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참혹한 학살 사건의 유력한 배후로 추정되는 콘스탄티우스 2세의 두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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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콘스탄티누스 왕조 시대인 서기 337년 여름, 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이복형제와 조카들, 그리고 그들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피살된 충격적인 사건이다.2. 배경
혼란스러웠던 사두정의 내전에서 최종 승리를 거두면서 로마 제국의 유일무이한 황제가 된 콘스탄티누스 1세는 60대에 접어든 330년대부터 후계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본래 미네르비나와의 사이에서 낳은 장남이자 군사적인 역량이 탁월했던 크리스푸스(299년생으로 추정)를 317년에 카이사르에 선임하여 후계자로 공인했지만, 326년 계모인 플라비아 막시마 파우스타 황후와 간통한 혐의로 긴급 체포한 후 정식 재판도 거치지 않은 채 처형했다. 이제 대제에게 남은 자식은 파우스타와의 사이에서 낳은 차남 콘스탄티누스 2세(316년생), 3남 콘스탄티우스 2세(317년생), 4남 콘스탄스(323년생)였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이 세 자식에게 관할 구역을 각각 맡겨서 대제국을 다스리게 하기로 했다.문제는 콘스탄티누스 1세의 세 아들들이 10대 소년이었고, 실무 경험이 부족해서 제국을 능수능란하게 이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성숙해질 때까지 보좌해주면서도 제위를 찬탈하려 들 위험이 적은 인재가 필요했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고심 끝에 아버지 콘스탄티우스 1세 클로루스와 계모 플라비아 막시미아나 테오도라의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형제들인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와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의 도움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서기 333년,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가 집정관에 선임된 뒤 감찰관으로 발탁되었다. 이후 시리아의 대도시 안티오키아로 보내져서 제국의 동방 전선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했으며, 334년 키프로스 섬에서 황제를 자칭하며 반란을 일으킨 칼로카에루스를 처단했다. 또한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는 파트리키우스 신분을 수여받았으며, 335년 집정관에 선임되었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복형제의 자식들, 즉 자신의 조카들을 제위에 앉히기로 했다.
335년 9월 18일, 콘스탄티누스 1세는 재위 30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하면서 대중 앞에 자신의 미래 청사진을 발표했다. 세 아들들인 콘스탄티누스 2세, 콘스탄티우스 2세, 콘스탄스, 그리고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의 장남이었던 달마티우스를 카이사르로 삼고, 콘스탄티누스 2세는 아우구스타 트레베로룸(트리어)를 중심으로 갈리아, 브리타니아, 히스파니아 속주를 관장하며, 콘스탄티우스 2세는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를 비롯한 동방 속주를 관장하고, 콘스탄스는 로마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아프리카 속주를 관장하며, 달마티우스는 다뉴브 강 전선을 맡게 했다. 또한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의 차남이었던 한니발리아누스를 렉스 레굼 에트 겐티움 폰티카룸[1]으로 삼았다. 고대 사료에서는 한니발리아누스가 카이사르로 선임되었음을 암시하는 기록은 없지만, 그의 초상이 실린 동전에 카이사르로 명시된 문구가 확인되었다.
한편, 콘스탄티누스 1세는 335년 또는 336년에 자신의 딸인 플라비아 발레리아 콘스탄티나를 한니발리아누스와 결혼시켰다. 에우세비우스의 《콘스탄티누스의 생애》에 따르면, 콘스탄티누스 1세는 재위 30주년 기념식을 치른 직후, 3남인 콘스탄티우스 2세와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의 딸을 결혼시켰다고 한다. 다만 그녀의 이름은 고대 사료에 등장하지 않는다. 이렇듯 친자식과 조카들에게 권력을 분배하고, 혈연 관계를 맺음으로써,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사두정치(테트라키아)가 붕괴되어 제국 전역이 대혼란에 빠졌던 전철을 밟지 않고, 콘스탄티누스 왕조가 장기간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던 337년 초, 콘스탄티누스 1세는 숙적인 사산 왕조 페르시아(이란) 제국의 제10대 샤한샤 샤푸르 2세가 국경지대에 침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이참에 사산 왕조를 정벌한 후, 아르메니아 왕국의 패권을 굳히기로 마음먹고, 3남인 콘스탄티우스 2세에게 동방군을 소집하여 방어하게 한 뒤 자신은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주둔한 중앙군을 통솔하여 동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피티아 헤르마에 이르렀을 때 돌연 중병에 걸리게 되었다. 대제는 자신이 얼마 안가 죽을 것임을 직감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콘스탄티우스 2세를 긴급하게 소환했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니코메디아에서 3남과 만나 후일을 맡긴 뒤, 5월 21일 에우세비우스에게 세례받은 후 다음날인 5월 22일 정오에 붕어했다. 콘스탄티우스 2세는 부황의 유해를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이송한 뒤 장례식을 치렀다. 그런데 모든 황족이 장례식에 참석하고자 콘스탄티노폴리스로 들어온지 얼마 후, 황족들이 대거 학살당했다.
3. 희생자들
-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 콘스탄티우스 1세 클로루스와 플라비아 막시미아나 테오도라의 아들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이복형제였다. 334년 집정관과 감찰관을 역임했으나, 337년 여름 콘스탄티누스 1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피살당했다.
- 달마티우스: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의 장남이었다. 335년 콘스탄티누스 1세의 세 아들과 함께 카이사르에 선임되었고 다뉴브 강 방면 전선군을 지휘했다. 337년 여름 콘스탄티누스 1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피살당했다.
- 한니발리아누스: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의 차남이었다. 335년 폰토스인의 왕중왕으로 세워지고 콘스탄티누스 1세의 황녀인 콘스탄티나와 결혼했다. 337년 여름 콘스탄티누스 1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피살당했다.
-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 콘스탄티우스 1세 클로루스와 플라비아 막시미아나 테오도라의 아들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이복형제였다. 335년 집정관을 역임했으나, 337년 여름 콘스탄티누스 1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피살당했다.
- 바실리나: 이집트 총독 율리우스 율리아누스의 딸이자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의 두 번째 아내였다. 337년 남편과 함께 피살당했다.
-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의 장남: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아버지와 함께 피살당했다.
- 콘스탄티우스 갈루스: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와 첫 번째 아내인 갈라의 차남이었다. 아버지를 잃은 뒤 이복동생인 율리아누스와 함께 니코메디아로 이송되어 6년 동안 지내다가 342년 카파도키아의 마르켈룸에 유폐되어 바깥 출입이 금지되었다.
- 율리아누스: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와 두 번째 아내인 바실리나의 아들이었다. 아버지를 잃은 뒤 이복형인 콘스탄티우스 갈루스와 함께 니코메디아로 이송되어 6년 동안 지내다가 342년 카파도키아의 마르켈룸에 유폐되어 바깥 출입이 금지되었다.
- 플라비우스 옵타투스: 리키니우스 2세의 가정교사였다가 콘스탄티누스 1세의 궁정에 들어간 뒤 파트리키우스 신분을 부여받고, 334년 집정관에 선임되었으나, 337년 콘스탄티누스 1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피살당했다.
- 플라비우스 아블라비우스: 크레타 섬 출신의 그리스인으로,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이주했다가 콘스탄티누스 1세에 의해 원로원 의원으로 발탁된 뒤 331년 집정관을 역임한 후, 동방 근위대장에 선임되었으나, 337년 수도에서 암살극이 벌어졌을 때 비티니아에 있는 영지에 있었다가 제위를 찬탈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살해되었다.
4. 고대 사료의 증언
로마 제국의 황실 일원들과 고위 관료들이 대거 학살당한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이에 관련된 기록은 놀라울 정도로 부실하다. 사건이 일어난 날짜와 장소, 경과, 범인의 정체와 동기 등을 명확하게 서술하는 기록은 단 하나도 없다. 그나마 이 사건을 전하는 사료들도 파편적인 정보만 제공할 뿐이며, 그나마도 저자의 입장에 따라 왜곡하거나 꾸며낸 이야기를 덧붙이곤 해서 진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의 붕어 이후 그의 세 아들이 아우구스투스(정제)로 등극한 일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339년 5월 에우세비우스가 죽기 직전에 출간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생애》(Βίος Μεγάλου Κωνσταντίνου)였다. 이에 따르면, 콘스탄티누스 1세는 임종을 맞이할 때 주교들과 군인들 앞에서 제국 전체를 세 아들에게 나눠주겠다는 유언을 남겼으며, 그가 붕어한 후 제국 전역의 모든 군대가
"초자연적인 영감을 받은 것처럼"
하나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콘스탄티누스의 아들들만 로마의 황제로 인정할 것"
이라고 선언하고, 그들을 곧바로 아우구스투스로 추대했다고 한다. 여기에 원로원과 로마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그(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아들들만이 아우구스투스가 될 자격이 있고, 다른 사람들은 그럴 수 없다."
고 선언했다고 한다.또한 에우세비우스의 《콘스탄티누스의 생애》 초판에 실린 콘스탄티누스 1세의 재위 30주년 기념 연설에는 자신의 앞에 있는 4명의 카이사르를 묘사하는 구절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후의 사본에서는 카이사르가 3명 뿐이었으며, 지상에서도 삼위일체가 실현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에우세비우스는 콘스탄티누스 1세의 세 아들이 순조롭게 제위를 물려받았다고 기술하면서 달마티우스와 한니발리아누스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처리했다.
그 다음의 초기 사료는 리바니우스와 율리아누스에 의해 행해진 원로원 연설이다. 리바니우스는 344년 또는 345년에 행한 연설에서, 콘스탄티누스 1세가 붕어한 뒤 콘스탄티우스 2세와 콘스탄스에게 황권이 이어질 때[2] 그 어떤 사건도 계승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정부는 질서를 유지했고, 그들에게 부여된 것을 지키기 위해 후계자들이 폭력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다소의 위기가 있었다고 언급했지만, 계승자들이 용감하게 문제를 해결해 제국을 훌륭히 이끌었다고 설명했다.율리아누스는 355년 또는 356년 원로원에서 콘스탄티우스 2세가 반역자인 마그넨티우스(350. 1~353. 8 재위)를 토벌해 제국을 안정시킨 것을 칭송하는 연설을 했다. 이때 그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로부터 제위를 계승받은 상황을 언급했다. 율리아누스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그의 형제들, 시민들, 그의 부황 콘스탄티누스 1세의 친구들, 그리고 로마 군대에 대해 정당하고 온건하게 행동했다고 설명했으며, 대 페르시아 전쟁이 시작된 배경에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죽음으로 인한 정치적 변화의 결과로 군대가 큰 혼란에 빠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사들이 콘스탄티누스 1세를 추모하면서도 콘스탄티우스 2세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통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율리아누스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부황 콘스탄티누스 1세의 붕어 후
"혼란, 심각한 전쟁, 많은 습격, 동맹국의 반란, 군인들 사이의 규율 부족, 그리고 그 당시의 다른 큰 어려움"
등 온갖 다양한 위험에 처했었다고 밝혔다. 전쟁과 습격은 서기 337년 사산조 페르시아의 니시비스 공성전과 이란계 유목민족인 사르마티아인의 다뉴브 강 이남 침공을 의미하며, 동맹국은 아르메니아 왕국을 암시한다. 군인들 사이의 규율 부족은 카리스마가 있었던 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사후 군대가 반기를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율리아누스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장례식을 치른 뒤 시리아로 돌아가기 전에 반란이 끝나면서 질서가 회복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그의 적들, 콘스탄티노폴리스, 형제들, 그리고 친구들을 잘 대우했다고 덧붙였다.이렇듯 달마티우스와 한니발리아누스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언급 자체를 기피하는 태도마저 감지되는 것을 볼 때, 이들이 기록말살형에 처해졌음을 암시한다. 콘스탄티우스 갈루스와 율리아누스의 아버지인 율리우스 콘스탄티누스 또한 기록말살형에 처해진 것으로 보인다. 갈리아에 세워진 콘스탄티우스 갈루스를 기리는 비문 2개에는 갈루스가 누구의
"아들"(filius)
이었는지에 대한 기술은 빠지고, 오직 "콘스탄티우스 피우스 아우구스투스의 손자"
로만 묘사되었다.그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콘스탄티우스 2세의 책임을 묻는 기록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에우트로피우스에 따르면, 콘스탄티우스 2세는 군대의 강한 압력을 받고 어쩔 수 없이 달마티우스를 죽이는 것을 용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달마티우스는 매우 유망한 재능을 가졌고, 삼촌인 콘스탄티누스 1세를 매우 닮았으며, 이에 콘스탄티누스 1세는 그의 세 아들과 달마티우스를 후계자로 두었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최전선인 다뉴브 강 방면군의 지휘를 달마티우스에게 맡긴 것을 봤을 때, 그는 군인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군략을 갖췄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살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에 비미나키움에서 콘스탄티우스 2세를 접견한 적이 있었던 아타나시오는 사적으로 작성한 문서에서 콘스탄티우스 2세가 황족들을 잔혹하게 처형했다고 기술했다.
361년 여름 또는 가을에 콘스탄티우스 2세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 율리아누스는 그리스의 아테네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콘스탄티우스 2세를
"아버지, 형제, 사촌들의 살인자이자 사실상 우리의 모든 공통된 가족과 친척들의 처형자"
라고 부르며, 자신의 친족들을 잔혹하게 죽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콘스탄티우스 2세는 자신과 갈루스도 죽이려 했다가 결국 유폐시켰고, 아버지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와 계모 갈라의 재산을 몰수해버려서 친어머니인 바실리나의 집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율리아누스는 편지에서 궁정 사람들이 자신에게 콘스탄티우스 2세가 그 사건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 회한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즉 콘스탄티우스 2세가 아이를 갖지 못한 것과 사산조 페르시아와의 전쟁이 잘 풀리지 않은 것은 과거에 저질렀던 죄악 때문이라는 것이다. 율리아누스는 이런 과거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콘스탄티우스 2세에게 충성을 바치고자 노력했다면서, 형 갈루스가 처형된 것은 그가 저지른 폭정 때문이었으니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갈루스가 그렇게 되어버린 것은 초년기에 콘스탄티우스 2세에 의해 투옥되어 고초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앞서 콘스탄티우스 2세에게 찬사를 보내는 연설을 했던 적이 있었던 리바니우스는 율리아누스 황제의 장례 연설 때 콘스탄티우스 2세가 율리아누스의 아버지와 형제들을 살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율리아누스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자신을 카이사르로 삼겠다고 제안했을 때 음모를 의심했다고 덧붙였다.
조시무스가 저서인 《새로운 역사》에 인용한 에우나피우스의 《역사》에 따르면,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가 최초로 죽임을 당했고, 뒤이어 달마티우스, 옵타투스, 한니발리아누스가 살해되었다고 한다. 또한 콘스탄티우스 2세는 병사들에게 콘스탄티누스 1세의 세 아들들 외에 다른 통치자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에우나피우스는 후기 작품인 《소피스트들의 삶》에서 아블라비우스 역시 암살극이 벌어진 지 얼마 후 자기 영지에서 반역 혐의를 뒤집어쓰고 살해되었는데, 이것 역시 콘스탄티우스 2세의 악행이라고 덧붙였다. 에우나피우스는 306년 콘스탄티우스 1세 클로루스가 붕어한 후 근위대가
"콘스탄티우스의 적법한 자녀 중 누구도 황관에 합당하지 않다"
며 콘스탄티누스 1세를 후계자로 선택했다는 내용도 실었다. 여기서 콘스탄티우스 1세 클로루스의 적법한 자녀는 플라비아 막시미아나 테오도라의 아들들이다. 이는 337년 그들이 권력을 다시 승계받지 못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창조된 이야기로 여겨진다.조시무스는 에우나피우스의 글을 인용하는 한편, 콘스탄티누스 1세가 병이 아니라 이복형제들에 의해 독살당했다는 헛소문이 돌자, 콘스탄티누스 1세를 추앙하던 군인들이 분노하여 황실의 일원들을 모조리 살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헛소문을 퍼트려 군대를 선동하고 학살을 주도한 이가 콘스탄티우스 2세라고 지목했다. 자신과 두 형제만이 제국을 통치하려고,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나치안수스의 그레고리우스는 380년 아타나시오를 찬양하는 연설에서 콘스탄티우스 2세가 치세 동안 변명의 여지가 없는 세 가지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 중 첫 번째로 가족을 살해한 것을 들었다. 히에로니무스는 아블라비우스가 많은 귀족들과 함께 살해당했다면서, 황족 외에도 많은 귀족들이 이 사건때 살해되었음을 암시했다. 385년에서 390/91년 사이에 《Res Gestae》를 집필한 암미아누스 마르켈리누스는 콘스탄티우스 2세의 잔인함은 칼리굴라, 도미티아누스, 콤모두스를 능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이복 형제와 조카들이 살해된 이유는 권력을 독점하려는 콘스탄티우스 2세의 음모 때문이라고 서술했다. 암미아누스는 군대의 폭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5세기의 신학자이자 역사가인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소크라테스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두 이복 사촌들(콘스탄티우스 갈루스, 율리아누스)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이 누그러지자 그들이 교육을 받도록 허용했다고 서술했다. 그리고 테오도레투스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찬탈이 두려워 친척을 죽였다고 기술했다.
티란니우스 루피누스는 콘스탄티누스 1세가 임종을 맞이하기 직전에 후계 계획을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달마티우스와 한니발리아누스를 배제하고, 세 아들에게 제국을 맡기기로 한 당사자가 바로 콘스탄티누스 1세이며, 콘스탄티우스 2세는 아리우스파 관료로부터 아버지의 유언장을 전달받은 뒤 이에 따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콘스탄티우스 2세가 아리우스파를 확고히 지지한 것은 자신의 승계를 도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필로스토르기오스는 콘스탄티누스 1세가 사산 왕조와의 전쟁을 치르러 가던 중 니코메디아에서 이복 형제에게 독살당했으며, 콘스탄티누스 1세는 죽기 전에 자신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해달라는 유언장을 적어서 니코메디아의 주교 에우세비우스에게 맡겼고, 에우세비우스로부터 이 유언장을 받은 콘스탄티우스 2세가 부황의 원수를 갚고자 살육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5. 고고학적인 증거
서기 335년 9월 달마티우스와 한니발리아누스가 카이사르로 선임되고 337년 5월 콘스탄티누스 1세가 붕어할 때까지, 제국의 6개 조폐국이 정기적으로 금화를 주조했고 7개의 조폐국이 은화를 주조했다. 이 시기에 발행된 동전들을 연구한 고고학자들은 한 가지 중대한 사실을 알아냈다. 시스키아, 테살로니카, 헤라클레이아, 콘스탄티노폴리스, 니코메디아 등지에서 달마티우스와 한니발리아누스의 금화와 은화를 주조한 반면에, 콘스탄티누스 2세의 본거지인 아우구스타 트레베로룸(트리어), 콘스탄티우스 2세의 본거지인 안티오키아, 그리고 콘스탄스의 본거지인 로마에서는 이를 생산하지 않고, 단지 달마티우스의 초상과 이름을 새긴 조잡한 품질의 청동 동전을 적게 주조한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세 아들들이 처음부터 달마티우스와 한니발리아누스가 자신들과 동격으로 취급되는 것에 불쾌한 마음을 품고, 그들을 실은 주화 주조를 성의없이 했을 거라고 추정한다.337년 5월 콘스탄티누스 1세가 붕어한 직후에 발행된 동전들 중 트레베로룸, 로마,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다른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특별 주화가 발행되었다. 이 특별 주화의 앞면에는
"FL MAX THEODORAE AVG"
라는 문구와 함께 플라비아 막시미아나 테오도라의 초상화가 실려있고, 뒷면에는 모성을 상징하는 신 피에타스가 오른쪽에 서서 오른손으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실렸다. 여기에 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세 아들의 할머니인 플라비아 율리아 헬레나를 위한 기념 주화도 발행되었다. 이 동전은 트레베로룸에서 대량으로 주조되었지만, 로마와 안티오키아에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생산되었다.이전에는 '테오도라'라는 이름으로 발행된 동전은 없었으며, 헬레나 역시 10여 년전에 사망한 후로 그녀의 동전이 주조되지 않았다. 그런 그들이 특별 주화에 돌연 등장한 것은 337년 여름에 벌어진 황족 학살과 깊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테오도라를 모성의 여신 피에타스로 묘사한 것은 그녀의 아들과 손자가 절멸해버린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헬레나의 주화에
"PAX"(평화)
라는 문구가 새겨진 것 역시 콘스탄티누스 황실 내의 유혈극이 종식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해석된다.이 동전들이 유독 트레베로룸(트리어)에서 대량으로 주조된 것을 볼 때 콘스탄티누스 2세가 테오도라와 헬레나에게 사죄하기 위한 이같은 사업을 주도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콘스탄티우스 2세와 콘스탄스는 형의 뜻에 마지못해 따르면서도 성의의 표시로 약간만 주조하는데 그쳤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340년 콘스탄티누스 2세가 콘스탄스와 내전을 벌이다가 피살된 뒤, 테오도라와 헬레나의 특별 주화 생산은 중단되었다.
6. 사건의 재구성
서기 337년에 일어난 콘스탄티누스 황족 학살 사건에 대해, 고대 사료에서는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첫 번째는 병사들이
"우리는 콘스탄티누스 (1세)의 아들들만 따르겠다."
며 봉기를 일으켰고, 콘스탄티우스 2세는 병사들을 통제하지 못한채 그들이 황족들을 학살하는 것을 방관 내지 용인했다는 것이다.두 번째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세 형제끼리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병사들을 선동하여 황족들을 학살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콘스탄티누스 1세가 이복형제들에게 독살당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콘스탄티우스 2세가 복수했다는 것이다.
현대 학자들은 병사들이 콘스탄티우스 2세의 통제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봉기를 일으켜 황족들을 학살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2년간 준비한 후계 계획을 군대가 부정하고, 사산 왕조를 상대로 원정을 지도하던 지휘관 콘스탄티우스 2세의 통제에 불복종해 여러 황족과 그들의 지지자들을 처단했다면, 이는 명백한 군대의 반역이자 폭거였다. 따라서 콘스탄티우스 2세를 포함한 세 형제는 폭동의 주모자들을 모조리 처형하고, 군대의 충성심을 회복하기 위해 막대한 하사금을 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문헌 기록이나 고고학적인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병사들의 폭동이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할 지라도, 황실에 대한 이러한 공격이 허용되는 것을 어떤 황제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전례가 생겨버린다면 언젠가 자신 역시 같은 일을 겪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군대가 달마티우스 등에게 이전부터 적대감을 가졌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오히려 에우트로피우스에 따르면, 달마티우스는 병사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재능이 투철했다고 한다. 사실 로마 제국을 통합하고 기독교 공인을 단행하며 수도를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천도하는 등 광활한 제국을 전면적으로 개혁할 정도로 탁월한 통치력을 갖췄던 콘스탄티누스 1세가 가장 중요한 방어선들 중 하나인 다뉴브 강 전선에 병사들로부터 경원시되고, 능력이 떨어지는 인물을 지휘관으로 배치했을 리는 없다.
콘스탄티누스 1세가 이복형제들에게 독살당했다는 가설 역시 근거가 없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임종을 지켜본 이들 중에서 독살의 징후가 있었다고 밝힌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대제가 죽기 전에 세례를 내린 에우세비우스는 대제가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고 기술했다. 현재 학계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부황을 독살한 친족들에게 정당한 복수를 한 것이라는 필로스토지오스의 주장은 독실한 아리우스파였던 콘스탄티우스 2세를 옹호하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로 간주한다.
결국 남은 가능성은 단 하나, 콘스탄티우스 2세가 자기 친형제들끼리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황족 학살을 단행했다는 것만 남는다. 실제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세 아들들은 자신들의 본거지에 설치된 주조소에서 생산된 금화나 은화에 달마티우스 및 한니발리아누스의 초상과 이름을 새기길 거부하고, 조잡한 품질의 청동 주화만 생산했다. 이는 그들이 애초부터 자신들과 같은 권위를 갖게 된 두 친족을 꺼렸다는 것을 암시한다. 게다가 그들은 학살 사건이 벌어진 후 이 사건의 피해자들을 기록말살형에 처하고 죽을 때까지 풀어주지 않았다. 고대 사료에서는 달마티우스 등이 기록말살형에 처해진 이유를 전혀 설명해주지 않았다.
율리아누스의 증언에 따르면, 콘스탄티우스 2세는 암살극이 벌어진 후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와 그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갈라의 재산을 모조리 몰수해버렸다고 한다. 에우나피우스 역시 《소피스트들의 생애》에서 콘스탄티우스 2세가 아블라비우스를 반역 혐의로 살해하고, 그의 영지를 몰수해버렸다고 밝혔다. 이는 콘스탄티우스 2세가 권력욕을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재산에 눈독을 들였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며, 콘스탄티우스 2세가 군대의 압력에 끌려가기만 했을 뿐이라는 가설의 설득력은 더욱 희박해진다.
하버드 대학교수이자 역사가인 리처드 W. 버지스(Richard W. Burgess)는 파편적으로 남아있는 사건에 대한 기록과 고고학적 증거를 토대로 학살 사건의 진행 과정을 다음과 같이 재구성했다.#
1. 콘스탄티누스 1세가 피티아 헤르마에서 중병에 걸렸을 때, 그는 자신이 지금 죽어버리면 아들들이 아우구스투스(정제)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재빨리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3남 콘스탄티우스 2세를 니코메디아로 소환한 뒤 후일을 맡기고 5월 22일 정오에 붕어했다. 콘스탄티우스 2세는 전령을 제국 각지로 보내 아버지의 붕어 소식을 알리고, 유해를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운송하여 6월 초에 도착한 뒤 장례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 콘스탄티우스 2세는 달마티우스와 한니발리아누스, 그리고 그들의 아버지인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 및 플라비우스 달마티우스의 형제인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가 장차 병사들을 설득해 반기를 들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차남 콘스탄티누스 2세와 3남 콘스탄티우스 2세가 부황 콘스탄티누스 1세로부터 '선임' 카이사르(부제)로 인정받았지만 '아우구스투스'로 인정받지는 못했으며, 카이사르 직책을 맡고 있는 두 사촌, 특히 달마티우스는 군대의 신임을 받고 있었기에, 만약 반기를 든다면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3. 콘스탄티우스 2세는 6월에서 7월 사이에 콘스탄티노폴리스에 달려와서 장례식에 참석한 테오도라의 아들과 손자들, 그리고 그들의 지지자들을 군대를 동원해 모조리 참살했다. 콘스탄티우스 2세가 직접적인 명령을 내렸는지, 아니면 병사들을 선동하여 봉기를 일으키도록 조장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후 모종의 혐의를 적용해 달마티우스, 한니발리아누스,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를 기록말살형에 처했다. 당시 비티니아의 영지에 있어서 암살극을 모면했던 아블라비우스 등을 죽이기 위해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암살자들이 파견되었다.
4. 콘스탄티우스 2세는 337년 6월 말에서 7월 중순 사이에 달마티우스의 부재를 틈타 다뉴브 강을 건너 습격해온 이란계 사르마티아인들을 물리치기 위해 출진했다. 콘스탄티노폴리스 원로원은 7월 27일 사르마티아를 상대로 승리한 공적을 기려 그에게 사르마티쿠스라는 칭호를 수여했다.
5. 콘스탄티우스 2세는 7월 말 또는 8월 초에 시르미움에서 두 형제인 콘스탄티누스 2세와 콘스탄스를 만났다. 이때 형 콘스탄티누스 2세는 테오도라의 아들과 손자들을 모조리 죽인 것은 잘못된 행위였다고 비판하며, 그녀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특별 주화를 발행하고, 할머니 헬레나의 주화 역시 발행하면서 콘스탄티누스 황실의 평화를 기원하자고 주장했다. 동생들인 콘스탄티우스 2세와 콘스탄스는 마지못해 큰형의 말에 따랐지만, 큰형이 대량의 주화를 주조한데 비해 성의 표시로 약간만 주조했고, 그나마도 콘스탄티누스 2세가 340년에 죽자 즉시 생산을 중단했다.
6. 이 사건에 대한 제국의 공식 입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했다. 처음에는 사건의 피해자들을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기록말살형에 처하고, 살인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금지했다. 그러다가 사건에 휘말렸던 콘스탄티우스 갈루스와 율리아누스 형제를 기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봉기를 일으켜 황실 일가를 학살한 죄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군대가 받고, 콘스탄티우스 2세는 병란에 저항하여 질서를 회복한 영웅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반란을 일으킨 병사들에게 끌려다닌 무력한 존재로 격하되었고, 콘스탄티우스 2세의 사후에는 학살극을 주도한 원흉으로 비난받았다.
7. 학살의 영향
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의 세 아들들은 337년 9월 9일 시르미움에서 공식적으로 아우구스투스를 칭하고 제국을 3개로 분할했다. 차남 콘스탄티누스 2세는 갈리아, 히스파니아, 브리타니아 등 서방를 맡았고, 4남 콘스탄스는 중앙의 이탈리아, 일리리쿰, 아프리카 속주를 맡았으며, 3남 콘스탄티우스 2세는 일리리쿰을 제외한 발칸 반도, 소아시아, 시리아, 이집트 등 동방을 맡았다. 그러나 340년 콘스탄티누스 2세가 아프리카 속주를 자신에게 양도하는 것을 거부한 콘스탄스를 응징하고자 이탈리아로 쳐들어갔다가 일리리쿰에서 급파된 정예군에게 역공당하여 피살당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콘스탄스는 큰형의 영토를 모조리 가로챘다.콘스탄스는 군사적 역량은 뛰어났지만 아리우스파와 이교도를 심하게 탄압해 수많은 이들의 원망을 샀고, 사치를 심하게 부리며 사냥에 몰두하느라 정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또한 성격이 잔인하여 많은 이들을 잔혹한 방식으로 해치다가 350년 2월 마그넨티우스에게 피살당했다. 동방의 콘스탄티우스 2세는 동생의 원수이자 찬탈자인 마그넨티우스를 토벌하기 위해 진압군을 일으키면서, 자신을 대신해 동방 속주를 관리할 이로 지난날 자신의 손으로 죽여버린 율리우스 콘스탄티우스의 아들이었던 콘스탄티우스 갈루스를 낙점하고 그를 카이사르로 선임했다.
그러나 콘스탄티우스 갈루스는 지난날 부모를 해치고 자신을 오랫동안 유폐시킨 콘스탄티우스 2세에게 입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난정을 일삼다가 콘스탄티우스 2세에게 처형되었다. 이후 콘스탄티우스 2세는 동방으로 돌아가면서 갈루스의 이복 동생이었던 율리아누스를 서방의 카이사르로 선임했다. 다행히 율리아누스는 이복 형 갈루스와는 달리 게르만족의 침략으로부터 갈리아를 수호하는 등 맡은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러다가 콘스탄티우스 2세가
"페르시아 원정을 단행하려 하니, 가지고 있는 정예병 절반을 달라"
는 무리한 요구를 하자, 갈리아를 떠나기 싫어하는 병사들을 구슬려서 아우구스투스를 칭하고 반기를 들면서 재빨리 다뉴브 강 전선으로 달려가 그곳 방면군을 회유했다. 콘스탄티우스 2세는 이를 진압하려 가던 중 중병에 걸리자 율리아누스를 후계자로 확정하고 숨을 거두었다.율리아누스는 과거에 겪은 박해로 인해 콘스탄티누스 1세 이래로 왕조가 신봉하고 있었던 기독교에 냉소적이었고, 유페 생활을 할 때 마음의 안식처로 삼은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에 깊이 빠졌다. 그는 급기야 로마 다신교의 부활을 꾀하고 기독교를 쇠퇴시키기 위해 갖은 술수를 구사했지만 심한 반발에 시달릴 뿐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363년 페르시아 원정에 착수하던 중 전사하면서,[3] 콘스탄티누스 왕조는 대제 콘스탄티누스 1세 사후 26년만에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