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4-02 14:11:14

학명

/ scientific name

1. 개요2. 특징3. 문서명이 학명(이명법)인 문서4. 여러 독특한 학명들5. 기타

1. 개요

생물학에서 생물의 분류군(taxa) 및 에 붙이는 분류학적인 이름.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필요하지 않지만 동식물에 대해 뭔가 좀 제대로 알고 싶을 때에는 반드시 필요한 이름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인 학자들과 대화할 때는 최대한 이걸 사용해야 하기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라틴어로 된 학명을 외운다.

같은 생물을 서로 다른 학자들이 다른 이름을 붙여 학계에 보고했다거나, 분류학상의 연구 결과에 따라 분류를 다시 했거나 하여 같은 생물에 여러 가지 학명이 붙은 경우가 매우 흔하다. 또한 처음부터 아예 국제 분류학계의 기준으로 학명으로서 유효한 등록기준을 채우지 못한 것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몇 가지 원칙에 따라 여러 학명들 중 하나를 정명(Correct name: 正名)이라 하여 표준으로 정한다. 유효한 등록기준을 충족했지만 정명이 되지 못한 나머지 학명은 이명(synonym: 異名)이라 부르고, 아예 처음부터 학명으로서 유효한 등록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던 것은 비합법명(invalidly published name)이라고 부른다. 당연히 정명이 표준이므로 도감이나 논문 등에서는 (출간시점 기준으로) 정명을 사용해야 한다. 과거에는 정명이었던 것이 후대에는 이명이 될 수 있으므로 학명자료도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분류학계에서 정한 정명을 몰라 이명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옛날 자료에 쓰인 이명을 참조해야 할 필요도 있으므로, 학명을 정확히 기록하는 자료에서는 참조용으로 정명만이 아니라 이명까지도 상세히 기록해둔다.

2. 특징

기본적으로는 (species)을 표기할 때 (genus) 명칭과 종소명을 조합한 두 단계의 이름으로 표기하는 이명법(binominal nomenclature)을 사용하는데, 처음에 오는 속명의 첫 알파벳은 언제나 대문자로 시작하고 종소명은 소문자로만 표기한다. 하지만 명명자의 이름을 딴 종소명은 대문자로 표기해야 한다.

분류학상의 정식학명을 쓴다면 학명 뒤에 이름을 붙인 사람과 이름을 붙인 연도를 밝혀야 한다.[1]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학명은 세아가미불구다리원시바다대벌레(Perotripus koreanus)라고 대강 쓰고, 심지어 (분류학을 제외한) 대부분 생물학 제 분야에서도 그러하지만, 분류학자들은 반드시 돌기머리세아가미불구다리원시바다대벌레(Perotripus koreanus Lee & Hong, 2010)로 써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신종 혹은 미기록종을 비교하고자 할 때 다른 분류학자들이 이 정보를 보고 원기재 문헌을 찾고 비교/고찰할 수 있다.

분류학상으로 완전한 정식 학명은 논문을 발표한 저널과 그 발표일자까지 포함한다.

여섯가시짧은꼬리올챙이새우의 학명은 Leptostylis hexaspinula (Liu and Liu, 1990))이다. 이처럼 명명자와 명명 연도에 괄호를 표기한 경우가 있는데, 해당 종은 어떠한 사유 때문에 학명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대략 후세 분류학자가 동종이명으로 처리했다거나, 이 종의 분류학적 위치가 바뀌어 학명이 바뀌었다는 소중한 정보를 알려준다.

동물분류학에서는 명명자의 이름을 축약할 수 없지만, 식물분류학에서는 식물 명명자 목록(Authors of Plant Names)에 따라 축약하여 적기가 허용된다. 예를 들어 분류학의 아버지 '린네'가 명명한 학명이라면, 동물분류학에서는 반드시 'Linnaeus'로 해야 하지만, 식물분류학에서는 'L.'로 축약할 수 있다. 하지만 'Nakai'를 'Nak.'으로 하는 등 마음대로 축약해서는 안 되고 Authors of Plant Names에서 정한 대로만 할 수 있다. 또한 동물분류학에서는 속명과 종소명이 중복되는 경우(예: Pica pica)를 허용하지만 식물분류학에서는 거부한다.

종 분류군에서 변이가 심한 다형종이 있어 각각의 분화된 종을 명명해야 한다면 동물분류학에서는 아종명을, 식물분류학에서는 변종명이나 품종명을 추가한다. 동물분류학에서 속명+종소명+아종명으로 명명하는 방법을 삼명법(trinominal nomenclature)라 하는데, 삼명법은 동물분류학에서만 쓰인다. 예를 들어 의 학명인 Canis lupus familiaris는 속+종명인 Canis lupus에 아종명인 familiaris가 추가된 것이다. 부분적으로 단순하게 표기할 때에는 Canis l. familiarisC. lupus, H. sapiens처럼 적기도 한다.

식물분류학에서 사용하는 변종명은 종명+'var.'+변종명, 품종명은 종명+'f.'+품종명 형태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정영엉겅퀴(Cirsium chanroenicum (L.) Nakai)의 변종인 가는정영엉겅퀴는 Cirsium chanroenicum var. lanceolata Kitam. 로, 지느러미엉겅퀴(Carduus crispus L.)의 품종인 흰지느러미엉겅퀴는 Carduus crispus f. albus (Makino) Hara 로 표기한다.

학명은 인쇄물에서는 반드시 Homo sapiens와 같이 기울여 표기한다. 하지만 명명자의 이름은 기울이지 않으며 밑줄을 친 경우에도 밑줄에서 제외한다.( Canis lupus Linnaeus) 손으로 쓸 때나 정자체로 쓴 경우에는 밑줄을 친다. ex. Homo sapiens Linnaeus

그 외의 상위 분류군[2]의 학명은 이탤릭체가 아닌 로마자 평서체를 사용한다.[3]

학명은 라틴어 또는 라틴어화한 합성 낱말로 구성하는 것이 원칙인데, 특히 요즈음에는 예외로 비라틴어에서 어원이 왔을 때는 라틴어화를 하지 않고 그대로 쓰기를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4] 특히 미국 쪽에서는 가끔 유명인사나 가족의 이름을 학명에 짓기도 하고, 중국 학자들도 학명을 지을 때에 가끔 한자음을 사용하기도 한다.[5] 참고로, 현재 국제분류학회에서는 될 수 있으면 인명이나 지명을 라틴어화해 달라고 권고하지만 일일이 라틴어 사전이나 Scientific word 책을 들고 조합하여 학명을 만들기가 녹록지 않기는 하다.[6] 단지 고전적 입장에선 라틴어화를 한다는 원칙을 어기는 사례가 매우 탐탁지 않을 뿐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라틴어화가 잘 지켜지는 편이다.[7]

만약 라틴어 학명의 어법이 잘못되거나, 오탈자가 있었더라도, 한번 발표된 학명은 그 이름이 유효하다면 후대에 절대로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울릉도의 고유 식물인 섬초롱꽃의 학명인 Campanula takesimana은 나중에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영토나 지역명과는 달리 바꾸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치적 논리에 입각해서 학명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면 학명을 둘러싼 국제 분쟁의 피바람이 불을 것이다. 20세기까지 생물학이 학문으로써 자리잡은 나라는 많지 않았고, 식민지를 많이 거느린 열강의 학자들이 학명을 많이 붙였으며 조선도 그 중 하나였다. #

심지어 학명을 발표할 때 해당 생물이 품종이라 할지어도 표본을 채취한 품종이 기본종이 되어버리며, 야생종이 아종이 되는 골때리는 일도 발생한다 좋은 예가 올벚나무이다. 올벚나무의 학명은 Prunus subhirtella인데, 이는 사실 표본이었던 수양올벚나무(처진올벚나무)였고, 나중에 야생종 올벚나무가 발견되었지만 먼저 발견된 종이 정명을 받았기 때문에, 오히려 야생종이 Prunus subhirtella var. ascendens, Prunus pendula f. ascendens이라는 아종명을 받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린네가 처음 학명 개념을 적용한 게 식물 쪽이어서 그런 것이지만 이후 동양에서 발견된 것들은 대부분 발견지의 발음을 라틴어화해서 학명으로 집어넣었다. 대표적인 예로 은행나무의 학명인 Ginkgo biloba L.가 있다. 학명을 라틴어로 짓거나 라틴어화하여 붙이는 이유는, 라틴어는 사어이기 때문에 후대에도 그대로 전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속이나 종이 아닌 과에서도 규칙이 있는데, 과명을 지을 때 보통 해당 분류군의 모식종(대표종)의 속명에다가 동물은 끝에 ~idae, 식물은 끝에 ~ceae를 붙인다. 가령 사람과는 Hominidae(Homo+idae), 장미과는 Rosaceae(Rosa+ceae).

한번 학명이 정해졌더라도 이후 연구에 따라 속이 바뀌거나 종이 아종으로 바뀌거나 분류가 서로 통합되는 등의 변동이 있을 경우에는 학명이 바뀌고 기존 학명은 이명이 된다. 학명이 바뀐 이후로는 이명을 쓰지 않고 바뀐 학명을 쓰지만 오래된 문헌에는 이명이 기록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명을 통해서도 학명을 찾을 수 있도록 보통 생물 데이터베이스에는 정식 학명과 함께 기존에 쓰이던 이명도 함께 기록을 한다.

학명을 표기할 때, 이미 한 번 나왔던 학명이라면 속명을 축약해 쓸 수 있다. (Felis catus -> F. catus) 같은 속의 다른 종을 언급할 때도 이렇게 할 수 있다. 머릿글자가 같은 다른 속의 종과 혼동할 수 있을 때에는 두 글자, 세 글자까지 써서 축약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권장되는 표기법은 아니라고 한다. 출처

한편 학명을 읽거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할 때는 영어의 발음법처럼 하는 경우가 많다.[8] 당장 분류학 강의에서도 라틴어 발음 교육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강의나 학회에서 자주 접하는 영어 화자의 발음을 그대로 받아들여 활용하기 때문이다.

3. 문서명이 학명(이명법)인 문서


반드시 이명법 또는 삼명법만 기재한다.

가끔 '~사우루스'가 붙는 고생물 학명(특히 속명)을 쓸 때 사우루스와 그 앞을 떼어놓는 표기를 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세이스모 사우루스, 울트라 사우루스 등이다. 절대로 이렇게 쓰면 안 되고, 속명은 반드시 다 붙여서 써야 한다. 또한 사우"르"스라는 표기도 잘못된 표기이다. saurs라면 몰라도 saurus를 사우르스로 표기하는건 철자상 말이 안된다.[12]

4. 여러 독특한 학명들

가끔 학명을 명명할 때 언어유희나 특정 문화에 대한 오마쥬 같은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분류학의 아버지인 카를 폰 린네 때부터 시작된 전통 깊은 짓거리다. 어째선지 린네는 성적인 요소에 비정상적으로 집착을 했고, 동료 학자들이 최대한 쳐낸다고 쳐냈으나 무사히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흔히 사용되는 명칭도 있다.

어떤 학자는 자신이 발견한 종들에다가 ~키스의 학명을 붙여놓았다. 예를 들면 메리키스미, 루시키스미하는 식으로.. 물론 대놓고 kissme라고 쓰지는 않고 'chisme'[13]라고 써놓아서 그 이름을 발음하기 전까지는 학명이 좀 그렇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 물론 동료 분류학자들에게 걸려서 이름을 바꾸어야 했지만. 게다가 키스미 앞에 오는 이름들의 정체는 본인의 전 애인 이름이라고... 등록한 종이 한두종이 아니었다는 것에서 이 학자가 그런 쪽에 능력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예식물로 자주 키우는 호야(Hoya)는 본래 식물학자 Thomas Hoy를 기념한 학명이지만... Grouvellinus leonardodicaprioi, Neopalpa donaldtrumpi처럼 유명인의 이름이 붙은 학명도 있다.

일본의 곤충학자 나가이 신지는 아예 본인이 발표한 아틀라스장수풍뎅이의 아종명을 자기 친구의 별명이나 딸의 인도네시아 이름으로 붙였다.[14]

학명에 한국말이 들어간 경우도 있다.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Boyeria jamjari 잠자리 맞다. 라틴어 식으로 읽으면 '야먀리'라는 게 함정 이와 비슷하게 물자라의 학명은 Muljarus japonicus인데 여기서 웃음 포인트는 속명을 발음하면 물자루스가 된다. 다만 현재는 속이 변동되어 Appasus japonicus를 학명으로 한다.

언어유희가 아니지만 가짜동족어의 일종격으로 언어유희처럼 보이는 학명 역시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개복치의 학명은 Mola mola(몰라 몰라)다. 이런 재밌는 학명 때문에 '스펀지'라는 TV 프로그램에 소개 되기도 했다.[15] 몰라 몰라에 비견되는 차카차카라는 물고기도 있으며, 까치의 학명은 Pika pika(피카 피카 피카츄)이다.

학명이 극단적으로 짧은 동물도 있는데 박쥐의 일종인 큰저녁박쥐의 경우 학명이 Ia io로 고작 네글자 밖에 안된다. 이와 맞먹는 짧은 학명을 가진 또 다른 동물로 스칸소리옵테릭스과의 공룡인 가 있는데 이쪽도 학명이 Yi qi 똑같이 네글자 밖에 안된다.

울음소리로 학명을 지은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게 '부보'라고 울어대서 bubo bubo라고 명명된 수리부엉이.

삼명법 학명의 세어절이 전부 같은 단어인 학명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서부로랜드고릴라의 학명은 Gorilla gorilla gorilla로 한국어로 풀어써 보자면 고릴라 고릴라 고릴라다...

5. 기타

최초로 학명이 명명된 종은 식물이다.

이명법이 확립되기 전에는 이름이 마치 라노벨 제목처럼 길게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상 설명에 가까웠던 이름을 이명법으로 줄인 것은 바젤의 의과대학 교수인 가스파르 보앵의 업적이다.

돼지, , , 코끼리와 같은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해왔던 동물들은 보통 1700년대에 학명이 등록되었다.

동물 중 산호는 학명이 없다. 과학자들도 그냥 코랄(Coral)이라고 부른다.

공대개그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개그처럼, 생물학자가 생물의 일반 이름은 잘 모르면서 학명으론 잘 알고 있더라는 개그도 있다. 가령 "멧돼지가 어떤 동물인데? 아, 수스 스크로파(Sus scrofa) 말이지?" 이런 식.

원래 학명으로 직접 불리는 동물은 멸종한 동물이거나 너무 마이너해서 인지도가 낮은 동물이 대부분인데, 특이하게 널리 알려진 동물이 직접 학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있다. 바로 코뿔소하마의 영어명인데, 이들은 종명인 RhinocerasHippopotamus를 줄여서 'rhino', 'hippo'라고 불린다. 이건 티라노사우루스를 티라노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보면 된다. 웃기는 점은 라틴어로 hippo는 말이라는 뜻인데, 하마는 말과는 전혀 관계없고 오히려 소와 가까운 이다. 그 외에 고릴라는 종명인 Gorilla 그대로 불리며, 보아(정확히는 모식종인 붉은꼬리보아)는 영어권에선 아예 속명까지 합쳐서 Boa constrictor 그대로 불린다.[16]

[1] 분류학자는 이것에 상당히 목숨 건다. 그 이유는 사람 이름(즉, 명명자)은 이 종을 처음 기재한 명명자를 알려주고, 연도는 분류학에서 말하는 원 기재논문(original descriptive paper)의 출판년도를 밝혀주기 때문이다. 다른 생물학 내 제 학문들은 이런 원칙에 크게 저촉받지는 않지만, 분류학자들은 이 정보를 통해서 이 종에 대한 최초의 기재 문헌 정보, 학명 변동이나 분류학적 위치변동을 확인할 key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분류학자들은 될 수 있으면 전체학명 적기를 선호한다.[2] 이를테면 (Family), (Order), (Class), (Phylum)계급에 놓여 있는 분류군[3] ex. 단각목(Order Amphipoda Latreille, 1816)[4] 동물명명법규약(ICZN)의 31.2.3번 Article을 참조.[5] 예를 들어 인롱.[6] 라틴어/명사 변화 문서를 참조하면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7] 식물 쪽이 동물보다는 라틴어 표기규정이 잘 지켜지는 편이다.[8] 예를 들어 대장균(E. coli)을 '에 콜리'로 읽기보다는 압도적으로 '이 콜라이'라고 한다.[9] 종소명이 대문자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학명의 규칙에 어긋난다 그럼 문서명 고쳐![10] 본래는 속명을 드라카에나로 읽는 것이 올바르다[11]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12] saurs가 붙는 경우는 '~사우루스'가 아니라 '~사우루스 '에 해당한다.[13] '치스미'가 아니라 '키스미'로 발음한다.[14] 다만 현재 국제분류학회에서는 될 수 있으면 사람명이나 지역명을 라틴어화해서 학명을 명명하지 말라고 권고하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는다.[15] Mola는 라틴어로 맷돌이라는 뜻이다.[16] 그에 반해 영어권에서 그냥 'Boa'라고 하면 커먼보아, 즉 황제보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