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9-08-30 18:14:34

계륵

고사성어
닭 계 갈빗대 륵(늑)

1. 개요2. 유래3. 기타

1. 개요

계륵이란 먹자니 먹을 살이 없고 버리자니 아깝고 그런 것입니다.
- 양수(삼국지 연의) 이게 사망플래그가 될 줄은 몰랐겠지
닭의 갈비.

크게 득이 되지도 않지만 버리기도 아까운 것을 뜻하는 고사성어. 닭가슴살이나 닭다리살로 만드는 '요리' 닭갈비이미지를 떠올리면 별로 공감되지 않는 고사성어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닭갈비는 말 그대로 닭의 갈비뼈를 뜻한다. 치킨에서도 그렇듯이 닭의 갈비뼈 쪽 살은 맛있지만, 갈비뼈의 구조상 살을 발라 먹으려면 손이 많이 가는데 정작 고기의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후술할 고사는 이러한 특징에서 나왔다.

의미가 유사한 우리말 속담으로는 "저 먹자니 싫고 남 주자니 아깝다."가 있다.

2. 유래

이와 관련된 고사는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무제기(武帝記)의 배송지(裴松之) 주(注)에서 인용한 《구주춘추》에서 나왔다.[1]

연의에서는 이렇게 묘사한다. 서기 219년, 한중에서 조조가 유비격전을 벌이는데 조조의 전황에 점점 불리해지자 '군사를 물려서 한중을 포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이날 저녁 식사가 닭고기국이었다. 조조는 사발에 담긴 계륵을 보다가 현 상황을 떠올리며 한탄한다. 이 때 하후돈이 조조에게 찾아와서 오늘의 암호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는데, 조조는 무의식적으로 '계륵이다."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모사 양수가 이를 전해듣고는 조조가 원정을 집어치우고 돌아갈 생각임을 간파해 하후돈에게 (철수할 때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짐을 싸두라 명령하라고 권했고, 하후돈은 이에 따랐다. 하지만 조조가 이 사실을 알고 노하여 하후돈의 목이 잘릴 뻔했고, 양수는 '군의 사기를 동요시킨 죄'로 실제로 목이 잘렸다. 그 뒤 조조는 전투 도중 위연이 쏜 화살에 인중을 맞고 앞니가 나간 뒤, 결국 한중을 공략하는 게 힘들다고 판단하고는 군사를 물렸다고 한다.[2]

드라마 삼국에서는 양수의 말만 생각 없이 듣고는 철군하려 하는 장수[3]까지 덤으로 까인다. 양수가 질질 끌려갈때 옆에 있던 사마의가 그 장수에게 양수가 조조에게 찍힌 덕에[4] 자네 목이 멀쩡했다며 장수라는 작자가 이렇게 귀가 얇아서야 쓰겠냐며 깐 것.

연의에서는 '떠나기 전에 혼란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미리 수습했다.'고 포장하여 조조가 억울한 양수를 죽인 듯이 묘사하지만, 양수의 행동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짐을 싸라는 지시는 '철수할 준비를 하라.'는 뜻이니 당연히 병사들이 싸울 생각이 없어진다. 지휘관이 정식으로 철수를 명령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병사들의 전투의지를 고양시켜야 하니, 조조가 부당하게 행동했다기보다는 양수의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한다.

실제 정사를 살피면, 양수는 한중에서 돌아와 몇 달이 지난 뒤에 참수되었으므로 조금 차이가 있다. 군기를 어지럽혔다는 명목으로 처형했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한테 철저히 브레인 겸 쉴드 역할을 하며 위나라 후계자 다툼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에 조조의 눈 밖에 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자세한 것은 양수 문서 참고. 여하간 이 일화 때문에 가뜩이나 나빴던 조조의 이미지는 더 나빠졌다.[5] 다만 이것이 어찌 보면 잔혹하긴 하지만, 나라를 위해서 사촌형제인 하후연의 복수도 포기하고[6] 후계자 문제를 어지럽힐 수 있는 불씨마저 제거하는 조조의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나름 대단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사실 양수가 처형된 것은 이 일 때문만은 아니다. 양수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잘난 머리를 주체를 못해 눈새짓을 많이 해서 평소 조조한테 비호감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쌓아놓은 인물이다. 공융이나 예형처럼 잘나긴 잘났지만 처세를 못하는 혹은 안하는 인물인 것이다. 아마 계륵 사건이 아니었어도 오랫동안 보신했을 가능성은 낮았을 것이다.

조조가 양수를 참수하고 나서 양표의 건강이 나빠졌다는 말을 듣고 구신(舊臣)이었던 양표의 눈총을 무시할 수 없었던지 선물을 사들고 양표를 찾아가 듣기 좋은 말로 달랬으나 '아들 잃은 소와 같은 기분이다'라는 소리만을 듣고 후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희재 삼국지를 비롯한 일부 판본[7]의 연의에선 제갈량이 다음과 같이 코멘트 한다.
양수가 한 수 모자랐어. 남보다 빼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러나 남보다 잘 아는 것을 입 안에 삼키고 있기란 더욱 어려운 일인 법. 양수가 조금만 더 지혜로웠다면 입을 열지도 않았을 것이고, 죽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금 각색해서, 결과적으로 조조가 진짜 철군했으니 양수의 행동이 맞지 않았냐는 점을 부각하는 경우도 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어차피 철군할 거였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하는 게 이득이니까 말이다. 84부작 삼국지에서는 양수가 처형당하기 전에 "더 큰 손실을 입기 전에 철퇴하십시오."라고 충고하는 장면이 있다.

재미있게도 조조는 평소에 닭고기에 한방 재료를 넣고 만든 보양식을 챙겨먹으며 건강관리를 했는데, 이를 후세에 '조조닭'이라고 불렀다. 어째 닭하고 꽤나 연이 있는 듯 하다.

3. 기타

훗날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이 술자리에서 싸움을 말리다 거한에게 얻어맞게 생겼는데 그때 '내 몸은 닭갈비와 같은데 당신 주먹을 견딜 수 있겠느냐.'는 말로 달랬다는 일화가 있다. 아마 마른 사람을 갈비에 비유한 것의 유래가 아닌가 싶다.

양덕 유저는 진삼국무쌍 5를 두고 계륵에 비유했다. 게임 자체는 여러 가지 새로운 점이 있어서 좋은데 볼륨이 닭갈비라고(…). 그야말로 명문이로다.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는 조조가 후기작으로 갈수록 성능이 약화되어서 계륵이라고 불린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는 조조가 다른 군주 병종 장수들에 비해 특성이 쓸모가 없는데, 하필 북부위전, 조조전 연의에서 필수 무장이라서 패기를 배우는 61레벨까지 어쩔 수 없이 키우기 때문에 계륵이라 불렸지만 재반격+반격강화 특성이 있어서 백련검 쥐어주고 99레벨 찍으면 4타까지 발동하여 적을 혼자서 순삭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등 메타 대세 무장으로 쓰이기에 계륵이라 불리기에는 억울하기도 하다. 마침 본작의 연의 '유비전' 중에서도 위의 유래를 잘 묘사해 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는 용기병이 대표적인 예시. 쓰려면 매우 답답하지만, 프로토스의 유일한 지대지&지대공 모두 되는 원거리 딜러라 안 쓸 수가 없다. 계륵이 '나 먹기엔 별론데 버리기도 그렇다'임을 감안하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2014년 9월 경향신문의 군사면에서는 F-15K를 KF-16에 밀리고 F-35에 깔린다고 계륵이라고 하였다가 기체의 역할도 모르는 무식한 짓이라고 네티즌들의 비난을 엄청나게 받았다.#

카메라 쪽에서는 주로 24-70mm 화각의 고급형 표준 줌 렌즈를 일컫는다. 쓰자니 무겁고[8] 들고 다니니 딱히 필요 없어 보이지만 막상 없으면 아쉽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

자동차의 구동방식 중 요소수를 넣는 SCR 방식의 엔진 장착차량들도 이와 비슷하다(특히 디젤엔진 상용차). 연료에 더해 요소수 값도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안 넣자니 엔진이 망가질 가능성이 크고.[9]

컴퓨터 쪽에서는 다름아닌 ODD... 달자고 하니 돈 아깝고 안 달자고 하니 CD 프로그램을 쓸 일이 있을 것 같고... 무한루프.


[1] 네이버 백과에서는 《후한서》 양수전(권54 양진전에 부기)을 출전으로 삼고 있는데, 실제로 나온다. 다만 최초 출전이 아닐 뿐. 《구주춘추》는 서진 시절에 쓰였고, 같은 유송대 저작이라도 《삼국지》 배주가 《후한서》보다도 일찍 쓰였으므로 둘을 비교하면 구주춘추 쪽이 더 앞선다. 시대상 후한이 삼국보다 앞서기 때문에 후한서가 삼국지보다 앞선다고 착각한 것이려나?[2] 고우영의 삼국지에서는 이 앞니가 날아가는 부분을 닭을 먹는 것보다 더 앞서 일어난 일로 묘사했다. 즉, 여기의 조조는 앞니가 날아간 상태에서 계륵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라 취사병 누구야! 진짜 먹기는 더럽게 어려운데 살은 얼마 안 되는 그 상황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3] 연의 원작에서는 하후돈.[4] 양수 하면 떠오르는 도시락 먹튀(...) 일화도 이 드라마에 나온다. 다만 여기선 그 도시락이 마등이 선물한거라, 조조는 혹시 독이나 들은건 아닌가 하고 떠본 것으로 묘사된다.[5] 많은 사람들이 연의 때문에 조조의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정사에서도 서주 대학살 같은 일로 이미지가 미묘했다.[6] 하후연은 한중 전투 중에 전사했는데, 조조가 하후돈과 함께 반동탁연합 때부터 함께 했고 굉장히 아꼈던 장수다. 비록 하후연의 죽음에는 조조의 책임도 있지만 말이다.[7] 한국 쪽 원조는 아마도 고우영의 삼국지인 듯. 양수의 처형 소식을 전해들은 제갈량이 이렇게 대사를 친다. '양수... 약간은 모자란 사나이, 남보다 뛰어나긴 어렵지만 그것을 감추는 법은 더 어려운 법'. 그리고 고우영 삼국지의 많은 부분을 벤치마킹한 이문열 삼국지에서도 이런 점이 보인다.[8] 캐논의 EF 24-70mm f/2.8L II USM 가 805 g. 크롭바디인 후지필름 X 시스템의 XF 16-55mm f/2.8 R LM WR도 655 g. 크롭바디에서도 결코 만만한 무게가 아니다.[9] 특히 요소수 주입구가 주유구 옆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 특히 실내에 있다면 이걸 넣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