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1 22:54:22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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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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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풍년(, )은 농사가 잘 되어, 농작물의 수확이 풍부한 해를 말한다. 반대말은 흉년.

2. 상세

전근대 시절까지 풍년은 농부들에게 최고의 축복이었다. 먹을 게 부족하던 시기에 풍년이 들면 농작물이 풍부하여 마음껏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흉년과는 달리 절대적인 기근은 면할 수 있으므로 풍년을 바라는 것이 기본이었다.

현대 사회는 수입의 다변화로 한 지역의 풍/흉에 타격을 덜 입을 수 있고 풍흉 관리도 한결 수월해졌다. 수리시설 증대로 농업용수를 농가에 보급하기 쉬워져 비 안오는 가뭄을 버텨낸다. 또 습도와 건조 기술의 발달로 예년 작물 보관이 양호해져 농산물을 장기간 축적하다가 흉년에 풀어 피해를 최소화한다.

현대에는 풍년이 드느냐, 흉년이 드느냐는 이미 한두 나라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문제이다. 식량을 자급할 수 없는 나라는 국제 곡물 시장에서 식량을 구입하지 않으면 기근이 들게 되고, 이는 물가상승, 폭동, 반란, 정권 붕괴, 최악의 경우 국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집트 민주화 운동도 러시아의 흉년에서부터 시작된 나비효과였다.

다만 흉년이 경계해야 할 요소라고 풍년이 무조건 환영할 요소인 것은 아니다. 현대농업은 자급자족이 목적이 아니라 상품작물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하면 농업인 입장에서 문제가 된다. 지나치게 많은 식량이 생산되면 당연히 가격이 폭풍같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국 식량의 수입을 줄일 수도 없다. 이런저런 사정 봐주는 착한 무역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대국들도 자국농민들의 눈치를 보는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런저런 압력을 받기 일쑤이다.[1] 때문에 풍년이 들어 초과수확을 하게 되면 농가에서는 출하조정에 들어간다.

오랜 기간 저장이 가능한 곡물은 정부에서 사들여 비축하는 경우도 있지만, 키워낸 작물을 그대로 근처 바다에 쏟아부어버리거나, 여차하면 수확하는 노동도 없이 그대로 트랙터 등으로 뭉게서 밭의 비료로 만들어 버린다. 당연히 식량을 나를 운송비도, 수확하느라 고생할 인건비도 필요없는 후자의 방법이 대부분 선호된다.

이에 대해서 버릴 바에야 그냥 기부하라며 핀잔어린 목소리를 내기도 그것도 생각보다 좋은 처리방법은 되지 못한다. 가격이 하락하는 문제도 있고, 그 많은 식량을 운송하는 수송비, 배분을 선정하고 시행할 인건비도 엄청나게 드는데다,[2] 나눠준 식량을 강탈하거나 수송도중 탈취하여 이것을 무기삼아 군벌화하는 조직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애초에 기근이 드는 국가는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실제 식량생산량이 부족해서 기근이 드는 것 보다는 그것을 분배하는 시스템이나 사회기반이 미약하거나 나라가 막장 상태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그런 나라에 식량을 줘 봐야 그게 정말 필요한 사람이 아닌 지배층들 손으로 들아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때문에 미국처럼 곡물이 너무 많이 남아도는 나라들도 남는 곡물을 빈곤한 아이들에게 주는게 아니라 차라리 가축 사료로 쓴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현대사회에 있어 풍년은 흉년만큼은 아닐지언정 매년 반기기 힘든 요소다. 특히 과거 '대풍'이라고 불렸을법한 풍년이 일어나면 그건 저주나 다름없다. 심지어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흉년을 맞았을 경우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풍년으로 인한 가격하락으로 문제가 생긴 걸 보상해주는 제도는 없기에 농민들 입장에선 오히려 지나친 풍년이 흉년만도 못한 아이러니한 시대가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큰 풍년이 이득인 유일한 경우는 비정하지만 다른 곳의 농사는 대부분이 망했는데 자신의 농사만 풍년이 상황이다. 농지면적만 충분하다면 개인 수준에서도 수십억대의 돈을 만지는 것도 가능하다.

2.1. 현대 대한민국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이 대부분 일맥상통 한다. 대한민국에서도 풍년은 축복이긴 하지만, 또 다른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풍년으로 물량이 넘쳐나서 농산물 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하면 농민들은 한 해 농사의 이득을 보지 못하게 된다. 이 문제가 심각해지면 「수확 비용 > 농산물 값」이 성립해서 아예 일궈논 농작물을 비료라도 되라고 갈아 엎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나온다. 농민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므로 정부에 해결을 요구하며, 정부에서도 농협 등지를 통해 구입해주거나 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그리고 이 과잉 구입한 농산물은 대부분 군대로 가서 먹어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3] 제주도 풍년이 대표적인 사례. 정부에서 남아도는 쌀을 수매하던 것도 매년 그 양이 줄어들었고, 결국 2005년에 폐지되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올해 농사가 풍년이다 아니다 하는 것이 추수기의 뉴스로 빠지지 않았는데, 식생활의 변화와 영농기술의 발달로 인한 생산량 증가로 풍작이나 아니다의 기준이 되는 주식 "쌀"이 남다못해 문자 그대로 썩어져가고 버리게 되는 날이 온 이후에는 뉴스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이 되고 말았다. 외국산 과일을 언제든지 살수 있게 되고 나서는 벼농사 외에 과수 농사나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다.

3.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이 마을에서는 잘 익은 보리이삭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늑대가 달린다'고 말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광경이 보리밭 속을 늑대가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바람이 너무 강해 보리이삭이 쓰러지는 것을 '늑대에게 밟혔다'고 하고, 흉작일 때는 '늑대에게 먹혔다'고 말한다.
(중략)
가을하늘은 높다랗고 아주 맑았다.
올해도 또 추수철이 다가왔다.
보리밭을, 수많은 늑대가 달리고 있었다.
늑대와 향신료』 1권 - 서장
  • 경제왕 연산군에서 초반에 주로 다뤄지는 주제기도 하다. 분명히 풍년이 들었는데도, 수확량 많아서 농산물 가격이 하락, 오히려 가난해지는 딜레마를 다루며 전근대 주민과 정부는 이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걸 해결하는게 초반 주제.


[1] 식량자원은 기본적으로 한 국가를 지탱하는 원초적인 원동력이다. 아무리 그 나라의 산업시설이 좋고 잘나간다고 해도 국민들에게 먹일 음식이 없다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린다. 이 때문에 냉전 시대에 미국의 최대 적국이었던 소련도 농사가 망하자 미국의 밀을 사오고, 레이건 시절 소련과 관계가 극히 나쁠 때에도 미국이 소련에 대한 밀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하자 소련이 꼬리를 내려야 할 만큼 식량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국가적 사안이다.[2] 한국이라면 이런 기부된 식량은 주민센터를 통해 배부될 텐데,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대상자 중 누구에게 기부식량을 줄지 선정하고, “왜 나는 안 주냐”고 열을 펄펄 내는 진상들을 타이르는 게 여간 보통 일이 아니다. 읍면동에 근무해본 지방공무원이나 사회복무요원이라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3] 병사에게 생일날 보급되는 케이크도 쌀 케이크고 건빵도 쌀이 들어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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