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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 |
1. 개요
벚나무의 열매를 통칭하는 순우리말. 좁은 의미로 서양버찌(체리), 앵두, 타트체리가 아닌 흔히 말하는 동양버찌는 왕벚나무(Prunus ×yedoensis Matsum.)의 열매를 의미한다. 영어로는 체리, 중국어로는 잉타오(櫻桃 간체), 일본어로는 사쿠란보(さくらんぼ)다.2. 레드푸드
흔히 체리라 부르는 서양버찌는 Prunus avium, 버찌 하면 떠올리는 과실은 동양버찌(Prunus yedoensis)의 열매라 종부터가 다르다. 본 문서에서 다루는 버찌는 동양버찌(Prunus yedoensis), 즉 왕벚나무의 열매이다. 열매는 버찌지만 나무는 버찌나무가 아닌 벚나무라고 부른다.대표적인 레드푸드인 서양버찌(체리)와 같은 버찌지만, 버찌가 레드푸드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버찌엔 다른 레드푸드들처럼 라이코펜과 안토시아닌이 있는데, 라이코펜은 항암효과, 항산화작용, 노화방지, 심혈관질환 예방과 혈당저하 효과 및 피로회복이, 안토시아닌은 소염작용, 암/동맥경화 예방, 혈중 요산 배출, 항산화작용 효과가 있다. 버찌는 열량은 낮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자세한건 아래 영양성분 참조.
니아신 0.20 mg, 나트륨2.00 mg, 단백질1.20 g, 당질14.80 g, 레티놀 0.00 ㎍, 베타카로틴26.00 ㎍, 비타민A 4.00 ㎍RE 비타민B1 0.03 mg, 비타민B2 0.02 mg, 비타민B6 0.08 mg, 비타민C 8.00 mg. 비타민E 0.80 mg, 식이섬유 1.20 g 아연 0.10 mg, 엽산 2.30 ㎍, 인 28.00 mg, 지질 0.30 g, 철분 0.60 mg, 칼륨 244.00 mg, 칼슘 18.00 mg, 콜레스테롤 0.00 mg, 회분 0.60 g - 영양성분 : 100 g 기준 - |
3. 활용
보통 지름이 10 mm 미만인 앵두보다 크기가 조금 작고, 다 익으면 검은색이 된다. 서양버찌보다 크기가 작고 즙이 많으며 맛이 시고 쓰다. 같은 버찌지만 마트에서 사 먹는 서양버찌는 크기가 크고 과육이 두툼해서 먹기 딱 좋으나, 동양버찌는 과육이 너무 적어서 마치 석류를 먹듯이 과육을 훑어먹고 씨를 뱉으며 먹는다. 그야말로 과즙만 빨고 버리는 수준.(서양은 꽃이 별로 화려하지 않고 작은 반면 열매는 크고 맛있다. 반대로 동양은 꽃이 화려하고 큰 반면, 열매는 작고 맛이 좋지 않다.) 그냥 먹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다. 버찌를 넣어 술을 담그거나 버찌즙을 짜서 과편[1]을 만들기도 하고, 버찌잼, 버찌청, 버찌차, 버찌주스 등 서양버찌로 할 수 있는 것들은 거의 다 한다고 보면 된다.문제는 먹을 수 있는 버찌는 식용으로 개량된 경우에 한한다는 점. 한국에서 가로수로 심었거나 산에 자생하는 벚나무의 버찌는 벚꽃이 다 지고 한참 후인 초여름쯤 열렸다가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덜 익어서 붉은색일 때는[2] 단맛보다 신맛과 쓴맛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아주 농익어서 떨어지기 직전이 아니면 날로는 먹을 것이 못 된다. 또, 과육도 단단하기 그지 없다. 마치 덜 익은 개살구를 먹는 기분. 또한 도시에서 자란 가로수에서 맺힌 열매는 매연 및 중금속 등 각종 오염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먹지 않는게 좋다. 그래서 사람보다는 참새, 까치, 어치, 비둘기 같은 사람 사는 곳 가까이에 사는 새들이 더 찾아 먹는 편이다.
버찌가 검은색처럼 보이는 진한 보라색 (검붉은색)이 될 정도로 농익으면 꽤 달콤한 맛이 나고, 완전히 검게 익었을 때 쯤엔 신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맛이 난다. 물론 이렇게 잘 익었다 해도 수확해서 팔 정도의 맛은 아니고 그냥 시큼하고 달달하네 정도. 게다가 너무 쉬이 물러서 유통포장도 불가능하고,[3] 씨는 큰데 비해 과육은 거의 없기 때문에 먹기엔 애매하다. 손가락 한 마디만 한 농게나 달랑게를 잘 안 먹듯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먹을 게 없어서 안 먹는다. 한 마디로 경제성이 없다. 참고로 잘 익은 버찌를 먹으면 입 안이 새까매진다.그래서 이런 한국의 버찌를 먹는 방법은 설탕 넣고 소주 넣고 (약 1:1:2) 밀봉해서 버찌주를 담그는 것이다. (검게 완숙된 것뿐 아니라 붉은색을 띠는 것도 술 담글 수 있다.) 어둡고 서늘한 데서 3-4개월 두면 설탕이 다 녹고 익는데, 이렇게 담근 버찌주는 그냥 마셔도 아주 맛있고, 탄산수나 사이다에 타서 도수를 낮춰 마셔도 좋다.
잼이나 주스 만들 때는 물을 넣고 불에 올려서 과육이 뭉개지고 씨가 빠질 때까지 끓인 다음 체에 받쳐 씨앗을 걸러내고 설탕을 넣고 다시 한 번 타지 않게 저으며 끓여 만들어 냉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타 타 먹으면 된다. 잼은 그냥은 잘 안 되므로, 필요하면 젤라틴 가루를 넣어서 끈기를 만들어 주면 좋다. (버찌술을 졸여도 잼이 된다)
4. 명칭에 관해서
영어로는 체리. 앵두도 영어로 체리다. 다만 그냥 체리라고 하면 보통 미국산 체리로, 과일로 먹을 수 있게 육종된 것이어서 살짝 다르다. 똑같은 건 아니지만, 비슷하니 버찌나 앵두를 체리라고 부른 것이다. 벚꽃은 영어로 Cherry blossom이며, 벚나무는 영어로 Cherry tree인걸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캐릭터 등의 사례로는 키노모토 사쿠라가 한국판에서 체리로 개명되거나, 카드캡터 사쿠라의 최초 한국 정발명이 "카드캡터 체리"가 된 것도 이런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사쿠라나 벚꽃의 경우 영어로 체리 블로썸으로 번역 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사쿠라는 흔한 여자 이름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자 이름으로 벚꽃을 사용하지는 않으므로....다만 버찌라는 단어의 인지도는 비교적 낮아서 버찌라 그러면 배지를 잘못 말한 것으로 오해하는 등 사쿠라나 체리라는 낱말보다 일상에서 듣기 어렵다. 사람들도 버찌라는 표현보다 그냥 벚나무 열매라고 하는 편이 더 많다.
참고로 목재시장에서 버찌는 자작나무(Birch)를 가리킨다.
5. 기타
꽃말은 "자그마한 연인".벚꽃이 지고 나서 달리기 시작하며 5~7월에 익는다. 꼭지가 매우 잘 떨어지기 때문에, 벚나무가 가로수로 서있는 길이라면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버찌를 볼 수 있다. 옷에 묻었다간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
고가의 신발을 신고 있다면 버찌 씨앗이 우수수 떨어져 있는 버찌길은 피하는 게 좋다. 끈적끈적한 과육과 단단한 씨앗이 어우러져 극악의 신발 바닥 테러범이 된다. 하필이면 크기까지 신발 홈에 끼기 딱 좋은 크기다. 신발 밑바닥 틈새에 한 두 개쯤 박히는 거야 빼내면 되지만, 문제는, 박힌 데 또 박히면 씨앗이 신발 안으로 파고든다는 것. 버찌길을 걷다가 신발 바닥을 보면 돌맹이 박힌 것처럼 신발을 파고든 버찌 씨앗을 볼 수 있다.
즙이 검붉은 색으로 꼭 피를 연상시킨다. 이를 이용해서 버찌를 손에 쥐고 힘을 주면 손에서 피가 나오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만큼 진해서 옷에 묻으면 진짜로 안 지워진다. 처음엔 검붉은 색이었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검푸른 색으로 바뀐다.
열매가 익을 무렵에 앵두나무 만큼 어린애들이 자주 끌리는 나무 중 하나.
도시 사람들은 시내 벚나무에 열린 버찌를 절대 먹으려 하지 않는다. 이유는 자동차 매연으로 오염된 열매이기 때문이라고. 근데 우리가 먹는 과일들이 대부분 농약쳤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매연묻은 열매나, 농약묻은 열매나 오염된 것 비슷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농산물의 잔류농약기준을 통해 관리되고 가로수는 검사에서 중금속오염이 없었다고 한다.
야산에도 많이 자생하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에도 심어 놓은 데가 많다. 가로수나 단지 내 벚나무는 농약을 뿌리긴 하는데, 많이 뿌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기 때문에 버찌가 농익을 여름철에는 먹어도 별 문제가 없다. 정 걱정이 되면 다른 과일처럼 주방세제와 소금물로 씻어 먹으면 된다. 열매가 작고 씨는 커서 먹을 게 적다 보니 먹으려면 꽤 많이 모아야 하는데, 열매가 너무 작은 데다 쉽게 터지기 때문에 손으로 따는 건 힘들다. 나무 아래에 판초우의나 비닐을 펴 놓거나 큰 우산 몇 개를 뒤집어 놓고 가지를 흔들면 익은 열매가 떨어진다. (안 익은 건 가지를 흔들어도 잘 안 떨어진다.) 그걸 모아서 씻어 먹으면 된다.
유명한 미디어믹스로 위그든 씨에게 내민 버찌 씨나 버찌가 들어가는 노래 사쿠란보가 유명하다.
[1] 과일 즙을 녹말이나 꿀과 섞어서 묵같이 만든 것.[2] 커다란 서양버찌는 검붉은 색을 띠면 다 익었지만, 자생 버찌는 검붉은 색이라면 아직 덜 익었단 뜻이다.[3] 익은 후 쉽게 무르는 과일은 미리 따서 후숙시켜 유통하는데, 버찌는 중간쯤 익었을 때부터 까맣게 완숙되기까지 기간이 오래 걸려서 절반쯤 익었을 때 따서 유통시키는 게 불가능하다. 결정적으로 안 익으면 나무에서 안 떨어진다. 그렇다고 열매 자루를 잘라서 따기에는 노동력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