 과거 네덜란드 식민제국의 전성기를 이룩한 밑천이 염장한 청어를 유럽 각지에 수출하여 벌어들인 돈이었던 만큼 네덜란드인들에게 청어는 각별한 존재이다. 그외에도 벨기에처럼 홍합이나 굴 양식도 많이 하는 편이다. 특히 제일란트 지방에서 양식되는 굴은 프랑스의 노르망디산 굴과 함께 유럽 내에서 고급으로 알아주는 편이다.
그외 유럽연합의 지리적 표시와 전통 특산품 제도에 등록된 식재료는 지리적 표시제/유럽연합/네덜란드 항목 참조.
아침식사는 다른 유럽 대륙국가들처럼 간단한 빵과 과자, 삶은 계란, 과일 등으로 해결하는 편이다. 간혹 점심도 이렇게 먹을 때가 있지만 아침보다는 더 푸짐하게 차리는 편이다. 빵은 흔한 식빵을 쓰기도 하지만 독일처럼 잡곡빵이나 호밀빵(roggebrood, 로허브로트)을 자주 먹는 편이다. 밀빵보다 더 든든하기 때문이다.
가정식 저녁으로 먹는 요리로 케일에 록보르스트(rookworst)라는 훈제된 소시지를 얹어먹는 것이 있다. 채소의 경우 생으로 먹는 것 보다는 스탐폿(stamppot), 휘츠폿(hutspot)처럼 감자와 함께 삶아서 으깬 요리를 많이 먹는 편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다양한 재료를 빵에 올려먹는 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독일을 비롯한 다른 게르만권 국가들도 마찬가지지만 유독 네덜란드는 이런 식습관이 더 두드러진다. 치즈, 버터, 누텔라, 햄, 잼같은 것들은 기본이고 심지어 빵에 올려 먹는데 특화된 제품들도 많다. 예를 들어 'Hagelslag'라고 해서 식빵 위에 뿌려먹을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탕, 초콜릿 가루가 있는데, 다 큰 어른들도 점심식사로 식빵위에 버터나 땅콩잼을 바르고 초콜릿 스프링클을 뿌려먹는 풍경도 볼 수 있다. 학교에서도 주로 이렇게 싸온 도시락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네덜란드에는 학교 급식이란 개념이 없다시피 하다.# 만약 이런 도시락만으로는 허기가 진다 싶으면 학교매점이나 학교 근처 식당에서 사먹는다.
과거에는 커피와 같이 먹는 디저트마저 비스킷 한 조각으로 제한한 규칙이 있어서 지금도 네덜란드 카페에서는 커피를 시키면 비스킷이 함께 제공된다고 한다.#
아른험(Arnhem)의 아른험의 소녀들(Arnhemse meisjes)이란 쿠키 역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네덜란드 전통 요리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여행자들의 경우 네덜란드 현지 음식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네덜란드 현지식을 파는 식당은 그리 많지 않고 오히려 외국 요리[5]를 파는 식당이 더 많다. 이렇게 된 이유는 대부분의 네덜란드 요리가 팔기 애매할 정도로 소박한 가정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가격이 비싸거나 아니면 패스트푸드점에 가까운 형태이다. 가격이 비싼 곳은 코스요리로 나오는 식당으로 돈은 많이 들지만 제대로된 요리가 나온다. 값싸게 네덜란드 현지식을 먹으려면 알버트 하인이나 HEMA에서 파는 스팀폿을 시키면 된다. 맛은 매우 심심한 편이다.
현지의 사정도 그렇다보니 한국에서 네덜란드 요리를 접하기 어렵다. 있다고해도 독일 음식점에서 네덜란드 요리도 같이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서 이태원동의 Scheveningen[6]란 이름의 작은 네덜란드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 있다.
2. 종류
2.1. 치즈
가장 유명한 음식은 단연 치즈일 것이다. 특히 하우다(Gouda, 고다) 치즈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영국의 체다 치즈 같이 이를 모방한 가공치즈가 많다.
에담 치즈 또한 유명하며, 이 치즈들은 그냥 먹거나 빵에 얹어먹기도 한다. 간혹 네덜란드식 팬케이크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외에도 마스담(Maasdam), 레르담(Leerdam)[7], 레이던(Leidse kaas)등의 치즈도 알려져 있다.
2.2. 하링 (청어절임)
Hollandse Nieuwe
네덜란드인의 국민 음식.
청어를 통으로 절인 음식으로 전 세계적으로 '하링(Haring)'이란 명칭으로 불리고 있으나 정식 명칭은 '홀란저 니우어(Hollandse Nieuwe)'이다.[8] 네덜란드의 청어 요리라고 '더치 하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4세기 경 빌럼 벨켄소어라는 네덜란드인이 청어 염장법을 개발하면서 만들어진 요리라고 하며, 지금도 같은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청어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아가미와 이리, 알(캐비어 대용품으로도 쓴다)만 제거한 후 20%염도의 소금물에 통째로 넣어 절여 보관하며(최장 5일을 넘지 않는다), 먹을 때는 즉석에서 바로 머리와 내장, 껍질을 제거하여 준다. 주로 채썬 양파와 피클을 곁들여 함께 먹고 위 영상에서 종종 보이는 청어에 붙어있는 흰 덩어리가 채썬 양파다. 핑크빛을 도는 상태여야 최고로 치고 너무 오래되면 흰색으로 변하니 먹을때 잘 보고 먹자.
네덜란드의 웬만한 도시나 소도시에 가면 반드시 하링을 파는 스낵카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암스테르담에 가면 이를 빵에 끼워 팔거나 먹기 좋게 잘라서 주기도 하는데[9] 이는 이를 잘 못먹는 외국인들을 위한 방법이다. 현지 대다수 네덜란드인들은 청어를 자르지 않고 위 영상처럼 통째로 꼬리를 잡아 집어들고 바로 입으로 넣어 먹는다. 오히려 빵에 끼워넣으면 청어의 풍부한 맛을 제대로 못 느낀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물론 그렇다고 현지 네덜란드인은 무조건 통째로만 먹는다는 건 아니고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대표적인 먹는 방법이 그렇다. 여기에 맥주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라고 한다. 맛은 잘 숙성된 연어나 참치뱃살과 같은 느낌이며 치즈와도 비슷하다.
예로부터 네덜란드는 북해에서의 청어잡이가 유명했었고 오래전부터 소비되어 왔다. 그러나 네덜란드나 유럽 밖으로 나가면 비린내 때문에 이는 매우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미국을 비롯한 아메리카권에는 어류를 절이는 음식 문화가 없다보니 해괴한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에는 수르스트뢰밍 같이 어류를 삭힌 음식이 있다보니 좋아하고 대한민국 역시 홍어같은 음식이 있기 때문에 잘 먹는 사람들은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다른 네덜란드 요리가 입맛에 안맞았지만 하링 만큼은 맞아서 여행하는 동안 하링만 먹었다는 사례도 있다. 물론 한국에도 홍어를 못먹는 사람이 있듯 네덜란드인이라고 모두 하링을 좋아하진 않는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맛볼 수 없지만, 이케아 청어절임이 가장 비슷한 맛이라고 한다.
2.3. 와플
스트로프바펄 만드는 법
일반적으로 알려진 두툼한 와플도 먹지만 네덜란드에서는 납작한 와플인 스트롭바펄을 더많이 먹는다. 불리며 두 장의 1~2mm 정도의 얇은 와플 사이에 꾸덕한 카라멜 시럽이 듬뿍 발라져 있다.[10] 네덜란드의 길거리에는 강렬한 달짝지근한 냄새를 풍기는 와플트럭이 많으며, 이 냄새에 이끌려 하나씩 사 먹는 사람들이 많다. 참고로 코엑스몰엔 네덜란드인이 직접 운영하는 와플 카페가 있으니 네덜란드 현지 맛을 보고 싶으면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4. 수프, 스튜
에르텐숩(Erwtensoep)
하셰이(Hachee)
네덜란드에서 수프는 저녁에 전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에르텐숩처럼 주로 완두콩과 햄을 우려낸 육수로 만드는 편이다. 그리고 쇠고기를 주재료로 만드는 스튜 하셰이(Hachee)와 동부 오버레이셀 지역에서 즐겨먹는 험크스숩(Humkessoep)라는 수프도 존재한다.
한겨울 운하가 얼어서 스케이트를 탈 시즌이 되면 근처 노점상에서 이 에르텐숩을 파는데, 한국의 오뎅 국물같은 위상이라 볼 수 있다.
2.5. 팬케이크
네덜란드의 팬케이크(pannenkoeken, 파넨쿠켄)[11]는 한국의 부침개와 비슷한 편이다. 물론 영국, 미국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달달한 팬케이크도 많이 먹지만 그보다는 한 끼 식사용으로 많이 먹는 편이다.[12] 네덜란드에 자국 요리 음식점은 적지만 팬케이크 전문점은 의외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수요도 많다. 밀가루, 계란, 우유가 들어가는 기본 팬케이크에 각종 야채와 치즈, 베이컨 등을 토핑한 뒤 시럽이나 크림을 뿌려 먹는 형태지만 엄청나게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감자튀김과 더불어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있는 네덜란드 음식이다.
한국에서 "라면 먹고 갈래?"처럼 "우리집에서 팬케이크 먹자"고 한다면 어느 정도 호감이 있는 표시 중 하나로 여겨진다.
2.6. 비터르발
De Bitterbal.
미트볼과 비슷하게 생긴 전통 요리로 네덜란드 주요 도시의 스낵카에서 높은 확률로 볼 수 있다. 볼 위에 네덜란드 국기가 꽂혀있는 모습을 볼 수도 있는데, 이건 외국인들 수요가 많은 곳에서 네덜란드 요리라고 어필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라서 현지인들이 많은 곳에서는 국기를 꽂지 않는다. 직접 만들어 먹기에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Albert Heijn에서 파는 냉동 비터르발이 추천된다.
2.7. 올리볼렌
Oliebollen도너츠 같은 빵으로 영어로는 오일볼, 즉 기름에 튀긴 빵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길거리에서 파는 찹쌀도너츠 같이 생겼다. 보통 크리스마스부터 연말 무렵에 많이 먹는데 저 시기가 되면 한국처럼 기차역이나 길거리에서 노부부가 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오리지널은 달짝지근한 반죽을 둥굴게 만들어 기름에 튀겨서 만들며, 반죽에 건포도와 사과를 섞기도 한다. 그외 반죽에 초코칩을 넣는 등 여러 변형이 존재한다. 맛은 찹쌀 도너츠 비슷한데 팥이 없고 찹쌀반죽이 아닌 밀가루 반죽이라 겉은 튀겨져서 바삭한데 속은 좀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의 길거리에서 파는 설탕 꽈배기와 비슷한 맛도 난다.
2.8. 톰푸스
Tompouce네덜란드 전통 페이스트리로 평소에도 많이 먹지만 오랫동안 왕의 날 혹은 여왕의 날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음식이었기 때문에 왕의 날 혹은 특별한 날에 맞춰 변형된 톰푸스가 많이 나오기도 한다. 두장의 퍼프드 페이스트리 사이에 크림을 듬뿍 넣은 샌드형 페이스트리가 기본이며, 위에는 핑크색 아이싱으로 장식한다. 특별한 날에 따라 장식이 달라지는데 가령 이스터에는 토끼 그림, 왕의 날에는 오렌지 아이싱을 추가한다. 맛은 생각보다 담백하고 단맛도 아이싱 부분만 빼면 그리 달지 않아 부담이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좋다. 단점이 있다면 샌드된 크림이 무너져 내리기 쉬워 먹기가 불편하다. 크림대신 아이스크림을 채운 톰푸스도 있는데 원래 톰푸스가 차게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맛의 궁합은 정말 좋지만 먹기는 더 어려우니 조심하자.
옛날에는 이 과자에서 이름을 딴 고양이 캐릭터도 있었다. Olivier B. Bommel이라는 곰 아저씨의 친구라는 설정이다.
2.9. 캅살론
Kapsalon네덜란드의 케밥집과 터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메뉴이다. Kapsalon은 네덜란드어로 이발소라는 뜻인데, 2003년에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미용사 Nathaniël Gomes가 본인이 좋아하는 재료들로 개발한 음식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일반적으로 은박 그릇에 담겨져 나오며, 재료들을 층층히 쌓아 만든다. 맨 아래에 감자튀김을 깔고, 그 위에 케밥을, 다시 그 위에 치즈를 얹고 오븐에 넣어 녹인 다음 각종 야채와 소스를 뿌리면 완성된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있어서 인기가 많은 메뉴이다. 당연히 칼로리는 상당히 높지만 그렇기 때문에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인근 벨기에, 더 나아가 독일이나 폴란드같은 타 유럽 국가들에서도 많이 보인다.
2.10. 인도네시아 요리
과거 인도네시아를 식민지로 경영했을 때 그곳을 다녀온 네덜란드인과 반대로 네덜란드로 이주한 인도네시아인들을 통해 현지의 음식 문화를 받아들였다. 특히 나시고랭 (줄여서 Nasi), 볶음면, 롬피아 같은 음식들이 꽤 보편적이며, Colleen Geske의 "Stuff Dutch People Eat"(네덜란드 사람들이 먹는것들)에도 인도네시아 음식이 어느정도 수록되어 있다.[1] 네덜란드 왕국 자체는 해외영토를 포함하고 있다.[2] 현대에는 개신교 신자가 가톨릭 신자보다도 적을 정도로 완전히 몰락했지만, 1930년대만 해도 개신교 비율이 50%를 넘어갔었다.[3] 이쪽은 프랑스 요리의 영향이 강하다.[4] 특히 언어도 같은 네덜란드와 인접한 벨기에 북부 플란데런 출신들은 식사 시간마다 네덜란드 요리에 대해 험담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네덜란드 요리와 플란데런 요리는 큰 차이가 없다.[5] 특히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식당이 정말 많고, 중국집과 이탈리아 식당도 흔하다. 유럽답게 케밥집도 매우 많이 보이며 그 외에 아랍, 일본, 태국, 인도 식당도 많다.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등 대도시에는 한식당도 의외로 많은 편.[6] 헤이그 해변 지역의 행정구역 명칭과 동일하다.[7] 이 치즈 명칭은 래핑카우로 유명한 벨 그룹이 상표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나 쓸 수 없다.[8] '하링(Haring)'은 어류 청어를 자체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홀린저 니우어 이외에 마트여스하링(Maatjesharing) 내지 마트여스(Maatjes)라고 부르기도 한다.[9] 참고로 빵에 끼워 샌드위치처럼 먹는 음식은 브로쳐 하링(Broodje Haring)이라고 부른다.[10] 한국에서는 과자처럼 하나씩 낱개포장된 제품이 벨기에와플이란 이름으로 많이 들어와 있다. 그냥 먹으면 좀 많이 딱딱하고 커피 잔 위에 1분정도 올려놓아 와플과 시럽을 데운 뒤 먹는게 정석이다.[11] 풀어쓰면 팬 쿠키가 되는데, 네덜란드어의 koek는 케이크와 쿠키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다만 케이크(cake)나 타르트(taart)라는 표현도 혼용해서 쓴다.[12] 프랑스의 크레페와 비슷한 형태도 있긴 하나 일반적으로는 정말로 부침개처럼 반죽을 부치면서 재료를 같이 넣는 형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