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13 23:24:25

역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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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관련 문서

1. 개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 나타나는 특수현상. 임대차 월세 계약을 유지/갱신하는 조건으로, 임대인(집주인)이 임차인(빌린사람)에게 매달 일정금액을 돌려주는 현상을 말한다.

2. 상세

원래는 주택 임차인이 집을 빌려사는 대가로 월세를 임대인에게 지불하지만 한국에서는 전세라는 독특한 제도 때문에 역월세라는 희한한 현상이 생긴다. 즉 역월세도 한국에만 존재하는 현상이다.

은행 이자금리가 아주 높지 않은 이상 집주인이 전세금을 그대로 은행에 넣어두는 경우는 드물고, 이를 사업 자금으로 쓴다든지 주식이나 다른 부동산에 투자를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운용한다. 이렇게 전세금이 어딘가에 묶여있기 때문에, 기존 세입자가 이사가려고 할 때에 집 주인은 세입자를 내보낼 때엔 전세퇴거자금 대출을 단기로 끌어오거나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서 새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을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막기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세입자를 내보낸 후 세입자를 새로 들이지 않고 실거주하거나 공실로 남겨두는 것을 '깔고 앉는다'고 표현한다. 이 때 임대한 집의 전세 시세가 기존보다 높다면 퇴거자금 대출 후 주택담보대출 전환시 LTV 규제에서도 더 자유로워지고, 시장 외적인 이슈가 없다는 전제 하에는 새 세입자를 들이거나 대출을 받는데에 있어 별 문제는 안 생긴다.

그런데 모종의 이유[1]전세 시세가 하락할 경우에는 신규 세입자에게 받은 전세금액이 기존 세입자에게 되돌려줘야 할 금액보다 적어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3억원의 전세금을 받았다면 신규 세입자에게도 최소 3억원을 받아야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지만, 만약 시세가 2억 5천만원으로 떨어졌다면 집주인은 나머지 5천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든 지인에게 빌리든 아니면 집을 아예 팔아서든 3억을 채워 기존 세입자에게 줘야만 한다. 이런 현상이 시장 단위로 벌어지는 경우가 바로 역전세장이다.

문제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에게 모종의 사정이 있어 도저히 돈을 구하지 못하거나 혹은 집주인이 악질이라 배째라는 식으로 나올 때다. 그러면 기존 세입자는 해당 집을 경매로 넘겨서 경매낙찰금에서 전세금을 반환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집주인은 집에 대한 권리를 잃게 되어 전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경매가 기존 세입자에게 좋은 것만도 아니다. 경매 신청을 하고 누군가가 낙찰받아 전세금을 돌려받기까지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들고 스트레스까지 받으니, 무사히 전세금을 돌려받는다 해도 기존 세입자 입장에서는 상처뿐인 영광 밖에 안 된다. 그나마 전세금을 100% 돌려받기나 하면 다행이고, 만일 경매 낙찰금액이 전세금보다도 낮으면 오랫동안 온갖 몸고생과 마음고생은 다 하고 원래 받아야 할 전세금보다 낮은 액수를 받는데 그칠 수도 있다.

그래서 경매까지 가게 되면 집주인이나 세입자나 여러모로 골치가 아픈 상황이 되니 그런 상황까지는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은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를 봐서 낮아진 전세시세 만큼의 차액을 임대차 계약 2년(24개월)간 분할상환하도록 세입자 우위의 재계약을 한다. 즉 위의 예시의 경우, 첫 번째 전세 계약 때는 세입자가 3억원의 전세금을 내고 살았는데, 전세가 하락으로 이사를 가려 해도 전세금을 다 못 받게 생겼으니 이사 계획은 취소하고 다시 전세 계약을 체결한다. 두 번째 전세 계약은 시세대로 2억 5천만원으로 맺되, 대신 차액인 5천만원을 계약 기간 2년(24개월) 동안 집주인에게 월세처럼 매달 나누어 받게 되며 이것이 역월세다. 보통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야 하는데, 거꾸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를 주는 셈이 되어 역월세라 부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집주인이 전세 반환금을 내줄 능력도 없고 신규 세입자를 구하기도 여의치 않으니 "낮아진 전세 시세만큼의 차액을 매달 분할로 돈을 돌려드릴 테니 이 집을 계속 임대해서 살아주세요"가 된다.

다만 강남권의 경우 역월세는 선불로 주는 경우가 많다. 즉 2년치 역월세를 만기 다음날 일시불로 한번에 지급하는 것.

간혹 임대인의 자금 융통이 정말 심하게 빠듯하다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균등분할상환, 원리금균등상환에서는 당연히 여겨지는 원금 상환조차 못하고 신용대출처럼 '다음 전세계약 만기까지 보증금을 줄인만큼의 목돈을 임대인이 사용하는 이자'만 지불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지불하는 부동산 사용료)=(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지불하는 대출이자)의 양변이 같다는 전세의 원리에서 우변이 좌변보다 커지는 것과 같으므로(좌변이 커지는 것이 바로 반전세, 월세의 원리이다!) 세입자가 실거주 환경을 굳이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라면 쉽게 발생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별도의 차용증을 작성한다거나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 갱신이 거절되거나 기준금리 변동으로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오르는 등의 변수 또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역월세를 어떤 식으로 받든 임차인이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런 역월세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라면 다행이고, 과거의 전세 시세보다 현재의 매매가가 더 낮거나 비슷해질 정도로 정말 심하게 망해버린 역전세장에서는 집주인이 끝까지 배째라로 굴거나 아예 자기자본에다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끌어들인 차입금까지 일부 손절할 각오로 매도하는 경우도 있다. 전세금을 제외한 잔여가치가 매우 적거나 심지어는 마이너스인 경우에 해당하는 깡통주택의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매 청구를 해봤자 집값이 전세값보다 낮아 전세금을 일부 밖에 못 받기 때문에 세입자가 심각하게 큰 타격을 입게 되며, 임대인 또한 집이 날아가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매우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최악의 경우 경매 청구니 뭐니 하기도 전에 집주인이 "나는 보증금을 못 빼주니, 당신이 이 집 가지고 가라"고 세입자에게 소유권을 떠넘겨버리는 경우도 있다. 마진거래에서 보이는 반대매매의 원리와 같다. 주택이 그냥 깡통주택 정도가 아니라 세금과 유지비만 퍼먹는 괴물, 한마디로 돈 먹는 하마가 된 경우이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어디 산꼭대기 달동네 단칸방에서나 벌어질 수 있고, 인구 집중으로 언제나 주택이 부족한 수도권에서는 이 정도로 일이 꼬이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그러나 2022년 중반부터 고점에서 실행한 갭 투자자들이 자산시장 버블 붕괴의 직격타를 맞으며 단순 역전세를 넘어선 깡통주택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세입자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갭투자의 경우 첫 번째 집의 전세금과 일부 대출로 두 번째, 세 번째 집을 구입해 집을 불려나가는 식이라, 사회 전체적으로 전세가가 하락하게 되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깡통전세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깡통전세로 인한 급매물이 경매로 쏟아지게 되면 매매가와 전세가가 더더욱 낮아지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게다가 여기까지 몰릴 정도의 집주인들은 인천 미추홀구의 소위 '건축왕' 남 모 씨의 사례에서 관찰되듯 국세 체납이나 다른 대출로 인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서 세입자들의 전세금 반환채권이 휴짓조각으로 전락하고 세입자들은 큰 돈을 날리고 빚더미에 앉는 비극을 맞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소유권 이전 사례도 절차는 좀 다르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 어디 달동네 구옥의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라, 정상적인 형태의 주택에 대해서도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이름하야, 셀프 낙찰(...) 24년 2월에만 133건 접수되었다. #
귀찮기도 하고, 어차피 이 지경까지 오면 집주인 입장에서 물건의 소유건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어지니, 배째라 하고 전세보증금 반환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 경우 끝끝내 해당 금액 - 보통 시세에 비해 과다하며,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비싼 경우(!)조차 흔하다 - 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경매로 가는데, 경매에서조차 인기가 없는 등의 이유로 입찰이 되지 않아 유찰이 반복되거나, 입찰가 또는 감정가가 지나치게 내려가서 돈을 다 날리는 것도 모자라 전세대출 상환불능으로 세입자가 막대한 원금일시상환 부담 또는 채무불이행 및 신용불량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지경까지 오면 깡통전세에 데인 세입자 중 그나마 안정적인 직장이 있어 대환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장기분할상환이 가능한 경우, 보증금 반환을 포기하는 댓가로 경매입찰하여 울며 겨자먹기로 소유권을 가져오게 되는 원리이다.
물론 이래도 제 값에 되팔기는 힘들지만, 당장 무일푼으로 집에서 쫒겨나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태는 막을 수 있고, 혹여나 인플레이션 등으로라도 언젠가 매매가가 오른다면 전세금 및 전세자금으로 투입한 자기자본의 일부 또는 전부를 되찾을 수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리금 장기분할상환(20~50년) 능력이 된다는 가정 하에, 극단적으로는 재건축/재개발 또는 사망시까지 그 집에서 지박령이 되어 평생 거주한다는 해결방법도 있긴 하다. 물론, 이 역시 거주이전의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고, 차후 노후화로 인해 발생하는 유지비용을 다 떠안아야되는 데다가, 인생사 갑자기 이사갈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상당한 대가와 리스크가 따르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입지 좋은 상급지는 이런 경우가 잘 없고(보통 타인이 적정가에 경매낙찰 받고 보증금 일부 손실보는 선에서 끝난다. 운 좋으면 전부 건지기도 하고.), 99% 인기 없는 지역이다.

3. 관련 문서


[1]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상승하여 세입자들이 월세를 더 선호하게 될 수도 있고, 근처 동네의 신규 입주장이 시작되어 전세 공급이 폭증하고 주변 지역에까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굉장히 다양한 이유로 빚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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