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5 15:32:26

멜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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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800px-Welsh_Dragon_(Y_Ddraig_Goch).svg.png 유럽 상상의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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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2.1. 과거사
3. 지역별 전설
3.1. 프랑스 및 영국
3.1.1. 뤼지냥 가문3.1.2. 앙주 가문
3.2. 독일3.3. 룩셈부르크
4. 기타5. 대중문화 속의 멜루진

1. 개요

Melusine[1]

유럽 전설에 등장하는 반인반룡의 물의 요정, 혹은 정령. 유럽 각지에 걸친 전설이 있는 상당히 유명한 존재.

2. 상세

보통 신성한 샘물이나 강에서 산다고 전해진다.

멜루진의 모습은 상반신은 아름다운 미녀, 하반신은 이나 물고기 등 비늘 달린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때로는 두 개의 꼬리드래곤날개를 지닌 것으로도 묘사된다.[2]

프랑스 북부와 서부 지역의 민담에서 많이 등장한다고 하며, 프랑스 전설에 등장하는 비브르의 원전으로 추측되기도 한다.[3] 이외에도 영국, 독일, 룩셈부르크에서도 멜루진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멜루진의 이야기는 여러 갈래로 나뉘나, 대부분 북유럽발키리 흘라드구트 스반히트나 로엔그린을 비롯한 백조의 기사 이야기, 동양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와 흡사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특유의 금기에 관해서는 프시케 설화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2.1. 과거사

결혼하기 전의 멜루진의 삶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러한 배경을 두고 있다. 멜루진은 요정 프레시네(Pressyne)와 알바[4]의 왕 엘리나스(Elynas)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었으며, 자매로는 멜리오르(Melior)와 팔라티네(Palatyne)를 두었다고 한다.

출산하는 모습을 보지 말아달라는 맹세를 어긴 엘리나스에 실망한 프레시네는 딸들을 데리고 자신의 누이이기도 한 모건 르 페이가 지배하고 있던 아발론 섬에 틀어박혔다.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꺼내지 않고, 마법을 가르치며 세 딸을 길러내었다.

어느덧 딸들이 자라 아버지에 대한 질문을 하자, 프레시네는 그제서야 남편과의 사이에 있었던 불쾌한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러자 복수심이 들끓은 세 딸은 갑작스레 아버지를 찾아가 산에 가둔다. 이를 알고 격노한[5] 프레시네는 딸들에게 각각 저주를 내리는데, 납치극의 주모자였던 멜루진은 제일 끔찍한 벌을 받아 토요일마다 하반신이 괴물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감금에 가담했던 다른 자매들도 벌을 받게 되는데, 멜리오르는 아르메니아의 성에 새장 속의 새처럼 갇히게 되는 저주를, 팔라티네는 피레네 산맥에서 아버지의 보물을 지키는 벌을 받게 된다.

3. 지역별 전설

3.1. 프랑스 및 영국

3.1.1. 뤼지냥 가문

쿨롱비에(Coulombiers) 숲에서 삼촌과 함께 멧돼지 사냥에 나섰던 청년, 푸아티에레몽[6]은 사냥의 희열에 빠져 멧돼지를 창으로 찌르려다 그만 삼촌을 죽이고 만다. 이에 충격을 받아 숲속을 헤매던 레몽은 요정의 샘(혹은 갈증의 샘)에서 인간으로 변신한 멜루진과 만나 위로를 받고 결혼하게 된다.[7] 멜루진은 평범한 아녀자처럼 살고 싶어 조건을 걸었는데, 토요일에는 절대 자신의 벗은 몸을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름다우면서도[8] 마법도 부릴 줄 알던 멜루진은 성심성의껏 레몽을 도와 영지를 발전시키고, 부와 권력을 쥐어주기도 하는 한편[9] 자신을 욕하는 정적들을 쳐부수기도 했다.[10] 물론 대놓고 과격한 마법은 남편이 없는 자리에서만 행했기에, 이때까지만 해도 레몽은 멜루진을 그저 좋은 아내로만 여기고, 진정한 정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 멜루진은 레몽과의 사이에서 열 명의 아들을 두게 되었다.[11] 판본마다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나,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펴낸 <세계 민담 전집> 8권 프랑스편에 나온 바에 따르면 아들들의 이름과 특징은 다음과 같았다. 하나하나 읽어보면 알겠지만, 멜루진의 범상치 않은 핏줄을 암시하듯 기상천외한 외모의 소유자가 많다.
  • 장남 위리엥. 얼굴이 매우 길고 넓었다. 눈의 색이 양쪽 다 달랐고[12] 귀가 매우 길었다.
  • 차남 외드. 붉은 얼굴에 짝짝이 귀를 지녔다. 한쪽 귀가 다른 쪽 귀보다 길었다.
  • 삼남 기욤. 아들들 중 잘생긴 편이었으나 눈의 위치가 짝짝이였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 사남 앙투안. 뺨에 혹이 나 있었고, 사람의 발 대신 사자의 발이 달려 있었다.
  • 오남 르노. 외눈박이로, 하나밖에 없는 눈이 머리 위에 달려 있어서 매우 멀리 떨어진 곳의 물체도 볼 수 있었다.
  • 육남 조프루아. 멧돼지처럼 송곳니가 튀어나와 있었으며,[13] 전투광이라 전쟁에서 세운 업적이 많았다.
  • 칠남 프로몽. 콧잔등에 점이 있었는데, 이 점은 짐승에게서나 볼 법한 털로 덮여있었다고 한다. 선량한 수도자였다고 한다.
  • 팔남 오리블. 이마에 박힌 세번째 눈으로 유명했다. 덩치가 크고 난폭했으며, 3살 때 자신을 돌보던 유모 둘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티에리와 래모네라는 제일 어린 두 아들들만큼은 멀쩡하게 생겼고 귀여운 편이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가면 갈수록 멜루진에 대한 비방과 악소문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상식을 초월할 만큼 유능하고 부유한데도 신분을 알려주지 않았고, 토요일마다 행적이 묘연해지기 때문에 괴물이나 마녀 취급을 받은 것이었다. 결국 이 소문은 레몽을 걱정하던 남동생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고, 동생이 전해준 소문에 넘어간 레몽은 토요일을 노려 곧장 멜루진이 목욕을 하고 있는 방으로 쳐들어가 뱀의 비늘이 달린 하반신을 보고야 만다. 대부분 이 시점에서 멜루진이 남편을 떠나간다고 기술하지만, 소문만 안 낸다면 맹세는 깨진 게 아니라며 결혼 생활을 좀 더 이어나가는 판본도 있다. 물론, 이 판본에서도 멜루진 부부는 기어코 파경을 맞게 된다.

조프루아가 수도원을 습격하고 프로몽을 죽이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이다.[14] 아들들 사이에 끔찍한 살인이 벌어지자 이성을 잃은 레몽은, 조프루아같은 패륜아를 낳은 멜루진을 두고 이전에 봤던 께름칙한 하반신을 들먹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비난을 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멜루진의 맹세는 깨지게 되며, 끝까지 화목하게 현모양처로 살 수 있었던 기회를 걷어차버린 남편을 원망하며 그 자리를 뜬다. 레몽이 후회해봤자 때는 이미 늦었으며, 괴물의 본모습으로 돌아간 멜루진은 뤼지냥 성의 창문을 깨고 비명을 지르며 하늘 높이 날아 사라진다. 그러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저버리기 힘들었기에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두 막내 아들, 티에리와 래모네를 걱정해 밤마다 몰래 와서 돌보았다고 한다. 결코 그러고 싶지 않았어도 어머니 프레시네와 똑같은 삶을 살게 된 셈.

여기서 나오는 멜루진의 짝이 레몽이라는 설이 제일 메이저하지만, 기 드 뤼지냥이 멜루진의 남편이었다는 설도 있다.

3.1.2. 앙주 가문

이 가문 또한 멜루진의 후손이라는 전설이 있으며, 특히나 리처드 1세가 이를 즐기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한다. 일종의 행운의 상징으로 여겼으나, 후술하겠지만 가문 사람들의 기질을 설명할 때 뒷받침해주는 근거로 써먹었다고.

앙주 백작가의 머나먼 조상이 이국에서 온 아름다운 여인인 멜루진을 부인으로 맞아 네 아들을 두었는데, 교회를 자주 빠졌고 미사 도중 뛰쳐나가기 일쑤라 문제를 일으켰다. 이에 백작은 아내가 교회를 빼먹지 않도록 네 명의 부하들을 시켜 그녀를 제지하려 했는데, 멜루진은 이를 뿌리치고 모두가 보는 가운데 교회에서 제일 높은 창문을 통해 날아서 빠져나갔다고 한다. 인간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존재였던 것이다.

이때 멜루진은 제일 어린 아들 둘을 데리고 도망쳤으며, 백작에게 남겨진 두 아들 중 한 명은 앙주 가문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비인간적인 혈통 때문에 훗날의 후손들은 친족끼리 자주 다투고, 다혈질호전적인 데다 영토와 권력에 대한 탐욕이 매우 크다는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나쁜 점만 물려받은 건 아니었고, 앙주 가문에는 체격이 좋은 미남이 많았던 데다[15] 지식과 교양을 갖춘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 전승과 천일야화를 기반으로 그려진 국내 만화도 있다. 악마의 마지막 기도 이야기

3.2. 독일

멜루진 전설에 대해 그닥 자세하게 파고 들어간 지역은 아니나,[16][17] 슈톨렌발트(Stollenwald)의 숲과 엮인 전설이 그나마 멜루진의 전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지역들의 전승에 비하면 목욕을 통해 본래의 몸을 보는 것에 대한 금기, 자식을 두기까지 했으나 도망침, 토요일 등의 요소가 거의 등장하지 않아 꽤 이질적이다.

한 청년이 숲에서 뱀의 하체를 지닌 아름다운 여자, 멜루진을 만나게 되었다. 멜루진은 청년에게 3일 연속으로 세 번 키스해준다면 자신에게 걸린 저주가 풀릴 것이라 장담했고, 둘은 그렇게 다음날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기로 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키스까지는 할만 했지만 마지막 키스는 결코 할 수 없었다. 키스를 해줄 때마다 멜루진이 점점 추한 몰골로 변해갔기 때문으로, 청년은 끔찍한 괴물 그 자체가 되어버린 멜루진에게 도저히 입을 맞출 수 없다 생각해 마지막 한 번의 키스를 해주지 않은 채 부리나케 도망치고 말았다. 결국 청년은 멜루진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멀쩡한 인간 여자와 만나 새로운 사랑을 틔워나가게 된다.

어느덧 결혼까지 하게 된 두 사람은 하객들과 함께 잔치에 나온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결혼식을 만끽하고 있었으나, 얼마 먹지 않았는데도 독사에게 물린 것 마냥 중독 증세를 보이다 죽고 말았다. 멜루진이 몰래 음식에 뱀독을 타서 앙갚음을 한 것이었다.

3.3. 룩셈부르크

아르덴의 백작 지크프리트963년 경 룩셈부르크 영토를 사들이며 수도[18]를 세우면서 멜루진 전설과 엮이게 되었다는 전승이다. 다른 전승들과 유사하게 여기서도 멜루진은 성[19]을 눈깜짝할 새에 지어줄 만큼 강력한 마법사였으며, 매주 한 번 목욕하는 모습을 보지 말아달라고 맹세케 한다.

하지만 금기와 관련된 여느 전설이 그렇듯이, 지크프리트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어느 토요일에 아내가 목욕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사랑하던 아내가 사람이 아닌 인어라는 걸 알게된 지크프리트는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질렀고, 멜루진과 그녀가 목욕하던 곳은 단숨에 땅 속으로 가라앉아 버리고 만다. 이렇게 멜루진은 바위 속에 갇히게 되었지만, 7년에 한 번씩 입에 황금 열쇠를 문 여자나 뱀의 모습으로 지상에 나온다고 전해진다. 입에 물고 있는 열쇠를 가져갈 만큼 용감한 사람만이 멜루진을 봉인에서 풀어주고 그녀와 결혼할 수 있다고도 한다.

또 다른 전승으로는 멜루진이 7년에 한 번 한땀씩 리넨으로 슈미즈[20]를 만든다고 하는데, 봉인에서 풀려나기 전에 이 슈미즈가 완성이 되면 룩셈부르크 전체가 바위에 삼켜질 것이라고도 한다.

4. 기타

십자군 등 기독교의 영향이 한창이었던 데다 해당 종교에서 배척받는 뱀이나 드래곤의 이미지를 지녔음에도 온갖 귀족, 왕족 가문의 선조로 여겨진 설이 많다는 것이 특기할 만한 점이다.

스타벅스 로고의 제 꼬리를 양손에 쥔 인어가 세이렌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형태를 보면 사실 멜루진에 가깝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인어처럼 왕관을 쓰고 두 개의 꼬리를 양손에 쥔 멜루진 그림도 있다.

5. 대중문화 속의 멜루진


[1] 멜루지나(Melusina)라고도 불린다.[2] 대부분의 전설에서 비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걸 보면 반인반룡의 드래곤 형태에 가까운 듯.[3] 공교롭게도 둘 모두 반인반룡의 모습을 했다는 점과 여성의 모습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4] 알비온이나 알바니라고도 불린 땅으로, 현대의 스코틀랜드 지역이다.[5] 사이가 좋지 않았을 텐데도 굳이 화를 내는 걸 보면, 그렇게까지 남편이 미웠던 건 아닌 모양이다. 푸념 좀 했더니만 급발진한 딸들에게 경악한 것이었거나, 아무리 그래도 패륜은 아니지 않냐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6] Raymond. 레몽댕(Raymondin)이라고도 불린다.[7] 레몽에게 근심과 불행을 잊게 해주려고 샘물을 마시게 했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이대로라면 불명예스러운 삶을 살게 될 레몽을 위해 온갖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하기까지 했다. 이 약속은 잘 이행되기는 했지만...[8] 그 당시 환상적인 미녀에 대한 묘사들과 마찬가지로, 금발에 하얗고 뽀얀 피부의 소유자로 묘사되었다.[9] 마법을 부려 숲을 도시로 개간하거나 성을 비롯한 온갖 건축물을 짓고, 손님들에게 무한한 양의 술과 음식을 제공했다고 한다. 이때 최초로 지은 성이 뤼지냥 성이었다고.[10] 기분을 언짢게 한 귀족이 살던 성의 망루를 부순 것도 모자라 하늘을 날고 바다를 조종해 성을 무너뜨리고, 부순 성벽에서 얻은 돌로 섬을 만들기도 했다. 한 술 더 떠 멜루진의 뱃속에서 산과 언덕, 고인돌이 생겨났다는 얘기도 있었다. 요슬롯이 맨날 최강드립 치는 게 원전에서부터 이유가 있었다.[11] 전부 다 연년생의 아들들이었다고 한다.[12] 한쪽은 붉은색, 한쪽은 녹색이었다고 한다. 참피[13] 이 때문에 별명이 큰 이빨의 조프루아(Geoffroy à la Grand Dent)였다. 실존인물이자 뤼지냥 가문에 속해 있던 동명의 부자(父子)인 조프루아 1,2세에게 영감을 받아 탄생한 가상의 인물이다.[14] 프로몽은 자비로운 신의 뜻을 설파하면서 난폭한 형을 말리려 했으나, 조프루아는 동생이 경건한 수도자가 된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그래서 동생을 죽인 것도 모자라 수도원을 불태우고 다른 수도자들까지 몰살했다고 한다.[15] 실제로 리처드 1세는 196 cm라는, 현대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큰 키의 소유자였으며, 그의 오촌 당숙인 보두앵 4세아버지의 외모를 많이 닮아 나병에 걸리지만 않았으면 상당한 미남이었을 거라는 안타까움 섞인 평이 자자했다.[16] 마르틴 루터가 멜루진을 두고 남자를 유혹하는 서큐버스나 악마에 빗댄 일은 있다.[17] 파라켈수스가 4원소설에 기반해 4대 정령을 정의할 때, 멜루진의 요소를 따와 운디네라는 요정을 정립했다고 한다.[18] 오늘날의 룩셈부르크 시.[19] 보크라 불리는 에 룩셈부르크 성을 세워주었다고 한다.[20] chemise. 중세의 속치마 내지는 속옷으로, 후에 와이셔츠/블라우스로 발전하게 된다. 현대 프랑스어로도 와이셔츠를 의미한다.[21] 이름이 멜뤼진일 뿐, 진짜 정체는 순수 드래곤이다. 그래도 원전의 요소는 두 자루의 칼 이름에 약간 반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