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0 08:38:45

신혼여행

1. 개요2. 선호되는 여행지3. 신혼여행 중의 부부관계 (첫날밤)4. 여담

1. 개요

신혼여행(新婚旅行) 또는 허니문(honeymoon), 밀월 여행(蜜月旅行)은 신혼 부부결혼식 이후에 떠나는 여행을 가리킨다. 대부분 결혼식 직후 출발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뒤로 미루는 경우도 있다.

"인생에 한 번뿐인 여행"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원 의미의 신혼이 아니면서도 여행을 두 번, 더 나아가 세 번 이상 다녀오면서 신혼여행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가능하기도 하다.

영어로는 허니문(honeymoon)이라고 하며, 이를 한자로 직역한 어휘가 밀월(蜜月)이다. 그러나 허니문은 반드시 어딘가로 떠나는 것만을 가리키지 않고, 신혼 직후에 부부가 단둘이 갖는 휴식(vacation) 또는 그 기간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신혼에 버금가는 친밀한 관계를 비유할 때에도 허니문 또는 밀월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기타 유럽어권에서도 '꿀의 달'이라는 의미의 단어를 쓰고 있다. 어원에 대해서는, 신혼부부가 1달 동안 꿀술 등의 음료를 마시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신혼의 첫 1달이 가장 달콤한 때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 달도 차면 기울듯 신혼의 달콤함도 1달이면 끝이라는 옥스퍼드 사전의 해설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어떤 유명인이 이성과 함께 어딘가 놀러다녀오기만 해도 밀월 여행 운운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는데, 어휘력 부족에서 기인한 잘못된 용법이다. 밀월은 '꿀 밀(蜜)'자를 써서 허니문을 직역한 단어에 불과하며, '비밀'의 '밀'은 '빽빽할 밀(密)'로 전혀 다르다. 흔히 연예기사에서 언급되는 혼전 성관계간통 불륜의 스캔들 뉘앙스와도 거리가 멀다.

2. 선호되는 여행지

한국인의 신혼여행지는 시대에 따라 변해 왔다. 전근대 및 근현대 초까지만 해도 신혼여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 일단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중후반(1988년)까지는 일반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이 특별히 관광을 가지 않고 서울 등의 시가지를 한 번 둘러보거나, 좀 형편이 나은 가정은 며칠간 온천 등 국내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 당시에 인기 있었던 신혼여행지로 충청남도 아산시온양온천, 충청북도 충주시의 수안보온천, 경상남도 창녕군부곡하와이 등이 있다. 특히 부곡하와이 같은 경우는 경상북도 경주, 부산 등과 패키지로 묶어서 새마을호 전세편을 이용해서[1] 가는 경우가 많았다.

1980년대부터는 제주도가 인기 여행지로 부각되기 시작하여, 비행기 타고 제주도 가는 것이 신혼부부의 상징이자 특권[2]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도 신혼부부들이 꽤 왔다.

1989년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이루어짐에 따라 해외로 떠나는 신혼부부가 상류층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실제 해외 신혼여행이 본격화된 건 1990년대 중반 경이다. 당시에는 과소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결국 해외 신혼여행이 대세가 된 지 오래. 해외여행도 초기에는 , 사이판 등이 인기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여행지가 개발되고 있다.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인지 주로 해외의 도서지역이나 해안지역에 가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많이들 갔던, 혹은 많이들 가는 신혼여행지로는 다음과 같은 곳이 있다. 음력 윤달[3]에 이 지역으로 간다면 신혼부부가 많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 제주도: 역사와 전통의 국내 신혼여행지. 1990년대 초반까지 선호 1위 여행지였다.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불가능했던 1988년, 그리고 해외여행 초창기인 1989~1993년에 결혼한 주로, 현재 60대 이상 세대의 신혼여행지는 대개 제주도 아니면 동해안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코로나 시기인 2020~2021년에도 해외여행이 제한되어 마찬가지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제주도보다는 외국을 선호하는 커플들이 늘어나면서[4] 지금은 속도위반한 커플들이 산모의 건강을 고려하여 가는 곳 정도로 취급받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았다. 물론 결혼 전에 제주도 내 명승지에서 웨딩 스냅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데이트를 가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 사례가 매우 증가하였다. 이런 경우, 제주도 신혼여행은 '약식으로' 가고 세이브 해둔 돈으로 나중에 해외로 나갈 계획을 잡아두는 경우가 많았다.

    2022년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 및 그동안 제주도의 여러가지 안 좋은 점이 많이 부각되면서 다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으며, 앞으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간다는 말이 옛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신혼여행 자체로 안간다는 거지 신혼부부가 제주도를 아예 안 간다는 말은 아니다.
  • 일본: 말하면 입만 아플 정도로 최고의 관광 인프라를 갖춘 일본 역시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많다. 한반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고 치안도 좋은데다 일본어를 잘 몰라도 혼자서 관광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 패치가 되어있는 안내 표지판들과 호텔, 가게 직원들까지 갖춰져 있어 휴양, 관광, 쇼핑 등 모든 테마의 여행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점은 워낙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지라 신혼여행으로서 특별한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는 점. 그나마 오키나와가 휴양지로 괜찮다.
  • 서태평양: 사이판이 대표적이며 팔라우가 여기에 끼기도 한다. 거리도 가깝거니와 동남아시아 지역보다는 대체로 안전하다는 점이 장점. 여기도 주로 속도위반한 신혼부부들이 많이 가는 편이다. 작은 섬 위주라 휴양을 즐기기 좋지만 관광을 목적으로 돌아다니기에도 크게 피로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
  • 몰디브: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신혼여행지로 이름 높은 곳이다. 며칠 푹 쉬다오는 휴양지로는 아주 좋다. 그러나 이것저것 둘러보는 관광을 원한다면 최악의 선택지다. 공항에 내려서 바로 리조트로 향한 뒤 거기서 쭉 있다가 돌아오는 식이기 때문.

    해상 액티비티를 빼면 할 것이 없으며 식사도 리조트에서만 해야 한다. 물론 로컬 섬에 묵거나, 귀국 전 말레를 한 바퀴 둘러보면 어느 정도 상쇄되지만, 관광으로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것.
  • 호주: 시드니를 중심으로 멜버른, 케언즈, 골드코스트 등을 주로 찾는다. 이쪽도 미국처럼 휴양, 관광, 쇼핑을 같이 할 수 있고 시차도 거의 없으나, 남반구라 계절이 바뀌며, 도시간 이동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단점. 다만 결혼식을 겨울에 하는 경우 호주는 여름이기 때문에 바뀌는 계절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 대만: 의외로 신혼부부들이 많이들 가는 곳 중 하나다. 국내와 가까운 곳이기면서 무엇보다 중화권이라는 점과 더불어 해변 휴양, 관광, 쇼핑을 다 즐길 수 있어 토탈 패키지로 인기가 높다.
  • 모리셔스&세이셸: 거리는 멀지만 휴양지로 매우 유명한 곳이라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신혼여행지로 유명하다고 해도 한국에서 먼 곳일수록 거리상의 문제[6]로 인해 신혼여행 상품 가격이 껑충 뛰기 때문에 제법 부담이 된다. 신혼여행 상품을 담당하는 여행사에서 주로 "특정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 그러하다. 그나마 멀다고 해도 하와이, 몰디브, 칸쿤, 모리셔스, 세이셸 등은 신혼여행 상품도 많아서 비교해보고 싼 걸 결정할 수도 있지만, 마이너한 곳은 신혼여행 상품도 거의 없다.

물론 남들과 다른 의미 있는 신혼여행을 생각하는 신혼부부도 많다.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신혼여행으로 호화 리조트 대신 잠비아에 가서 아이들을 위한 고아원을 세웠고, 하하 부부도 신혼여행을 베트남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관광을 즐긴 게 아니라 여행 기간 내내 현지의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7]

마리 퀴리는 남편 피에르 퀴리와 함께 신혼여행을 자전거를 타고 간소하게 다녀왔으며, 만화가 메가쑈킹(고필헌)은 신혼여행으로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고, 이를 탐구생활2라는 만화로 그려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하기도 했다.

3. 신혼여행 중의 부부관계 (첫날밤)

대부분의 부부가 신혼여행 중 성관계를 하며, 식전에 관계를 가졌는가와 관계없이 속칭 첫날밤이라고 부른다.[8] 그리고 이 신혼여행 때의 성관계로 임신을 하게 되면 속칭 '허니문 베이비'를 가졌다[9]고 하며, 이 비슷한 개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인지 순우리말 중에도 '말머리 아이'라는 표현이 존재한다. 옛날엔 결혼을 할 때 말을 타고 가곤 했는데, 신랑신부가 말을 타자마자 임신했다는 뜻이다. 허니문 베이비를 강하게 원하는 부부의 경우 아예 배란일을 포함한 가임기 기간에 맞춰 신혼여행 계획을 짠다.

설령 연인관계였던 시절 이미 관계를 여러차례 했던 사이라고 해도 신혼여행 중의 부부관계는 말그대로 공식적인 부부가 된 이후로 첫 성관계가 되기 때문에 신혼여행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이며, 본격적인 관계 전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여러가지 특별한 둘만의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거리 여행이나 바쁜 일정으로 피로해진 경우라면 신혼여행 중 한 번도 부부관계를 안 하기도 하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이렇게 하는 것이 맞을 때도 있다. 신혼여행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피로가 많이 쌓였을 경우, 억지로 성관계를 가진다 해도 흔히들 알고 있는 첫날밤의 환상 같은 게 다 깨져 버릴 정도로 만족감이 별로 안 느껴진다고 한다.

요즘은 결혼하기 전의 연인사이에서도 길게 연애를 한 경우도 많은데다[10] 서로 여행을 자주 가는 경우가 많으니 정말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는 여행을 즐기러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차피 지금은 연애를 하면서 단 둘이 여행가는 것은 그저 신혼여행만 처음이 아닌 경우는 거의 없어서 그렇다. 이 때문에 허니문 베이비가 계획 안에 있을 경우는 '관광 위주의 코스보다는 휴양 위주의 코스'로 짜도록 여행사에서 추천하기도 한다. 반대로 여행 중 2세가 생기는 걸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부부들은 쉴틈없는 관광 위주 코스로 빡세게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적극적으로 피임을 하기도 한다.

4. 여담

  • 신혼여행 도중 혹은 이후 불화로 파경에 이르는 신혼부부도 꽤 된다고 한다. 특히 둘 다 여행 초보인데 빡센 배낭여행을 계획한 경우다. 여행 경험이 어느 정도 있더라도, 여럿이서 여행 간다면 필연적으로 불화나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결혼 준비 스트레스 + 결혼식 올리느라 피곤에 찌든 상태라면 더더욱 예민해지고 싸움이 일어나기 쉽다. 그러므로 여행 계획은 편안한 코스로 세우거나 아예 휴양지로 가서 돌아다닐 생각 말고 푹 쉬다 오는 것이 좋다.

    일본에서는 이런 결혼 직후 파경을 '나리타 이혼'이라 부른다. 신혼여행 다녀와 나리타 국제공항 도착하자마자 갈라선다는 뜻.
  • 교사의 경우 신혼여행 사유로 국외여행 및 특별연가 허가가 나온다. 그러나 대체교사 구인문제 등 현실적 이유로 인해 방학 중에 별도로 신혼여행을 가는 경우도 매우 많다.
  • 한국인들이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것처럼, 한국으로 신혼여행을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제법 있다. 구글이나 유튜브 등에서 South Korea Honeymoon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한국으로 신혼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후기가 제법 보이는 편. 일단 치안이 좋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비교적 덜 배타적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이라는 평이다.
  • 1954 FIFA 월드컵 스위스 당시 한국 대표팀은 나라 살림이 너무도 가난해 대회 출전을 위한 비행기 티켓조차 구하지 못할 지경이었는데, 당시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왔던 영국인 신혼부부가 자신들의 비행기 티켓을 양보해 준 덕에 간신히 대회 일정만 맞춰서 겨우 스위스에 도착할 수 있었던 슬픈 비화가 있다.
  • 일본 최초로 신혼 여행을 간 걸로 알려진 인물[11]은 일본 근대화의 주역이자 많은 일본인들이 존경하는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였는데 사실 료마 본인은 여행을 즐기지 못했다고 한다. 왜냐면 로맨틱한 신혼 목적의 여행이 아니라 재활을 위해서 간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테라다야에서 암살 시도로 부상을 입고 치료를 위해 기리시마의 온천에서 3개월 간 요양생활을 했다고 한다.
  • 신혼여행 기간에 비가 오면 그 부부는 영원한 부부라는 여담이 있다.
  • 중국인 사육사 유랑은 자신이 처음 키운 판다인 러바오를 보기 위해 에버랜드로 신혼여행을 왔다.


[1] 당시 철도청에서 '신혼열차'라는 별도의 상품을 꾸려 판매하기도 했다. 1987년에 제작된 대한뉴스 '신혼열차' 편.[2] 1980년대 중반까지는 제주도 신혼여행도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기도 했다.[3] 2001년 5월 23일~6월 20일(윤4월), 2004년 3월 21일~4월 18일(윤2월), 2006년 8월 24일~9월 21일(윤7월), 2009년 6월 23일~7월 21일(윤5월), 2012년 4월 21일~5월 20일(윤3월), 2014년 10월 24일~11월 21일(윤9월), 2017년 6월 24일~7월 22일(윤5월), 2020년 5월 23일~6월 20일(윤4월), 2023년 3월 22일~4월 19일(윤2월) 등 달력의 음력 날짜 앞에 ‘윤’자가 붙는 모든 달.[4] 1990년대 초반까지는 해외여행 초기인 탓에 해외여행이 아직 적었다.[5] 흔히 '뉴칼레도니아'로 알려져 있다.[6] 먼 이동거리의 불편함도 있지만 시차 적응의 문제가 더 크다. 신혼여행 가서 편하게 지내야 하는데 낮과 밤이 바뀌었다고 생각해보자.[7] 이들 부부는 결혼 자체를 자선 활동을 위한 과정으로 이용했는데, 우선 결혼식을 치르고 받는 축의금을 돈 대신 쌀로 받아서, 그 쌀을 자신들이 사온 쌀과 합쳐서 기부한 바 있다. 베트남으로 신혼여행을 빙자한 봉사활동을 간 것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8] 만일 결혼 전에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면 이때가 실제 첫 번째 성관계가 된다.[9] 일반적으로 임신 기간은 266일로 알려져 있고, 100일 잔치를 더하면 거의 1년이 된다. 결혼 1주년과 백일잔치를 거의 같은 시기에 한다면 허니문 베이비일 확률이 높고 개중에는 둘이 겹치는 일도 가끔 일어난다.[10] 이런 경우에는 첫날밤이 의무방어전이 되어버리는 대참사가 벌어진다.[11] 실제로는 기록상으로는 사츠마 번사이자 삿쵸동맹의 실질적 공헌자로 알려진 코마츠 타테와키가 최초(료마보다 10년 정도 먼저)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