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6 00:29:31

공산주의 유머/소련/경제와 문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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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유머
소련 동유럽 / 동독 북한 중국 기타
정치 경제 언론 신앙


[목차] (펼치기 / 접기)
1. 만성적 가난과 결핍에 대한 농담들
1.1. 비행기 쇼핑1.2. 성냥공장 대화재1.3. 노동자의 조국1.4. 기도1.5. 염소만은 안 돼1.6. 배급표1.7. 행렬1.8. 안테나1.9. 보기 나름1.10. 가가린의 쪽지1.11. 배급소의 줄1.12. 고향에 온 기분1.13.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1.14. 중성자폭탄1.15. 십년 후에 오시오1.16. 자동차 때문에1.17. 각국 화폐의 용도1.18. 수수께끼1.19. 전력화1.20. 전혀 다를 게 없어1.21. 개들의 반상회1.22. 시위대가 돌을 던지는 이유1.23. 공산주의의 승리1.24. 미래의 교육1.25. 말처럼1.26. 키예프1.27. 미국을 이기는 법1.28. 더 심해1.29. 없어1.30. 아무것도 아니야
2. 직장과 급여에 대한 농담들
2.1. 소련에서 받은 봉급2.2. 가장 심한 욕설2.3. 게으른 사람에게 한 일침2.4. 망명자의 삶2.5. 소련의 보안2.6. 비서2.7. 국영 창관
3. 사회의 치부와 부정적 관행에 대한 농담들
3.1. 생애 최대의 성찬3.2. 돌격 노동자3.3. 내기3.4. 물건 고르기3.5. 번역 실수3.6. 사이렌3.7. 주인3.8. 가장 부유한 나라3.9. 세대 차이3.10. 음식 주문3.11. 피카소와 문화부 장관3.12. 주차3.13. 대좌와 중장3.14. 대학 면접3.15. 감자 깎는 기계3.16. 놀라운 변화3.17. 시각표3.18. 일본과 러시아의 기술자3.19. 비행기 날개3.20. 라다 설명서3.21. 라다의 비밀3.22. 약자들의 의미3.23. 몇이길 원하십니까?3.24. 아프간에서 있은 일3.25. 스파이의 투항
4. 이념에 관한 농담들
4.1. 혁명의 피4.2. 공산주의 시스템4.3. 세계 최초의 직업은?4.4. СССР의 참뜻4.5. 착한 아이들4.6. 곤란한 문제4.7. 자본주의와 공산주의4.8. 공산주의자가 되면4.9.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4.10. 공산주의가 작동하는 곳은?4.11. 수평선 상에 올라온 공산주의4.12. 전쟁이 일어날까?4.13. 숨은 이유4.14. 동화4.15. 덕목들4.16. 공산주의가 실현되면?4.17. 비밀경찰4.18. 민주주의4.19. 소련의 거짓말과 참말4.20. 유람선
5. 일상 생활에 대한 농담들
5.1. 갈비뼈5.2. 좋은 맥주5.3. 지하철5.4. 행복한 순간5.5. 우려먹기5.6. 화성 탐사5.7. 달에 못 가는 이유5.8. 도착 안내 방송5.9. 200만 달러를 번 가가린5.10. 체르노빌 버섯5.11. 뻐꾸기 시계5.12. 소련의 최첨단 시계5.13. 레닌 묘의 경비병5.14. 누가 제일 용감한가?5.15. 깨끗한 화장실5.16. 물자 분배 계획5.17. 소련과 디즈니랜드5.18. 블라디미르 레닌과 토끼5.19. 천국과 지옥5.20. 식인종과 소련 선장5.21. 고향5.22. 문법 유머(aka. 러시아 유머)5.23. 술 도둑

1. 만성적 가난과 결핍에 대한 농담들

1.1. 비행기 쇼핑

1928년 소련은 제1차 5개년 계획에 착수했다. 당 간부 하나가 정치집회에 나가 이 웅대한 계획을 설명했다.

"동지 여러분, 제1차 5개년 계획이 완성되면 모든 소련 인민들이 자전거를 갖게 됩니다. 제2차 계획이 끝나면 오토바이, 제3차에는 자동차, 제4차에는 비행기를 1대씩 갖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거창한 전망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무언가를 생각해 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비행기를 갖게 되면 그걸로 뭘 하지요?"

"비행기는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습니다. 가령 모스크바 상점에 성냥이 떨어지면, 비행기를 타고 하리코프로 날아가는 겁니다. 거기는 성냥 공장이 있는 곳이니까,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도 성냥을 한 보따리나 살 수 있을 겁니다.

※소련에서 각종 소비재나 생필품의 공급 부족은 만성적인 문제였는데, 이는 공산주의 국가 특유의 계획경제 시스템 때문이었다. 그리고 특정 지역에 어떤 물건이 부족하고 특정 지역엔 반면에 그 물건이 남아돈다 하더라도 물건이 남아도는 지역에서 물건을 가져다가 부족한 지역에 갖다줄 어떠한 동기도 사회주의 기업들에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의 총량 자체는 얼추 맞아도 배분에 있어서는 오류가 판을 쳤다. 그러니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고를 알아내고(기업이 자기네가 어떤 물건을 판다고 광고하는게 아니라!)[1] 물건을 사기 위해 점원에게 뇌물까지 먹여야 하는 것이 소비자의 몫인 것이 사회주의 경제의 촌극이었다. 즉, 공산주의 경제에서 계획과 현실의 괴리가 이 농담의 핵심이다.[2] 아는 사람이 있다면 택배를 이용하면 되었지만 그게 아니라면 저런 방식을 써야했고 택배를 받는다해도 그나마도 집배원이나 배달부가 집에 직접 찾아와서 주는 것이 아닌 개인이 직접 우체국으로 가서 받아야 되는 시스템인지라 많이 불편했었다. [3] 그나마 교통비는 쌌던 시절이라는것이 위안(?). 실제로 러시아의 경우 소련시절이나 지금이나 국내선 항공기 요금이 타 국가보다 싼 편이다.

대부분의 물자를 '계획대로' 생산하는 소련 당국의 입장에서는 경공업보다 중공업에 집중하는 편이 나았다. 중공업은 수요 예측도 용이하고 당 차원 우선순위도 높으며 생산량도 적었다. 특히 군수품은 내다 팔 것도 아니니 군에서 요구하는 만큼만 만들면 되니까. 하지만 품목 종류가 훨씬 많고 수요의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경공업 생산품의 경우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하여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경우가 흔했다. 러시아는 서유럽보다 산업화가 백년 늦게 이루어져 서방보다도 일찍 우주에 인공위성을 쏘아 보냈으면서도 정작 인민들은 치약 하나 제때 보급받지 못했다.
수급 문제를 자당의 통제권 밖에서 해결하기 위해 속칭 제2경제권, 즉 지하시장이 만연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지하시장을 운영하던 사람들은 소련 붕괴 이후의 혼란시기에 이전부터 구축해 온 인맥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관료들과 함께 신흥 자본가로 급부상했다.

※ 판본에 따라서는 소련폴란드로, 당 간부가 고무우카로 바뀌기도 한다.

1.2. 성냥공장 대화재

모스크바 근교의 성냥공장에서 큰 불이 났다. 모든 것이 불타 없어졌지만 오직 그 공장에서 생산하던 성냥만은 무사했다.

※ 출처: 요네하라 마리, 「유머의 공식」. 위의 '비행기 쇼핑'과 한 세트로 실려 있다.

※ 타지 말아야 할 것은 타고, 타야 할 것은 타지 않았다는 이야기. 이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대상으로 '중국은 폭탄 빼고 다 폭발한다'는 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유머는 북한 관련 사이트에도 패러디해 소개되었다.

※ 공산주의 체제의 공산품은 양적 문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굿바이 레닌[4]먼나라 이웃나라 독일편[5]에서도 지적했듯이,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다양한 기업이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어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지만,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평등을 중시했기 때문에 '누구는 더 나은 제품을 쓰는 일'은 용납될 수 없었다. 그 결과 해당 제품은 단일 상품으로서는 좋은 물건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제품이 맞지 않는 이들에게는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정치적 이유로 10일이 걸리는 공정을 하루 만에 끝내거나[6] 100개를 생산할 수 있는 원료로 200개를 생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고급 재료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싸구려 재료를 쓰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풍부한 석탄과 석회석으로 생산 가능했던 비날론이 있다.

백번 양보해서 의료적 목적으로 특수 비누를 만든다고 쳐도 위에서 설명된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특수비누가 어떤 지역에서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지 따위를 당에서 조사할 이유도 여력도 눈곱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만들어진다고 해도 민감한 피부의 소유자에게 비누가 갈 가능성은 아주 낮거나 매우 어려웠다.

1.3. 노동자의 조국

1934년 초, 한 이탈리아 공산당원이 소련에 연수를 가서 직접 노동하면서 공산주의 이론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는 고향의 친구들에게 소련에서의 생활을 정확하게 전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편지가 검열을 받을 건 뻔한 일이니까, 고민 끝에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소련에서의) 현실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나은 부분에 대해서는 파란 잉크로, 현실이 기존의 인식과 차이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은 잉크로, 현실이 기존의 인식보다 열악한 부분에 대해서는 빨간 잉크로 글을 쓰기로.

얼마 후 소련으로부터 이탈리아로 편지가 왔는데, 전부 흑색 잉크로 씌어 있었다. 고향 친구들은 결론을 내렸다. 소련이라는 곳은 당에서 선전하는 것처럼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판자들이 선전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모양이라고. 그런데 편지의 맨 끝에는 이런 추신이 달려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곳에서는 빨간 잉크를 살 수가 없었다네…"[7]
※ 상황이 좋으면 서 있는 사진을, 상황이 나쁘면 앉아 있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로 한 판본도 있다. 이 판본의 결말은 누운 채로 찍은 사진(!)이였다고.

※ 소련은 아니지만 이와 같은 사례가 실제로 있었다. 재일교포 북송이 한창이던 1950~60년대 일본에서. 자세한건 문서 참고.

1.4. 기도

한겨울, 우크라이나집단농장에서 한 노인이 땅바닥에 엎드려 중얼중얼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당 서기가 물었다.

"동무, 지금 뭐 하는 거요?"

"예, 지금부터 좋은 날씨가 이어지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농사가 다 끝났는데 날씨가 좀 나빠진들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요?"

"농사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닙니다. 대서양의 날씨가 좋아야만 미국을 실어오는 배가 무사히 도착할 게 아닙니까?"
기도를 문제 삼지 않는건 잠시 넘어가자
※ 소련의 농업은 스탈린의 집단 농장화로 박살난 이래, 흐루쇼프와 브레즈네프의 대대적인 농지 개간과 개혁 시도에도 불구하고 식량자급을 하지 못해 매해 "미국에서" 2,500만톤 정도의 곡물을 수입[8]해야 했다. 이것은 그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그러나 소련산 곡물의 절대량이 그 정도로 부족했던 건 아니다. 사실 소련의 밀 생산량은 세계 1위였지만 가축 사료용으로 밀을 썼기 때문에 밀을 수입했다. 소련에서는 질이 떨어지는 자국산 곡물은 사료용으로 쓰고, 미국에서 수입한 곡물은 사람이 먹었다.
※ 미국은 소련과 어떤 적대 관계[9]에서도 이 곡물 수출을 제재하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안 했는데, 미국 내 잉여 농업 생산 물량을 저만큼이나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구매해줄 대상이 소련밖에 없었기에 소련에 대한 곡물 수출을 중단할 경우에는 자국 농민들이 망하게 되니 정치적으로 손해가 되고 그것뿐만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식량수입이 막힌 소련이 이판사판이라며 대외 강경책이나 무력도발, 더 나아가 전면전까지 갈 경우 미국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손실로 번질 수도 있었기에 서로 무역관계를 유지했다.

1.5. 염소만은 안 돼

공업화 계획과 동시에, 소련에서는 급속히 집단농장 계획이 추진되었다. 당 간부가 이바노비치의 집에 찾아와 집단농장에 가입하라고 설득했다. 이바노비치는 결국 가입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 간부는 이것을 다짐하기 위해 물었다.

"이바노비치 동무, 를 집단농장에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가?"

"그럼요."

"도?"

"물론입죠."

"그리고 염소는?"

"아니, 염소만은 안 됩니다."

"무슨 소린가? 소와 말까지 바친다면서 염소는 왜 안 된다는 건가?"

"저한테는 염소밖에 없으니까요."

1.6. 배급표

소련은 농업집단화 이후 식량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식량사정이 대단히 나빠졌나 봐. 요즘 식량배급표가 제때에 안 나오는 걸 보니."

"식량사정만 나빠진 게 아니야. 배급표를 인쇄할 종이도 떨어졌대."

1.7. 행렬

모스크바의 어느 정육점 앞. 인민들이 장사진을 치고 서 있다. 벌써 몇 시간째다. 정육점은 아예 문도 열지 않고 있었다. 해가 질 무렵이 돼서야 지배인이 나오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인민 여러분. 오늘은 그냥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대신 당원 동지들만 남아 주십시오."

인민들은 불평을 하면서 흩어져 가고 당원들만 남게 되자, 지배인이 말했다.

"동지들, 우리들끼리니까 사실대로 말하겠습니다. 오늘은 고기가 없습니다."
※ 물자가 부족하다는 것은 전 인민이 다 아는 사실이건만 되도 않는 정보통제로 눈가리고 아웅을 시전하여 반발만 더 사는 공산당을 비꼬는 것이다.

※ 여담이지만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실제로 이와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고 한다. 1970년대 이후로 만성적인 소비재의 부족으로 지방에서는 정육점에서 고기가 제대로 팔리지 않았고 지방 사람들이 식료품을 쇼핑하러 모스크바로 가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1.8. 안테나

고르바초프가 다른 나라의 정상과 헬기를 타고 모스크바 교외와 노동자 구역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외국인이 최신식 바라크[10]에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소련은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잘 살고 있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는 사람들도 당신네 나라처럼 돼지우리에까지 텔레비전을 놓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니깐 소련의 집을 돼지우리로 착각한 것(...)이다. [11] 물론 성냥갑으로 대표되는 동유럽, 소련식 비좁은 아파트와 좋지못한 주거환경을 풍자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당대에는 흑백과 컬러TV보급과 그에 걸맞는 방송을 하는 것도 하나의 체제경쟁이였기에 동유럽 및 소련에선 컬러TV 보급 및 방송에 혈안이였고, 실제로도 유럽과 미국보다 몇년 빠르게 보급되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런 체제 경쟁 때문에 사람이 살아야 할 집은 돼지우리만큼 허름한데 그런 집도 TV가 있다는 뜻.

1.9. 보기 나름

프랑스를 방문한 소련의 경제학자가 프랑스 경제학자에게 물었다.

"당신네 나라의 경제는 정말 심각한 상태로군요. 이렇게 극심한 빈곤은 일찍이 보지도 듣지도 못했습니다."

이에 당황한 프랑스 경제학자가 항변하자 소련 학자가 하는 말.

"네? 그,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상점마다 물건이 가득 쌓여있는 걸 보고도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그렇지만 아무도 그걸 살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프랑스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한 번도 상점 앞에 줄을 지어 서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 공산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부족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 정도가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는 수준이었다. 부족현상이 너무 심해지면 인민들이 당에 불만을 품기 때문에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지만, 반면에 사람들이 줄을 서지 않으면 그건 그거대로 비정상적인 현상이었고, 당국은 다시 줄을 서게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가령 헝가리 자동차 수입 산업은 자동차 수령 대기시간이 너무 짧아지면 자동차 수입량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는 우선 감히 소비자 따위가 자본주의 시장 체제에서처럼 손님이 왕인 것마냥 구는 꼴을 사회주의 관료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이고, 둘째로는 부족현상이 없으면 잘 했다고 칭찬받는 게 아니라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그 부문에 할당된 자원을 부족이 심한 다른 부문, 지역으로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1.10. 가가린의 쪽지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을 나서며 집에 아내를 위한 쪽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지금 우주로 가오. 1주일 뒤에 돌아오겠소."

무사히 지구로 귀환해 정상적인 나날을 보내던 가가린이, 아내를 위해 쪽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지금 식량 배급을 받으러 가오.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소."
※ 물론 가가린은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라는 상징성에다가 소비에트연방영웅이기도 했으니 배급 순위에서는 항상 최우선에 놓여있었다.

1.11. 배급소의 줄

우주비행사를 아버지로 둔 여자아이의 집에 어느 날 전화가 걸려왔다.

딸 : 여보세요?

남자 : 저기... 지금 아버지 계시니?

딸 : 아니요. 아버진 지금 로켓을 타고 우주에 나가 계시니까 1주일 뒤에 오실 거예요.

남자 : 그래? 그럼 어머니는 계시니?

딸 : 아니요. 어머닌 지금 배급 받으러 줄 서 계시니까 2주일은 넘게 걸릴 거예요.

1.12. 고향에 온 기분

미국인과 소련인이 죽어서 지옥에 갔다.

지옥 문지기가 "너희들 앞에는 미국식 지옥과 소련식 지옥이 있다. 미국식 지옥에서는 하루에 똥 1양동이를 먹어야 한다. 소련식 지옥은 다른 건 다 같고, 대신 하루에 똥 2양동이를 먹는 것이다. 선택권을 줄 테니, 원하는 곳을 골라라."

그리고 미국인은 미국식 지옥을, 소련인은 소련식 지옥을 선택했다.

1주일 뒤 미국인과 소련인이 만났다. 소련인이 물었다.

"어때?"

미국인이 대답했다.

"문지기 말대로야. 하루에 똥 1양동이씩 퍼먹기가 쉽나. 미칠 지경이군. 그런데 자네는 어때?"

소련인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하하, 완전 고향에 온 기분이지. 똥 배급이 안 되거나, 똥이 있더라도 양동이가 없거나."
지옥의 옥졸이 똥을 강제로 먹게 하지 않는 건 넘어가자

1.13.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

1963년. 소련 시민 하나가 이발소에 들어왔다.

"최신 유행하는 헤어스타일로 해주세요."

"흐루쇼프 스타일로 해드리지요."

"아무것도 없는 게 올해 작황하고 비슷하군요."

※ 1963년의 소련 농업은 정말 최악이었다. 우크라이나 대기근 정도까지는 물론 아니었고 정부는 밀을 수입해와서 배급했지만, 자유화의 물을 먹은 소련인들은 이 시기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한답시고 나온 결과에 실망하여 흐루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였다. 그 틈을 타서 보수파가 흐루쇼프를 축출하게 된다.

1.14. 중성자폭탄

두 사람이 새로 개발된 폭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중성자폭탄이란 게 개발된 모양이야."

"그건 어떤 폭탄인가?"

"잘 들어. 원자폭탄은 여기 있는 나와 자네, 그리고 보드카까지 한번에 날려버리지. 하지만 중성자폭탄은 여기 있는 나와 자네만을 날릴 뿐이야. 보드카는 멀쩡하다고."

"그거 아주 놀라운 폭탄이군! 그런데 여기는 무슨 폭탄이 떨어졌길래 자네와 나만 있고 보드카는 사라졌지?"

※ 출처: 요네하라 마리, 러시아 통신
※ 중성자폭탄 같은 것은 잘만 만들면서 정작 (인민들이 원하는) 보드카 같은 소비재는 부족하던 소련의 실상을 꼬집는 유머이다.

1.15. 십년 후에 오시오

어느 소련 남자가 라다 지굴리를 사기 위해 모아놓았던 돈을 내밀었다.

그러자 창구의 직원은 "10년 후에 오시오."라고 대답했다.

남자는 머뭇거리더니 "10년 후 오전이요, 오후요?"라고 물었다.

직원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10년이나 뒤의 일인데 그게 중요합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남자가 대답하기를,

"그 날 오전에는 배관공이 오기로 되어 있소."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이 유머를 시전했던 적이 있다. 영상

※ 실제 소련은 신차 수요에 비해서 생산량이 모자랐기 때문에 위의 10년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새 차를 구입하려면 최소 2~3년 정도는 기다리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차를 빨리 사려면 비슷한 값 혹은 웃돈을 주고[12] 중고차를 사야했다. 그래서 소련에서는 차를 사서 몇년 잘 관리한 다음에 웃돈받고 팔아치우는 것이 흔한 재테크 수단이었다. 복권에 당첨되어서 자동차를 얻었을 때나 자동차 기업에 취직했을 때, 다자녀 가정일 때는 예외이기는 했지만, 아무나 복권에 당첨되거나 자동차 기업에 취직하는게 가능할 리 없으니 당연히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었다. 다만 어떤 차를 사느냐에 따라 달라서 재수 없으면 10년 쯤 기다려야 했는데 그냥 트라반트나 모스코비치같이 위에서 이거 있으니 이거나 가져가라는 대로 던져주는 '수요의 강제 대체 현상'이 비일비재했다. 그나마 차를 사고 싶었는데 특정 차종이 없어서 다른 차종이 교체한 거는 양반이고 영 딴걸 사게 되거나 구매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 때문에 소련을 위시한 대부분의 공산권에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서방 세계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16. 자동차 때문에

독일인과 프랑스인, 소련인이 죽어서 천국에 갔다.

죽은 이유에 대해 먼저 독일인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음... 때는 비오는 날 저녁이었어. 그 날은 무슨 액이 끼었는지 안 좋은 일이 연속으로 겹치는 바람에 기분이 울적했던지라 기분 전환이라도 할 겸 드라이브를 하던 중이었지. 아우토반에서 내 포르쉐 911로 미터기를 시속 240km으로 꺾으면서 달리다가 그만 차가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 받아버리는 바람에 현장에서 즉사했어."

프랑스인이 뒤이어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날은 화창한 날 저녁이었어. 오랜만에 여자친구하고 데이트를 하던 날이었지. 센 강변에 내 사랑스러운 푸조 205를 세워두고 여자 친구와 사랑을 나누다가, 차가 미끄러져서 강에 빠지고 탈출을 못했지."

소련인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에 놀란 독일인과 프랑스인의 질문에 답한 말.

"부럽네… 자네들은 차라도 있으니까… 난 차도 없어."
"아니, 자넨 무슨 일이 있었길래 차가 없다는 건가?"
"들어봐. 난 지굴리를 사려고 저축하다 굶어 죽었다네.
※ 소련인이 차는 샀지만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굶어 죽었다는 판도 있다. 다만 소련의 자동차값이 소득대비로 싸지는 않았지만 일반인들이 아주 못살 정도는 아니었고 1970년대~80년대 기준으로는 자동차 1대값이 차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5년치 봉급 정도의 수준이었다. 소련 말기 당시 가구당 평균적으로 수만루블의 예금을 가졌으니 적금을 전부 부으면 구입 자체는 가능했던 셈.애초에 당장 굶어죽기 직전인데 오로지 차를 사기 위해 저축한 돈을 안 꺼냈다는 것부터가 유머다

1.17. 각국 화폐의 용도

루마니아에서 홍수가 발생했던 때 일이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소련이 앞 다투어 루마니아를 원조했다.

미국의 달러화는 도로 복구의 비용으로 쓰였다.

일본의 화는 다리 건설에 투입되었다.

소련의 루블화는 화장실 휴지가 되었다.

사실 모조리 궁전 짓는 데 탕진했다. 근데 실제로 루블화가 휴지가 되어버렸다.

※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은 고정환율로 화폐의 가치를 정했다. 그런데 공산권 국가들이 다양한 요인으로[13] 실제보다 자국 화폐의 가치를 높게 책정한 결과, 공식환율은 1:1이거나 1:3이었지만 일반인들이나 관광객들은 1:10로 환전받는 것이 보통이었고, 심하면 1: 100 이상까지도 갔기 때문에 제1세계 및 제3세계 진영에서 공산권 화폐는 저급하게 취급당했다.

※ 루블은 농담이지만, 실제로 차우셰스쿠 치하 루마니아에서는 실제로 성경을 파쇄하여 재활용 휴지를 만든 적이 있다.

1.18. 수수께끼

길이는 100m에 속도는 달팽이만큼 느린데, 또 양배추만 먹고 사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 소련의 빵집 앞에 늘어선 사람들의 줄.

※ 카트리네 마르살,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 빵집 대신 정육점으로 나오는 버전도 있다.

1.19. 전력화

블라디미르 레닌은 일찍이 전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공산주의는 소비에트 권력에다 전 국가의 전력화를 더한 것이다(Коммунизм-это есть Советская власть плюс электрификация всей страны)”.

곧 몇몇 사람들은 이 말을 놓고 수학적인 계산을 벌려 보고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따라서, 소비에트 권력은 공산주의에서 전력화를 뺀 것이고, 전력화는 공산주의에서 소비에트 권력을 뺀 것과 같다"고.

※ "공산주의는 소비에트 권력에다 전 국가의 전력화를 더한 것이다"은 공산당과 농업 산업의 근대화를 통해 공산주의에 도달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레닌이 내건 슬로건. 이것을 간단한 산수의 공리에 적용한 것이다. (즉 공산주의=소비에트 권력+전력화) 다시 말해 전기도, 철도, 무선방송도 없는 공산주의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는 원리는 오직 먼 거리를 가로질러 생산물을 수집하고 분배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국가 전체의 생산활동을 관리 감독할 수 있을 때만 작동한다.[14] 그러나 이는 소비에트 권력 때문에 전력화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풍자한 것이기도 하다('공산주의-소비에트 권력=전력화'이므로). 그런데 문제는 전기, 철도, 방송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은 20세기의 다른 경쟁적 이데올로기였던 자유민주주의파시즘도 딱히 다르지 않았고 그나마 이 둘은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총력전 같은 극한의 상황이 아닌 경우엔 인프라가 그럭저럭 작동하고 꾸준히 개선되는 것에 이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1.20. 전혀 다를 게 없어

"자네, 미국에서 살아 보니 어떻던가? 어때, 여기 모스크바와는 천지 차이겠지?"

"아니, 전혀 다를 게 없어. 거기서도 루블로는 아무것도 못 사고, 달러로는 뭐든지 살 수 있었다네."

1.21. 개들의 반상회

어느날 미국 개의 집에 폴란드 개와 소련 개가 놀러왔다. 미국 개는 자기네 삶에 대해서 불평했다.

"밥이라도 한끼 먹으려면 한참을 짖어대야 주인이란 작자가 어슬렁 어슬렁 나타나서 고기 몇점 던져주고 간다니까. 더는 못 참겠어."

이에 폴란드 개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고기가 뭐야?"

소련 개는 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짖는 게 뭐야?"

※ 소련을 동독으로 바꾼 버전도 있다.

※ 폴란드의 경우, 70년대부터 경제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물자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일어났지만 표현의 자유는 그나마 덜 억압된 편이었다. 반대로 소련과 동독은 물자는 비교적 풍족했지만 검열 등 사회적 억압은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1.22. 시위대가 돌을 던지는 이유

소련 치하 폴란드에서 경제 실정으로 인해 민중들이 분노하여 폴란드 공산당의 건물에다 돌을 던지면서 시위하는 모습을 관광으로 놀러온 어느 영국인 부부가 지켜보고 있다가 시위대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넸다.

"저기.. 돌은 너무 위험하니까 그냥 토마토계란을 던지는 게 낫지 않겠소? 우리 영국에서는 항의를 할 때 계란이나 토마토를 던집니다."

그러자, 시위대의 한 사람이 화를 내면서 촌철살인으로 답변했다.

"이봐요. 토마토와 계란이 있었다면, 우리들이 뭐하러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하고 있겠소?"

※ 소련 치하 폴란드에서 농업의 황폐화로 인해 얼마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1.23. 공산주의의 승리

"우리 당 지도자들은 현재 미제 자본주의가 멸망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하고 있다. 우리 공산주의 체제는 틀림없이 미국의 상태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공산주의 체제가 곧 멸망한다는 소리다. 즉, 위의 말은 반어법을 적용한 것이다.

1.24. 미래의 교육

공산주의가 도래한 어느날 손자가 할머니에게 질문을 던졌다.

"할머니 배급이 뭐에요?"

"응 얘야, 그건 예전에 사회주의 시절에 당에서 인민들에게 소시지와 버터 같은 것을 나누어주던 거란다. 우리 모두가 줄을 서서 그걸 받곤 했지."

손자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서 다시 물었다.

"소시지랑 버터는 대체 뭐에요?"
  • 공산주의가 도래하기 전에는 그래도 배급을 통해서라도 소시지와 버터를 나눠줄 수 있었지만 공산주의가 도래하자 그런 것도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25. 말처럼

내전 중의 기근[15]으로 인해 화가 난 농부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스몰니에 모였다.

"우린 먹을 게 없어서 말처럼 풀이나 뜯고 삽니다."

다른 농부도 말하길,

"곧 있으면 굶주림에 말처럼 울부짖게 생겼어요."

이에 레닌이 답하였다.

"여러분 안심하시오. 나는 여기 앉아서 차에 꿀을 섞어 마시는데 벌처럼 윙윙 날아다니지는 않소. 그렇지 않소?"

1.26. 키예프

고르바초프: 이봐, 고기 배급이 있으니 붉은 광장에 가봐.

남자: 네? 고기는 키예프에서 나눠주는데요?

고르바초프: 이 바보야, 줄 맨 끝이 붉은 광장이라고!
  • 그런데 러시아에서는 줄을 서기보다는 맨 끝번 사람을 불러서 자기가 그 뒤를 잇는(즉 다른 누군가가 또 오면 차례를 일러주는) 식의 문화가 있다고 한다. 서로 앞사람이 누군지만 알면 되니 기다리는 동안 딴짓을 하고 있어도 괜찮다고.
  • 참고로 모스크바와 키예프(키이우) 사이 거리는 840km다. 즉, 고기를 배급받기 위해 키예프에서 선 줄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까지 길게 있다는 소리(...)

1.27. 미국을 이기는 법

소련의 장성들이 미국을 이기기 위한 전략을 토의하기 위하여 회의를 가졌다.
"우리가 핵무기 20개를 서류가방 20개에 넣어 미국에 밀반입하는 데에만 성공하면, 이길 수 있소!"
"멋진 생각이오! 그런데, 서류가방 20개는 어디서 구하지?"

1.28. 더 심해

한 노파가 남편인 노인에게 저녁으로 먹을 생선, 상추와 빵을 사 오라 했다. 이에 노인은 생선가게에 들렀으나 생선이 다 떨어졌다는 말만 들었다. 다음으로 식료품점에 들렀으나 마찬가지로 상추가 다 떨어졌다는 말만 들었다. 끝으로 그는 빵집에 들렀으나, 그곳 진열대도 전부 텅 비어 있었다.
노인은 낙심하여 외쳤다.
"생선도 없어, 상추도 없어, 빵도 없어! 차르가 살아 있었을 때에는 이런 부족에 시달린 적은 한 번도 없없어!
근처에 있던 군인 하나가 그 말을 듣고 당황하며 말했다.
"말 조심하시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총 맞아요."
그 말에 노인은 말하기를 멈추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를 맞이한 아내는 그의 표정을 보고는 물었다.
"여보, 왜 빈손으로 와? 생선이 다 떨어졌대?"
"더 심해," 노인이 말했다. "총알이 다 떨어졌어."

1.29. 없어

한 여자가 가게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여자가 말했다. "고기 없나요?"
"없어요." 가게 주인이 말했다.
"여기는 생선 가게에요. 생선은 없지만요. 정육점을 찾으시는 거라면, 길 건너편에 있습니다. 고기는 없지만요."

1.30. 아무것도 아니야

두 러시아 여자가 감자 배급 줄에 서 있었다. 줄을 선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줄은 전혀 줄지 않았고 한 여자가 성질이 폭발했다.
"됐어! 더 이상 못 참겠어. 모스크바로 가서 고르바초프를 죽여버릴 거야."
1주일 후, 여자는 돌아와서 다시 줄에 섰다. 다른 여자가 그녀에게 물었다.
"어떻게 됐어?"
"여기 줄은 아무것도 아니야."

2. 직장과 급여에 대한 농담들

2.1. 소련에서 받은 봉급

쥐꼬리만한 첫 임금을 받은 소련 노동자 한 명이 불만에 찬 목소리로 옆사람한테 물었다.

"대체 이 박봉으로 어떻게 살라는 거야? 넌 이 월급으로 살아가는 게 가능이나 해?"

"몰라. 사실 시도도 안 해봤어."

※ 이는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노동가치설을 인정했으면서도 정작 노동자들의 노동이 기여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형편없이 낮게 평가해 도저히 월급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임금정책이 시행되었기 때문. 그리고 생필품에 대해서는 아주 낮은 값으로 제공하거나 무료로 제공했지만 이 경우 공급이 폭주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부족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에 돈으로 살 수 있는게 그리 많지 않았고, 자동차나 카페트, 컴퓨터 같은 사치품은 없어도 되는거라는 명목 내지는 임의적인 가격 정책 때문에 몇달치~몇년치 봉급 수준으로 비싸게 책정했고, 암시장 물품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비쌌다. 이러니 다들 자연스럽게 부업을 찾게 되면서 별장에서 생산된 작물이나 중고품을 시장에 내다팔거나 연줄이 있는 사람은 외제품이나 희소품을 입수한 다음에 비싼값에 파는식으로 지하경제가 활성화되었는데 소련 말기에 태업죄로 기소된 사람들은[16] 판사 앞에서 니가 이 월급으로 살아보라고 소리를 지르며 반항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17]

당대에도 많이 통용된 유머지만 현재도 동유럽이나 쿠바에서 많이 통용되는데 이유는 좀 다르다. 쿠바의 경우에는 이중통화제도로 공식임금은 너무 낮은데 반해 관광업 종사자는 매우 잘사게 되기 때문이고, 동유럽의 경우에는 1990년대 당시의 민영화 및 공공요금 인상 조치, 토지 사유화 등으로 소득에 비해 집값과 월세비와 공공요금이 너무 오르게 되다보니까 투잡을 뛰거나 불로소득을 먹고사는 경우가 많다보니 그런 것이다.

2.2. 가장 심한 욕설

"요즘 오데사에서 유행하는 가장 지독한 욕이 뭔 줄 알아?"

"아니, 뭔데?"

""평생 월급만 퍼먹고 살아라!" 라더라고."

2.3. 게으른 사람에게 한 일침

소련의 한 시민이 거리를 걷다가 구걸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는 매우 건장한 청년이었다. 시민이 혀를 끌끌 차더니 말했다.

"당신은 이렇게 건강한데 구걸이라니! 당신은 일을 해야 해요!"

그러자 화가 난 청년의 일갈에 시민이 사과를 해야 했다. 청년의 일갈이 무엇이냐면...

"이봐! 난 이미 8시간이나 일하고 왔다고!"

2.4. 망명자의 삶

어느 소련 사람이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러나 아직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생활에 미숙했던 그는 결국 열악한 직장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서 소련 사람은 매일 10시간씩이나 일을 하도록 되었는데 쉬는 시간은 겨우 1시간뿐이었다.

소련 사람은 어느 날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한탄이....

"이런, 젠장! 목숨 걸고 넘어왔더니,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파트타임이네……."
10시간이나 노동함에도 소련에서는 더 노동했어서 10시간 노동이 알바처럼 느껴진다는 뜻이다.

2.5. 소련의 보안

영국, 프랑스, 미국, 그리고 소련의 기업소 관리인들이 모여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어느 나라 기업의 보안이 가장 뛰어난지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프랑스인이 먼저 말했다.

"프랑스의 공장은 다른 공장들이 어떻게 작업하고 있는지 사실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합니다. 산업 스파이 같은 게 있을 수가 없지요!"

영국인이 같잖다는 듯이 비웃으면서 말을 이어 받았다.

"공장 같이 단순한 일을 하는 데서 무슨 보안이 중요하다고.. 우리 연구소들은 바로 옆에 있는 연구소에서도 무슨 일을 하는지도 결코 알 수 없는 정도랍니다."

프랑스인과 영국인의 뒤를 이어 동안에 미국인이 입을 열었다.

"우리 기업에서는 옆 테이블에서 동료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영국인과 프랑스인은 곧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역시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인 미국이니만큼 보안도 세계 제일이라면서 미국 기업을 칭송하고 있었다. 그러자 소련 국영기업소의 관리인이 그들을 비웃으며 말했다.

"이봐요, 동무들, 보안은 역시 소비에트 연방이 제일인 것 같소."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무슨 이유로?"

"우리는 직원들 스스로도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오!"

2.6. 비서

주미(駐美) 소련 대사와 주소(駐蘇) 미국 대사가 한번은 서로의 비서들을 바꿔서 근무시켜보기로 했다. 2주가 지난 후, 미국인 비서가 소련의 본국 대사관에 편지를 보냈다.

- "친애하는 여러분, 이곳은 끔찍합니다. 첨단기기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저는 계속 상사에게 차를 타 주어야 합니다. 게다가 저는 긴 치마 같은 옷만 지급받아서, 편하게 걸어다니기도 어렵습니다."

같은 시각에 소련인 비서도 미국의 본국 대사관에 편지를 보냈다.

- "친애하는 동지들, 이곳은 끔찍합니다. 모든 곳에 컴퓨터, 전구, 버튼이 깔려있으며 제가 할 일은 없습니다. 매우 지루합니다. 게다가 저는 짧은 치마 같은 옷만 지급받아서, 제 방울칼라시니코프를 가리기도 어렵습니다."[18]

2.7. 국영 창관

창녀들이 길가에 넘쳐 골치를 썩던 당에서는 국영 창관을 세우기로 하고, 경영 책임자로 열성 여성당원인 라비노니나를 임명하기로 했는데...

"제발 그것만은 안 됩니다."

라비노니나가 사색이 되어 사정을 했다. 이에 깜짝 놀란 당 간부 중 한명이 물어보자 답하는 말.

"아니, 동무 같은 열성당원이 왜 당에서 지시한 업무를 거부하려는 거요?"

"이 업무가 어떻게 될 지는 잘 알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에서 창녀 10명을 보낸다면 그 가운데서 2명은 당무 처리를 위해 당에 보내야 하고, 또 2명은 여성동맹에, 2명은 노동조합에, 2명은 농촌 근로봉사에, 나머지 2명은 직업학교에 보내야 하지요. 그러면 남은 여자라곤 나 혼자인데, 혼자서 그 많은 손님들을 어떻게 감당하라는 겁니까?"

3. 사회의 치부와 부정적 관행에 대한 농담들

3.1. 생애 최대의 성찬

영국의 노동자 대표단이 소련을 방문하여 집단농장을 견학했다. 그러자 농장위원회에서는 이 외국인 손님들에게 최상의 만찬을 대접하였다. 수십 가지나 되는 각종 요리는 물론이고 캐비아, 크리미아 스파클링 와인, 아르메니아 브랜디 등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다. 영국의 대표단장이 감탄해서 입을 열었다.

"동무들, 놀랐습니다. 이런 성찬은 평생 처음입니다."

그러자 집단농장 대표가 울먹거리면서 대답했다.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동무."

※ 많은 공산주의 국가들은 체제의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자본주의 진영에서 온 대표단이나 사찰단에게 최고급 만찬을 대접하거나, 미리 방문장소를 화려하게 꾸며서 국가 단위로 연극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지 버나드 쇼처럼 여기에 속아 넘어간 지식인들도 많았다.(...) 이 때문에 1988 서울 올림픽에 참여한 공산권 선수단과 관광객들이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자신들처럼 국가에서 미리 화려하게 꾸민 것으로 의심한 나머지 일부러 한국 국가대표 관련자 집에 갑자기 방문하거나 몰래 서울 구경을 하곤 했는데, 한국은 미국의 원조로 먹고 사는 가난한 나라라는 북한과 공산권의 거짓말과 다른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19][20].

※ 참고로 이 유머를 반대로 돌리면 고르바초프가 겪었던 일화가 된다. 1970년대 고르바초프가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한 슈퍼마켓에 들렀는데, 당연히 그곳은 '소비의 대성전' 같은 곳이었다. 고르바초프는 이것이 위에서 나오는 것처럼 의도적인 연출이 아닐까 의심해 운전수에게 예정에 없이 아무 슈퍼마켓에 멈추라고 지시했는데, 그곳 역시도 상품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풍부했다는 것이다.

3.2. 돌격 노동자

이바노프는 모범적인 노동자다. 그의 업적은 신문에 보도되고 그는 당원으로 추대되었다. 입당식에서 서기가 말했다.

"이바노프 동무. 오늘부터 동무는 영광스러운 공산당원이다. 생활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아내 외 다른 여자의 뒷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노름을 해선 안 되고 취하도록 마셔서도 안 된다. 소비에트 노동자의 모범이 되어 동무의 전 역량을 사회주의 건설에 바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동무는 동무의 전 인생을 당을 위해 바쳐야 한다. 알겠나?"

"서기 동지의 말씀을 듣고 각오를 새롭게 했습니다. 그따위 인생이라면 기꺼이 얼마든지 바치고말고요."

3.3. 내기

징병 위원회의 장교가 이번 신체검사에서도 불합격 판정을 받은 페트로프에게 따졌다.

"동무처럼 신체 건강한 청년이 왜 불합격이 됐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저 역시 이해가 안 갑니다. 신체검사 때마다 이번에는 틀림없이 합격한다고 의사 동무와 500루블을 걸고 내기까지 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 한 번도 이기지 못했거든요."

※ 즉 검사할 때마다 담당의와 돈을 걸고 내기(?)를 하고 불합격하면 돈 500루블을 의사가 가지게 되니 무조건 불합격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의사에게 500루블을 줄테니까 자기를 불합격시켜달라는 암묵적인 뜻 근데 그걸 발설했으니 둘 다 굴라크행

3.4. 물건 고르기

외국인이 모스크바의 국영 백화점 미술품 판매부에 기념품을 사러 들어갔다. 그러나 크고 작은 블라디미르 레닌의 흉상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외국인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레닌의 흉상 앞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점원이 다가와서 정중하게 물었다.

"이제 물건을 고르셨습니까?"

"똑같은 물건만 갖다 놓고 뭘 고르란 말입니까?"

※ 다양성과 창의성이 결핍된 소련의 관료주의적 계획경제의 폐단을 똑같은 상품들에 비유했다.

3.5. 번역 실수

미국의 노조대표들이 소련의 어느 공장을 방문하였다. 통역은 노동자들이 생산목표를 언제나 초과달성하고 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총살되는 거죠. 뭐."

통역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마음이 무거워진 노조원들이 호텔에 들어가 보드카를 한 잔씩 들며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그 통역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직후 숨을 고르며 하는 말.

"집에 가서 사전을 찾아봤는데 아까 제가 총살이라고 한 것은 '해고'를 잘못 말한 것입니다!"

※ Fire를 동사로는 '해고하다' 또는 '사격하다'라는 뜻으로 쓸 수 있다. 그리고 소련의 법에서는 실제로 노동자 해고도 가능했고 사직도 가능했다. 다른 직장으로 재배치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그 절차는 상당히 까다로웠고 특히 특정 직업 종사자가 갈 수 있는 직업이 특정 지역에서 하나 밖에 없는 경우에는 굉장히 일이 꼬였다. 호구제도로 거주이전의 자유가 통제되는 경우+주거 자체를 기업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제공받고 있던 경우였으면 이직의 대가가 자본주의 뺨치게 가혹해지는 수가 있었다.

※ 비록 실제로는 해고한다는 뜻이었지만, Fire를 총살로 잘못 해석할 정도로 소련 사회가 살벌했다는 것이 본 유머의 유머 포인트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당연히 그깟 사소한 일로 총살당하진 않으니 통역이 총살이라는 뜻은 떠올리지도 못하고 해고로 해석했을 것이다. 사실 해고도 정상적인 국가라면 지나치다.

3.6. 사이렌

어느 소련 공장장이 미국 공장으로 와서, 기계 설비를 사려고 미국인 공장장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점심시간이 되어 사이렌이 울리고 미국인 노동자들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하나둘씩 공장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놀란 소련 공장장이 "동무 큰일이오,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하고 있소!"라고 소리치자 미국인 공장장은 "별일 아니에요. 점심시간이라 다들 점심 먹고 쉬다 올 거요." 라고 말하면서 소련 공장장을 안심시켰다.

얼마 후, 점심 시간이 끝나고 사이렌이 울리자 점심을 먹고 쉰 노동자들이 다시 공장으로 일을 하러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소련 공장장 왈

"동무, 기계 같은 건 필요 없으니 저 사이렌이나 사겠소!"

※ 이 농담의 핵심은 사회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핵심인 자동적 인센티브 지급의 결여를 비꼬는 것이다. 자동적 인센티브는 경제활동의 참여자가 재산권의 순수익권이나 통제권, 처분권의 발휘하게 함으로 재산권 활용을 통해 이익을 보게 함으로 내 재산이니까 알아서 일을 열심히 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데, 사회주의에선 말단 노동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경영진조차도 아무리 높은 수익을 올려도 보너스는 커녕 내년에는 더 많이 생산하라는 통보만 받을 뿐이니 인센티브 부여가 도무지 불가능했다. 그래서 생산성 높은 노동자에게 수당을 더 준다거나 일을 못하는 노동자를 처벌한다거나 하는 인위적 인센티브로 이를 대체해야 했지만 일할 의욕 없는 사람을 억지로 일하게 하는 것에는 당연히 엄청난 한계가 있었고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서 사회주의 체제의 고용보장을 역이용하여 집단 사직이나 태업으로 저항하곤 했다. 소련 공장장이 사이렌이 울린다는 이유로 점심시간이 끝나자 자발적으로 일을 하러 돌아오는 자본주의 노동자들을 보고 사이렌에 신통력이 있는줄 알고 기절초풍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3.7. 주인

미국과 소련의 두 자동차 공장에서 서로 친선대표단을 보내기로 하였다.

소련 대표단은 미국 공장을 방문해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공장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포드 것입니다."

"그럼 여기 서 있는 자동차들의 주인은요?"

"그야 노동자들이죠."

이번엔 미국 대표단이 소련 공장을 방문할 차례였다.

"이 공장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그야 노동자들이죠."

"그럼 이 자동차는요?"

"그건 이 공장의 공장장 것입니다."

생산수단을 노동자의 것으로 한다는 대의를 내세웠지만 결국 노동자에게 돌아온 것은 거창한 말장난 뿐이고 실질적으로 자본가들보다 더한 착취를 공산당원들에게 당하는 현실을 비꼰 것이다.

3.8. 가장 부유한 나라

"이보게 라비노비치,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그야 당연히 우리나라지. 6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도둑질을 했는데 아직도 훔칠 게 남아있지 않나?"

※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에서는 사람들이 소속된 직장에서 물건을 은밀히 빼돌려 암시장에 팔아먹는 일이 정말 잦았다.

3.9. 세대 차이

소련 시절에 대한 기억이 없는 손자가 소련 시절을 생생히 기억하는 할아버지 댁에 놀러왔다.

손자는 할아버지 집에 있을 때마다 옆집에서 자꾸 시끄러운 소음이 나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소음을 참다 못한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했다.

"할아버지, 소음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네요. 지금 있는 5cm 방음판은 너무 얇은 것 같아요. 10cm나 15cm는 되어야겠어요."

할아버지는 으레 그렇듯이 물건을 아껴야할 것을 강조하면서, 자기 때는 결코 이웃이 시끄럽게 해서 자신을 짜증나게 하는 일이 없었다는 향수를 늘어놓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손자가 입을 열었다.

"아니, 그러면 할아버지 때는 대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던 거에요?"

"우린 내무인민위원회에 종종 편지를 썼단다!"

※ 전체주의 체제에서 사소한 앙심을 보복하기 위해 비밀경찰에 이웃이나 지인을 밀고하는 일은 흔히 벌어졌던 일이다. 이 때문에 동독이나 소련이 붕괴된 후 공개된 문서에서 심지어 죽마고우나 인생의 은인으로 여겼던 사람이 알고보니 자신이나 가족에게 해코지를 가한 철천지 원수였다는 것이 드러나서 수많은 인간관계가 파탄이 났다.

3.10. 음식 주문

3명의 외국인 여행자가 모스크바 내 고급스런 식당을 찾았다. 웨이터가 다가와 주문을 받았다.

첫 번째 여행자가 주문을 했다.

"쇠고기 스테이크미디엄으로 구워주시고, 후추를 곁들여 주세요."

2번째 여행자도 주문을 했다.

"송아지 고기를 튀겨서 주세요. 너무 느끼하지는 않게요. 그 다음 야채를 곁들여서 주시고요"

3번째 여행자가 뒤를 이어 말했다.

"훈제 쇠고기를 살짝만 구워서 주세요. 많이 굽지 마시고, 육즙이 나오는 상태가 좋습니다."

주문 받아 적은 웨이터가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

"여기 소고기 요리 3접시!!"

※ 개성과 다양성이 결핍된 계획경제의 폐단을 꼬집는 유머.

3.11. 피카소와 문화부 장관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 전시회가 열렸다. 그림의 거장인 파블로 피카소가 찾아왔다. 그런데 그는 초청장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 아닌가! 아무리 전설적인 화가인 피카소라 해도 초청장이 없으면 전시회장 안으로 들여보내 줄 수 없었다. 경비원이 보다 못해 입을 열었다.

"그러면 당신이 피카소라는 걸 우리한테 증명해 보이시오."

그러자 피카소가 단숨에 연필을 들어 평화의 비둘기를 그려줬다. 이를 본 경비원은 피카소를 통과시켰다.

이번엔 소련 문화부 장관 예카테리나 푸르체바[21]가 나타났다. 그녀도 초청장을 안 가지고 왔다. 마찬가지로 전시회장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

"저기요, 전 소련의 문화부 장관이예요!"

"그러면 당신이 소련 문화부 장관이라는 걸 증명해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방금 전에 피카소도 초청장을 안 가져오셨는데요, 그림을 그려서 확인한 후 들여보내 주셨거든요."

"엥? 아니, 대체 피카소가 누구죠?"

"아, 알겠습니다. 소련 문화부 장관이 맞으시군요. 어서 들어가십시오."

※ 미술관 대신 사후세계로 바뀌어 부시가 등장하는 버전도 있다(위트상식사전).

3.12. 주차

어떤 남자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차를 몰고 와서 주차시켰다. 이를 본 경찰이 부리나케 달려와 소리를 질렀다.

"당신 미쳤소? 여긴 당에서 관리하는 곳이란 말이오."

남자는 태연히 대답했다.

"괜찮아요. 내 차는 당에서 못 훔쳐가게 잘 잠가뒀으니까."

3.13. 대좌와 중장

문: 소련에서 대좌아들이 군인이 되었다. 그는 훗날에는 아버지보다 높은 중장 자리까지 진급할 수 있을까?

답: 될 수 없다. 중장에게도 자기 아들이 있으니까.

※ 북한만큼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간부들의 세습 문제는 소련에도 존재했다. #

3.14. 대학 면접

레닌그라드 육가공 기업소 기사장의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시험을 봤다.

"자네의 답변들은 지금까지는 썩 만족스러웠네."

면접관이 말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고 끝내지. 러일전쟁에 참전했던 국가들 중에서 두 나라만 말해 주겠나?"

※ 이게 면접자를 엿먹이는 질문인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기사장의 아들이 시험을 봤다는 데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합격시키려고 바보라도 맞출 수 있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러일전쟁에 러시아 제국이 참전했다는 것은 소련에서 숨기는 사실도 아니고 딱히 껄끄러운 일도 아니다. 러시아 제국의 봉건 통치배들이 일본 제국주의자들과 레닌의 제국주의 이론에 부합되도록 치고박았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3.15. 감자 깎는 기계

하사가 부엌에 들어와 병사에게 과업을 전달한다.

"감자 세 양동이를 깎아라."

사병이 묻는다.

"아니, 우주에도 벌써 오래 전에 갔다왔는데 감자 깎는 기계는 아직도 못 만들었답니까?"

하사가 말했다.

"이봐, 이병, 군대에는 모든 것이 다 있어. 감자 깎는 기계도. 바로 자네야. 최신 모델의 감자 깎는 기계."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세컨드 핸드 타임>.

3.16. 놀라운 변화

10월 혁명을 기념하는 집회가 소련의 한 지방당에서 개최되었다.

지방당 총비서가 주석단에 서서 입을 열었다.

"친애하는 동무들! 혁명 이후 우리 당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들을 보십시오!

가령 여기 앉아 있는 마리아는 어떻습니까? 문맹인 소작농에다가, 가진 것이라곤 드레스 한 벌에 신발은 없었습니다. 지금은요? 지역에서 가장 모범적인 소 젖 짜는 노동자가 아닙니까!

아니면 이반 안드레예프를 보시죠. 말도, 소도, 심지어 도끼 한 자루도 없을 정도로 마을에서 으뜸가는 가난뱅이가 아니였습니까? 지금은요? 신발을 두 켤레나 가진 뜨락또르 운전사가 되었지요!

그리고 트로핌 세메노비치 알렉세예프는, 성질도 더럽고, 알코올중독에, 지저분한 건달이였습니다. 손 닿는 물건마다 슬쩍하곤 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자를 믿지 않았었지요. 그랬던 그가 지금은 당비서가 되었습니다!"

※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초까지 소련에서는 이런저런 무자격자들이 여러 이유로 운 좋게 공산당원이 되는 일이 드물지 않았고, 이들은 온갖 패악과 부정부패를 일삼다가 대부분이 스탈린의 손에 숙청당했다.문제는 딱히 부정부패를 일삼지 않은 당원도 같이 숙청당했다는 것 혁명은 기존의 사회질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라, 수뇌부들의 학력이나 출신은 대단할지는 몰라도 중간-말단 간부들 상당수는 원래 사회의 밑바닥을 이루던 사람들이었다. 아쉬울 게 없는 상류층이나 중류층과 달리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하류인생들 내지는 어중이떠중이들이 현상 변화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되는 것. 이러한 현상은 소련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쿠바, 북한과 같은 대다수의 공산국가에서 벌어졌던 현상이다.

3.17. 시각표

모스크바의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이다.

"시각표를 찾고 있는데요."

"네, 시각표라면 '문학' 서가에 있어요."

※ 소련 시절 철도의 정시성이 워낙 떨어져 시각표에 적힌 시각이 '픽션' 취급을 받았다는 뜻이다.[22]

3.18. 일본과 러시아의 기술자

일본인 기술자와 러시아인 기술자가 자동차의 기밀성[23]을 논의하고 있었다.

일본인: 우리나라에서는 차의 기밀성을 시험하기 위해 고양이를 하룻밤 차에 넣어 놓습니다. 다음날 고양이가 질식사하면 기밀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러시아인: 우리나라에서도 고양이를 하룻밤 차에 넣어 놓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고양이가 아직 차 안에 있으면(=도망가지 않았다면) 기밀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 소련의 상대적으로 열악한 자동차 기술과, 검사를 '가라'로 하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3.19. 비행기 날개

소련 공군의 전투기 날개가 뿌리부터 부러지는 사고가 속출하자 공군 간부 및 제조를 담당하는 기술자 사이에서 대책이 논의됐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이 말했다. "날개 뿌리 부분에 절취선을 넣어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왜 그런 일을 하는 거지?"

"네, 우리나라에는 잘 떨어지는 절취선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련제의 화장지는 품질이 나빠서 절취선 부분에서 깨끗하게 끊어지지 않음을 풍자한 농담.

3.20. 라다 설명서

Q. "라다 사용설명서 마지막 6페이지에는 무엇이 적혀 있을까요?"

A. "전차와 버스 시각표입니다."

※라다가 퍼지면 전차나 버스로 갈아타라는 뜻이다. 즉 라다가 언제 고장날지 모르는 물건임을 풍자한 유머. 하지만 라다는 그렇게 고장이 잘 나는 차는 아니었다고 한다.

3.21. 라다의 비밀

Q. "라다의 하판은 왜 죄다 녹슬어 있나요?"

A. "차주의 눈물 때문입니다."

해당 링크 댓글에서 발췌, 상단의 라다 설명서와 비슷한 농담으로 출처에 따르면 불가리아에서 떠돌던 농담이라고 한다.

3.22. 약자들의 의미

ГИБДД: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инспекция безопасности дорожного движения (국가 도로 교통 안전국) → Господа, инспектор беден — дайте денег (여러분, 검문 경찰가난하니 돈을 줍시다)

ДПС: Дорожно-патрульная служба(도로 순찰대)[24]Дайте, пожалуйста, сто (100(루블)만 줍쇼)


ППС: Патрульно-постовая служба(순찰대) → Покупаем, продаём совесть (양심을 사고 팔자)


КГБ: Комитет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й безопасности(국가 보안 위원회) → Как грабить банк (어떻게 은행을 강탈할까)[25]


ФСБ: Федеральная служба безопасности (연방 보안국) → Фантастически сумасшедшее бюро (환상적으로 미친 부서)


КПСС: Коммунистическая партия Советского Союза (소련공산당) → Клуб пенсионеров, стариков и сумашедших (연금생활자, 노인네 그리고 미친 사람들의 모임)


МВД: Министерство внутренних дел(내무부) → Мало важных дел (중요한 일은 딱히 없다)


ЗАГС: Запись актов гражданского состояния (호적등록과) → Зверски адская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служба (지독하도록 지옥같은 국가 기관)[26]


РСФСР: Российская Советская Федеративная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ая Республика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 → Разная сволочь фактически слопала Россию (이런저런 개자식들이 러시아를 해쳐먹었다)


СССР: Союз Советских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их Республик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 Строили, строили, строили - рухнуло (건설에 건설을 거듭하여 붕괴하다)

ГОРБАЧЕВ(고르바초프) → Готов обогнать Рейгана, Брежнева, Андропова, Черненко, если выживу (살아남는다면 레이건, 브레즈네프, 안드로포프, 체르넨코를 능가할 자신이 있다)[27]

3.23. 몇이길 원하십니까?

1930년대 소비에트 연방 국가계획위원회(고스플란, Госпла́н)의 사무실에서 통계실장 채용을 위한 면접시험이 있었다.

면접관들이 첫 번째 후보에게 질문을 한다. "동지, 2 더하기 2는 무엇이요?" 후보의 대답. "5입니다." 면접관 중 가장 높은 간부가 너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동지, 혁명적 열성은 높이 사오만, 이 자리는 셈을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오." 후보는 정중하게 문 밖으로 안내된다.

두 번째 후보의 답은 '3'이었다. 면접관 중 가장 어린 간부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저놈을 체포하라! 혁명의 성과를 깎아내리다니! 이런 식의 반혁명적 선전 공세는 좌시할 수 없다!" 후보는 경비들에게 끌려 나갔다.

같은 질문을 접한 세 번째 후보의 답. "물론 4입니다." 면접관 중 가장 학자 티가 나는 간부가 후보에게 형식 논리에 집착하는 부르주아적 과학의 한계에 대해 따끔하게 연설을 했다. 후보는 수치감으로 고개를 떨군 채 걸어 나갔다.

그 자리는 결국 네 번째 후보에게 돌아갔다. 그의 답은 무엇이었냐고?

"몇이길 원하십니까?"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p.207. 변호사 유머에도 비슷한 내용이 존재한다.

※공산국가는 통계 조작이 잦았음을 풍자한 유머. 중국을 예로 들면, 1958년부터 1961년까지 중국 공산주의 정권은 대약진 운동에 착수했고, 마오쩌둥은 이 운동을 통해 중국을 단기간에 초강대국으로 만들고 싶었다. 야심찬 군산복합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잉여농산물을 팔아 마련할 생각이던 마오는 농업 생산량을 두세 배 올리라고 명령했다. 감히 비판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지방 공무원들은 농업 생산량이 극적으로 늘었다는 허위 보고서를 꾸몄다(위대한 주석께서 명령하신 정책이 성과를 보이지 않으면, 그건 주석 잘못이 아니라 실행자 잘못이 된다. 실제 작황이 어떻건 공무원이 살려면 작황이 늘었다 보고해야 한다). 그 결과, 1958년 중국 정부에 보고된 그해 곡물 생산량은 실제보다 50퍼센트 많았다. 보고서만 믿고 국민이 먹을 식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 정부는 수백만 톤의 쌀을 외국에 팔아 무기와 중장비를 사들였다. 그 결과는 역사상 최악의 기아와 수천만 중국인들의 죽음이었다.[28] 또한 소련의 공식 정보에 따르면 한 사업체가 매년 위로부터 받는 지시서는 무려 3,000여건, 즉 약 5만 장의 지시서를 받는데, 당연히 그들은 지시서를 읽어 볼 시간조차 없으며 그 지시란 것도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어서[29] 사업체의 책임자는 어쩔 수 없이 허위 보고서를 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 허위 보고서를 근거로 다음 계획이 세워지므로 실제와는 달리 서류상으로만 처리되는 경제는 그야말로 유령 경제였다.[30][31]

3.24. 아프간에서 있은 일

카불의 휴게지에서 즈메이 고리니치코세이 베스스메르트니, 그리고 바바 야가 이렇게 세 사람이 만났다. 모두들 혁명을 수호하기 위해 아프간으로 가는 중이었다.

2년 후에 이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즈메이 고리니치는 머리가 하나만 남고 나머지는 다 떨어져나갔고, 코세이 베스스메르트니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그리고 바바 야가는 최신 '프랑스 패션'으로 온몸을 휘감고 데님을 입고 있었다. 기분도 아주 좋아 보인 채.

"나는 1년 더 있을 거야."

"바바 야가, 너 미쳤구나!"

"소련에서는 바바 야가지만, 여기서바실리사 프레크라스나야거든."

※ <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바바 야가가 "내가 바실리사 크라스나야"라고 떠드는 것은, 한국 민담으로 현지화하면 뺑덕어멈이 "내가 심청이다"라고 하는 수준보다도 훨씬 심각하다고 봐도 된다(...).

3.25. 스파이의 투항

한 남자가 루뱐카에 찾아와서 말했다.

"나는 스파이오. 투항하고 싶소."

"누가 보낸 스파이지?"

"미국이오."

"5번 방으로 가시오."

남자는 5번 방으로 향했다.

"나는 미국의 스파이오. 투항하고 싶소."

"혹시 총기를 소지하고 있나?"

"그렇소"

"7번 방으로 가시오."

남자는 7번 방으로 향했다.

"나는 미국의 스파이오. 나는 무기를 가지고 있고 투항하고 싶소."

"10번 방으로 가시오"

남자는 10번 방으로 향했다.

"나는 스파이오. 나는 무기를 가지고 있고 투항하고 싶소."

"혹시 통신기기를 가지고 있나?"

"그렇소."

"20번 방으로 가시오."

남자는 20번 방으로 향했다.

"나는 스파이오. 나는 무기와 통신기기를 가지고 있고 투항하고 싶소"

"혹시 임무를 부여받았나?"

"그렇소"

"그럼 가서 하기나 해! 사람 일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 소련의 경직된 관료제를 까는 유머.

※ 루뱐카에 KGB 본부가 있었기에 KGB를 루뱐카로 지칭하기도 했다. 마치 CIA랭글리로, 중앙정보부남산으로 부른 것 처럼.

※ 이 유머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실제로 한 농담이다. # 참고로 푸틴 본인은 KGB 출신.

4. 이념에 관한 농담들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론에 의하면 '공산주의'란 '사회주의'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는 사회 발전의 최종 단계를 의미했다. 한편 1971년 제24차 당대회에서 브레즈네프는 소련이 '발달한 사회주의' 사회가 됐다고 선언했다.

4.1. 혁명의 피

이반은 집에 빈대가 많아서 매일 밤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당 위원회에 찾아가 빈대를 없애자고 호소하다가, 반혁명분자로 낙인찍혀 즉각 체포되고 말았다. 빈대의 몸 속에는 노동자, 농민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친일문학가 이광수가 이와 비슷한 소재로 내선일체론을 주장한 글이 있다. 해당 내용은, 일본인과 조선인이 한 자리에서 같이 자는데 빈대가 와서 서로의 피를 뽑아먹는 것이다. 그러자 하는 말이 이제 우린 같은 피를 가졌군요.

4.2. 공산주의 시스템

붉은 광장을 여행하던 사람이 가이드에게 물었다.

"공산주의 시스템 하에서는 국가가 어떻게 운영됩니까?"

가이드가 답했다.

"아, 그건 매우 간단합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을 하는 척 하고, 당은 배급을 해주는 척 하는 거죠."

4.3. 세계 최초의 직업은?

법률가, 외과의사, 건축가, 그리고 공산당원이 한 자리에 모여서 누구의 직업이 가장 오래되었는지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법률가가 말했다.

"하느님이 아담과 이브를 재판하고 낙원에서 추방했을 때를 생각해봐. 이게 법률 행위가 아니면 무엇이겠어?"

그러자 외과의사가 나섰다.

"아담과 이브를 추방하기 전에 하느님이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잖아. 이건 외과 수술이야."

건축가가 끼어들었다.

"그 조금 전에 하느님이 세계를 만들지 않았던가요? 하느님이 세계를 건축하지 않았던가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그 이전에는 대혼란 상태였고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공산당원이 미소를 띄며 말했다.

"그럼 과연 그 대혼란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변호사 유머나 정치인 유머 중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4.4. СССР의 참뜻

"СССР[32]를 풀어쓰면 어떻게 되지?"

"Смерть Сталина спасёт Россию"[33] (스탈린의 죽음이 러시아를 구원할 것이다.)

혹은

Строили, Строили, Строили - Рухнуло"[34] (건설에 건설을 거듭해 붕괴되다.)

4.5. 착한 아이들

소비에트 시절, 모스크바 어느 학교(школа, 쉬콜라)의 정신교육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교사: 이반, 오늘은 인민을 돕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말해 보렴.

이반: 네, 어느 할머니가 길을 건너는 것을 도와드렸습니다.

교사: 잘했구나. 니콜라이는 어떤 일을 했지?

니콜라이: 네, 이반을 도와 그 할머니가 길을 건너게 했습니다.

교사: 좋아. 잘했구나. 그럼 보리스는 어떤 일을 했지?

보리스: 네, 이반을 돕고 있는 니콜라이를 도와 그 할머니가 길을 건너게 했습니다.

교사: 이런, 너희 3명이 모두 한 할머니가 길을 건너게끔 도왔다는 말이니?

학생 일동: 그 할머니가 길을 건너려 하지 않았거든요.

※ 소련 공산당이 공산주의 혁명을 한 것을 당의 업적으로 자화자찬하지만 정작 인민들은 공산주의 혁명을 원한 적이 없다는 것에 대한 풍자다.

4.6. 곤란한 문제

모스크바의 공산당 정치학교에서 교수가 물었다.

"여러분. 지금 세계에는 몇 가지 경제체제가 존재합니까?"

한 학생이 대답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소련식 공산주의 경제체제, 그리고 중국식 절충형, 이 3가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3가지 경제체제 가운데서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체제는 무엇인가?"

"그, 그건 답하기가 매우 곤란한데요."

교수는 벌컥 화를 냈다.

"그런 대답이 어디 있나? 답은 분명하다! 우리 공산주의 경제체제야말로 세계를 정복하고 영원히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란 말이다!"

이에 학생은 조심스럽게 반문했다.

"그럼 좋지만…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도대체 어디에서 곡물을 수입해 온단 말입니까?"
※ 실제로 소련은 우크라이나의 비옥한 곡창지대를 가지고도 온갖 삽질을 벌이고 농사를 말아먹어서 식량 자급률이 매우 떨어졌다. 그래서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곡물과 식량을 대량으로 수입했는데, 그런 미국과 중국이 없어지면 소련 사람들의 운명은...

4.7.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니키타 흐루쇼프가 질문을 받았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흐루쇼프의 대답.

"자본주의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착취하는 것이지요. 공산주의는 그 반대입니다."

카를 마르크스자본론 33장에서는 혁명을 '수탈자들에 대한 수탈'이라고 표현했다. 공산주의 유머라기보단 진짜 진지한 이념 문답에 가깝다.

4.8. 공산주의자가 되면

어떤 콜호스(집단농장)의 의장이 '공산주의자가 되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연설하고 있었다.

"이보시오, 의장 동지. 우리는 공산주의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데, 왜 식량도 부족해서 굶습니까?"

"행군 중에는 식사 금지다."

※ 헝가리 인민 공화국 초대 지도자 라코시 마차시는 당장 인민들을 배불리는 것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짓"으로 비유했다. 언젠가 2배로 보상받을 테니 지금 소비를 참고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강행군에 나서라는 것이 사회주의 체제의 희생 요구의 명분이었다. 물론 뒤에 가면서 혁명 초기보다야 먹고 살기 나아진 것은 사실이었지만 지도부가 약속한 지상락원은 끝내 도래하지 않았다. 다만 공산권 지도자라고 해도 인민들의 불만이 드높아지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니 1960년대~1970년대의 상당수 공산권 국가에서는 인민들의 배를 배불리는 정책이 실현되기는 했지만 외채를 빌려서 실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외채위기가 닥쳐오면서 배급을 재도입 하는 등 긴축모드로 돌아서야했고 이는 1989년 동유럽 혁명으로 이어진다.[35]

4.9.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

문: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의 차이점은?

답: 공산주의자들은 마르크스레닌읽은 사람들이고, 반공주의자들은 마르크스와 레닌을 이해한 사람들이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세컨드 핸드 타임>.

4.10. 공산주의가 작동하는 곳은?

공산주의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천당과, 이미 실현이 된 지옥에서만 작동한다.

※ 영화 <슬픔의 삼각형(202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작중 러시아인 반공주의자 갑부가 미국인 공산주의자 선장에게 시전한 유머.
화기애애한 술자리에서 서로 웃으면서 날린 농담이긴 한데, 바로 위의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를 포함한 주옥 같은 농담들이 많이 나온다.

4.11. 수평선[36] 상에 올라온 공산주의

대학교에서 한 강사가 말했다. "공산주의는 이미 수평선 위에 있습니다!"[37] 그러자 강사에게 질문이 들어왔다.

"수평선이 뭔가요?"

강사가 빙긋 웃으면서 답해주었다.

"수평선이란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을 나타낸 가상의 선이죠. 그리고 우리가 다가가려고 시도하면 우리로부터 계속 멀어지는 선이기도 하고요."

4.12. 전쟁이 일어날까?

소련과 미국이 갈등이 고조되고 있던 시기. 두 대학생이 같이 음식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대학생이 물었다.

"과연 전쟁이 일어날까?"

"전쟁은 안 일어나.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는 투쟁이 있을 뿐이지."

4.13. 숨은 이유

"왜 우리 당 지도자들은 미국을 쫓아가라고만 했지 앞질러 가라는 소릴 왜 안하는지 도통 모르겠어."

"미국을 앞질러 가면 바지 엉덩이의 기운 자리를 들킬까 봐 그런거야."

※ 실제론 추월하라고 선전했다. 그렇다고 미국을 추월하는 일은 없었지만. 다른 버전으로 "미국의 위치에 간들 그걸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것도 있다.

4.14. 동화

문) 자본주의 동화와 마르크스주의 동화의 차이점은?

답)자본주의 동화는 항상 "옛날 옛적에..."로부터 시작한다. 마르크스주의 동화는 항상 "미래의 어느 날, ..."로부터 시작한다.

※ 미래를 다루는 소설은 상대적으로 소련 당국의 검열이 덜했기 때문이다. 사이언스 픽션이 소련에서 흥했던 것도, 중국에서 사이언스 픽션이 자주 나오는 것도 비슷한 이유.

4.15. 덕목들

소비에트 연방의 공민들에게 요구되는 덕목들은 대개 다음과 같았다. 현명함, 성실함, 그리고 에 대한 신실함.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공민들은 세 가지 덕목 중 두 가지밖에는 갖추고 있지 못했다.

성실하고 당에 신실한 사람들은 항상 현명하지 못했다.

당에 신실하고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게을렀다.

그리고 현명하고 성실한 사람들은 절대 당을 믿지 않았다.

※ 당을 믿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멍청이, 당을 따르는 인텔리들은 실제로 노동은 하지 않는 탁상공론가,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인텔리들은 겉으로든 속으로든 반체제인사라는 뜻[38].

4.16. 공산주의가 실현되면?

"공산주의가 실현되면 전화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사실인가요?"[39]

"아, 물론이죠.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주문한 요리를 보고 즐길 수 있을 겁니다."

※ 식량 배급을 못 받으니 먹방 즐기듯이 TV 속의 음식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의미.(…)

4.17. 비밀경찰

"공산주의 사회가 되면 비밀경찰도 없어지나요?"

"아시다시피, 공산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그 억압수단과 함께 폐지됩니다. 그 시점에서 인민들은 어떻게 '자신을 체포해야 할지'를 알게 되겠죠."

※러시아 혁명 당시, 쿨라크(부농)로 간주된 농민들에게는 남들의 수 배에 달하는 세금을 '자발적'으로 내게 하는 '자주징세'를 행한 적이 있다. 이를 풍자한 것.

4.18. 민주주의

문) "민주주의인민민주주의의 차이는?"

답) "의자전기의자 정도의 차이이다."

4.19. 소련의 거짓말과 참말

소련이 공산주의에 대해서 말한 것은 전부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자본주의에 대해 말한 것은 전부 사실이었다.

소련이 공산주의 사회를 낙원이라고 말한 것은 전부 거짓말이었지만, 자본주의 사회를 인간이 소외되고 착취 당하는 체제라고 비난한 것은 사실이었다는 풍자로 1990년대 보리스 옐친 정권기 당시에 많은 러시아인들이 비참한 삶을 살게 되어서 많이 돌아다니던 농담이었고, 푸틴 집권기 와서도 상당한 빈도로 쓰이는 농담이다.

4.20. 유람선

A: 공산주의란 유람선을 타고 큰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지.

B: 왜 그렇게 생각하지?

A: 전망은 정말 좋은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제일 힘들 때가 바로 멀미가 날 때인데, 문제는 내릴 수도 없다는 거지.

출처 - 조갑제닷컴

5. 일상 생활에 대한 농담들

5.1. 갈비뼈

1950년대 중반, 소련에서는 밀수한 외국 LP판을 복제한 빽판이 암암리에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에 이를 해결하고자 당에서 회의를 소집했다.
"이 불량스럽기 짝이 없는 빽판이 사회주의 정신을 좀먹고 있어! 누구 이 놈을 없애버릴 좋은 의견 없나?"
그러자 한 하급 당원이 손을 들고 말했다.
"모든 인민을 대상으로 X레이 검사를 하면 쉽게 적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반: 이보게 보리스, 내 아들 안톤은 크리스트교를 믿지 않는데도 갈비뼈가 몇 개 부족하다네[40]. 그 이유가 뭔지 아는가?
보리스: 글쎄, 지나가던 고프닉한테 얻어맞기라도 했나?
이반: 그건 아니고, 녀석이 서구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몇 개 떼어내 썼다더군.

※ 194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소련 암시장 등지에서 유통되던 일명 "갈비뼈"(ребра)에 대한 유머다. "갈비뼈"는 서구에서 밀수한 LP판 혹은 국내 "반체제적" 가수들의 노래를 담은 "빽판"으로 병원에서 쓰고 버린 X레이 필름을 가공해 만들었기에 저런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었다. 1940년대 말 처음 등장했으며, 내구성은 최악이었지만 가성비가 좋았기에 카세트테이프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는 1970년대까지 살아남았다. 이에 대해 설명해 놓은 글

5.2. 좋은 맥주

소련 인민들은 을 너무 마셔댔기 때문에 당에서는 항상 골치를 앓았다.[41] 생각다 못해 당에서는 독한 보드카 대신 맥주를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42] 주류전매청은 즉시 맥주 생산에 착수했고 곧 신제품이 완성되었다. 그래서 맥주 연구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체코의 플젠[43] 맥주 연구소에 품질검사를 의뢰했다.

6개월 후 소견서가 도착했다.

"보내준 소변을 검사한 결과, 귀국의 이 매우 건강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음."
※ 맥주 연구소가 소련의 맥주를 말오줌으로 착각했다는 뜻이다. 헌데 러시아 맥주가 그렇게까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44]

5.3. 지하철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동무,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혹시 동무는 당 위원회에서 일하십니까?"

"아니요!"

"그럼 그 전에는요?"

"아닙니다!"

"그럼 혹시 친인척 중에 당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렇다면 발 좀 치우지! 당신 지금 내 발을 밟고 있어!"

※ 사실 러시아에서는 발을 밟히면 상대방의 발을 밟아줄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 경우엔 상대가 당 위원회 관련자라면 발을 밟혀도 치우라 못할 정도라는 뜻이다.

5.4. 행복한 순간

영국인, 프랑스인, 소련인이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영국인: 겨울밤 집에서 양털 바지를 입고 벽난로 앞에 앉아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

프랑스인: 너희 영국인들은 너무 진부해. 금발 미녀와 함께 지중해로 휴가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냥 정리해 버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지!

소련인: 한 밤중에 누군가가 노크를 해서 문을 열어보니 "이반 이바노비치, 널 체포하겠다!" 라고 하는 거야. 그런데 그 자는 옆집 사람이거든? 우리는 이때가 가장 행복해!

※ 북한 버전도 있다. 이때는 옆동네로 바뀌기도 한다.

5.5. 우려먹기

대학생이 학생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았다.

"뼈가 들어있는 국 - 2루블, 뼈가 안 들어있는 국 - 1루블"

대학생은 자랑스럽게 1루블 동전 2개를 주며 "뼈가 들어있는 국 주세요"라고 말했다.

곧 나온 그릇을 받은 대학생은 안을 들여다보고는 황당해하며 소리쳤다.

"엥? 이건 그냥 따뜻한 물이잖아요! 뼈는 어디 있어요?"

그러자 창구 직원이 말했다.

"다른 사람이 쓰는 중이니까 좀 기다리시게."

국이 아니라 물이 나온 건 항의하지 않은 것도 포인트다.

5.6. 화성 탐사

때는 미국과 소련이 우주 개척 경쟁에 열을 올리던 60년대 초. 소련이 화성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화성 탐사를 마치고 돌아온 우주비행사에게 흐루쇼프가 물었다.

"수고했네, 비행사 동지. 화성은 어떻던가?"

"거기 사람 살 곳은 못 되더군요."

1960년대에 화성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했다는 것은 넘어가자[45]

5.7. 달에 못 가는 이유

"왜 소련은 미국과 같이 달에 사람을 보내지 않는 거야?"

"할 수는 있어. 그런데 달에 간 사람이 소련으로 돌아오려고 할까?"

물론 소련은 미국 만큼이나 적극적으로 달에 사람을 보내려고 했다. 다만 그 시도들이 모두 실패했을 뿐이지.

5.8. 도착 안내 방송

"승객 여러분, 우리 OO항공사를 이용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셨는지요? 도착지의 기온은 시원하고 날씨는 맑습니다. 이 비행기는 잠시 후 모스크바 국제 공항에 도착합니다. 그러니 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려 주시기 바랍니다."

10년으로 충분할까?

※ 진짜 유머 포인트는, 디지털 시계가 아니고서야 일반적으로 시계가 연도를 표시하지는 않으므로 소련이 있던 당시에 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린다고 딱히 시계를 조작하는 게 아닌 것이다.

5.9. 200만 달러를 번 가가린

우주에서 방금 귀환한 유리 가가린에게 니키타 흐루쇼프가 은밀하게 물어보았다. 흐루쇼프는 무신론자로 정교회를 앞장서서 탄압하던 자였다. "우주에 가보니 정말 하느님이 있던가?" 가가린이 대답했다. "예. 우주에는 하느님이 있었습니다."

흐루쇼프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가가린에게 속삭였다. "자네, 절대로 이 얘기를 누설하지 말게." 가가린이 말했다. "맨 입으로요?" 흐루쇼프가 마지못해 100만 달러를 쥐어주었고, 가가린은 비밀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며칠 후 최초로 지구 밖을 나갔다 온 인간을 만나고 싶다며 교황이 가가린을 초청하였다. "우주에 가보니 하느님이 계시던가요?" 가가린이 답하였다. "우주에 가보니 하느님 같은 건 없더군요." 교황이 등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부탁하였다. "제발 이 사실을 누설하지 말아주십시오."

가가린이 대답했다. "아무 대가도 없이 말입니까?" 교황은 결국 가가린에게 100만 달러를 쥐어주었고, 가가린은 200만 달러를 벌었다.

※ 이 이야기는 종교 유머에도 있다.

※ 나중에는 케네디에게 가서 하나님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 하나님이 있든 없든 정무에 충실하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데 사실 하나님은 공화당 지지자였습니다.' 라고 말해서 100만 달러를 더 뜯어낸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부시에게 가서 '그런데 사실 하나님은 흑인이었습니다' 라고 한다는 버전도 있다.
공화당원인데 흑인이라니, 남북전쟁 시기인가?

5.10. 체르노빌 버섯

한 노파가 길가에서 '체르노빌 버섯 팝니다' 란 팻말을 내걸고 있었다. 지나가던 남자가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저... 실례합니다만, 체르노빌 버섯은 대체 누가 사갑니까?"

노파가 대답했다.

"사가는 사람이야 많지. 직장 상사나 장모 같은 사람들에게 주려고 사 가거든."

※ 한국에서 고부관계가 불편하다는 인식처럼 러시아에서는 사위와 장모의 관계가 불편하다는 인식이 있다.

※ 버섯이나 딸기방사능 동위원소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체르노빌산은 못 먹을 물건이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 따르면 대놓고 체르노빌산 버섯이나 과일이라 적힌 걸 파는 행상도 실존했고 그걸 미운 사람들에게 주려고 사는 사람도 실존했다고 한다.(…) 체르노빌에서 생산된 수많은 식품들이 그대로 유통되었다. 소련 정부에서 저런 피폭된 농수산물을 폐기하려고 나름 노력하긴 했는데 당시 농부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던 방사능의 위험이란 것을 믿지 못했고 심지어 당국에 뇌물을 주고 농산물 폐기를 피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벨라루스나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의 농산물 시장에선, 간혹 가다 값이 무서울 정도로 싸게 매겨진 원산지 불명의 농산물이 유통된다고 한다. 정가를 받고 팔면 무진장 욕 먹으니까 그냥 손해고 뭐고 값을 무시무시하게 싸게 매겨서 팔고, 원산지는 모른다고 잡아떼는 걸 보면 이 농산물들의 출처가 어딜지는 뻔할 뻔자다. 이를 반영하듯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품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보면 어떤 사람이 체르노빌의 과일과 버섯이 잘 자란다고 마구 채취하는 걸 보고 그거 먹으면 죽는다고 만류하니까 "멍청아, 누가 너보고 먹으래? 이거 말려서 민스크의 시장에 팔면 떼돈 벌 수 있다고."라고 대답하는 대목이 있다.

5.11. 뻐꾸기 시계

레닌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뻐꾸기 시계 경진대회가 열렸다.

3위: 매 시간마다 뻐꾸기가 튀어나와 "레닌, 레닌" 하고 운다.

2위: 매 시간마다 뻐꾸기가 튀어나와 "레닌은 살아있다, 공산주의 만세"하고 운다.

1위: 매 시간마다 레닌이 튀어나와 "뻐꾹, 뻐꾹"하고 운다.

5.12. 소련의 최첨단 시계

어느 폴란드인 여행자가 소련을 여행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귀향하면서 2개의 큰 짐 가방을 들고 왔다. 1개는 여행을 떠날 때 가져간 것이었고, 나머지 1개는 여행을 하면서 새로 생긴 것이었다.

가족 앞에서 이 폴란드인은 번쩍이는 시계를 꺼내놓고 입을 열었다.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소련의 최첨단 과학기술로 개발된 시계를 사왔어. 정말 놀라운 기능이 많은 제품이야. 이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본연의 기능 외에 위성을 연결해 각 도시의 날씨도 알려줘. 또한 사용자의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의료 기능도 있지. 심지어 달의 움직임조차 알 수 있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그를 향해 가족들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정말 멋진 시계네요. 그나저나 가방이 하나 더 늘었던데 그 가방에 들어있는 건 뭔가요?"

"시계 배터리 1개야."

※ 소련의 전자기술은 상당히 뒤떨어졌기 때문에 동급의 서방제 전자장비에 비해 전체적인 크기가 매우 컸다.

5.13. 레닌 묘의 경비병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위치한 레닌 묘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무덤 입구에는 무표정한 경비병들이 참관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를 보던 러시아 어린이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왜 레닌 묘에는 항상 경비병들이 있는 거에요?"

"레닌이 다시 살아나 무덤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는 거란다!"

5.14. 누가 제일 용감한가?

서독인, 프랑스인, 소련인이 모여 어느 나라 국민들이 제일 용감한지를 두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먼저 서독인이 입을 열었다.

"열 명의 남자와 열 대의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대의 차는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 있었지만 어느 차인지는 아무도 몰랐죠. 하지만 용감한 10명의 남자들은 주저없이 각자 차에 나누어 탄 다음 시속 200km로 아우토반을 질주했습니다. 결국 한 명은 크게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고, 나머지 아홉 명은 병문안을 갔습니다."

프랑스인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겨우 그 정도 가지고 뭘 용감하다고 하십니까? 프랑스 남자 열 명과 여자 열 명이 있었죠. 그 중 여자 한 명은 에이즈 환자였습니다. 남자들은 여자들 중에 에이즈 환자가 한 명이 섞여 있다는 것만 알았지, 누군지는 모른 상태로 각자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골라 연애를 하였습니다. 몇 년 뒤, 그들 중 한 커플이 세상을 떠났고, 나머지 아홉 쌍의 남녀들이 무덤 앞에 모여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련인이 가소롭다는 듯 입을 열었다.
"우리는 단순합니다. 열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공산당을 비난하는 정치적 유머를 마구 늘어놓았습니다. 모두들 자신들 중에 밀고자가 한 사람 섞여있다는 걸 알고 있었죠."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되었나요?"라고 프랑스인과 서독인이 호기심 가득 물었다.

"그들 중 아홉 사람은 굴라크에 수감되었고, 열 번째 사람이 식당에서 그들에게 국을 떠 주고 있습니다."

즉 밀고자도 굴라크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그나마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 그의 일이라면 나머지 사람들보다는 덜 힘들겠지만.[46]

5.15. 깨끗한 화장실

모스크바를 찾은 영국인 여행자가 급히 화장실을 가야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거리에는 공중화장실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거리 매장의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열쇠가 필요했다. 별 수 없이 다소 지저분한 모스크바 골목 옆에서 볼일을 보려 할 때, 모스크바 경찰이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 있소?"

"화장실을 찾고 있는데 보이질 않네요."

"여기서 볼일을 보면 안 돼요. 나를 따라오시오."

경찰은 여행자를 매우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꽃들이 곱게 피어 있었으며, 잔디도 관리가 잘 된 곳이었다. 경찰은 그곳에서 볼일을 보라고 말했다. 영국인 여행자는 급한 일을 본 뒤 경찰에게 감사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살았네요. 이것이 모스크바의 친절이군요? 그나저나 이 아름다운 곳은 어딘가요?"

경찰은 심드렁하게 답변했다.

"영국 대사관입니다."

※ 참고로 모스크바의 영국 대사관은 제정 러시아 시절에 지은 거라서 호화롭기로 유명한 건물이다.

5.16. 물자 분배 계획

미국의 대통령 지미 카터가 소련의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에게 어느 날 질문을 했다.

"소련처럼 큰 나라에서, 그 많은 물자를 분배하는 계획을 일일이 다 짜는 건 꽤 어려운 일 아닌가요?"

브레즈네프가 대답하기를,

"아, 그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모든 물자를 모스크바에 가져다 놓으면, 인민들이 알아서 잘 나눠 가져가거든요."

※ 소련에서는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키예프 등 주요 대도시들은 유통공급 우선순위에 있었지만 지방 소도시들은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유통 공급 후순위에 놓였는데 이 때문에 지방 소도시 주민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물건을 구매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았다.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구하려면 기차나 버스, 자동차를 타고 이 도시 저 도시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야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지방 거주민들이 그나마 물자가 풍부했던 모스크바레닌그라드 등 대도시로 생필품을 사러 '쇼핑'을 가는 일이 잦았었다. [47]

5.17. 소련과 디즈니랜드

소련 붕괴 후, 한 러시아인이 디즈니랜드에 갔다가 조국과 닮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 창시자의 거대한 동상이 있다.
- 뭐든지 줄을 서야 할 수 있다.
- 더러운 건 감춘다.
- 광장에서 퍼레이드를 한다.
- 거스르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 이데올로기에 완전히 빠진 사람이 있다.
- 선전활동에 적극적이다.
- 꿈의 나라.

북한 대상으로도 비슷한 게 있다.
장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소련은 미국도 사실은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5.18. 블라디미르 레닌과 토끼

선생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 산책을 나섰다가 아기 토끼를 발견했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자라서 지금까지 토끼를 본 적이 없었다.

"여러분, 이게 뭔지 아는 사람 있나요?"

선생님이 물었지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힌트를 주었다.

"잘 생각해 보세요. 학교에서 매일 읽는 이야기, 부르는 노래, 낭송하는 시에 항상 나오잖아요."

그러자 한 아이가 말했다.

"이제 알았어요. 레닌 할아버지군요!"

5.19. 천국과 지옥

라비노비치[48]가 죽어서 저 세상으로 가자, 천국과 지옥 중 어디로 가기를 원하느냐고 거기서 물었다.

"보여주시면 제가 선택할게요."하고 라비노비치가 되려 요청했다.

저승사자들은 흔쾌히 라비노비치에게 천국과 지옥을 보여주었다. 먼저 천국에 가 보니, 착실한 신자들이 책걸상에 앉아있고 천사들은 신문 사설을 읽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번엔 지옥으로 갔다. 지옥에서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카드 놀음을 하며, 벌거벗은 소녀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었다.

라비노비치는 지옥을 선택했다. 그런데 아까와는 달리, 라비노비치는 벌겋게 불이 달아오른 냄비에 강제로 얹혀 질질 끌려 다니는 꼴이 됐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당신들이 내게 완전히 다른 곳을 보여주지 않았던가요?"

라비노비치가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아까 거긴 아깃푼크트(Агитпункт, 선전선동부)야."

※ "아까는 관광비자였잖아." 라고 하는 버전도 있다. 이 때는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 이집트나 이스라엘 등으로 바뀌기도 한다.
빌 게이츠데모버전(시범용)으로 바뀌어 나오기도 한다.

5.20. 식인종과 소련 선장

소련의 배 한 척이 물에 빠져서 승무원 전원이 근처 부족들에게 포로로 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은 식인종들이었다. 식인종들이 선원들을 전부 잡아 먹으려고 하자 선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다.

"잠깐, 잠깐만요, 식인종 동무 여러분! 혹시 당신들도 집단화를 경험했나요?"

"아니."

"그럼 개인숭배는요?"

"우린 그런 거 몰라."

"그럼 레닌의 기념일[49]들 같은 날들도 경축하지도 않나요?"

"물론이지! 조용히 하고 죽을 준비나 해!"

그러자 선장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선원들에게 말했다.

"거 참 이상하군. 아니, 뭣 때문에 이 동무들은 저리 짐승 같은 인간이 되었단 말이야?"

식인종들이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것은 무시하자

※식인행위가 아니라 왜 스탈린주의화가 되지 않았음에도 짐승 같은 인간이 되었냐고 하는 것이 포인트.

5.21. 고향

소련 붕괴 후 러시아의 과학자가 학술 교류를 위해 일산신도시의 한 연구단지를 찾았다.

과학자들은 한국의 모습이 신기한 듯 차 안에서 계속 바깥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후 러시아 과학자들이 사석에서 말하길

"이 동네는 생긴 게 꼭 고향 같네요."

※소련은 예로부터 아파트로 유명했다. 특히 1980년대의 고급아파트는 한국의 아파트단지와 놀랄만큼 닮았다고 한다.

5.22. 문법 유머(aka. 러시아 유머)

러시아식 유머 에도 나오는 것으로, 영어의 문법을 이용한 말장난이다.
In America, there's plenty of light beer and you can always find a party.
(미국에선 어디나 맥주가 있고 당신은 어디에서나 파티를 찾을 수 있습니다.)

In Russia, the party always finds you.
(소련에선 파티가 당신을 찾습니다.)

※ 파티(party)란 모여서 신나게 노는 Party도 되고 당(黨)이라는 뜻의 파티도 된다. 고로 '소련에서는 공산당이 너에게 코로 보르시 먹이러 간다' 라는 정치적인 풍자.
In America, you assassinate the president.
(미국에서는 당신대통령을 암살합니다.)

In Soviet Russia, the president assassinates you.
(소련에서는 대통령당신암살합니다.)
In America, your job determines your marks.
(미국에선 당신의 직업이 당신의 수준(marks)을 결정합니다.)

In Russia, Marx determines your job.
(소련에선 마르크스(Marx)가 당신의 직업을 결정합니다.)

5.23. 술 도둑

소련의 젊은 패거리들이 보드카를 수송하던 트럭을 강탈했다. 경찰이 곧 수사에 나서 일당을 체포했지만, 이미 술은 온데간데없고 빈 트럭만 남아 있었다. 하도 황당해서 경찰이 도둑들에게 물어보니 도둑들 왈.

"술은 모두 어디 있나?"

"암시장에다 팔아 버렸습니다."

"그럼 돈은?"

''그 돈으로 전부 술을 사 마셨습니다.''

다만 보드카를 팔아 더 고급스러운 술을 사 마실 목적이었다면 말이 되기는 한다. 반대로 더 많이 마실 목적으로 싸구려 밀주를 샀을수도 있지만
[1] 소련에도 1960년대 이래로 TV방송사에서 따로 광고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광고는 있었지만 지역특산물이나 담배, 술같은게 아닌 이상 제품의 가짓수가 많이 한정되어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굳이 광고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굳이 광고로 알아내려는 정보는 어디서 뭐를 팔거나 최신 제품의 성능과 디자안이 어떤지 알아내려는 용도 정도였다.[2] 비행기를 타고 하리코프까지 가서 성냥을 사오느니 비행기 대신 성냥공장을 수요에 따라 짓는다거나 혹은 인민에게 비행기를 줄 수 있다면서 정작 성냥은 주지 않는 모순이라든가 등등.[3] 지금도 벨라루스에서는 저렇게 받는다.[4] 어떤 여자가 배급카드로 사온 바지가 크다고 담당자를 닦달했는데 담당자인 크리스티네의 말이 걸작이다. 바지의 크기와 구매자의 체형이 당에서 정해준 거와 부합되지 않는다면 시정하겠다는 말.[5] 비누의 경우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각종 기능을 첨가해 품질을 향상하는데 반해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비누는 비누다! 모든 인민들은 평등한데 누구는 고급 비누 쓰고 누구는 저질 비누 쓰는 것은 인간 평등 사상에 어긋난다. 한 가지 비누면 모든 인민들이 공평하게 쓸 수 있다고. 비누는 때 닦는 것으로 충분하지 사치하는 물건이 아니야!"라는 식이었다. 그러자 한 여성이 자신은 피부가 약해서 보통 비누 쓰면 피부가 튼다고 반발하자 공산주의 국가 지도자는 "그건 당신 피부가 잘못 되었으니 보통 피부가 되도록 체질 개선하시오!" 라는 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에 여성이 기가 막혀서 "비누를 바꿔야지 어떻게 피부를 바꾸냐? 피부가 무슨 팬츠냐?"며 비난하는 것이 압권이다. 지도자 왈: "뭐야? 당신, 반동 분자로구먼!"[6] 이 짓거리를 계속 하는 나라는 대표적으로 북한이 있다. 물론 속도가 빠르면서 완성도도 좋다면 문제가 없는데 빨리 한 만큼 질이 떨어져서 문제다.[7] 이 부분을 굳이 파란 잉크로 표기한 점(파란 잉크까진 구할 수 있었다)과 이 부분 외에는 파란 잉크로 표기한 부분이 없다는 것에 주목하자. 그야말로 현실은 시궁창 임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다.[8] 케네디 정부 시절에는 600만톤 규모의 곡물을 지원하기도 했다. 위성사진을 본 미 곡물업자가 소련의 작황이 매우 좋지않다는 걸 파악한 게 그 출발점이었다고.[9]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 당시도 포함이다[10] Baraque, 프랑스어로 허술한 집 혹은 너절한 집을 의미한다.[11] 사실 프랑스도 대도시 근교지역에 아파트는 많이 건축되었고, 소련도 교외로 나가면 단독주택(별장)은 많았지만 많은 소련인들이 도심 접근성을 중요시하여 단독주택은 주말과 휴가철에 주로 이용했고, 평소에 아파트에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데 반해서 프랑스는 반대로 쾌적함을 중요시해서 중산층들은 단독주택에 사는 경우가 많았고, 아파트는 이민자들이 싼값에 사는 곳이라며 꺼렸기 때문에 생활 패턴에 차이점이 있었다.[12] 몇년을 탔는지에 따라 값어치가 달랐던 것은 소련도 마찬가지이기는 했다.[13] 예를 들면 생필품이나 기자재를 값싸게 구입하려는 목적이라든지. 물론 일반인들 대상으로는 적용되지 않았다.[14]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소련에서는 오가스를 구상했었다.[15] 악명 높은 1930년대 기근에 비해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1921년 러시아 상황은 매우 나빴는데 무려 2차 세계대전 직후보다도 처참했다는 평까지 있다. 몇 년 동안 이어진 전란으로 경제가 피폐해진 데다 가뭄으로 흉작이 발생하였고, 500만 명 가량의 사망자가 나왔다. 거기다 티푸스 등 전염병까지 유행하면서, 레닌마저도 소련이 티푸스를 끝장내던지 티푸스가 소련을 끝장내던지 둘 중 하나가 될 거라고 비탄 어린 말을 할 정도였다. (외국으로부터의 인도주의적 원조가 없었다면 피해가 더욱 컸을 터인데, 이 시기 대소련 구호 활동에 헌신하면서 명성을 쌓은 사람 가운데 하나가 후에 미국 대통령이 되는 허버트 후버이다.)[16] 업무시간에 땡땡이치고 개인적인 부업을 하는 일이 매우 흔했다.[17] 위에서 언급된 이유 때문에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저축률이 높았다. 건국 초에야 강제로 국가폭력으로 저축을 30% 이상으로 강제했지만 스탈린이 죽고 나서도 생필품 가격이 너무 심하게 싸서 돈을 주고도 물건을 사기힘든 부족현상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강제 저축 현상'이라고 부른다. 돈은 있지만 살만한 물건을 구하려면 줄을 길게 서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물건을 구하는 등의 수고를 들여야 했다. 8월 쿠데타~92년 초에는 최소한의 물자배분기능도 마비되고 물자들의 다수가 개인상점으로 흘러가다보니 줄서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보다 많다는 기사가 뜰 정도였다. 반대로 소련 해체 이후로는 수입품의 가짓수가 증가했지만 저축자금이나 급여가 죄다 휴지조각이 되다보니까 물건은 있는데 돈은 없는 처지가 되었고 이러한 트라우마는 경제가 정상화된 이후로 이어져서 러시아의 개인저축률은 낮다.[18] 칼라시니코프니까 AK-47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고환이 나왔다는 점이나 일반적으로 음경을 총에 비유한다는걸 떠올린다면 음경을 표현했다고 보는게 더 타당하다. 정황상 이쁘장한 남성 KGB 요원이 여장하고 잠입한 듯 하다.[19] 한 탈북자는 하나원에 있을 당시 서울 시내로 구경나왔는데 발전된 서울의 모습을 보고도 믿지 않고 틀림없이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리 밑으로 가보려고 애를 쓴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20] 귀순 북한 외교관 1호인 고영환 박사도 대한민국에서 안기부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을 담당한 안기부 요원에게 서울의 여기저기를 데려가게 해달라거나 판자집이 어딨냐고 묻기도 해서 해당 안기부 요원을 짜증내게 만든 적이 있었노라고 회고했다.[21] 소련 사상 가장 오랫동안 재임(1960-1974)한 문화부 장관이자 농반진반으로 "예카테리나 3세"라고까지 불렸던 인물이다.[22] 코로나 사태가 터지니까 전염병 아포칼립스 서적을 픽션 소설 서가에서 논픽션 서가에다 갖다 놓은 것처럼...[23] 氣密性, 공기나 가스 등의 기체가 통하지 않는 성질. 기밀도가 높을수록 난방 효율이 높음.[24] 마주칠 일이 많아서 그런지 특히 악명이 높다. 도로 순찰대가 되어 움직이는 러시아의 한 모바일 게임에선 교통법 위반자를 잡았을 때 그냥 잡거나 뇌물을 받고 봐주는 2가지의 선택지가 있다.[25] 은행을 상대로 한 뇌물요구가 많은 것으로 악명 높다.[26] 예식장주민센터의 역할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 민원인들에게 뇌물 요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악평이 자자하다.[27] 고르바초프 시절부터 부정부패가 극심했고, 고르바초프도 부정부패 의혹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28] Jean C. Oi, State and Peasant in Contemporary China: The Political Economy of Village Government(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9), 91; Jasper Becker, Hungry Ghosts: China's Secret Famine(London: John Murray, 1996); Frank Dikkoter, Mao's Great Famine: The History of China's Most Devastating Catastrophe, 1958~1962(London: Bloomsbury, 2010).[29] 예: "이 달에는 통조림 200만 개를 생산하시오!" 그러나 해당 사업체는 50만 개를 생산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30] 계몽사, 「학습만화 세계사」 20권(자유와 개혁의 몸부림). 107-108쪽.[31] 이러한 문제점은 설사 사실상 공산주의를 포기한 상태인 현 중국도 예외가 아닌데 현 중국의 경제통계는 전 총리인 리커창도 믿지 않았다.[32] Сою́з Сове́тских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их Респу́блик(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러시아어 약자.[33] 스몌릇 스탈리나 스파숏 라씨유[34] 스뜨로일리, 스뜨로일리, 스뜨로일리 - 루흐눌로[35] 참고로 저 라코시라는 인간에 대해 말하자면, 정치를 개막장스럽게 운영하다 불평불만이 높아지자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뒤로 물러났다. 헌데 고기방패 역할을 기대하던 그 바지사장이 효과적으로 개혁을 실시하자 남은 정치력을 긁어모아 바지사장을 실각시키지만, 헝가리 전 국민의 분노에 소련으로 도피하게 된다. 그러나 트롤링 속성은 어디 가지 않는지 헝가리가 소련에게서 벗어나려 한다고 거짓 선동을 퍼뜨리고, 이에 소련이 헝가리를 침공해 봉기를 제압하고 바지사장의 목을 매달아 버린다. 이 바지사장이 너지 임레다. 하지만 이러고도 라코시는 끝내 권력을 되찾지 못했다. 그리고 너지 임레의 장례식날 추도사를 낭독하며 이를 규탄하던 오르반 빅토르는 30년 후 총리가 되고 임레의 동상을 철거하며 독재자가 된 영웅의 교과서적 사례를 보여주었으니 역사란 참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다.[36] Horizon은 '지평선'과 '수평선' 둘 다 의미한다. 여기서는 후술하는 유래상 '수평선'을 사용한다. 원문의 답변도 그냥 '하늘을 잇는 가상의 선'이라고만 되어 있다.[37] 'on the horizon(수평선 상에 있는)'은 멀리서 오는 배가 수평선에서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에서 유래한 말로, '곧 도래한다'는 뜻의 숙어다. 유머의 원본에서는 seen at the horizon이지만 같은 의미다.[38] 북한에서도 고난의 행군 이후, 이와 같은 말이 나돌았다. 탈북민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당이 하는 말만 믿고 그대로 실천했던 사람들은 다 굶어죽었다"이다.[39] 참고로 소련시절에도 음식배달을 할 수 있는 인프라 자체는 존재했지만 식당에서 굳이 수익을 크게 늘리려고 서비스 정신을 보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음식 배달은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사실 2000년도 이전에는 타 유럽권 국가들이나 미국도 큰 차이는 없기는 했지만 말이다.[40] 창세기에서 야훼가 최초의 남성 아담의 갈비뼈를 취해 최초의 여성 하와를 창조해 낸 것을 말한다.[41] 실제로 소련 체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하던 1980년대 가장 먼저 경고신호를 보낸 통계지표가 두 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영아사망률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알콜 소비량 증가로 인한 남성 사망률 증가였다. 보다 못한 고르바초프가 1985년 금주령을 시도했으나, 인민들의 지지만 거하게 깎아먹고 말았고, 거기다 주세 수입이 폭락해서 재정에 타격을 준 건 덤.[42] 그런데 사실 당시 소련-러시아에서는 맥주는 제대로 된 술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술보다는 음료로 취급하는 편이라고(…). 심지어 이게 2011년까지 이어졌다. 아래의 크바스 역시도 맥주와 마찬가지 취급.[43] 필스너 우르켈로 유명한 체코 도시이다. "필스너"가 여기에서 유래했다.[44] 물론 여기 등장하는 국가는 '소련' 이지 러시아가 아니므로 붕괴 이전의 소련의 맥주 상태가 좋을지는 미지수이다.[45] 여담이지만 당시 미국의 새턴 V의 경우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가 목표를 화성으로 잡고 개발을 시작해 아폴로 당시에도 2단과 3단은 모든연료를 다 소모하지 않았다. 이런 초월적인 스펙 덕택에 아폴로 13호 승무원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덤.[46] 틀린 말은 아니다. 솔제니친의 서술에 따르면 주방에서 일하는 죄수들은 배급되는 식재료를 "삥땅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고 한다. 그 식재료란 것이 상한 비계덩이 같은 것이긴 했지만 어쨌든 굴라크에서는 그런 것도 없어서 못 먹는 수준이었으니...[47] 여담이지만 지금도 미국 시골이나 러시아 시베리아 북부, 캐니다 북부지역에서 이와 비슷한 현상은 존재한다. 이른바 식품사막으로 콜라나 과자, 사탕 같은 기호식품이나 냉동식품, 통조림 같은 장기보존식품은 넉넉하게 공급되지만 막상 신선채소류는 신선하게 배송해와서 팔 가치가 없다고 안들여와서(신선 채소는 적당한 온도를 맞추어서 운송해서 빠른시일안에 소비해야하니 그만큼 유통비용이 비싸진다.) 구하기 힘들어서 비만율이 높아지는 것. 물론 소련의 경우에는 일상 생필품도 돌아다니면서 사야 했던 것이 차이점이기는 하지만.[48] 랍비에서 이름을 따온 유대계 캐릭터로, 소련의 공산주의 유머에서는 고정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49] 소련 시절 레닌과 그의 아내, 그의 어머니의 생일은 공휴일 겸 기념일이 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