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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학벌세탁(학력세탁)은 대한민국에서 쓰임이 두 가지 있다. 먼저 출신 단위보다 입결이 높은 곳에 진학하는 행위를 비하할 때 쓰는 용어다. 일반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대상으로 쓴다. 그리고 학력위조에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완벽한 동의어는 아니다. 엄연히 한자가 다른데 동의어로 볼 수 없다. 위조(僞造)는 어떤 물건을 속일 목적으로 꾸며 진짜처럼 만든다는 것인데, 대학원 졸업은 속이는 것이 아니고 정식으로 합법적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속이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세탁(洗濯)은 자금, 경력 따위를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탈바꿈하는 일이라는 사전적 정의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대한민국의 학벌주의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용어로, 학문은 언제나 계속 배워야 하는 것이며, 설령 대학의 수준이 나뉜다고 하더라도 배우고자 하는 의지까지 폄훼해서는 안된다. 마치 돈세탁이란 말처럼, 학벌세탁이란 말은 한 마디로 '네가 낮은 학력을 씻어 버리고 높이 올라가려는구나' 하는 식의 은밀하고 잔인한 용어이다.
2. 최종 학벌을 높인다는 의미
구글에서 학벌세탁, 학력세탁을 검색하면 대학원 관련 웹페이지가 가장 많이 뜬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학벌세탁"하면 자신의 학부 서열보다 높은 학습기관에 진학하는 경우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쓰는 경향이 높다. 언론 보도를 봐도 마찬가지다.(조선일보, 한겨레 21, 머니투데이) 편입학과 소속변경 역시 "학벌세탁"이란 용어로 비난하는 사례가 있으나 대학원 진학에 비해 사용 빈도는 많이 낮은 편이다.[2]그러나 편법, 불법을 쓰지 않고 정당하게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출신 학부를 이유로 비판 받아야 할 근거는 없다. 상위권 학부 출신 연구자 중에도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 기관만 작성하는 사례가 많다.[3]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프로필을 작성할 때 출신 학부를 허위로 기재하지 않는 이상, 최종 학력만 기재하는 행위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 물론 학부를 A대학에서 마쳤고, 대학원을 B대학에서 마쳤는데, 마치 학부도 B대학 출신인 것처럼 기재하는 것은 허위기재에 해당하므로 부적절하다.
대한민국에서는 입시 난이도와 경쟁 정도가 가장 높은 학부 입시 과정에 가장 큰 중점을 두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국내에서는 아무리 좋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친다고 해도, 출신 학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면 '학벌세탁'으로 비춰지는 경향이 있다. 전공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 대학원 입시는 학부 입시보다 상대적으로 합격이 쉬운 편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원 입시가 학부 입시와 비교해서 결코 쉽지 않은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역으로 좋은 학부를 나온 후 모교에 비해서 입결이 낮은 곳으로 진학한 사람이 출신 학부만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도 그 업계(법조계, 의료계)에서는 '학벌세탁'으로 비판받는다.[4]하지만 대학원 입시가 무조건 학부 입시보다 쉽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특히 영미권 최상위권 대학원의 박사과정 입시는 학사과정 입시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영미 박사 경쟁률이 치열한 이유는 전세계에서 인재가 모여들고 학비를 전액 지원해주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레이 달리오는 롱아일랜드 대학교에서 학부를 마쳤지만, 링크드인에서 하버드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을 프로필에 표시하고 있다. 다른 테크, 금융 유명인도 마찬가지. 엔비디아의 젠슨 황도 학부는 오리건 주립대학교를 나왔지만 링크드인 프로필에는 석사인 스탠퍼드 대학교를 걸고 있다. 이처럼 많은 유명인들이 최종 학력을 자신의 학력으로 걸고 있으며, 동아시아권을 제외하면 학벌 세탁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5][6]
2.1. 일본의 경우
한국의 교육문화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일본에도 한국과 유사한 관행이 존재한다. 아예 용어(学歴ロンダリング)마저 한국어 표현과 같고, 단어의 의미 역시 일치한다. 다만 한국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덜한 편인데 상술하였듯 노력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 평가가 존재한다. 점차 대학원이라는 단어의 원조인 일본조차도 한국보다 대학원 선긋기 및 경시 현상은 훨씬 덜해지고 있다. 당장 일본의 유명 위키인 니코니코 대백과에 学歴ロンダリング 문서가 있는데, 니코백과는 학벌세탁을 "일본에서 대학원 진학을 할 때 자신의 출신 대학보다 더 높은 레벨(학벌)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정당하게 진학한 행위를 세탁(ロンダリング)이라고 칭하는 건 용어 오용에 해당한다고 기술되어 있다.유명 언론에서도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예컨대 아사히 신문 2023년 11월 28일자 기사를 보면 "출신 대학보다 레벨이 높은 대학원에 진학해서 최종 학력을 높이는 것"이라는 정의가 나온다. 마이니치 신문 2021년 3월 6일자 기사에서는 "일본의 유명 대학원으로 최종 학벌을 바꾸는 학벌세탁"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심지어 학계에서도 볼 수 있는 용어다. 코분샤에서 간행한 학벌세탁이라는 실용서는 아예 부제가 "편하게 도쿄대 졸업이라는 학벌을 손에 넣는 방법을 가르쳐 드립니다"인데, 여기서도 "졸업한 대학보다 레벨이 높은 타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벌을 갈아치우는 학벌세탁"이라는 표현이 나온다.[7] 이 책은 학술논문에서도 인용되었다.[8]
2.2. 중국의 경우
중국은 사실상 석사학위 취득이 취업의 필수 과정으로 여길 정도로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한 탓에 대학원 입시 경쟁률이 학부 입시 못지 않게 치열하다. 이 덕분에 명문대 대학원생 역시 입시 과정에서 노력을 했다는 것으로 인정받고, 출신 학부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학원을 진학하는 현상 역시 드물지 않다. 따라서 최종 학력만 공개하더라도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며, 가오카오 부심이 심한 일부 극성 학부 졸업생 정도를 제외하면 대학원 졸업생들도 다 동문으로 인정해준다.하지만 취업 시장에선 여전히 최종 학력 대신 최초 학력으로 취준생들을 차별하는 이른바 제1학력차별(第一学历歧视) 현상이 존재한다. 대학원 졸업생의 출신 학부를 따질 뿐만 아니라,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교로 편입하는 전승본(专升本) 제도를 통해 학부를 졸업한 경우 전문대 출신 그 자체라는 이유로 서류를 탈락시키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부정적인 여론과 겹칠 경우, 평소에 최종 학력만 밝힌 사실이 뒤늦게 학벌세탁이라고 비난받는 여론이 생기기도 하는 일부 사례들로 봐서 중국에 학부 중심의 학벌주의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일례로 평소 자신을 북경대 출신이라고 밝힌 인플루언서 양마오위에(羊毛月)가 2024년 11월 "왜 다들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대학 졸업생들을 비야냥대는 영상을 올렸다가 여론의 질타를 대거 받으면서, 석사는 북경대 출신이지만 학부는 중국전매대학 졸업생인게 덩달아 밝혀지며 아예 학력위조(学历造假)[9]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
3. 학력위조의 동의어
자세한 내용은 학력위조 문서 참고하십시오.행정체계가 극도로 발달된 요즘보단 과거 행정체계가 미약했던 시절에 꽤나 많았다. 대리시험은 물론이고 화재나 수해나 전란 등으로 학적부가 소실되었을 때 고작 증인 두어 명의 증언을 받거나 하는 식으로 해당 대학의 학생임을 인정받는 사례가 많아, 소위 부잣집 자제들은 재력을 통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높은 학력을 얻는 일이 비일비재 하였다고 한다. 확인할 방법이 적으니 그냥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인터넷 전산시스템이 완벽히 자리잡은 현대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분교 출신[10][11]이 본교를 사칭하는 행위도 학벌세탁으로 간주한다. 이외에도 강남 8학군 등 좋은 학군의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3학년 2학기 끝무렵에 무리하게 전학해 들어오는 행위를 비꼬아 학벌세탁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는 고향 세탁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1] 몇 개의 학교명을 묶거나, 학교명들의 첫 글자를 나열하는 방법 등의 서술 포함[2] 보통 소속변경을 학벌세탁이라고 비난하는 사례는 소속변경으로 분교에서 본교로 적을 옮기는 것이 가능한 학교의 본교 재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나온다. 졸업만 해도 어지간하면 신경 안 쓰는 편.[3] 특히 링크드인에서는 많은 영미권 대학원 졸업생들이 본인의 최종 학력을 프로필에 기재한다.[4] 의전원, 치전원, 한전원, 법전원은 해당 전문직의 자격면허(의사 면허, 치과의사 면허, 한의사 면허, 변호사 자격)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 곳이어서 졸업 후 이 업계로 진출하면 학부 학벌은 더 이상 내세울 수 없고 전문대학원 간판만 통용된다. 물론 대형로펌에 가려면 학부 학벌도 중요하지만, 일단 그 로펌에 들어가 변호사가 되면 그 변호사는 더 이상 'A대학교 학사' 변호사가 아니라 'B대학교 로스쿨 법무석사' 변호사가 된다.[5] 물론 예일 대학교 같은 학부 우선주의 학교가 존재하지만, 예일 대학교도 석·박사생을 사실상 동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오히려 요새는 링크드인 시대가 열린 후 해외에서는 최종 학력이 더 중시되고 있다 봐야 할 것이다.[6]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나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실리콘밸리 근처의 스탠퍼드 대학교 석사로 네트워킹을 하는게 다반사이다.[7] 神前悠太, 新聞進一, 唯及博(2008), 学歴 ロンダリング, 東京: 光文社, p.38[8] 예컨대 韓翼婦(2017), 中国修士課程在学者の学習成果に関する分析. 天津を事例として, in: アジア教育(11), p.15[9] 물론 이는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다. 중국전매대학은 미디어 분야에서는 위상이 굉장히 높은 대학이고, 상술했듯이 북경대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 자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앞서 설명했던 논란 영상이 많은 중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고, 평소에 학부 출신교를 철저히 숨기고 고학력자 이미지를 내세웠던 사실이 호감 스택을 제대로 쌓았다고 보면 된다.[10] 대표적으로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출신의 윤종신, 이명학등이 있다.[11] 이 외에도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가 분교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