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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5대 서체 | ||||
전서 | 예서 | 해서 | 행서 | 초서 |
1. 개요
전서(篆書)는 한자 서체의 일종이다. 오랜 세월 동안 가장 오래된 자형(字形)으로 간주되었으나, 청나라 말기 갑골문이 발견되면서 서예가들이 갑골문을 모사(模寫)하기도 하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가장 오래된 자형이라고 하지는 않는다.[1]
2. 종류
전서체는 넓은 의미로는 '현재 형태의 한자 이전에 나온 글꼴 전체'를 말하며, 좁은 의미로는 '대전체'와 '소전체'를 말한다.
대전체: 통일 진나라가 문자를 통일하기 이전의 서체. 주문(籒文)이라고도 한다. 같은 글자라도 지역마다 자형이 다르다. 馬의 사례. 일반적으로 전국시대에 쓰인 글자를 떠올리지만, 넓게는 석고문[2]이나 종정문[3] 및 갑골문까지 대전체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소전체: 통일 진나라 시절 대전체를 통일해 만든 서체. 승상 이사가 지어바친 것으로, 지역마다 자형이 달랐던 대전체를 모아 하나의 통일된 문자로 정리하였고, 보다 쓰기 쉽게 간략한 서체로 정리하였다. 일반적으로 전서라고 하면 이 소전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위의 이미지는 중국 역사상 기록이 남은[4] 가장 오래된 석각문이라는 진시황 대의 역산각석 탁본.
3. 소멸
한나라 시대에 새로운 서체인 예서체가 유행하면서 도장을 파거나 기타 예술적인 목적을 제외한 실용적인 영역에서는 서서히 자취를 감춰갔다. 획이 적고 점이나 선이 간결한 예서체에 비해 전서체는 곡선이 많은 기하학적 형태가 많아 신속한 필기, 독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허목이 전서체 중 초전체를 특유의 서체[5]로 발전시킨 것은 꽤 유명하다. 한글도 형태를 전서스럽게 바꾼 속칭 '한글전서체'가 있다.[6] 대한민국 원 지폐에서 2006-07년 신권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쓰였던 '총재의인' 스탬프 등이 유명한 한글전서체의 사례이다. 하지만 한글 서예의 흐름에서는 근본이 없는 서체라 점차 한글 고체(판본체)로 대체하는 추세다.[7][8] 일본에도 가나 문자나 일본식 신자체를 전서처럼 만든 서체가 있는데, 일본 여권의 글자가 유명하다. 이미지. 라틴 문자도 전서체스럽게 만들어 쓰는 경우도 있다.
실용성은 크게 떨어지지만 예술적 가치가 높은 아름다운 서체이므로 서예나 전각에서는 오늘날까지도 많이 사용된다. 특히 비석을 새길 때 맨 위의 머리글에 많이 쓰는데, 가장 오래된 서체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9] 모든 서체의 어른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이를 전액(篆額)이라고 한다.
여담이지만 버블티로 유명한 공차의 브랜드 로고[10]에 쓰여있는 한자가 바로 소전체이다. 또한, 일본 여권의 표지에도 전서체가 쓰여져 있다.
TVN예능 대탈출(귀신 관련 탈출 에피소드 위주)에서 전서체에 프레임 열쇠를 꽂는 요소가 많이 나오면서 재조명받았다.
각종 인감도장을 만들 때, 이 전서체나 인상(印相)체[11]처럼 복잡한 형식으로 만들면 위조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다만 담당 공무원이 전서체를 모르면 등록을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 한자와 자형이 많이 다른 만큼 일본인이나 중화권 사람들도 대부분 읽지 못한다.[12] 중국 사극 드라마에 전서가 자주 등장하지만, 어떤 글자인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장면에는 자막이 달린다. 이를 활용해 홍콩드라마 심진기2001에서 조나라에 타임슬립한 고천락은 전서를 읽지 못해서 일자무식 취급 받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1] 현재는 상나라 시절 쓰인 갑골문 다음으로 주나라(서주) 시절 쓰인 금문이 나오고, 그 다음이 대전체이며, 다음이 소전체이다. 참고로 갑골문 이전의 골각문자도 발견된 상태다.[2] 石鼓文. 당나라 때 발견된 석각문자.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석각문자라고 한다. 자형으로 보아 대전체 중에서는 비교적 후기의 것으로 보인다. 위의 이미지가 바로 석고문 탁본.[3] 鐘鼎文. 은, 주 시대의 청동제기 등에 새겨진 문자. 문자를 새기는 제기가 주로 종과 솥이었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으나 술잔이나 화살촉에 새겨진 것들도 있다. 금문(金文)이라고도 한다.[4] 석고문은 시대를 특정할 수가 없으므로 생략. (기원전 8세기 무렵으로 추정, 본문의 석고문 연대는 기원전 219년.)[5] 허목의 호를 따서 '미수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북 봉화 닭실마을에 있는 '청암정'에 허목이 미수체로 쓴 현판이 있다.[6] 다만 한글전서체는 일반적인 전서체보다 인전(도장 팔때 쓰는 특유의 각진 전서체)에 더 가깝다.[7] 해당 직인은 2005년에 6글자짜리 훈민정음체 '한국은행총재' 사각도장으로 변경. 현행 원화 지폐에 찍힌 도장이 이것이다.[8] 중앙정부 및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직인을 판본체로 교체하는 추세이다. 중앙에서는 대한민국 국새는 3대부터 훈민정음체로 하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 이후로 부처 신설/명칭변경/기존 직인 마모 등으로 새로 직인을 팔 경우에는 판본체로 판다. 하지만 박정희정부 시절에 파서 지금까지 50년 넘게 사용하는 대통령 및 국무총리 직인은 여전히 한글전서체이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광주광역시, 강원특별자치도, 경상북도 3곳에서만 단체장 직인이 한글전서체이고 나머지 14곳은 판본체.[9] 다만 갑골문의 발견 이후로는 전서체가 가장 오래된 서체로 간주되진 않는다.[10] 貢茶。[11] 일본에서 전서체를 변형해 획을 연장하여 인접 글자 및 테두리와 결합되도록 만든 도장용 서체.[12] 한국인들이 근현대 이전 한글 보는 느낌이랑 비슷할지도. 뭔가 친근은 한데 제대로 못 읽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