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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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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폰에키드나가 낳은 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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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토스키메라가 낳은 자식
네메아의 사자 스핑크스
1. 개요2. 행적3. 기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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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이탈리아의 예술가 피로 리고리오(Pirro Ligorio)가 제작한 에키드나 석상

Έχιδνα / Echidna[1]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로 거부할 수 없을 정도의 미모라고 묘사된다.

상반신은 미녀, 하반신은 얼룩덜룩한 무늬를 지닌 의 형상을 했다.[2] 좀 더 괴악한 버전에서는 머리통만 미녀인 뱀이나 인간과 뱀 부분이 반대로 된 괴물로 묘사된다. 판본에 따라서는 날개가 달려있다고도 한다.[3]

2. 행적

유혹하듯 흘깃대는 눈과 아름다운 뺨을 지닌 님프와도 같은 외모에 늙지 않는 몸을 지녔기에 주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자신의 상반신을 보여줘 낚은 다음에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많은 괴물들의 어머니이다. 그녀의 부모에 관해서는 상당히 많은 설이 오가는데, 포르퀴스와 케토의 딸이라는 설도 있고,[4] 크뤼사오르와 오케아니스 칼리로에 사이에서 난 딸이자 게뤼온의 누이라는 설도 있고[5], 스튁스가 페이라스(Peiras)라는 남성[6]에게서 얻은 딸이라는 설, 심지어는 남편 튀폰과 같은 부모를 둔 남매지간이라는 설도 있다. 오르페우스 밀교에서는 파네스의 딸로도 등장한다.

에키드나는 제우스를 패배시킨 적이 있을 정도로 강력했던 폭풍의 신 튀폰과의 사이에서 케르베로스, 오르토스, 히드라, 키메라를 낳았고, 자기 자식인 오르토스와 관계를 가져 네메아의 사자, 스핑크스 등을 낳았다고 전해진다.[7] 그 외에도 전승에 따라서 '코르키스에서 황금 양피를 지키고 있었던 용', 라돈,[8] 에톤,[9] 스킬라, 그리고 라오콘과 그의 아들들을 휘감아 독으로 죽인 두 마리의 바다뱀과 파이아도 에키드나의 자식이라는 설이 있다.

어느 거인 여자와 달리 에키드나가 위협적이고 독 있는 괴물들을 여럿 낳았음에도 살아남고 자식들도 굳이 구속당하지 않은 데에는 튀폰보다 약한 처자식이라 내버려 둔 것이라는 설도 있고, 영웅들의 시험에 쓰일 존재로 일부러 에키드나와 아이들을 살려둔 것이라 하는 설이 있다.

아이러니하게 자녀들을 죽인 원수 헤라클레스와의 사이에도 자식이 셋이 있었는데, 헤라클레스의 말을 훔친 후 돌려주는 대가로 자신과 정을 통하는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혹은 헤라클레스가 자신의 괴물 자식들을 여럿 죽이거나 봉인했으므로 그만큼 물어내라고 요구했다고도 한다. 과연 에키드나는 헤라클레스와 관계하여 아가티르소스, 겔로노스, 스키테스 3형제를 낳았는데[10] 이 셋은 멀쩡한 인간이었다.[11] 에키드나는 아이들이 장성하면 어떡할지를 물었고,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활을 주며 이를 당기지 못하면 쫓아내라고 답한 뒤 떠났다. 결국 셋째 스키테스가 활을 당기는 데 성공했고, 훗날 최초의 유목기마민족 스키타이의 시조가 되었다.

그 최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남편 튀폰이 나고 자랐던 킬리키아의 아리마 동굴[12]에 살며 인간을 잡아먹는 나날을 보내다가, 펠로폰네소스 반도[13]로 거처를 옮긴 후 가축을 훔쳐먹고 만족해서 잠들어 있었을 때 헤라의 심복 아르고스에게 죽었다는 설이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아동 대상 학습만화에서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14]

파일:그로신 에키드나.jpg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구판의 에키드나.[15]

영웅의 활약상에도 넣기 뭣하기 때문에 에키드나가 등장하는 예술 작품은 거의 없다. 그리스 로마 신화 학습만화에서도 생략되는 일이 많은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1권에서 몇 컷으로 나오는 게 전부였으며,[16][17]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자식들과 남편은 등장하는데 정작 본인은 본편에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본인은 2권에서 폰토스의 자손들을 소개하면서 나왔지만[18] 스토리가 덜 진행된 상태에서 시리즈 연재가 끝나버린 관계로 튀폰[19]을 만나 아이들을 낳는 장면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튀폰과 에키드나의 자손들은 7권에 나온 키마이라를 제외하고 홍은영의 그로신에 등장하지 못했다.[20]

에키드나는 땅의 부패를 상징하는 존재기도 했다. 특히 점액, 악취나는 물, 질병의 권화였다고.

헝가리의 신화학자 카롤리 케레니가 주장한 전승에서는 포도밭을 수호하는 존재로 그려지기도 했다. 암포라에 그려진, 포도를 따먹는 염소들을 내쫓는 뱀의 하반신을 지닌 한 쌍의 여인들이 바로 에키드나라는 것.

튀폰과 유사하게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영향을 받아 탄생한 존재라는 설이 있다. '괴물들의 어머니' 라는 점에서 티아마트의 그리스 현지화 버전으로 받아들여진다고.

3. 기타

괴물들의 어머니인 에키드나, 아르고스에게 퇴치당한 에키드나, 스키타이의 선조가 된 에키드나는 사실 동명이인일 거라는 설이 있다. 온갖 왕족과 귀족의 조상이 된 멜뤼진들처럼 온갖 괴물과 민족의 조상이 된 뱀-여자들에 관한 전설을 '에키드나' 라는 명칭으로 묶어 불렀는데, 이게 후대에 와서 한 개체가 그 모든 일을 했을 거라고 착각한 게 아니냐는 식.[21]

타르타로스의 장어를 가리키는 뮈라이나 타르테시아(Μυραινα Ταρτησια | Myraena Tartesia)라고도 불렸고, 뱀(혹은 용)의 자궁을 뜻하는 드라카이나 델퓌네(Δρακαινα Δελφυνη | Dracaena Delphyne) 라는 호칭으로도 불렸다. 후자의 별명 때문에 티폰의 유모인 델퓌네와도 동일시되기도 했다.

현대의 대중매체에서는 원전에서 묘사된 미모가 너프받는 경향이 있다.[22] 요염한 뱀-여자 괴물의 대표주자를 라미아가 선점했는데, 라미아와 겹치는 특성이 워낙 많다보니 못생긴 괴물이나 강한 여성으로 묘사해 차별화하기 때문. 물론 원전에 충실하게 미녀로 등장하는 창작물도 있기는 하다.
[1] 에키드나란 이름이 원래 일반명사로 암컷 독사(She-viper)라는 뜻이다. 그냥 암수에 관계없이 '독사' 만 가리킬 때도 있다.[2] 같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라미아나 델퓌네도 여자의 상반신에 뱀의 하반신을 지닌 괴물로 나온다. 이러한 반인반사, 혹은 반인반룡의 여성 괴물들을 드라카이나(Drakaina)라고 부른다.[3]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구판, 신판 양쪽 모두)와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등에서는 이쪽 디자인을 채택했다.[4] 이렇게 되면 고르고나 그라이아이와는 서로 자매지간이 되는 셈이다.[5] 이 두 설은 근본적으로 원조라 할 수 있는 신통기에서 대명사의 누구를 지칭하는지 모호한 바람에 작가마다 독해를 달리한 끝에 생겨났다고 할 수 있다.[6] 인간으로, 아르고스 폴리스의 왕자였다.[7] 판본에 따라 네메아의 사자나 스핑크스도 튀폰에게서 얻은 자식, 혹은 오르토스와 키메라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라고도 한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에서는 이 전승을 택했다.[8] 라돈이 에키드나의 자식이 아니라 동생이라고 설명하는 전승도 있다.[9] aithôn/Aethon.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먹는 매[10] 헤라클레스가 죽이거나 봉인한 에키드나의 자식은 네메아의 사자, 히드라, 오르토스 셋이다. 그리고 실제로 에키드나는 헤라클레스와 관계하여 자식 셋을 더 낳았다.[11] 사실 신화란 것 자체가 사람이 만들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에 신과 인간이 관계했는데 신이 태어나기도 하고 인간이 태어나기도 하고 괴물이 태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제우스와 인간 세멜레 사이에선 신 디오뉘소스가 태어났고, 제우스와 인간 알크메네 사이에선 사상 최강의 인간 헤라클레스가, 신인 우라노스와 가이아 사이에서는 티탄족들이 태어나다가 갑자기 팔이 백개 달린 거인 헤카톤케이레스나 외눈박이 거인 퀴클롭스가 태어나기도 했다. 태양신 헬리오스(일부 전승에선 아폴론)이 인간과 낳은 파에톤은 그냥 평범한 인간이었다.[12] 혹은 '밤이 끝나는 경계' 에 있는 동굴에 살았다고도 한다. 이게 아리마 동굴을 가리키는지 다른 동굴을 가리키는지는 불명. 아리마 동굴(혹은 아리모이의 땅)의 위치도 사실 불명으로 킬리키아라 하는 것은 일리아스 독해의 한 가능성일 뿐이며 리디아, 시리아 등 매우 다양한 장소가 지목되었다.[13] 현지민들의 구전 설화에 의하면 산토리니의 블리하다(vlychada)에 있는 동굴이 에키드나의 새 집이자 무덤이 되었다고 한다.[14] 아동 대상 만화에서는 신화의 다층적 측면을 이해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르고스는 임신한 이오를 감시하다가 죽었는데 헤라클레스는 이오의 12대손이므로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포함시키기 힘들다. 또한 신화수집가들도 아르고스에 살해당한 에키드나는 페이라스의 딸로 소개한다.[15] 안고 있는 뱀은 그녀의 자식들 중 하나인 히드라.[16] # 잠깐 티폰의 죽음을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끝이다. 2컷이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데 위 컷에서는 뒷모습을 보여주고, 아래 컷에서는 그 모습이 자세히 나오지만 아이들의 모습에 가려져 있으며 하반신이 거꾸로 붙어 있다. 그나마도 신판은 딱 한 칸 등장하며 그마저도 컷의 크기 관계상 전신이 아니라 하반신이 거의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구판에서는 6권에서 히드라 소개할 때 딱 한 번 더 나온다.[17] 구판의 대사를 보면 튀폰이 신들과 싸우는 동안 에키드나는 튀폰의 아이를 배고 있다가 튀폰이 갇힌 후에야 동굴 속에 숨어 낳은 듯하다. 티폰과 에키드나가 같이 등장한 장면이 없어서 정확한 시간대는 알 수 없다.[18] 디자인상으로는 만화로 보는 그로신 구판과 차이가 거의 없으나 여기서는 그나마 상반신에 옷을 걸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하반신이 거꾸로 붙어 있는 오류가 다시 발생했다. 이는 가이드북에서 수정되었다.[19] 튀폰도 5권에서 나오기는 했으나, 올림포스의 신들과 싸우는 장면만 나오고 에키드나를 만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20] 나오지 못한 후속권 계획 중에 헤라클레스 편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앞에서 말했듯 에키드나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에키드나 본인도 헤라클레스와 인연이 있으니 헤라클레스 편이 예정대로 나왔더라면 에키드나와 그 아이들의 활약을 홍은영의 그로신에서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21] 사실 이럴만도 한 게, 상술한 아르고스한테 죽었다는 식이면 시간 흐름이 말이 안 된다. 아르고스는 이오를 감시하다가 헤르메스에게 죽었는데, 이오의 후손이 바로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레스이기 때문.[22] 예시 1 예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