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8 19:49:54

거거

1. 조개의 한 종류2. 만주어 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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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개의 한 종류

대왕조개
Giant Clam
파일:giantclam.jpg
학명 Tridacna gigas
(Linnaeus, 1758)
<colbgcolor=#fc6> 분류
동물계(Animalia)
연체동물문(Mollusca)
이매패강(Bivalvia)
아강 이치아강(Heterodonta)
새조개목(Cardiida)
새조개과(Cardiidae)
대왕조개속(Tridacna)
대왕조개(T. gigas)
멸종위기등급
파일:멸종위기등급_취약.svg
[clearfix]대왕조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조개류를 포함하는 속으로, 무게는 200kg, 길이는 대략 100~120cm까지 자라며, 1817년 발견된 개체는 250kg, 150cm까지 자란 기록도 있다고 한다.[1] 껍데기는 대단히 두껍고 무거워 목욕통으로도 쓸 정도. 그 덕에 우리에게는 대왕조개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류큐 열도 해역을 비롯한 열대지방 산호초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패각은 굵은 늑골이 발달하여 부채꼴로 자라나며 옆에서 보면 파도 형상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에는 두 껍데기를 살짝 열고 외투막(배면)을 위로 향한 채 바닥에 박혀 살며, 외투막 사이의 수관으로 플랑크톤을 걸러먹는다. 수명은 100년 이상이다.

이 녀석들의 이러한 생활 습성으로 인해 '식인조개'라는 누명을 쓰고 있는데, 잠수부들이 헤엄치다가 이 조개의 살을 건드리면 놀라서 껍데기를 닫아버려 잠수부의 발이 끼게 된다는 이야기에 의한 것이다. 크기가 크기인만큼 무는 힘이 상당하여 발이 걸린 잠수부들이 해수면 위로 못 올라올 정도라서 그렇다나.

그런데 사실 이건 잘못 알려진 것이고 실제로는 그 안에 살이 쪄서 껍데기가 다 닫히지도 않으며 늘 껍데기를 반쯤 열고 있다. 위에 사진에 저 정도가 실제로 껍데기를 거의 닫은 것이다. 게다가 껍데기를 (반쯤)닫는 속도도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 이 녀석에게 발이 끼는 것을 작정하고 온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에 가까우며 당연히 현재까지 사고 사례도 전혀 없다. 한마디로 단순히 덩치 때문에 억울하게 오만가지 누명을 쓴 경우인데, 어쨌든 조개는 조개인지라 움직임이 둔해서 1980년대까지 미 해군 교범에서도 대왕조개의 패각이 닫히면 당황하지 말고 그냥 패각 사이에 손을 넣어 관자를 잘라 빠져나오라고 서술되어 있기도 했다.

식용도 가능하며 필리핀·베트남·대만·오키나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파푸아뉴기니 등 열대지역 사람들이 자주 채취해 먹지만, 중국, 태국 등 거거 채취를 금하는 나라도 있다. [2] 멸종위기등급 VU(취약)에 속하는 종이라 문제가 제기됐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에서도 이 조개를 요리해 먹는 에피소드가 있는데,[3] 처음에는 이 조개를 무작정 통째로 구웠더니 쓴 맛이 나서 실패했다고 여겼으나, 이후 요리법을 제대로 숙지하여 다른 방법으로 요리하니 상당히 맛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뒤 태국에서도 이걸 채취해 먹었다는 건데, 이 사실을 안 태국 당국에서는 노발대발해서 관계자를 처벌하겠다고 했다. 자세한 건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문서의 해당 항목을 참조하면 된다.
파일:거거진주.jpg
진주도 엄청 크다. 다만 진주조개의 진주만한 광택은 없고 크기 탓인지 모양도 균일하지 못해 그냥 찌그러진 흰색 구체일 뿐이어서 보석으로서의 가치는 없다. 그럼에도 워낙에 커다란 진주를 생산해내는지라 보석으로서의 가치와는 별개로 가격은 어마어마한 편.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진주였던 일명 "알라의 진주(Pearl of Lao Tsu)"가 바로 이 대왕조개의 진주로 밝혀졌다.

산호처럼 영양분의 상당 부분을 단세포 공생 조류에서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햇빛에 제한적인데 홍체세포 (iridocyte)는 광합성이 이뤄지는 조직 아래에 있는 반사 세포로 햇빛을 반사해 광합성 공생 조류가 최대한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

2. 만주어 존칭

ᡤᡝ
ᡤᡝ[4]
格格
gege

만주어로 '거거'라고 읽으며, 주로 '공주'라고 번역되는 말. 격격(格格)은 이 발음의 중국어 음차로 만주어 발음과 거의 흡사하다.

정확히는 만주어로 젊은 미혼 여성에 대한 존칭으로, 우리 말로는 아가씨나 아씨 정도가 된다. 중국어로는 姑娘 에 대응하는 뜻. 영어로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lady와 대응되는 말이다.[5]

그러나 후금 시대부터 공주같이 고귀한 신분의 미혼 여성도 거거라고 부르기 시작하여, 후대에는 비교적 신분이 높은 미혼 여성이나 황실·왕실과 관계 있는 여성을 거거라고 부르게 된다.

이러한 관습 때문에 여러가지 다른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으며,[6] 청나라순치제가 이런저런 거거라는 호칭들을 싹 갈아엎고 공주는 고륜공주(적녀)와 화석공주(서녀)의 두 작위로, 친왕 및 군왕, 패륵과 패자 및 공신의 딸들은 적서 구분을 두어
  • 친왕의 경우 정실의 딸은 군주(郡主), 과의 딸은 군군(郡君)
  • 세자나 군왕의 경우 정실의 딸은 현주(縣主), 첩과의 딸은 현군(縣君)
  • 패륵의 딸은 군군(郡君)
  • 패자의 딸은 현군(縣君)
  • 진국공, 보국공의 딸은 향군(鄕君)
  • 그 이하의 경우 종녀(宗女)
라 하여 품계와 호칭을 정하여 주었다.

하지만 현대 중국에서도 거거라고 하면 여전히 공주(즉 황제나 왕의 딸)를 생각하는 모양이다.

드라마 황제의 딸(원제: 환주거거)에서 건륭제가 자기 딸을 거거로 책봉했다고 나오는 것은 엄연히 고증이 틀린 것이며,[7] 반대로 옹정황제의 여인에서 황후의 조카뻘을 거거라고 부른 것은 고증이 잘 된 것이다.

또한 옹정황제의 여인에서는 후궁들 중 거거 출신이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걸 공주로 생각하면 본격 근친상간의 장이 펼쳐진다. 여기서 말하는 거거는 친왕의 경우 정실 부인인 정복진과 첩실인 측복진 외의, 측복진보다 아래의 첩실들을 일컫는 말이다(격격). 이 용도로도 많이 쓰였다. 옹정황제의 여인에서는 경빈이 이 격격 출신. 즉 극 중 옹정제가 아직 친왕이었던 시절 측복진도 못 되는 첩실이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첩이라도 정정당당하게 측복진으로 시집 온 화비가 이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옹정황제의 여인 후속작인 여의전에서는 태후나 황후를 모시는 직속시녀들을 ㅇㅇ격격이라 부른다. 번역기가 잘못 돌아가면 ㅇㅇ고모/이모님으로 나온다.

2000년대 방영한 대만 드라마 회옥공주(懷玉公主)(한국에서도 2001년에 방영)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부친왕(傅親王)이 친아버지가 아닌 줄 몰랐던 회옥공주(사실은 영력제의 딸)가 명나라 유신들이 "공주"라고 부르자 자신은 "거거"인데 왜 "공주"라고 부르냐고 의아해 하는 장면이 나온다.


[1] 해당 개체의 패각은 북아일랜드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2] 정글의 법칙 몇몇 에피소드에서도 바누아투·팔라우·몰디브 등에서 대왕조개를 채집해 먹기도 하였다.[3] 이 프로에서 나온 조개는 1m 짜리의 거대한 종이 아닌, Tridacna 종류의 2~30cm 정도 크기의 다른 조개다. 거거속의 조개는 종류가 꽤 많다.[4] 본디는 세로 쓰기.[5] 일반 여성에 대한 존칭임과 동시에 작위있는 여성을 일컫기도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단 영어의 lady는 기혼과 미혼의 구분은 없이 쓰인다.[6] 내무부의 보고 기록 중에는 강희제의 유모를 거거라고 칭한 것도 있다.[7] 건륭제의 증조할아버지인 순치제가 이미 정식 품계에서 거거라는 호칭을 없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