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에서 자주 쓰이는 은어로 상황에 맞지 않게 극단적이거나 갑자기 화를 내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인터넷 상에서는 평탄한 과정이다가 급작스러운 전개가 나오는 상황에 쓰기도 한다.2. 해석
원래 급발진은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음 또는 운전자의 의도치 않은 급가속으로 인해 벌어지는 자동차 사고를 의미하는 용어였으나 어느 시점에서부터 '갑작스럽게 화를 내다', '갑자기 스토리를 급하게 진행시킨다.'의 유의어로 의미가 변경되었다.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사소한 말이나 행동이 계기(트리거)가 되어 화를 내고 정색하는 상황' 내지 '아무 맥락도 개연성도 복선도 없이 진행된 당혹스러운 급전개'를 뜻한다. 화를 내는 쪽의 입장에서는 그게 '당연히 낼 만한 화'지만 그렇게 화를 내게 되는 뒷사정을 모르는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화를 내는 것'처럼 보여 당황하게 되거나, 원래라면 전반부 스토리에서 진행되는 복선 및 맥락을 통해 스토리 진행을 유추해야 하는데 그런 게 일절 없이 진도가 빨라질 때 느끼는 당혹스러움을 차량의 급발진에 비유하는 것이다.
즉, 팔랑귀와 유사한 의미인데 두 용어 다, 한 상황이나 해석만 듣고 지나치게 폭주하는 성향이란 공통점이 있다. 다만 급발진은 굳이 잘못된 이야기가 없더라도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더 심하다. 미디어상에서는 이런 성격상 시청자들의 발암을 일으키는 민폐 캐릭터중 하나에 해당된다. 물론 현실에서도 이런 급발진을 일으키는 인물들은 다른 사람들의 비호감을 사기 쉽기에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까이 하지 말거나 조심하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어느 집단에서든 급발진을 자주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집단 내의 권력을 휘어 잡고 있지 않는 이상 사회성 떨어지는 찐따 취급을 받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집단 안에서 누군가 한 사람을 면전에서 비웃고 놀리며 따돌릴 때도 '급발진'이라는 은어의 개념은 악용되기 쉽다. 비웃음의 대상을 정해서 그 사람만 알아들을 말을 못 들은척 던져 놓고, 상대가 항의하면 "난 그런 뜻으로 말한 거 아닌데? 왜 너 혼자 급발진이야?"라는 식으로[1] 사람 한 명 더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고립되게 몰아가는 식의 정치질에 쓰이는 경우도 흔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런 경우는 굉장히 자주 보이며, 폐쇄적인 집단이나 닫힌 사회에서도 자주 보이는 현상이다. 특히 학교폭력이 더욱 음지화되고 교묘해진 현대에는 따돌림을 주동하는 자보다 따돌림을 당하는 대상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프레임을 씌워 따돌림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민반응'이라는 용어 내지 '급발진'이라는 개념을 악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3. 비슷한 용어
'급발진하다'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발작버튼이 눌리다'가 있다. 영어의 Panic Button을 그대로 직역한 것인데 이 표현은 거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만 쓰이고 있다. 패닉 버튼은 미국의 의료용어로 한국에서는 코드블루나 코드레드같은 비상상황을 뜻한다.4. 관련 문서
[1] 여기서 주위 다른 사람들까지 '제3자' 내지 '중립적 입장' 운운하면서 따돌림의 주동자 편을 들어 "내가 옆에서 보기에도 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거 아닌데 왜 너 혼자 과민반응해서 발작하냐? 너 인성 문제 있어?"라는 식으로 가버리면 사람 한 명 졸지에 고립시키고 바보 만드는 것쯤 일도 아니다. 인간은 집단으로 뭉칠수록 사악해지기도 더욱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