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10-28 23:13:57

토사구팽

고사성어
토끼 죽을 삶을

1. 개요2. 유래3. 사례4. 여담5. 관련 문서

1. 개요

'토끼가 죽으면 개가 삶긴다'[1]는 뜻으로, 어떤 일이 성취된 뒤에 그 일의 성취에 있는 힘을 다하여 애를 쓴 사람을 의리 없이 내치는 경우를 가리키는 고사성어이다.

사기》〈월왕구천세가〉에서 '교토사주구팽(狡兔死走狗烹: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긴다.)'이라고 나온다. 이 말이 '토사구팽'으로 축약된 것. 범려, 문종 등의 헌신으로 월왕 구천이 마침내 중원의 맹주가 되자, 범려가 갑자기 월나라를 떠나면서 문종에게 '토사구팽' 당하기 전에 당신도 월나라를 벗어나라고 충고한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같은 표현이 《사기》〈회음후열전〉에서도 나오는데, 이때는 유방에게 지위를 강등당한 한신이 유방을 원망하면서 이 말을 한다.

2. 유래

范蠡遂去, 自齊遺大夫種書曰:「蜚鳥盡, 良弓藏;狡兔死, 走狗烹. 越王爲人長頸鳥喙, 可與共患難, 不可與共樂. 子何不去?」

범려가 (월나라를) 떠나 제나라에서 문종에게 편지를 보내어 말하길, “날아다니는 새가 다 없어지면 좋은 활은 감추어지고,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기는 법이라네. 월왕 구천은 목은 길고 입은 뾰족하여 근심과 어려움은 함께 할 수 있어도 즐거움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니, 그대는 어째서 떠나지 않는가?”라고 했다.
사기》〈월왕구천세가〉
춘추시대 월나라의 군사 범려의 말에서 유래했다. 오나라를 멸망시킨 월나라의 왕 구천은 고생할 때는 함께 고락을 나누지만 자신이 부귀해질 때면 교만해져 모든 것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범려는 구천이 천하의 맹주에 오른 후 자신을 포함한 공신들을 죽일 것이라 미리 예측해서 월나라를 떠났는데[2], 이때 문종에게 함께 물러나자고 권하면서 위의 말을 전한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문종은 병을 핑계로 몸을 사리긴 했으나 끝내 월나라를 떠나지는 않았다. 그리고 범려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문종은 구천에게 죽임을 당했다.[3]

이후 거의 똑같은 표현이 《사기》〈회음후열전〉에 나온다. 사실 이 쪽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중국을 통일한 유방은 일등공신 한신을 초왕(楚王)으로 봉하였으나, 그의 세력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도전하지 않을까 염려하였다. 실제로 괴통이 한신에게 문종과 범려의 이야기[4]를 들려주며, '군주를 떨게 하는 지혜와 위세를 지녔고, 상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을 정도의 큰 공로를 가지고 있는 자는 위태롭다.'면서 유방을 배반할 것을 권하였으나, 한신은 유방과의 의리를 지킬 것이라며 괴통의 제안을 거절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괴통의 말대로 유방은 너무나 큰 공로를 세운 한신을 계속해서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고, 결국 유방은 종리매를 핑계로 한신을 사로잡고는 풀어주면서 한신의 지위를 초왕에서 회음후(淮陰侯)로 강등시켰다. 이에 한신이 유방을 원망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信曰:「果若人言, 『狡免死, 良狗亨;高鳥盡, 良弓蔵;敵國破, 謀臣亡.』天下已定, 我固當亨!」

과연 사람들 말대로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개[5]는 삶아지고, 높이 있는 새가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지며, 적국을 깨뜨리면 지략을 쓰는 신하는 망한다.’라는 것과 같구나.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나는 진정 삶음(亨)을 당하겠구나!
사기》〈회음후열전〉
이후 한신은 유방이 자기의 능력을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것을 알았으므로 늘 병을 핑계로 조회에 나아가지 않고 수행하지도 않았다. 또한, 명성을 중요하게 여겼던 한신은 회음후로 강등된 뒤 자신이 강후(絳侯)나 관영(灌嬰) 등과 같은 반열에 있다는 것을 늘 부끄럽게 생각했고, 남몰래 유방에게 불만을 품고는 밤낮으로 원망하였다. 몇 년 뒤 진회가 모반을 꾀할 때 한신은 내부에서 호응하려다가 유방의 아내 여후에게 그 계획이 들통나서 역으로 사로잡혔고 곧 허망하게 죽임을 당했다.[6]

3.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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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담

  • 토사구팽의 처지에 이른 것을 '팽 당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팽 당하다'는 말은, 현대에 와서 줄인 말이 아니라 의외로 한신이 직접 한 말에서 유래했다. 한신은 "天下已定, 我固當亨!(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나는 진정 삶음(亨:팽)을 당하겠구나!)라고 했는데, 여기서 '팽(亨) 당하다'는 말이 나온 것. 亨과 烹은 같은 뜻이다.
  • 영어권에서 토사구팽과 가장 비슷한 단어는 'Plutoed'. 행성 직위를 박탈당한 비운의 왜행성인 명왕성에서 따온 단어다. 미국 학계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억지로 행성 직위를 주었다가 결국 퇴출되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다만 이 쪽은 배신 뿐 아니라 명성을 갑작스레 잃은 경우까지 포함하는 좀 더 광범위한 단어다. 더 일반적인 관용어로는 'squeezed orange'가 있다. 시큼달콤한 즙을 다 짜내고 난 오렌지는 쓸모가 없으니 버리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 보신탕의 야만성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감자였던 90년도에 나온 어린이 교육용 서적중에는 개를 '삶는다'라는 표현을 넣는 게 껄끄러웠는지, 개를 팔아버린다는 표현으로 순화시킨 책도 있었다.
  • 제주어로는 토소구팽이라고 한다. 제주어엔 아래아 음운이 남아있는데 이게 육지 사람이 듣기엔 비슷한 발음으로 들린다고 한다.
  • 1박 2일 시즌 3에서 김주혁이 울진 남자 여행에서 사자성어 게임 도중 토사구팽이라고 답해야 할 것을 토사'궂'탱[7]이라는 희대의 오답을 시전했다. 그래서 김주혁에게 그 유명한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5. 관련 문서


[1]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고 오역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狗烹은 '주어+동사'이므로 주어 뒤에 '은,는,이,가'가 나와야 한다. 여기서 狗는 목적어가 아니다. 만약 제일 앞에 가주어가 있다손 치더라도 '토끼를 죽이면 개를 삶는다'가 되어서 문장 자체의 의미가 이상해지므로 틀린 번역이다.[2] 과거 범려는 전쟁에서 지는 바람에 오왕 부차에게 살해당할 위험에 처했는데(부차의 아버지 합려가 월나라와의 전쟁에서 죽었기 때문) 이때 범려가 오왕의 똥을 맛보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구천이 그 말대로 행해서 목숨을 건졌는데 이후 구천이 이 일을 생각해내고 범려를 죽이려 들었다. 물론 범려는 진작에 제나라로 튀었기 때문에 죽지 않았다.[3] 누군가 문종이 반란을 일으킨다고 중상모략하자 구천은 문종에게 검을 내리며 자살하라고 명하니, 문종은 마침내 자살하였다. 해당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여 요약함.[4] 대부(大夫) 종(種)과 범려(范蠡)는 망해가는 월(越)을 존속시키고 월왕(越王) 구천(句踐)을 패자(覇者)로 만들어 공을 세우고 이름을 날렸지만, 자기 몸은 죽게 되었습니다. 들짐승이 다 없어지면 사냥개도 삶아지게 됩니다. 교분으로 말한다면 당신과 한왕은 장이와 성안군보다 더 친하지 못하며, 충성과 신의로 말한다면 대부 종과 범려가 구천에게 대한 것만 못합니다. 이 두 가지의 일은 거울로 삼을 만하니, 당신께서 깊이 생각해보십시오. #[5] 원래 범려는 '사냥개(走狗)'라고 말했는데, 한신은 이를 '훌륭한 개(良狗)'로 바꾸었다. 한신은 자기 자신을 '사냥개'라고 불릴 정도의 잔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범려의 말을 바꾸었던 것.[6] 해당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여 요약함.[7] 자막에 이렇게 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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