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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트(verte) 압생트(좌)와 블랑슈(blanche) 압생트(우). 압생트는 물을 타면 사진과 같이 뿌옇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
1. 개요
Absinthe (프랑스어, 영어)Absinth (독일어, 체코어[유의])
Absenta (스페인어)
Assenzio (이탈리아어)
Absint (스웨덴어, 체코어[유의])
스위스에서 유래된 술. 주정[3]에 아니스(anise)와 회향(fennel)이라는 향신료와, 향쑥(wormwood)[4]이라는 허브계 약초를[5] 말려 부숴 넣은 후 그 혼합물을 다시 증류한 술이다. 이 상태에서는 무색투명한 색을 내기 때문에 여기에 히솝(hyssop), 레몬밤(lemon balm), 로만쑥(roman wormwood)[6] 등의 허브를 추가로 넣어 색을 침출시켜 녹색(verte)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나, 무색이나 적색(rouge), 심지어 로제(rosé) 등의 압생트도 존재한다. 특히 무색 압생트의 경우 '희다'는 의미의 블랑쉬(blanche), 또는 루쉬 현상이 일어날 때 빛의 산란 현상으로 인해 감도는 특유의 파르스름한 빛깔 때문에 라블뢰(la bleue)라고 불리며 스위스 압생트의 상징이 되었다.
2. 설명
'녹색 요정(La Fée Verte)', 혹은 '녹색의 악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술이다. 투명한 잔에 술을 따라서 색깔을 보면 연두색을 띤다.[7] 압생트의 색은 엽록소 때문에 나오는데, 빛을 받으면 점차 산화되어 연두색→연두색이 섞인 노란색→칙칙한 올리브그린을 거쳐 갈색[8]으로 변한다. 따라서 압생트는 보통 화공약품이나 와인처럼 녹색이나 갈색으로 착색한 병에 담는다. 일부 투명 병에 들어있는 진품 압생트도 있기는 한데, 이런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천천히 변하는 것을 감상하라는 목적으로 일부러 투명 병에 병입하는 것이다. 압생트의 도수는 브랜드에 따라 45~75도이고 극히 일부 한정 판매 제품의 경우 증류한 원액을 그대로 병에 담아 80도를 넘는 제품[9]도 있을 정도로 다른 증류주들과 비교해도 유별나게 높은 것이 많은데, 이 또한 허브의 향 성분이 더 잘 녹아들기 때문인것도 있지만 도수가 높아야 변색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이다.리큐르로 흔히 알려졌지만 당분이 첨가되지 않으므로 리큐르는 아니다. 진처럼 증류한 주정에 허브를 우려 넣은 후 증류해 만들기 때문에 인퓨징된 증류주에 가깝다. 위키백과에서는 스피리츠로 분류한다. 제대로 만든 압생트의 경우 아니스의 자체 성분인 아네톨(anethole)[10]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설탕을 전혀 첨가하지 않아도 은은한 단맛이 나고, 거기에 쓴쑥에서 유래한 성분인 압신틴(absinthin)[11]의 쌉쌀한 맛이 약하게 섞여 나는 것이 특징이다. 압생트의 정석적인 제조법에 대해서는 이 링크(영어)를 참고. 실제 압생트를 제조하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라 세세한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한때 필록세라 때문에 와인 시장이 침체되자 대신 프랑스의 국민 식전주로 애용되기도 했다.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절에는 녹색 시간(l'heure verte)라고 하여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압생트를 마시는 것이 유행이기도 했다. 스위스의 발드트라베르(Val-de-Travers) 지역과 프랑스의 퐁타를리에(Pontarlier) 지역이 특히 압생트를 잘 생산하기로 유명했으며 스위스의 경우 압생트 금지 이후에도 계속해서 밀조업자들이 전통을 이어나갔다. 현재에도 발드트라베르 지역은 압생트를 고장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도 본인들의 고장을 "압생트의 고향"이라고 부르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퐁타를리에의 경우 당시 시장 점유율 1위이던 메종 페르노 피스(Maison Pernod Fils)사를 비롯해 수십 곳의 압생트 제조사가 있었으며 마찬가지로 20세기 초 압생트가 금지된 이후에도 밀주 압생트가 유통되던 지역이다. 현재 압생트를 합법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스위스의 올리버 마터(Oliver Matter)사나 프랑스의 아르망 기(Armand Guy)사도 해금 전에는 밀주를 제조했었다는 의혹이 있고, 스위스의 아르테미시아(Artemisia)사는 사장이 직접 밀주를 제조했었다고 인정하고 실제로도 "La Clandestine"이라는 이름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처음 향을 맡게 되면 아니스 향[12]을 비롯해 향신료와 허브의 향이 강하게 올라오는데, 깊게 음미하면 굉장히 이질적이다. 데킬라처럼 특유의 향이 매우 진해서 호불호가 심한 편인데, 데킬라와 달리 한국에서는 그렇게 통용되는 술은 아니다 보니 쉽게 친숙해지기 어려운 느낌이 크다. 맛이 궁금하다면 같은 아니스 계열 술인 삼부카나 파스티스, 또는 편의점 스마트오더에서도 판매하는 유사 압생트인 Absente를 먹어보면 대략 어떤 느낌인지는 알 수 있다. 이것마저 귀찮다면 가끔 찾을 수 있는 검은색 감초 맛 젤리빈을 먹어봐도 비슷한 향을 느낄 수 있다. 그냥저냥 이것저것 찾아 마시는 수준에선 거의 구별이 안 되는, 구별을 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는 맛. 물론 실제 압생트는 덜 자극적이고 더 복잡 미묘한 향이 나기 때문에 똑같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Absente를 비롯한 유사 압생트와 진짜 압생트의 맛 차이는 나폴레온과 진품 코냑의 차이 정도라고 보면 된다.
압생티아나(Absinthiana) 음용법 |
물은 보통 최소 세 배 이상 섞어 마시며, 많게는 일곱 배까지도 섞는다. 와인의 대체재로 한때 유통되었었기 때문에 와인과 비슷한 도수로 희석해 마시는 것이 일반적으로, 희석 전의 원액 상태라면 모를까 실제 마실 때의 압생트는 전혀 독한 술이 아니다. 정석적인 음용법은 한 잔을 얼음물로 희석시켜 천천히 홀짝홀짝 마시며 향을 즐기는 방식으로, 제대로 만들어진 압생트에 얼음물을 타서 느긋하게 마시면 시원한 온도와 특유의 향 덕분에 굉장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압생트 애호가들이 압생트의 맛에 대해 설명할 때 '알콜 좀 들어간 아니스 향 아이스티'에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음물을 섞는 대신 각설탕이나 압생트 자체에 불을 붙이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석적인 음용법에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방법이다. 불을 붙이는 것은 후술하겠지만 1990년대에 흔히 보헤미안 압생트(Bohemian Absinth)라고 불리는, 체코산 가짜 압생트를 팔아먹기 위해 상인들이 개발한 근본 없는 방법으로, 역사적인 근거가 전혀 없고, 압생트를 태워버려 향을 망치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매우 위험하다. 뜨거운 불에 순간적으로 달궈진 술잔이 깨지기라도 하면 그대로 불타는 고도수의 알코올이 사방에 흘러내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절대 시도해서는 안 된다.
압생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이곳을 참조.
3. 독성 논란과 판매 금지
Lebensmittelverordung, 40. Kapitel: Absinthverbot
Art. 433
1 Fabrikation, Einfuhr, Transport, Verkauf und Aufbewahrung zum Zwecke des Verkaufs von Absinth oder Nachahmungen von Absinth sind verboten.
2 Als Absinth gilt jede Spirituose, die Thujon sowie aromatische Bestandteile des Wermutkrautes in Verbindung mit anderen aromatischen Stoffen, wie Anis, Fenchel und dergleichen enthält, nach Anis oder Fenchel riecht und beim Verdünnen mit Wasser ein trübes Getränk ergibt.
3 Als Nachahmungen des Absinthes gelten alle mit Anis, Fenchel und dergleichen aromatisierten, alkoholhaltigen Getränke, die:
a. beim Verdünnen mit 14 Volumenteilen destilliertem Wasser von 20 °C eine Trübung ergeben, die nach Zugabe von weiteren 16 Volumenteilen destilliertem Wasser von 20 °C nicht vollständig verschwindet; oder
b. mehr als 45 Volumenprozent Ethylalkohol aufweisen.
(Aufgehoben auf Ende Februar 2005)
식품 규정 제40장: 압생트 금지령
제433조
1. 압생트와 압생트 유사품의 제조, 수입, 운송, 판매 및 판매 목적의 소지를 금한다.
2. 압생트는 투존을 비롯한 쓴쑥의 방향유 성분과 아니스, 회향 등의 방향유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아니스와 회향의 냄새가 나고 물로 희석할 시 탁한 음료가 되는 증류주 전반을 가리킨다.
3. 아니스, 회향 등으로 향을 낸 주류 중 아래의 조항에 부합하는 것들은 압생트 유사품으로 간주한다:
a. 부피로 14배의 증류수(20°C)를 섞었을 때 탁하게 변하고 16배의 증류수(20°C)를 섞었을 때에도 완전히 투명하게 돌아오지 않는 것 또는,
b. ABV 45% 이상의 알코올 도수를 가진 것.
구 스위스 연방 식품 규정(2005년 폐지) 출처
Art. 433
1 Fabrikation, Einfuhr, Transport, Verkauf und Aufbewahrung zum Zwecke des Verkaufs von Absinth oder Nachahmungen von Absinth sind verboten.
2 Als Absinth gilt jede Spirituose, die Thujon sowie aromatische Bestandteile des Wermutkrautes in Verbindung mit anderen aromatischen Stoffen, wie Anis, Fenchel und dergleichen enthält, nach Anis oder Fenchel riecht und beim Verdünnen mit Wasser ein trübes Getränk ergibt.
3 Als Nachahmungen des Absinthes gelten alle mit Anis, Fenchel und dergleichen aromatisierten, alkoholhaltigen Getränke, die:
a. beim Verdünnen mit 14 Volumenteilen destilliertem Wasser von 20 °C eine Trübung ergeben, die nach Zugabe von weiteren 16 Volumenteilen destilliertem Wasser von 20 °C nicht vollständig verschwindet; oder
b. mehr als 45 Volumenprozent Ethylalkohol aufweisen.
(Aufgehoben auf Ende Februar 2005)
식품 규정 제40장: 압생트 금지령
제433조
1. 압생트와 압생트 유사품의 제조, 수입, 운송, 판매 및 판매 목적의 소지를 금한다.
2. 압생트는 투존을 비롯한 쓴쑥의 방향유 성분과 아니스, 회향 등의 방향유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아니스와 회향의 냄새가 나고 물로 희석할 시 탁한 음료가 되는 증류주 전반을 가리킨다.
3. 아니스, 회향 등으로 향을 낸 주류 중 아래의 조항에 부합하는 것들은 압생트 유사품으로 간주한다:
a. 부피로 14배의 증류수(20°C)를 섞었을 때 탁하게 변하고 16배의 증류수(20°C)를 섞었을 때에도 완전히 투명하게 돌아오지 않는 것 또는,
b. ABV 45% 이상의 알코올 도수를 가진 것.
구 스위스 연방 식품 규정(2005년 폐지) 출처
한때 압생트의 주원료인 쓴쑥에 포함된 투존(thujone)[16]이라는 성분이 신경에 영향을 주므로 사람이 압생트를 음용하면 환각을 보게 되고 장기 복용하면 정신이 파괴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굉장한 힘을 얻어 압생트가 191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거의 100년 가까이 금지된 적도 있었다. 또한 국내에는 정식 수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이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서구 세계에 만연하던 알코올 의존증과, 그에 대한 반발로 크게 유행한 기독교적 관념에 입각한 도덕적 엄숙주의와 그에 따른 금주 운동의 영향[17]이 가장 컸다. 당시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이 대형 사회 문제로 떠오르던 서구권에서는 술을 도덕적이지 못한 것으로 규정하고, 술, 담배, 마약[18]을 비롯한 기호품을 끊는 것을 장려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금욕 운동(temperance movement)이 널리 일어나고 있었다.
이러자 필록세라로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다가 오랜 노력 끝에 겨우 생산을 정상화하는 데에 막 성공한 참이었던 와인 업자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복구한 사업이 갑자기 뜬금없이 법으로 금지될 위기에 처해져서 아주 난처한 입장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와인은 성경에도 등장할 만큼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했고, 성체성사를 비롯한 종교 의식에도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신성한 음료이다'라는 주장으로 와인 생산과 소비를 정당화했고, 대신 도수 높은 증류주들, 특히 압생트 등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술에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 이들은 또한 '알코올이 문제가 아니고 저런 사악한 증류주를 만들 때 섞어 넣는 각종 수상한 재료들이 진짜 문제이다'라고 역설했으며[19], 이것이 그대로 사람들에게 먹혀 '농장에서 농부가 정성스럽게 생산한' 와인과 대비되는 '음산한 공장에서 이상한 재료를 섞어 넣어 그냥 막 찍어내는' 압생트 또한 "녹색 악마"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사실 이는 일부 압생트업자들이 자초한 면도 없지 않았다. 당시 프랑스에서 압생트는 대단히 널리 퍼져 있었는데, 부유한 사람들이 마시는 고급 압생트는 정석적인 재료와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지만, 빈민층이 마시던 싸구려 압생트는 제대로 된 레시피를 지키지 않는, 현재의 보헤미안 압생트 이상의 불량 주류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예술사를 다루는 교양 수업 등에서 흔히 언급되는 '싸고 독한 독주 압생트'의 전설을 만들어낸 원인이 된 것이 바로 이런 저가 압생트로, 보통 파리 근교의 무허가 공장에서 제조되었으며 오크통에 담아 싸구려 술집으로 유통되었다. 싸구려 압생트는 가격이 제대로 만든 압생트의 1/30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쌌지만, 사실은 메탄올을 비롯한 불순물이 섞인 공업용 알코올에 유독 화학 약품 등을 섞어 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인체에 매우 유해했다[20]. 허브 성분의 침출은 현재의 보헤미안 압생트처럼 허브 추출물을 알콜에 섞어 넣는 것으로 대신해 원가 절감을 꾀했으며, 심지어는 선명한 초록색을 내겠답시고 황산구리(!)를 섞어 넣는다든지, 물을 부었을 때 일어나는 백탁 현상을 좀 더 보기 좋게 만들겠답시고 안티모니 화합물을 섞어 넣는다든지 하는 미친 제조도 비일비재했다고 하니 말 다 했다.
여기에 평소 압생트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던 일부 의사들이 가세하면서 사태는 점점 악화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저명한 의사였던 발랑탱 마냥(Valentin Magnan)은 '압생트로 인한 알코올 중독 증세는 다른 술들에 의한 증세와 다르다'고 주장했고, 자신이 봐온 '압생트 중독증', 이른바 '압생티즘(absinthism)' 환자들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까무러치고, 대소변을 지리며 환각 상태에 빠져서는 전신 발작을 겪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글을 써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사실 마냥이 관찰했다는 환자들은, 이미 알코올 의존증의 말기 중에서도 말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이라 살 날이 일주일 남짓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즉, 이들은 무슨 '압생트 중독증'에 빠져 이런 증상을 보인 것이 아니고, 극도의 알코올 중독에 의한 뇌 손상에 따라오는 증상들을 보이고 있던 것이다. 마냥은 '압생티즘'의 증상으로 분별력의 약화, 충동조절장애, 분노, 흥분, 불면증, 발작, 환각을 꼽았는데, 보면 알겠지만 전부 알코올 중독의 증상과 완벽히 일치한다. 결국 '압생티즘'이라는 말부터가 그 실체가 없는 거짓말이었던 것. 그러나 자극적이고 소문으로 퍼지기 좋은 이야기였기에 이런 거짓말이 일반 대중에게 널리 퍼지게 되었고, 특히 말년에 미쳐버린 빈센트 반 고흐 덕분에 현재도 제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마냥은 자신의 '압생티즘'에 대한 이론을 뒷받침한답시고 쥐에게 쓴쑥 농축 추출물을 죽을 때까지 주입한다는 말도 안 되는 '실험'을 실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쥐가 죽자 기다렸다는 듯이 '압생트의 부작용은 쓴쑥 탓이다'고 결론을 지은 논문을 발표했다. 문제는 이게 제대로 된 실험이 절대 아니었다는 건데, 보면 알겠지만 처음부터 '압생트는 다른 술보다 더 해롭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일부러 잘못된 실험을 설계해 의도한 결과만 나오게 유도한 다음, 결론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교과서적인 연구 부정 행위였으며, 쓴쑥은 어쩌다가 우연히 얻어 걸렸을 뿐이다. 실제로 마냥은 골수 국수주의자이자 자문화 중심주의자였으며, '프랑스인의 전통주'인 와인을 찬양하며 압생트처럼 역사가 짧은 증류주를 '프랑스 민족의 영혼을 퇴화시키는 술'이라며 혐오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사회적 명성을 이용해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압생트를 묻어버리려고 이런 짓을 꾸민 것이다. 그리고 마냥이 의도한 대로 그의 주장은 즉각 '저명한 의사가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내놓은 정확한 결과'로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고 말았다. 대중의 압생트에 대한 분노가 커져가는 와중에 감히 마냥의 실험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압생트를 마시는 것만으로는 저 정도로 고농도의 투존에 노출되기가 불가능하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 와인 업자들은 압생트가 알코올 중독의 오명을 전부 덮어써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된 데다, 압생트가 애초부터 와인 대체품으로 유행했다는 점 때문에 평소부터 압생트를 싫어했던지라 계속해서 '위험한 압생트'의 이미지를 부풀리며 이와 대비되는 '안전한 와인'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갔다.
모든 물질은 과용하면 독이 되며, 투존도 예외는 아닌지라 분명히 과도하게 음용했을 때 어지럼증, 발작, 혼수상태,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지만… 정작 흔히 알려진 환각과 정신 착란 등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실 투존 성분의 부작용이라고 주장한 환각과 섬망은 투존이 아닌 습관성 과음의 증상이었던 것이다. 즉 다른 술들과 마찬가지로 알코올이야말로 압생트의 진짜 '환각 성분'이었다는 이야기. 정말 투존의 부작용을 유발할 만큼 압생트를 마시려면 앉은 자리에서 압생트를 약 400L 정도 마셔야 한다는데... 68%짜리 압생트를 한 병(700mL)만 원샷해도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갈 것이고, 체중에 따라 에탄올의 반수 치사량에 근접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400L는 전혀 현실성이 없는 소리이다. 그만큼 압생트에서 투존이 주는 부작용은 미미하다. 에탄올을 제거했다 가정해도, 사람의 위는 10L도 담을 수 없으며 어떻게든 비우며 계속 마신다면 투존의 부작용이 유발되기 전 물 중독으로 죽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쓴쑥 자체도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현재까지 사용 중이고, 베르무트[21]나 '빅스 베이포럽'[22] 등에도 여전히 쓰인다. 이뿐만 아니라 폴란드와 스웨덴에는 각각 피오우누프카(Piołunówka)와 배스크(Bäsk)라는 쓴쑥을 주정에 넣고 푹 우린 전통주가 있는데, 침출 후 추가적인 증류를 통해 쓴쑥 성분의 대부분이 걸러지는 압생트와는 달리 이 술들은 추가 증류를 거치지 않아 투존을 비롯한 쓴쑥의 성분이 그대로 함유되어 있지만, 이것을 마시고 환각을 경험했다거나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사람은 고금을 통틀어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흔히 자라는 쑥도 쓴쑥과 마찬가지로 투존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정말 투존이 환각 성분이었으면 당장 한국부터 매년 봄마다 쑥떡이나 쑥국을 먹고 맛이 가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넘쳐났을 것이다.
투존이 시신경 손상을 일으킨다고 주장하며 고흐가 강렬한 노란색으로 그림을 그리던 것도 투존에 의한 만성적인 황시증의 결과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투존은 황시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특히 이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투존이 속한 화합물의 분류인 테르펜(terpene)과 실제로 복용 시 중독 증상으로 황시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유화용 용제 테레핀(turpentine)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기본적인 유기화학 지식도 없다는 증거이다. 테르펜과 테레핀은 어원이 같아 발음이 비슷할 뿐 전혀 다른 물질일뿐더러, 테레핀은 예전에 싸구려 진에 첨가된 적은 있었으나 압생트와는 연이 없다. 사실 만성 황시증으로 인해 노란색을 그림에 자주 쓰게 되었다는 주장부터가 근거가 없는 것이, 황시증을 겪는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면 물감과 그림도 전부 노랗게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림에서 노란색이 빠져야 정상이다.
결론적으로 압생트에 어떤 사악한 성분이 함유되어 사람들을 중독되게 한 것이 아니다. 그냥 당시 유럽인들이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셔서 음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는데, 압생트가 대표적으로 음주로 말미암은 부작용의 원인이란 오명을 다 뒤집어쓴 것이다. 압생트 금지를 목전에 두고 있던 1910년 프랑스의 1년 압생트 판매량은 3600만 리터에 달했는데, 엄청나게 많아 보이지만 당시 프랑스는 1년에 10억 리터가 넘는 술을 소비하는 국가였기 때문에 이는 사실 전체 술 판매량의 3%밖에 되지 않았다.[23] 당시 프랑스 인구가 3900만 명 정도였으니, 신생아부터 노인까지 다 포함해도 한 사람당 평균적으로 1년에 술을 30리터 가깝게 마셨다는 뜻이고 압생트는 그중 1리터도 차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당시 프랑스에서는 현재처럼 술을 병 단위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오크통 단위로 사서 집에 쌓아놓고 매일 계속 마시는 것이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이었으니 알코올 중독자가 넘쳐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문제는 술이 아니라 그걸 마시는 사람에게 있었던 것이다. 산업 혁명기 영국에서 진이 크게 유행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것이나, 한국에서도 값이 싼 소주를 마시고 난리를 피우는 알코올 중독자들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압생트 독성 논란에 결정타를 먹인 것은 1905년 8월 스위스에서 장 랑프레(Jean Lanfray)라는 농부가 자기 일가족을 총으로 쏴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이다.[24] 당시 신문에서는 이 농부가 압생트를 마시고 미쳐서 이런 일을 벌였다고 보도했지만, 사실 압생트는 아침에 한두 잔 마신 게 다였으며, 진짜 문제는 그 뒤에 낮부터 저녁까지 필름이 끊기도록 잔뜩 마셨던 와인, 브랜디, 크렘 드 멘트였다. 이 중 와인만 해도 독한 홈메이드 와인(Piquette)을 2리터가량 먹었으니 우리가 생각하는 와인을 4~5리터는 마신 셈. 동네 사람들은 랑프레에 대해 술을 좋아할 뿐인 선량한 사람이었다고 평했지만 사실 그는 매일 술을 이만큼씩 마시는 중증 알코올 중독자였기 때문에 이 사건은 다년간 술을 대랑으로 복용하여 정신이 황폐화된 알코올 중독자가 충동적으로 저지른 사건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아닌게 아니라 실제 재판정에서 랑프레 본인이 '저는 선량한데 압생트에 의한 정신병을 얻은 피해자입니다'라며 동정심을 유발하려 했으나 검사와 판사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독성 논란으로 1908년 스위스에서, 1915년 프랑스에서 압생트가 판매 금지되며 프랑스의 압생트 제조 회사였던 메종 페르노 피스(Maison Pernod Fils)[25]와 에두아르 페르노(Edouard Pernod)[26]가 합병해 만들어진 페르노(Pernod SA, 현 페르노리카)사는 쓴쑥 성분을 빼고 아니스의 성분을 강조한 리큐르를 내놓는데, 이게 바로 현재의 페르노이다. 파스티스(Pastis) 또한 압생트를 모방해(pastiche) 아니스를 첨가한 리큐르인데, 아니스의 단 향과 맛을 잡기 위해 쓴쑥 대신 리코리스(서양 감초)를 첨가한 것이다.[27]. 그리고 녹색 계열의 지존으로 군림하던 압생트가 크게 위축되면서, 컬러풀한 칵테일의 재료로 쓰이는 녹색 리큐르의 제왕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이 멜론 리큐르인 미도리. 칵테일에 쓰이는 일본산 술 중에서는 사케보다도 더 유명할지도 모른다. 칵테일에서 색의 완성도에 집착하는 이들은 일본 바텐더들이 대부분이라서 미도리가 상대적으로 득을 본 것도 있긴 하다[28]. 일단 색상부터가 인공 색소를 썼기 때문에 압생트보다 훨씬 선명하기도 하고.
한편 압생트의 발상지이기도 한 스위스에서는 금지 뒤에도 아예 시설을 음성화해서 밀조하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제조되었는데, 밀조업자들은 압생트를 보드카나 진과 비슷하게 도수를 낮추고, 색 침출 과정이 없어 외견적으로는 다른 술과 구분하기 힘든 블랑슈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해갔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스위스의 무색투명 압생트를 하우스게마흐트(hausgemacht) 또는 라블뢰(la bleue)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후 스위스에서 2005년 압생트가 합법화되자 이들 밀조 회사들은 기존 밀주 시절 레시피 그대로 떳떳하게 영업 허가를 받고 생산하는 중. 프랑스의 압생트에 비하면 쌉쌀한 향과 맛이 다소 강한 것이 특징이다.
4. 해금
Verordnung des EDI über Getränke
Art. 147 Absinth
1 Absinth ist eine Spirituose aus Ethylalkohol landwirtschaftlichen Ursprungs oder aus einem Destillat landwirtschaftlichen Ursprungs, die folgende Eigenschaften aufweist:
a. Sie ist ausschliesslich mit Wermutkraut (Artemisia absinthium L.) oder seinen Extrakten, in Verbindung mit anderen Pflanzen oder Pflanzenextrakten wie Anis, Fenchel und dergleichen, aromatisiert.
b. Sie wird durch Einmaischen und Destillation hergestellt.
c. Sie hat einen bitteren Geschmack und riecht nach Anis oder Fenchel.
d. Sie ergibt beim Verdünnen mit Wasser ein trübes Getränk.
2 Absinth darf nur durch Aufguss mit traditionell verwendeten Duftstoffpflanzen im Destillat oder durch Lagerung des Destillats in Eichenfässern gefärbt werden.
내무부 음료 규정
제147조 압생트
1. 압생트란 농산물에서 얻은 에틸 알코올 또는 농산물에서 얻은 증류주를 재료로 한 증류주로서,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 것이다:
a. 쓴쑥 (Artemisia absinthium L.) 또는 그 추출물과 아니스, 회향 등의 식물 또는 그 추출물의 혼합물만으로 향을 낸 것.[29]
b. 침출과 증류를 통해 얻어진 것.[30]
c. 쓴맛과 아니스와 회향의 향을 지닌 것.[31]
d. 물로 희석할 시에는 탁한 음료가 되는 것.[32]
2. 압생트의 착색은 증류액에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향초를 침출하거나 증류액을 오크통에 숙성하는 방식으로만 할 수 있다.[33]
현 스위스 연방 내무부 음료 규정 출처
Art. 147 Absinth
1 Absinth ist eine Spirituose aus Ethylalkohol landwirtschaftlichen Ursprungs oder aus einem Destillat landwirtschaftlichen Ursprungs, die folgende Eigenschaften aufweist:
a. Sie ist ausschliesslich mit Wermutkraut (Artemisia absinthium L.) oder seinen Extrakten, in Verbindung mit anderen Pflanzen oder Pflanzenextrakten wie Anis, Fenchel und dergleichen, aromatisiert.
b. Sie wird durch Einmaischen und Destillation hergestellt.
c. Sie hat einen bitteren Geschmack und riecht nach Anis oder Fenchel.
d. Sie ergibt beim Verdünnen mit Wasser ein trübes Getränk.
2 Absinth darf nur durch Aufguss mit traditionell verwendeten Duftstoffpflanzen im Destillat oder durch Lagerung des Destillats in Eichenfässern gefärbt werden.
내무부 음료 규정
제147조 압생트
1. 압생트란 농산물에서 얻은 에틸 알코올 또는 농산물에서 얻은 증류주를 재료로 한 증류주로서,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 것이다:
a. 쓴쑥 (Artemisia absinthium L.) 또는 그 추출물과 아니스, 회향 등의 식물 또는 그 추출물의 혼합물만으로 향을 낸 것.[29]
b. 침출과 증류를 통해 얻어진 것.[30]
c. 쓴맛과 아니스와 회향의 향을 지닌 것.[31]
d. 물로 희석할 시에는 탁한 음료가 되는 것.[32]
2. 압생트의 착색은 증류액에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향초를 침출하거나 증류액을 오크통에 숙성하는 방식으로만 할 수 있다.[33]
현 스위스 연방 내무부 음료 규정 출처
결국 스위스 등 일부 국가들의 압생트 애호가들과 여러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압생트에는 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 해금되었다. 실제로 20세기 초만 해도 압생트 반대론자들이 투존이 최소한 250 mg/L이나 들어있다고 주장했는데, 제대로 만드는 압생트의 투존 함유량은 5mg/L(약 5ppm) 정도밖에 안 되니[34] 그야말로 언론 플레이. 여튼 지금도 압생트에는 쓴쑥이 들어가기에 당연히 투존도 함유되어 있는데 유럽 연합은 35 mg/L 이하, 미국과 일본은 10mg/L 이하로 규정했고, 현재도 압생트 제조 회사들은 각 배치(batch)의 샘플을 검사 기관에 맡겨 투존 함량을 점검받아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주류 한정으로 회향에 함유된 펜촌(fenchone)이라는 성분도 2011년까지 규제 대상이었기 때문에 프랑스 내수용 압생트의 경우 회향을 거의 넣지 않거나 아예 생략하는 경우[35]도 있었다.
스위스에서는 2005년 합법화와 동시에 위와 같은 새 식품법이 제정되어 지정된 허브를 침출 후 증류하는 방식으로만 압생트를 생산할 것을 강제해 보헤미안 같은 짝퉁 압생트가 시장에 끼어들 여지를 아예 없애버렸고, 미국에서는 이미 70년대부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으나 미국 관세청에서 "압생트라는 이름 자체가 반사회적인 느낌을 준다"는 이유로 멋대로 수입 물량을 압수하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2007년경 압생트 퀴블러(Kübler)와 루시드(Lucid)가 FDA 인증을 받으면서 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미국은 압생트가 합법적으로 생산, 수입, 유통되고 있다. 프랑스는 1988년부터 쓴쑥이 들어간 술을 만들 수 있게 되어 해외 수출용 압생트를 만드는 회사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2000년부터 압생트 판매도 해금되었다. 그러나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압생트라는 이름에 반감이 있었는지 "쓴쑥 추출물을 섞은 증류주(Spiritueux aux Plantes d'Absinthe)" 같은 괴상한 이름으로 불렸지만 2011년부터는 대놓고 압생트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게 법이 개정되었다.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스웨덴, 체코 쪽은 금지된 적이 없었다. 체코를 제외한 국가들의 경우 당시에도 압생트가 유통되었지만 인지도가 너무 낮아 딱히 금지할 이유가 없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최근까지 압생트를 제조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실제로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압생트가 금지된 후 페르노사는 60년대까지 스페인에서 압생트를 제조해 팔았었다[36]. 이후 스페인의 압생트인 압센타(absenta)는 파스티스와 비슷하게 아니스를 팔각으로 교체하고 제조 방식을 증류보다 간편하고 저렴한 에센스 배합으로 바꾸는 등 일종의 수렴 진화를 빙자한 원가 절감이 일어났으며, 현재 생산되는 스페인 압센타의 맛 또한 파스티스나 아니스 리큐르와 별다를 바가 없다.
영국은 압생트의 인지도가 낮기도 했지만, 프랑스의 마냥과는 달리 제정신 박힌 의사들이 직접 압생트 유해설의 허점을 지적한 덕분에 금지되지 않았다. 현재도 발간되고 있는 영국의 유명 의학 잡지인 란셋(The Lancet) 1868년 5월 호에는 "압생트의 유일한 유해 성분은 알코올이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기고되었고, 이듬해 발간된 1869년 3월호에는 마냥의 '실험'이 제대로 된 실험이 아니라며 비판하는 기사가 기고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영국은 압생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큰 해악을 끼친 진이 있었고 당시에는 이미지가 매우 좋지 않던 스카치 위스키[37]도 있었지만, 둘 다 간접적인 규제만 하고 직접적으로 금지한 적은 한 번도 없을 만큼 술 금지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나라이다.
압생트 금지령이 떨어진 1910년대 이전에 제조된 진품 압생트도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내용물은 100년을 훌쩍 넘은 오랜 세월 때문에 엽록소가 완전히 파괴되어 갈색이지만 맛은 굉장히 좋다는 것이 중평. 물론 비싸고 귀한 술이니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진 모조품이 유통된 것이 발각되어 서양의 압생트 커뮤니티가 한번 뒤집어진 적도 있었다.# 또한 그 당시는 식품 첨가물에 대한 규정이 현대와 비교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시대였기 때문에 저가형 압생트들은 진짜로 중금속 등 유독성 재료가 들어간 술도 있다. 따라서 압생트를 구할 수 있는 국가에 거주하거나 여행 중이라면 굳이 빈티지 압생트를 엄청난 가격과 높은 위험 부담까지 감수하며 살 필요는 없고, 옛날 맛을 재현한 위생적인 현대의 압생트를 구매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Jade라는 회사[38][39]는 옛날에 실제로 판매되었던 압생트의 레시피와 맛을 철저히 재현한 제품들을 생산, 판매 중이다. 특히 제이드 압생트를 사서 어두운 곳에 놓고 장기간 묵힐 경우 더욱 맛이 금지 이전에 생산되었던 빈티지 압생트와 비슷해진다고 한다.
제이드 이외에 빈티지 압생트를 재현한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로는 스위스의 올리버 마터, 체코의 주파넥(Žufánek)과 이스라엘의 골라니(Golani)가 있다. 올리버 마터는 원래 밀조 라블뢰 회사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옛날 서적들에서 복원한 레시피를 토대로 뒤플레(Duplais)와 브레방(Brevans) 시리즈를 내놓고 있으며, 밀조 시절 레시피도 칼나허(Kallnacher)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파넥은 후술하겠지만 체코에서 진짜 압생트를 제조하는 몇 안 되는 회사 중 한 곳으로, 세계 최초로 압생트를 대량 생산한 Maison Dubied et Fils[40]의 압생트를 사장이 직접 구해 맛보고, 당시의 테이스팅 노트와 자신이 발로 뛰며 긁어모은 초창기 레시피를 토대로 재현한 제품을 한정 생산하고 있다. 골라니는 로만스(Romans)라는 빈티지 압생트를 재현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오리지널 레시피를 약간 현대적으로 손본 제품도 같이 판매 중이다.
과거에 실제로 압생트를 생산했던 회사들이 자사 제품을 복각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정말로 빈티지 압생트와 차이가 없다고 보아도 된다. 대표적으로 제이드 압생트의 증류를 맡고 있는 콩비에가 테드 브로의 도움을 받아 자사의 블랑쉬 압생트를 복각해 'Blanchette'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에밀 페르노(Emile Pernot)[41]라는 회사도 자사의 빈티지 압생트를 복각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굳이 옛날 레시피에 구애받지 않고 압생트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약간 현대적인 맛을 내는 제품들도 스위스[42], 프랑스[43], 스페인[44], 독일[45], 미국[46], 스웨덴[47] 등지에서 제조되고 있다. 다만 압생트의 재료와 제조법을 법에 명시해 놓은 스위스를 제외한 국가들의 경우 Absente 같은 유사 압생트나 아예 보헤미안 압생트를 만드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5. 한국에서의 유통
대한민국에서는 투존이 들어간 정통 압생트의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되어 있는데, 흔히 알려진 것처럼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마약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48]. 대신 주원료인 쓴쑥이 대한민국 법률상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재료'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즉 식품위생법 7조 “식품원료의 기준에 적합한 원료사용”을 위반한 것. 그러나 주류의 경우 식용이 불가능한 재료를 소량 포함하고 있어도 해당 성분이 소량만 함유되어 있어 위해성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면 정기적 갱신이 필요한 "예외적 허가"를 받아 유통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절대 불가능은 아니며, 수입사의 의지만 있다면 제한적으로나마 판매가 가능할 수도 있다. 당장 Absente도 쓴쑥이 들어간다는 이유 때문에 수입 초창기에 유통금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레시피 변경 없이 안전성 입증에 성공해 아무 문제 없이 수입, 판매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제품들이 있지만, 후술하겠지만 이 중 진품 압생트는 아직 없다.현재 한국에서 유통되는 압생트는 전부 보헤미안 압생트이거나 향만 흉내 낸 모조품이다. 국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브랜드는 Absente[49], 튜넬, 페르케르만스, 로드닉스,
굳이 압생트라는 이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면 파스티스를 사 마시는 것이 낫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유사 압생트와 비교하면 도수만 낮을 뿐 성분적으로 거의 차이도 없으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하기 때문. Absente만 해도 한국에서는 700ml 기준 최소 6~8만 원이라는 정신 나간 가격에 판매되지만 파스티스는 1L짜리 병이 2만 원대 초반에 팔리는 경우도 흔하다. 파스티스보다 약간 비싼 대신(당시 700ml 기준 3만 원대) 더 좋은 제품으로는 색도 그럴싸하고 파스티스 특유의 잡맛이 나지 않는 페르노가 있었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로 한국 수입이 중단된 상태라 시중에 남은 매물이 거의 없다.[52]
6. 모조품: 보헤미안 압생트(Absinth)
유명세만큼 가짜도 많은데, 특히 체코 등지에서 촉발된 보헤미안 압생트라는 게 있다. 체코는 상술했듯이 압생트가 금지된 적이 없는 국가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한창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압생트가 유행할 당시 체코인들은 압생트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그러다 1990년대에 들어서 체코의 한 증류장 사장이었던 란도밀 힐(Randomil Hill)이라는 사람이 압생트라는 것에 대해 어디서 주워듣고, 쓴쑥과 박하 등을 알콜에 우린 후 녹색으로 착색해 Hill's Absinth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보헤미안 압생트의 시작이다. 아직도 체코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체코어의 철자법에 따라 'Absinthe'가 아닌 'Absinth'라고 병에 쓰여있는 것들이 많다.[53]
해당 업자들은 보헤미안 압생트도 압생트의 한 종류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가짜 압생트 취급을 받는 이유는 아니스, 회향, 쓴쑥이라는 세 가지 기본적인 재료들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만들어 놓고선 '이것이 고흐가 마시던 그 압생트'라고, 압생트의 상징성과 유명세에 무임승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헤미안 압생트의 주산지인 체코에는 90년대 이전에 체코산 압생트가 존재했다는 증거나 기록이 없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럼이 역사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던 한국에서 갑자기 주정에 색과 향료만 탄 캪틴큐를 갖다가 '정통 캐리비안 럼'이라고 사기치면서 팔아먹는 꼴이다. 게다가 캪틴큐는 적어도 실제 럼의 색과 향을 어느 정도 재현하려고 노력이라도 했지만[54] 대부분의 보헤미안 압생트는 압생트가 어떤 술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될 대로 돼라 식으로 만든 것들이기 때문에 색도 맛도 진짜 압생트와 유사성이 전혀 없다. 즉, 캪틴큐보다도 못한 쓰레기들이다.[55]
이런 사기가 가능한 것은 현대적인 식품 관련 법이 제정되기 이전에 압생트가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각국의 법률에는 술의 종류와 그 재료, 제조법 등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를테면 포도즙을 보드카에 섞어 와인으로 판매하려고 하면 당장 법률 위반으로 단속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압생트는 이미 금지된 이후 근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관련 법률이 전무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만든 제품도 압생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파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상술했듯이 2021년 현재에도 압생트의 제법을 규정해 놓은 국가는 스위스가 유일하며, 프랑스만 해도 몇몇 뜻있는 회사들이 스위스와 유사한 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퐁타를리에의 압생트(Absinthe de Pontarlier)'의 지리적 표시제(2019)[56]를 제외하면 압생트 전반을 아우르는 법이 통과된 바가 없다.
란도밀 힐의 동생의 손자인 토마스 힐(Tomas Hill)이 압생트 포럼에서 주장한 내용과 그에 대한 회원들의 반박을 한번 읽어보기만 해도 체코의 보헤미안 압생트라는 것이 얼마나 근거가 빈약한 모조품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해당 포럼에서 토마스 힐이 주장한 내용들은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데,
- 체코에는 1800년대 혹은 그 이전부터 스위스나 프랑스와 유사한 압생트가 존재했으며, 체코가 공산화되며 공산주의자들이 해당 기록을 전부 없애버렸다.
- 압생트의 주재료는 쓴쑥이므로 아니스와 회향은 중요하지 않다. 이름부터 쓴쑥의 학명인 Artemisia absinthium을 따라 "Absinth(e)"라 하지 않느냐!
- (1, 2번 주장이 논파되자) 우리가 만드는 것은 정통 체코식 압생트이며, 프랑스식과는 다른 레시피로 제조된 체코 고유의 전통주이다. 우리는 한 번도 프랑스 압생트의 명성에 묻어가려고 한 적이 없다.
- (3번 주장마저 논파되자) 우리 할아버지(란도밀)는 당시 유럽에 세 곳밖에 없던 명문 주류 전문 학교를 나오신 분이다! 그분께서 직접 개발하신 제품이니 틀림없는 고급 압생트이다!
- 압생트는 어차피 향으로 마시는 술이 아니라 짜릿한 "환각 효과"를 기대하고 마시는 술이기 때문에 향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정신이 멍해지는 힐의 주장을 차례로 반박해 보자면,
- 체코에 1990년대 이전에 압생트가 존재했다는 기록은 전무하다. 레시피나 병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하다못해 압생트를 묘사한 창작물이나 광고지 또는 카탈로그라도 남아있어야 하지만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체코는 옛날부터 맥주를 비롯한 주류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나라였으며, 이들에 대한 기록은 여러 문헌에 존재한다. 아무리 공산주의자들이 없애버렸다고 하더라도 굳이 압생트와 압생트에 대한 기록만 철저하게 골라 없앨 이유는 전혀 없다.
- 압생트의 주재료는 아니스이다. 쓴쑥을 사용한 술은 압생트 외에도 몇 가지 더 있지만 이들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압생트에는 아니스가 다량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당장 압생트의 상징인, 물을 섞으면 뿌옇게 탁해지는 루쉬 현상은 아니스 기름이 그 원인으로, 압생트 외에도 아니스가 들어간 다른 술[57]에서도 볼 수 있다. 쓴쑥은 아니스의 향을 잡아줘 너무 달달하지 않게 해주는 부재료일 뿐이다.[58]
- 90년대 초반에 힐사가 프랑스산 압생트의 명성에 묻어가려고 한 흔적들이 너무나 쉽게 발견된다. 포럼에 글을 쓴 2007년 즈음에는 더 이상 허위 광고를 하지 않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초기에 한 마케팅은 역사 왜곡 그 자체였다. 또한 힐사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긴 하지만, 다른 체코 "압생트" 회사들은 해당 글이 쓰여졌을 때도, 심지어는 2021년 현재도 대놓고 프랑스와 고흐를 들먹이며 약을 팔아먹는 중이다.[59]
- 란도밀 힐이 프라하의 명문 주류 학교를 다닌 것은 맞다[60]. 그러나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왔어도 해당 학교에서 압생트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압생트는 그의 전문 분야가 아니므로 전혀 의미가 없다. 실제로 포럼의 한 다른 회원은 "내가 음대를 나왔는데, 그렇다고 내 전공 분야도 아닌 오페라를 완벽하게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건 아니다"며 그의 주장에 반박했다.
- 토마스 힐이 압생트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증거. 압생트는 상술했듯이 독한 술이니 마시고 취할 수는 있지만, 환각 성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조현병 환자가 아니고서야 마시고 환각을 볼 수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현재는 보헤미안 압생트 중에서도 프랑스식을 어설프게 따라가는 대신 아예 자신들만의 세계를 개척하기로 결정하고 독자적인 향과 맛을 개발해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자극적인 마케팅을 하더라도 기호품인 술의 특성상 일단 맛도 없고 값마저 비싸면 시장에서 외면될 수밖에 없기 때문.
참고로 보헤미안 압생트를 촉발시킨 힐사는 이후 정통 압생트 애호가들의 지속적인 캠페인으로 자신들의 제품이 가짜라는 것이 드러나 인기가 시들해졌는지, 현재는 아예 문자 그대로 약을 빨기로(...) 작정하고 대마초를 통째로 병에 집어넣은 보드카[61], 쓴쑥을 통째로 병에 집어넣은 "압생트", 노간주나무 열매가 그대로 둥둥 떠있는 진 등 더 자극적이고 이슈를 불러일으킬 제품들을 만들어 "Cannabis"니 "Euphoria"니 "Cocaine"이니 하는 자극적인 이름들을 붙여 팔아먹고 있는 중이다.
보헤미안 압생트는 오리지널의 레시피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만든 제품들이 대부분이고, 인공 색소를 사용해 선명한 형광 녹색, 또는 아예 푸르스름하기까지 한 색[62]을 띤다. 오리지널 압생트의 경우 아니스가 다량 첨가되어 있어 물을 섞으면 완전히 불투명하게 흐려지지만, 보헤미안은 아니스를 사용하지 않거나 극소량만 첨가하기 때문에 물을 부어도 전혀 흐려지지 않거나 살짝 탁해지는 정도로 그친다. 제조 방법도 완전히 다른데, 오리지널 압생트의 경우 알콜에 허브를 첨가한 후 그것을 한번 증류하는 과정이 반드시 들어가지만, 보헤미안의 경우 중간 증류를 거치지 않는다. 사실상 쓴쑥이 들어간 술이라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투존이 환각 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카더라 때문에 쓴쑥을 다량 첨가해 불쾌한 쓴맛이 나는 경우도 많다[63]. 진품 압생트의 경우 알코올 함량이 높아야 70% 초반대이지만 보헤미안의 경우 자극적인 이미지에 어필하기 위해서인지 80%가 넘어가는 제품들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환각 증상이 보이고 먹으면 뿅가는 마약 대체품이다, 여자들에게는 섹스 파트너 원나잇 스탠드용 레이디 킬러 칵테일, 발정제로 쓸 수 있다 등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계속 퍼트리는 주범이기까지 하니 환장. 이런 위험한 이미지에 더 어울리기 때문인지 보헤미안을 마실 때에는 아예 각설탕에 불을 붙여 떨어뜨려 먹는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오리지널 압생트의 경우 이런 짓을 저지르면 향의 원인인 허브 성분들이 전부 열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에 비싼 술을 버리는 뻘짓이지만[64], 보헤미안은 애초부터 향이랄 것이 거의 없는지라 개의치 않는 듯. 그러나 이 방식이 화려하다는 이유만으로 크게 유행하면서, 압생트 애호가들의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압생트는 불을 붙여 먹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은 실정이다.
그러나 체코산 압생트가 전부 보헤미안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며, 압생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진짜 정통 압생트를 만드는 회사도 소수이지만 존재한다. 물론 이런 업체들은 되도 않는 '200년 전통' 운운은 빼고 그냥 솔직하게 '정통 스위스식을 재현한 신생 압생트'라고 밝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술한 주파넥(Žufánek)으로, 원래부터 사장이 압생트에 흥미를 갖고 있던 사람이고 상당한 수준의 빈티지 압생트 수집가라 정통 압생트 생산에 적극적이다. 처음에 생산된 제품들은 노하우 부족으로 그저 그런 품질이라는 평이었지만,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이탈리아의 전문가인 스테파노 로소니(Stefano Rossoni)와의 협업을 진행하면서 품질이 크게 올라가 현재는 세계적으로도 꽤나 호평받는 압생트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주파넥은 기본 제품 "St. Antoine"과 고급형 제품 "Justifée et Ancienne"이 주력 라인업이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기주로 벌꿀술을 증류해 사용해본다든지, 빈티지 뒤비 압생트를 복원하는 겸에 사장이 어레인지를 곁들여 "This is not Dubied"라는 이름으로 같이 내놓는다든지 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하면서 품질뿐만 아니라 실험 정신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이외에 Cami라는 회사도 품질이 높다고 하긴 힘들지만 제법 오리지널과 유사한 압생트를 만들어 팔고 있다.
또한 2010년대 후반부터는 체코 내에서도 오리지널 압생트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며, 시장에서 보헤미안 압생트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현재는 체코 내 상점들에서도 스위스, 프랑스산 오리지널 압생트가 수입되어 널리 팔리고 있고, 주파넥처럼 고품질의 오리지널 압생트를 제조하는 체코 업체도 생기면서 보헤미안 압생트가 가짜라는 사실이 체코 내에서도 퍼지는 중이다. 체코인들이 주로 작성하는 체코어 위키백과의 압생트 문서도 오리지널 압생트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고 보헤미안에 대해서는 오리지널 압생트와 전혀 관계가 없는 술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한 체코인 유튜버는 보헤미안 압생트의 실상을 폭로하는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보헤미안 압생트의 인식이 나빠지면서 보헤미안을 제조하는 회사들도 점점 오리지널 압생트와 비슷한 방향으로 레시피를 은근슬쩍 수정하거나, 위의 사진처럼 이름을 "Absinth"가 아닌 "Absinthe"로 변경하고 있다. 심지어 힐사도 한동안 Hill's Distilled Verte라는, 오리지널을 상당 부분 참고한 제품을 팔기도 했다. 그런데 품질이 주파넥보다 많이 못한 주제에 가격은 더 비쌌던 탓에 주파넥 사장에게 신나게 까였다.
한 블로거가 정리한 가짜 구분법을 참고하자. 한국에 들어와 있는 압생트는 99.99% 보헤미안이거나 그에 준하는 유사품이다. 간혹 진짜 압생트가 들어오는 건 극소수의 애호가들이 자신들 먹으려고 관세+부가세+주세+교육세의 가혹한 쿼드 콤보(세율 155%)를 감수하면서 한두 병 직구한 것이 전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7. 압생트 애음자 일람
7.1. 실존 인물
마릴린 맨슨- 집에 세계의 각 국가에서 만든 압생트들을 전부 모아놓은 홈바를 갖춰두었었다고 한다. 2017년 떨어지는 무대 장식에 얻어맞는 사고를 당해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진 후 약물을 완전히 끊었으며, 압생트도 더 이상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어쨌든 한때는 음악계에서 알아주는 압생트 매니아였기도 하고, 맨슨이 직접 개발에 참여하고 이름도 붙인 Mansinthe라는 브랜드의 압생트(스위스 올리버 마터사 제조)도 유명하다. 맨생트는 지금도 판매 중인데, 의외로 가격이 착한 편이며[65] 맛도 좀 단순하기는 하지만 입문용으로 꽤나 괜찮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증류주 대회에서 상을 수상한 적도 있는 압생트이다.- 빈센트 반 고흐 - 고흐는 중증 알코올 의존증이었으며, 당시 지내던 프랑스에서 가장 널리 퍼진 술이 압생트였기 때문에 압생트를 엄청나게 마시며 살았다. 고흐가 말년에 보인 정신 질환 행위 때문에 압생트가 무슨 환각제나 금단의 마약처럼 오인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압생트는 그냥 평범한 술에 불과하며, 단지 술이기 때문에 고흐가 원래부터 앓던 정신병을 크게 악화시켰을 뿐이다. 압생트 자체가 다른 마약 성분이 있다기보다는 고흐가 그만큼 술독에 빠져 살았다고 보면 된다.
어쨌거나 고흐가 유명한 화가로 역사에 남은 현재는 대표적인 압생트 주당 위인으로서 업계에서 그의 이름을 열심히 팔아먹고 있는 중. 압생트 관련 마케팅에는 고흐 관련 일화가 빠지지 않는다. 재미있게도 네덜란드인인 고흐는 프랑스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프랑스인들이 압생트를 마시는 모습을 매우 낯설게 여겼다고 한다.[66]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 앙리 마티스
- 에드거 앨런 포
- 어니스트 헤밍웨이 - 압생트와 샴페인을 섞은 칵테일을 개발해 자신이 쓴 수필의 제목을 따서 오후의 죽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오스카 와일드 - 압생트에 대해 "한 잔을 마시면 주변이 보고 싶은 대로 보이게 된다. 두 잔째를 마시면 주변이 실제와는 다르게 보이고, 마지막에는 주변의 진정한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데, 그건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이다.[67]"라는 말을 남겼다. 당연하지만 술기운에 대한 평이지, 환각 운운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 악명 높은 칵테일 어스퀘이크의 개발자. 당시 판매되던 60도가 넘는 코냑과 68도짜리 압생트를 섞어 깡으로 마시는 기행을 자주 벌였고, 장애 때문에 사용하던 지팡이 안에 압생트를 담은 바이알을 넣고 다니며 마찬가지로 깡으로 마셨다고 한다. 당연히 알코올 중독과 매춘부들에게 옮은 매독까지 겹쳐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 폴 고갱
- 파블로 피카소 - 압생트 잔을 형상화한 조각상과 회화를 여러 점 남겼다.
7.2. 가상 인물
- 도굴꾼[68] - 다키스트 던전
- 로버트 조단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남자 주인공
- 리치몬드 펠로시티 아베노어 - IT CROWD
- 샌더 코헨 - 바이오쇼크
- 우시로미야 킨조 - 괭이갈매기 울 적에
- 장대호 - 헬퍼
- 압생트 - 명일방주
8. 여담
룬의 아이들 데모닉의 대마법사 아나로즈 티카람의 녹색 눈빛은 압생트빛과 같다고 묘사된다. 챕터(16막)의 각 제목을 모아놓고 보면 Absinthe is my soul, 즉 '압생트는 나의 영혼'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해석에 대해서는 이곳 답변을 참고.2008년 5월 4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고흐의 죽음과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며 자세히 방영했다.
인간실격의 주인공 요조는 자신의 못다 피운 예술에 대한 갈망을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라고 표현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는 자신이 꽃피우고자 하는 예술이 고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문장이다.
원신의 폰타인 도시 설정에 등장하는 '생트(Sinthe)'는 철자에서 보다시피 이 압생트에서 따온 것이다. 단, 일반적인 술에 불과한 현실의 압생트와 달리 원신의 '생트'는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명백한 마약이다.
로스트아크의 섬중에 예술가들이 있는 해바라기의 섬에 고흐를 모티브로 한 예술가가 이 술을 마시지 못해서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데 원본처럼 술에 환각 성분이 있어서 여러 국가에서 판매 금지를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바다에 있는 거대한 유람선에서 술을 구해 오고 이걸 마시고 그림을 그린다.
나인 인치 네일스의 <The Perfect Drug>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한다.
방탄소년단 피땀눈물 뮤직비디오에서 RM이 마시는 음료의 모티프가 압생트로 보인다. 고흐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즐겨 마신 것에 영향을 받은 걸로 보인다.
원피스(만화)에서 밀짚모자 일행이 거인족들과 함께 배를 타고 축제를 벌이면서 이 술을 먹는다. 여기서도 압생트의 맛을 본 상디는 술이 센 편이라고 하며, 거인족들도 녹색 요정의 술이자 환각을 보는 술이라고 설명한다.
미키 슬림이라는 칵테일은 진에 압생트를 섞어 만드는데, 과거에는 압생트가 아니라 DDT를 첨가했다는 말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근거가 없는 도시괴담으로, 자세한 내용은 항목 참조.
압생트와 관련된 이글루스 게시물 1편2편3편4편프랑스산 압생트
Attwn park 링크의 채널에 올라온 압생트 노래가 있다.
[유의] 체코어 철자법으로는 Absinth, Absint를 병용한다[유의] 체코어 철자법으로는 Absinth, Absint를 병용한다[3] 그레인 알코올 대신 미숙성 브랜디인 오드비(eau-de-vie)를 쓰는 것을 고급품으로 친다.[4] '쓴쑥'이라고도 불린다.[5] 이 세 재료를 일명 압생트의 성삼위일체(the Holy Trinity of absinthe)라고도 부른다.[6] 학명은 Artemisia pontica. Petite wormwood라고도 부른다.[7] 형광 녹색일 경우 인위적으로 색소를 첨가한 제품이다. 현재 웬만한 진짜 압생트는 살짝 노리끼리한 연두색의 천연 색소를 사용하거나 스위스처럼 아예 무색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으며, 형광 녹색 압생트는 대부분 유사품인 보헤미안이다.[8] 프랑스에서는 낙엽색(feuille morte)이라고 부른다. 정말 오래된 빈티지 압생트는 셰리 캐스크 위스키와 비슷한 적갈색을 띠기도 한다. 고도수의 술이기 때문에 색이 변하더라도 맛이 가는 일은 없으며, 오히려 몇 년 이상 오래 묵으면 숙성이 일어나 맛이 더 부드러워지기도 하기 때문에 일부러 변색될 때까지 놔뒀다가 마시는 사람도 있다.[9] 스위스 Oliver Matter사의 Blanche Traditionelle Brut d'Alembic, Essai 10 기준 ABV 81.6%. 단 이 제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무색의 블랑슈 제품이다.[10] 아네톨은 같은 양의 설탕의 13배의 단맛을 내는 물질이다.[11] 세계에서 가장 쓴 물질 중 하나로 쓴쑥의 쓴맛도 압신틴 때문이다. 제대로 증류해 만든 압생트의 경우 압신틴은 극소량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쓴맛이 그리 강하지 않다(캄파리보다 약하다).[12] 팔각과 같은 성분(아네톨)이 함유되어 있어 매우 흡사한 향이 난다. 이 때문에 영어로 팔각을 star anise라고 부른다. 또한 현재 생산되는 압생트에도 저가품에는 비싼 아니스 대신 팔각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야매 취급받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팔각의 경우 향 자체는 아니스와 비슷하지만, 다소 은은하면서도 진한 아니스와는 달리 강하게 안면을 직격하고 바로 날아가 버리는 듯한 향이 특징이기 때문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구별이 가능하다.[13] 사진과 같은 형태로 잔 하부가 잘록하게 들어가 압생트의 정량을 표시한 reservoir glass와, 잔 하부에 물결무늬를 넣어 압생트의 정량을 표시한 swirl glass 등이 있다. 없을 경우 와인 잔이나 브랜디 잔으로 대체 가능하고, 압생트의 계량은 지거로 하면 된다. 한국에서는 라 로셰르(La Rochère)제 압생트 잔이 reservoir, swirl 둘 다 정식 수입되고 있어 인터넷으로도 간단히 구매가 가능하다. 이 잔들은 19세기 당시와 완전히 동일한 제조법으로 만들어졌으면서 가격도 1-2만 원대로 그리 비싸지 않지만, 옛날 기법 그대로 틀로 찍어 만든 잔이라 전체적으로 유리가 매우 두껍고 투박하다는 단점이 있다. 얇은 유리로 만들어진 보다 우아한 잔을 원한다면 불어서 만든 잔을 사야 하는데, 해외 직구로만 구할 수 있다.[14] 없을 경우 포크로 대체 가능하다.[15]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설탕을 섞지 않기도 한다. 상술했듯이 어차피 압생트의 재료인 아니스와 회향에서 유래한 아네톨 때문에 설탕을 넣지 않아도 약한 단맛이 나기 때문. 각설탕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스푼도 잔 위에 올릴 필요가 없으며, 스푼은 옆에 치워뒀다가 희석이 끝난 후 압생트를 가볍게 젓는 용도로만 쓰면 된다.[16] 정작 투존은 일반 쑥에도 있고, 오레가노에도 들어있으며 세이지를 비롯한 일부 허브에는 쓴쑥보다도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허브 리큐르인 샤르트뢰즈와 베네딕틴에도 투존이 함유되어 있다.[17]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존재했던 금주법 또한 이 금주 운동의 결과이다.[18] 현재야 마약의 폐해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마약 남용이 금지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마약이 얼마나 해로운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동네 약국에서 누구나 살 수 있었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술, 담배와 비슷한 것으로 보여졌다는 것.[19] 당시 프랑스에 퍼진 광고 중에서는 와인, 맥주 등 양조주와 압생트, 진을 포함한 아페리티프, 리큐르, 브랜디, 위스키 등 증류주를 비교하며 '양조주를 마시면 좋은 사람이 되지만 증류주를 마시면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비참하게 죽는다'라고 선전하는 것이 있었다. 또한 아예 압생트를 콕 찝어 저격하는 선전물도 있었다.[20] 1855년에 발간된 피에르 뒤플레(Pierre Duplais)의 저서 '증류주의 제조와 술의 증류에 관한 전문서(Traité de la Fabrication des Liqueurs et de la Distillation des Alcools)'에 의하면, 싸구려 압생트는 불쾌하고 얼얼한 맛이 입안에 남으며 마신 후에도 목구멍, 배 속, 요도 순으로 따가운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한다. 참고로 이 책은 당시 프랑스에서 유통되던 모든 증류주의 종류와 제조법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책으로, 특히 압생트에 대해서는 한 장(chapter)을 통째로 할애해 가며 지역별, 가격별 레시피를 자세하게 소개해 놓고 있어 현재도 압생트 제조사들과 19세기 술 문화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는 귀중한 사료이다. 이 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현대 압생트로는 올리버 마터사의 Duplais 시리즈가 있다.[21] 당장 베르무트(Vermouth)의 어원이 된 독일어 wermut가 바로 쓴쑥(wormwood)라는 뜻이다.[22] 서구권과 일본에서 일명 '바르는 감기약'으로 통하는 감기 치료제. 한국에는 없다.[23] 반면 와인은 72%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브랜디와 리큐르였다.[24] 범죄 현장에서 자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해 경찰에 체포되었고, 이듬해 2월 감옥에서 자살했다.[25] 당시 업계 1위[26] 당시 업계 3위. 메종 페르노 피스를 운영하던 페르노 가문에서 떨어져 나와 생긴 회사였다.[27] 1915년 프랑스에서 압생트가 금지되며 아니스가 들어간 리큐르까지 모조리 싸잡아 금지되었다가 5년 후에 도수를 일정 이하로 제한하고 쓴쑥의 사용을 금하는 조건으로 아니스의 사용 금지가 풀려서 생산이 가능해졌다. 여하튼 이 때문에 현재 생산되는 압생트는 "환각 성분"을 빼고 제조된다고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확히는 애초에 환각 성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틀렸다. 그리고 쓴쑥을 빼고 팔리는 것은 파스티스나 아니스 리큐르로 분류되고, 압생트로 분류되려면 쓴쑥이 들어가야 한다.[28] 일본의 칵테일 바들은 조명이 밝은 경우가 많아 색을 예쁘게 내서 고객의 시선을 끌 필요가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조명이 어두침침한 서양의 바들은 색에는 신경을 덜 쓰는 편.[29] = 천연 재료만 인정됨[30] = 허브 엑기스를 술에 섞어넣을 수 없음[31] = 리큐르처럼 설탕을 첨가할 수 없으며 아니스, 회향 냄새가 나야 함[32] = 루시 현상이 일어나야 함[33] = 색소 사용 금지[34] 19세기의 레시피 여러 가지 중 쓴쑥이 많이 들어가는 것들만 골라서 재현해 봐도 4.3mg/L 정도가 고작이었다. 또한 실제 판금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을 검사해 본 결과에 의하면 투존이 아예 검출되지 않는 제품도 많았고, 가장 높은 수치의 경우 45mg/L 정도여서 현재 미국, EU의 법률에는 저촉되는 양이긴 하지만 역시 연구 결과상 인체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기에는 한참 부족한 양이었다.# 참고로 투존은 화학적으로 안정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흘러도 변질되지 않는다. 생산 당시에도 이 수치 그대로였을 것이라는 뜻. 데이터를 보면 투존 함유량이 같은 회사 생산품 내에서도 유난히 편차가 심한데, 이는 당시의 떨어지는 증류 기술과 계절별 쓴쑥의 투존 함유량에 따른 차이에 의한 결과이다. 그래서 현대의 압생트 업체들은 1년 중 투존 함유량이 제일 적고 쓴쑥의 향만 극대화되는 때를 수확철로 정해놓고 이때만 쓴쑥을 수확해 사용한다.[35] 회향의 향을 내는 주성분은 아니스와 동일한 아네톨이기 때문에 회향의 양을 줄이면 아니스의 향에 다 묻혀버려 넣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어차피 규제 대상인 회향을 과감히 생략하고 대신 부족한 만큼 아니스와 기타 향료를 추가로 넣어 향을 보충하는 식.[36] Pernod Fils Tarragona라고 하는 물건인데, 스페인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레시피를 약간 손본 물건이며 팔각도 들어가 있었다.[37] 당시 본토 잉글랜드에서 스코틀랜드인의 인식은 '천박한 쌍놈들'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토속주인 스카치 위스키도 '사람이 마셔서는 안 되는 독주(rotgut)'로 취급했다. 게다가 당시 스코틀랜드에서는 독립운동이 한창이었던 데다 주세 단속을 피해 밀주로 만드는 위스키가 많았기 때문에 이미지가 좋을 수가 없었다. 스카치 위스키 이후에는 아이리쉬 위스키가 이런 인식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으며, 영국에서 스카치/아이리시 위스키의 이미지가 올라간 건 사실 근세 이후의 일이다.[38] 설립자이자 대표인 테드 브로(T. A. Breaux)가 원래 분석 화학, 생화학 연구자 출신이라 실제 판금 이전에 생산되었던 압생트를 구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GC-MS)까지 하는 변태적일 정도의 집념을 보이는 회사이다. 심지어 재료가 되는 쓴쑥은 프랑스와 스위스에 있는 전용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을 쓰며, 증류 또한 콩비에(Combier) 증류소가 보유한, 옛 페르노 피스에서 실제로 쓰던 증류기로 한다.[39] 1901년 페르노 피스 증류소에 대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전소되어 버리는 사건이 있었는데, 타고 남은 잔해에서 나온 증류기 중 상태가 좋은 것들을 중소규모 증류소들에서 사 갔으며 콩비에는 두 대를 사 가서 현재도 사용 중이다. 제이드의 페르노 피스를 재현한 압생트의 제품명은 '제이드 1901(Jade 1901)'로, 바로 이 1901년의 대화재에서 살아남은 증류기로 제조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원래는 아예 'Pernod Fils'에서 따온 'PF 1901'이라는 노골적인 이름이었다). 이외에는 에두아르 페르노를 재현한 'Esprit Edouard', C. F. Berger의 압생트를 재현한 'V. S. 1898', 퀴제니에(Cusenier)의 옥시제네(Oxygénée)를 재현한 'Terminus Oxygénée'라는 압생트와 테드 브로의 오리지널 레시피로 만든 'Nouvelle-Orléans'이라는 압생트를 판매 중이다.[40] 페르노 피스의 창업주인 앙리 루이 페르노(Henri Louis Pernod)가 자신의 장인인 다니엘앙리 뒤비(Daniel-Henri Dubied)와 세운 회사.[41] Pernod가 아닌 Pernot로, 페르노 피스와는 상관이 없는 회사이지만 여기도 압생트 금지령 이전에 압생트를 많이 만들던 회사이다. 당시에는 (마침 이름도 유사하겠다) 페르노 피스 짝퉁 같은 이미지였지만, 정작 페르노 피스의 후신인 페르노리카는 자사의 빈티지 압생트 복원에 별로 관심이 없는 반면 에밀 페르노는 적극적으로 당시 레시피를 복원 중이라 현재는 이쪽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10년대에 다른 회사에 인수되며 증류 기술자 교체로 품질이 대폭 하락한 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원래 품질을 되찾는 중이다.[42] 올리버 마터, 퀴블러(Kübler), 아르테미시아 등[43] 콩비에, 아르망 기, 에밀 페르노, 폴 드부알(Paul Devoille), 부르주아(Bourgeois), 르메르시에(Lemercier), 페르노리카, 라 페(La Fée) 등. 라 페는 '파리지앵'과 'XS' 라인업만 진짜 압생트이고, 'NV'나 '보헤미안' 라인업은 유사 압생트(리큐르)거나 보헤미안 압생트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44] 세르피스(Serpis), 몬타나(Montana), 훌리안 세가라(Julian Segarra) 등. 다만 현재 만들어지는 스페인산 압생트는 대부분 품질이 낮은 편이다.[45] 아이헬베르거(Eichelberger) 등. Alandia나 Lion Spirits 처럼 프랑스나 스위스 증류소에 외주를 줘서 만드는 곳도 있다.[46] 세인트 조지(St. George), 압신티아(Absinthia), 제르맹로뱅(Germain-Robin) 등[47] Svensk Absint 사의 Grön Opal, Vit Opal. Svensk Absint 사는 스웨덴 유일의 압생트 증류소인데, 이 회사 압생트는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힘들지만 품질 면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고 있다.[48] 쓴쑥을 마약성 물질로 지정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마약 사범이라면 일단 사형시키고 보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싱가포르에서도 압생트는 단순한 술 취급이어서 합법이고, 실제로 압생트를 구해 마시는 싱가포르인 애호가들이 있다. 압생트 특유의 아니스 향이 중국 요리에서 자주 사용되는 팔각과 아주 흡사하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크나큰 진입 장벽이 되지만 싱가포르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교들은 오히려 친숙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 아니스 리큐르인 삼부카도 중국에서 인기가 많다.[49] 만화 <바텐더>에서도 볼 수 있는 그 브랜드이다. 실제 발음은 '압센테'에 가깝지만 한국 수입사에서 '압생트'라는 이름으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본 항목의 진짜 'absinthe'와 구별하기 위해 영문으로 표기한다.[50] 그렇다고 진짜 압생트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압생트를 흉내 낸 모조 술이라는 의견에서는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Absente는 예전에는 대놓고 사기를 치는 보헤미안 계열과는 달리 프랑스 회사 제품인 점, 금지의 원인이 되던 쓴쑥 대신 비슷하게나마 재현하기 위해 근연종인 'southernwood(A. abrotanum)'로 대체하는 시도를 한 점, '정통 압생트' 운운하며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지금과는 달리 칭찬받기도 했다. 하지만 압생트 해금 이후 훨씬 고품질의 제품들이 계속 등장하는데도 별다른 개선 없이 기존 제품에 쓴쑥만 약간 집어넣고는 "쓴쑥 들어갔으니 이제 우리도 정통 압생트임"이라고 주장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제품은 아니스 대신 가격이 싼 팔각을 사용하고, 색도 식용 색소로 내는 데다 설탕까지 섞어 넣어서 실제 압생트와 약간 비슷한 향이 나긴 하지만 리큐르로 분류되기 때문에 압생트가 아니며, 엄밀히 말하자면 압생트를 흉내 낸 압생트계의 캪틴큐 또는 나폴레온에 가까운 술이다. 그런데도 자신들 제품에 이제는 쓴쑥이 들어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진짜 압생트라고 줄기차게 주장하는 데다 라벨에는 정신 분열에 걸린듯한 고흐를 그려 넣는 등, 가짜 압생트 회사들의 마케팅을 답습하고 있어 정통 압생트 애호가들에게는 믿고 거르는 브랜드로 전락했다. 재미있는 점은, Absente를 제조하는 회사인 Distilleries et Domaines de Provence사는 압생트는 개판인 대신 파스티스는 끝내주게 잘 만드는 것으로 이름이 높다는 것이다.[51] 베르앤비프는 마리 브리자드에서 제조하던 압생트로, 이곳은 압생트 금지령 전 유명하던 스위스 압생트 메이커인 C. F. Berger을 인수해 'Berger' 브랜드로 파스티스를 제조 중이다. 베르앤비프도 일단은 C. F. Berger의 명성을 물려받게 하려는 것인지 Berger 브랜드로 나왔는데, 문제는 이 제품도 Absente와 다를 바가 없는 색소와 착향료 떡칠된 물건이라는 것. 심지어 색깔은 Absente보다도 더 진한 초록색인 것이 색만 보면 보헤미안을 연상케 한다. 옛날 C. F. Berger의 이름을 물려받았을 뿐, 사실상 C. F. Berger의 명성에 먹칠하는 짭에 가깝다는 평이며, 오히려 C. F. Berger의 이름은 정식으로 물려받지 못한 대신 맛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한 제이드의 V. S. 1898이라는 상위 호환 제품이 있어 외국 애호가들에게 외면받다가 현재는 단종되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유사 압생트 중에서는 그나마 Absente와 마찬가지로 실제 압생트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단종되어서 현재는 구하기 힘들다. 참고로 마리 브리자드사가 북미에서는 Berger 브랜드의 상표권 행사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붕 떠버린 상표권을 제이드에서 줏어가서 북미판 V. S. 1898에는 대놓고 C. F. Berger라는 이름을 붙여 팔고 있다. 어찌 보면 Berger 브랜드의 원소유주인 마리 브리자드에게 티배깅을 하는 셈.[52] 남대문 같은 곳에는 없다고 보면 되고, 가끔 동네에 있는 오래된 바틀샵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잠들어있는 경우가 있다.[53] 단, 독일어에서도 Absinth라고 표기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독일산 압생트 중 꽤 좋은 평을 받는 제품이 더러 있기 때문.[54] 따라서 캪틴큐에 비유될만한 제품은 차라리 식용색소와 착향료로 오리지널 압생트의 색과 향을 비슷하게나마 따라하기라도 한 Absente 쪽에 더 가깝다.[55] 사실 캪틴큐는 '마시면 하루가 사라지는 술'이라고 절찬리에 밈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대기업이 제조한 술이었기 때문에 품질은 조악할지언정 적어도 인체에 유해한 재료가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헤미안 압생트는 보통 영세기업이나 정체가 불투명한 유령 회사에서 한몫 잡아보려고 만드는 것들이 많아, 잊을만 하면 투존 함량이 기준치를 아득히 넘긴 불법 제품들이 유통되다 적발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드문 사례이지만 메탄올 함량이 기준치를 넘었다느니, 근이완제 성분이 검출되었다느니 하는 사고가 터진 적도 있다. 옛날 싸구려 압생트의 유해성만은 훌륭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진짜 압생트와 향이 비슷한지 어떤지보다 더 큰 문제는 이쪽이다.[56] 아르망 기사에서 제안한 지리적 표시제로, 해당 회사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가 짜여져 있어(블랑쉬 불인정, 투존 함유량 20mg/L 이상 등) 아직 문제가 많다. 특히 투존 함유량의 하한선을 20mg/L로 정해놓으면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EU 외부의 대형 시장에 팔 수 없기 때문에 에밀 페르노를 비롯한 다른 회사들에서 크게 반발하는 중이다.[57] 우조, 라크, 파스티스 등[58] 1800년대에 나온 서적들에 나와있는 압생트 레시피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쓴쑥의 1.5~3배 정도의 아니스와 1~2배 정도의 회향이 들어간다.[59] 다만 포럼의 다른 회원들도 압생트는 1910년대 이후로 오랫동안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술이었고 이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환기해 준 공신이 힐의 보헤미안 압생트라는 점은 인정했지만 긍정적인 면은 그뿐이다.[60]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며 졸업을 하지 못하기는 했지만, 그의 잘못이 아니니 이는 고려하지 않는다.[61] 체코는 대마초가 합법인 국가이다.[62] 당장 보헤미안 압생트를 촉발시킨 Hill's Absinth가 이렇게 푸르스름한 색이다. 스위스의 라블뢰 압생트는 원액 상태에서는 보드카처럼 무색투명하다가 물을 타면 루쉬가 보는 각도에 따라 살짝 파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정도이지만 보헤미안 압생트는 그런 것 없이 색소를 때려부어 진한 청록색이다.[63] 심지어 쓴쑥 찌꺼기를 병에 잔뜩 집어넣어 파는 제품도 있다. King of Spirits라는 제품으로, 도저히 마실 수 없을 만큼 쓰고 거친 맛이 나며 인체에도 매우 유해하다. 한때 쓰레기 술 전문 기업 하이트진로에서 이 제품을 진짜 압생트로 착각하고 수입하려 한 적이 있었는데, 홍보용 보도 자료만 나오고 실제로 수입된 제품이 없는 것을 보면 다행히도 결국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64]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한때 와인 대체품으로 팔리기도 했던 술이다. 와인에 불을 붙여 먹는 사람이 세상에 있는지 생각해 보자.[65] 올리버 마터의 베르트(녹색) 압생트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편이다. 도수는 66.6%이고, 착색을 뭘로 했는지는 모르지만 처음 따면 연한 청록색에 가까운 특이한 색을 하고 있으며(스위스 법률에 따라 천연 재료로 착색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른 압생트처럼 누렇게 바뀐다), 향은 아니스가 약하고 히솝의 뿌리 내음이 강한 편이라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 향은 사실 올리버 마터 제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라 맨생트만의 특징은 아니다.[66] 아를에 처음 정착하고 동생 테오에게 보낸 '이곳은 완전히 딴 세상 같다'고 평하는 편지에 압생트를 마시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대해 지적한 내용이 남아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새롭고 신선한 문화라는 투로 소개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본인도 압생트에 빠져 살게 되었다. 네덜란드는 아이들 과자에도 아니스를 넣을 만큼 예나 지금이나 아니스를 매우 많이 쓰는 나라이기에 고흐 입장에서 압생트는 비주얼은 다소 낯설었어도 친숙한 맛 덕분에 바로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67] After the first glass of absinthe you see things as you wish they were. After the second you see them as they are not. Finally you see things as they really are, and that is the most horrible thing in the world.[68] 그녀의 전용 장신구 중에 압생트가 있다. 또한, 배경 만화에서 과거에는 싸구려 압생트가 서민들의 술이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그녀의 가난과 몰락을 나타내는 장치로도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