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어둠이 없으면 별의 반짝임도 없으리
정연복, 〈희망의 별〉에서
필요악(Necessary evil)은 원칙적으로는 없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요구되는 별개의 악을 의미한다. 정연복, 〈희망의 별〉에서
2. 설명
분명히 나쁜 것이지만 그렇다고 없어지면 더 나쁜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아서 없애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의 예시로 쓰일 수도 있다. 시대가 더 나아져서 대체할 수 있게 되면 사라지며, 없어져도 괜찮을 상황에도 이게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으면 악습으로 분류된다. 분명히 나쁜 것이지만 세상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보면 모순이라고도 볼 수 있는 요소다. 가장 쉬운 예시로는 군대를 들 수 있겠다. 당연히 군대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고, 평시에는 국법에 의거하여 살인을 똑같이 엄하게 다스리지만 전시에는 적을 사살하지 않으면 전쟁에서 패배하여 국가는 큰 손실을 입거나 멸망하니 적 한정으로 살인이 허가된다. 무력에 대응할 무력이 없으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민간인들에게 향하는 점도 있다. 최선의 방법은 국민들과 군인들이 단합해서 반전시위를 벌이거나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처럼 국민들과 군인들, 그 가족들이 정을 많이 나누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문제가 있다.[1] 중세 유럽에서는 매춘이 필요악 취급받았다.그러나 최소한의 필요성조차 결여되어 있는 악에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해타산을 위해 묵인하거나 합리화하려는 목적으로 '필요악'이라는 이름을 덮어씌워 이 개념을 오·남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당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는 단어이다. 당장 이 '필요악' 개념을 악용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똥군기, 가혹행위, 병영부조리 등을 묵인하고 눈감아주면서 필요악을 들먹이는 것이다. 필요악은 어디까지나 일종의 차선책으로 사용하는 것이지, 이렇게 자기 입맛에 맞는 대로 이용하면 그냥 악당들의 만행으로 전락할 뿐이다.[2] 간혹 구성원 간의 단합을 목적으로 악을 눈감으면서 필요악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과거의 전투경찰, 의무경찰[3]에서 군기를 잡던 방식이 있다. '명령을 따랐을 뿐' 문서도 참고할 만하다.
때로는 악끼리 복잡하게 얽히기도 한다. 이때는 무엇을 먼저 해결할지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악으로 악에 대처할 수 있을 때는 필요악으로서 괜찮은 것을 뒷순위에 두고 해결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유념할 점은 '필요악'의 개념을 결코 선과 혼동하면 안 되며, 필요악으로서의 필요성이 사라지면 그때는 순수한 악으로만 남는다.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정말로 어쩌지도 못하고 필요한 상황에서만 필요악이라 할 수 있는 것이지, 조금이라도 개선의 여지가 있으면 '필요악'이라는 단어를 들먹여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악을 이용하거나 유지하면서도 그 필요성을 지키거나 악용을 막기 위해 견제하는 제재 수단[4]도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아무리 없애야 또 다시 자연히 나타나는 악도 있다. 이런 피해는 악을 없애려고 하는 사람에게 돌아가기도 한다.
3. 창작물에서
- 다크 히어로, 위악자 캐릭터들: 캐릭터마다 다르긴 하지만 다크 히어로는 악당들을 쓰러트리는 과정에서 불법행위 같은 부정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등등 관점에 따라 악이라고 볼 수 있는 행위들을 저지르는 히어로들이 많은 유형이다. 게다가 위악자 속성도 다크 히어로 캐릭터가 훨씬 많은 편이다.
- 안티히어로 캐릭터 일부: 안티 히어로 부류는 악인이면서도 악당들을 처단하는 유형이다.
- 격기3반 - 주지태[5], 영웅
-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 - 테드, 베니, 님독, 고리스터, 엘렌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젠틀 크리미널, 엔데버[6]
- 닌자 슬레이어 - 4부의 소우카이 신디케이트
- 데스노트 - 키라: 분명히 범죄자들을 합법적이자 공식적인 절차도 없이 대량학살하는 측면에서는 악이라고 할 수도 있고, 엄연한 살인범인 키라를 체포하려는 사람들까지 범죄자로 취급하여 살해한다는 점을 따진다면 명백한 악이지만, 키라의 범죄자 대량학살이 전세계의 범죄율을 급감시켰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필요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긴 하다. 물론 방식 자체는 폭군이나 독재자들이 사용하는 공포정치와 다를 바가 없어서 문제다.
- 뉴 바이블 - 제이: 데스노트의 키라, 마블 코믹스의 퍼니셔와 어느 정도 유사하다.
- 나쁜 녀석들 시리즈
- 랜덤채팅의 그녀! - 임대현 패거리: 한 명 빼면 하나 같이 위선적인 행동들과 사적제재를 저지르고 다니는 범죄자 소굴이지만, 그 사적제재가 오히려 1103서클과 준우를 저지하는데 기여를 하면서 의도치 않게 필요악이 되어버렸다.
-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 큐베: 자기들이 나중에 마녀로 타락하는 마법소녀로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우주가 엔트로피로 가득차고 인간들은 여전히 동굴에서 알몸으로 살았을 거라고 말한다. 그래서 신이 된 마도카와 악마 호무라도 큐베를 없애지는 않았다.
- 마블 코믹스 - 퍼니셔 - 악에게 가차없는 행보로 작품 내외에서 인기를 얻지만 정작 본인부터가 작품 내에서 '내가 하는 행위는 그 누구도, 특히 법을 수호하고 사람들을 돕는 이는 절대 해선 안될 추악한 행위다.'라고 말한다.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 타노스 - 전 우주의 절반을 지우는 행위를 자신의 대의이자 과업으로 여기고 있으며, 우주의 자원이 고갈되어 모든 생명이 멸종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스스로 나섰다. 타노스가 필요악이라는 관점은 본인의 대사 "나는 필연적인 존재다." 에서 드러난다.
- 계속 존재하는 자 - 로키 당시만 해도 특유의 가볍고 익살스러운 언행들 때문에 로키들을 가지고 노는 장난꾸러기, 안일하고 무책임한 지배자 등 여러 의견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본격적으로 멀티버스를 다루는 애니메이션 왓 이프...?에서 몇몇[7][8]을 제외한 여러 암울한 전개들이 나오자 실비가 트롤짓을 했다거나 계속 존재하는 자가 필요악이라는 반응들로 좁혀지고 있다.
- 배트맨 시리즈 - 배트맨: 원체 슈퍼 히어로라는 게 법에 저촉되는 경우가 많기는 한데, 그 중에서도 배트맨은 유난히 필요악 대접을 많이 받는다.
- 소울워커 - 네드 컴퍼니, 로드즈
-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 아크튜러스 멩스크: 사라 케리건 기준. 에피소드 1 뉴 게티즈버그 사건 때문에 케리건과 멩스크가 원수지간이 됐지만, 케리건이 브락시스와 코랄의 UED를 쓰러트리고자 멩스크네 테란 자치령과 레이너 특공대, 피닉스네 프로토스를 끌어들인다.
- 스타크래프트 2 - 저그의 사라 케리건: 지도자 없는 야생 저그는 UED가 지배하거나 호러스 워필드 장군이 차 행성에 남아 처리하듯이 일반적인 저그보다는 테란이 쉽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9] 사라 케리건이 지은 죄를 생각하면 정말로 없어져야만 하는 존재임에도 살려야만 우주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사실에 누구보다 케리건을 증오했던 제라툴과 짐 레이너조차 케리건을 죽이지 못했을 정도로 '필요악'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다만 공허의 유산 후에 발레리안 멩스크는 그것이 케리건이 받는 벌이라 하기도 한다.
- DC 코믹스 - 수어사이드 스쿼드
- 신 구미호 - 구미호족: 세상이 썩으면 재창조를 위해 파괴를 행할 운명을 지닌 필요악적 존재들. 작중에서 나오는 구미호들은 자신들의 숙명인 파괴를 행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들과 교화하려 하기도 하고 인간을 돕기도 했지만, 구미호족의 파괴적인 힘을 먼저 갈망한 것은 인간이다.
-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 필요악의 교회 네세사리우스, 학원도시 암부[10]
-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 암살단, 로그 시절 한정으로 템플 기사단: 작중에서 암살단은 독재자와 이들의 후원세력인 템플 기사단에 맞서 싸우며 민중의 자유의지를 수호하려는 집단인 동시에, 자유의지의 수호라는 명목으로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사회적 혼란을 불러오는 경우도 있기에 비난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적대세력인 템플 기사단이 사실상 민중에게서 자유의지를 빼앗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의 조직이나 다름 없기에 암살단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이자 견제세력으로서 존재해야만 하는 필요악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특히 암살단이 존재하기 전인 오리진과 오디세이, 암살단 세력이 거의 몰락해버린 시리즈 전반에 걸친 현대파트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암살단이 없을 경우 템플 기사단이 거칠 게 없어 막 나가는 바람에 벌어진 상황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단, 로그 시절에는 암살단의 막장행동으로 그게 잠시 뒤집혔다.
- 원펀맨 - 탱글탱글 프리즈너, 가로우
- 원피스 - 칠무해 , 로브 루치[11], 세계정부[12]
- 원한 해결 사무소 - 호죠 시오리: 본인 스스로가 필요악이라고 말한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리치 왕: 스컬지가 멋대로 날뛰어 해악을 끼치는 것을 막는 데에 통제자가 필요하다.
- 오버워치 - 블랙워치: 오버워치가 대외적으로 할 수 없는 납치, 암살, 고문, 파괴 공작등의 일을 하는 산하 비밀기관이었다. 구성원 또한 전 갱단 조직원, 전 야쿠자가문의 후계자, 비윤리적 가치관을 가진 천재학자 등 사회적으로 수용하기 힘든 인물들이다. 하지만 오버워치가 존재하는 데에 블랙워치의 조력이 필수 불가결했다. 쉽게 말하면 법적으로 불가능한 더러운 짓들을 음지에서 대신 하는 기관이다. 애초에 소개 자체가 '세상을 지키는 진짜 일'을 한다는 것.
- 외모지상주의 - 4대 크루
- 유희왕 시리즈
- 유희왕/OCG - 패 트랩: 이게 없으면 선공 견제 수단이 거의 다 없어지기 때문에 선턴 날빌을 막기라도 위해서 필요하다.
- 유희왕 ZEXAL - 카오스(유희왕): 사악한 의지를 갖게 만들거나 가진 사람들의 괴로움을 야기하기도 하는 등등 온갖 악을 유발하는 혼돈의 힘이지만, 선의의 욕망도 품고 있는데다가 생명의 원동력이기도 한지라 없어서도 안 되는 힘. 애초에 제알에서의 카오스는 인간의 욕망[13] 등등 감정을 상징하는 에너지라서 생명체의 생명을 담당하는 셈이었다.
- 전지적 독자 시점 - 지옥 동부의 지배자
- 전희절창 심포기어 시리즈 - 바랄의 저주: 인류의 상호 이해를 방해하고 반목시키는 악의 그 자체였으나, 사실은 육체의 한계를 벗어난 초월적 존재에게서 인류를 지키기 위한 수단임이 밝혀졌다. 물론 작중에서 이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탓에 '노이즈'라는 생체병기가 만들어지고 온갖 사건사고가 터졌기 때문에 수많은 인류가 목숨을 잃고 만 부작용도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
- 지옥홍보팀 악대리 - 악대리, 뚱마 등등 작중에서 등장하는 악마들 대다수
- 진삼국무쌍 시리즈 - 가충
- 큐라레: 마법 도서관 - 도서관: 전 차원의 마도서를 수집하거나 격리하고 차원의 정보를 왜곡하는 등으로 일반인이 못 해결하는 문제를 처리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기본적으로 선역인 집단이지만 집단따돌림이 성행하든가 인종차별이 암암리에 존재하든가 하는 묘사가 있다. 게다가 소년병과 형벌 부대를 굴린다는 묘사도 있고, 연좌제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 클로저스 - 유니온, 늑대개 팀
- 휴먼버그대학교 - 이쥬인 시게오를 포함한 고문 소믈리에들
- CØDE:BREAKER의 오오가미 레이
- Fate 시리즈 - 악성을 자각하고 3차 어벤저를 박해한 인간들
- SCP 재단 - SCP 재단[14], 세계 오컬트 연합[15]
- Warhammer 40,000 - 황제교와 기계교: 광신과 보수성으로 인류제국이 정체하게 된 큰 원인이지만 동시에 사방팔방에 적으로 둘러싸인, 특히 카오스에 맞서 인류제국이 유지될 수 있는 원인이다. 로부테 길리먼도 부활 뒤는 이를 혐오하면서 마지못해 인정해주고 있다.
-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문서에 서술된 몇몇 창작물에도 관련 사례가 있다.
4. 스파이더맨 만화
슈피리어 스파이더맨 문서 참고.5. 관련 문서
- 강강약강, 강강약약, 강약약강: 1번째는 복합적, 2번째는 결과적, 3번째는 사회적으로 필요악이다.
- 공포 마케팅(정치), 악마화, 악은 악으로: 어떤 대상을 악으로 여기는데 대안이 없으면 그 대상을 필요악으로 여길 수도 있다.
- 어쩔 수 없군 이번만 임시동맹이다
- 오월동주
- 이이제이
- 차악
[1] '양극화' 문서의 '위화감과 적대감 심화' 문단, '각자도생' 문서를 참고할 만하다.[2] 필요악의 예시는 아니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변명을 통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3] 의경, 전경도 다른 군대처럼 똥군기 잡는 선임들이 있었는데 조현오 경찰청장이 의경 내 가혹행위를 근절하기 전까지 간부들이 눈감아 줬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디까지나 카더라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눈감아 줬을 가능성이 크다.[4] 한 가지 모순점은 그러한 제재 수단이 또다른 필요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5] 폭력을 혐오하고 부정시해 왔던 주지태였지만 여름방학이 임박한 때 약자를 괴롭히는 양아치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둘렀다.[6] 여기는 선한 쪽의 안티히어로에 가깝지만 가정에 저지른 만행이 심해도 너무 심해서 작품 외적으로 보면 일종의 필요악이라고 보는 독자들도 있다.[7] 1화의 경우 스티브 로저스를 대신해 페기 카터가 슈퍼 솔저가 되었는데, 스티브는 허약한 몸을 대신해 기계에 의존해야 했지만 그래도 버키 반즈는 윈터 솔저가 되지 않으며 무사히 작전 마지막까지 생존한다. 게다가 페기 역시 멋대로 일을 저질렀다는 상부의 싸늘한 시선과 성차별을 실감하지만 그래도 홍보용으로 끌려다니지 않다 보니 테서랙트를 본편보다 빨리 수거할 수 있었다.[8] 7화 역시 큰 전란 없이 토르와 로키가 사이좋게 지내는 전개다. 비록 결말에서 일이 조금 꼬이게 되지만...[9] 하지만 혼란스러운 야생 저그의 모습이 사실은 누군가 의도한 계략 중 일부였음이 드러났다.[10] 통괄이사회 중 한 명인 네오카 노리토가 말하기를, 구조요원인 자신이 많은 이들을 구했지만 구해진 이들이 너만 살았다, 폐를 끼쳤다, 세금 낭비라며 욕을 먹으면서 사회에서 있을 곳이 없는 자들이 암부에 들어간다고 한다. 게다가 창약 3권에서 암부가 학원도시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정도로 거대한 조직이며 자기들을 소탕하려는 안티스킬을 역으로 전멸시킬 정도로 강력하다는 사실도 나왔다.[11] 이쪽은 아예 모토부터가 필요악이다.[12] 이들이 하는 행위가 워낙 노답인데도 이들이 무너지면 세계는 해적들이 좋아라하는 지옥도+아수라장이 되어 버린다. 혁명군의 간부인 코알라도 혁명군의 진정한 타도 대상은 세계 정부가 아닌 천룡인이라고 말했다.[13] 흔히 말하는 사리사욕이나 이기심 등등 부정적인 욕망뿐만 아니라 살아가고 싶어하거나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는 선의 등등의 긍정적인 욕망도 포함한다.[14] SCP를 실험하려고 D계급 인원들을 희생시키듯이 영 선행만 하는 재단은 아니지만, 역으로 SCP 재단이 없으면 SCP들이 날뛰어 세상이 멸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세계관 특성상 필요악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15] SCP 재단과 목적은 비슷하지만, SCP 재단은 격리에, GOC는 변칙존재의 파괴에 초점이 맞춰진 집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