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7 23:44:57

삼두구미

파일:Chinese_dragon_asset_heraldry.svg.png 동아시아상상의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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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頭九尾

1. 개요2. 설명3. 매체4. 여담

1. 개요

한국요괴. 제주도의 민간 전승에 등장하는 요괴이다.

2. 설명

이름처럼 머리 셋에 꼬리가 아홉이며 케르베로스 + 구미호 무덤의 시신을 파먹는 괴물이다.[1] 각종 신통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유명한 것은 두 다리를 떼어내고도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능력. 심지어 떼 놓은 다리가 말도 한다. 동강동강 열매 능력자? 뿐만 아니라 자기 다리를 먹는 여자를 아내로 삼으려 하는 특이한 취향도 가졌다(...).

약점은 무쇳덩이, 달걀, 동쪽으로 뻗은 버드나무[2] 가지라고 한다. 무쇠는 불에 넣어도 타지 않고 변하지 않아서 자신의 조화가 듣지 않는데다 가슴을 맞으면 먹먹해지고, 달걀은 땅의 일을 물어도 난 눈도 코도 입도 귀도 없어서 모른다고 잡아 떼는데다 얼굴에 맞아 범벅이 되면 앞이 보이지 않고, 버드나무 가지는 뻣뻣해서 그걸로 한 번 맞으면 사지가 저려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금돼지불가사리 등 대부분의 요괴나 괴물이 약점을 한 개 정도만 가지고 있는것에 비해 이 놈은 무려 세 개. 게다가 그 중 하나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달걀이라니...[3]

삼두구미는 위에 써있듯, 현대에 알려진 다른 요괴들에 비해 어수룩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신화를 다루는 "본풀이"에 속한 점에서 보이듯 이 삼두구미를 금돼지와 불가사리 같이 그저 퇴치 당하기만 하는 괴물로 보기엔 석연찮은 점이 있다. 신화 스토리 상에서 분명 퇴치당한 노일제대귀일의 딸이 지금까지도 측신(厠神)으로 좌정해 전통 화장실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듯 이 삼두구미는 현재에도 제주의 "이장(移葬)"풍습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 삼두구미는 제주의 본풀이 중에서도 "특수 본풀이"에 소개되고 있다. "열두 본풀이"가 현재까지 전통 무속의례에서 불리는 신화이자 행사 대본이라면 특수 본풀이는 설화만 남고 더이상 본무대에 거의 오르지 못하는 뒷전 신세의 신화다. 이것도 열두본풀이 처럼 12가지나 된다.

아래는 설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1. 딸만 셋인 가난한 나무꾼에게서 한 노인이 돈을 주고 큰딸을 새신부로 삼아 깊은 산 땅속 고대광실(高臺廣室) 높은집으로 데려간다. 그런데 자신과 살려면 사람고기를 먹어야 한담서 노인은 큰딸에게 자기 다리를 한 짝 떼어 준다.

2. 노인이 외출한 사이 큰딸은 다리를 지붕 위로 던져놓고 돌아온 노인에게 먹었다 말하지만 노인의 부름에 다리가 "예!"하고 대답해 들켜버린다. 화가 난 노인은 머리 셋, 꼬리 아홉인 괴물의 본색을 드러내 큰딸을 죽이고 다시 나무꾼의 둘째딸을 데려온다.

3. 노인은 둘째딸에게 다리를 먹으면 언니를 보게 해준다 하고 외출하는데 둘째는 마루를 뜯어 그 밑에 다리를 숨기고 먹은체 한다.
하지만 돌아온 노인의 부름에 다리가 대답해 역시 죽게 된다. 마지막으로 노인은 막내딸을 데려온다.

4. 막내는 먼저 언니들을 보여줘야 다리를 먹겠다고 버티다 결국 순종하는 척 하며 노인에게 좋아하는 것을 묻는다. 노인은 이에 대답한다. "나는 이 다리를 먹는 사람이 제일 좋다." 그러자 막내는 싫어하는 것도 묻는다. "날달걀과 무쇠덩이, 동쪽으로 벋은 버드나무 가지를 싫어한다." 이렇게 대답한 노인은 자신이 아흐레 동안 외출한 사이 다리를 다 먹으라 말하고 나간다.

5. 막내는 다리를 살이 다 녹을 때 까지 펄펄 삶고 졸여 남은 뼈가 손바닥 만해지자 그걸 전대에 묶어 허리에 두른다. 그리고 무쇠, 달걀, 버드나무 가지를 구해 숨겨둔다. 열흘째에 돌아온 노인이 "다리야!"부르니 막내의 배에서 대답이 들려 만족해 한다.

6. 막내는 그런 노인에게 이름과 세 물건을 싫어하는 이유를 묻고 노인은 대답해준다. " 난 삼두구미라 하는 땅귀신이다. 달걀은 땅의 일을 물어보면 자신은 눈,코,귀,입이 없어 모른다며 고개를 젓는데다 얼굴에 맞으면 범벅이 되어 앞을 못보게 되니 싫다. 무쇠는 불에도 안타고 변하지 않아 내 조화가 안통하는데 가슴에 맞으면 먹먹해지니 싫어한다. 그리고 동쪽으로 난 버드나무 가지는 뻣뻣해서 그것에 맞으면 사지가 칭칭 저려 운신을 못하게 된다."

7. 이 대답을 들은 막내는 이나 잡아 주겠다며 뒤로 접근해 숨겨뒀던 세 물건을 노인 앞에 꺼내 놓았고 이걸 본 노인은 괴물의 본색을 드래낸체 두려워 벌벌 떤다. 이런 삼두구미를 막내딸이 버드나무 가지로 후려치니 그 땅귀신은 동쪽을 향해 달아나려 한다.

8. 그걸 본 막내딸이 잽싸게 날달걀로 얼굴을 맞춰 눈을 가리고 무쇳덩이를 던져 가슴을 맞추자 삼두구미는 축 늘어져 쓰러진다. 막내는 괴물의 겨드랑이에 천평지평(天平地平)을 쓴 달걀을 껴두고 언니들을 불러 대답이 들린 방문을 여니 그곳엔 백골들이 놓여 있었다.

9. 유골들을 추려 집에 돌아온 막내를 맞아준 나무꾼은 슬피 울곤 장례를 위해 칠성판을 마련하고 버드나무 가지를 구해 산을 오르니 거기엔 다시 살아나려는 삼두구미가 있었다. 땅귀신은 나무꾼의 버드나무 가지에 맞아 죽고 방아에 가루로 빻아져 바람에 날려진다.

10. 이 이후로 묘를 이장할 때, 시신을 백보 바깥에 가져다 놓고 옷을 갈아입히고, 처음의 묘터에 달걀 세 개와 무쇠덩어리 세 개를 묻고 흙을 덮은 후, 버드나무 가지를 꽂아서 삼두구미 땅귀신을 방지하게 되었다.

이 글은 약간 축약한 내용으로좀 더 축약이 필요하다::: 설화 본문은 여기에 수록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서귀포시 안덕면 지역의 "와라진 귀신"으로 대체되어있다. 와라진 설화와 삼두구미 이야기가 몇몇 차이를 제외하곤 거의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와라진 설화는 나무꾼이 할아버지로, 세 딸이 손녀로 바뀌며 두 다리가 대답이 아닌 굴러서 귀신 앞으로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외형을 설명함에 있어 제주의 삼두구미와 서귀포시의 와라진은 평상시 노인의 모습에서 삼두三頭와 구미九尾를 드러내는가 아닌가의 차이만 있을 뿐 설화 내용은 거의 일치한다. 특히 결말에 차이가 지는데 후반부만 옮겨와 보면 이렇다.
귀신은 막내손녀도 데려와 다리를 먹으라 시키고 사흘 동안 외출한다. 막내는 부모를 부르며 울었고 이때 백발노인이 다리를 가루로 빻아 수건에 감고 배에 두르라 알려줘 그대로 한다. 돌아온 와라진이 다리를 부르자 막내의 배에서 뱃속에 있어 나갈수가 없단 대답이 들린다. 만족한 와라진은 막내손녀와 같이 살며 집안에 있는 사람 살리는 물병과 죽이는 물병을 알려준다. 그리고 싫은 게 뭐냔 질문에 "버드나무"라 답해준다.
다시 와라진이 외출을 하고 이때 막내는 버드나무 가지를 구해와 집 근처에 숨겨둔다. 그날 밤 와라진이 돌아와 잠들었을 때 손녀는 버드나무 가지를 가져와 귀신의 배 위를 쳐서 숨통을 끊는다. 그리고 사람 살리는 물을 뿌려 죽었던 사람들을 살려낸다. 집에 돌아온 손녀는 할아버지와 함께 와라진에게 받은 돈으로 잘 살게 된다.
이후로도 막내는 버드나무를 많이 심어 그 가지를 꺾어다 집안 곳곳에 꽂아두었다. 그러다 어느날 버드나무 약독이 다 한 와라진이 살아나 막내손녀를 찾아온다. 그러나 막내는 와라진이 자기 방에 들어올 때 밀어 넘어뜨리곤 그 위에 미리 준비해둔 버드나무 가지를 한아름 쌓아둔다.
다음날 땅 속에서 살아났던 사람들이 그 집에 찾아와 잔치를 열고 복수를 위해 귀신을 빻아 가루를 낸 뒤 떡으로 만들어 새들에게 던져줬다. 그렇게 새들에게 먹힌 와라진은 훗날 새로 환생한다.

제주에서는 이장(移葬)을 "철리한다"라 표현하며 설화속에 나온 삼두구미의 퇴치법은 바로 이 철리할 때의 의례와 일치한다. 우선 이장에 앞서 토신제(土神祭)를 행할 때 삼두구미로 하여금 "‘옥황(하늘)'에 올라가십사" 하는 내용의 축문을 고한다. 그렇게 땅귀신이 하늘로 간 사이 사람들은 유골을 100보 밖으로 옮기고 빈 자리엔 무쇠 세 조각과 날달걀 세 개를 넣은 후 흙을 덮고 버드나무 가지를 꽂는다. 수습된 유골은 성복제(成服祭)를 지낸 후 새로운 묘소로 옮기게 된다. 이후 하늘로 올라갔던 삼두구미는 텅 빈 묘소에 돌아와 유골을 찾게 되는데 거기 있는 달걀은 눈,코,입,귀가 없어서, 무쇠는 먹먹해서 모른다 하고 버드나무는 뻣뻣하게 모른다고 대답한다. 결국 철리를 한 유골과 그 가족, 후손들을 못 찾게 된 삼두구미는 누구에게도 동티(動土)[4]를 내릴 수 없게 된다.

제주에서는 장례를 지낼 때 관 위에 "동심절"이라는 한지로 만든 인형을 놓는데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서는 이는 시체 먹는 괴물, 삼두구미로 부터 시신을 지키기 위함으로 추측한다. 반대로 문화콘텐츠닷컴에서는 삼두구미를 시체를 관장하며 무덤을 지키는 토신(土神)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혼(魂)은 하늘로 가고, 백(魄)은 땅으로 들어가니 땅속에 살며 시체와 연결점을 갖는 삼두구미는 백을 인도하는 신격으로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 "무덤"과 "죽음","시체"와 관련해 구미호 항목에 여우에 관련된 민간의 부정적인 속설이 몇 나와있다.
“북쪽에서 여우가 울면 그 동네에 초상이 난다”
“앞산에서 여우가 울면 부음(訃音)이 들어오고, 뒷산에서 여우가 울면 사람이 죽는다.”
"손(액운, 악귀) 있는 날 시체를 매장하면 그 시체는 여우가 된다"
북쪽은 공동 묘지가 있는 북망산을 상징하며, 음(陰)과 암(暗)을 가리킨다.
그리고 여우는 무덤을 파서 송장을 먹는다고 하며, 더군다나 북쪽의 여우는 죽음을 뜻한다.
그래서 여우의 울음은 죽음을 알리는 소리로, 저승사자의 출현으로 인식하였다.||
많은 문화권에서 까마귀를 죽음의 상징으로 여겼는데 한국에선 이 여우 역시 죽음을 상징하는 동물 중 하나였다.

꼬리 아홉을 지녔기에 구미호가 떠오르는 요괴이지만 설화상에선 여우가 변한 게 아니라 원래부터 땅속에 살던 귀신이나 요괴비슷한 것으로 표현된다. 더구나 반전으로 구전 어디에도 이 괴물이 여우의 외형을 했다는 내용은 없다!!! 이름의 뜻과 스토리에서 모두 머리 셋, 꼬리 아홉의 귀신 혹은 괴물로만 표현될 뿐이다. 아무래도 삼두구미가 여우요괴일 것이란 인식은 꼬리 아홉을 의미하는 구미九尾에서 나온듯 하다. 어쩌면 사람 모습에 머리 셋, 꼬리가 아홉인 반인반수의 형태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별 상관 없지만. 구미호 외에 꼬리 아홉을 지닌 환상종으로 중국 전설속 곤륜산에 산다는 육오(陸吾)라는 신이 있다. 사람 얼굴에 호랑이의 몸과 아홉 꼬리를 지닌 이 신은 곤륜에 있는 도시를 수호한다고 한다.

그리고 직접적 연관은 없어도 시체무덤이란 공통요소를 가진 요호 설화가 둘 있다.
공동묘지 여우 할멈 : 뒷산 공동묘지에 살며 시체를 파먹는 여우 요괴로 노파로 변신한다. 설화 내에서 계속 연관이 암시되는 아이들 돌림병과 성적인 희롱을 즐긴단 점에서 서구할미와도 연관성이 보여지는 요호이다. 또한 아이들 죽음을 상징하는 아총(兒塚)은 구미호에 소개된 몇 설화에서 여우가 훼손하고 그 시체를 파먹는단 소재로 등장한다.
동래 화지산 산터 : 풍수지리, 무덤과 관련된, 어찌보면 삼두구미에 가장 근접할 요괴로 그 모습은 고양이와 여우를 섞어논 듯한 모호한 형체로 묘사된다. 이 요괴들은 시체는 먹지는 않지만 무덤터에 집착하며 거기 묻힌 정씨 아버지의 시신을 "도둑이 들었다"며 자꾸 들어내 버리다 "삼족구"에게 내쫒기며 사라진다.

삼두구미가 여우의 형상인지는 불확실 하지만 여우라는 동물이 그 자체로 무덤가에 살며 시체를 파먹는단 속신은 전국에 퍼져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삼두구미의 외형 이외의 묘사를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이 하나 있는데, 열두 본풀이중 하나인 "초공 본풀이"의 여러 버전 중 하나에 머리 셋, 꼬리 아홉인 괴수가 "산두껍이"라는 이름으로 까메오 출연을 한다. 여우가 아니라 두꺼비, 혹은 그와 비슷한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외형에 대한 단서이다.
삼형제가 이 말을 듣고 짐짓 연주문과 종각을 부수니, 상시관이
깜짝 놀라서 삼만 관속에 엄명하여 즉시 삼도령을 체포하게 하였다.
삼도령이 즉시 도망하여 철천원분을 품고 집으로 돌아올 때, 한 길에 당도하니,
머리가 셋이고 꼬리 아홉 있는 삼두껍이 같은 짐승이 입을 꽉 벌려 물어 먹을 듯하여서
큰형이 노해 구타하려하니 산두껍이 짐승 말이
"너희들이 과거를 원치 말고 신줄, 연줄, 자부연줄, 신걸미를 메면 과거보다 나으리라."
삼도령이 이 말을 듣고 크게 웃으니 산두껍이 기뻐하여 갔다.

3. 매체

4. 여담


[1] 한국 설화에서 여우는 무덤을 훼손하고 시체에 해를 입히는 해수나 요괴로 나타날 때가 많다.[2] 버드나무는 동양에서 귀신을 쫒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3] 다만 대량 축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의 달걀은 그 값이 같은 무게의 쇠고기와 맞먹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4] 한자음은 "동토"지만 동티로 불리운다. 건드려서는 안 될 땅을 파거나 그런 나무를 베어서 그것을 맡은 지신(地神)이 노하여 받는 재앙. 지금도 시골에선 도로 공사로 뭘 잘못 건드리거나 하면 동티가 난다는 얘기가 가끔 나온다. 누구네 집 아들이 병이 난다거나, 사고가 나서 여러사람이 다친다거나. 그 유명한 투탕카멘의 저주도 한국식으론 "동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