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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스테인리스, 은, 놋 숟가락 |
서양식 숟가락 |
1. 개요
🥄 / 숟가락 / 匙 / Spoon음식을 뜨거나 푸기 위해 사용하는 식기.
거의 대부분 문화권에서 어린아이가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숟가락질이다.
그렇게 쉬우면서도 식사시 상당히 다양한 기능이 있다. 포크는 찍기만 가능할 뿐이며 힘 조절을 잘못하면 대참사가 발생하고, 나이프는 기능 자체는 단순한데 나이프만 가지고 식사하기가 힘들다. 젓가락은 잘 쓰면 굉장히 유용하지만 국물이 있거나 낱알이 풀풀 날리는 음식[1]은 먹기가 힘들다. 반면 숟가락은 원한다면 숟가락 하나만으로 단독 식사가 가능하다. 숙달된 사람은 나이프처럼 음식물을 썰 수도 있고 포크처럼 찍어 먹을수도 있다. 하지만 면류를 먹기 힘들다는 것이 단점. 그래서 면류 음식이 발달한 동아시아에서는 젓가락을 겸용한다. 별개로 위와 같은 행위는 식사예절에 어긋나므로 되도록 자제하자.
요즘은 1인 가구가 늘었고 자기 스스로에게 엄격한 예절을 지키게 하진 않을 테니 코로 국을 먹든 포크로 밥을 먹든 상관 없긴 하나, 혼자 먹을 때와 여럿이 먹을 때가 바뀔 때마다 매번 식습관 바꾸기도 힘들고 혼밥 때의 습관이 여럿이 먹는 자리에서 무심코 나올 수도 있으므로 평소 혼자서라도 어느 정도의 식사 예절은 지키며 먹도록 하자.
이렇게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어린이용 식사 도구로도 가장 많이 애용한다. 이 때문인지 서양에서는 나이프와 젓가락은 어른용, 숟가락과 포크는 아이용이란 인식이 강하다.
포크와 숟가락을 합친 궁극의 물건도 나오긴 했는데 그닥 편하진 않다. 그래도 군대에서는 유용하게 쓰이긴 한다. 스포크 문서 참고.
발음을 '숙까락'처럼 하는 사람이 많은데 '숫가락'이어도 [수까락]/[숟까락]이 맞는 발음이다. 다만 이게 발음이 힘들어서 그냥 묵인하는 편. 치경음계 발음이 워낙에 다른 자음으로 동화되기 쉬운 발음이기 때문. 어원을 따지면 술+ㅅ+가락에서 ㅅ으로 인해 ㄹ이 탈락하고 숫가락이 된 것이므로 '숫가락'이 맞겠지만 'ㄷ↔ㄹ 호전(互轉) 현상'으로 오해해 숟가락[숟까락]이 되었다.
2. 식사 예절
한국의 식사 예절에서 젓가락을 사용할 때는 숟가락을 어디 두느냐는 문제가 있는데, 전통적인 예절에서는 숟가락을 밥그릇이나 국그릇에 걸쳐두었다. 지금도 나이 든 어른들은 이렇게 식사하곤 한다. 아직 사용 중인 숟가락이 상 바닥에 닿으면 더럽다고 생각해서일 수도 있고, 숟가락을 상 바닥에 놓음을 '식사 끝났다'는 의미로 생각해서일 수도 있다. 어른이 식사를 끝내기 전에 먼저 숟가락을 놓으면 안 된다는 예절이 있음을 생각해보자. 가가례(家家禮)[2]라고는 하는데 어느 집에서는 기제사를 지낼 때 마지막 절을 올리기 전까지 숟가락은 밥이나 국에 걸쳐두는 것도 같은 뜻이다. 젓가락은 생전에 좋아하시던 반찬에 번갈아가며 올리기도 한다.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젓가락을 쥘 때 숟가락을 상 바닥에 놓는 사람들도 없잖이 있고, 이를 딱히 무례하거나 못 배웠다고 생각하지도 않게 되었다. 식사예절에 관한 책자를 보면 1980년대에 나온 책자에서는 숟가락을 걸친다고 했으나, 2010년대에 나온 책자에서는 상 바닥에 놓는다고 서술하여 시대변화를 느끼게 한다. 1980~1990년대생들은 숟가락을 걸치는 사람도 많고 상 바닥에 놓는 사람도 많은 과도기적 세대인 듯? 한 손으로 숟가락과 젓가락을 둘 다 쥐고 바꿔가며 먹기도 하는데 이는 어느 세대나 실례이다.
숟가락은 음식과 침이 묻을 수밖에 없어 식탁 위에 쓰던 숟가락을 둘 때 뒤집어 두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이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실례이다. 숟가락을 엎어두면 복이 달아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위생적으로는 역시 뒤집는게 더 좋긴 하다. 그리고 제사를 지낼 때 밥에다 숟가락을 수직으로 꽂아두기 때문에 식사 중 밥에 숟가락을 수직으로 꽂아두는 것, 밥의 중앙부터 파먹는 것은 제사 중에 밥을 퍼내는 것과 같아 마찬가지로 실례이며, 자기 몫의 국이나 밥이 아닌 함께 먹는 반찬 그릇에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두는 것도 실례이다.
우리말에 '숟가락을 놓다'라는 말이 있는데 '죽는다'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식사 중 숟가락을 상에 내려두는 것은 좋지 않다 하여 식사가 끝나기 전에는 국 그릇이나 밥 그릇에 걸쳐두는 것이다. 워낙 친근한 도구라 이와 관련한 관용어나 속담도 많다.
- 숟가락을 들다: 식사를 하다. 어떤 일을 시작한다.
- 숟가락을 놓다: 죽다.
-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다: 남이 하는 일에 슬쩍 무임승차하여 이득을 보려 한다.
-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놓으면 된다: 예상치 못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식사하고 가라는 뜻. 재미있게도 이 뜻은 21세기 들어 바로 윗 문장의 '숟가락을 얹다'와 비슷한 뜻으로 변했는데 배우 황정민의 수상소감 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황정민의 수상 소감에서는 '숟가락'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착각 중의 하나.
- 패랭이에 숟가락 꽂고 산다: 아주 가난해서 숟가락을 집에 두지 못하고 들고 다니며 구걸한다는 뜻.
위같은 말들은 식사예절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고, 한국 식사예절에서 숟가락이 젓가락보다 중요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웃어른이 숟가락을 들어야만 가족들이 식사를 할 수 있고, 숟가락을 놓아야만 가족들의 식사도 마무리한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면 된다'는 말을 보자. 이미 식사 중이라면 대부분 완곡하게 거절한다. 따라서 식사 중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더 놓을 만한 사람이라면 아주 친한 사이에서만 허락되고, 일반적인 식사예절로는 어긋난다고 봐야 한다. 그런 반면에 손님과 주인이 친한 사이라면 이것은 '식사'라는 가족, 개인의 공간으로 들일 만큼 친분이 있는 사이로 대우하는 호의적인 표현으로 보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국물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면 숟가락을 거의 쓰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한술 더 떠서 숟가락 자체를 거의 쓰지 않는다. 내용물을 먼저 먹고 국물이 있으면 그릇 채 들고 마시는 식이다.
이렇게 보면 국을 젓가락으로 퍼올릴 수는 없으니 일본에서 그릇을 들고 먹는 식문화가 생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릇을 들고 먹는 문화는 밥을 젓가락으로 퍼먹는 문화에서 생긴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그릇을 들고 먹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밥그릇을 들고 먹는 게 상스럽다며 식사예절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반면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먹는걸 개가 밥을 먹는 형상이라고 생각한다.
덮밥 종류도 기본적으로는 젓가락으로 먹지만 현대 일본인들은 덮밥에 간장이 들어가 낱알이 흩어지는 것을 보고 숟가락으로 먹어도 너그럽게 봐주는 경우가 있기도 한다 카더라. 특히 초등학교 이하 어린이들일수록 그렇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뜨는 방법은 한국과 서양이 서로 정반대이다. 한국식이 '당기는 방향'이라면 서양식은 '미는 방향'이다.[3] 국물이 조금 남았을 때 그릇을 기울이는 방향도 한국과 서양이 정반대이다. 서양인들이 식사하는 모습이나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편을 보면 알 수 있다.
3. 국가별 비교
나라마다 숟가락 모양이 조금씩 달라서 다른나라식 숟가락으로 밥을 떠 먹으려 하면 거짓말 안 보태고 정말 더럽게 불편하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일본식 덮밥인 돈부리나 중국식 볶음밥인 차오판을 제대로 본토식 도구까지 써서 먹는 가게를 가서 해당 숟가락 써보면 미묘하게 형태가 달라서 당황할 수 있다. 이건 뭐 이빨 넣기도 힘들고 입술 넣기도 힘들어서 밥을 흘려 넘기듯 먹어야 한다.고대 동북아시아에서는 고위 계층이 제사나 왕례 등 특정한 상황에서만 숟가락을 사용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점차 시간이 지나며 각국의 숟가락 사용 방식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3.1.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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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국시대 통일신라 숟가락. 일본에 수출한 숟가락이 포장도 뜯지 않고 보존된 정창원 신라 숟가락도 함께 참고해 보길 추천한다.
한반도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숟가락을 써왔고,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현재 쓰이는 금속 숟가락 형태는 이미 고대부터 정립되었다. 다양한 생김새가 있는데 대체로 약간 우묵하게 들어간 원형에 기다란 자루가 달린 모습이다. 제작 재료로는 주로 금속을 사용한다.
국물만이 아니라 밥을 뜨는 데도 사용하기 때문에 밥을 떠서 입 안으로 넣고 입술이나 앞니[4]로 밥알과 기타 내용물을 걷어내기 좋도록 크기와 형상을 맞추었다.
한국식 숟가락은 주식을 먹는 데 사용하며 식탁에서 가장 중심으로 사용하는 도구이다. 젓가락은 숟가락을 보조하며 반찬을 집어먹는 데 사용한다. 숟가락이란 식사도구 자체는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지만 서양식 숟가락은 대개 수프를 떠먹기 위한 것으로 나이프, 포크와 함께 놓으며 식사에서 지위, 용도, 형태가 한국식 숟가락과는 많이 다르다. 중국과 일본도 과거 숟가락을 사용했었으나 점차 쇠퇴했다. 중국은 15세기 중반 이후로, 일본은 12세기 이후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숟가락은 함경북도 라선시에 위치한 청동기 시대 유적 '나진초도패총'에서 출토한 뼈 숟가락이라고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수저) 또는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에서 발견한 흙 숟가락이 가장 오래되었다고도 한다. 한끼줍쇼 암사동 유적지 두 번째는 함경도 서포항 유적지에서 발견되었다. 출토된 유물 중에서는 청동으로 만든 숟가락과 동물의 뼈로 만든 숟가락이 있는데, 손잡이 부분에는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졌다. 그 외 다른 숟가락 유물들은 청동제, 놋쇠제, 백동제, 은제까지 나왔다.
삼국시대 백제 무령왕릉 제삿상. 지금까지 발견한 국내 청동 숟가락 중 가장 오래 되었다고 한다.
백제도 무령왕릉 신봉동 고분 등지에서 숟가락이 나왔다. 궁궐, 왕자를 위한 사찰, 귀족들의 무덤에서 출토하여 청동 숟가락을 사용한 주체가 누구였는지 보여준다. 고구려 지역에서는 아직 발굴한게 없지만 안악 3호분 벽화에서 부엌을 그린 그림을 보면 국자가 나오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
고려 시대 이전 동제 숟가락
고려 시대 전기 숟가락은 자루가 휘어있고 모양이 독특하며 화려한 장식이 특징이다. 형식은 기본형, 쌍어형, 장릉형이 있는데 쌍어형이 대부분이고[5] 장릉형은 출토품 중에서 10% 미만이다. 청동제 유물이 많은데 어느 숟가락은 술자루가 0.55cm인데 부러진 술자루를 수리하여 사용한 것으로 당시 숟가락이 귀한 물품임을 짐작케 한다. 물론 제작 재료별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후기 숟가락은 술총을 단을 지어 나누었고 술자루 두께도 0.3cm 이상으로 두꺼워 이전 시기에 제작한 숟가락과 일부 차이가 있다. 이 외에 초곡리, 성하리, 원북리 유적 등지의 유물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청도 대전리 고려·조선묘군 Ⅱ에서는 숟가락을 모두 82점 출토하였는데 술자루 두께는 모두 0.4cm 이상이라 고려 후기일 것으로 예상한다. 11세기 전후 무덤에서 숟가락 부장품을 많이 출토하였고 두께도 두꺼워진 것을 보아 제작 기술이나 형태 완성도가 올라갔음을 알 수 있다. 청자로 만든 숟가락도 있다.
조선 시대 목제, 청동, 백동 숟가락
조선 시대 전기에는 기본형이나 쌍어형을 사용했다. 후기로 들어서 이상하게도 16세기까지 유행하던 숟가락의 여러 가지 형식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둥근 술에 일자형 자루 형식이 정착했다. 갑작스럽게 변한 원인은 구체적인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추정하기가 어렵다. 《주자가례》를 기반으로 한 상례가 일반화되어 숟가락도 한 가지 형식으로 통일되지 않았을까 추정해 보지만 뚜렷한 근거는 없다. 다만 숟가락의 각도가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직선화되어 현재와 비슷한 수저들이 만들어졌다.
근대 이후로는 스테인리스가 발명되어 수저 산업에서 널리 사용하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무덤에서 토기만큼 많이 출토하는 게 숟가락이라고 하니, 아시아에서 한국만큼 숟가락을 중요하게 여긴 나라는 없다.
그리고 한국 숟가락에서만, 특히 흔히 가는 음식점 등지에서는 인삼 무늬를 한 숟가락과 젓가락을 흔히 볼 수 있다. # 1970년대 한국에서 힘든 노동환경 속에 '밥은 보약'이라는 의미를 부각하여 인삼 무늬를 포함한 여러 가지 수저를 제작했는데, 그 중 인삼 무늬가 가장 잘 팔려서 디자인 특허까지 신청하여 장기적으로 생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년이 지나 디자인 특허가 풀린 1990년대 이후로는 더 많은 공장에서 생산하므로 여전히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미래에는 한국에서 인삼 무늬 수저가 다량으로 출토할 것(…)이라 한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수저'라고 한다. (수져 『월인석보』[1459] ← 술+져) 하지만 숟가락만을 가리켜 수저라고 하기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뜻을 모두 정의하여 '수저와 젓가락', '수저로 떠먹다' 등 표현도 맞는다. 이 때문에 식당에서 '수저를 달라'고 말하면 숟가락만 주기도 한다. 일단 '원의'로만 따지면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부르는 단어란 것을 명심하자. 참고로 어른의 숟가락은 '간자'라고 높여 부른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부교수·민속학 효과적인 식사도구 숟가락 한국인만 사용하는 이유는? 2008-09-02
- 한·중·일 저의 등장과 사용,한국문학재단
- 고조선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나 , <코리안 스피릿>, 민성욱 국학박사 , 2014.01.07 21:27
- "청동(靑銅)숟가락의 등장(登場)과 확산(擴散) -삼국시대(三國時代)~통일신라시대(統一新羅時代)-", 정의도, 2008년 9월
- 신은제․허선영, 2011, 14세기 동기의 유행과 그 의미: 고려시대 분묘유적을 중심으로, 석당논총
-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조선후기 시장, 2003
- YTN 사이언스, 참조. 2017. 10. 23.
3.2. 중국
중국식 숟가락은 '탕츠' 또는 '사오(勺)'[6]라고 한다. 해당 문서를 참고할 것. 한국식 숟가락은 접시처럼 음식을 '얹어' 먹는 도구라면 중국식 숟가락은 깊게 패여 음식을 '담아' 먹는 도구다. 모양과 형태가 짧아 밥 먹기가 꽤 불편한 수준인데[7] 아래와 같은 관련 일화가 있다.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면 박지원이 탕츠로 밥을 떠먹으려다가 너무 어려워 춘추시대 고사를 들어 우스갯소리를 하자 중국인이 밥알을 뿜을 정도로 웃으며 동의했다.[8] 그러면서 "우리도 숟가락이 있긴 하지만 그다지 길지 않죠. 기장밥이고 쌀밥이고 젓가락을 쓰는 것이 관습으로 굳었어요. 아침에 배우면 습관이 된다는 말도 옛말이라 지금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잠시 뒤 중국인들이 "그럼 당신네 나라는 밥을 어떻게 먹소?" 하고 되묻자 박지원이 숟가락 그림을 그려 보여주었는데, 이것 역시 중국인들이 신기하고 재밌어하며 배를 잡고 웃었다고.
중국의 숟가락 사용이 줄어든 배경을 두고 한 가지 추측이 있는데 과거 중국 화북지역 한나라 시기 새로운 곡물인 밀을 받아들여 먹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수제비를 만들어 숟가락으로 떠먹었다고 한다. 그러다 원나라 때 국수를 먹기 시작하며 젓가락 사용이 늘고 숟가락 사용이 줄었다고 한다. 주로 제사나 차를 먹을 때나 사용했을 때 보통 젓가락을 사용해서 밥을 먹었다고 한다. 명나라 이후 아예 숟가락은 점차 사용이 사라진다. 중국 음식이 뜨거운 기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이것을 먹기에는 젓가락이 유리했기 때문에 젓가락 중심의 음식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당나라 이후 차 마시는 문화가 일상 생활에 자리 잡으면서 점차 국물이 있는 음식을 적게 먹게 되면서 자연히 숟가락이 퇴보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재는 만둣국 같은 일부 음식에서만 사용한다.
중국은 일본과 한국의 중간 형태(?)로, 국과 죽, 그리고 볶음밥(차오판) 등을 먹을 때에만 숟가락을 사용할 뿐 다른 경우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당연히 밥도 젓가락으로 먹으며 일반적인 밥은 숟가락으로 먹는 개념이 없다. 중국의 숟가락은 한국의 숟가락보다 더 우묵하고 더 넓으며 원형에 가깝고, 음식을 뜨는 부분과 자루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9] 탕츠는 정통 중식당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이것으로 밥을 먹으려고 하면 쉽지 않다.[10]
어찌되었건 젓가락보다 쓰기 편하다는 점 덕분에 중국인과 일본인들 중에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는다는 발상을 웃기게 혹은 신기하게 생각하다가 편하다보니 익숙해지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밥 먹을 때 숟가락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3. 일본
일본식 숟가락은 근래에 중국 요리와 함께 탕츠가 전래된 것이므로 거의 같은 형태이다. 일본어로 렌게(れんげ)라고 부른다. 그래서 한국식 숟가락처럼 쓰려고 하면 입에 넣기 상당히 불편하다. 오히려 서양식 스푼이 한국식으로 쓰기에는 좀 더 편하다.헤이안 시대 때 숟가락을 젓가락과 함께 사용했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당시 신라에서 수출한 숟가락 유물이 현재까지 남아있기도 하다. 다만 그 이후로는 사용한 예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일본은 뜨거운 도자기 그릇이 없고 주로 나무 그릇으로 식사를 했는데, 나무는 도자기보다 열 전도율이 낮아서 들고 먹을 수 있으니 국을 떠먹거나 하는 일이 어렵지 않아서 쇠퇴했다고 한다. 현대 일본은 카레라이스를 먹을 때 정도를 제외하면 식사 때 숟가락을 잘 사용하지 않으며, 그 외의 경우는 숟가락을 아예 안 쓰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사용 빈도가 그리 높지 않다. 또 다른 추측으로는 동북아시아 쌀은 찰기가 높기 때문에 굳이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아도 젓가락만으로도 밥을 집을 수 있었기에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일본에서 헤이안 시대 이후로도 한국과 같은 형태의 숟가락을 써온 계층은 불교 승려들이 유일하다. 아침 공양으로 죽이 나오는데 나무로 만든 숟가락으로 떠먹는다.[11] 이외에도 일본 황실의 경우 식사 시에 숟가락을 썼다고 한다.
3.4. 튀르키예
18세기 이후 현대에는 기본적으로 서양식 식기를 사용하지만 숟가락의 역사만큼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르다. 튀르크인들(돌궐)은 원래 유목민족이었고 건더기를 건져 먹고 국을 편하게 떠 먹기 위해 숟가락과 국자를 사용했다. 현대 튀르키예인의 조상들이 아나톨리아로 들어왔을 때도 이들은 숟가락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로 뼈나 조개껍질, 대모갑 같이 자연적으로 우묵하게 들어가 있는 소재를 가공해서 숟가락으로 썼다. 특히 대모갑과 진주조개 껍질(자개)로 만든 숟가락은 상아, 금 등으로 세공하여 황족이나 부유층들이 사용했다. 그리고 이렇게 화려한 숟가락은 귀중품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소중히 여겼다. 오스만 제국을 건국한 오스만 1세의 아버지 에르투으룰을 다룬 튀르키예 드라마 에르투으룰을 보면 등장인물들이 품 속에서 숟가락을 꺼내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또한 숟가락을 사용한다는 게 신분적인 의미도 있었기 때문에 수식 문화권에 대해 야만인으로 멸시하는 시각도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현대 튀르키예인들이 아랍인을 바라보는 이미지가 '밥을 손으로 먹는 놈들' 정도로 멸시하는 이미지이다.
4. 여담
4.1. 초능력
현실과 가상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악력 자랑으로 가장 많이 희생당하는 물건. 툭하면 구부러지거나 부러지기 일쑤다. 마술 쇼나 초능력 쇼 등에서 포크와 함께 상당히 자주 쓰는 소품. 영화 매트릭스에서도 숟가락 구부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소녀가 네오에게 숟가락을 구부리는 것은 불가능하니 숟가락을 구부리려 하면 안 되고, 숟가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직시하면 숟가락은 자연히 구부러질 거라고 조언해준다. 매트릭스의 물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상징으로, 후속작에서도 등장한다.방법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등 금속제 숟가락이라면 다 가능한데, 목 부분을 수십회씩 구부렸다 폈다 하면 손대기 힘들 정도로 뜨거워진다. 그리고 그 부분은 손가락 두 개로 구부릴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워진다. 충분히 부드러워졌다고 생각하면 들고 나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도록 하자. 유리 겔러는 이 방식으로 잘라낸 숟가락의 절단면이 절삭공구로 잘라낸 것과 다르다고 "이것이 초능력이다!"를 외쳤다는데, 다를 수 밖에 없다. 이건 금속피로로 인한 것인데 일반 관객들은 그러한 현상을 잘 몰랐기 때문에 유리 겔러의 마술을 진짜라고 믿었던 것이다. 또한 숟가락 휘는 마술은 이런 방법 말고도 지레의 원리[12]만 알아도 쉽게 할수있다.
4.1.1. 교도소
척 노리스와 관련한 농담에서 숟가락은 칼로 사람을 죽이기가 너무 쉬워서 칼 대신 사용하려고 만든 무기라고 한다. 마냥 우스갯소리로 치부할 수는 없는 이유는, 실제로 형무소의 재소자가 숟가락을 구부러트리거나 연마하여 날을 세우고 사람을 찔러 죽이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숟가락은 기본적으로 식기이며 크기도 작기 때문에 쉽게 구하고 은닉할 수 있어서 더 문제가 된다.사실 금속제 물품이면 그것이 꼭 숟가락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일부 국가는 그러한 시설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식기를 도입하기도 했다. 한국 역시 플라스틱 식기를 도입한 국가 중 하나다. 제5공화국 드라마의 삼청교육대 편에서도 이런 장면이 등장하는데 삼청교육대로 들어온 조폭 출신 수감자가 밤에 숟가락을 바닥으로 갈아 날을 세우고 탈출할 때 그걸로 조교를 찌른다. 이후 그 수감자는 철조망 근처에서 사살당한다.
창작물에서는 교도소에서 숟가락으로 굴을 파서 도주하기도 한다. 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차승원이 탈옥을 위해 숟가락으로 6년을 팠다고 한다.
4.2. 기타
숟가락으로 연주도 할 수 있다.고대 그리스에서는 스푼은 수프를 떠먹기 위해 쓰고 나머지 음식들은 손으로 먹었다고 전해진다. 손으로 먹고 묻은 것은 값싼 빵으로 닦아서 개에게 주었다고도 한다.
비만 환자는 숟가락 대신 젓가락만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젓가락만 사용하면 식사시간을 늘리고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며 염분 섭취를 줄이기 때문이다.
숟가락은 시력검사 때 반대쪽 눈을 가리는 눈가리개로 이용하기도 한다.
술자리에서 숟가락으로 병을 따면 주변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다. 대신 한 번에 따지 못하면 야유를 받을 수도 있다. 숟가락이 약해지기 때문에 미리 병따개로 따서 주는 가게도 꽤 있다.
스푼즈에서는 설정상 모든 캐릭터들이 스푼즈 섬이라는 진짜로 숟가락 모양인 섬에서 거주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밥을 먹을 때 젓가락으로 집어먹지 숟가락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미관상의 이유인 것인지 다른 이유인 것인지는 미스테리.[14][15][16]
술자리에서 숟가락으로 마이크 흉내를 내기도 한다.
설거지를 하다가 숟가락의 머리에 물이 절묘하게 닿으면 사방으로 물이 퍼진다. 덕분에 설거지를 하다가 옷이나 양말이 흠뻑 젖기도 한다.
에라이! 얘네 웃겨서 곧 뜨겠네에 낭만숟가락이란 멤버가 있다.
새콤달콤 캐치! 티니핑에 등장하는 요거핑이 목재 숟가락을 도구로 사용한다. 양치기를 모티브로 했다보니 방울도 달려있다.
테니스 용어 중 우든 스푼이 있는데 싱글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에서 자신이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패하고 그 라인 선수들이 다음 라운드에서 줄줄이 탈락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 걸리면 토너먼트 진출팀들 중 빼도 박도 못한 최약체 확정. 2022 월드컵을 예로 보면 준우승을 거둔 프랑스는 준결승전에서 모로코를 잡았고, 모로코는 8강전에서 포르투갈을 잡았고, 포르투갈은 16강전에서 스위스를 잡았다. 이 끄트머리에 있는 스위스가 우든 스푼에 해당된다. 첫 참가나, 객관적으로 봐도 크게 강한 편이 아니라면 "성적대로 나왔다"나 "토너먼트에 간 것만 해도 잘했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나 1시드나 우승 후보가 당하면 대이변과 동시에 그 선수에게는 치욕이나 다름없다.
5. 관련 문서
[1] 떡지지 않고 고슬고슬하게 잘 만들어진 볶음밥을 생각하면 된다.[2] 각 집안마다 다르게 행하는 예절, 풍속 등[3] 한국인 입장에서 자세히 보면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4] 앞니로 숟가락을 긁어 먹는건 엄밀히 말하면 식사예절에 어긋난다.[5] 쌍어형을 주로 사용한 이유는 물고기 한 쌍이 다산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6] 한국에서는 해당 한자가 그냥 국자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국자, 숟가락 등을 모두 포함한 의미로 쓰이며, 특히 숟가락을 의미할 때 사오가 탕츠보다 오히려 더 자주 쓰인다.[7] 금속제는 얇아서 그나마 낫지만 도자기로 만든 숟가락은 두께가 어느 정도 있어서 깨끗하게 긁어 먹기도 굉장히 불편하다.[8] 나는 구기를 들고 밥을 한 숟가락 떠먹어 보려고 하니, 구기가 깊어서 밥이 입에 닿지 않았다. 나는 웃음이 터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는, / "월나라 임금을 빨리 불러야 되겠소." / 했더니, 지정이 있다가 물었다. / "무엇 하려고?" / "월나라 임금은 사람 생김이 '긴 모가지에 까마귀 입부리'라고 했으니 말이지요." / 했더니, 지정은 곡정의 팔을 붙들고 밥티가 튀도록 웃으면서 재채기와 기침을 수없이 했다. - <열하일기> 산장잡기[9] 출처: 네이버캐스트[10] 중국에서 부장품으로 출토되는 숟가락을 보면 탕츠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의 한국 숟가락과 닮았다. 탕츠가 정말로 전통적인 중국식 숟가락은 아닌 것이다.[11] 사실 일본 불교는 건축문화도 그렇고 생각보다 삼국시대 한반도의 영향이 잘 남아 있는 편이다. 신발도 '아사구츠'(浅沓)라 해서 한국처럼 발 전체를 감싸는 디자인으로 된 신발을 신었다.[12] 힘점,받침점,작용점[13] 초능력을 연습하겠다고 힘으로 구부림[14] 배가 많이 고팠음을 보여주거나 게걸스럽게 먹는 장면을 보면 그때는 숟가락을 주로 이용한다.[15] 이는 다른 문화권이 숟가락으로 밥을 먹지 않기에 그런 것일 수 있다. 옛날 드라마만 해도 평범하게 숟가락으로 밥을 먹었다. 하지만 어차피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만든 한국 배경 드라마인데 다른 문화권 사정을 고려하면서까지 한국인들의 일상적인 행동을 바꿔서 촬영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16] 먹을 게 부족하던 시절에는 흰쌀밥조차 사치였다. 식량 품귀로 반찬 가지 수도 별로 없었고, 쌀 품종 개량 이전에는 쌀에 끈기가 부족해서 밥알이 쉽게 흩어졌다. 이런 밥은 소화하기 껄끄럽고 많이 씹어야 하므로 번거롭다. 국은 수분과 염분, 온기를 다 갖추어서 밥먹을 때 퍽퍽하지도 싱겁지도 굳지도 않게 한다. 이런 밥과 국을 먹는 데에는 숟가락이 유용하고 이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게다가 이것들을 담는 식기류가 도자기나 금속이라면 열 전도율 때문에 들고 먹기 어렵다. 식기가 무겁고 뜨거워서 들 수 없는데 밥알이 흩어진다면 숟가락을 쓸 수밖에 없다. 과거보다 식량 사정이 좋아지고 다양한 작물과 새로운 조리법이 소개되면서 반찬류와 먹거리가 많아졌다. 따라서 밥과 국 위주의 식사시 요긴했던 숟가락이 배제되고, 밥과 반찬, 국건더기를 모두 먹을 수 있는 사용 빈도 높은 젓가락이 자연스레 식사 주요 기물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