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1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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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하자라인.jpg

1. 개요2. 기원3. 분포4. 탄압5. 탈레반에 대한 저항6. 유명 인물7. 관련 문서

1. 개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에 걸쳐 거주하는 시아파12이맘파를 믿는 소수민족이다.

외모는 동양인과 다소 유사하며 문화적으로는 중앙아시아와 공통점이 꽤 있지만 페르시아어의 방언인 하자라어를 사용해서 인류학자들이나 역사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몽골군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모골인들의 경우는 아직도 몽골어족에 속하는 모골어를 사용한다.

하자라인은 아프가니스탄에 4백만 명, 파키스탄에 90만 명, 이란에 50만 명이 거주한다. 그리고 인종/종교적 이유 등으로 박해를 많이 받는 소수민족으로 유명하다보니 호주, 뉴질랜드, EU에 난민으로 정착한 하자라족도 수십만 명에 달한다.

인도내에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계 인도인들중에는 하자라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하자라인들중에는 탈레반 정권의 탄압을 피해 인도로 망명하거나 피난온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교육열이 높은 민족이며, 은행, 관공서, 언론사 등 직종에 하자라인들이 많다고 한다. 사고방식 역시 가장 개방적이고 세속주의적인 편으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 최초의 패션 모델 에이전시가 들어섰을 당시 여성 모델 지원자 과반수가 하자라인이었을 정도이다. 아프가니스탄이 제대로 돌아갈 경우에 인재들이 많다는 얘기이다. 이 때문에 탈레반이 두려움을 느끼고 이들의 교육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일부러 하자라족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른다는 주장이 있다.

하자라라는 명칭은 페르시아어로 ‘1천’을 의미하는 하자르(페르시아어: هزار hazār)에서 나온 말이다.

2. 기원

몽골 제국 혹은 티무르 제국튀르크계 부족들로 구성된 군인들의 후손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전적으로는 튀르크 계통과 비슷하여 특히 위구르인, 우즈베크인과 가까운 편이다. 하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튀르크어족 계통이 아닌 페르시아어 방언에 속하는 다리어인 관계로 그 기원은 아직 미스터리다. 확실히 이들은 튀르크 계통의 언어를 쓰진 않는다.

이들의 기원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라고는 아프가니스탄타지크계 유목민족인 아이마크인 중에 하자라인들과 같은 방언을 쓰고 외양이 비슷하지만 수니파 이슬람을 믿는 '아이마크 하자라족'뿐이다. 아이마크인이 타지크에 가까운데 비해 '아이마크 하자라족'은 전형적인 유라시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원래 아이마크인들의 유래가 몽골 제국 이후에 출현한 티무르 제국의 건국에 도움을 준 튀르크계 유목민 집단의 후손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하자라인들의 기원은 아마도 티무르 제국이나 그 이후의 사파비 왕조 시절 아프가니스탄에 정착한 약탈 부대 카라우나스의 후손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16세기 무굴 제국에서 쓰여진 바부르 찬가에는 카불리스탄 근방에 카라우나스 잔당 상당수가 남아있었다는 언급을 찾을 수 있다.

하자라족이 시아파 12이맘파 이슬람으로 개종한 것은 16~17세기 무렵, 시아파 근본주의 성향의 사파비 제국이 아프가니스탄 서부 일대를 장악하고 신민들을 순니파에서 시아파 12이맘파로 개종시키던 때로 추정된다. 아프가니스탄의 다른 민족들이 수니파 이슬람 혹은 시아파 이스마일파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란과 이들의 연관성이 나름 깊다고 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몽골어족 언어를 사용하는 모골인(Moghol), 튀르크우즈베크인, 투르크멘인의 경우 아프간 내 다른 민족들과 혼혈이 상당히 많이 진행된 반면 이들은 종파 차이 문제로 아프간 내 이웃 부족들과의 통혼이 흔하지 않았다. 이들이 파슈툰인의 통제를 받게 된 시점은 19세기 말 바라크자이 왕조의 압둘 라흐만 재위 시절 무력으로 복속되어 세금을 지불한 게 최초로, 이 때 하자라인들의 반란을 진압하면서 대략 40만명 가량의 하자라족이 학살당했다고 전해지며, 당시 상당수의 하자라인들이 러시아 제국, 이란, 인도 제국, 이라크 등으로 흩어졌는데, 러시아 제국으로 피난간 하자라인들은 우즈벡인, 투르크멘인들과 외형상으로 유사했기 때문에 오래지나지 않아 이들에게 동화되어 하자라인으로써의 정체성을 간직하는 경우는 적지만, 파키스탄과 이란의 하자라인들은 외모상의 차이점때문에 정체성을 유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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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hazaras-afghanistan.jpg

한편 이들의 유전자를 검사해 본 결과 우즈베크, 위구르 등 차가타이계 튀르크 제족들과 비슷한 것으로 나왔다. 언어가 갈려서 그렇지 원래는 위구르인과 형제뻘 되는 셈이다. 차가타이계 왕조인 티무르 제국 역시 페르시아어가 공용어였고 티무르는 페르시아어가 모국어였으며 대다수 귀족들이 비슷한 처지여서 이상한 건 아니다.

흥미롭게도 부계 유전자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만 흔한 하플로그룹 B-M60 유전자를 보유한 인구가 5.1 % 정도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카라우나스 병사 일부가 호르무즈 해협 일대 주민을 합류시키고 상호간의 통혼이 이루어진 듯 하다. 자세한 내용은 하플로그룹/집단 문서 참조.

3. 분포

파일:Haz4.jpg
하자라 인들이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 중부 고원 지대, 일명 하자리스탄 (هزارستان)[1] 주요 도시로는 바미안과 차그차란 (고르 주의 주도) 등이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카불헤라트 사이 정중앙을 중심으로 분포한다. 바미안은 한동안 하자라인들의 구역이었는데 탈레반2001년 파괴하기 이전 바미안 석불을 관리한 사람들이 바로 하자라족이었다.

파키스탄이란에 거주하는 하자라족들도 하자라족 전체 인구의 25~35%를 차지한다고 추정된다. 19세기 말 바라크자이 왕조에서 하자라인 봉기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하자라인들의 거주지 상당지역을 파슈툰인들에게 재분배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약 1만~1만 5천여 가구에 달하는 하자라족들이 당시 영국령 인도 제국의 퀘타 혹은 이란의 카자르 왕조로 피난하였다. 여담으로 이란으로 탈주한 하자라인들은 새로 이주한 이란 땅에서 농사를 짓기는 힘들고 대개 대도시에서 잡상인 혹은 임노동자로 일하며 먹고 살았는데, 이들이 길거리에서 팔던 중앙아시아식 빵[2]이 의외로 맛있어서 이후 이란인들이 즐겨먹는 빵이 되었다고 한다.

탈레반 정권 시절 심각한 박해를 받은데다가, 2001년 탈레반이 몰락한 이후에도 탈레반의 주 테러 타깃이 하자라족이 되면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하자라족 인구는 줄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으로 망명했던 하자라인들은 동남아시아를 거쳐 호주 망명을 희망하는 편이며 이란으로 망명한 하자라족들의 경우 육로를 통해 튀르키예로 이동한 후 다시 EU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4. 탄압

이들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에서 소수민족이면서 종교적으로는 시아파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다. 심지어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서도 차별당하는것은 마찬가지이다. 다만 투르크어권 국가에서는 하자리인들이 투르크인의 후예라는 이유로 어느정도 대우해주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투르크어권 국가로 이주해오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다.

차별의 이유는 역사적으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란의 혐몽 감정 및 페르시아를 꾸준히 공격해 왔던 튀르크에 대한 반감이다. 고귀한 이란과 동쪽에서 침략해오는 사악한 투란(흉노/돌궐)이라는 구도의 싸움은 고대부터 페르시아 문학의 단골 레퍼토리였다. 실제로도 돌궐사산 왕조 페르시아와도 자주 부딪혀 왔다. 중국의 한족들이 몽골-튀르크에 대해 갖는 아니꼬운 감정과 비슷하게 이란인들도 튀르크에 대해 아니꼬운 감정이 있으며 대놓고 튀르크권 국가들을 고깝게 보고 인종차별의 대상으로 삼는다.

하자라인들의 주장에 의하면 원래는 하자라인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민족집단이었으나 19세기 말 바라크자이 왕조가 하자라인들을 제압하고 이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과정에서 소수민족으로 전락하였다 한다. 보통 민족주의가 그렇듯이 피해를 다소 과장한 것은 없지 않지만, 당시 약 40만여 명 이상이 하자라인들이 사망한 것은 사실이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총 인구는 500만여 명이 약간 안 되는 수준이었다. 비교하자면 이웃의 파슈툰인들은 호타키 왕조, 두라니 왕조, 바라크자이 왕조 등등 여러 부족들이 왕의 권위 아래 중앙집권화된 통일국가를 수립하는데 성공했던 반면, 하자라인들은 여러 부족이 분열된 상태였기 때문에 통일 아프간 왕국인 바라크자이 왕조 병력들에게 각개격파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란의 경우에는 종파가 같다는 이유로 많은 아프가니스탄 출신 하자라인 난민들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사회적인 차별이 대단히 심하다. 이란의 실업률이 10~20%이고 청년실업률은 30%대로 높기에 이란 정부에서 아프간인들을 많이 취직시킬 여유가 없다. 그래서 이란 내에서는 하자라인들을 비롯한 아프간인들을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곱게보지 않는 경우도 많은지라[3] 공식적으로 취직할 수 있는 직종도 단순노동직이나 자영업 등으로 제한적이며, 대다수의 하자라인들은 이란인들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생활수준이 크게 낮고 범죄의 타겟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자라인들은 아프가니스탄이 치안부재와 궁핍에 시달리다보니 이란을 떠나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이다. 이런 상황이라 위험을 무릅쓰고 이란군 외인부대로 입대하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인 직종에 종사하기에는 급여수준이 너무 짜서 차별과 궁핍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으나, 외인부대에 입대해서 무사히 제대하면 어느정도 대접받으며 먹고살 길이 열리고 설사 부상을 입거나 전사하더라도 가족들에게 집과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개중에 소년병들도 시리아 내전의 총알받이로 써먹힌다는 주장도 있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 세 나라에서는 하자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길거리에서 대놓고 때리는 일도 목격될 정도로 반감이 심하다. 파키스탄인들하고 같이 일했던 한국인에 의하면, 한 번은 국내 하자라족 출신 유학생이 알바 자리를 찾길래 도와줬다가 다른 인도/파키스탄 출신 무슬림들한테 왜 하필 하자라족을 도와주냐고 핀잔을 들었던 적도 있었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하자라족이나 다른 인도-파키스탄계 민족이나 다를 바가 별로 없지만 정작 하자라족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소련군에게 협조해서 평소에 사이가 나빴던 다른 민족들과 싸우는게 아니라[4] 기존 다수민족들과 여타 아프간 무자헤딘들과 호응하여 용감하게 싸웠던 바 있다. 당시 하자라족들은 압둘 알리 마자리 아래 뭉쳐서 무자헤딘 투쟁에 나섰는데, 이 와중에 마자리의 아버지와 형제자매 조카들이 수도없이 전사했을 정도로 소련군에게 용감하게 맞섰다.

그리고 하자라인들이 호주,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비이슬람 국가로 유학을 가거나 난민으로 정착하는 경우도 있는데, 하자라인들의 이름에도 무함마드, 알리, 후세인 같은 이름이 흔하기 때문에 이슬라모포비아 문제로 직장을 찾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다른 무슬림들로부터 도움도 잘 못 받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언급한대로 하자라인들은 아프가니스탄 정중앙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서 남부의 파슈툰인은 불리하면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가면 후퇴하면 되고 타지크인, 우즈베크인, 투르크멘인들 역시 불리하면 각각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에 있는 친척들에게로 도망가서 얹혀살면 되지만 하자라인은 적대적인 이웃 부족들에게 포위된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6년부터 2001년 사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할 당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 권선징악부는 이들을 겨냥하여 "턱수염을 풍성하게 기르지 않으면 이슬람 원리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때리거나 감금하는 방식으로 처벌하였는데, 턱수염 문제 관련해서 비슷한 처지였던 우즈베크인들과 키르기스인들은 북부동맹 측에 가담하여 탈레반과 사투를 벌였으나, 아프가니스탄 한가운데 고립되었던 하자라족들은 그야말로 탈레반의 인종차별 박해에 속절없이 당했다. 그리고 턱수염을 가르지 않았다고 처벌하는 행위 역시 이슬람 역사에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예니체리만 하더라도 턱수염을 기르지 않았고, 전통적인 이슬람 사회에서 턱수염을 기르는 것은 개인의 권리이지 강제적인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202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공세로 이들에게 다시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탈레반과 가장 처절하게 싸우던 집단이자 주 테러 대상이 바로 하자라족이었고 이들은 판지시르의 신북부동맹과는 별개로 저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군 철수 전후로 하자라인 민병대가 탈레반에게 별 다른 저항도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졌다. 탈레반에 대항해 싸우던 하자라족 여성 군수가 뉴스에 나온지 며칠 지나지 않아 탈레반에게 생포되었다 한다. 미군이 이들을 그대로 버려두고 가면서 베트남 전쟁 당시의 몽족, 미얀마 독립 이후 로힝야와 비슷한 처지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하자라족의 경우 불교 신도가 아닌 이슬람교 일부 수니파나 12이맘파 신도이지만 바미안은 이들의 주요 거주 지역이기도 하고 탈레반이 반달했던 바미안 석불을 주도적으로 복원하면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입지도 개선되기 때문에 바미안 석불 복원 행사에 직접 연등을 들고 참여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현재 상황에서 하자라족은 바미안 석불 복원은커녕 해외 집단 망명을 고려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일부 하자라족들이 파키스탄으로 피난을 가기 시작했다.#

새로 들어선 탈레반 정권은 새로 무역 파트너로 급부상한 이란 눈치 때문인지# 카불 점령 이후로는 시아파 하자라족을 대상으로 대놓고 제노사이드는 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미군 철수 이후 새로 발표한 내각 구성에서 하자라족을 사실상 열외시킨 상황이다. 이 와중에 IS 호라산 지부가 탈레반이 너무 온건하다고 들고 일어나면서, 탈레반이 자폭 테러를 중단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테러 위협은 여전히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5. 탈레반에 대한 저항

파일:FETwIVRXMAgvDK4.jpg

탈레반의 탄압이 계속되자 이들도 무장을 하여 아프가니스탄 국민 저항 전선과 연합하여 탈레반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미국에 버려진 몽족과 달리 이들은 그래도 살아남을 희망은 있는데 탈레반이 구 정부 인사들이나 반대파를 마구잡이로 학살해대고 있어 저항의 명분이 충분한 반면, 저항세력의 규모는 아직 크게 부족하여 하자라인 세력의 가세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탈레반에게 저항하는 하자라족의 무장조직으로는 알리푸르의 부대, 모바레즈의 부대, 무명의 하자라 병사들 그룹 총 3개다.

현재 하자라족 군벌들이 통합 지휘 체계를 결성하기로 했다.

6. 유명 인물

7. 관련 문서


[1] 하자리자트 (هزاره‌جات)로도 부른다[2] 바르바리 난(Naan-e Barbari)이라고 한다.[3] 한국에서 조선족이나 동남아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을 생각하면 된다.[4] 중국 본토가 조선족을 보는 경계의 시선 중 하나가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