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wcolor=#fff> 24절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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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춘분(春分)은 24절기의 네 번째로, 태양의 중심이 하늘의 적도에 오는 날이다. 태양 황경이 0이 되는 때를 말한다. 아니, 사실 거꾸로 말하면 춘분이 태양 황경과 황도 12궁 기준점이 된다. 양력으로는 3월 20일 내지 3월 21일경에 들며, 황도 12궁에서는 양자리의 시작점이다. 경칩과 청명 사이에 있다. 먼 옛날부터 잘못 알려져 왔던 것과는 달리, 춘분에는 낮과 밤이 같지 않고 낮이 조금 더, 약 8분 정도 더 길다. 낮과 밤이 같은 날은 춘분보다 며칠 전이다.2. 상세
흔히들 춘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고 잘못 말하곤 하는데, 사실은 낮이 8분 정도 더 길다. 낮과 밤은 태양의 중심이 지평선에 걸리는 시점들을 기준으로 삼는게 아니고, 태양이 보이고 안보이고의 시점들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 아침에 태양이 머리만 살짝 내밀어도 낮이 시작되고 저녁에 꼬리까지 다 져야 비로소 낮이 끝나기 때문에, 춘분 추분에는 낮이 조금 더 길다.태양의 중심점이 보이는 기간과 안 보이는 기간이 각각 12시간으로 서로 같다는 점에서 영어로는 spring equinox[1]라 한다. 이건 추분도 마찬가지. 하지만 낮의 길이를 일출 이후부터 일몰 이전까지로 본다면 춘분과 추분은 낮의 길이가 더 길다.[2] 그 이유는 태양은 천구상에서 다른 별들과 달리 점광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일출과 일몰 시 태양의 고도는 0도가 아니고 -0.8도 가량 이고, 태양의 고도가 0도인 경우 태양이 반쯤 걸쳐져 있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이에 따른 오차가 생긴다. 예를 들어 균시차 문서에 서술된 춘분 낮의 길이는 12시간 08분가량으로 밤보다 16분이나 더 길다. 물론 태양의 고도가 0도 이상인 시간과 0도 이하인 시간은 12시간으로 같다. 마찬가지로 하지의 낮 길이와 동지의 낮 길이를 더할 경우 24시간이 넘어간다.(서울 기준 14:46+09:34=24시간 20분)
춘분 이후에는 농가에서 봄보리를 갈고 춘경을 하며 담을 고치고 들나물을 캐 먹었다. 조상들은 춘분을 '나이떡 먹는 날'이라 부르며 가족이 모여서 송편과 비슷한 '나이떡'을 먹었는데, 아이들은 작게 빚고 어른들은 크게 빚어 각각 자신의 나이만큼 먹었다고 한다. 또 춘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면서 마을의 머슴들을 불러 모아 일년 농사가 잘되길 기원하며 나눠먹었기 때문에 '머슴떡'이라고도 불렸다. 그리고 집마다 봄나물과 콩을 볶아 먹었는데, 콩을 볶으면 쥐와 새가 사라져 곡식을 먹지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대 대부분 문화의 날짜 기준이기도 하다. 이집트, 켈트의 드루이드 할 것 없이 모두 춘분을 기념했으며(켈트족의 축제 참조), 기독교의 부활절도 춘분 축제의 산물이다. 황소자리가 경배받은 이유도 기원전 2천 년 무렵에는 춘분점이 여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력과 기독교 세계에서도 춘분은 대단히 중요하다. 예수의 사망과 부활 사건이 있던 파스카(유월절)가 원래 이스라엘 전통에서 춘분 축제에 해당했다. 유대의 전통 달력은 태양태음력이며, 1년의 시작을 춘분으로 잡아서 그 첫 달이 곧 니산월로 니산월 14일이 바로 파스카 축일이다. 유월절을 계기로 예루살렘에 간 예수가 제사장들과 로마 당국의 눈 밖에 들어 처형 당했으나 제자들은 부활을 증언했고, 이러한 예수의 역사적 행보를 따라 기독교의 부활절 역시 춘분을 기준으로 날을 계산하는 것으로 전통이 이어졌다.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는 부활절을 춘분 다음 보름 다음 오는 첫 일요일로 정했다. 현 가톨릭은 이 전통을 지금도 이어 전례력에서 춘분 이후 첫 보름달(음력 15일)이 뜬 후에 처음 맞는 주일이 부활절이다. 니케아 공의회 당시에 춘분날이 3월 21일 무렵에 왔기로 계속 3월 21일을 춘분으로 간주하고 계산해 왔다.
그러나 율리우스력의 오차가 계속 쌓여 1200년이 지나고 보니 날짜가 무려 10일이나 차이가 나(128년당 하루 오차), 16세기 후반에는 실제 춘분날이 율리우스력의 3월 11일에 올 정도였다.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이를 몸소 확인하고 춘분이 다시 니케아 공의회 당시 날짜인 3월 21일로 오도록, 그리고 다시 이런 오차를 교정하기 위하여 그레고리력을 제정하여 1582년에 반포했다. 태양력을 종교력으로 준용하는 그리스도교에서 부활절은 태음태양력적인 방법으로 날짜를 정하는 유일한 절기이다.
이란, 쿠르드,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의 페르시아 문화권에서는 노루즈(Nowruz)라고 하여 페르시아력(태양력이다)의 새해로 보는 날이며, 동아시아의 설날과 위상이 비슷하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춘분 이후 15일을 초후, 차후, 말후로 나누어 현오치(玄鳥至: 검은새{제비 등}가 오는 때), 뇌내발성(雷乃發聲: 봄비와 천둥이 치는 시기), 시전(始電: 번개가 치는 시기)로 나누어 구별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차후가 사쿠라시카이(桜始開)로 벚꽃이 피는 즈음이고, 뇌내발성이 말후에 있어 5일이 늦다. 일본에서는 춘분이 추분과 같이 공휴일이다.
현대 천문학에서는 성도를 만들 때 특별한 이유[3]가 없으면 대부분 성도에 사용되는 좌표계인 적도좌표계의 기준점이 춘분점이므로 춘분날 밤하늘을 기준으로 작성하고, 적도좌표계상에서 별의 경도인 적경도 춘분점을 지나는 자오선을 기준으로 각도를 측정한다. 현재 춘분점이 물고기자리에 있으나 물병자리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어서 뉴에이지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4] 황도 12궁은 2천 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 춘분점이 양자리에 있던 때에 설정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양자리를 첫 번째 별자리로 간주한다.
3. 여담
- 남반구에서는 당연히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가 된다. 따라서 계절명을 붙여서는 지구의 반쪽에서만 유효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계절명 대신 월명을 붙여서 (영어로는) March equinox라는 표현도 쓴다. 북반구의 추분날은 9월에 오니까 September equinox가 된다.
- 한자 문화권에서는 춘분과 추분을 합쳐서 이분(二分)이라고 표현했다.
- 전반적으로 이때쯤부터 완연한 봄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 등지(서울, 경기남부 등)에서 영하를 마지막으로 기록하는 것이 대체로 이 시기 즈음이다.
- 간혹 2월 말 내지 3월 초에 보는 시험의 경우 춘분날에 결과를 발표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변리사 1차 시험이 2023년도에는 춘분날에 결과를 발표하였다.
- 선조들은 춘분에 나이떡을 먹었다. 송편과 유사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데 온 식구가 모여 앉아서 자신의 나이 수대로 먹었다. 나이떡은 음력 2월 1일에 먹었으나 춘분이 음력 2월 1일과 비슷한 시기여서 춘분에도 즐겨 먹었다. 그리고 쉬고 있던 일꾼들을 불러 1년동안 농사를 부탁하고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고 해서 머슴떡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자기 나이 수대로 먹기 어려울 수 있어 어른은 작게 만들고, 아이들은 크게 만들어서 먹었다고 한다. 또한, 볶은 콩을 먹으면 새와 쥐가 사라져서 곡식을 축내는 일이 함께 사라진다고 믿어서 볶은 콩을 먹기도 했다고 한다.
- 춘분은 추분보다 15분 정도 해가 늦게 뜨고 늦게 진다. 이는 균시차에 따른 것으로, 지구의 타원궤도와 기울어진 자전축에 기인한 현상이다.
[1] 라틴어로 '같다'는 뜻인 aequus와 '밤'이라는 뜻의 nox를 합쳐서 만들었다.[2] 실제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점은 3월 17~18일 무렵이다. 춘분 이전에 낮의 길이가 밤보다 더 길어지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추분 이후에 밤의 길이가 낮보다 더 길어진다.[3] 특정분야의 연구를 위해 천체의 위치를 은경좌표계나 황도좌표계로 표시할 경우[4] 이는 세차운동 때문이다. 1년에 50.3초로, 2만 5400~2만 5800년이 한 바퀴이므로 한 별자리당 약 2150년이 된다.[5] 보통 3월 마지막 주말에 페넌트레이스 개막전이 치러지는데 2019년의 경우 WBSC 프리미어 12 참가 문제 때문에 3월 23일로 개막일이 앞당겨졌다. 과거 8개 구단 팀당 126경기 체제 시절에는 식목일이나 4월 첫 번째 주말에 개막전이 열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