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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생태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며 암수 한그루로 7~9월에 노란 꽃이 피어 8~9월까지 핀다. '수세미외[1]'라고도 한다. 학명은 Luffa cylindrica (L.) M.Roem.인데, 한국어 인터넷 자료에서는 속명을 Luffa가 아닌 Lufa로 오타를 낸 것들이 돌아다닌다.대부분의 박과 식물들처럼 단성화를 피우며 수꽃은 봉오리 무더기에서 하나 피고는[2] 다음 꽃이 피면 스스로 떨어지므로 이를 모르면 누가 딴 줄 알고 괜히 신경전을 벌일 수도 있다.
이 꽃을 쪼개면 한가운데에 달콤한 물이 있는데, 꽃무지처럼 아예 식물 조직을 먹어치울 수 있는 곤충이 아닌 한 쉽게 찢을 수 없으므로 꽃 근처를 두리번거리며 허송세월한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다른 식물과 함께 심으면 해충을 이 수세미로 유인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유인식물'로 분류된다. 그래서 수세미 단독으로 키우려면 해충이 잘 몰려들기 때문에 관리가 까다롭다.
열매는 큰 애호박이나 오이처럼 생겼고, 처음에는 열매가 자라면서 단단하고 무거워지지만 점점 익어가면서 무게가 가벼워지고 약간 말랑말랑해진다.
1.2. 쓰임새
덜 익은 열매를 식용할 수도 있으며, 식이섬유가 풍부하다.다 익은 수세미 열매는 질겨져서 먹기는 어렵지만 대신 삶아서 껍질을 벗기면 안의 과육이 섬유질로 변해 스펀지처럼 변한다. 이것을 말리면 나름대로 튼튼해져서 예전에는 설거지용으로 많이 사용했고, 2번의 어원이 되었다. 지금도 천연수세미로 쓰이기도 한다. 영어권에서는 Luffa sponge라고 부르며 목욕용품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의외로 음식물 찌꺼기나 기름때가 잘 닦인다. 웬만한 합성섬유 수세미보다 좋을 정도. 하지만 그냥 식물 섬유인 만큼 내구성은 그리 좋지 않아서 오래 쓸 수 있는 합성섬유 수세미에 비해 수명이 매우 짧다.
성장 중인 줄기를 잘라 수액을 채취하면 미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줄기 한가운데를 잘라서 모아두어야만 하므로 여러 그루를 심어 두고 솎아줄 때 채취하면 편하다. 또 말린 수세미를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수세미차로 마실 수도 있다. 이 수세미차는 비염, 감기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2. 주방용품
음식을 먹고 난 뒤 설거지를 할 때 그릇을 씻는 데 사용되는 도구로, 예전에는 위 1번 항목인 식물 수세미의 열매로 설거지를 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주방용품 수세미의 어원이 나왔다.
가공 수세미로 설거지를 하기 때문에 식물 수세미로 세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나, 현재는 다시 식물 수세미를 이용한 '천연 수세미'도 판매되고 있다. 시골에선 식물 수세미를 말려서 아직 쓰기도 한다. 조직이 질기고 합성수지/철제 수세미보다 부드러워 그릇에 흠집을 내지 않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내구성이 약하고 금방 때를 타고 제대로 안 말리면 썩을 수도 있어서 보관에 주의하고, 자주 바꿔줘야 한다는 점.
서양의 해면(스펀지)과 유사하다. 설거지나 몸을 씻는 용도로 해면을 써왔기 때문에 합성 섬유를 이용한 스펀지를 수세미로 사용하는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용어가 유지되고 있다.
더러운 음식물을 닦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지저분한 물건을 '똥쑤세미'라고 일컫기도 한다.
부드러운 수세미도 있지만, 억세거나 연마제가 들어간 수세미도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3M의 스카치 브라이트 수세미가 있는데, 이런 수세미를 이용해 금속, 알루미늄 식기를 닦았다가는 엄청난 흠집을 보게 될 것이다. 사실상 석영과 비슷한 경도를 가지는 유리, 사기[3] 그릇이라면 심지어 철수세미로 벅벅 문질러도 별 상관이 없지만 금속 식기, 흠집이 나기 쉬운 플라스틱 식기 등의 세척에는 수세미를 잘 골라서 쓸 필요가 있다.
특성상 항상 물기가 있기 때문에 세균들이 번식하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된다. 사용한 뒤 물기를 꼭 짜내고 빨래집게 등을 이용해 걸어서 말리는 것이 좋다. 그래도 세균 오염은 해결하기 어렵고, 아예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 가량 돌려버리는 방법으로 살균을 하기도 한다. # 하지만 철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수세미는
오염된 수세미는 중성세제인 주방세제로 보통 처리하는데 중성으로 처리 안되는 성분은 남아있으니, 알칼리성인 비누[5]로 손빨래를 하면 상당히 깨끗해진다. 새 수세미를 써도 음식물의 양과 종류에 따라 오염이 금방 일어나는데 매번 사고 버리는 것도 지출증가과 환경오염에 안 좋으니, 중성세제 왕창 부어서 왜 세척이 안 되지? 하지 말고 비누를 써보자.
2020년대에 들어서는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코코넛이나 옥수수 등을 이용한 생분해성 수세미와, 윗 문단에 있는 말린 수세미 등으로 사용하는 가정이 늘고있다.
2.1. 종류
2.1.1. 철수세미
강모라고도 한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눌러붙은 기름 때와 말라붙은 찌꺼기 등을 쉽게 닦을 수 있다. 그러나 힘조절을 잘 하더라도 표면이 약한 식기에는 흠집이 날 수 있는[6] 하이 리스크[7] 하이 리턴의 아이템이므로 많이 사용하지 말자. 표면이 하얀 도기류는 당장 티가 나지 않지만, 질이 좋지 않은 유약이 사용되었다면 흠집이 생기며 여기에 음식물이 스며드므로 점점 사용 후 물이 많이 들어있는 걸 볼 수 있다. 표면에 테플론 코팅이 된 프라이팬 같은 식기들에는 절대 엄금이다. 얄짤없이 프라이팬 새로 사야 한다.이름과는 달리 내구도가 높지 않다. 가는 스테인레스 철사를 뭉친 형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쓰다 보면 섬유가 중간중간 끊어지고 형상이 금세 뭉그러진다. 게다가 철수세미를 이용할 정도면 음식이 빡빡 눌러붙어 있는 괴악한 상태인 경우가 많은지라 힘을 더 주게 되니 뭉그러지는 것은 가속화된다. 물론 뭉그러진 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끊어진 철수세미 섬유의 단면은 날카롭다! 세척력은 좋아진 것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그릇에 흠집이 생기기 더 쉬워지며, 손을 다칠 우려도 생긴다. 고무장갑이 구멍날 정도. 그리고 고무장갑에도 역시 금방 쇠색깔이 박힌다. 쇠가 묻어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쇠수세미 속에 들어간 음식물은 잘 나오지도 않는다. 그러면 안에서 부패하고 당연히 균 등이 그 안에 넘쳐나게 된다. 그래서 오염이 심해진 수세미는 비주방용으로 사용하다 버려지는 게 보통이다.
당연하게도 철수세미는 일반 쓰레기가 아니라 재활용 쓰레기, 즉 고철로 분류해서 버려야 한다. 일반 쓰레기에 섞여 있는 철수세미 때문에 소각장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한다. 여러모로 깨는 아이템이다.
군대에서 큰 밥솥을 설거지할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2.1.2. 아크릴 수세미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만한 주방 표준 수세미. 대표적인 상품이 3M의 스카치 브라이트 수세미(녹색)이다. 세정력은 생각보다 낮지만 내구도가 높다. 철수세미에 비해 식기를 상하게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꽤나 억센 편이다. 과장 조금 더 보태서 철수세미와 비슷한 수준. 성인 남성이 작정하고 문지르면 탄 냄비도 벗겨내는 파워를 자랑한다[8]. 아래쪽에 나오는 수세미나 스펀지, 천연 수세미 등은 아무리 힘을 써도 탄 부분을 벗겨내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 힘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세제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세척력을 높이기 위해 연마제를 듬뿍 넣은지라, 스테인리스 제품의 광택을 없애버리고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흠집을 내 불투명하게 만들어주는 숨은 공신이다. 연마제가 강하게 들어간 제품은 청소용 수세미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 청소용 수세미라는 걸 잘 보면 이 초록색 아크릴 수세미다. 주방용으로는 너무 강력한 파워 덕에 청소용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되는 편. 사실, 청소용으로도 이런 거 쓰면 크롬 광택이 죽고 흠집이 엄청나게 나기 십상이다. 적은 힘으로도 눌러붙은 찌꺼기를 잘 닦아내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테플론 코팅 제품이나 법랑, 플라스틱 제품에 사용하면 내구도가 살살 녹아버린다. 그릇이나 주방도구 오래 쓰고 싶으면 초록색 아크릴 수세미 말고 다른 수세미를 사용하자.
2.1.3. 양면수세미
초록색 아크릴 수세미의 단점을 극복한 아이템으로, 한국 주부의 아이디어를 3M이 채택한 상품이라고 한다. 세제 거품이 잘 나지만, 생각보다 오래 사용하지 못한다. 한쪽 면이 부드러운 스펀지로 되어 있어 약한 식기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네모난 밀폐용기의 안쪽 모서리 같은 움푹 들어간 곳은 스펀지로 닦는 게 더 꼼꼼하다.2.1.4. 망사 수세미
식기 손상 정도는 매우 낮지만 그만큼 잔여물 제거 효과도 낮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으나 생각만큼 쉽게 찢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3개 2천원에 구입 가능할 만큼 가격도 저렴하다. 조물거려도 거품이 잘 안 나는 편이다. 일반 수세미처럼 쓰기보다는 오염이 적은 물잔 등을 닦는 용도로 적합하다. 그런데도 마른 커피나 차 자국은 지우기가 어렵다.코바늘로 뜨개질하여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가내수공업으로 생산도 가능하다.
극세사 재질은 세제를 묻혀 기름때를 제거하는 용도보다, 남은 세제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쓴다.
2.1.5. 천연 수세미
1번 항목. 모든 수세미의 어원이 된 바로 그 원조 수세미. 수세미 열매를 말려서 만든 것으로, 예상 외로 성능이 정말로 뛰어나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그릇을 훼손하지 않고,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어서 각광받고 있다.일반적인 주방용품 상점에선 찾아보기가 어려운 편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농촌에 사는 가족이나 친지 등의 루트를 통해 입수하기 때문에 평생 구경도 못 해본 사람도 많이 있다. 다만 시대가 다시 돌고 돌아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 전용 매장에서도 종종 판매한다. 가끔 대형마트에 대놓고 걸려있기도 한다. 값도 싼 편으로 환경에 신경 쓰는 의미로 사용하면 환경에 좋고 그릇도 상하지 않아 일거양득이다. 다만 천연물인 만큼 내구도 면에선 확실히 하위.
2.1.6. 컵 수세미
컵을 닦을 수 있도록 긴 손잡이가 달린 수세미. 수세미 대신 솔이 달린 경우도 있다. 일반 수세미로는 끝까지 닦기 힘든 길고 좁은 식기를 쉽게 닦을 수 있다. 사실상 모양은 변기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류나 음료수를 취급하는 음식점 주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컵뿐만 아니라 주둥이가 좁은 병 등을 닦기 위해 솔 심은 병 주둥이보다 가늘어 주둥이를 통과했을 때 솔들이 병 내부를 닦을 수 있게끔 되어 있는 제품들이 주류를 이룬다.특성상 좁고 깊은 컵을 많이 닦을 일이 없는 가정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지만 천만에. 아기가 있는 집에는 젖병 세척용 전용 솔을 구비하게 되며 젖을 뗀 후에도 컵이나 구멍이 작은 물병을 닦는 용도로 딱이라 어른들만 있는 집에도 얼마든지 있다.
2.1.7. 1회용 수세미
한 번 쓰고 버리도록 설계된 일회용품. 한 장씩 뽑아 쓰거나 롤에서 잘라내어 쓴다. 여행 갈 때나 기름기가 너무 많은 식기를 닦아내고 수세미를 버려야 할 때에 사용하기 편리하다. 물론 가정에서는 다회용 수세미를 쓰는 것이 쓰레기도 줄고 환경에도 친화적이다.2.2. 여담
- 중국에서는 70대 노모가 아들의 자동차를 정성껏 철수세미로 닦아줘서... 화제가 되었다. 70대 노모는 '철 수세미'가 차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했던 듯하다. 관련 기사 아들은 감동받아 울 뻔했는데 흠집이 난 걸 보고 진짜로 울었다고.
[1] 외는 오이가 줄어든 것. 참외도 그렇다.[2] 위 사진에 피어 있는 꽃이 수꽃이다.[3] 유약에 광물질이 포함되어 코팅한 효과가 난다.[4] 원래 전자레인지에는 금속, 나무, 일반 플라스틱은 사용하면 안 된다.[5] 빨래비누가 좋고, 없으면 아무 비누나 상관없다.[6] 이 세정력을 견딜 수 있는 경도, 그러니까 유리 혹은 사기제 소재 식기가 아니면 다 흠집이 난다 봐도 좋다. 아니, 사기그릇도 원래 쓰면 안 된다. 그릇에 쇠 색깔의 점처럼 뭔가가 박히는데 당연히 쇳가루 아니겠는가? 프라이팬 닦겠다고 벅벅 문질러대면 테플론 코팅도 맛이 간다. 애초에 철로 만들어진 수세미이니 비슷한 경도를 가지는 금속이나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다 긁어버릴 수밖에...[7] 1. 맨손으로 할 경우 손에 박힐 가능성이 있다. 2. 내구성이 약해 냄비 이음매 사이 같이 좁은 데 끼기도 한다. 3. 칼이나 가위 같은 철제품을 닦다 산산히 분해되기도 한다.[8] 실제로 소형 금속제품의 표면 처리를 하는 공장 등에서 아크릴 수세미를 사용한다.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연마석과 연마제, 물을 섞어 작업을 하지만 그 후에도 남는 울퉁불퉁한 부분은 수세미로 밀어낸다. 샌드페이퍼를 쓰게 되면 물에 젖어 찢어지고 연마력도 낮아지지만 아크릴 수세미는 그냥 물과 쇳가루가 섞여있어도 탈탈 털어내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녹색 아크릴 수세미는 공업용과 가정용으로 나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