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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식 닭갈비[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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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닭갈비는 닭고기 중에서도 살코기가 가장 많은 부위인 닭가슴살과 닭다리를 매운 양념에 재워서 야채, 고구마, 떡 같은 부재료를 넣고 석쇠에 구워먹거나 철판에 볶아먹는 한국 요리이다.요리명은 고유 명사이기 때문에 외국어로는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Dakgalbi'라고 쓴다. 실제로 이렇게 표기한 식당도 있다. # 대한민국 국외에서 닭갈비가 유의미하게 인기 있는 일본에서는 '탁가루비(タッカルビ)'로 표기한다.
닭갈비는 순살 닭갈비(닭다리살)와 보통 닭갈비(부위는 날개와 갈빗살[2])의 2가지에서 택일하여 고를 수 있고, 내장 부위도 별도로 주문할 수 있다. 분량을 셀 때 '대'라고 하는 특이한 단위를 사용하는데, 닭갈비 1대는 닭다리 하나 혹은 닭가슴 반쪽을 발라내었을 때 나오는 살코기의 분량이며 철판은 2대, 숯불은 3대를 합쳐서 1인분으로 친다.
곁들여 먹을 찬거리로 물김치를 주기도 한다. 닭갈비를 다 먹을 즈음에는 식사를 시키는데, 볶음밥 또는 볶음 국수(사리)[3]중 2가지를 택일하거나 섞을 수도 있다. 사리의 경우 닭갈비를 내올 때 함께 볶는 경우도 있다.
후식으로는 냉면 또는 막국수가 나오며 막국수와 함께 춘천시의 명물로 대표되는 음식이기도 하다.
찜닭, 제육볶음과 더불어서 학교 급식 및 군대 급식으로 자주 나오는 메뉴인데, 대량 조리를 하는 특성상 맛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그렇다보니 급식 닭갈비만 접하다가 처음으로 음식점 닭갈비를 접하고 나서 놀라는 사람도 은근히 있다.
2. 명칭
사실 닭갈비는 이름대로 닭의 갈비살을 쓰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매장에서는 닭갈비를 만들 때 닭다리살, 그 중에서도 닭다리보다 그 위쪽 부위인 넓적다리(Thigh肉, 싸이육) 쪽을 주로 쓴다. 닭고기 부위별 중 가장 선호도가 높아 가격적으로는 오히려 순살 중에서 제일 비싸다. 닭다리와 달리 힘줄이 없어 더 부드럽기에 양념에 재워 익힌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뻑뻑한 식감의 닭가슴살에 비해 먹기 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전문적인 제품 외에 가정에서 조리하는 식의 염가형으로 만들 때는 닭가슴살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 '먹기에는 별로이고, 버리자니 아깝다'는 뜻의 계륵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듯이, 만약 정말로 닭의 갈빗살로만 만들었다면 먹기가 정말 까다로웠을 것이다.그런데 왜 닭의 갈빗살은 안쓰는 이 음식에 닭갈비라는 명칭이 붙었을까? 이 요리가 닭갈비라는 이름으로 퍼져나간 이유에는 여러 설이 있다.
첫 번째 설은 처음 이 요리가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글자 그대로 닭의 갈빗살이었다가 변했기 때문. 최초의 닭갈비는 글자 그대로 갈비뼈(肋骨)가 붙어있는 닭의 갈빗살을 썩둑썩둑 썰어서 매운 양념에 재워서 석쇠로 된 넓은 불판에 떡, 야채와 함께 구워 먹었다. 소득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대량으로 조리하기에 편하게끔 철판을 쓰고, 먹기 편하도록 닭다리살(순살)을 쓰는 쪽으로 변했는데 명칭은 그대로 유지되어 퍼졌기 때문이다. #
두 번째 설은 '숯불 돼지갈비'처럼 뼈가 붙어있는 고기를 양념이 되어있는 형태로 화롯불에 구워먹어서 <'돼지갈비의 닭 버전' → 줄여서 '닭갈비'>가 되었을 수도 있다. 토끼도리탕처럼 닭도리탕에서 재료가 바뀌어도 이름은 그대로인 예가 존재하는데, 닭갈비 역시 이런 명명법을 따랐을 것이라는 이야기. 그래서 지역에 따라서는 닭불고기라고도 부르기도 하며 이마트에서 닭불고기라고 파는 그것이 이것이다.[4]
두 번째 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는 닭갈비를 세는 단위이다. 춘천 닭갈비는 고유의 단위로 '대'라는 것을 쓰는데, 2대가 1인분이다. 1대는 닭다리 하나를 소나 돼지의 갈비처럼 포를 떠서 뼈에 붙여놓은 것을 의미한다. 부위가 닭다리일 뿐, 갈비를 손질하는 것과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날개나 뼈채 썬 가슴살도 넣어주는 집이 대부분이었다.
덧붙여서, 닭다리는 소나 돼지의 갈비와는 달리 뼈에 살점이 붙어있지 않으므로 여기서 뼈를 제거하면 순살 닭갈비가 되므로, 순살 닭갈비로의 전환은 가게 입장에서나 닭고기를 손질해서 전달하는 중간 도매상 입장에서나 추가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닭뼈에서 우러나오는 맛이 있다는 주장 때문에 순살 닭갈비를 거부하는 가게 주인들이 생각보다 꽤 많아서, 완전히 받아들여지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3. 역사
1950년대 말~1960년대 초 춘천 닭갈비 골목의 건물주였던 김흥연에 의해 춘천 닭갈비가 만들어졌다. 한의사였던 김흥연은 그 당시 호텔의 역할을 했던 여관도 운영을 했다. 그 당시 여관은 식사를 제공했기 때문에 음식이 중요했고 그 당시 김흥연은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하루는 젊은 부부가 일자리를 찾아 춘천에 왔고 김흥연이 운영했던 명동여관에 숙박하게 된다. 이 젊은 부부는 한 달여간 일자리를 찾지만 쉽게 일자리를 찾지못해 여관에만 머물게된다. 이를 본 김흥연은 이를 딱히 여겨 이북식 닭갈비 레시피를 젊은 부부에게 알려주고 가게를 차려준다. 이 가게가 대박을 치자 지금의 춘천닭갈비 골목에 닭갈비집이 들어서게 되고 지금의 춘천 닭갈비 골목이 만들어졌다. 젊은 부부는 닭갈비장사로 그 당시 부자의 상징인 당구장 두 개를 차렸으며 그 이후로 서울로 올라갔다 알려져 있다. 그 이후 춘천 배우 출신인 원미경의 아버지가 김흥연으로부터 지금의 돈으로 수천억의 돈을 빌리고 원미경과 함께 야밤도주를 해 원미경의 아버지와 같은 함경도 출신이었던 김흥연은 춘천의 효자동의 대부분과 춘천닭갈비 골목 건물까지 팔아 원미경 아버지의 빚을 갚았다. 춘천 닭갈비 건물은 이 후 막내아들 황규태의 친구 아버지에게 팔려 지금의 닭갈비로 발전되었다.숯불 닭갈비가 춘천 전역으로 퍼질 즈음에 일본식 철판구이가 한국에 잠깐 유행했었는데, 닭갈비도 이에 영향을 받아서 숯불 석쇠보다 대량 조리에 용이한 원형 철판으로 조리 도구의 형태가 바뀌었다. 하지만 철판식 닭갈비는 기름을 많이 넣지 않으면 바닥에 눌어붙는다. 서울에서는 이것을 무시하고 조리하지만 춘천 닭갈비는 넓적한 철판으로 그을음을 긁어내며, 이것이 외지인들에게는 더럽게 보여서 호불호가 있다.
철판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레시피와 양념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철판식 춘천 닭갈비는 주로 고추장이나 된장 등을 섞은 막장 비슷한 양념이었고, 파를 조금 넣는 정도였다. 이 시절의 양념의 레시피 자체는 오징어 양념 숯불구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후 철판의 이점을 살려서 양을 불리고, 철판식으로 전환하면서 늘어난 닭갈비의 기름기를 중화하는 채소를 넣는 시도가 이어졌고 깻잎, 배추 등의 과도기를 거쳐서[5] 1980년 즈음에는 양배추를 넣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는다. 양배추는 단맛이 나는 채소이고, 고기가 익기 전에 닭기름을 머금으며 빨리 익어서 닭갈비가 익는 걸 기다리며 집어먹을 수 있어서 인기가 좋았다. 덧붙여서 이후 전국으로 퍼진 닭갈비와는 달리 이때의 양배추는 두꺼운 줄기도 그냥 썰어서 같이 줬다.
양배추가 추가된 것은 나비 효과를 낳았다. 가게 입장에서는 고기를 조금 줄여도 양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후 닭다리만 제공해도 양이 충분하게 되면서 순살 닭갈비가 등장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양배추는 그때까지만 해도 꽤 매웠던 닭갈비 양념을 덜 맵게 해주는 이점도 있었다. 이 시기에는 양념을 덜 맵게 해달라는 건 불가능하였고[6], 양배추를 더 넣어주거나 혹은 내장[7]을 주문해서 맵기를 조절하는 식이었다. 이후 닭갈비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닭 내장은 빠지게 되는데, 양배추가 없었다면 호불호 갈리는 닭내장이라는 한계점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8]
그 이후의 닭갈비 역사는 후평동 인공폭포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서술할 수가 없는 수준이다.[9]
춘천의 1990년대 닭갈비 요식업계를 지배하다시피 한 후평동 인공폭포의 모 닭갈비집에서, 양념에 양파를 갈아넣는 레시피를 개발했다. 그리고 나서 1994 ~ 1995년경에 같은 음식점에서 양배추와 같은 논리로 고구마를 추가하였고, 레시피의 차별화를 위해서 떡볶이 떡을 추가하였다. 또한 처음으로 떡볶이 떡을 추가 주문시에 돈을 받기 시작했는데,[10] 반발이 꽤 컸지만 결국 자리 잡게 된다. 심지어 닭갈비에 당연하게 따라나오는 단맛 나는 동치미를 제공한 것도 이 집이 처음이다. 한 가게에서 이만한 혁신이 쏟아진 이유는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이 인근 부안국민학교(이 부안초등학교는 손흥민이 나온 초등학교이다.)에 아이들을 보내는 어머니들이 모이던 에어로빅장에서 많은 피드백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의 혁신은 그 직전까지 몇 년간 파리를 날리던 바로 옆집으로 옮겨간다.[11] 여기서 닭갈비 양념에 카레 가루를 넣는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 양념은 처음에는 호불호가 있었지만 해당 가게를 큰 성공으로 이끌고, 2000년대 초반에 전국으로 닭갈비가 퍼질 때는 전국 표준 레시피가 되었다. 이 집은 닭갈비에 삶은 계란을 넣는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시도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뼈 없는 닭갈비도 출현한다. 확실하진 않지만 뼈 없는 닭갈비는 명동 먹자골목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춘천 닭갈비가 유명해지며 서울, 경기에 전래되자 간편히 먹을 수 있는 뼈 없는 닭갈비가 표준이 되었다. 2010년대가 오기 전에는 매운 양념을 중화시킬 수 있도록 치즈를 곁들여 먹는 형태도 나타났다. 서울에서 개발된 이 치즈 닭갈비 레시피는 이후 일본으로 넘어가서 큰 인기를 끈다.
이후 전국으로 퍼지면서 계란이나 고구마 추가 주문도 부분 유료화가 되었고, 다른 지역에서는 바닥의 그을음을 긁어내지 않기 위해서 호일을 깔거나 기름을 더 많이 붓게 된다. 또한 춘천에서는 우동면[12]을 사리로 쓰는 것이 상식이고 사리와 볶음밥을 동시에 주문할 수 있으나, 전국으로 퍼지면서 춘천 명동 먹자 골목에서 처음 시도된 '덜 늘어붓고, 기름기를 덜 머금어서 느끼하지 않은' 쫄면 사리가 표준이 되었다. 지금도 춘천의 닭갈비 집에서는 우동 면을 사리로 쓰고 원조 춘천식을 표방하는 닭갈비 집에서도 우동면 사리를 취급한다.
과거에는 춘천 사람들이 외식할 때 닭갈비를 즐겨 먹어서 다른 동네보다 소갈비집, 돼지갈비집이 더 적었다. 그러나 닭갈비 가격이 돼지갈비 가격 정도로 올랐기 때문에 춘천 사람들도 예전과는 달리 그다지 즐겨 먹지는 않는 음식이 되었다. 어지간한 곳 돼지갈비 가격은 1인분에 7000~8000원선, 닭갈비는 10000원 선이다.
그리고 조류 독감 파동과 경춘선 복선 전철 개통 이후 가격은 급격히 상승해서 소갈비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1인분에 무려 11000원 이상이 된 데다가 1인분만 먹으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무조건 2인분 이상 시키거나, 첫 1인분은 떡이랑 양배추 가격이라고 15,000원씩 받는 가게들도 꽤 생겨났다. 이런 바가지 문제로 인해 한때 뉴스에 오르기도 했지만, 춘천시의 자정적인 정화 사업으로 바가지 같은 가격은 많이 사라진 편이다. 유명한 골목 근처는 대부분 1만원으로 가격이 통일되어 있다. 잘 찾아보면 더 싼 곳(8000~9000원대)도 많이 있으며 2022년 기준 1인분 13000~14000원이다.
4. 조리법
닭갈비의 핵심은 닭 비린내를 잡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도 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오뚜기 카레라이스 가루를 양념에 섞는 것. 잘하는 집은 카레를 쓰지 않고 각각 자신만의 비법으로 비린내를 잡기도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므로 간단하면서도 업장 수준 맛을 원한다면 카레가 제일 맛있고 편하다.양념의 종류는 2020년대 기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닭갈비 하면 대표적인 빨간 고추장 베이스 양념, 간장 베이스 양념, 그리고 소금 양념이다. 간장 양념으로 한 닭갈비는 간장닭갈비, 소금 양념으로 한 닭갈비는 소금닭갈비라고 부른다. 추기로 각종 사리를 넣는다. 그외 현 세종시 금남면 대평시장 일대에선 고춧가루 양념에 재워 김치와 함께 볶은 닭갈비(노계) 집이 여럿 있었으나 현재는 한 곳만 남았다.
최대한 부드럽게 재워 익힌 닭가슴살 닭갈비를 먹고 싶다면, 양념에 재울 때 연육 작용을 해줄 맛술이나 배를 갈아놓은 것, 파인애플 갈아놓은 것, 소주 등을 첨가해도 된다. 시판 양념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1~2시간 이상 재워야 양념 맛이 잘 베어들어 고기가 상당히 연하게 된다.
4.1. 춘천 닭갈비
춘천의 대표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명동에는 닭갈비 거리가 형성되어 있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전주비빔밥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동네에서도 맛있는 닭갈비를 먹을 수 있는데 굳이 명동까지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명동 거리의 닭갈비 가게들은 노포 식당보다는 양산형 닭갈비가 제공되는 집이 많다. 외부 자본이 많이 흘러들어와서 대부분의 닭갈비집을 인수하여 명동 거리에서 춘천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일단 명동을 둘러보다 보면 가끔 공장제 닭갈비를 납품하는 트럭이 보이는데, 지자체적으로 밀어주는 특산품 거리에 공장제 물건을 납품하는 차량이 돌아다닌다는 시점에서 이미 끝이다. 물론 그와는 별개로 일단 숯불 닭갈비와 철판 닭갈비 모두 원조 가게 두 곳이 명동 내에서 계속 영업을 하고 있으니 아주 무시할 것은 아니다. 애초에 이 가게들이 그 자리에 있기에 땅값도 비싸고 닭갈비 골목이 굳이 이 자리에 들어선 것이다. 숯불 닭갈비는 닭갈비 골목에서 한 블록 떨어진 다른 골목에 있다.
제102보충대대 앞의 닭갈비는 맛이 형편없기로 악명 높았다. 참고로 그 닭갈비의 재료 비율은 야채 60%, 뼈+껍질 20%, 살코기 20%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형편없을 정도의 비율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싼 편이었으니 그 닭갈비가 얼마나 최악이었는지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다. 물론 102보충대가 사라진 이후로는 그곳 음식점도 싸그리 망하면서 옛 이야기가 되었다. 현역, 군필자의 반응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잘 망했다".
춘천에서 닭갈비 맛집을 찾고 싶다면 춘천 현지인에게 추천을 받는 것이 좋다. 사전에 맛집을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도 좋다. 각 동네(읍, 면, 동)별로 닭갈비, 막국수 맛집이 있다. 그리고 근래에는 춘천 출신 주방장, 요리사들이 서울에도 가게를 많이 차렸다. 그러므로 서울, 인천, 경기에서도 원조 방식으로 하는 곳도 많다.
4.2. 물닭갈비
강원도 태백시와 삼척시 일부 지역(도계읍, 가곡면, 신기면, 하장면)에서는 특이하게도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서 끓여 먹는다. 닭도리탕처럼 될 것 같지만 결과물은 미묘하게 다르다.
석탄 캐던 광부들이 국물 요리를 찾으면서 생긴 조리법이라는 설이 있다. 1960년대~1980년대 초중반의 석탄산업 전성기, 특히 경제 성장의 성과가 어느 정도 나타난 1970년대 후반 이후 태백/삼척 일대의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에 의해 지역 명물로 자리 잡은 음식이다. 고된 육체 노동에 종사하는 광부의 특성상 고기를 즐겨 먹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돼지고기, 쇠고기는 쉽게 사먹기는 부담스러운 음식이었고, 따라서 주머니에 여유가 좀 있을 때는 돼지고기(삼겹살)을 굽고, 주머니가 가벼울 때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먼저 육수에 익힌 면과 야채를 먹고 나서 그 사이 익은 닭고기를 먹은 뒤 남은 국물에 비비거나 볶은 밥까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물닭갈비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13]
먹는 과정에서 국물을 졸여 마지막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은 춘천식과 다르지 않다. 야채에서 냉이가 반드시 들어가며[14], 이 냉이 향이 풍기는 자작한 국물이 태백식의 특징이다. 반찬으로 양배추 샐러드와 동치미, 백김치가 꼭 나오며, 거기에 다른 고랭지 채소들 맛이 장난이 아니다. 후식으로는 보통 식혜가 나온다. 운 좋게 잘하는 집을 찾을 경우 밥 위에 국물을 조금 덜어내서 함께 먹어보면 제법 맛있다. 볶음밥으로 만들 때와는 약간 다른 느낌도 난다.
춘천 이상으로 집마다 퀄리티가 심각하게 차이가 나는 음식이다. 혹여나 잘못 방문할 경우 2인분을 시켰는데 고기가 채소 안에 숨어서 보이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 분명 1인분당 g을 써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누가 봐도 2인분에 100g 될까말까 할 정도로 양이 형편 없고, 채소로 때우는 집이 걸릴 수 있다. 맛 또한 라면 스프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조미료 맛밖에 없어 돈 버렸다고 생각하기 딱 좋은 집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맛집을 미리 알아보고, 자신 없다면 먹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태백과 삼척을 벗어나면 마이너한 음식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대도시에도 한두 집 정도의 전문점은 있어 꼭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 먹을 수는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음식점마다 맛의 차이는 차이가 있기에 미리 확인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4.3. 치즈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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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 닭갈비에 모차렐라 치즈를 듬뿍 얹어 먹는 닭갈비다. 한국에서는 한창 치즈 열풍이 불 때 유행했다가 점점 평준화되었다.
4.3.1. 일본에서의 인기
치즈닭갈비는 일본에서 엄청나게 인기몰이를 했고 오늘날에도 인기 있는 음식이다. 치즈가 매운맛을 줄여주어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모양이다.[15] 한국의 마라탕, 탕후루의 사례처럼 일본의 1020에게 특히 인기가 많으며 한인 타운이 형성되어 있는 신오쿠보를 중심으로 치즈 닭갈비 전문점이 많이 들어왔다고 하며 방송에서도 몇 번 소개되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로 2024년 현재까지도 일요일에는 신오쿠보역 인근으로 최대 2시간까지 웨이팅이 늘어날 정도.특히 치즈닭갈비가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 현지에서는 라클렛과 접목한 조리법이 도입되고 있기도 하며, 훼미리마트에서는 치즈닭갈비 호빵이 나오기도 했다. 유명 아이돌 SMAP 출신의 초난강은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치즈 닭갈비 요리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 한국에도 서울 강남이나 명동 등지의 번화가 닭갈비 집에는 일본인 손님들이 많이 온다. 구글 재팬에서는 아예 그냥 'タッカルビ(닭갈비)'라고만 검색해도 치즈 닭갈비 사진만 나올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여러 만화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에서 이름이 언급된 적 있고, 크레용 신짱에서는 노하라 신노스케가 한국으로 여행을 간 에피소드에서 닭갈비를 먹었는데 맵다고 난리쳤지만 맛있다고 잘 먹었다. 애니 신이 된 날 5화에선 이자나미 쿄코의 아버지가 한국 요리 식당에서 사토 히나와 같이 치즈닭갈비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뱅드림의 이치가야 아리사 성우로 유명한 이토 아야사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라고 한다. 하이큐!!에 소설판에서는, 미야 아츠무라는 캐릭터가 등굣길에서 미야 오사무와 치즈 닭갈비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5. 인기
닭고기와 고추장의 조합은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으므로, 닭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고의 극호 음식이다. 의외로 간장풍 양념 맛도 제법 괜찮은데, 짭잘하고 달짝지근한게 약간 찜닭 느낌도 나서 매운 거 못 먹는데 닭갈비는 먹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 치킨과 달리 밥 반찬으로도 제격.인기 음식이다 보니 당연히 이미 시판 양념이 마트나 온라인몰 등에도 나와있다. 정 귀찮은 사람들은 시판 양념에다가 닭고기 가슴살이나 정육(닭넓적다리에서 뼈를 발라낸 것)을 좀 재워뒀다가 나중에 야채 등과 함께 팬 같은데 구워먹어도 된다.[16] 집에서 직접 해먹어볼 수 있게 인터넷에도 수제 닭갈비 레시피가 많이 올라와있다. 평소 집밥을 해먹던 사람이라면 보통 갖추고 있을 고추장, 간장, 고추가루 등의 기본 한식 조미료 외에 추가로 필요한 조미료는 딱히 없다 보니, 고기와 야채 정도만 준비하면 금방 만들 수 있다.
닭갈비는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추천하는 한식 중에서 실패율이 낮은 축에 속하는 음식이다. 우선 외양도 좋은 편이고, 냄새에도 거부감이 없고, 닭고기를 양념에 재워서 볶아내고, 구운 것이라 맛도 호불호를 잘 타지 않는다. 게다가 닭고기는 육식 자체를 금기시하는 불교나 자이나교 같은 경우 외에는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음식에 대한 금기가 엄격한 종교에서도 금지하지 않는 식재료이다.
닭갈비의 매운맛 양념을 강도별로 분류해서 파는 집도 있고, 드물게 간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을 쓰는 간장 닭갈비를 일반 닭갈비와 함께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 의외로 일본 코스트코의 즉석식품 코너에서도 닭갈비를 찾아볼 수 있다.
닭갈비를 맛있게 하는 집은 대부분 국산 닭다리살을 사용한다고 한다. 닭갈비는 기본적으로 순살로 만들기에 국산 닭다리살은 수입산 닭다리살보다 단가가 제법 센 편인데, 냉동을 하고 해동을 하는 과정에서 닭다리 특유의 식감이 푸석해지기 때문에 닭다리살에 양념을 하는 닭갈비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고추장 양념에 재워서 나오는 닭갈비의 특성상 어떤 재료를 쓰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고, 브라질산 닭다리살의 맛을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는 편이라 결국 어디 원산지를 쓰는지는 가게의 목표에 따라 결정된다. 사육하는 품종이 다른 만큼 수율이 높고 살이 더 기름진 쪽은 아무래도 브라질산이다.
[1] 춘천, 홍천 등에서 시판되는 숯불 닭갈비의 모습이다. 닭갈비의 다양한 모습과 변천 역사에 대해서는 후술하는 내용 참조.[2] 갈비살의 경우 가슴살보단 조금 덜 퍽퍽하고 맛도 꽤 좋지만 양이 매우 적다. 이러한 특징에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계륵이다.[3] 주로 우동사리를 쓴다. 쫄면과 라면사리를 사용하기도 한다.[4] 고등어를 등뼈째 구워내는 것을 고갈비로 부르는 말로도 어원 추정이 가능하다. 돼지갈비가 간장 양념 베이스냐 고추장 양념 베이스냐를 구분하지 않는 것처럼 '갈비'라는 말은 뼈가 있는 동물을 양념하여 굽는(또한 뼈째 손님상에 그대로 대접한다) 요리 방식을 따라서 붙게 된 명칭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고갈비 등의 생선에는 양념을 하지 않고 조미료와 연육제 처리를 한다. 또한 갈비라는 요리 자체가 뼈에 붙은 고깃살을 뜯어 먹는다는 뜻도 크게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5] 깻잎은 결국 살아남아서 오늘날에도 조금 넣긴 한다.[6] 덜 넣으면 비렸기 때문이다.[7] 내장은 양념 없이 그냥 제공되었는데, 그래서 닭갈비를 1인분 이상 시켜야 추가할 수 있었다.[8] 춘천에서는 명동 먹자골목이 아닌 곳에서는 내장도 주문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내장은 말 그대로 내장이어서, 똥집과 간 외에도 다른 부위도 다 들어가 있으니 참고하자. 단, 알집은 없다.[9] 정작 인공폭포는 후술할 순간들이 모두 지나가고 나서야 생겼다. 이들 가게들이 인기 있어서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에, 중앙고속도로로 경상도와 연결될 때 주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서 인공폭포를 설치했었기 때문이다.[10] 이 가게도 처음에는 무료였고, 다른 가게들도 계속 무료로 주곤 했다.[11] 바로 옆집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위 집이 가득 차면 마지못해 가는 곳이었고, 주인 아주머니도 그런 손님들을 달갑게 여기질 않아서 그렇게 친절하진 않았다.[12] 철판에 눌어붙은 걸 수저로 긁어서 튀긴 누룽지처럼 먹을 수 있다.[13] 이 속설대로라면 후식으로 감주(식혜)를 주는 것 역시 면과 야채, 고기에 밥까지 먹은 뒤 달달한 음료로 입가심하는 것으로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마치 코스 요리를 즐긴 듯 만족감을 주기 위한 고려였을 가능성이 높다.[14] 하지만 냉이가 봄 야채이기에 냉이를 구하기 어려운 다른 계절에는 깻잎 등 다른 야채로 대체된다.[15] 치즈 없이 먹으면 매워서 먹기 불편해하는 일본인이 대부분이며, 치즈를 곁들어 먹어야 그나마 먹기 편하다고 하는 일본인이 많다. 워낙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매운 음식에 약한 경향이 있다 보니 이렇게 된 것.[16] 이와 같은 시판 닭갈비 양념도 없으면 닭도리탕 양념, 돼지불고기 고추장 양념, 소불고기 양념, 찜닭 양념 등으로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죄다 동네 슈퍼 같은 데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