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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dgeist독일을 비롯한 게르만 민담에 등장하는 밭의 정령들. 단 하나의 정령으로 이루어진 게 아닌 여러 종류의 정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복수형으로 묶을 경우 펠트가이스터(Feldgeister)라 불린다. 곡물의 요마(妖魔)를 뜻하는 콘데몬(Korndämon)이라 불리기도 한다.
2. 농사
자연의 권화라기보다는 농업과 큰 관련이 있는 정령들로, 보통 짐승이나 특이하게 생긴 사람, 혹은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나타나곤 한다. 농부와 가축에게 도움을 주어 풍년을 불러오거나 흉년을 예고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목숨과 농작물을 앗아가는 식으로 치명적인 해를 끼치기도 하는 양면성을 지닌 초자연적인 존재이기도 하다.요마라고 불릴 때도 있는 만큼 선악의 개념이 흐릿한 정령들이라 그런지, 펠트가이스트에게 제물을 바치며 민간 신앙에서 유래한 의식을 치러도 결국에는 이들을 마지막으로 남긴 이삭과 인형 속에 감금하거나 타작과 제초, 수확을 통해 죽이는 등 마냥 숭배하는 것만은 아닌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3. 종류
3.1. 동물형
- 로겐볼프(Roggenwolf)
호밀의 늑대. 호밀밭을 달리며 아이를 납치해 먹어치운다는 흉흉한 전승이 붙은 펠트가이스트지만,[1] 볼프스부르크를 세우고 그 인근을 다스리다 1742년에 단절된 바르텐슬레벤 가문의 문장에 쓰일 정도로 명망 또한 높았다고 추정되고 있다. 곡물의 늑대 게트라이더볼프(Getreidewolf), 낟알의 늑대 콘볼프(Kornwolf), 보리의 늑대 게르스텐볼프(Gerstenwolf), 귀리의 늑대 하퍼볼프(Haferwolf), 완두콩의 늑대 에르브센볼프(Erbsenwolf), 감자의 늑대 카르토펠볼프(Kartoffelwolf), 잔디의 늑대 그라스볼프(Graswolf), 자두의 늑대 플라우멘볼프(Pflaumenwolf)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 콘훈트(Kornhund)
낟알의 개. 바람을 다스리는 정령으로, 밀가루를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호밀의 개 로겐훈트(Roggenhund), 건초의 푸들 호이푸델(Heupudel), 겨와 꼬투리의 개 쇼텐훈트(Schotenhund), 헛간의 암캐 쇼이넨베츠(Scheunbetze), 타작과 탈곡의 개 드레슈훈트(Dreschhund), 밀알을 보고 짖는 개 바이첸벨러(Weizenbeller), 낟알의 퍼그 콘몹스(Kornmops) 등의 별칭으로도 불리며, 키델훈트(Kiddelhund)라는 아종은 아이가 죽을 때까지 간지럼을 태운다고 한다.
- 콘카체(Kornkatze)
낟알의 고양이. 날씨의 고양이 베터카체(Wetterkatze), 건초의 고양이 호이카체(Heukatze), 바람의 고양이 빈트카체(Windkatze)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콘카체 중 수컷을 가리키는 콘카터(Kornkater)는 투덜대는 고양이 무르카터(Murrkater), 황소 고양이 불카터(Bullkater)[2]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수레국화를 따러 나간 아이를 납치한다고 전해진다.
- 로겐자우(Roggensau)
호밀의 암퇘지. 산에 오르는 사람의 등 위에 앉거나 아이를 훔쳐가는 습성이 있다. 바람의 암퇘지 빈트자우(Windsau), 토끼풀의 암퇘지 클리자우(Kleesau), 낟알의 암퇘지 콘자우(Kornsau), 겉껍질과 여물의 암퇘지 아움자우(Aumsau), 무쇠의 암퇘지 아이제르네 랑게(îserne Range)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낟알 멧돼지를 뜻하는 코르네버(Korneber)는 수컷을 가리킨다.
- 콘슈티어(Kornstier)
낟알의 황소. 성탄절 날에 과일나무가 심겨진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준다. 봄이 오면 4월부터 5월까지는 아프릴옥세(Aprilochse), 마이옥세(Maiochse)로 불리며 3월에는 마르첸칼프(Märzenkalb) 혹은 마르츠칼프(Märzkalb)라 불리게 된다. 암소의 경우 콘쿠(Kornkuh)나 콘모켈(Kornmockel)로 불린다.
- 하버가이스(Habergeiß)
귀리의 염소. 낟알의 염소 콘가이스(Korngeiß), 밀의 염소 바이첸가이스(Weizengeiß), 호밀의 염소 로겐가이스(Roggengeiß), 건초의 염소 호이가이스(Heugeiß)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암염소라지만 모습[3]은 매우 다양하다. 하버가이스가 봄이 시작될 때 내는 울음소리는 불운을 예고하며, 이를 함부로 따라하는 사람에게는 처벌[4]이 뒤따른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여러 해악[5]을 끼치며, 단순히 나타나기만 해도 이러한 재앙들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모양. 숫염소인 하퍼보크(Haferbock)에게도 여러 별칭[6]이 있으며, 하퍼보크는 콘슈티어처럼 크리스마스 때 과수원에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전해진다. 암컷이든 수컷이든 아이들에게 유독 모진 모습을 보이며, 납치, 폭행은 물론이고 살해까지 저지른다.
- 바이첸보겔(Weizenvogel)
밀의 새. 소리를 내는 새 라트쉬보겔(Rätschvogel)로도 불린다.
- 게트라이더한(Getreidehahn)
곡물의 닭. 수확의 닭 아른한(Arnhahn)과 바우트한(Bauthahn), 가을의 닭 헤르브스트한(Herbsthahn), 베는 닭 슈니트한(Schnitthahn), 그루터기의 닭 슈토펠한(Stoppelhahn), 낟알의 닭 콘한(Kornhahn), 씨앗의 닭 자트한(Saathahn) 등으로 불린다. 밭 한 가운데 앉아 다가오는 아이들의 눈알을 쪼길 기다리는 습성이 있다. 암탉은 에른테헨(Erntehenne)이라 부른다.
이 밖에도 동물형 펠트가이스트에는 토끼, 사슴, 양, 말, 여우, 쥐, 거위, 황새, 백조, 두꺼비와 드래곤까지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3.2. 인간형
- 로겐무흐메(Roggenmuhme)
호밀 아줌마라는 이름의 펠트가이스트.[7] 불타는 손가락과 역청으로 가득한 길게 늘어진 젖가슴, 그리고 불에 달궈진 철과 같은 유두를 지닌 마귀할멈과도 같은 외모[8]를 지녔다. 손에는 자작나무의 가지나 번개에서 뽑아져 나온 채찍을 들고 있으며 온몸은 검은색 또는 흰색 중 한 가지 색으로만 표현된다. 뱀, 거북, 개구리 등 다양한 짐승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나 본질은 늑대에 가까운지 로겐볼프 무리와 작은 강아지들[9]을 이끄는 어미늑대로서의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고 전해진다. 펠트가이스트 중에서도 하버가이스 이상으로 아이들을 집요하게 괴롭히거나 죽이는 것으로 유명하며 주된 피해자는 수레국화를 따러 나온 아이라고 전해진다. 말보다도 빠른 속도로 아이를 쫓아오거나 체인질링으로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것 정도라면 온건한 수준일 정도로 가혹하고 잔인한데, 아이들의 시력을 빼앗거나 버터를 만드는 교반기에 아이를 넣고 으깨 죽이기도 하지만 특유의 장유 또한 기묘한 고문도구로 써먹는다고 한다. 젖가슴으로 때리는 건 물론이고 젖 안에 담겨있는 펄펄 끓는 타르를 빨게 해 아이의 목과 뱃속에 화상을 입히기 때문. 하지만 농업의 정령답게 밭을 거닐면서[10] 풍년을 몰고 오기도 하며, 밭일이나 직조를 게을리한 사람들에게 벌을 주거나 꾸짖는 역할도 도맡는 모습 또한 보인다.
- 하퍼만(Hafermann)
귀리 남자라는 이름의 펠트가이스트.[11] 크고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의 모습[12]을 하고 있으며, 무쇠로 된 실레일리를 무기로 사용한다. 아이를 납치하는 습성이 있고 그 순간을 위해 공중에서 기다리기도 한다. 반유대주의 때문에 유대인과 비슷한 모습을 취하기도 하는데, 이때 불리는 이름은 콘유더(Kornjude)다. 히스 남자, 혹은 황야의 남자를 뜻하는 아종인 하이더만(Heidemann)[13]은 밤이 되면 창문을 통해 집 안을 들여다 보는 유령으로, 이 시선을 받은 사람은 몇년, 혹은 며칠 이내에 죽는다고 한다. 사악한 파종자를 뜻하는 아종, 데르 부저 제만(Der böse Sämann)은 씨앗의 닭 자트한의 주인으로, 닭들더러 녹색 관목으로 가득 찬 자루를 쥐어주고 밭에 나가 모이도록 시킨다고 한다. 이 펠트가이스트들을 쫓아내려면 금식 기간 첫날 불타는 짚을 들고 밭을 지나가야만 한다.
- 콘킨트(Kornkind)
낟알의 아이. 이삭의 아이 애런킨트(Ährenkind), 아이 다스 킨트(das Kind), 수확의 아이 에른테킨트(Erntekind), 창녀의 아이 후렌발그(Hurenbalg) 등의 명칭으로 불리며, 수확을 통해 얻는 과일이나 농작물과 동일시된다.
- 빈츠브라우트(Windsbraut)
바람의 신부. 회오리바람의 정령이자 마녀로, 비슷한 위치인 실프와는 달리 남성형도 존재한다.[14] 바람을 몰고 와 수확물을 훔쳐가는 습성이 있는데, 회오리 속으로 칼을 던지면 바람이 멎고 빈츠브라우트를 혼낼 수 있다고 전해진다. 스스로는 칼을 뽑아낼 수 없어서 칼을 빼달라는 애원을 해오면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당부를 함과 동시에 뽑아줘야 한다고.
모든 펠트가이스트를 통치하는 왕과 귀족들도 존재한다. 귀리 왕 하퍼쾨니히(Haferkönig)과 귀리 왕비 하퍼쾨니긴(Haferkönigin)이 그 지배자로, 상추 왕을 뜻하는 라티쉬쾨니히(Lattichkönig), 5월의 백작을 뜻하는 마이그라프(Maigraf) 등의 아종도 언급되고 있다.
3.3. 반인반수형
- 카첸만(Katzenmann)
고양이 인간. 고양이와 인간이 뒤섞인 형태를 취했다는 정보만 전해질 뿐, 자세한 생김새나 습성은 알려져 있지 않다.
- 보크만(Bockmann)
염소 인간. 같은 의미의 보켈만(Bockelmann), 보케를(Bockkêrl), 보케마(Bockemâ)라고도 불린다. 아이들을 납치해간다.
4. 현대 창작물
중세 유럽의 생활상과 민속을 고스란히 녹여낸 라이트 노벨 《늑대와 향신료》의 도입부를 장식하는 환상종이자, 히로인 현랑 호로의 종족이기도 하다. 정확하게는 펠트가이스트 중에서도 로겐볼프가 모티브인 듯.[1] 이 식인 습성 때문에 늑대인간과 동일시되기도 했다.[2] 오늘날에는 집에 머무는 귀신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다.[3] 다리가 셋 밖에 달리지 않은 염소나 염소의 울음소리를 내며 세 개의 다리가 달린 노란 새, 혹은 반은 염소이고 반은 새인 괴물, 또는 말발굽과 반쯤 열린 방적기 같은 입을 지닌 염소나 날개 달린 샤모아로 묘사되곤 한다.[4] 사냥하듯이 모방자를 추적하는 건 물론, 할퀴거나 잡아먹기까지 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털가죽을 벗어 피가 뚝뚝 흐르는 상태로 모방자의 집 문 앞에 걸어둔다고 한다.[5] 밤에 창밖을 내다보는 사람을 때리거나 와일드 헌트에 참여하기도 하며, 때로는 악마의 탈것이 되어준다. 폭풍이 몰아치는 날이면 어느 불행한 농부의 밭을 습격해 농작물을 다른 사람의 밭으로 옮겨버리는 장난을 치기도 하고, 가을에 울음소리를 내서 곡식이 시들고, 소가 말라 비틀어지고, 우유와 가죽 생산량이 감소하는 재앙을 불러오기도 한다.[6] 수확의 염소 에른테보크(Erntebock)와 아우스트보크(Austbock), 지푸라기의 염소 할름보크(Halmbock), 콩의 염소 에르브센보크(Erbsenbock)과 보흐넨보크(Bohnenbock), 낟알의 염소 콘보크(Kornbock), 호밀의 염소 로겐보크(Roggenbock), 고집불통 염소 니켈보크(Nickelbock), 귀리의 염소 하버보크(Haberbock), 잔디의 염소 그라스보크(Grasbock), 건초의 염소 호이보크(Heubock), 나무의 염소 바움보크(Baumbock) 등의 별칭으로 불린다.[7] 제일 유명한 펠트가이스트이니만큼 이명이 매우 많다. 호밀 어머니 로겐무터(Roggenmutter), 비 아줌마 레이겐뫼흐메(Regenmöhme), 낟알의 여자 콘바이프(Kornweib), 낟알의 어머니 콘무터(Kornmutter), 낟알의 여인 콘프라우(Kornfrau), 낟알 아줌마 콘무흐메(Kornmuhme), 수레국화의 어머니 트렘세무터(Tremsemutter), 실을 감는 어머니 로켄뫼르(Rockenmör), 낟알의 천사 콘엥헬(Kornengel), 밀의 어머니 바이첸무터(Weizenmutter), 보리의 어머니 게르스텐무터(Gerstenmutter), 아마의 어머니 플락스무터(Flachsmutter), 완두콩 아주머니 에르브센무흐메(Erbsenmuhme), 할머니 그로스무터(Großmutter), 야생의 여인 빌데 프라우(Wilde Frau), 밀 이모 바이첸무흐메(Weizenmuhme), 보리 아줌마 게르스텐무흐메(Gerstenmuhme), 젖의 여인 티테비프(Tittewîf), 버터 아줌마 부터무흐메(Buttermuhme), 수확의 어머니 에른테무터(Erntemutter), 늙은 분 디 알터(die Alte), 집의 어머니 하임무터(Heimmutter), 큰 어머니 그로세 무터(Große Mutter), 늙은 창녀 알터 후어(Alte Hure), 커다란 창녀 그로세 후어(große Hure), 귀리의 여인 하퍼프라우(Haferfrau) 등등 셀 수도 없이 많다.[8] 낟알의 처녀 콘마이트(Kornmaid)와 콘융퍼(Kornjungfer), 곡물의 하녀 게트라이더마크트(Getreidemagd), 하녀 디 마크트(die Magd), 귀리의 신부 하퍼브라우트(Haferbraut), 신부 디 브라우트(die Braut), 밀의 신부 바이첸브라우트(Weizenbraut) 등의 이명으로 불릴 경우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형태를 취한다고 한다.[9] 후술할 '젖 고문' 에 희생당할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하들이다.[10] 이때 농작물을 주워먹기도 하는데, 전승에 따라 밭에 자라난 것을 죄다 비워버린다든가 아주 높게 자란 이삭 몇 알만 조금 먹고 만다는 것으로 갈린다.[11] 곡물의 남자 게트라이더만(Getreidemann), 낟알의 남자 콘만(Kornmann), 늙은 분 디 알터(die Alte), 검은 남자 데르 슈바르츠 만(der Schwarze Mann), 야생의 남자 데르 빌데 만(der wilde Mann), 두 번째로 벤 건초 같은 놈 그루멧케를(Grummetkerl), 곡물 난쟁이 게트라이더맨첸(Getreidemännchen), 클로버 난쟁이 클리맨첸(Kleemännchen), 풀의 악마 그라스토이펠(Grasteufel), 호밀 남자 로겐만(Roggenmann), 밀의 남자 바이첸만(Weizenmann), 보리 남자 게르스텐만(Gerstenmann), 수확의 남자 에른테만(Erntemann), 회색 남자 데 그리세 만(de grîse mann), 감자와 돼지감자의 남자 에르드아펠만(Erdäpfel) 등 이쪽도 다양한 이명을 지니고 있다.[12] 로겐무흐메처럼 평소에는 아저씨나 영감처럼 생겼는지, 귀리 신랑이라는 뜻의 하퍼브라우티감(Haferbräutigam)라고 불리면 젊고 건장한 남자의 형상으로 나타난다고 전해진다.[13] 히스 난쟁이를 뜻하는 하이더매너켄(Heidemänneken)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14] 이명 중 바람의 카스페를을 의미하는 빈트개스페를(Windgäsperl)이 있는데, 카스페를이 인형극에 쓰이는 꼭두각시 인형 또는 그 인형극의 주인공(남자)을 가리키는 말이기에 이게 남자인 빈츠브라우트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