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6-28 14:42:15

벨리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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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velites

1. 개요2. 상세

1. 개요


로마 공화국 시기 로마군의 경무장 보병대를 지칭하는 용어.

2. 상세

벨리테스(velites)는 라틴어로 "경무장 보병"을 의미하며, 벨리테스에 소속된 병사 개개인은 벨레스(veles)로 일컬어졌다. 로마군은 본래 부대를 편성할 때 가난해서 무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자들을 후방에 둬서 전방에서 팔랑크스를 형성하여 전군과 전면전을 벌이는 중보병들을 원거리 무기로 지원하고 행군 시 중보병들의 수발을 들어주는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이들은 군대의 수를 부풀리는 정도에 그칠 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기원전 390년 알리아 전투에서 참패한 뒤 로마 시가 브렌누스가 이끄는 켈트족에게 약탈당한 사건이 벌어진 뒤, 켈트족의 기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조직적이고 유동적인 군사 조적을 편성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마르쿠스 푸리우스 카밀루스을 중심으로 군제개혁이 실시되었다. 이제 로마군에 입대한 장정들은 재산별로 나뉘었다. 이중 가난해서 완전 무장을 갖출 수 없는 이들은 레베스(Leves), 로라리(rorarii), 아켄시(accensi)에 소속되었다.

레베스는 다수의 가벼운 필룸과 직경 약 90cm(3피트)의 원형 방패 파르마(parma)로 무장한 경보병들로, 하스타티에 소속되어 있다가 전투 초반에 최전선에 나아가 전진해오는 적을 향해 필룸을 날려서 적의 대열을 흐트리고 적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다 적이 근접해오면 뒤에 있는 하스타티와 교대되어 후방으로 물러난 뒤 다트를 던져서 아군을 지원했으며, 아군의 대열이 뚫리면 즉시 그쪽으로 달려가서 창을 가지고 적과 맞섰다. 로라리는 레베스와는 달리 방패조차 없었고, 단지 필룸과 물매만 지녔다. 이들은 예비부대로서 최후미에 있으면서 아군과 격전을 치르는 적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거나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견제하는 척후병을 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켄시는 가장 가난한 병사들로, 전투 자체에 참여하지 않고 부상당한 아군을 안전한 곳으로 후송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이렇듯 3개 부대로 편성되었던 로마 경보병들은 포에니 전쟁 무렵에 재차 개편되었다. 전력에 큰 도움이 안 되는 로라리, 아켄시는 폐지되었고, 한 군단 당 300명이었던 레베스는 1,000명의 벨리테스로 확대되어 레기온의 핵심인 중보병들과 분리되어 별도의 부대를 형성했다. 이들 전원은 여러 개의 필룸[1]과 파르마를 갖췄고, 허리에 글라디우스를 찼으며, 종종 늑대, 곰 등 용맹과 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짐승의 가죽을 입었다. 재산이 400~2500 데나리우스인 이들이 이 부대에 소속되었다.

벨리테스는 전투 초기에 최전선에 나가서 가까이 오는 적을 향해 필룸을 퍼부어 견제하면서 아군이 전투 대열을 완전히 갖출 시간을 벌었다. 그러다 적이 가까이 오면 중보병들에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난 후 다트로 아군을 지원하고 전열이 뚫릴 기미가 보이면 메꾸었다. 그러면서도 부상당한 아군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역할도 수행했으며,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견제하는 척후병으로서의 역할도 맡았다. 한편 숙영지를 세울 때 숙영지를 둘러싼 외벽과 바깥을 경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4세기 로마의 귀족 푸블리우스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가 기술한 군사학 논고는 이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그들은 젊은 군인들로, 가벼운 무장을 하고, 활동적이며, 원거리 무기를 던지는 데 매우 전문적이었다. 이 군대는 코끼리 주변을 계속 맴돌았고, 랜서와 필룸으로 코끼리를 공격했다. 이후 코끼리가 충분히 약해지면 일제히 공격해 사살했다.

벨리테스는 창설 후 100여 년간 로마의 보조 전력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가이우스 마리우스군제개혁이 실시된 기원전 107년 이후로 폐지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나, 현대의 많은 학자들은 마리우스가 벨리테스를 폐지했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지극히 회의적이다. 그들은 로마가 지중해 전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여러 속주로부터 우수한 경보병들을 보조병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되면서 입지가 점차 줄어들다가 연이은 내전과 로마 제국의 출범 과정에서 속주민으로 구성된 보조병 부대로 완전히 대체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훗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제국 근위대 중 경보병대의 명칭을 벨리테스라고 명명했다.


[1] 티투스 리비우스 파타비누스는 벨레스 한 명 당 7개의 필룸을 가졌다고 밝혔고, 풍자 시인 가이우스 루킬리우스는 5개의 필룸을 갖췄다고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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