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2 10:48:36

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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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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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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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양 家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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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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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등장인물 및 특별출연은 등장인물 문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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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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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음악#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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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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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Bill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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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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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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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맨
2022. 12. 22.
[[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음악#s-2.8|
Full Track

재벌집 막내아들 OST]]
Various Artists
2022. 12. 26.
그 외 삽입곡은 음악 문서 참고.
[ 관련 문서 ]
||<tablebgcolor=#333C50><tablewidth=100%><width=10000> 설정 (순양그룹) ||<width=33.3%> 등장인물 ||<width=33.33%> 방영 목록 ||
음악 탐구 명대사
시열대 평가 비판
원작과의 차이점 파일:문피아 아이콘.jpg 원작 웹소설 파일:네이버 웹툰 로고.svg 웹툰

1. 개요2. 원인3. 작품 외적 요소
3.1. 원작의 핵심 콘셉트 훼손 문제3.2. 김태희 작가 본인의 문제
4. 작품 내적 요소
4.1. 이야기 부문
4.1.1. 총체적 난국인 결말
4.1.1.1. 일장춘몽 엔딩4.1.1.2.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서사4.1.1.3. 갑작스러운 PPL 폭격
4.1.2. 억지 로맨스4.1.3. 억지 사회적 불공정 묘사4.1.4. 개연성 문제4.1.5. 묘사와 설명 부족 문제
4.2. 등장인물 부문
4.2.1. 진도준 관련
4.2.1.1. 능력 훼손과 허세 문제4.2.1.2. 캐릭터성 훼손 문제
4.2.2. 서민영 관련
4.2.2.1. 무리한 비중 부여4.2.2.2. 로맨스 캐릭터로서의 무의미4.2.2.3. 법조계 엘리트로서의 묘사 문제4.2.2.4. 성차별과 페미니즘적인 요소
4.2.3. 앞 뒤 안 맞는 캐릭터 묘사 및 엉터리 설정 문제4.2.4. 캐릭터 각색에 대한 호불호
4.2.4.1. 오세현의 일차원적 무력화4.2.4.2. 모현민의 캐릭터성 소모4.2.4.3. 이항재의 갑작스러운 배신
5. 원작자 및 작가들의 반응6. 여담

[clearfix]

1. 개요

JTBC 금토일 드라마재벌집 막내아들》의 비판 및 혹평을 다룬 문서.

2. 원인

파일:재벌집_막내아들_로고_Black.png
파일:국밥집_첫째아들_로고_Black.png

전반적으로 드라마화 작가진의 역량 부족, 기업 운영 방식 등에 대한 이해도 결여 등이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우선 말하자면 초기부터 16화 완결로 계획되었다고 한다면 원작 화수로 326화 단행본 총 쪽수만 해도 2700쪽이나 되는 장편을 단 16화 만에 완결내려했다는 점에서 내용 축약이나 각색은 필연적이었다.[1] 이 때문에 비교적 중요성이 낮은 부분 자체가 빠진다는 건 감안할만한 상황이지만, 정작 완성된 작품은 각색의 영역을 넘어서 설정을 차용한 아예 별개의 작품이라고 봐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으로 작품 왜곡이 심해졌다.

단지 원작왜곡이 심하다는 수준으로만 치부한다면 원작을 읽은 팬덤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끝났을 일이지만, 후술하듯 드라마 자체가 수많은 개연성/설정 붕괴를 일으킨지라 원작을 떼고 보더라도 혹평이 많다.[2]

또한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를 전개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지면서 생략하는 장면이나 설정이 많아져 인물의 의중 변화나 극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려운 장면이 많다. 물론 원작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생략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스토리를 질질 끄는 것보단 시원시원한 전개가 낫다고 볼 수도 있다. 많은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부족하게 이끌어가는 것보단 몇몇 에피소드를 과감히 버리더라도 나머지 에피소드를 시청자들에게 잘 이해시키고 충분히 개연성 있게 이어가는 것이 연출 및 작가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본 드라마의 작가진들은 그 정반대였다. 원작에도 없었던 에피소드를 억지로 욱여넣어가며, 단순히 전개의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드라마에서 필연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주어야 할 것들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떠맡겨버리는 매우 불친절한 전개를 보인다. 본 드라마의 작가진은 시청자에게 이야기를 이해시키는 능력이 부족하고 개연성 구축 능력 또한 너무나 미숙하다. 오히려 중요한 에피소드를 버리고 설명을 불충분하게 해 사건 이해가 어렵게 만들고, 곁가지 에피소드를 나열하는데 시간을 낭비한다.

그나마 호평 받는 각색된 요소는 순양 구성원들 성격의 다각화와 진화영[3]-최창제 부부의 케미 정도다. 그걸 제외한 호평 받는 부분은 모두 원작에서 차용한 것, 혹평 받는 부분은 모두 각색된 요소라는 평까지 있다.

원작과 다른 설정들을 억지로 끼워넣다가 작품이 어그러진 원인에 대해서는 작가진이 환생물, 기업물에 더해 군상극적[4] 피카레스크에 가까운 원작 웹소설의 장르적 특징의 이해도가 심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크게 지적된다.

한국의 일반적인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권선징악형 인물상이 주가 되는 편인 데 반해, 원작 소설은 군상극 성향이 강하며 작중에서도 몇 번이고 주인공이 무조건적인 선인이 아님을 부각시킨다. 그런데 본 드라마의 작가진은 무리하게 주인공을 기존 한국 드라마식 모범적인 주인공으로 바꾸었고, 그 결과 본 문서에서 후술되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런 점을 두고 기존 한국식 드라마 정서를 거스르기 때문에 작가가 묘사하기 힘들었다는 변호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그렇게 맞지도 않은 작품의 작품화를 시도한 것 부터가 문제였다. 게다가 한국에 군상극형 드라마가 드물다곤 하지만 겨우 4년 전에 군상극형 기질도 어우러졌던 드라마가 대흥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5] 한국의 드라마 작가가 오로지 권선징악형 스토리에만 최적화되어있다는 말도 변명일 뿐이다.

한마디로 한드식 권선징악형 스토리에만 작법이 굳어버린 작가에게, 작가의 성향과는 180도 맞지 않는 작품을 맡겨버린 결과 이도저도 아닌 원작붕괴가 일어났다.[6] 재벌 집안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스럽게, 투자며 사업 얘기 같은 전략적 포인트는 빼고 기업 승계를 위한 형제들끼리의 눈치싸움, 며느리들끼리의 기싸움, 주인공의 로맨스 등을 넣어가며 무리하게 뜯어고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원작 요소를 뭉텅이로 잘라낸데다 올드한 여성향 한드계 취향만 믿은 채, 작가진 입맛대로 주인공은 정의롭게 바꾸고 성차별이며 권선징악이며 하고 싶은 얘기까지 억지로 넣기까지 하다 보니, 결국엔 작가진의 집필 능력을 넘어서는 무리수를 두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원작에서는 진도준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불법적인 일까지 서슴지 않고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청률도 많이 나오고 대중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주인공은 무조건 선인이어야 한다는 내외부적인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환생물의 주요 관람 포인트를 저버리고 몰입하던 시청자의 뒤통수를 치는 엔딩은, 윤현우와 진도준 중에서 어느 인물에게 주목해야 시청자들이 좋아할지에 대한 계산이 대중들의 바람과는 완전히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될 수 있다. 전술했듯 작가진이 주인공의 통쾌한 승리와 성공,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웹소설 장르와 현 시대 대중의 수요[7]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심각할 정도로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니 시청자가 '재벌집 막내아들' 이라는 제목을 보고 기대할 포인트도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시청자는 재벌 3세 진도준에게 이입하고 싶었던 것이지, 몰락한 서민 윤현우의 가혹한 삶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방영 중 진도준의 윤현우 시절 회상신 때마다 시청자들은 재미없고 지루하며 극이 추구하던 '재벌집 막내아들' 이라는 주제와 맞지 않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으나 오직 작가진만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 이처럼 작가진의 장르 이해도가 최악인 상황에서 시청자의 욕구에 대한 이해까지 미흡한 통에 후반부에 윤현우의 비중을 무리하게 늘린 것이 꿈 엔딩이라는 대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후술하는 대로 시청률에 비해 드라마 자체가 비판받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도 배우들의 열연, 특히 이상한 각본을 참고 보게 만드는 이성민의 기적의 차력쇼로 화제성과 팬들을 어떻게든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회차를 거듭할수록 부정적인 시선이 점차 늘어나다 못해 결국 마지막 화에서 꿈 엔딩이라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결국 그나마 긍정적으로 보던 시청자들마저 대부분 등을 돌렸고, 원작을 봤는지 아닌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비판이 쏟아지며 배우들의 호연에 가려졌던 부분에 대한 혹평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때문에 시청률과 퀄리티가 반비례하는 드라마의 대표적인 예시가 되어버렸다.

한편으로, 많은 자본이 들어오는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제작 관행이 원인이 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 드라마의 경우 사전제작 드라마라 하더라도 드라마 방영 전에는 흥행을 쉽사리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결말 부분은 미정으로 해두었다가 나중에야 촬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해야 드라마가 흥행 쪽박이 난다면 조기종영을 위한 플랜 B를 가동하기 쉬워지고, 반대로 드라마가 흥행 대박이 난다면 시청자들의 호응 포인트에 맞춰서 추가장면을 넣기도 좋고 사전에 PPL을 받는 것보다 더 비싼 단가에 PPL을 끼워넣으면서도 주목도를 높일 수 있어서 제작사와 광고주 모두 윈윈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문화컨텐츠로서의 드라마가 갑자기 완성도가 하락하고 뜬금없는 장면으로 드라마가 누더기가 되는 질적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이윤 추구가 최우선인 제작사나 방송사, 광고주의 이해관계에서는 그와 같은 제작환경이 고착화되어 온 것이 이번 드라마에서도 여지없이 터져버린 것이다. 가까운 예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처음에는 흥행 대박을 예상하지 못했다가 흥행 대박이 가시화된 이후에야 뜬금없는 PPL 장면이 추가되어 빈축을 산 사례가 있는데, 이는 흥행여부를 관망하다가 흥행 이후에야 PPL 광고를 희망하는 광고주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란 추측이 있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제작 환경 속에서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비판점이 될 만한 요소들을 최소화하면서 극의 완결성을 어떻게든 살린 편인데,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우에는 그동안 쌓아왔던 서사 자체를 부인하는 것도 모자라, 의도가 너무나 투명하게 보이는 PPL이 대량 투하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아무런 옹호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를 증명하듯 결국 16화에서는 26.9%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같은 방송사의 《부부의 세계》(28.4%)는 넘기지 못했다. 드라마 중반부부터 지속된 작품 내외부적 여러 무리수들이 쌓이고 쌓여 빌드업되고 극의 결정체였다고 봐도 무방하던 진양철의 13화에서의 사망과 결정적으로 16회의 사실은 전부 꿈이었다 엔딩과 관련하여 들끓는 논란까지, 제작진으로서는 매우 아쉬울 수 있겠으나 오히려 제작진의 역량에 비해 너무나도 과분한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드라마의 종영 후 분노한 시청자들에 의해 작가의 전작들이 줄줄이 소환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특히 집필한 작품들 중 이 드라마처럼 원작이 있는 드라마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나쁜 의미로 주목받았다.[8]

3. 작품 외적 요소

3.1. 원작의 핵심 콘셉트 훼손 문제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의 핵심은 미래지식을 이용한 회귀자가 화끈하게 돈을 벌어들이고 성공한다는 것이다. 드라마판이 목을 매는 순양그룹 승계 싸움은 결코 원작의 전부가 아니었다. 오히려 원작에서 진양철 퇴장 후의 순양그룹 승계전은 이야기가 힘을 잃고 지지부진해지는 구간이었다. 그런데 드라마판은 원작의 핵심 매력 대신 한국형 재벌 드라마식 집안다툼 같은 엉뚱한 요소에만 집착하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진도준의 성공담을 거의 묘사하지 않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원작 성공담의 극히 일부분인 분당 땅 투자나 타이타닉 투자 같은 일부 소재만 다루는 데 그치고 있다. 그마저도 진도준이 투자를 하기로 했다는 결정만 지나가는 식으로 묘사했을 뿐이지 영화사 관계자를 만나는 중간 과정이나 영화를 수입해서 큰 돈을 버는 결과 장면을 완전히 빼먹었다.

그 결과 드라마판의 설명만 가지고는 진도준이 어떻게 자기 개인 돈만 가지고 국가적 규모의 대기업을 M&A할 수 있다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다시 말해 드라마판에서는 진도준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뭘 해서 돈을 벌었는지 도통 알기가 어렵다.

원작의 독자들은 진도준이 델, 구글이 창립하기 전부터 창업자들과 인간적 신뢰를 쌓고 천문학적인 수익을 벌어들이며 재경부 관계자들을 구워삶아 IMF 위기 속에서 대기업을 쇼핑하듯 쓸어담는 전개에서 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일단 원작의 진도준은 순양그룹과 관계없이 본인 소유의 그룹만으로 10대 대기업을 만들어낸 상태였다. 순양 승계에 목매지 않아도 이미 크게 성공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9] 그러나 드라마판에서는 이러한 원작의 핵심 에피소드 및 근본적으로 추구하던 재미 요소가 전부 잘려나갔다.

즉, 드라마판의 작가들은 진도준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성공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 경영전략이나 비즈니스 묘사에도 전혀 관심이 없다. 능력과 기발한 전략보다는 오로지 순양을 물려받느냐 마느냐가 드라마가 보는 성공의 척도이자 극의 관건이다. 드라마의 기업물적 묘사는 오로지 진도준이 순양 그룹을 차지하기 위한 승계권 싸움의 영역에서만 그려진다. 진도준의 능력은 원작에 비해 극히 축소되었고 결정적으로 드라마는 진도준의 전략이나 판단을 거의 설명하지 않는다.

재벌의 능력 없는 혈연승계를 주인공의 입을 빌려 비판하고 사회정의 묘사에 목을 맨 작가진이기에, 능력 및 비즈니스 묘사 없이 회장자리 승계 다툼 일변도로 그치는 전개가 더더욱 모순적, 위선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 승계마저 원작처럼 능력을 발휘해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보하기보단 회장에게 인정받고 선대의 지분을 양도받는 데만 온통 신경을 쏟고 있다. 무슨 조선왕조 궁정암투 사극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혈통과 장자 승계, 회장의 후계자 선정, 상속과 승계 구도에 올인한다.

원작의 진양철은 장자 승계에 크게 얽매이지 않았고 능력을 중시했는데, 정작 작가진이 뛰어난 능력의 발휘보다 유산 물려받는 게 전부라는 속물적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셈이다.

그나마 DMC 사업이 예외로 승계와 상관없는 사업을 표현한 부분인데, 이건 당연히 원작에 있었던 부분이다. 그조차도 원작처럼 전략과 성공에 비중을 둔 게 아니라 진양철과 대립하는 인위적 위기부여에만 집착해 버렸다. 위기만 집요하게 잔뜩 끼얹고 해소의 카타르시스는 팽개친 엉망인 극본이었다. 원작처럼 사업 성공 서사를 잘 다루지 못한 채 답답하게 연출한 것이다.

드라마만 보면 주인공이 DMC로 적만 만들고 갈등과 위기만 주구장창 빚었지 그걸로 꿀을 빨았다거나 DMC 성공의 동력으로 힘을 얻었다거나 하는 부분을 전혀 알 수 없다. 비즈니스 서사와 설득력 있는 전략, 통쾌한 성공담은 작가진의 관심, 전문분야가 아니라는 사실이 또 한번 드러나는 부분이다

게다가 작가진은 주인공에게 능력과 공정을 운운하게 해놓고는 그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사실상 주인공은 미래지식을 아는 것 외엔 능력이 없었는데, 대표적으로 순양그룹 지배권을 두고 다툰 이사회 에피소드에서 진도준은 매우 무력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였다. 미래지식을 이용할 수 없는 부분에선 능력을 전혀 못 보이고 자기 사람도 만들 줄 몰라 지지자가 하나도 없었으니 회장이 후계자로 인정해주지 않아도 할 말이 없다. 오히려 능력도 없는 주인공이 할아버지의 총애로 회장이 된 셈이다.[10]

원작의 핵심 매력을 팽개쳐놓는 와중에 드라마 판에서 집중하는 것은 한국 주말드라마식 위기와 갈등이다. 순양가의 악역들이 모여 작당모의를 하거나, 진양철이 격하게 분노하거나, 순양가 안주인들이 모여 머리에 물을 끼얹는 기싸움을 하거나, 형제들끼리 딱히 이유도 없이 모여 기싸움을 위한 기싸움을 하는 식으로, 장편 주말드라마나 아침드라마에서 흔히 있을 법한 시간때우기 급 식상한 장면들을 지나치게 반복하며 러닝타임을 잡아먹고 있다.

심지어는 원작과는 전혀 상관없는 성차별 문제나 사회적 불공정 문제를 극히 유치하고 일차원적으로 묘사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 핵심 전개와 캐릭터 구축에만 써도 모자랄 16부작의 한정된 시간들을 중구난방으로 크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탄탄한 전략적 재미와 기업물적 카타르시스를 주었던 원작의 유니크한 매력은 송두리째 사라졌다. 그저 흔해빠진 재벌가 집안 다툼 드라마, 회장님 나오는 올드하고 전형적인 한국식 주말 드라마로 전락해 버리고 만 것이다.

특히 JTBC의 경우 《리갈하이》 등에서 이런 경향을 더욱 심하게 보인 편인데 또 터진 것. 그리고 이 문제는 결정적으로 회귀물이라는 극적 성격 자체를 엉망으로 말아먹은 결말 관련 논란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3.2. 김태희 작가 본인의 문제

‘원작이 있더라도 정식으로 등단한 소설이 아닌 웹소설일 뿐이다. 웹소설은 정통 작가인 내 밑이다. 내가 결말, 내용을 바꿔 완벽한 작품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리고 이것을 실천으로 옮겼다면 그것은 극 전체 훼손으로 이어졌고, 과정, 결과 모두 붕괴를 일으켰다.

원작 내용을 갈아엎고 본인의 개연성 없는 창작이 들어간 순간부터 붕괴 조짐이 보였다. 이성민이 만들어준 거대한 그림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근거 없는 자기 과신과 욕심은 말 그대로 과신이자 욕심일 뿐이다.
출처:스포츠경향 - [스경X초점] ‘재벌집 막내아들’, 여실히 드러난 작가 능력 부족
김태희 작가는 원작을 지나치게 각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원작의 이해도 없이 작가 본인이 원작과 다른 점을 보여준다는 의지로 원작을 각색하여 내용이 난해하게 흘러가는 문제도 있으며 표절 논란도 터진 바 있다. 본인이 메인 극본이 아니었던 《위대한 유산》, 《대왕 세종》은 이러한 논란이 없었지만 자신이 단독으로 극본을 담당하게 된 KBS 2TV에서 2010년 방영 된 《성균관 스캔들》이 최고 시청률 14.3%, 최저 시청률 6.3%, 종영 시청률 12.8%, 평균 시청률 10.3%로 무난한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성공작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화제성이 커서 드라마 매니아들을 낳았기 때문인데, 대중들에게서는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 원작이었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인기를 이었기 때문이지 작가의 극본이 좋아서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고 김태희 작가는 원작을 파괴한다는 평가와 표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비판을 받은 이유는 원작과 달리 금등지사 에피소드를 후반부 내내 너무 길게 끌고 갔다는 점이다. 애초에 금등지사라는 것과 관련된 사건 자체는 있지만, 금등지사의 존재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금등지사를 찾는 미션을 수행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꽤 많은 회차동안 공들여 묘사하다가, 스토리 상 실제 역사와의 괴리감을 없애려는 과정에서 주인공을 민폐 컨셉으로 만들어버렸다. 작가는 청춘들이 실제 현실과 맞닥뜨릴 때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나, 시청자들은 금등지사가 아니라 로맨스에 더 집중하기를 바랐기 때문에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화에서도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다. 원작에서 윤희는 항상 여자라는 것이 들킬까봐 전전긍긍한다. 어떻게든 잘 버티다가 남동생의 병이 나으면 김윤희와 김윤식을 바꿀 계획이었다. 윤희가 출사에 욕심이 없던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드라마 마지막회에서 윤희는 세월이 지난 후 선준과 결혼을 했고 갑자기 성균관 박사가 되어 있었으며 동생의 행적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더불어 시문에 능한 재신의 미래는 뜬금없이 무신으로 그려졌고, 용하는 황당하게도 한복 디자이너가 되어 버렸다. 원작팬들에게 있어서 원작파괴 수준인 셈. 덧붙여, 《성균관 스캔들》은 드라마 종영 후 극본을 담당한 김태희 작가의 표절 논란에도 휩싸였었다. 바로 원작의 후속작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의 일부 내용을 가져다 썼다는 것. 해당 소설이 원작의 연장선이며 동일한 등장인물이 등장하지만, 제작사에서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의 판권을 사지 않았으므로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김태희 작가의 해명은 없었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있음에도 드라마가 인기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김태희 작가가 단독으로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맡게되면서 이후 작가가 맡은 드라마들도 원작을 훼손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미숙함이 후속작에도 이어지게 된다.

이후에 같은 채널인 KBS 2TV에서 2016년에 방영되고 자신이 단독으로 집필한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는 장혁, 박소담, 윤현민, 박세영 등의 인기 배우들을 섭외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 자신의 극본의 난해함으로 시청률이 제대로 폭망하면서 최고 시청률 4.7%, 최저 시청률 1.5%, 특별판 및 재방송판까지 포함하여 평균 시청률 3.5%, 재방송판 및 특별판[11]을 제외한 실제 방송판 14회차 평균 시청률 3.9%로 특별판 및 재방송판을 일요일 0시와 평일 낮12시에 방송하며 분위기를 띄우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부진하며 결국 16부작에서 14부작으로 조기종영흑역사가 있다. 드라마의 실패가 원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훼손해서 생긴 탓이라는 평가를 받아 김태희 작가의 필력이 의심받게 되었다. 《뷰티풀 마인드》의 대대적인 실패로 지상파 드라마에서 극본을 담당하지 못하고 경질되어 케이블 채널로 옮기게 된다.

tvN에서 2019년에 방영 된 《60일, 지정생존자》의 극본을 담당하게 되어 이 작품에서도 단독으로 극본을 담당했다. 해당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인기를 끈 미국 드라마지정생존자》가 원작으로 최고 시청률 6.178%, 최저 시청률 3.383%, 종영 시청률 6.178%을 달성하여 동시간대 비지상파 시청률 2위를 기록하며 《왕이 된 남자》 이후 추락하던 tvN 월화드라마가 다시 상승세를 잡게 되었으나 방송 당시 잠정적으로 휴지기를 가졌던 SBS 월화 드라마의 시청층까지 흡수한 측면도 없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원작의 연출과 스토리를 꽤 비슷하게 리메이크했다는 평을 받았는데 김태희 작가가 전작의 대대적인 실패로 지상파에서 경질되어 케이블 채널로 옮겨간 것에 원작의 스토리와 아주 흡사하게 갔다는 평을 받아 작가 본인도 자신이 원작들을 각색한 내용이 비판을 받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인 극본을 담당한 드라마[12] 재벌집에서 원작의 지나친 각색과 원작자인 산경문피아에서 연재하는 본인의 최신작인 '재벌집 천재 감독'에서 '재벌집 막내아들? 유치하게...' 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에서 재벌집 막내아들의 드라마 제작 과정과 각색을 노골적으로 비꼰 묘사를 넣으며 드라마 제작사나 작가들이 원작 작가들을 무시하여 멋대로 각색하고 결말을 바꾸는 행태를 꼬집으며 작가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13] 작품의 성공은 원작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의 완성도가 높아서 이룬 것이지 드라마의 극본이 좋아서가 아니라는 비판으로 드라마는 성공했으나 김태희 작가 본인은 필력을 비판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드라마 시청 소감 게시판에 '결말을 다시 찍어달라', '원작 훼손 적당히 하라', '웹소 작가 무시하더니 웹소 작가보다 더 XX인 거 인증하네',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텐데 뭐하러 진도준으로 열심히 산 건지??', '파리의 연인 김은숙 작가는 자기 오리지널 작품이지 오리지널 작품도 없으면서 자기가 김은숙 급인 줄 안다'는 등의 비판을 현재진행형으로 받고 있다. 시청 소감 게시판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글은 마지막 화 혹은 결말을 다시 찍어달라는 것과 작가에 대한 비판이다.

또한 김태희 작가는 이미 지상파 드라마에서 원작의 지나친 각색으로 애국가 시청률이 나와 실패하며 경질되어 케이블 채널로 옮겨, tvN에서 2019년 방영 된 60일, 지정생존자로 드라마의 시청률이 원작과 유사하게 흘러갔다는 평을 받으며 제법 괜찮게 나오면서[14] 기사회생하여 원작이 있는 드라마 각본을 쓸 때 각색의 중요성을 충분히 느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번 작품에서 원작을 무시한 지나친 각색과 가장 문제가 된 꿈 엔딩으로 크게 비판받게 되면서 드라마의 흥행 성적표와는 반대로 이 작품이 김태희 작가의 역대급 흑역사가 되어버렸다. 이전에 김은숙 작가가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드라마의 내용이 소설이라는 엔딩[15]을 내었다가 대중의 큰 비판을 받았음을 모를 리 없을 것임에도 같은 류의 엔딩을 낸 것을 두고 시청자에 대한 존중이 없다며 더욱 비판을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후 비판 여론이 일자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던 김은숙 작가와 달리 시청자들과 원작 작가 산경[16]에 대한 사과조차 없다며 작가의 인성 문제까지 생겨 앞으로의 작가의 행보가 어두워지게 되었다.

4. 작품 내적 요소

4.1. 이야기 부문

드라마 줄거리를 32초로 요약하여 희화화한 애니메이션

4.1.1. 총체적 난국인 결말

엔딩 나왔을 때 배우들 반응은 약간 놀랐다. '어?' 이런 반응이었다. 주위에서 지인들이 '도준이 죽으면 드라마 안 본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쭉 도준이를 응원하고 도와주고 싶다 보니 그런 마음도 이해를 할 것 같더라.[17]
정희태 (이항재 役)

마지막 화에서 꿈 결말을 내버리며 큰 구설에 올랐다. 드라마 스스로 여태의 전개를 부정하며 아예 회귀물이 아니라는 억지 뒷이야기를 붙여버렸는데, 이것은 15화까지 쌓아올린 공든 탑을 무참하게 무너뜨린 격으로 15화까지 본방 사수를 했던 수많은 시청자들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다. 이 시도가 크게 무리였던 바람에 굉장한 비토 여론이 일어났다. 결국 전형적인 용두사미형 결말이 되어 파리의 연인 등 결말에서 악평을 들었던 드라마들과 비교가 되며 파리의 연인, 지붕뚫고 하이킥, 카지노과 함께 최악의 결말을 가진 한국 드라마라고 불리게 되는 처지에 이르렀다. 오죽하면 대혹평을 받은 같은 방송사의 SKY 캐슬 정도면 훌륭한 결말이라는 평도 나왔다. 스카이 캐슬마냥 잘 먹었고 잘 살았답니다식의 한국식 해피 엔딩이라도 냈으면 그냥저냥 욕먹고 말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 결말 하나로 현재진행형으로 전 사이트에서 욕을 먹는 중이다.

원작의 진도준은 고난을 헤쳐나가서 결국 순양을 차지하고 진범에게 복수에도 성공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애청자들이 가장 원하지 않았던 윤현우가 다시 깨어나는 시나리오로 진행되었는데, 분명 튀르키예에서 헤드샷을 맞고 사망한 사람이 꿈을 꾸고 다시 살아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말도 안 되는 억지에 불과하다.[18] 한 술 더 떠서 윤현우로 다시 깨어난 것과 동시에 진도준은 교통 사고로 그대로 사망 처리되고 반전조차 없었던 것 자체는 2~15화를 완전히 허상으로 만들어버린 꼴이다. 여기서 시청자들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과 동시에 분노한 것이다. 결말의 개연성에 큰 문제가 없었던 원작 소설을 존중했다면 마지막화 전 화인 15화에서 진도준이 진양철 기념관에 간 데에서 끝났어야 했다. 그나마 극후반부에 순양 일가들이 몰락하는 결말은 맞이했지만[19], 그 장면 하나로 여론이 진정되기는커녕 해당 장면에 대한 언급을 일절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대로 묻혀버렸고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평들만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여론이 화가 나있는데 정작 김태희 작가는 사과문이나 어떠한 입장 표명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결말이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거라는 의견들이 나올 정도로 김태희 작가는 일반인보다 못할 정도로 형편없는 각색을 해버린 셈이다. 이렇게 굳이 안 해도 되는 각색을 했다가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시켜 도리어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누워서 침 뱉는 꼴이 되어 작가로서의 본인 커리어를 스스로 산소 호흡기를 떼어버린 셈이다.

이 결말의 충격 때문에 원작은 한국 웹소설계에서 재벌물, 퓨전 대체역사물 장르의 효시로 불리고 있지만, 드라마판은 그 걸작을 가지고 어떻게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이 가능한지 궁금할 수준이다.
4.1.1.1. 일장춘몽 엔딩
최종화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결국 윤현우는 치명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진도준의 삶을 체험해본 것에 불과했고, 진도준으로써 겪었던 삶을 다룬 2~15화의 분량은 사실상 모두 꿈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라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드세게 일어났다. 즉, 윤현우가 토사구팽을 당하는 1화 후반까지와 윤현우가 깨어난 이후인 16화의 내용만이 현실이고, 2~15화의 진도준으로서의 일생은 윤현우의 꿈속에서 윤현우의 상상을 투영한 것이라고 가정해 버리면 결국 이 드라마는 2화치 분량을 제외하고는 몽땅 일장춘몽이고 쓸데없는 소리라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애초에 2~15화의 모든 내용이 윤현우의 그럴싸한 꿈이었고 메인 소재인 회귀 따위는 실제 발생하지 않았다고 인정해버리면, 여태까지 쌓아왔던 서사며 개연성을 진지하게 논의할 가치가 완전히 사라져버린다. 그냥 윤현우가 엿장수 마음대로 진도준의 생애를 마음대로 망상해 그려넣어서 꿈 속에서 조금은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생겼다고 봐 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보면 윤현우는 "만일 자신이 진도준이었다면,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선택할 수 있고, 그럴만한 기반이 있었다면"이라는 IF 놀이만 섀도우 복싱처럼 무의식세계에서 신나게 하다가 온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결국 16화의 결론을 거칠게 요약해보면, 윤현우는 무의식 속에서 자신이 토사구팽당했다는 억울함 때문에 섀도우 복싱을 하다가 제 풀에 지쳐서, 참회랍시고 개심하여 검사에게 제보하여 복수한다는 내용이 되어버리니 별 알맹이 없는 이상한 서사가 되어 버린다. 그 때문에 2~15화에서 있었던 대사들은 거의 대부분 실재했는지 진위확인은 불가능해져 버렸고, 현실에서 진도준이 초인적이다 싶을 정도의 능력을 실제로 보였는지도 분명하지 않게 처리되어 버린다. 물론 모든 내용이 완전한 허구는 아닐 개연성이 높다. 현생 씬에서 간접적으로는 진도준이 경영권 후계 구도에서 꽤 강적이었기 때문에 석연찮게 죽었다는 부분과 민영과 로맨스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검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7000억을 사회에 환원한 진도준이 젊은 나이에 회장에 오르기 며칠 전 갑자기 죽었는데도 누구도 그 일을 문제삼지 않았다는 언급을 보면, 실제 역사에서는 진도준의 위상이 2~15화의 내용과 전혀 달랐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갑자기 앞의 서사들이 한낱 꿈으로 정리되어 버린 탓에, 실존인물 진도준이 실제로 미래를 본 듯한 통찰력을 지녔고, 순양의 회장 자리 문턱까지 올라갔던 게 맞기는 한지 확인이 불가능하게 되어 버렸다. 하다못해 이 2~15화 분량에서 진도준이 순양 일가를 확실하게 짓밟으며 복수를 했다거나, 최소한 윤현우를 죽이려 했던 범인이 누군지 밝혀진 것이라면 모를까, 그조차도 제대로 풀리지도 않은 마당에 현실로 돌아온 윤현우가 진도준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것만 드러나게 되면서 억울하게 토사구팽을 당해야 했던 과거까지도 재평가의 여지가 생기는 최악의 결과가 빚어진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윤현우의 삶으로 돌아온 시점에서 자신을 제거하려는 순양그룹에 반격하는 과정이 고작 1화 만에 순식간에 진행되면서 너무 작위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묘사하는 과정에서도 상술된 과도한 사회 문제 묘사라는 단점이 불거진 것은 덤.

작가가 정말 윤현우로 결말을 내고 싶었으면 최소한 12~13화쯤에 돌려보내서 40대 서민영과 순양을 잡을 빌드업을 했다면 천원짜리 변호사 마지막회 수준의 급전개로 갈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최종화 직전인 15화에 사고를 내서 16화 마지막화에 한창 시청자들이 진도준에 몰입해서 진도준이 순양을 먹고 회장이 되는결말을 기대하고 있을때 윤현우로 돌려보내고 진도준은 끝내 사망처리하는 최악의 실책을 범했다. 그리고 1회만에 40대 민영과 손을 잡고 순양을 잡을려고하는 방대한 내용을 억지로 단축해서 다룰려고 하다가 내용의 전체적인 개연성은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4.1.1.2.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서사
더군다나 과정에서 드러나는 모순도 많다. 진양철 회장에게 받은 순양 마이크로의 7천억 비자금의 행방도 행방이지만,[20] 윤현우와 진도준의 얼굴을 헷갈리는 하인석에 대한 묘사도 영 깔끔하지 못하고, 순양그룹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는 해결사라는 윤현우가 진도준에 대해 전혀 모를 수가 없다는 점도 꽤 묵직한 흠결로 자리 잡게 되었다. 결정적인 증거를 화초 흙 속에 숨겨놨을 정도였다는 모습과, 4-2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이 양립할 수 없지 않겠는가. 그것도 단기 기억상실증 등으로[21] 처리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인위적으로 자신의 기억을 삭제하는 식으로 묘사된다. 특히나 전생의 진도준이 순양 마이크로 비자금 7천억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얻은 전 국민적 명성에 비해 사람들이 그의 죽음에 대하여 잊고 있으며, 순양가에서도 언급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말이 되지 않는 설정 충돌이다.[22]

이 과정에서 진윤기 역시 모순덩어리 캐릭터로 전락해 버렸다. 진윤기의 경우는 자신의 아들이 회장직 취임을 며칠 앞두고 살해당했고 그 범인이 자신들의 가족임을 어느 정도 짐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들을 위해 순양의료원의 모든 직권을 활용해 반격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아내인 이해인과 헤어지고 순양가를 위해 침묵해버리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엔딩을 위한 각색 과정에서 최창제의 캐릭터성이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다. 최창제는 진도준과 함께 순양가를 공격하는 몇 없는 인물이었고 진도준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계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순양가 사람이라도 공격하던 사람이 어째서 진도준 사망 사건은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하며 사건을 무마시켰는지는[23][24][25] 끝내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경영권을 얻으려고 트럭으로 진도준을 죽이고 타인에게 죄를 뒤집어쓰고 윤현우를 입막음했을 정도로 혈안이었으니 최창제도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당시 최창제는 무려 법무부 장관이었다. 진영기 따위가 감히 손을 댈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만에 하나라도 손을 댄다면 명백한 테러 행위로 순양이 아예 박살 날 것이다. 16화 정황상 처음부터 은폐하려던 것도 아니었지만 순양가의 범죄 사실을 알아챈 이후 바로 사건을 덮은 것으로 보인다. 가족 중에서 범죄자가 나오면 본인에게도 마이너스가 되니 덮었다고 하면 말은 된다. 그리고 최창제가 서울시장, 법무부 장관직에 오른 건 진도준의 도움 때문이었으니 그가 없어지자 위축된 걸지도 모른다.

또 윤현우가 읽었던 진양철 회장의 자서전 '나의 시대 나의 순양'에서, 진도준으로 삶을 살고 난 후 '거친 바다를 정복하라'로 변경되었다. 이는 윤현우가 진도준으로의 삶을 살고 난 후, 사람들의 삶이 바뀌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결국 바뀜 없이 16화로 연결되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개 과정에서 가장 큰 비판을 받는 이유는 결국 윤현우가 체험한 진도준의 인생이 진짜 회귀가 아니라 그저 꿈에 불과한 것이라면, 애당초 윤현우나 진도준이나 순양그룹을 먹어치우기 위해 1회부터 15회까지 보여준 과정들이 전부 의미 없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회부터 15회까지 보여준 많은 사건과 과정이 16회 엔딩에서 윤현우가 순양그룹을 무너트리는 데에 단 하나도 일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회귀가 의미 없는 회귀물이 되어버렸다.[26] 더불어 진도준이 미래의 기억을 이용해 큰 돈을 번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결말 하나로 여기엔 모두 다 적을 수 없는 수많은 모순점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아시발꿈 엔딩이란 사실이 드러난 16회를 기점으로 연쇄폭탄처럼 기동하며 1회부터 16회에 이르기까지 전 회차의 개연성마저 죄다 폭파시켜버렸다.[27]

작중 진도준(윤현우)이 미래를 알기에 할 수 있었던 과감한 투자들은 진짜 진도준이 투자의 천재 중의 천재였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28] 최종화에서 실제로 진도준이 20년 전에 회장 취임 직전까지 갔다가 살해당했고[29][30] 서민영이 진도준의 과거 발언을 윤현우에 겹쳐 보는 등[31] '윤현우는 진도준의 삶을 체험했을 뿐이다'와 '윤현우는 실제로 진도준의 삶을 살았고 과거를 바꾸거나 큰 영향을 미쳤다'는 관점 중 어느 쪽을 택하던 모순되는 묘사들을 억지로 집어넣으면서 어느 방향으로 봐도 이상해지는 그림이 되었다.[32] 만약 각본가의 말대로 정말 윤현우가 진도준의 삶을 체험했다고 해도, 그렇다면 진도준이 기부한다는 비자금 7천 억과 하인석 대리가 윤현우를 진도준으로 얼굴로 착각했거나,[33] 서민영이 마지막의 윤현우를 진도준과 겹쳐보는 연출을 넣어서는 안 되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각본가가 드라마판만의 엔딩을 위한 각색을 무리하게 시도한 것인데, 원작에서는 윤현우의 죽음에 대해 윤현우가 진도준으로 전생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지만, 드라마판의 현생으로의 회귀라는 각색 없이 그 죽음 자체로 윤현우의 이야기가 결말지어지고, 이는 이후 순양의 총수가 된 진도준이 윤현우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완전히 마무리지어진다. 즉 원작에서도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윤현우와 진도준을 복수 주인공으로 분리하지 않고 둘 중 한 명을 주인공으로 통일시켰다. 하지만 드라마판에서는 반전의 엔딩을 위해 주인공을 윤현우와 진도준이라는 복수 주인공으로, 그리고 드라마판만을 위한 결말을 각색하면서 작품의 메시지와 작품의 설정, 캐릭터의 서사와 작품의 서사가 서로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윤현우의 서사를 챙기려다 도리어 진도준의 서사는 물론이며, 주연으로서 함께한 진양철의 서사까지 허무하게 끝이 나버린 것이다.

이 문제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16회의 마지막 결말에서 본인의 인생으로 돌아온 윤현우가 자신을 '순양그룹의 총수'가 아닌 '미라클 인베스트먼트의 윤현우'로 소개한 점이다. 이 대사 한 마디로 작중 1회부터 15회 내내 진도준과 진양철이 (말 그대로 이루긴 했으나) 순양을 사기 위해 빌드업한 서사는 고작 화물트럭 사고 한 번에 허무하게 사라지고, 남은 것은 죽은 줄로만 알았다 살아남은 윤현우의 서사만이 남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윤현우의 서사를 살리기 위해 무리한 개연성을 집어넣어 결말이 이도저도 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진양철 회장의 사후 진도준이 보여준 감정 기복이나 진 회장을 그리워하는 심경 묘사 등을 바탕으로 미루어보면 16회의 전개 방식은 상당히 모순적인 전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진도준으로 환생한 윤현우가 겪은 일들과 서사에 대해, 그저 다른 시간선의 다른 인물의 다른 결말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1회부터 15회까지 보여준 납득 가능한 서사와 개연성이 시청자 눈에 분명하기에 생전 진양철 회장의 격려와 진심, 진도준으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그러한 심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보여주던 자기 자신의 서사마저 배신해버린 이러한 결말이 더욱 비판받는 것이다. 차라리 윤현우와 진도준을 복수 주인공으로 분리하지 않고 원작처럼 환생한 진도준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시켜 고인이 된 진양철 회장의 '순양을 사겠다는 꿈을 꼭 이루라'는 생전의 격려를 윤현우가 아닌 진양철 회장의 손자인 진도준으로서 이루는, 원작을 존중하는 결말이었다면 재벌집 막내아들의 결말에 대한 평가가 이 정도로 바닥을 칠 일은 없었겠지만, 반전 엔딩 하나만을 위해 이야기를 무리하게 각색한 것이 비판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거기다 위와 같은 타임 패러독스를 연상케 하는 논리적인 모순 외에도 이러한 결말을 만들어낸 극중 도구조차 돈이나 지분을 이용한 사내 정치나 모략이 아니라 리버스 환생트럭이라는 단순 물리력이기에 더더욱 지탄을 받고 있다. 이 점 때문에 2~15화 동안 극중 흐름에 몰입하며 따라온 시청자들의 허탈감이 배가되는 것은 물론이고,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트럭을 이용한 교통사고는 작중에서 앞서 이미 한 번 나온 소재를 재탕한 것이라 최악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취급을 받고 있다.[34][35][36]

결정적으로 이 드라마는 후반부까지 대부분을 전략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고 그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진양철 회장의 살인 청탁 문제야 경영자도 아닌 부인이 개입한 일이라 순양의 경영권 싸움 중인 진영기 부회장이 직접 청탁해 죽인 15회의 트럭 사고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 길고 긴 싸움 끝에 결국 죽여서 모든 문제를 정리할 것이었다면 차라리 그냥 처음부터 죽여버렸으면 모든 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진도준을 죽인다 하더라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사라진 것은 진도준이지 진도준이 일군 재산이 아니다. 여전히 진도준이 확보한 순양물산 주식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진도준을 죽여도 그 주식을 상속 받은 사람들까지 다 죽이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오세현 대표는 모든 주식을 처분하고 은둔하며 살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에 불과하다. 오히려 가능성으로 치자면 남은 지분으로 진영기 부회장의 회장 취임을 치열하게 방해하는 쪽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 결국 경영력이 부족한 사람이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경영 능력이 출중한 조카를 청탁해 죽이는 결말이 되었다.

윤현우가 공개한 통화 녹음도 개연성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다. 김주련이 진영기와 대화를 하면서 윤현우와의 통화를 끊지 않아 통화가 녹음되었다는 것인데, 폴더폰 특성상 펼쳐진 기기를 덮어서 통화를 끊는 것이 거의 버릇처럼 이루어지던 시절이기 때문에 말단 사원과의 통화도 끊지 않고 부회장과의 기밀 대화를 그대로 노출하는 실장의 모습 자체가 무리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장면을 보면 윤현우는 김주련 때문에 사건에 휘말려 정신이 없던 상황인데 어떻게 녹음 버튼을 눌렀는지도 의문이다. 스마트폰이야 자동녹음 기능을 켰다고 하면 그만이지만 이당시 폴더폰의 경우는 그런 기능은 없기 때문에 직접 녹음 버튼을 눌러야만 한다. 물론 임명숙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룹 상사의 지시를 오인 없이 잘 이행하고자 모든 통화를 녹음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청문회에서 중요한 한 방을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만든 증거물로 보인다.[37]

서민영 검사가 청문회 이후 살인 사건에 연루된 것이 밝혀진 윤현우에 대해서 어떠한 심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도 의아한 대목이다. 당시 윤현우가 계획된 살인임을 모르고 이용당했다는 사실은 녹취 내용에서도 명백히 드러나는 부분이라 직접적인 살인 혐의는 없다지만 후에 그 사실을 알고 증거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이를 은닉한 혐의점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 역시 공소시효가 없는 살인과 달리 공소시효가 한참 지나 법적 책임은 사라진 상태라고 볼 수 있고 윤현우의 시점에선 친인척도 서슴없이 죽이는 순양 일가의 권력이 두려워 숨죽여 살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달리 보자면 이 사건을 묵인한 20여년 간 윤현우는 순양맨으로 고졸 신화를 쓰게 되었고[38] 서민영과 유가족을 비롯한 이들은 진실을 모른 채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 심지어 끝내 진실을 밝힌 과정도 진정성이 전혀 없다. 비자금 사건 이후 서민영이 윤현우의 생명을 구해주고 공금 횡령 누명에서도 벗겨내주며 그의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짧지 않은 기간에도 끝끝내 밝히지 않고 숨기던 사실을 청문회가 불리하게 전개되자 마치 고육지계 쓰듯이 꺼내든 것을 보면 서민영의 시각에선 엄청난 배신감을 느껴도 이상할 게 없음에도 마지막 씬은 안부나 물으며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상황.

마지막 '심판'도 논란거리. 윤현우가 공개한 녹음파일은 진영기 회장이 김주련 실장과 함께 진도준 살인교사를 시켰다는 증거에 지나지 않는다. 청문회에 참석한 진성준의 죄를 만들 수 있는 증거가 아니다. 진성준은 윤현우에 대해 살인교사를 했지. 진도준의 죽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물론 진성준의 아버지의 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하겠지만 진도준 사망 당시 진영기 부자는 사이가 크게 벌어졌으며 진영기는 아예 진도준의 죽음을 아들 진성준의 죄로 몰아갔다. 실제 1화에서도 진영기가와 진성준의 다툼은 '그날 사건'이었다. 즉 진성준은 그제서야 아버지가 자신을 진도준 살인교사 범인으로 만들고 경영권을 빼앗는 등 무력화 시켰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또 청문회 당시 진성준은 아버지를 몰아내고 회장 취임 절차를 밟고 있었다. 이런 진성준이 아버지 진영기의 잘못을 기꺼이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그건 아버지가 한 거지. 내가 한 게 아니다고 주장하면 된다. 진도준 살해사건에서는 진성준보다 윤현우의 죄가 더 무겁다. 결국 진도준 죽음과 관련해 진성준은 참고인 조사 몇번 받으면 끝날 일이다. 진성준은 윤현우 살인교사를 했지만 윤현우는 머리에 총을 맞고 바다에 떨어졌는데도 죽지 않았으며 살인자가 튄 바람에 이때까지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녹음 파일을 들은 진성준이 갑자기 자폭하면서 모든 문제를 클리어 했다.

이와 함께 순양이 망했다고 하는데... 윤현우가 돌아온 세계관에서 순양 일가는 지분을 그대로 갖고 있고 경영권만 손을 놓은 상태다. 작가가 재벌해체 논리에 강하게 매몰된 모양인데[39] 순양일가는 최대 주주로서 알음알음 경영을 할 수 있다. 윤현우로 돌아오기 전까지 진도준은 이들이 가진 지분을 모두 뺏고 사들임으로서 순양 일가를 경영권만 아니라 배당권-의결권도 없는 사실상 외부인으로 만들고 있었다. 이것이 진정한 순양 일가에 대한 심판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상황에서 윤현우와 서민영이 한 복수 내지 심판은 순양일가에 대해 최대, 또는 2대 주주 지위는 그대로 놔두면서 경영권만 스스로 놓게 만들었다. 이를 제대로 된 심판이라고 말하는 것은 말 그대로 모순이다.[40] 순양 일가가 여전히 개인으로서 최대주주인 이상 몇년 후 진예준이나 진성준의 아들이 다시 경영권을 갖는 것은 시간문제며 실제 그러한 사례도 있었다.[41] 결국 재벌집 막내아들의 윤현우는 고작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경영권 하나를 일시적으로 빼앗은 것일 뿐이다. 당연 이는 본인이 주장하는 진도준에 대한 참회라 할 수도 없으며 그 무엇도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나쁘게 보면 윤현우는 진도준의 삶과 죽음을 무엇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함으로서, 진정한 복수도 하지 못 했고, 사회에 유의미하게 이로운 일도 하지 못한채 진도준의 희생을 개죽음으로 만든 셈이다.

또한 최창제나 김주련 같은 캐릭터들의 설정과 분위기가 중간분과 결말분에서 이질적으로 변화하는 문제도 있다. 현실 세계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니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메꿔야 한다.

결론적으로 초반에는 원작을 따라가다가 중반부터 작가의 역량 부족으로 제대로 된 각색을 못 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원작이 뻔히 있는데 거기에 드라마 작가가 각색한 내용이 조화롭게 얽혀 들어가지 않고 서로 충돌을 해버렸기에, 작품의 일관성 및 완성도가 완전히 어그러진 셈.

덧붙여 지금까지 JTBC에서 큰 화제성을 모았던 여러 드라마들이 하필이면 결말부에서 이상하게 끝나던 경향이 있어[42], 향후 해당 방송사에서 방영 예정인 후속 드라마들에 대한 귀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작대로 따라갈 걸 괜히 고집부려서 드라마 작가가 이상하게 각색을 해서 망해버렸다는 게 중론이고, '우리가 본 드라마는 재벌집 막내아들이 아닌 국밥집 첫째아들'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작가가 어찌 되었든 언더독이 이기면 되고 그 과정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거 아니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4.1.1.3. 갑작스러운 PPL 폭격
특히 미뤄왔던 각종 간접광고(PPL)[43] 또한 16화에서 한꺼번에 갑작스럽게 쏟아진지라 이에 대한 반감도 상당히 드세게 일어났다.

다른 건 몰라도 차량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므로 그 차량들을 중간중간 등장시켰으면 되었을 일을 순양차 이야기 한다고 10화 이후 한 대도 등장시키지 않았다가 부랴부랴 16화에 몰아넣은 것을 보면 계약을 어떻게 한 건지 궁금할 정도다.[44]

4.1.2. 억지 로맨스

원작 자체가 로맨스 요소가 아예 배제된 노맨스 스타일의 작품이었으나[45], 드라마판에서는 로맨스 요소가 부가되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추가된 로맨스 파트에 대한 평가는 원작 감상 여부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좋지 않다.

각색으로 인해 기존 서민영 캐릭터의 매력 자체가 반감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로맨스 파트를 집어넣었기 때문에, 해당 파트가 나올 때마다 극의 흐름이 끊기는 듯하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이 둘이 서로를 좋아하게 된 이유에 관한 설명이 과장 조금 보태 없다고 봐도 무방한지라 로맨스 묘사가 상당히 뜬금없다고 받아들이는 반응도 존재했을 정도. 억지 주입식 숙제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이다.

그럼에도 로맨스 묘사에 치중하느라 원작에서 진도준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파트라던지 비즈니스물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묘사는 모조리 잘려나갔는데, 문제는 원작의 핵심을 잘라먹고 로맨스에 치중해서 얻은 성과가 없다. 서민영과 진도준 두 캐릭터 간에 이렇다할 캐미도 없고 설렘을 자극하는 포인트도 딱히 없었다. 진도준이 일방적으로 뜬금없이 서민영을 찾아가는 것 외에는 두 사람이 얽혀야 할 이유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극의 핵심 전개 및 기업물적 요소와 서민영과의 러브 라인이 완전히 따로 놀고 별개의 극을 형성하고 있다.

그나마 진도준과 서민영의 관계가 극의 전반적인 전개와 완전히 별개로 진행되었던 초중반부 이후 서민영이 검사가 되고 진도준에게 도움을 주게 되는 연인 이상의 조력자로 발전하게 되면서 극의 흐름에 편입하게 되며 조금은 문제가 나아지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러브라인 묘사가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섞이지는 못한다는 평이 많다.

이러한 이유들로 고공행진 중인 시청률과는 별개로, 특히 원작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좋지 못하며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특히 진도준의 윤현우 시절 불우한 과거 회상이나 진도준, 서민영의 러브라인 장면은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노잼이라고 까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던 진양철의 퇴장 이후로 드라마 자체가 힘이 많이 빠진 것 같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4.1.3. 억지 사회적 불공정 묘사

김태희 작가의 의도로 추정되는 사회문제 묘사가 지속적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점도 상당히 부정적으로 평가받는다.[46] 사회문제 묘사를 잘 다루었으면 모르겠으되, 회귀자가 재벌집 일원이 되어 성공하고 복수한다는 극의 메인 전개에 비해 해당 파트가 재미가 전혀 없고 지루하다.

거기에 본 문서의 앞 뒤 안 맞는 캐릭터 묘사 및 설정문제 항목에서 후술하는 윤현우 가족 묘사 관련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작가의 인간 통찰이 매우 얄팍하고 유치하며 세상 물정을 몰라 현실 파악의 디테일이 떨어진다. 복잡한 사회문제를 억지로 극에 밀어넣고선 기득권이 다 잘못했다 식의 고전소설급 이분법 언더도그마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극의 완성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문제 묘사 집착은 실질적으로 진도준과 서민영의 캐릭터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주로 진도준의 과거 회상이나 서민영 파트처럼 재미가 없다고 나쁜 평가를 받는 부분에 사회문제 묘사를 억지로 욱여넣은 듯 집중되어 있는 탓이다. 이런 요소들이 작품과 어우러지지 못한 채, 극의 일관성을 헤치고 중구난방이 되면서 평가를 더 깎아먹는 요인이 되고 있다.

만약 사회문제를 부각시키고 싶으면 해당 문제를 대표할 만한 악역을 새로 만들어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것을 주연들이 해결하게 하는 식의 에피소드를 넣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 작가진은 원작의 흐름을 애매하게 따라가는 와중에, 진도준까지 억지로 정의롭고 모범적인 구시대적 주인공으로 바꿔 놓았다. 식상하게 정의로워진 진도준을 사회문제 스토리에 휘말리게 하면서 지루한 독백과 고뇌, 과거 회상을 빈번하게 남기게 만든 것이다. 거기에 원작 주인공의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넘나들던 행적[47]을 정의로운 진도준이 따라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당연히 진도준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입장을 보이게 되었고 작품이 지향하는 바와도 틀어지며 캐릭터성이 이상해진 것.

때문에 진도준은 재벌과 가진 자들의 악습을 혐오하지만 필요시 자유롭게 이용하며 적반하장으로 훈계까지 하는 이중인격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48]

심지어 주인공의 입을 빌려서 기업세습과 북한의 독재세습이 똑같다는 식의 대사까지 치는데, 대를 걸쳐 오너경영을 하는 기업들은 세계 곳곳에 있는데 그럼 온 세상이 북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된다.[49][50] 비판을 하려면 '한국재벌의 특수성'만으로도 비판할 거리가 충분했다. 부식한 주식에도 경영권 확보를 위한 불법/편법 행위를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본 대사의 문제는 '기업 승계 그 자체'를 문제시 삼는 듯한 대사였고 심지어 남한에서는 최고의 욕으로 통하는 북한의 김씨 3대와 엮어버리면서 너무 많은 맥락을 제공해버렸다. 한마디로 대사의 수위조절 실패. 맥락을 보면 최소한의 개연성은 있기는 하다. 도준이 전생에서 순양 승계를 위한 주가조작 때문에 모친을 잃은 것을 회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도준이 말한 기업승계란 정확히는 순양의 승계 과정에서의 비리를 의미한 것이였다고 볼 여지는 있다. 하지만 4.1.1.2. 문단에서 지적된, 작가의 기업경영에 대한 몰이해를 보면 승계과정에서의 비리가 아니라 경영권 승계 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 화에서는 한국 재벌들이 상속세를 너무 안 낸다는 식의 대사들이 반복되는데, 이는 상속세를 최대한 적게 내려고 하는 것과 별개로[51] 현실과 정반대다. 자세한 내용은 상속세 문서 참조.

이를 두고 작가의 성향이나 의도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성 시청자들이 주인공에게 정을 붙이지 못할 것을 우려해 원작의 피카레스크에 가까운 묘사 대신 명확한 선악구도를 넣은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작가의 역량부족으로 구닥다리 서사를 답습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간혹 원작에 없었던 사회비판을 넣은 의도 자체만으로 호평하는 이들도 더러 있긴 하나, 이런 의도는 근본적으로 완성품이 최소한의 퀄리티를 갖췄을 때에나 가능한 호평이다. '아무튼 의도는 좋았다'라는 건 잘쳐줘도 아마추어 수준에서나 논할 수 있는 평가이다. 당장 원작가 산경부터가 이런 불공정에 대해 모를 리가 없음에도[52] 이런 묘사를 하지 않은 건 이런 묘사를 잘하지 못하면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즉, 성향 이전에 상품의 질을 우선시했던 것으로, 프로로서 어느 쪽이 더 합당한 일인지는 자명한 일이다.

4.1.4. 개연성 문제

드라마판이 원작의 핵심 포인트를 무작정 잘라먹고 나자, 핵심 주제 훼손 뿐만 아니라 극의 개연성과 설득력 또한 크게 훼손되었다.

원작에서는 진도준이 미성년자 시절 순양을 흔들 수 있는 자금과 파워를 가지게 되는 과정들이[53] 각각 차근차근 꽤 비중있게 공들여 다뤄지고 그 과정에서 주요 등장인물과의 상관관계나 개연성이 쌓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중이 성인이 된 후에 치우친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생략하거나 짤막하게 언급만 하고 넘어가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진도준이라는 한 개인이 아무리 분당 땅을 팔아서 얻은 240억이라는 돈이 있었다 해도, 갑자기 한국에서 재계 1, 2위를 다투는 그룹인 순양에 대항할 만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설정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실한 편이다.

그러니 자연히 진도준이 어떻게 순양을 차지한다는 건지 시청자가 이해할 수도 없고 그 플랜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사실상 드라마의 진도준은 입만 살아서 순양을 물려받지 않고 사겠다고 주장할 뿐, 그럴 계획도 능력도 없는 것으로 시청자에게 비쳐진다.

이 부분은 진도준의 아동 시절에 2, 3회를 할애해서라도 원작에서의 진윤기-오세현 간 친구 관계부터 미라클 설립 후 실행한 각종 투자들을 따라가는 게 나았다는 것이 원작 팬들의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판은 이야기의 시작인 1화부터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도입부에서 윤현우가 외국에서 비자금을 찾아오기 위해 갔다가 배신당하는 장면의 각색도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개연성을 해친다며 비판하는 여론이 다수이다. 원작에서는 뼛속까지 순양의 개를 자처하는 껄렁한 요원이 윤현우를 해치우는 임무를 맡았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윤현우의 부사수 신경민 대리가 윤현우를 죽인다는 설정으로 각색되며 비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1화에서 묘사된 윤현우의 부사수는 사실상 신입이고 그런 신입에게 수 조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회수해오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아보인다는 것. 물론, 원작에 비해 배신 과정의 묘사를 늘리는 과정에서 지인이 배신한다는 내용으로 바뀐다면 극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수단이긴 하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각색할 것이면 배신하는 역할을 신입으로 설정할 것이 아니라 윤현우와 어느 정도 오랫동안 함께 활동해왔다는 식의 묘사를 넣었다면 개연성에 대한 지적 없이 각본에서 원하는 장렬한 연출도 가능했을 것이다.

심지어 마지막화에서 2022년도의 윤현우로 회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윤현우를 죽음으로 내몬 신경민 대리는 외국으로 튀었다는 묘사로만 언급되며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스토리텔링에 있어 캐릭터의 라이프사이클 관점에서 볼 때 명백한 오류이며, 주인공이 배신을 당하고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도록 하는 역할이 끝나자 사라져버리는 말 그대로 기능만 하는 캐릭터로 소모된 것이다.

원작이야 윤현우로 돌아가지 않으니 그를 죽인 순양 요원이 언급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윤현우가 다시 등장하는 드라마판은 윤현우를 죽인 신경민의 행적을 가볍게만 취급할 수가 없게 된다. 만약 마지막화에 조연에게 컷을 할당할 수 없었다면 외국으로 튀었다고 하는 대사 대신 '튀르키예에서 그의 시신이 발견되었다'거나 '인터폴이 그의 신병을 확보해서 송환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캐릭터의 결말을 추론할 수 있게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거기에 윤현우는 머리에 근거리 권총 사격을 당하고 파도 치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사는게 더 이상한 사고를 당하고 나서 초재생능력이라도 있는 것마냥 열흘만에 정신을 차리자마자 아무런 후유증도, 상처도 없이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고,[54][55] 뛰어서 추적자를 따돌리고 김주련의 집에서는 창문으로 순식간에 탈출하며 마치 액션영화 주인공처럼 활동하는 모습을 선보이면서 기본적인 개연성조차 박살이 나 있다. 이러한 윤현우를 서민영 검사가 비자금 횡령건으로 윤현우를 추적하다 사고를 목격하고 구출해냈다는데 구출과정은 아예 생략해버리고 그냥 직원이 발견해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정도로만 남았다.[56] 절벽에서 떨어져 바다에 빠진 윤현우를 어떻게 발견했으며[57], 만약 장면 자체를 목격한 셈이라면 왜 청부업자들을 그 자리에서 체포하지 않았는지 등등 말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다.

후술하겠지만 캐릭터를 활용한 개연성 부분에서 본 작품은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를 이렇게 기능적으로만 사용하고 역할이 끝나면 의미 없이 소모하거나 방치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4.1.5. 묘사와 설명 부족 문제

드라마판은 극이 기업물로서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묘사 자체를 게을리 하고 있으며 쓸데없는 한국 주말드라마식 군더더기에 한 눈을 팔고 있다. 그러는 바람에 사건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시청자의 이해에 필요한 설명이 너무나도 결핍되었다.

예를 들어 드라마판에서 진도준이 IMF를 대비해서 달러를 확보한다는 부분을 보자. 그런데 드라마에선 달러를 모은다는 행동만 보여줄 뿐, 달러를 왜 확보하는지, 그걸로 무슨 이득을 봤는지에 대한 설명을 완전히 스킵하고 후속 사건도 전혀 그리지 않아 극의 개연성을 박살내 놓았다. 사실상 안 나와도 되는 장면이자 방영시간 낭비 급으로 의미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반대로 원작에서 달러 에피소드의 경우, 진도준이 미리 모아둔 거액의 달러로 외화 보유고가 바닥난 진양철의 약점을 쥐고 이득을 한참 뽑아내며 진양철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등 극적 재미가 제대로 살아난 대목이었다. 드라마는 그런 중요한 서사를 통으로 삭제하고 설명도 대충 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건너뛰었다. 달러 매집의 의미 부분의 경우 IMF를 겪은 시청자야 사전 지식으로 이해하겠지만, 극 자체의 설득력이 아니라 설명하지도 않은 기존 역사나 말하지 않은 설정에 의존하는 것은 질 낮은 이야기 방식이다.

4화 마지막부터 시작되는 IMF 파트도 살펴보자. 진도준은 해당 회차의 엔딩에서 '이제 시작이다. 당신의 위기, 나의 기회.'라고 독백을 뇌까리고는 진양철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가오를 잡았다. 그러나 드라마 서사 상으로는 정작 무슨 기회를 잡았으며 진양철이 무슨 위기를 겪었다는 건지 알 수 없게 주요 사건 묘사가 거의 생략되었다. 클라이맥스를 통한 해소와 결과 전개를 죄다 날려먹은 것. 폼잡아가며 기껏 고조시킨 분위기가 별다른 사건이 없는 탓에 별 소득도 없이 차갑게 식어버리고 말았다.

원작에서 진도준은 회귀 이후 투자로 벌어들인 천문학적 자산으로 IMF 시국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며 알짜 기업을 쓸어담는다. 특히 아진자동차 인수 후 빅딜로 진양철이 아끼던 순양자동차까지 인수하여 덩치를 키우고 HW그룹을 창립하는 대목은 결정적 클라이맥스였다.

그러나 드라마의 진도준은 아진자동차 하나를 인수하는데도 쩔쩔맨다. 심지어는 진양철에게 고용승계만을 얻어내고 인수비용까지 도우며 회사를 고스란히 넘기고 만다. 그나마 한도제철 인수전에서 순양의 실탄을 소모시킨 정도의 성과는 보았으나 그건 이미 독백을 주절거리기 전 4화에서 얻은 소득이다. 5화에서 진도준은 IMF는 나의 기회라고 가오를 잡은 것 치고는 고용승계만 겨우 끌어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진양철에게 휘둘리며 위기만 지리하게 겪었을 뿐 IMF로 성과를 거두었다는 묘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윤현우의 가족들을 위해 그나마 얻어낸 고용승계 직후에도 어머니가 자살하는 등, 극의 고용승계 집착은 카타르시스를 일으키지 못하고 시청자에게 고구마만 떠먹였다.

IMF 에피소드의 형편없는 활용에서 알 수 있듯, 드라마 전 회차를 막론하고 한 편이 끝날 때는 독백으로 의미심장한 척 하다가 다음 편에는 아무 사건도 없는 허무한 생략으로 피식 식는 아침드라마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16화의 용두사미 전개는 드라마의 초입부부터 이미 그 노란 싹을 틔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드라마판에서 자연스럽게 사건을 전개한 예외적 경우는 진화영을 몰락시키기 위해 IT 버블을 이용한 대목이다. 해당 파트에서 주인공측은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몇없는 적극적 행보를 보였으며 전략은 합리적이었다. 악역이 바보가 아님에도 주인공측이 머리를 잘 쓴 나머지 당할 수밖에 없게끔, 설득력 있는 전개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건 원작의 핵심 에피소드다. 드라마에서 전개한 사건이 시청자를 몰입시킨 경우는 모두 원작에 있었던 부분을 그대로 따라갔을 때다. 반대로 드라마에서 독자 묘사를 한 에피소드는 개연성 면에서 구멍이 심하게 뻥뻥 뚫려 있거나 혹은 제대로 된 묘사가 아예 안 되어 있다.

대표적 예를 들자면, 드라마판에서 미라클 인베스트먼트가 악역들이 퍼뜨린 루머로 신뢰도 하락을 겪었고, 그로 인해 펀드 고객들이 빠져나가 결정적 위기를 맞는다는 전개가 나온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드라마에서는 관련 묘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자세히 말해서, 미라클 인베스트먼트가 펀드 고객을 모아서 큰 수익을 얻었다거나, 그 수익으로 순양그룹 승계전쟁을 벌이고 있어서 펀드 자산이 없으면 안된다거나 등의 장면을 전혀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 상에서 미라클 인베스트먼트는 진도준의 개인 돈을 굴리는 회사에 불과했고, 진도준의 기업 사냥을 보조하는 것 외에 미라클이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런 회사가 왜 갑자기 묘사한 적도 없는 펀드 고객들이 빠져나가 치명적 손실과 위기를 겪는다는 것인지 시청자 입장에서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진도준은 미래지식을 이용한 투자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고, 그 개인 재산으로 투자사 미라클을 세우고 대기업 M&A를 시도하는 인물이다. 남의 돈을 빌리고 증권발행으로 자본금을 모집한 게 아니라 순수 자기 돈을 중동 석유재벌 급으로 때려박는 인물이기에 원작 독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다.[58] 그런데 그런 진도준이 펀드 고객들이 빠져나간다 한들 대체 어떤 부분에서 위기를 겪는다는 것인가.

이 부분은 원작에서는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된다. 진도준이 자신이 핀 포인트로 찍어둔 애플, 델 같은 주요 투자처를 제외하고는 펀드 매니저들에게 투자 자율권을 주었다거나, 9.11 하락장에서 바이 미라클 펀드를 창설하여 폭발적인 수익을 내었고 개미 투자자의 영웅으로 떠올랐다거나 하는 미라클 관련 에피소드가 충실히 서술되고 있다. 따라서 원작 소설에서 미라클 펀드 고객 이탈 위기가 일어났다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판은 이런 중요한 장면들을 쏙 빼버리고선 위기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장하더니 심지어는 한 번도 설명하지 않은 부분을 마치 있었던 장면마냥 뻔뻔하게 전개하고 있다.

또한 작중에서 묘사한 내용만으로는, 미라클의 신뢰도 저하 문제가 고객이 다 빠져나갈 정도로 치명적으로 느껴지지 않아 작위적 위기 조장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펀드는 약정기간이 지나기 전까진 해지 위약금이 있어 투자자는 해지에 신중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금융투자사의 펀드런은 주식시장에 공황이 일어나거나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폭락할 때 일어난다. 애초에 순양 백화점 인수에서의 잡음은 미라클 펀드 포트폴리오의 건전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59]

드라마판의 고질적 문제로 전혀 언급되지는 않은 부분이지만, 원작처럼 진도준이 미래 지식을 이용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관리했다면, 해당 펀드는 역대급 수익률을 올렸을 것이므로 고객의 충성도와 신뢰도가 매우 높았을 것이다. 자본주의에선 돈 잘 버는게 장땡이니 펀드 투자자 입장에선 펀드가 수익만 잘 나면 그만인 문제다.

따라서 해당 위기 전개는 고전소설이나 동화 급으로 현실사회 인식의 깊이가 얄팍한 측면이 있다. 권선징악적인 동화와 다르게, 현실에서는 미라클 놈들이 나쁜 놈들이긴 하지만 일개 투자사가 암수를 써서 천하의 순양백화점 지배권을 해먹을 정도로 능력은 있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는 일이다. 즉, 미라클을 두고 거물급 투자사이자 돈 하나는 잘 버니 총수가 잡혀가건 말건 내겐 좋은 놈들이라 여기는 고객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60]

그런데 작가진은 단순히 선악으로만 현실을 파악하며, 진도준이 수사선상에 올랐으니 미라클 투자자들이 욕하고 빠져나간다는 단세포적 이분법으로 일관한다. 그러니 복잡한 욕망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세계와 원작의 군상극적 구도를 제대로 그려낼 수 있을리 만무하다.

이처럼 원작에 없었던 사건을 작가들이 밀어넣는 경우는 디테일이 처참하고 통찰이나 핍진성의 깊이가 매우 얄팍하고 유치하다. 그런데다 구태의연하고 유치한 서사일지언정 극 내부에서나마 설득력을 얻게끔 성실하게 빌드업을 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주인공 진도준이 겪었던 가장 심각한 위기인 교통사고 에피소드는 드라마 판 특유의 불성실한 묘사의 결정체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임에도 설명이 너무나도 부실했다. 드라마판에선 진동기가 붙인 감시자에 불과했던 하인석 대리가 매우 뜬금없이 주인공을 목숨 바쳐 구하는데 시청자는 하인석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원작에서는 진도준이 어떻게 그 위기에서 벗어나는가를 아주 성실하게 서술했다. 주인공은 드라마판 하인석 대리의 포지션 격 인물인 김윤석 대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그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김윤석이 일을 허술하게 하면 질책하기도 하고 자율성을 어떻게 발휘해야 진도준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 그 결과 어떤 보상을 받게 될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비전을 제시했다. 거기에 김윤석이 어떤 욕망과 동기를 가지고 진도준을 따르는 지에 대한 동기 묘사도 탄탄했다. 그런 서술이 있었기에 드라마판과 똑같이 김윤석이 진도준을 위해 목숨을 던졌지만 독자는 김윤석의 행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4.2. 등장인물 부문

4.2.1. 진도준 관련

4.2.1.1. 능력 훼손과 허세 문제
드라마판의 진도준은 원작과 비교하면 매우 무능하고 우유부단하며 제대로 된 행동을 하지 않는 주제에 허세만 부리는 인물이 되었다. 한 마디로 원작 주인공에 비해 도무지 하는 일이 없다.

대표적으로 원작에서 진도준은 세계를 돌면서 미래에 거물이 될 기업가들에게 미리 투자하고, 조대호나 장도형, 이학재처럼 유능한 순양의 인재들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포섭해가며 회사를 장악하는 대단히 적극적인 인물이었는데 이런 장면이 모조리 삭제되었다. 그 결과 드라마판에서 진도준은 본인에게 충성하는 이사진 하나 없이 회사를 굴리고 있다. 이사를 포섭해서 회장선거 표 받는 건 둘째치고라도, 심지어는 안면이나마 튼 이사도 한 명도 없는 주제에 무턱대고 순양그룹까지 차지하려 들고 있다.

원작의 진도준의 전략적 무브를 잘라내가며 드라마판에서 기를 쓰고 공을 들인 장면은 무의미한 가오잡기다. 진도준은 쓸데없이 복도를 슬로우모션으로 걸어가며 폼을 잡아대고 의미 없는 독백을 읊기나 할 뿐이다. 다시 말해 제대로 된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진양철에게 순양을 물려받지 않고 강제로 사겠다고 선전포고 하는 등 눈빛연기 가오는 있는대로 다 잡으면서, 순양을 사기 위해 몸으로 뛰거나 제대로 된 지시를 한 적은 거의 없었다.

원작의 진도준이었다면 이렇게 이득도 없이 적만 만들고 자신의 전략이 들통나는 짓은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다. 그룹 총수에게 지배 주식 사겠다고 협박하면 총수가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지분 방어매집에 들어가고 매입 주가만 오른다. 최소한 선전포고를 하려면 이미 순양 지배주 매수가 진행되어 있어 실력을 갖추었거나, 깊은 인상을 남겨 회장의 인정을 받는다거나, 도발을 해서 끌어내고 싶은 적의 액션이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드라마의 진도준은 아무 준비도 없고 얻고 싶은 목적도 없이, 그저 자기 결의 다지기용으로 선전포고를 한다. 그런데 시청자 입장에서 이 선전포고는 그저 DMC 사업 진행 방해받았다고 꼬장부리는 충동적인 허세로 보일 수밖에 없다. 가오 잡아가며 눈싸움만 해놓고선 원작처럼 순양 주식을 몰래 매집한다거나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판의 진도준이 불필요하게 순양가를 자극하여 적을 만드는 모습은 고모의 지분을 빼앗는 에피소드의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원작의 진도준은 겉으로는 후계 싸움에 관심이 없는 척 조용히 지내면서 순양을 삼킬 빌드업을 착실히 진행한다. 가령 진화영 역인 진서윤을 구워삶아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면서도 겉으로는 '머리가 좋은 사람은 오른팔이 될 뿐'이라며 야망을 전혀 내보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순양 가 구성원들의 경계를 누그러뜨리는 목적까지 달성한다. 그러면서도 착실히 오세현을 앞세워 진서윤의 지분을 챙긴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대놓고 진화영의 지분을 빼앗는 모습을 위시해 순양을 사겠다는 자신의 야망을 친척들에게 숨기지 않고 적대하게 되고 지속적인 견제를 받는다.

게다가 후반부에서 정작 진도준은 순양을 사겠다는 선전포고는 어쨌는지 갑자기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꿔 진양철 시중을 들어가며 지분을 상속받는데 목을 맨다. 극 흐름의 일관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다. 그나마 선전포고 장면 자체는 해당 회차의 클라이맥스로 몰입력 있게 연출이 잘 되었지만, 결국 후속 사건과 연계가 안 되는 일회성 폼잡기로 그치고 말았다. 제작진과 감독의 역량에 비해 작가진의 역량이 한참 모자라다는 방증.

이처럼 진도준의 전략 묘사나 제대로 된 사업적 행동 표현이 전혀 없는 가운데, 진도준은 위기가 닥쳐올 때 그저 다 안다는 듯한 장난스런 꾸러기 표정으로 관망하는 듯한 반응만 보인다.[61][62] 순양 구성원들이 진도준에게 소리를 치든, 위협을 하든, 욕을 하든 특유의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듣기만 하다가 선문답스러운 한마디를 툭 던지고는 떠나는 장면이 정말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는 중간 과정이나 복선이 거의 묘사되지 않은 뜬금없는 해결책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드라마판 작가들은 진도준을 의뭉스럽게 생각을 숨기고 있다가 결정적 순간에 반전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그리고 싶었던 듯 하나, 그 반전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형편없다. 게다가 그런 컨셉만 잡을 뿐이지 원작에 비하면 자기 정체나 전략을 전혀 못 숨긴다.[63]

시청자들은 진도준이 현 위기를 어떻게 대처할 것이고 어떤 사전 준비를 하고 있는지, 뭘 잘해서 위기에서 벗어난 건지 제대로 알 수 없다. 드라마는 주구장창 인물들의 갈등과 윽박지르기만 우려먹다가 결과만 성급하게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한 화가 끝나는 지점에서 큰 의도가 있는 것마냥 진도준의 가오잡기나 뜬금없는 위기가 등장하더니, 정작 다음화에서는 전편의 클라이막스가 별 것 아닌 것처럼 평이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따라서 반전이 충격적 재미를 준다기보단 뜬금없고 클라이맥스의 김이 식은 듯 밍밍하게 느껴지는 부작용만 낳는데, 전형적인 하수 이야기꾼의 반전 집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64]

심지어 드라마판의 진도준은 이때까지 모든 걸 아는 척 가오를 잡아댄 것은 실제로 모조리 허세였는지 후반부에는 매우 무능력한 모습을 보인다. 초중반부까지의 그 진양철마저 한방 먹일 정도의 능력을 보여주던 진도준은 온데간데 없었고, 후반부 순양 승계를 두고 다툰 이사회 장면에서는, 진양철이 순양을 물려줄 것을 기대하며 진양철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리는 것 외엔 아무 대책이 없었다.

위기의 극복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진양철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식으로 등장해 이사들에게 까라면 까를 시전해서 해결되었으며[65], 그 과정에서 진도준은 허세도 못 부리고 적들이 줘 패는대로 그저 두들겨 맞을 뿐이었다. 위기 해소의 핵심은 오로지 진양철이 섬망에서 회복되어 제정신을 차리는지 아닌지, 진도준이 할아버지의 환심을 샀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었다.

진도준은 이사진을 포섭하는 식의 타개책도 하나 없이, 할아버지 치트키가 운 좋게 터지기만 바라며 기도메타로 일관할 뿐이었다. 제 3자의 호의에 무력하게 끌려다니는 수동적 수혜자에 불과했던 것이다. [66]

자신이 진화영을 비판한 대목인 능력도 없으면서 혈통 덕에 그 자리에 앉아있다는 말이 진도준 본인에게 그대로 적용되어 버린 셈이다. 한마디로 진적진을 시전하는 추한 꼴을 보여버린 것.

드라마판에서 케케묵은 기성 한국 드라마식 위기 조장을 위해 캐릭터성을 망쳐가며 주인공을 쥐잡듯 잡은 대목이다. 이러한 드라마 상의 주인공 표현에 대한 원작 팬들의 반응은 억지 고구마 그 자체라는 평이다.

위기 자체를 거부하는 사이다패스 독자가 판치는 웹소설계와 기성 드라마계의 차이를 십분 감안하더라도, 드라마판에서 억지 고구마가 심하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다. 제대로 된 위기란 주인공이 적극적, 상식적으로 대처했음에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식의 합리적 형태여야 한다. 주인공만 일방적으로 묶어놓은 채 그저 위기만 갖다 들이부으면 긴장감 대신 답답합만 넘쳐날 뿐이며, 활약과 위기, 극복이 적당히 조화를 이뤄야 극이 살아난다는 것이 서스펜스 전개의 상식이다.

그러나 드라마판은 주인공의 활약이나 행동 묘사에는 극히 인색하면서 긴장감 조성한답시고 인위적 위기를 조장하는데만 신이 나서 날뛰고 있다. 거기에 위기의 해소를 제대로 그려내지도 않고 결과를 생략하는 버릇이 심하게 들렸다. 그러니 시청자 입장에선 극의 전개가 시종일관 답답할 뿐이며 쾌감을 느끼기가 힘들다.
4.2.1.2. 캐릭터성 훼손 문제
드라마판에선 진도준의 인간성이나 성격 자체도 원작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그런데 그 결과로 진도준이 매력적인 캐릭터가 됐다거나 입체적 인간상이 됐다거나 하는 장점은 보이지 않는다. 기존 한국식 드라마의 주인공들과 비교해도 감정 표현이 밋밋하고 행동이 수동적이며, 사건에 대한 반응이 예측 가능하게 전형적이고 지루하다. 그저 식상하게 정의로운, 구시대적으로 몰개성하고 재미없는 주인공이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일단 원작에서 진도준은 전생의 가족들에게 크게 집착하지 않으며, 자신의 성공과 복수를 위해 앞뒤 수단 가리지 않고 직진하는 피카레스크적 인물상이었다. 원작의 진도준은 비자금을 다루고 정관계 고관들과 커넥션을 가지며 적들을 매수하는 식의 떳떳치 못한 일도 감수했다.[67] 또한 사회가 불의한 부분에 대해서도 마키아벨리적으로 현실을 인정하고 감내했으며, 우선 힘을 얻고 나서 세상을 좋게 만들자는 주의였다. 이처럼 원작의 진도준은 목적이 분명하고 캐릭터 성격이 뚜렷하여 행동의 일관성이 있었다. 캐릭터성이 개성있다거나 입체적인 인간상은 아닐지라도 이랬다 저랬다 뜬금없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판의 진도준은 캐릭터성이 훨씬 우유부단해졌다. 진도준은 원작에 비해 너무 잦은 빈도로 고뇌하고 독백하며 주구장창 러닝타임을 소비하는데, 거의 햄릿이 빙의한 수준이다. 진도준은 원작과 달리 사회적 정의 구현이나 도덕, 가족간의 정에 얽매이며, 심지어는 정의 구현을 실현하기 위해 진양철에게 맞서기까지 한다. 원작 주인공의 특징은 사라지고 흔한 한국 드라마식 무난하고 식상한 주인공 설정이 되었는데, 이 자체는 평범한 한국 가족 드라마였다면 할 수 있는 각색이긴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원작은 비자금 수수와 뇌물 공여, 매수, 협박 등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평범하게 착해빠진 구닥다리 주인공으로 서사가 굴러갈 리가 없다. 결과는 당연히 허술한 캐릭터성 변경으로 인해 원작 사건들의 개연성과 주인공의 복수라는 핵심 동기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말았다.

드라마에서는 전생의 윤현우가 회귀 후에도 실존하고 있어 진도준에게 윤현우 가족들의 몰락, 특히 어머니의 죽음을 저지하는 것이 의미있는 목적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 어머니가 순양의 부정한 기업 청산 행위에 의해 주식 투자금을 잃고 죽음으로서 큰 상실을 겪었고, 진양철과 가치관의 차이가 드러나면서 중대한 마찰을 빚는 것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진양철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이전 생의 자신을 죽인 자를 찾아 복수심으로 직진하며 몸집을 키우던 진도준의 목적이 180도 선회해 버린다. 돌연 이전 생의 가족들을 챙기는 등 본인의 본래 목적과 상관 없는 고용승계와 정의 구현에 집요한 모습을 보인 것이 그 대표적 예시다. 그런데 윤현우의 가족들을 돕기 위한 방법으로 천문학적 비용이 소모되는 무리한 고용승계[68] 대신 가족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해주거나 직접 고용하는 등의 쉬운 방법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심지어 진도준은 재벌의 능력을 도외시한 혈통 승계, 서민 멸시나 노동자 핍박, 편법 기업청산으로 개미 투자자를 수탈하는 문제점은 줄창 비판하는 주제에, 정작 본인은 재벌가 악행의 최정점인 진양철의 병수발에 소변을 닦아가며 깊은 교분을 쌓았고, 승계를 위한 지분 상속까지 바라더니 유산을 안 주자 영문을 모르겠다며 억울해한다.

드라마의 진도준이 진양철에게 순양을 물려받지 않고 사겠다며 어그로를 끈 행적, 순양과 재벌의 세습을 비판하던 모습과 일관성이 완전히 어긋나는 부분이다. 무슨 정치인도 아닌데 말의 앞뒤가 매번 다르다. 또한 재벌에게 의문조차 품지 않고 절대 충성하며 변기까지 닦아주던 윤현우의 과거 모습과 별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더욱이 윤현우는 그러다 개죽음을 당하고 진도준으로 회귀하여 운명을 바꿀 것을 결심했다. 그런 캐릭터가 복수를 다짐해놓고선, 갑자기 재벌 소변이나 닦아주고, 충성과 정직의 대가로 지분 물려주기만 바라며 급격히 퇴행한 것이다.[69]

게다가 DMC 사업에서 진도준은 건설 수주 역량 강화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정부 기업 간 정경유착 밀실 야합으로 일관하며, 공정한 입찰 없이 순양가 사위인 고모부 혈연으로 부정하게 사업을 따내는 등 재벌의 특권은 다 누린다.[70] 그런 한편 진도준은 진화영이 백화점 입점업체에 대금결제를 나몰라라한다고 비판하는데, 정작 본인이 진화영에게 음모를 꾸며 진화영이 자금난에 시달리도록 만들어 놓았다. 거기다 본인이 사회정의와 특권에 대해 훈장질한 서민영의 검사 지위와 수사권을 본인 이득을 위해 이용하기까지 한다. 따라서 드라마의 진도준은 우유부단을 넘어 대단히 위선적이고 내로남불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더군다나 윤현우에 의해 진도준이 죽게 되는 전개를 차용하면서 시청자의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윤현우가 진도준을 죽음으로 몰고갔다고 확신하게 되면서 흘리는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나게 된다"는 독백에 도무지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또한 이를 통해 결국 모든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순양을 가짐으로써 완성되는 진도준이라는 캐릭터가 박살나버렸다.

4.2.2. 서민영 관련

서민영이 관련된 서사는 그야말로 모든 면에서 문제점 투성이다. 서민영을 중심 서사에 무리하게 밀어넣다 보니 해당 캐릭터가 왜 극에 존재해야 하는지 총체적 존재 이유 자체가 붕괴하고 있다.

거기다 작가는 서민영을 통해 로맨스는 물론 성차별이나 사회적 불공정까지 다루려고 집착하는데, 그걸 잘 다루었으면 모를까 투박하고 유치한 통찰로 일관하다보니 극의 완성도와 일관성이 크게 떨어졌다.

드라마가 루즈해지고 삼천포로 빠진다 싶으면, 진도준이 고뇌하고 회상하고 있거나 혹은 서민영이 나오고 있거나 중 하나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검찰씬에서는 어김없이 서민영이 등장하는 점, 일개 평검사가 진영기 부회장과 독대하거나 반부패수사부 부부장검사가 검찰청 밖에서도 진화영, 최창제 부부와 독대하는 등[71] 서민영을 등장시키기 위해서 세상 사건은 혼자 담당하는 듯한 무리한 분량 확보는 '저 세계관에는 검사가 서민영밖에 없나?'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
4.2.2.1. 무리한 비중 부여
원작의 히로인 포지션인 서민영은 본래 웹소설판의 초중반부에서는 몇십화에 한 번 몇 줄 나오는 조연 수준의 캐릭터였으며, 관련된 핵심적 에피소드도 거의 완결 직전에서나 나왔다. 원작 자체가 히로인과의 로맨스 요소가 거의 배제된 노맨스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판에서 억지로 주연급 비중을 부여하며 무리수적인 각색을 감행한 결과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무리하게 서민영의 비중을 쥐어주느라 핵심 에피소드 전개만 미흡해지고 극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설명이 뭉텅이로 잘려나갔다. 또한 순양가에 복수하고 순양을 차지한다는 메인 전개와 서민영의 등장 장면은 아무 상관이 없어 극이 완전히 따로 놀고 흐름이 뚝뚝 끊어졌다.

특히 서민영과의 관계를 집중해서 묘사한 3화는 극 전체의 흐름을 늘어뜨리고 이렇다할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지나치게 루즈한 회차였다. 거기에 더해 극적 템포가 회복된 4화에선 서민영이 나올 명분이 하나도 없었는데 억지로 비중을 구겨넣은 대목이 포착된다.

4화 전체에서 하도 서민영이 극 전체와 동떨어져 있다 보니, 호텔 아르바이트 중인 서민영이 우연히 진도준을 만나 도청을 경고해 준다는, 지나치게 우연에 의존하는 장면을 억지로 쑤셔넣어야 할 정도였다. 당연히 서민영이 어떻게 호텔의 그 많은 방 중에서 하필 진도준의 방을 케어하게 된 건지, 무슨 CIA급 재주가 있어서 전문가의 도청까지 감지한다는 건지에 대한 개연성은 폭발했다.

심지어 그렇게 해서 서민영이 뭔가 유의미한 캐릭터로 튀어오르기라도 했으면 모르겠으나, 등장하는 시간만 늘어났을 뿐 이후 8화까지는 역할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9화부터 검사로 등장하기 시작해 10화까지 진화영의 공금횡령 사건을 해결했고 10회부터 13회까지는 이필옥의 살인교사 사건을 파혜치고 15화에서는 불법 선거자금 수사를 담당하며 어느정도의 역할이 부여되었다. 그리고 1화,16화에 나온 40대의 서민영이 윤현우와 함께 순양을 무너트리는 역할을 맡으며 극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그러나 이 검사로서의 비중 부여와 메인 전개 편입마저 수많은 충돌과 문제점을 빚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이후 항목에 후술.
4.2.2.2. 로맨스 캐릭터로서의 무의미
드라마판에서는 여성향 수요층이 대다수인 한드 특성상, 극을 이끌어 가는 남주인공 외에도 여성 시청자들이 몰입할 만한 요소가 되는[72] 히로인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판단[73]으로, 로맨스 묘사가 배제된 원작에서는 거의 전무했던 로맨스 요소를 늘리는 한편, 단역에 불과했던 서민영 캐릭터의 비중을 극초반부부터 크게 늘리며 극의 중심적 인물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러나 이처럼 작가진이 고집하여 집어넣은 본작의 로맨스는 작중에서 가장 지루한 파트로 전락하고 말았다.

진도준은 아무 맥락도 이유도 없이 뜬금없이 서민영을 찾아가는데, 그렇게 억지로 서민영을 구겨넣은 장면에서 달달한 로맨스가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양자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며 견해차만 보일 뿐이었다. 진도준이건 서민영이건 서로에게 훈계질, 훈장질만 할 뿐 서로 좋아서 설레고 두근댄다는 표현은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서민영이 미래인인 진도준에게 호기심 정도는 보이는 편이었지만, 진도준이 이렇다할 적극적 액션 없이 꾸러기 표정만 줄곧 지어대니 작중 시간 수년이 다 되가도록 캐미스트리에 별 진전이 없다. 아무리 썸이라 한들 몇 년간 진전이 없으면 서로에게 희망고문인 관계일 뿐이다. 그러니 시청자 입장에선 서민영 파트가 답답하고 재미도 없는데다 이전에 전개되던 핵심 서사 흐름만 끊어져 죽을 맛이었다.

그런데 정작 극 초반부에는 원작과 달리 캐미도 전혀 안 사는 로맨스 비중을 띄울 대로 띄우며 집착하더니, 이후 서사에선 서민영이 도저히 끼어들 틈이 없이 전개되며 그냥 로맨스 서사 자체가 삭제되어 버렸다.

게다가 둘의 사이가 연인으로 발전한 중후반부에선 러브라인은커녕 두 사람의 관계 자체가 붕괴되고 말았다. 진도준이 서민영을 일방적으로 이용해 먹더니 서민영이 진도준의 체포를 감행하는 등 완전 노답이 된 것. 최종 위기 후 러브라인이 열매를 맺고 마무리하는 서사를 그려야 할 시점에서 관계가 느닷없이 파탄이 난 것이다.

거기에다 둘이 재결합하는 과정도 괴상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도준이 취조실에서 다시 만나자는 프로포즈를 하고, 심지어 멘트 또한 미래 예언을 하면서 치는데 거기에 민영은 감동을 받는 등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이 전개되었다. 도준과 민영 둘이서만 애틋할 뿐,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장미란이랑 프로포즈가 뭔 상관인 거냐며 둘의 서사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도준 민영의 러브라인에 대해 좋게 보던 사람들도 장미란 프로포즈 만큼은 이건 좀...이라는 반응일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드라마판의 서민영은 원작에서의 조력자 역할이 아닌 러브라인의 히로인으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하면서도, 역으로 꾸준히 재벌 3세인 진도준의 위치를 비판하며 극적 긴장감을 형성하는 등 반동인물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오락가락하는 묘사를 한다. 중반부 이후 두 사람은 제대로 된 캐미나 설레는 데이트도 없었고, 서민영이 진도준에게 실망하고 타락한 재벌이라고 비판하는 갈등만 전개될 뿐이었다. 이 시점의 서민영은 도무지 진도준을 못 믿었으며 신뢰관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자연히 두 사람이 왜 사귀는지, 서로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이해하는 시청자는 거의 없었다. 무슨 서민영은 진도준 체포 마려워서 범죄 저지르기만 기다리는 것 같다고 비꼬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작가가 무리하게 로맨스를 끼워넣고는, 서민영의 검사 지위를 내세워 진도준의 복수극 서사에까지 비중을 억지로 쑤셔박고 융합하려다 수습불가의 나락에 빠진 것이다.

작중에서 진도준은 특권층을 줄곧 비판하며 정의로운 척만 했을 뿐,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계속 넘나들며 정경유착 로비에 정치자금, 비자금까지 다루고, 검사의 수사권을 본인 이득에 쓰며, 심지어는 할머니도 협박한다.[74] 그런 인물과 원칙주의적이고 정의로운 검사가 사귄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됐던 것.

서민영 관련 오락가락하는 묘사의 화룡정점은 약혼자인 진도준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죽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윤현우와 로맨스 분위기를 띄운 것이다. 윤현우가 진도준의 삶을 겪었음을 눈치채게 히는 기시감적인 묘사가 있었다면 모를까, 마지막 화에서 윤현우는 자신과 진도준은 참회의 순간을 공유했을 뿐이라고 퉁칠 뿐 주변 인물들에게 자기가 진도준과 연관이 있다는 암시가 전혀 없었다. 덕분에 서민영은 사이코패스냐는 시청자의 조소적인 반응이 나온 건 덤이다. 이건 마지막까지 작가가 서민영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1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4.2.2.3. 법조계 엘리트로서의 묘사 문제
작중에서 법조인 서민영에 대한 묘사와 설정 부여는 죄다 엉터리이며 개연성이든 현실 고증이든 구멍이 숭숭 나있다.

서민영이 대학 시절에 학비를 벌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진도준이 너 역시 특권계층이라고 지적한 훈계를 받아들이는 정신적 성숙 과정이라고 쳐도, 사법연수원이 안 나오는 부분이나, 심지어 최고위층 검사[75]의 딸인 서민영을 '부장검사'가 성희롱 비슷하게 홀대하는 부분 같은 오류는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76]

원작이든 드라마든 서민영은 '법조계의 로열 블러드'로 설정되어 있다.[77] 원작에선 그 깐깐한 진양철이 서민영을 보곤 진도준의 정략결혼 상대로도 집안이 손색없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그런데 정작 드라마 상에서 서민영의 성격이나 행동, 주변인의 대우는 법조계 엘리트이자 진도준의 최종병기와도 같았던 원작에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서민영의 배경이 법조계의 로열 블러드가 아닌 개천에서 용난 쪽이었다면 납득하기가 더 쉬웠을 것이다.

아니면 법조계의 로열 블러드는 맞았지만 아주 오래전에 집안이 몰락했었단 쪽으로 설정하거나, 집안이 존재를 숨기려 했고 천덕꾸러기 취급한 사생아였기에 그녀의 정체를 아는 이가 거의 없어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설정을 넣는 것도 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또한 출생의 비밀이란 클리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었다. 어떤 연유로 인해 '로열 블러드'라고 설정된 법조인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고 소시민 가정에 입양되어 자랐지만, 나중에 커서 검사가 된 후에야 본인의 진짜 출생을 알았다고 묘사하면 현재 설정보다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원작에서는 현실성에 맞게 서민영이 먼치킨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게도 본편 전개 과정에서는 미숙한 모습만이 이어진 것도 흠결. 그나마 점점 성장해나갔다면 모르겠으나 중간중간 진도준에게 지속적으로 수사 결과를 유출하는 것은 물론, 연이 있는 사람의 수사와 관련해선 자진해서 배제되어야한다는 검사의 윤리강령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 행동까지 범하며 법조계의 로열 블러드라는 칭호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이어진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실력 면에서도 20년이 지나서 성장이 끝난 16화에서도 특별히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한 것도 문제인데, 증인이 알콜성 치매를 앓고 있는 것도 모르고 청문회에 내보냈다가 카메라 앞에서 발작을 일으켜 그 광경이 전국에 생중계되는 사고를 치기도 했다. 윤현우가 공범이 되는걸 감수하고 녹음 파일을 공개하지 않았으면 경력에 큰 타격을 받았을 일이었다.

오히려 1화에서 잠깐 나왔던 당당하고, 순양을 상대로도 거칠 것 없었던 서민영의 모습이야말로 법조계의 로열 블러드가 가진 면모에 훨씬 잘 어울린다. 이처럼 각색을 통해 서민영 검사의 성장 스토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전문적인 법조계 체계는 고사하고 상식선에서도 맞지 않는 모순을 보이는 부분이 지적되며, 이는 제작진과 작가의 역량 부족과 기본적인 조사 부족 때문이라고 보는 여론이 많다.

심지어 이러던 와중에도 승진은 승진대로 착착 하면서 이 사람이 조직 주요 간부들의 눈 밖에 난 희생양이 맞기는 한건지 의문과 이질감을 빚어내고 있다. 서민영 검사가 대검 중수부로 옮기자 남자 수사관이 영전하셨다며 영감님[78] 덕분에 자신이 대검 중수부에 왔다며 좋아할 때 서민영이 남자 수사관에게 대검 중수부가 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며 이건 좌천아니냐고 하자 남자 수사관이 영전이 맞다며 해당 논의는 국민의 정부때부터 논의는 됐지만 흐지부지 되었다고 말하고 15화에서 서민영은 여전히 대검 중수부 소속으로 나온다. 즉 최소한 서민영이라는 캐릭터가 검찰 내부에서 차별받는다는 캐릭터성을 주고 싶었다면, 법조계 엘리트 가문이라는 뒷배경을 없애고 자수성가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개천용 캐릭터성을 부여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러면 원작의 후반 전개 자체를 완전히 뒤엎어야 하니, 드라마 제작자 측은 이도저도 아니게 "배경은 엄청난 권력자인데 본인은 차별받는다는 피해망상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버리고 만다. 이는 결국 작가의 원작이나 검찰 조직에 대한 이해와 사전조사가 미흡했다는 의혹으로 귀결된다.
4.2.2.4. 성차별과 페미니즘적인 요소
3.2항목에 적혀있는 내용과 같이 극본을 담당한 작가가 여성우월주의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민영이 법조계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서민영을 마치 남초 조직 내 성차별의 희생양처럼 그리는 모습도 문제가 많다, 작중 시대적 배경이 되는 시기는 실제로 성차별이 만연한 시기였고 절대다수가 차별이라는 것을 인지조차 못한 시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대 지배적인 사회적 분위기와 인식, 조직의 논리 등이 직급마저 압도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서민영은 그 모든 것을 이겨내는 학연, 지연, 혈연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인물이고 당시에는 혈연, 학연, 권력의 위세가 지금보다 훨씬 대단하게 기승을 부리던 시절이다. 그 모든 것을 최상급으로 갖춘 서민영이 당시 시대상에서 그런 수모를 겪는다는 것은 개연성에 문제가 있다. 즉 똑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에 법조계 집안 성골인 고위직 검사 외에는 감히 서민영을 대놓고 홀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야 정상이다.

특히 제작사의 사상이 전혀 필터링되지 않은 듯한 마지막화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유리천장과 같은 페미니즘 관련 용어들이 대놓고 쓰여지며 큰 비판을 받았다. 사실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만 있었으면 큰 논란이 안 되었을지 모르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개연성이 하늘로 날아가며 안 그래도 얼탱이가 없던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작품에서 얼토당토 않은 사상교육을 하고 있으니 더 화가 난 것. 실제로 작품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러한 부분을 항의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저 용어들을 말한 화자는 심지어 진화영, 즉 재벌 2세로 태어나 유리천장을 뛰어넘은 곳, 기울어진 운동장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인 것도 모자라 능력이 부족해서 직접 유리천장을 깨고 밑바닥으로 추락한 캐릭터이기에 더욱 우스워보인다.

이는 진화영이 자신의 실패를 오로지 사회 탓으로 돌리며 자기합리화에 빠져있는 것이라고도 해석 가능한데, 사실 진화영의 캐릭터성을 생각하면 그녀가 할 법한 매우 자연스러운 대사이긴 하다.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은 격으로 어쩌다 맞아들어간 묘사이긴 하지만 말이다.

4.2.3. 앞 뒤 안 맞는 캐릭터 묘사 및 엉터리 설정 문제

사건 전개 뿐만 아니라 캐릭터 묘사와 활용에서도 드라마판의 핵심적 문제인 설명 부족과 설득력 부족 문제는 빠지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우병준 실장의 등장은 드라마판 특유의 어처구니 없는 묘사 생략의 대표적 예시다. 원작에서 진도준은 손주의 안전을 염려한 진양철에게 우병준 실장을 소개받고 그에게 첩보, 호위의 전권을 주게 된다. 또한 진도준은 우병준 역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인간적인 교류를 했다. 우병준 당신이 내 적이 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가정 하에서 당신이 진도준 자신의 약점을 한 번 털어보라는 식으로 두 사람 만의 에피소드도 존재했다. 따라서 원작에서 우병준 실장이 진도준의 첩보원으로서 활약하고 충성한다는 전개는 매우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드라마판에서는 그런 전개가 전혀 없이, 우병준이 진도준과 예전에 만났다는 묘사도 없는 가운데, 진도준과는 일면식도 없던 우병준이 뜬금없이 갑툭튀해서 진도준에게 살인 교사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를 건넨다. 갑툭튀하기 이전에 우병준이 어떤 인물인지 자세히 소개하는 장면도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우병준은 진양철의 직속 부하로서 진도준과 오세현을 도청하고 오세현을 진양철에게 데려간 인물이었다. 즉 진도준에게 호의를 보이고 증거를 내어줄 맥락이 아예 없다는 말이다.

그나마 캐릭터 소개가 소실되었다는 부분은, 우병준이 진도준을 도청하는 장면에서 진양철의 은밀한 일을 맡아 하는 인물이라는 복선을 깔아둔 것이라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봐줄 수는 있다. 그렇다한들 이를 유심히 봤던 시청자가 아니라면 그 때 그 직원이 우병준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우병준은 이필옥의 살인 교사 혐의를 알아낸 뒤 극 중에서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드라마판의 캐릭터 및 사건 묘사는 대개 이런 식으로 개연성이 초토화되어 있다.

비슷한 예시는 수도 없이 발견된다. 모현민이 '나는 당신 할머니 이필옥의 삶을 살겠다' 고 진성준에게 선언하는 장면은 아무 의미도 없이 버려졌고, 진성준이 장인어른과 음모를 꾸미는 장면 역시 이후의 극 전개에서 아무 역할이 없었다. 진도준의 사람이 되기로 다짐한 이항재가 이후 별 다른 등장이 전혀 없어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이상한 인간이 된 사례 등, 본 드라마는 마치 만화 블리치 마냥 쓸데없는 허세와 한 순간의 무의미한 간지를 추구한다.

시선끌기용으로 캐릭터가 별 이유도 없이 가오를 부리며 의미심장한 충격 선언이나 돌발행동을 하게 한 뒤, 그 선언 자체를 망각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방치하는 것이다.[79] 거기에 캐릭터를 도구마냥 무의미하게 쓰고 버린다.

특히, 가족을 위해 헌신했고 본인의 옷을 사는 대신 아들의 체육복을 입을 정도로 검소하게 살았던 윤현우의 어머니가 사실은 빚을 내면서까지 무리하게 주식에 엄청난 돈을 투자했다가, 순양과 정부의 빅딜 과정에서 투자한 돈을 모두 잃어 남편과 자식들을 놔두고 무책임하게 자살한다는 설정은 개연성이 가장 크게 떨어지는 포인트 중 하나다.

물론 당시 경제가 워낙 어려워 그런 이유가 아니어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은 많았고, 굳이 좋게 보자면 캐릭터의 부정적 어둠도 보여주는 입체화라고 볼 수도 있긴 하다.

그러나 두 번째 장례식 장면 전까지 항상 온화하고 헌신적이었던 윤현우 어머니의 갑작스런 심리 변화를 시청자들이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입체적 인간상이란 설득력 있는 심리 묘사가 수반될 때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런 노력이 수반되지 않은 채로, 캐릭터가 갑자기 이전과 다른 극단적인 행동을 하면 일관성 없이 왔다갔다 한다는 비판만 들을 수밖에 없다. 본 드라마의 고질적 문제로서 일은 벌여놓고 제대로 된 설명과 수습은 안한 채 일회적 반전과 충격에만 집착하니 극이 망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80]

물론 16부작이라는 한계 때문에 원작에 비해 사건과 인물을 묘사할 시간이 부족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드라마의 작가진은 원작에 있지도 않았던 윤현우의 가족사를 늘어놓으면서, 정작 그에 걸맞은 서사와 인물 구축은 게을리하는 치명적 문제점을 보인다. 할 것만 딱딱 해도 모자랄 시간에 파편적인 에피소드를 잡상인이 좌판 깔듯 너벌려놓고 나열하며 시간을 낭비하기 바쁘다.

그런데 그렇게 나열한 에피소드마저 깊게 다루지도 못하고 죄다 애매하고 시원찮은 퀄리티로 전개한다. 따라서 본 드라마가 원작에 있었던 내용만 재밌고 작가들이 직접 추가한 부분은 더럽게 재미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이처럼 진도준의 가족들은 진도준의 동기 부여와 고뇌를 위해 일차원적으로 대상화될 뿐이다. 가족들 스스로의 인간적 욕구나 동기가 제대로 묘사되지 않고 있으며 그저 불쌍하기만 한 수동적 존재이자 도구로 그치고 있다.

윤현우의 아버지 역시 예외는 아닌데 윤현우의 아버지가 노골적인 수준으로 부정적 이미지로 묘사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매우 크다. 윤현우의 아버지는 일관되게 '사람은 좋으나 무능하고 대책 없는 가장'으로 그려지는데, 실상 윤현우의 아버지는 메이저 자동차 회사의 생산직으로서 대단히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었다.[81]

현실적으로 윤현우의 아버지는 그렇게 살 이유가 전혀 없는 인물이다. 적어도 윤현우나 동생에게 기둥뿌리 뽑아가며 과외를 시켰다거나, 예체능을 해서 그 분야에 엄청나게 쏟아붓느라 희생하거나, 가족 중에 막대한 치료비가 드는 불치병 환자가 있거나, 보증 실패나 사기를 당했다거나 하는 정도는 있었어야 했다. 그런데 이 중 단 하나도 해당되는 게 없다. 윤현우 집안은 '그냥' 가난하다.

남편은 대기업 생산직으로 근속중이고[82] 부인은 자영업자로 아무리 봐도 세가 비싸지 않은 건물에서 소소하게 장사 중이며, 단골도 그럭저럭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단순 실직상태가 몇 달 이어졌다고 곧바로 '절대적 빈곤' 상태에 빠진다. 가스, 전기가 끊기고 참치캔을 훔쳐먹어야 하는 등, 단순 생활고 정도 묘사가 아니다. 드라마상 묘사만 보면 대기업을 수십년 근속한 가장이 있고 아내는 가정에 헌신적인데 모아둔 저금 한푼이 없어 단 몇 달의 생활비로 아껴 쓸 정도의 돈이 없는 이상한 집안인 것이다.

상술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작가들이 가난에 대한 이해가 매우 미흡하다.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고, 가난이란 걸 생전 겪어보지 못하고 곱게만 자랐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무능하고 통찰력이 부족한 아마추어 작가라면 이럴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300억대 제작비의 대작을 맡은 작가가 이야기를 이렇게 만들어내면 안 됐다. 그러나 드라마는 윤현우의 가족 관련해서 유독 일차원적이고 수박 겉 핥기적인 가난 묘사, 흔해빠진 가난 클리셰빈곤 포르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드라마는 빈부격차 관련해서도 유치하고 입체성이 결여된 단면적 선악구도로 일관하고 있다. 한 마디로 '가난하고 불쌍해야 하니까' 아무 이유도 맥락도 없이 그저 가난하고 불쌍한 셈이다. 마찬가지로 드라마가 애를 써서 인위적으로까지 표현하려 하는 사회적 불공정 문제도 이해도가 극히 얕고 '기득권이 다 잘못했다'는 식의 유치한 언더도그마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년 전에 나온 드라마인 미생이나 송곳과 비교할 때 인간 통찰과 문제의식의 수준이 심각하게 차이난다.

4.2.4. 캐릭터 각색에 대한 호불호

순양 가문 일원들의 각색에는 좋은 평가가 많고 원작에 비해 캐릭터성이 뚜렷해졌다는 얘기가 많다.

대표적으로 원작에서 진동기는 합리적이고 냉철한 측면만 보여지지만, 드라마판의 진동기는 얄밉고 능글맞게 능청을 떠는 식으로 캐릭터적 매력이 강해졌다.

진화영 또한 무작정 갑질만 하는 전형적 재벌가 여성이 아니라, 남편에게 겁먹기도 하고 며느리들 간의 기싸움을 한심해하며 진도준의 어머니를 도와주기도 하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원작의 진화영이 일방적으로 남편을 무시하고 비하한 것에 비해, 드라마에서는 남편과 케미스트리가 매우 좋아졌다. 남편에게 당했다가 갚아줬다가 하는 등 티격태격하는 관계 묘사도 한결 더 뛰어나다.

그리고 대영그룹의 주영일 회장 역시 진양철과 티격태격하는 묘사와 케미가 강화되고 이성민과 이병준의 엄청난 연기력이 더해지면서 이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진화영은 원작의 진서윤에 비해 능력적으로 상당한 너프를 면치 못했다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진서윤은 원작에서도 진도준에게 유통 쪽 지분을 모조리 빼앗기고 몰락하는 것 까지는 전개가 동일하다. 그럼에도 진도준은 고모에게 순양유통의 부회장 자리를 유지해주었고 나중에 힘이 생기면 언제든 칼을 들이대도 되니 일단 손을 잡자는 제안까지 한다. 진서윤은 그 제안을 받아들여 진도준의 우군이 되면서, 본인 특유의 명품이나 디자인에 대한 안목과 재벌가 인맥을 이용해 진도준에게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진도준의 모범생같은 입지와 수려한 외모를 앞세워, 여러 재벌가의 VIP 여성 인맥들을 소개해주고 명품을 판촉하는 방식으로 경쟁 백화점에 비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사업이 박차를 가하게 된 것. 진도준에게 부족했던 '사람과 물건을 보는 안목'과 그것을 이용하는 법을 직접 조언해주면서 진도준의 능력적 성장을 돕고 그 과정에서 진서윤 본인도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드라마의 진화영이 남편과의 케미는 고평가를 받았지만, 진도준의 우군이 되는 묘사가 없어지면서 능력적인 부분에서는 진도준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무력한 샌드백의 모습으로 전락해버렸고, 유통 인수 에피소드 이후에는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각색이다.

진양철의 경우, 진도준을 한결같이 지지하고 아꼈던 원작에 비해 아치 에너미의 속성이 강해졌다. 그런 각색을 통해 극적 긴장감을 살리면서도, 진양철과의 유대를 통해 애증 관계를 쌓는 등 입체적 관계가 되었다는 평이 많다. 동시에 이성민 배우의 압도적 연기력 및 장면을 씹어먹는 존재감과 극 장악력으로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났다.

그러나 원작에서 진도준을 유달리 애정하는 평범한 할아버지 같은 일면을 보여주는 묘사나, 교통사고 후 손자와 조부가 병실 침대에 같이 누워 치킨을 먹고 TV를 보며 핑클 최애멤버를 두고 논쟁하는 등의 따뜻하고 소소한 에피소드는 죄다 잘려나갔다. 그렇게 되면서 드라마의 진양철은 일관되게 위압적이고 무서운 인물로만 그려져 원작의 엉뚱하거나 재치있는 모습, 대현그룹 회장 사후 상갓집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모습, 진도준과 진도준의 어머니에게 보여준 숨겨진 따뜻한 면모가 실종됐다.

원작의 진양철은 사위나 아들들을 고압적으로 대하다가도 이따금 배포가 크고 그릇이 넓은 모습도 보이는 사람이었다. 원작에서 진양철은 손주인 진도준이 달러를 쥐고 자신을 가지고 놀거나 아진자동차 인수 건에서 자신의 숙원사업인 순양차를 빼앗아갈 지라도 흡족해하고 기꺼워했다. 자식놈들은 저 나이 먹고도 물려받기만 원하는데 손주놈은 창업을 할 줄 안다며 그 능력을 크게 산 것이다. 자신에게 순종하기보단 오히려 대들고 경쟁할 줄 아는 부분을 더 마음에 들어한 것.

그러나 드라마에서 진양철은 시종일관 타인을 압박하는 면모만 보이고 있다. DMC 사업 등에서 진도준이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면 일방적으로 찍어누르려 하는 등 독재자적인 모습만 보이며 캐릭터의 표현 폭이 좁아졌다. 진도준과 진양철 간 관계의 긴장감과 입체성은 강화되었으나 진양철 캐릭터 개인의 다채로운 매력은 약화된 셈이다. 이성민의 엄청난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뽐냈지만, 역으로 연기력으로 캐릭터성을 커버했다고 봐야 하는 수준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원작에 비해 드라마판에선 극적 긴장감을 잡은 대신 조손 간의 인간적 유대관계와 애정, 캐미스트리가 크게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4.2.4.1. 오세현의 일차원적 무력화
순양가 이외의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 진도준의 우군인 오세현도 원작에서는 진윤기의 유학시절 친구로 아버지보다 더 진도준을 잘 이해하는 삼촌과 같은 포지션으로 주인공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이성적인 참모로서의 면모가 돋보이는 캐릭터였지만 드라마판에선 진윤기의 친구라는 설정은 사라져버렸고 동포청년이라고 부르는 이상한 외국인 말투와 오버스러운 연기에 호불호가 갈린다.[83]

더군다나 진도준의 투자와 비즈니스 관련 묘사를 통삭제해놓은 탓에 오세현의 활약상과 능력도 엄청나게 축소되었다.[84] 나아가 원작의 오세현은 진도준이 자만하거나 경솔한 태도를 취하면 그것을 바로잡는 브레이크이자 인간적인 스승으로서의 역할도 행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진도준의 능력을 의심하다가 일순간 놀라기만 하는,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깔개 정도의 일차원적 역할로 격하되었다.

오세현이 진도준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계기가 되는 원작 에피소드를 죄다 삭제한 통에, 두 사람이 왜 관계가 끈끈한지에 대한 설득력도 떨어진다. 자연히 영혼의 파트너였던 원작에 비해 진도준과 오세현 간 캐미도 부족해졌고 한드에 흔히 보이는 유쾌 컨셉의 도우미 조연으로 전락했다.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M&A 전문가인 오세현은 갓 성인이 된 도준의 체스 게임 결과 예측 하나만 보고 젊은 날의 커리어를 전부 걸었고, 나이 든 후에도 고졸 출신 순양맨 현우의 싸구려 도발에 넘어가 자신의 커리어를 베팅해버리며, 투자에 있어 본능만을 따르는 운빨로 성공한 돈 많은 교포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4.2.4.2. 모현민의 캐릭터성 소모
일부에서는 모현민의 캐릭터가 타고난 포텐셜에 비해 재미와 매력이 없다는 반응이 많다. 원작에서 모현민의 위치였던 홍소영은 비슷하게 순양을 손에 넣으려는 야심을 드러냈지만 DMC 개발 건으로 남편 진영준과 부동산 투기를 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입고 친정으로 쫓겨나듯 별 다른 비중 없이 퇴장했었다. 즉, 약삭빠르고 계산적인, 거기에 야심적이고 속물적인 면을 가진 전형적인 악녀 조연이었던 것.

하지만 본작에서 모현민은 어느 정도 치밀하게 순양과 진도준을 견제하는 역할이 부여된 면이 있었고, 진도준과의 관계에서도 미묘한 호의와 견제가 뒤섞인 입체적 긴장감이 드러났다. 각색만 잘 되면 원작과 차별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었다. 특히 박지현의 비주얼과 아우라에 힘입어 초중반엔 나름대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런데 중반 이후부터는 반동인물로 인상적인 활약을 하기는커녕 술책을 벌이기만 하다가 진도준은 물론, 남편인 진성준에게까지 모략을 간파당하면서 능력적인 한계를 지속적으로 비치고 있다. 자연히 시청자들에게 모현민은 치밀한 척만 하고 능력과 분수에 맞지 않게 야망만 있는 특이한 캐릭터로 취급받고 있다.

그렇다고 이런 모현민의 캐릭터가 딱히 작가진이 의도한 것으로 비치지도 않는다. 해당 묘사가 성립하려면 야망이 큰데 인간적으로 근본적 결함이 있어 몰락한다는 제대로 된 비극 서사와 캐릭터 구축이 있어야 했다.[85] 그러나 드라마 작가진의 역량상 그런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게 문제. 그녀가 어떻게 몰락 혹은 성공하는지에 대한 결말 자체가 나오지 않았고, 묘사 부족과 설득력 박살로 인해 목표는 치명적 팜므파탈인데 현실은 그냥 방치된 이상한 캐릭터일 뿐이었다.

분위기 잡고 가오는 부리는데 그걸 뒷받침할 제대로 된 행동과 능력이 없고 설득력 있는 사건 연출도 없다는 점에서 진도준의 캐릭터와 유사한 문제점을 가진다. 당연히 순양 가문의 캐릭터들에 비해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많은 편.
4.2.4.3. 이항재의 갑작스러운 배신
결정적으로 14화 이항재의 줄타기식 배신은 드라마 캐릭터 설명이나 작중에서 계속 쌓아왔던 이항재 캐릭터의 설정붕괴라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라 더더욱 작가 역량에 관한 혹평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작의 이항재 역인 이학재는 보스 기질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기업인이자 책사로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포스를 여실히 보여주었다.[86] 회장 사후에도 본인을 회유하고 또 배제하려는 진영기, 진동기에게 주눅들기는 커녕 회장 자리라도 주지 않으면 쿨하게 떠난다고 당당히 선언하며, 만약 자신을 무너뜨리면 순양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며 역으로 위협하기도 했다. 거기에 더해 순양 회장이 되게 해주겠다는 엄청난 조건을 걸며 자신의 사람이 되라는 진도준의 권유에도 신중하게 대응하며 본인의 위치를 지켜나가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드라마판의 이항재는 시종일관 회장의 눈치를 세심히 살피는 충직한 하인이자 마름 정도로 캐릭터성이 크게 개악되었다. 심지어 부회장들도 아니고 고작 진성준에게 휘둘리고 모욕을 당하고 발끈하는 단순한 캐릭터가 되어버린 것. 카리스마적 캐릭터성을 가진 조연을 식상하고 무난한 조연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그래도 진양철과 사적으로 호형호제하며 진도준과 진양철 사이에서 믿음직한 조역으로 기능할 수 있었기에 여기까진 그나마 양보해서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런 와중에 14화에서 진양철 사후 진도준을 배신하면서 이항재의 충직한 집사로서의 개연성마저 크게 붕괴되었다.

이항재의 줄타기는 본 드라마의 고질적 문제인 애매하고 부족한 묘사로 평가가 크게 갈렸었다. 진성준과 거래를 마친 뒤 울컥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우는 부분이, 진양철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유지를 받들고자 하는 진양철의 부재에 대한 슬픔 때문인지가 확실치 않은 묘사여서 이후에 전말이 풀리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있었다. 나열한 부분들에 대한 떡밥 회수 및 수습이 이루어진다면 평가가 호전될 가능성이 있었던 것.

그러나 15, 16화의 급전개에서 이항재의 개심에 대한 부분은 아무 언급도 없었다. 따라서 그냥 캐릭터 자체가 이상하다고 볼 수밖에 없어졌고, 이 드라마 특유의 캐릭터를 사건의 트리거로만 남용하고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예시가 되면서 결국 작품의 완성도를 나쁘게 만드는 데에 일조했다.

5. 원작자 및 작가들의 반응

웹소설과 웹툰 업계 작가들을 중심으로 후반부의 용두사미식 급전개에 대한 비판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의견들의 밑바탕은 단순히 드라마의 결말이 갑작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드라마 제작자 측이 근본적으로 장편 웹소설의 서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마개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으로 나오고 있다. 또한 이런 마개조가 드라마의 구조적인 문제나 재미를 위한 변주가 실패한 게 아니라 제작자 측의 사상 주입이 주된 원인인 게 너무 뻔하게 보이고 있다. 서로 다른 웹소설의 작가들이 모두 단합된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원작자 몸살 앓을 듯"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에 웹소설 작가들의 일침
  • 산경 - 원작자 본인
    • 이 사태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견 표출을 한 적은 없지만, 문피아에서 연재하는 본인의 최신작인 '재벌집 천재 감독'에서 '재벌집 막내아들? 유치하게...'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에서 재벌집 막내아들의 드라마 제작 과정과 각색을 노골적으로 비꼰 묘사를 넣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묘사되는 내용은 원작의 초등학생 부분 스킵과 원작의 내용을 최소 40% 이상 수정하고 원작에 존재하지 않는 로맨스 파트를 추가한다는 묘사가 있는데, 공교롭게도 본 드라마에서 비판받는 대부분의 요소와 일치한다.

      다만 원작자인 산경이 연재작인 재벌집 천재 감독 게시판의 질문과 현실의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에서 직접 답변한 바에 따르면 산경 본인은 각색 내용에 대해 몰랐었다는 듯하다. 답변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사인 래몽래인과는 2019년에 방영을 목표로 2018년에 판권 계약을 마쳤다고 한다. 또한 극본을 담당한 김태희 작가와 장은재 작가에게서 드라마가 16부작이라서 어느 정도의 각색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에 원작을 존중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본인도 드라마의 사정에 맞게 각색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고 인정했으나, 자신의 요청을 무시한 원작과 전혀 다른 꿈 엔딩을 내서 원작의 주제를 무시한 것에는 기분이 언짢았다고 한다. 드라마가 제작되는 내내 각색이 된 것과 꿈 엔딩을 내는 것도 본인은 모르고 있다가 드라마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이 드라마 이후 본인이 간섭하지 않는 이상 절대 판권을 팔 생각이 없어 보인다. 드라마에 대해 산경 본인의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두 에피소드들은 문피아 유료 버전임을 참고할 것.
  • 남희성 - 달빛조각사 작가
    • 마지막 편을 보다가 토할 뻔했다고 하며(...), 본인이 완결을 쳤던 것이 떠올랐으며 본인이 독자들에게 욕을 먹었을지언정 토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앞으로 수십 년간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엔딩일 것이라며 원작가가 일주일 동안 몸살을 앓아도 이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 주호민 - 웹툰 작가, 방송인이자 유튜브/트위치 스트리머
    • 개인 방송 채널을 통해 본인이 이 드라마를 꿀잼 드라마로 소개한 것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했으며, 중간까지는 재밌었는데 작가가 중간에 바뀐 것 같고 덤프트럭 두 번 사용은 작가로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꿈 엔딩은 작가들 사이에서 스토리가 막혔을 때 농담으로나 언급하는 소재이며 동료 작가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강풀, 김풍 등의 작가들이 왜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것인지 알겠다고 밝혔다.#
  • 이융희 - 문화 연구자 겸 웹소설 작가[87]
    • 칼럼 <완결이라는 판타지>에서 "<재벌집 막내아들>의 엔딩은 환상이라는 도구를 택해놓고도 환상이란 기능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방식이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한다.

6. 여담

  • 최창제 역할을 맡은 김도현은 인터뷰에서 "(마지막회에 관해서) 방송을 보고 평가하는 건 시청자들의 몫이기에, 그 의견에도 공감한다. (중략) 분량이 넘쳐셔 편집된 부분도 많다. 상황과 여건이 되지 않지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드라마를 18부작으로 해서 담아내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그랬다면 시청자들의 마음도 조금은 녹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밝혔다. #


[1] 당장 11년 전에 방영된 소설원작 사극인 뿌리깊은 나무는 원작 총 쪽수가 700쪽 정도로 재벌집의 1/4 정도밖에 안 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편 제외 24화 특별편 포함 27화로 최소 1.5배나 되는 분량을 지니고 있다.[2] 원작자인 산경은 이와 관련해서 최신작인 재벌집 천재 감독에서 재벌집 막내 아들을 원작에 충실하게 드라마화하는 장면을 집어넣었다는 점, 그리고 여주인공 비중 증가로 인한 원작 수정, 초반 진도준의 나이 수정 및 플롯 삭제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그 후에 판권을 팔지 않겠다는 내용을 넣는 등 드라마를 은근히 돌려까는 모습을 보였다.[3] 원작의 진서윤[4] 수많은 인물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내달리는 군상극 세계에는 정답도 옳고 그름도 없다. 따라서 이분법으로 세상을 보는 권선징악적 전형적 한국 드라마식으로는 구현이 매우 어려울뿐더러 평범한 작가의 실력으론 소화 자체가 불가능하다.[5] 다만 그 드라마도 결말은 대차게 말아먹으며 JTBC표 용두사미 드라마의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가 되었다.(...)[6] 비슷한 사례로는 맨홀 - 이상한 나라의 필이 있다. 모두 작가가 자신의 특기와는 맞지 않는 작품을 집필한 특징이 있으며 이 작품은 재벌집 막내아들과는 다르게 시청률도 참혹한 성적을 거뒀다.[7] 2020년대는 한국, 일본에 여초 남초를 막론하고 트럭, 이세계, 회귀, 빙의, 환생이란 키워드로 대표되는 대리만족 컨텐츠가 넘쳐나고 있다.[8] 심지어 16화의 참외 드립 때문에 참외집 막내아들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9] 원작의 진도준은 한국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선, 단지 돈뿐만이 아니라 순양 그룹의 정부며 대통령이며 심지어는 법까지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즉 한국의 진정한 지배자가 되기 위해 순양을 원했다. 그러나 드라마판에서는 대통령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밀어주는 것 외엔 순양과 정치계 간의 권력적 생리가 미흡하게 그려진 편이다. 판, 검사에 서울시장도 충성하게 만들고 대통령도 편의를 봐주는, 국가 자체를 쥐고 흔드는 원작 순양의 무시무시함이 잘 표현되지 못하기도 했다. 따라서 주인공이 순양을 간절히 바라게 만드는 동기부여 요인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10] 반대로 공정이나 능력 승계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않은 원작의 진도준이 오히려 드라마 주인공의 충동적 선언을 실현하여 상속 따위 없이도 순양을 능력으로 빼앗아 사들였고, 상속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무인자동차나 스마트폰, 온라인 게임 같은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창조해 나갔다. 용인술 면에서도 자기만의 이사진을 구축했을 뿐더러 적을 함부로 만들지 않고 동맹관계가 튼튼했다. 원수인 순양가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적이라는 걸 드러내지 않고 포섭할 우군으로 느끼게 만들었으며 때때로 협력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선 적으로 남은 진화영을 자기 세력에 끌어들인 것도 좋은 예시.[11] 재방송판은 일요일 0시에 2회를 묶어 편집하여 방송했으며, 특별판은 방송이 방영되는 당일 낮 12시에 앞선 회차 2회를 묶어 방송했다. 특별판과 재방송판을 포함하면 24회차에 달한다.[12] 제2 작가로는 장은재 작가가 있다.[13] 산경은 굳이 드라마 제작사나 작가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에피소드 제목 자체가 '재벌집 막내아들? 유치하게...'인 것을 볼 때 누구를 겨냥했는지 명백하다.[14] 동시간대 비지상파 시청률 2위[15] 다만 이는 단순히 소설인 것은 아니고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 실제 커플, 소설 속 커플, 작가 본인 커플이 있는 복잡한 구조이다[16] 산경이 신작 에피소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드라마를 위한 각색은 원작 작가들도 드라마를 함에따라 용인하기는 하지만 결말까지 바꾸려면 작가에게 사전에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대다수 드라마 각본가들은 연락조차 없이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신작의 제목이 '재벌집 천재감독'인데 에피소드 제목이 '재벌집 막내아들? 유치하게...'였다. 내용에는 누구를 비판하는 지 실명은 공개되지 않지만 에피소드 제목만 봐도 제작사인 래몽래인과 드라마 작가인 김태희와 장은재 작가가 원작자인 자신을 무시하고 무단으로 결말까지 바꾼 것을 노골적으로 비꼰 것이다.[17] 배우들은 어지간하면 작품 촬영을 끝낼 때 스태프에게 수고했다고만 반응하고 거의 대부분 좋은 작품이라고만 반응하는데, 배우진 일부에서 이런 반응이 나온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18] 달리다가 총에 맞고 절벽에 떨어진 거라면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있겠지만, 윤현우는 처형 방식으로 무릎이 꿇려진 상태에서 머리에 0거리 사격을 맞았다. 게다가 전문 킬러에 가까운 이들이 표적이 죽었나 살았나 확인조차 안 하고 절벽에 던졌을 리도 없을 뿐더러, 최소 호흡을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절벽에 내던져졌다는 것까지 생각해보면 그 상태에서 살아난다는 건 힐링 팩터를 가지고 있는 울버린이나 데드풀 정도의 초능력자라도 되는 게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19] 하지만 정작 진범은 그 어떠한 죗값도 치르지 않고 그대로 영면했기때문에 시청자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분명 석연치 않은 결말이다. 애초에 그 진범 진영기를 제외한 다른 일가족은 비록 진상은 덮었을지언정 진도준을 해치는데 가담하지 않았고, 진성준을 제외한 다른 일가는 윤현우에게 그닥 관심도 없었다.[20] 진양철 회장의 비자금인 7천억을 기부하겠다고 진도준이 말해서 전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윤현우 시점으로 돌아오자 이 돈은 다시 누구도 존재를 몰랐던 비밀로 둔갑해 버렸다. 물론 앞의 서사가 윤현우의 꿈이라고 하는 16화 전개를 수용하면, 윤현우가 자신을 죽인 그 비자금을 꿈속에서는 사회에 환원하는 정신승리 용도로 썼다고 해석하면 씁쓸한 블랙 코미디가 되기는 하지만 말이 되기는 한다.[21] 교통사고 및 자신이 살인교사에 개입되었다는 정신적 충격으로 그 부분의 기억을 잃었다 등등.[22] 멀리 갈 것 없이 당장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재벌가의 자손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줌으로 명성을 얻다가 어느 날 사고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고 가정하자. 심지어 그 재벌가 기업 내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그리고 시대가 무슨 기록보관이 안되는 시기도 아니다. 오너리스크를 관리하고 진양철의 회고록까지 달달 외우던 사람이 바로 윤현우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과거 그 당시 사회적인 명성이 있던 순양그룹 일가의 진도준이라는 사람의 기록을 단 한번도 보지못해서 인지조차 못하고있었다는게 말이되겠는가?[23] 일단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1949년 12월 제정된 이후 단 4번 밖에 선언되지 않았고, 한 번 선언될 때마다 대한민국 정치계를 뒤흔드는 대사건으로 이어져 온 바 있다. 수사지휘권 발동이 검찰 독립성에 대한 침해라는 주장 등에 의해 격렬한 논쟁이 펼쳐지곤 했고, 심지어 검찰총장이 항의 끝에 총장직을 사직하는 일까지 벌어졌던 사례가 있을 정도로 쉽게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애초에 검찰수사 지휘권은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적 의미가 크다. 수사지휘권은 저렇게 무턱대고, 그것도 사망사건을 사고사로 단정짓고 사건을 종결짓기 위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24] 더군다나 진도준은 사망 당시 국내 최대 재벌 그룹의 총수격 위치에 도달하고, 그룹 비자금의 존재를 자백함과 동시에 전액 사회 환원을 선언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었다. 진도준이 사고로 사망했는데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서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건 진도준이 사망한건 사고가 아니라 무언가 큰 음모가 숨어있다는 자백이나 다름없다. 야당은 물론이고 집권 여당까지 뒤집어질 엄청난 사태가 벌어지고 여론의 반발도 만만찮게 일어나는 건 당연지사.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는 소리는 현실 정치를 아주 조금이라도 생각해보지 않은 무책임하다 못해 무능한 시나리오이다.[25] 대통령을 포함한 정권 전체가 사건 은폐에 나섰을 리도 없다. 진영기를 포함한 순양의 2세들이 반대당 후보를 밀어줬던 상황이라서 최창제가 법무부 장관을 하고 있는 작품 상의 집권여당은 진도준을 포함한 순양 가문과의 우호적인 커넥션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순양에 대한 보복이나 경고 차원에서도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고, 설령 이 사건을 빌미로 순양을 제어하려했다는 음모를 꾸미기 위해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설정을 덧붙이더라도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으로 사건 수사를 무마하는건 그냥 정치적 자살행위다.[26] 딱 두 가지 도움을 준 건, 16화에서 수목원을 운영하던 오세현 미라클 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찾아가, 도넛을 선물하고 본인이 진도준일 시절에 했었던 '자신의 감을 투자에 필요한 정확한 데이터로 수치화해달라'는 말을 똑같이 해서 오세현 대표를 설득해 도움을 받고 추후 미라클 인베스트먼트에서 제2의 진도준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과 2004년 당시 사고 현장을 다시 기억해냈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 내용을 위해 14화씩이나 담은 건 너무나 무의미하고 길게만 느껴질 수밖에 없다.[27] 재밌는 것이 그 전까진 문제가 없던 설정 및 장면들이 최종화 방영 이후 한순간에 모순으로 변해버렸다. 어디서부터 어딜 어떻게 지적해야 할지 끝이 안 보일 정도.[28] 그렇다 하더라도 말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대통령 당선자를 맞추는 일이나 미리 개발될 분당의 땅을 사는 일, 흥행할 영화를 미리 수입하거나 제작에 투자하는 일, 칼기 폭파 사건, 9.11 테러 사건, 2002 월드컵 대한민국 4강 진출 같은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 이는 투자 천재 여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를 이용해 돈을 벌었다면 그야말로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다른 사건들은 극중에서 나름대로의 논리가 나오고 리스크를 감수하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는 정도로 어떻게든 납득시킨다고 하더라도 테러까지 알고 대처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29] 만일 본래의 윤현우의 삶에서도 진도준이 작중 묘사된 것 같은 삶을 살았다면, 윤현우는 진양철에 대해서는 자서전 내용까지 달달 외우고 있으면서 미라클과 순양 양측의 거인이자 권력 승계의 중심에 선 승자 진도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엄청난 모순이 생긴다. 무엇보다 1회에서 본인 입으로 순양의 승계 구도에서 밀려났다고 말했다.[30] 혹여 윤현우가 진도준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억지로 그와 관련된 기억을 회피했다는 가정이라 해도, 보도자료 하나 못 봤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빙의나 회귀 같은 게 아니라 참회를 위해 진도준의 삶을 체험하거나 상상한 것뿐이라면, 그 체험이나 상상 속에서 모친의 사망 이유나 아버지의 실직 등 윤현우의 삶도 본인이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은 의아하다. 그렇다면 윤현우는 단순히 진도준만 잊은 게 아니라 윤현우 자신에 대한 기억마저도 잘못되었다는 것인데, 회귀나 빙의가 아니라면 윤현우는 그저 본인의 망상에 빠진 것뿐이다.[31] 이때 서민영이 떠올린 것은 진도준이 서민영에게 내가 아는 서민영과는 다르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윤현우가 아닌 진도준에게서 나올 수가 없는 대사.[32] 특히 윤현우 가족 관련의 역사 개변이 심각한 문제인 게, 어머니의 경우는 심장마비로 죽든 자살로 죽든 어차피 죽는 결말로 끝났기에 꿈으로 보든 역사 개변으로 보든 큰 문제가 없지만, 아버지는 노조 활동하다가 진압당해 쫓겨나고 오랜 기간 백수 생활하는 현실에서 고용 승계가 이루어져 순양자동차 직원으로 사는 역사 개변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역사 개변이 이루어진 곳에선 아버지가 백수가 됐기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가 투자 실패로 남긴 빚 때문에 궁핍하게 살아갔다는 식으로 넘어갈 순 있지만, 이 경우는 윤현우의 분노가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를 향해야 하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한다.[33] 차라리 이건 알코올성 치매로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다라고 우길 수 있기라도 있겠으나...[34] 실제 유튜브의 16화 하이라이트 영상의 댓글에는 "지분 싸움 같은 거 뭐하러 하냐, 트럭이면 다 해결되는데" 같은 자조적인 댓글들로 실시간 도배가 되고 있다.[35] 참고로 웹소설이든 뭐든 통칭 환생트럭에 대한 불문율은 작품에서 한 대상에게는 단 한번만 써야 한다는 것이다.물론 그 사건을 막기 위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경우는 제외한다.[36] 결국 네이버 웹툰판에서 첫번째 트럭 장면이 나오자 트럭 관련해서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댓글부터 해당 트럭은 소설에도 있다는 둥 괜찮은 트럭이라는 둥 스포일러성 댓글에 싫어요보다 좋아요가 압도적으로 나오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실제로 첫번째 트럭 장면은 원작에도 나오기 때문에 사실이다.[37] 물론 사고 직후 통화를 보험용으로 고의로 녹음하고 보관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런 묘사라고 하기에는 장면들이 부족했다.[38] 재벌들의 대선자금 공여에 정치권력이 무서워서라는 읍소가 통할 수 있다는 선배 검사의 말에 어떻게 대가성이 없을 수 있겠냐는 서민영의 과거 발언이 연상되는 대목이다.[39] 윤현우는 "세금만 제대로 내면 재산권은 상관 없지만 경영권을 가지는 게 문제"라는 식의 멘트를 했는데, 작가는 경영권을 재벌 일가에게서 빼앗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기만 하면 재벌이 해체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는 과장 조금 보태면, "집을 물려받는 것은 상관없다. 직접 살려고 하니까 문제"라는 발상과 비슷한 수준이다.[40] 예시를 들자면 정몽준이 현대중공업 경영을 안한다고 현대중공업이 정몽준의 소유가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조양호도 지병으로 사망하지만 않았다면 사내이사직이 박탈되더라도 간접적으로 한진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둘 모두 장남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했거나 순조롭게 승계 중이다.[41] 남양유업은 과거부터 꾸준히 문제를 일으켜 왔는데 그것이 코로나 당시 불가리스 과장 광고로 분수령에 다다르며 결국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며 가족들 역시 경영에 참여할 일은 없을 것이라 밝혔으나 당연히 이들의 지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후 한앤컴퍼니와 경영권을 포함한 주식 지분 전부를 매각할 계약을 체결했으나 지분 매각 안건이 상정되어 있던 임시주총을 무산시키며 흐지부지됐고 여전히 홍원식 회장을 포함한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장남 홍진석 상무는 전략 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 차남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것이 주식 지분은 여전히 보유한 채 경영권 포기를 선언한 재벌의 결말이다.[42] SKY 캐슬, 우아한 친구들, 설강화 : snowdrop, 시지프스: the myth 등등.[43] 커피머신 및 캡슐, 차량, 도어락, 바디로션 등.[44]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 무대 배경이 20세기 후반에서 2000년 초반이란 점과 시대극의 경우 PPL이 들어가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게 변명은 될 수 없다. 미스터 션샤인도 시대배경은 대한제국이었지만 PPL은 파리바게뜨였다. PPL은 어쨌든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고, 이를 포기할 순 없다면 그걸 극에 잘 녹이는 것도 제작사의 실력인데 그렇지 못해서 비판을 받는 것이다.[45] 원작에서는 히로인 캐릭터인 서민영과 처음 만난 씬 이후 중반부에 급작스럽게 사귀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잊을 만하면 한번씩 나오는게 다이다.[46] 참고로 김태희 작가는 성균관 스캔들에선 금등지사 에피소드, 60일, 지정생존자에서는 차별금지법 묘사 등으로 구설을 빚은 전적이 있다.[47] 정치자금 살포 및 DMC 정경유착이 대표적이다.[48] 예를 들면, 진화영에게 "가난엔 복리 이자가 붙으니까"라고 말하며 서민의 입장에서 입점 업체의 대금을 횡령한 것을 비판하지만 정작 그렇게 횡령할 것을 예상하고 부추긴 것은 진도준 본인이며, 이에 더해 자신은 그 계기가 된 작전주 급등에서 작전 세력에 편승해 그 서민을 털어먹기까지 했다.[49] 후술하듯 맥락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감안해봐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유재산을 상속하는 것과 독재세습을 묶는 것은 너무 나간 대사였다.[50]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도/동남아는 50%, 독일과 프랑스는 40%에 해당하는 대기업들이 한 일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economist.com/special-report/2015/04/16/to-have-and-to-hold) 애초에 한국의 '재벌'에 대응하는 어휘가 서구권에서 말하는 사업왕조(Business Dynasty)이다.[51] 심지어 절세를 최대한 하려는 것은 범법 행위만 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전혀 문제가 없는 행위이다. 오죽하면 국세청에서 세금절약가이드를 책자로 발행할 정도.[52] 산경 역시 586세대에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으로, 좌초되긴 했으나 재벌집 막내아들의 후속작인 '정치 9단 변호사'에는 작가의 정치적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다.[53] 예를 들어 특정 회사에 투자하는 부분이라거나, IMF를 예견하고 달러를 확보하는 부분 등이 원작에서는 주요 이슈이지만 드라마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54] 기본적으로 머리에 총을 맞으면 거의 즉사에 운좋게 소뇌나 뇌간엔 피해가 없이 대뇌쪽만 맞았다 치더라도 응급조치를 잘 한 후 3시간 만에 수술방에 들어가야 그나마 살 가능성이 있다. 물론 누구처럼 열흘 만에 회복이 아닌 그냥 살아만 있는 상태로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나 천운으로 깨어날 수 있는 것이다.[55]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개비 기퍼즈 의원의 경우도 현장에서 응급처치와 빠른 후송 등을 거첬음에도 장애가 남아있다.[56] 정 윤현우를 살리고 싶었다면 '가해자가 손이라도 떨었는지 총알이 뇌에 박히지 않고 머리를 스치기만 했고, 떨어지다가 운 좋게 나무에 걸렸기에 타박상 정도에서 끝났다'는 식의 억지스러운 언급이라도 하고 넘어갔어야 한다. 당연히 그렇게 해도 개연성에 대해 지적은 피할 수 없겠지만 핍진성에 있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57] 사실 이 부분부터 이미 아웃이다. 바다에는 어떤 세균이 있을지 모르는데. 총상을 입은 상태로 빠졌으니...[58] 물론 원작 얘기고 드라마판의 열악한 묘사 특성상 구체적으로 진도준이 투자로 번 재산이 얼마라는 건지, 대기업을 인수한다는 사람이 돈이 얼마나 없길래 펀드 고객이 없으면 사정이 어려워진다는 건지는 시청자 입장에서 전혀 체감할 수 없다.[59] 미라클 총수가 잡혀간다 한들 투자자는 미라클 주식을 산 게 아니라 타사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한 것이다. 미라클이 루머에 시달리는 것과 투자한 타사 주식의 주가는 전혀 관계가 없으니, 타사 주식이 휴지가 되는 것도 아니고 펀드 투자금을 못 받을 리도 없다. 증권사나 투자사, 자산운용사가 주식을 보유하는 것도 아니며 증권사는 중개자에 불과하고 실제 투자금과 주식은 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한다. 따라서 증권사가 파산해도 주식은 그대로 고객의 소유이다.[60] 현실에서의 유사 사례는 프로야구팀 히어로즈의 구단주였던 이장석이다. 이장석은 프로야구팀 인수 시작부터 온갖 혐의로 잡음을 일으키다 감옥에 수감까지 되었다. 그러나 201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이장석에 대한 히어로즈 팬들의 반응은 꽤 우호적이었는데, 이장석이 타팀을 후려쳐서 박병호 같은 거물급 유망주를 데려오는 등 매우 유능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면모는 '장석꾼' 이라는 일종의 밈으로 자리잡았고, '저놈이 사기꾼이고 감옥에 갈 것 같긴 한데 장사 하나는 기가 막힌다'는 게 팬들의 주된 반응이었다.[61] 이렇게 원패턴으로 우려먹는 부족한 대본 때문에, 멀쩡한 배우인 송중기마저 꾸러기 표정 연기 원툴이냐는 시청자의 비판을 받았다.[62] 그런 와중에 최종화에서 극 전체가 용두사미 그 자체로 개박살나면서, 링크와 같은 의문의 재평가도 일어나는 중.[63] 원작에서 진도준의 적들은 후반부 직전까지 오세현을 미라클의 주인으로 알고 있었으며, 진도준을 그저 자기 비서 삼기 좋은 똘똘한 어린애 정도로 얕보며 포섭하기 바빴다. 당연히 원작의 진도준은 그렇게 정체를 숨긴 덕분에 결정적 승부에서 크게 이득을 본다. 그러나 드라마판의 진도준은 의뭉스러운 척, 비밀스러운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자기 정체를 너무나 손쉽게 들킨다. 드라마 초중반부터 대놓고 자기가 회장이라고 떠벌리는 수준으로 활동하다 보니, 중반부에 들어서선 순양 내에서 '미라클' 하면 '아 진도준이 세웠다는 거기?'라는 인식부터 나올 정도였다. 정보통제를 안 하는 선을 넘어 진도준 본인이 아예 정보를 퍼뜨리고 다니는 수준이었던 것이다.[64] 이야기의 기본은 팽개치고 쓸데없이 반전에 집착하는 작가진의 아집은 드라마 최종화에서 최악의 결과를 야기하고 만다.[65] 그나마 이성민(배우)이 압도적인 극 장악력으로 작가진의 무책임하고 말도 안 되는 대본을 어떻게든 수습해냈다. 대다수 시청자의 반응은 이성민이 차력쇼로 드라마를 구해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66] 진양철은 그러한 면모를 극혐한 바가 있다. '너는 내가 널 믿는다고 생각하나. 난 아무도 믿지 않는다' 같은 맥락의 대사나 내게 이득을 주고 거래로 원하는 걸 가져가라는 가치관에서 잘 드러난다. 진양철같은 냉철하고 비정한 인간이 전반부면 몰라도 후반부의 꿔다놓은 보릿자루같은 진도준을 대체 왜 인정했는지 의문이 가는 부분. 회장 수발이야 잘 들어줬지만 진양철 입장에서 그런 면모는 충직한 하인인 이항재와 별 다를 바가 없는 노릇이다.[67] 물론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며 정도가 심한 불의나 자기 손이 필요 이상으로 더렵혀지는 건 극구 피했다.[68] 기업 회생의 측면에서 전면 고용승계는 무조건적인 선이 아니다. 기업 총수가 경영을 잘못해서 노동자만 희생당한다는 측면이 분명 존재하지만, 부도난 기업을 인수하는 입장에선 일단 회사를 적자와 빚더미, 방만한 인적자원 운용에서 살려 놔야 남은 노동자들 임금이라도 줄 수 있다. 인건비는 기업 비용의 가장 주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정부나 지자체의 세금 감면이나 공적자금 지원 같은 보험도 없이 전면 고용승계를 했다가 회사가 망하면 결국 해고된 노동자건 잔류 노동자건 간에 죄다 실업자가 된다. 작가진의 권선징악적 고전소설 급의 단세포적 유치한 현실인식이 드러나는 부분이다.[69] 원작의 진도준은 드라마판에 비해 진양철과 훨씬 친밀했고 진심으로 아끼며 신뢰하는 관계였다. 그럼에도 원작의 진도준은, 못난 아들들이 잘난 손주에게 다 빼앗길까 염려한 진양철이 지분을 손주에게 밀어주지 않아도 개의치 않았고, 자기 능력으로 순양그룹을 얻어냈다. 드라마판 진도준과는 그릇 차이가 심하게 난다.[70] 원작의 진도준과 똑같은 행보이지만 원작의 진도준은 사회정의에 대해 훈장질하는 식의 도덕선생님 짓을 한 적이 없다. 또한 일관된 피카레스크 캐릭터로서 성공하고 복수한다는 목적 수행에만 충실했다. 그리고 원작의 진도준은 건설사를 인수한 뒤, 내부 부패를 청산하고 인적 쇄신을 꾀하며 신상품을 만드는 등 건설사 경영자로서 책임을 다했다.[71] 진영기, 진화영, 최창제 정도면 최소 검사장급에게 접근했었어야 자연스럽다.[72] 남성이 여주인공에게 이입하기 쉽지 않듯, 여성들 역시 남주인공에게 이입하기 힘들다.[73] 혹자는 페미니즘 여성서사적 인위적 여캐 할당제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여성서사적 시각으로 볼 때 연애를 위해 극의 핵심과 상관없는 여성인물을 종속적으로 집어넣는 짓은 극혐 포인트다. 인간적 주체성 없이 그저 연애의 도구로 대상화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차라리 무리한 비중을 빼고 로맨스 없이 전문가 검사로만 충실한 쪽이 좀 더 여성서사적으로 부합되는 능동적 캐릭터 활용이다. 즉, 본작의 억지 로맨스 부여는 여성서사로 봐도 문제가 있으며, 여캐 할당제라기 보다는 전형적이고 케케묵은 기성 한국드라마식 구습에 가깝다.[74] 물론 이필옥이 살인교사를 저질렀긴 했다. 그러나 검사 입장에서 볼 때 법대로 하자면 경찰에 신고하는게 최우선이다. 게다가 그 혐의를 협박해서 국민적 대기업의 지배지분을 강탈한데다 지분을 받아먹고 범죄 행위를 은닉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위이며, 증여와 상속 관련해서도 찜찜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75] 서민영의 아버지는 서민영의 대학교 입학 시점에 이미 서울지검 차장검사였다. 서울지검 차장검사는 차장검사 중 최고참이자 검사장 승진을 눈에 앞둔 검사장 승진 1순위이다. 서민영이 사법연수원을 거치지 않고 대학 입학 4년만에 검사로 임관했다고 가정해도 서민영의 아버지는 연차상 이미 검사장으로 승진을 하고 최소 고검장이거나 검찰총장이 되었을 것이다.[76] 전술한 바와 같이 극중 시간의 흐름상 서민영의 아버지는 서민영의 검사 임관 시점에는 최소 고검장급 검사이다. 백번 양보해서 문제가 있어서 승진을 못해 계속 차장검사라고 가정해도 일반적인 기업 직급체계와는 달리 검사의 직급체계상으로 차장검사는 부장검사의 상사이며,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검찰 조직의 특성상 발휘하는 권력은 압도적이다.[77] 집안에 판사, 검사 및 변호사는 기본이며 할아버지는 전직 대법원장, 아버지는 전직 헌법재판관이라는 설정이다. 이 외에서 친척일가가 다 모이면 전현직 법원•검찰청 수뇌부 모임이라고...[78] 남자 수사관이 서민영을 부르는 별칭. 영감이라는 칭호가 조선시대에 정승을 부른는 칭호라고 생각하면 자기보다 어린 서민영을 치켜세워주는 별명으로 보면 된다. 주로 꽤 경력있는 판사, 검사에게 붙는 호칭이라는 걸 생각하면, 눈밖에 난 젊은 검사가 쉽게 들을 호칭이 아니다.[79] 혹자는 이를 두고 맥거핀 적 활용이라 들먹이기도 한다. 그러나 철저하게 시청자의 반응을 계산하고 의도하여 배치한 맥거핀과, 벌려놓은 사건을 수습 못해서 방치된 본작의 무의미한 전개 간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80] 가장 가능성 높은 추측은 윤현우의 대학 입시와 관련해 어머니께 대학에 갈 거라 말하는 장면이 나온 것으로 보아 대학 등록금이 필요했을 것이란 점이다. 그 시점에선 아직 아버지 복직도 불투명한 상태였고, 어머니 입장에선 어떻게 해서든 윤현우의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했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되면 그것이 어째서 저번 생에선 없었고 이번 생에선 있었는지 설명할 필요성이 있다. 어느 쪽이든 개연성 부족의 지적을 피할 순 없다.[81] 윤현우 아버지의 직장의 모티브는 무려 기아자동차이다. 작중에서 해당 기업이 IMF로 부도를 겪긴 하지만 자동차 기술자라는 일은 동종 대기업으로 이직하든 2차, 3차 하청업체에 취업하든 뭘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이다. 실직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더라도 최소한 2002년 시점에는 무난히 가세가 회복되었을 것이다.[82] 게다가 그 근속기간은 한국경제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서 고도성장하던 역사적 황금기였다. 누구나 빈손으로 단칸방에서 시작해도 적금들고 저축하면 내 집 장만은 할 수 있는 시대였다.[83] 배우 박혁권이 원작의 오세현처럼 진중하면서 때로는 유머러스한 캐릭터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배우임에도 원작에 비해 유달리 방정맞은 캐릭터가 된 것은 배우가 이전에 맡은 길태미를 다분히 의식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84] 드라마판의 레이첼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타격을 받았다.[85] 왕좌의 게임 등장인물인 세르세이 라니스터가 해당 유형 캐릭터 구축의 명답안이다.[86] 원피스의 캐릭터 실버즈 레일리에 비견될 법한 카리스마라고 이해하면 연상이 쉽다.[87] 텍스트릿 팀장이자 세종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 조교수로도 일하고 있는 웹소설 계의 대표적인 인텔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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