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8 17:48:07

네덜란드/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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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도시간 교통
2.1. 도로2.2. 철도2.3. 항공
3. 시내 교통
3.1. 도로3.2. 대중교통3.3. 자전거
3.3.1. 역사3.3.2. 운행 수칙3.3.3. 기타

1. 개요

좁은 국토와 빽빽한 인구밀도에 대응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교통망은 도로, 철도를 가리지 않고 잘 발달되어 있다. 또한 높은 자전거 보급률 덕에 발전한 세계 최고의 자전거 인프라로도 매우 유명하다.

2. 도시간 교통

2.1. 도로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도 벨기에 다음으로 조밀한 도로망을 갖춘 나라다. 네덜란드어로 자동차전용도로는 Autosnelweg이며, 그냥 고속도로는 Autoweg라고 부르고, 전자의 앞머리를 따서 A + 노선 번호의 형식으로 고속도로를 명명하고 있다. 도시간 이동의 절반 정도를 도로교통이 담당하고 있으며[1], 로테르담 등의 중요 항만과 대형 농공단지의 존재로 인해 전체 교통량의 20%가 화물차일 정도로 화물 수송의 비중이 높다.[2] 전체 화물 수송량의 40%를 도로교통이 담당한다.

네덜란드의 도시간 도로망은 19세기 나폴레옹이 네덜란드를 통치하던 시절부터 정비되었고, 1923년부터 지금의 고속도로 체계를 갖춘다. 이후 1950년대 자가용 보급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 급속도로 고속도로망을 확충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도로망 확장이 주춤해졌다. 암스테르담을 비롯한 대도시권의 고속도로망은 이미 충분히 갖춰져 있는 데다,[3]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대중교통 및 자전거 장려 정책을 시행하며 차량 증가세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21세기 기준으로는 벽지 도로망을 효율화하여 유지보수 비용을 낮추고, 소도시들의 시가지 내부를 통과하는 국도와 지방도를 시가지 밖으로 우회시키는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철도의 수송 분담률이 높은 편이라 장거리 고속버스 네트워크는 부실한 편이다. 최근 들어서는 플릭스버스 등의 유럽계 버스 회사가 들어오며 싼 값에 해외여행을 하고자 하는 계층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다만 특기할 점으로는 도시권 내의 광역버스 운행이 서유럽 국가 치고 상당히 활발한 편이라는 점인데, 1990년대부터 Interliner와 같이 철도 체계에 포함된 광역 BRT 모델[4]을 정립했고, Interliner의 폐지 이후에도 여러 소도시들이 흩어진 구조인 암스테르담과 흐로닝언의 광역권, 그리고 제일란트와 로테르담 남부를 연결하는 노선을 중심으로 광역버스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도로 품질이 높은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전통적으로 제방이 교통로로 사용되었던 역사 때문에 다른 국가와 달리 도로 관리와 인프라 구축이 치수를 담당하는 Rijkswaterstaat의 소관으로 되어 있어서 국가적으로 지원과 관심이 크고, 치수 사업처럼 체계적이고 면밀한 접근을 택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와 더불어 ZOAB(Zeer Open AsfaltBeton)라는 고투과성 아스팔트 포장을 매우 폭넓게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비가 내려도 노면 상태를 유지한다. 유지보수가 매우 까다로운 관계로 주변국에서는 ZOAB를 잘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이 주변국 도로 품질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높은 도로 품질과 별개로 질소산화물 배출 문제로 인해 2021년부터 고속도로의 주간 제한속도를 130 km/h에서 100 km/h로 낮췄다.

2.2. 철도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네덜란드의 철도 환경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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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철도 교통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전국 곳곳을 구석구석 연결하는 철도망 덕에 국민의 35%가량이 장거리 이동 시에 철도를 이용하며, 이는 대한민국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전국의 간선 철도 및 시내 교통이 교통카드OV-Chipkaart 하나로 통하고, 기명식 카드를 가지고 있을 경우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네덜란드 국적 학생의 경우 학자금 대출의 일환으로 전국의 모든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5] 연령대가 어릴수록 특히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다. 방학이 되면 여행을 떠나는 학생들로 가득 채워진 열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직장에서도 특별히 철도로 접근하기 까다로운 위치에 있는 게 아니라면 NS Business Card를 지급하여 교통비를 전액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서부 지역에서는 대중교통으로 통근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남한의 4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국토 면적 덕에 철도망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NS가 운영하는 철도망이 전국 각지를 연결해 웬만한 도시에서 기차 한두 번만 갈아타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독일, 스위스 등과 비슷하게 전국의 열차 시간표가 패턴화되어 있으며, 주요 대도시간 열차는 시간당 4회 이상 운행되어 고빈도 운행이 이루어지고 있어 대기 시간이 매우 짧다. 근래에는 주요 대도시권의 주거 공급과 연계하여 추가 역을 건설하고 복복선화를 통해 스프린터(완행열차)를 도시철도처럼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 법률에 따라 상하분리가 이루어져 ProRail이 인프라를 관리하고 NS와 Arriva(DB 자회사)를 포함한 사업자들이 5 ~ 10년 단위로 운영을 위탁받는 운영권 입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사실상 상하통합 구조인 벨기에나 프랑스와 달리 ProRail과 NS 사이에는 용량 배분이나 역사 및 선로 구성을 두고 서로간에 잡음이 좀 심한 편. 실질적 국철 독점 체제인 벨기에나 사업자를 나눠 입찰하는 독일과 달리 네덜란드는 기본적으로 주요 간선(Hoofdrailnet)은 통째로 NS에 계약하고[6] 지방 철도선이나 지선들은 권역 또는 노선별로 민간에 입찰하는 방식이다. 림뷔르흐, 프리슬란트, 흐로닝언, 드렌터 등 동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지방 철도선들이 주류를 차지하며, 림뷔르흐처럼 지역 버스 계약을 함께 따내는 경우도 많다.

철두철미한 도시 계획으로 철도역 인근 개발을 매우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파크웨이 철도역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다. 또한 타국과 달리 시골에서도 마을과 농지의 구분을 매우 철저하게 시행하여 촌락의 시가지 밀도를 크게 높였고, 자전거를 이용한 접근 가능 범위가 넓다는 점은 네덜란드 철도의 효율적 운영을 가능케 했다. 즉 개별 역의 커버리지가 넓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던 것.

2.3. 항공

작은 국토 면적과 전국적으로 잘 깔린 육상 교통망 덕에, 임시편 한두 편을 제외하면 국내선 항공편이 아예 없다. 때문에 네덜란드의 모든 공항은, 항행시설과 터미널의 규모와 상관없이 전부 국제공항이다. 그래도 국제이동이 잦은 유럽 특성상, 어지간한 도시에는 작게나마 공항이 있다. 국내이동에서의 낮은 비중과 별개로 항공 교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바로 유럽 최대의 허브 공항인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7]플래그 캐리어KLM 네덜란드 항공의 높은 위상 덕분이다.

철도를 이용하면 네덜란드 전국에서 환승 1번 이내로 스키폴 국제공항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 대도시를 끼고 있는 로테르담-헤이그 국제공항 및 에인트호번 국제공항[8]을 제외하면 대개 주 단위로 비행기가 들어오는 수준이다.

3. 시내 교통

3.1. 도로

도시 개발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 도시들 특성상, 길이 좁고 운전하기가 불편하다. 네덜란드는 거기에 도심 곳곳에 산재한 운하때문에 길이 이리저리 꼬여 있는 경우가 정말 많고, 건물들이 작은 데다 지하주차장을 만들기도 어려우니 주차난도 상당하여 한국처럼 노상주차가 흔하다. 그래도 선진국이니만큼 자가용 보급률은 매우 높다. 많은 도시가 시가지 전체를 자전거 중심으로 재편하고 자전거 장려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자동차 이용률을 낮췄으나, 암스테르담, 헤이그 등 주요 대도시들의 교외 지역들은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의 부재로 많은 사람들이 높은 자동차세를 감수하고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도시부 밀도와 인구 대비 자동차의 비중은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며, 대외적 이미지와 달리 북미에서조차 점차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신규 주택의 최소 주차면수 확보 규정이 네덜란드 교외에서는 여전히 엄격히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주요 도시에서는 최 주차면수 규정이 적용되거나[9] 아예 특례로 공유 차량만 진입 가능한 주택들이 건설되는 동안 교외 지자체에서는 여전히 타운하우스에 1,6 대, 심지어는 2대 이상의 최소 주차면수 규정을 적용받는 게 일반적이라 문제가 되고 있다.

차량 검지 루프(Detectielus)를 오래 전부터 폭넓게 사용해온 관계로 차량 교차로 뿐만 아니라 자전거와 버스가 사용하는 교차로에는 거의 항상 감응신호가 적용되어 있다. 네덜란드에서 발명된 거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관련 텍스트가 없어서 사실 확인 불가능. 버스전용차로에 사용되는 경우 우선신호로 기능한다.

3.2. 대중교통

대중교통의 경우, 교외 지역의 비교적 낮은 도시부 밀도와 지반이 약한 지리적 특성 탓에 지하철보다는 트램이나 버스 노선이 매우 잘 발달되어 있다. 주요 대도시들 지반이 이탄과 점토로 이루어진 지형적 특성상 지하 구조물 건설이 심히 까다롭다.[10] 구시가지의 경우 목재 파일을 박아둔 상태라, 지반에 손을 잘못 대면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서 파일이 썩어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 암스테르담이나 로테르담같은 대도시들은 어찌어찌 도시철도망을 구축해놓긴 했는데, 이마저도 도심 일대만 지하구간이고, 도심을 벗어나면 바로 지상이나 고가로 올라가며, 일부 구간에서는 아예 건널목을 설치해서 노면으로 운행한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헤이그위트레흐트는 지하철 건설을 포기하고 시내 교통을 전부 트램시내버스로만 구성해 놓았다. 앞서 언급했듯 네덜란드는 독일이나 프랑스와 달리 주요 도시들의 시내 인구가 50만 내외로 높은 편이 아닌데다 영국, 벨기에와 함께 유럽에서 공동주택 거주 비율 최하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도심 바깥의 주거 밀도가 낮은 편이라 사실 이 정도면 특별히 도시철도망이 부실한 편은 아니다.

버스의 경우 유럽 국가 중 프랑스와 함께 독보적으로 BRT의 도입이 활발한 편이다. 프랑스의 경우 1990 - 2000년대에 현대적 트램을 설계하던 방식의 연장선으로서 전통적인 도심형 BRT를 위주로 도입하는 형태지만, 네덜란드는 도심형 BRT 뿐만 아니라 광역 BRT의 구축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5대 도시의 말석이자 버스 제조사 VDL 및 DAF의 연고지인 에인트호번에서는 20세기 계획 도시의 유산인 대로망을 적극 활용해 BRT를 핵심 교통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고,[11] 플레볼란트의 알메르는 계획 단계부터 버스 전용 도로를 설치해 도시철도에 가깝게 기능한다. 흐로닝언드렌터 지방 버스노선들은 비-대도시권 지방 BRT의 좋은 모델로 자주 언급된다.

잘 짜여진 노선망에 비해 시내 대중교통의 분담률은 생각보다 낮다. 주된 이유는 바로 하술할 자전거 때문. 어지간한 네덜란드인들은 자전거를 하나씩 보유하고 있고, 다른 도시로 이동할 일이 있어도 기차에 자전거를 실으면 그만이며, NS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 시스템 OV-fiets를 교통카드만 가지고 있으면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한편 NS를 포함한 네덜란드의 대중교통은 비싼 운임으로 악명 높다. 네덜란드 전역 기준 대중교통 1회 이용 요금은 평균 3.65달러, 1개월 정기권은 평균 87.5달러에 달해 전 세계에서 스위스 다음으로 비싼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술했듯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국가, 혹은 고용주 측에서 지원금을 타서 쓸 수 있지만,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계층에겐 부담되는 가격이다.

3.3. 자전거



Not Just Bikes의 영상. 네덜란드 도시가 왜 자전거를 타기에 이상적인지 설명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세계 최고의 자전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영토가 좁으면서 언덕 하나 없는 평지가 대부분이다 보니, 건강한 성인이라면 출퇴근, 통학을 비롯한 단거리는 물론 이웃 도시를 왕복하는 중장거리 여정도 전혀 무리가 없기 때문에 세계 자전거 중 2.3%가 네덜란드 소재이며, 1인당 1.3대 수준으로 인구 대비 자전거 보유 수가 세계 최고이다. 네덜란드의 모든 지역에서 도시 구석구석을 잇는 자전거 도로를 발견할 수 있고, 주택가 골목부터 대도시 중심가, 심지어 고속도로에도 별도의 자전거 차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한두 블럭마다 자전거 보관소가 있는데,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철제 거치대부터 한국의 쇼핑몰 지하주차장 마냥 주차구역을 알파벳숫자로 구분해 놓은 복층 지하주차장까지 형태도 다양하다[12]. 여기에 전동 자전거킥보드와 같은 다양한 1인 교통수단을 도시 한복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단순히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고 거치대를 늘리는 것 이상으로, 신호체계를 개편하고 의도적으로 차량 통행을 방해하여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잘 조성했으며, 결과적으로 차량 의존도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교통수요관리의 교과서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3.3.1. 역사

네덜란드의 자전거 사랑은 유서깊다. 자전거의 도입 자체는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살짝 늦었으나, 이미 19세기부터 전용 도로를 설치하는 등 도입 직후부터 시민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와중에도 자전거 대수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등 네덜란드의 시민들에게 자전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전후 미국, 유럽이 대호황을 맞으며 가구마다 자가용이 보급되었고, 여타 유럽 국가들이 그러하였듯 네덜란드의 자전거 운송 비중도 크게 감소한다. 자동차의 수가 급증하자, 자연스레 네덜란드의 정치인들도 자전거 인프라 확충을 멈추고 건물을 때려부수면서까지 자동차를 위해 도로를 확장한다. 이때 네덜란드의 자전거 댓수는 매년 6%대의 감소세를 보였으며, 시민들의 일상도 점차 자전거와 멀어지기 시작한다.

침체되어 가던 네덜란드의 자전거 시장이 부활하게 된 계기는 바로 교통사고이다. 1970년대를 거치며 자동차가 도시를 가득 메우자 당연하게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했는데, 피해자들 중 특히 어린이의 비중이 높았던 점이 시민들의 화를 돋구웠다. 예나 지금이나 아동 인권을 중요시하는 서구권에서 매년 수백명의 어린이가 교통 사고로 사망한다는 사실은 큰 사회적 문제였고, 이에 자녀를 보유한 기혼 여성들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어린이를 죽이지 마라(Stop de Kindermoord)는 구호와 함께 자동차를 반대하는 시위가 인다. 여기에 1973년부터 시작된 오일 쇼크로 기름값이 폭등함에 따라, 네덜란드 정부는 자가용 중심의 교통체계 개편을 재고하기 시작한다. 정부는 우선 자동차 없는 일요일(Care-free Sunday)을 지정하여 차량 운행 대수 감축을 꾀했으며, 1980년대 들어 헤이그와 틸뷔르흐를 시작으로 각 도시의 도로들을 자전거 친화적으로 개선하였다.

여기에 1990년대 후반 들어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환경 보전을 향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더욱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정부도 이에 대응하여 자전거 인프라 확충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시민들의 노력과 정부의 적절한 대응 덕에 네덜란드는 다시금 자전거 천국이 되었으며, 위트레흐트같은 대도시에서도 통근객들의 자전거 이용 비중이 50%를 돌파하는 등 자동차의 기능을 상당수 대체하고 있다.

3.3.2. 운행 수칙

길거리에 나가면 걷는 사람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더 많을 때가 있을 정도로, 네덜란드의 자전거 이용률은 높다. 출퇴근 시간이 되면 한 신호에 자전거 여러 대가 우르르 달려나가는 풍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자전거 사고도 매우 잦은데,[13] 아예 자전거 사고 장면만 짜집기해놓은 영상이 있을 정도.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은 유치원 시기부터 자전거 안전 교육을 꾸준히 받으며, 자전거 운행 수칙 위반이 적발될 경우 벌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자동차 운전자들 역시 자전거와 보행자를 무조건 우선하도록 철저히 교육받는다.
보도 자전거 도로 자동차 도로 자동차 도로 자전거 도로 보도
네덜란드 도시 중심가의 기본 구성은 이렇게 되어있으며, 차도 차선이 대부분 4차선 이하다. 기본적으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골목길에선 자동차 차선으로 다녀야 한다. 크게 위험하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말자. 한국처럼 도보의 보조개념이 아닌 하나의 어엿한 교통수단 취급을 받기 때문에, 자전거가 도로 차선으로 달리고 있으면 뒤따라오는 자동차들도 서행한다. 역주행하며 추월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또한 신호체계를 보행자 및 자전거 중심으로 개편했기에 횡단보도 신호등은 거의 버튼식이고, 보행자 녹색등이 켜지면 특유의 '딱딱딱딱'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인프라가 잘 깔린 대도시들은 자전거용 버튼과 보행자용 버튼이 분리된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들, 심지어 네덜란드인들조차도 잘 모르는 사실인데, 대부분의 네덜란드 도시에선 자전거를 탄 채로 길을 건널 때 굳이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 버튼 자체는 예전부터 꾸준히 쓰였고 지금도 잘 작동하지만,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는지 지금은 정부에서 지상자를 이용한 자동 인식 신호등[14]을 전국 곳곳에 설치했다. 네덜란드 대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간혹 신호등 근처 바닥에 직사각형으로 파인 홈을 볼 수 있을 텐데, 바로 그 밑에 지상자가 숨어 있다. 물론 신호 버튼이 주는 심리적인 효과도 크고, 또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 채로 신호를 기다릴 때 버튼이 달린 봉을 손잡이(!)로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없애진 않는 듯.

통행량이 낮은 지역의 횡단보도 혹은 교차로는 신호등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땐 주변에 차량이 있는지 확인하고 건너면 되는데, 길을 건너기 전에 먼저 바닥의 삼각형 경계선을 확인하자. 네덜란드는 통행 우선순위를 도로 표면에 삼각형 경계선을 그려 표시하는데, 이때 경계선과 평행한 방향의 도로가 우선순위를 갖게 된다. 만약 자전거를 타던 중 교차 지점에 본인의 진행 방향과 수직인 경계선이 있다면 일단 멈추는 것이 좋다.

차도의 형태만큼이나 자전거 도로의 형태도 다양한데, 큰 도로들은 위 표처럼 도로 양쪽에 일방통행 자전거 차선이 설치된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도심에서 벗어날수록 자동차 도로와 병주하는 별도의 왕복 2차선 도로가 놓여 있는 경우가 꽤 있다. 운행 규칙은 고속도로와 동일하게 자전거 도로 오른쪽으로 다녀야 하며, 왼쪽은 추월차선처럼 비워놓는다. 앞 자전거를 지나쳐 빨리 가고 싶다면 왼쪽으로 붙어 페달을 열심히 밟도록 하자. 교차로 등지에서 방향을 바꾸기 전에는 이동하고자 하는 방향의 손을 들어 뒷사람 및 대기 중인 차량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자전거 앞 뒤에 조명 및 반사경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조명을 달지 않아도 당장 운행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으나 어둑어둑한 밤에 조명 없이 달리는 행위는 상당히 위험하며, 혹여 걸릴 경우 벌금을 물어야 한다. 추가로 2010년대 들어 하도 주행 중에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 정부에서 관련 규정을 못박았는데, 주행 중 스마트폰 사용은 불법이며, 역시나 적발 시 벌금행이다. 한동안 양손을 놓고 스마트폰을 쓰다 사고를 당하는 사람들 때문에 정부에서 골머리를 앓았을 정도.[15] 참고로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며 주행하는 행위는 합법이지만,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으니 주의하자.

자전거 이용객만큼 자전거 도둑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자전거에 부착된 조명, 시트 커버를 빼 가는 것은 예삿일이고, 체인형 자물쇠는 물론 차체에 달린 철제 자물쇠까지 끊고 자전거를 가져가는 사람도 허다하다. 값비싼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되도록 실내에 자전거를 주차하는 것이 좋다. 조명의 경우 자주 도둑맞는 사람이거나 한 푼 한 푼이 아까운 학생이라면, 아예 탈부착형 조명을 사서 탑승 중에만 달고 다니는 방법도 있다. 네덜란드인들도 어지간히 이골이 났는지 지갑이나 가방, 파우치에 여분 자전거 조명을 넣고 다니는 경우가 꽤 잦다(...)

자전거 이용 후 보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불법주차 차량을 취급하듯 자전거도 시의회 차원에서 열심히 관리하는데, 지정된 거치대를 이용하지 않고 아무 곳에나 세워 두면 관리요원이 경고 스티커를 붙이며, 이후 30분 전후로 자전거를 옮기지 않으면 체인을 끊거나 통째로 실어서 멀리 가져가 버린다. 6주 이내에 찾아가면 되는데, 단순한 불법주차의 경우 약 20유로의 벌금이 부과되지만, 사정상 압류 위치까지 갈 수 없는 경우 원하는 위치로 가져다 주기도 하는데, 이러면 50유로 + 배송비로 벌금이 불어난다. 주말에는 단속을 잘 하지 않지만 이용객이 많은 주요 시설 근처의 경우 쉼없이 단속하기도 하니, 한국과 같은 민폐주차는 할 수가 없다. 또한, 지정 거치대나 주차장에 보관하는 것도 연속 7일까지만 가능하며, 경고 후 2일 내에 가져가지 않으면 이것도 치워 버린다.

3.3.3. 기타


네덜란드 문서를 읽다 보면 알 수 있듯 여름을 제외하면 하루가 멀다하고 비가 내리는 것이 일상인데, 여기에 적응된 네덜란드인들은 비가 와도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맞으면서 자전거를 탄다. 어지간한 잡화점에 자전거용 우비가 있을 정도.

이렇게 인프라가 좋고 법규도 잘 마련되어 있어 멀리 떠나지 않고 도심에서 생활하는 경우, 아예 자가용 없이 자전거만으로 생활하는 인구도 많다. 경주용이 아닌 이상 자전거 앞뒤에 넉넉한 크기의 거치대가 있어 가방을 묶어놓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며, 어쩌다 조금 큰 짐을 실어날라야 할 경우 박피츠(bakfiets; 상자 자전거)라 불리는 카고 바이크도 흔해서 구입하거나 렌트하여 이용하면 된다. 자녀를 보유한 부모들은 이 자전거에 화물칸 대신 유모차 같은 탑승칸을 달아 최대 3명의 아이를 실어나를 수 있다. 이 때 아이들은 헬멧과 안전벨트 착용이 필수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훌륭한 자전거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보니 각지에서 네덜란드의 자전거 인프라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것이 성공한 사례는 일본센다이시가 있다. 센다이시 역시 자전거 도로와 보도가 있으며 자전거 전용 신호등까지 도입하기 시작했다. 서울특별시에서도 네덜란드의 교통체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2020년에는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1년까지는 어려운 듯. 이는 네덜란드와는 다른 지형 상의 특징과 더불어 자동차 중심적인 모빌리티 문화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관련 비교글[16]

한편 네덜란드에서 판매되는 자전거는 꽤 많은 수가 평균 신장의 한국인들이 타기에 엄청 높다. 인터넷에서 무심코 남성용[17] 자전거 Herenfiets를 샀다가는, 타고 내릴 때마다 흡사 기계체조에 가까운 스트레칭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게 불편하기도 이만저만이 아닌데다 긴급 상황일 때 대처가 어려워 위험할 수도 있으니, 본인이 평균 신장 내지 단신이라면 얌전히 낮은 자전거를 사자.

국민들 대다수가 자전거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데다가 훌륭한 자전거 인프라 덕분인지 올림픽 사이클 종목에서도 영국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강국이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만 4개, 종합 10개를 사이클에서 땄다. 정작 유명 사이클리스트들은 죄다 벨기에인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
[1] 출처: New Drivers in Mobility: What Moves the Dutch in 2012 and Beyond?[2] 출처:Road traffic, vehicles and networks[3] 로테르담 인근의 A15/16번 고속도로는 무려 왕복 16차선에 달한다. 로테르담 항으로 들어가는 화물차를 수용하기 위함이다.[4] 철도 운임을 적용받고 NS에서 통합 발권이 가능했다. 브레다 - 호린험 - 위트레흐트와 같이 철도로 연결되지 않은 도시들을 고속도로나 국도를 이용해 점대점으로 연결했으며, 최대한 철도와 승객 경험을 통일하기 위해 많은 노선에서 2+2 배열 좌석 대신 우등고속버스에서 볼 수 있는 1+2 배열 좌석을 적용했다. 유럽에서 BRT의 정의가 상당히 넓은 관계로 (佛: BHNS / 蘭: HOV) 한국처럼 본격적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까지 깔아둔 형태는 아니고, 군데군데 갓길 운행을 버스에 한해 허가하고 고급 버스를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2000년대 들어 일부 핵심 노선만 남고 일반 광역버스로 전환되었고, OV-chipkaart가 도입되고 R-Net 브랜드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2010년대 중반 경 폐지되었다.[5] 엄밀히 말해서 주말 무료 or 평일 무료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본가가 멀리 떨어진 학생들은 학교 근처에 셰어하우스를 잡고 주말 무료를 택하고, 학교에서 자전거로 통학할만한 거리에 집을 못/안 구한 경우는 평일 무료를 택해 주변 도시나 본가에서 통학하는 식.[6] 여느 유럽 국가들이 그렇듯 주요 간선망은 이런저런 경로로 사실상 국철인 NS가 운행할 수 있도록 해 두는 편이다. EU가 2024년부터 운영권 입찰에서 수의계약을 금지하자 2023년 말 정부에서 황급히 NS와 2025-2035 운영권 수의계약을 맺었을 정도. 2025-2035 Hoofdrailnet 입찰을 통해 부분적 운영권 확보를 기대하고 있던 독일 DB와 기타 지방교통사업자들의 모기업들(과 그 모기업들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 정부)에서 이를 두고 편법이라고 반발하며 유럽연합과 네덜란드 공정거래위원회(ACM)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Arriva는 독일식으로 각 축선마다 나눠 운영권을 입찰하고자 하는 입장이라 흐로닝언과 프리슬란트로 향하는 인터시티와 스프린터들도 본인들이 운영권 입찰에 참여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춰 심야에 북동부와 림뷔르흐에서 스키폴 공항으로 향하는 열차를 런칭하는 등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 상태. 다만 네덜란드가 독일식 교통조합 운임제를 채택한 것도 아니고 한국처럼 사업자별 각자의 요금을 한 카드로 징수하는 형태라 지금도 NS와 타 사업자간 연계가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보니 운임 체계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이들의 간선철도망 운영권 획득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Arriva의 스키폴행 야간열차들도 OV-chipkaart를 못 쓰고 Glimble이라는 Arriva 자체 앱을 깔고 그걸로 별도 티켓을 구입해서 탑승해야 하는 방식인데 이걸 주간 노선에까지 적용하는 건 어렵다.[7]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활주로를 보유한 공항으로, 그 갯수만 무려 6개다. 참고로 세계 2위의 국제선 승객수를 자랑하는 런던 히스로 공항의 활주로가 꼴랑 2개다![8] 라이언에어위즈에어를 비롯한 저가 항공사들이 애용하는 공항이다.[9] 암스테르담 시 경계 내에서는 농지나 공업지역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가구당 1대 이상의 주차면을 둘 수 없다.[10] 한국의 부산광역시 일대를 생각하면 된다. 특히 남포동 일대의 연약지반은 유명해서, 부산 지하철 1호선 공사 중에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사고도 있었을 정도. 네덜란드는 전국이 이러하니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암스테르담 남북선(52호선)은 네덜란드 역사상 전례없는 수준의 예산 초과와 난공사를 겪으며 그동안 계획되었던 다른 지하철 계획들까지 전부 날려버린 바 있다.[11] 여기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필리어스는 KRRI를 통해 한국에 넘어와서 바이모달 트램으로 상용화된 바 있다. 필리어스는 나름 야심차게 계획된 물건이었지만 신뢰성 이슈로 인해 9년을 채우기 무섭게 폐차당한 뒤 전기 굴절버스로 대체되었다.[12] 세계 최대규모의 자전거 전용 주차장이 다름아닌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 중앙역있다. 이 보관소가 생기기 전엔 일본이 1위기록을 가지고 있었다.[13] 그래도 자전거인지라 사망 사고는 한 해에 세자릿수 초반 정도로 자동차에 비해 매우 적다.[14] Not Just Bikes의 영상이다.[15] 그러나 법적으로 금지된 후에도 많은 네덜란드인들이 한 손, 혹은 양 손을 핸들에서 놓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본인들도 불법행위임을 알아서 보는 눈이 많은 곳에서는 주의하고 있긴 하지만, 항상 조심하도록 하자.[16] 이 글에서 연구자는 네덜란드에서도 자전거 박물관이 소재하는 등 특히 자전거 도시로 손꼽히는 네이메헌서울의 질적 경험의 차이를 질적연구로 분석하고 있다.[17] 물론 남자만 타지는 않고, 장신에 적합한 프레임을 쓰기에 편의상 붙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