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810조(중혼의 금지) 배우자 있는 자는 다시 혼인하지 못한다. 제816조(혼인취소의 사유) 혼인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법원에 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개정 1990. 1. 13., 2005. 3. 31.> 1. 혼인이 제807조 내지 제809조(제815조의 규정에 의하여 혼인의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이하 제817조 및 제820조에서 같다) 또는 _제810조_의 규정에 위반한 때 2. 혼인당시 당사자 일방에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사유있음을 알지 못한 때 3.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 |
1. 개요
重婚 / polygamy결혼을 여러 번 하는 것.
재혼과 다른 점은 재혼은 배우자가 사망 혹은 이혼하여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결혼을 하는 것이고, 중혼은 이미 배우자가 있는 상태인데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다. 일부다처제 내지는 일처다부제가 대표적인 중혼이다.[1]
근대 사회 이전에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지만 현대인의 시선으로는 합법적인 불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사회적 시선이 나쁘다.[2]
2. 법적 취급
일부일처제가 정착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중혼이 금지[3]되어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이를 범죄로 규정해서(중혼죄) 처벌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중혼죄는 없는 대신 간통죄로 처벌할 수 있었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되었기 때문에 간통죄로도 처벌할 수 없게 되었다.[4] 따라서 대한민국에서 중혼은 형법 상 범죄가 아니다.현행 민법상 중혼은 금지되어 있으나 무효가 아니라 취소사유에 불과하다.[5][6] 따라서 중혼이 취소되기 전까지는 일단 유효한 혼인이다. 그 결과 중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도 혼인 외 출생자가 아니라 혼인 중 출생자이며 만약 중혼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혼한 자가 사망하면 배우자 두 명이 모두 상속인이 된다.
중혼이 취소사유가 된 이유는 중혼을 무효사유로 하면 중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혼인 외 출생자가 되기에 다시 인지를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절대 대한민국 법률이 중혼을 허용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당사자 간의 혼인의사 불합치, 18세 미만의 혼인 및 근친혼(직계인척 이외의 인척에 한해)은 임신이나 출산을 하면 취소권이 소멸되는 반면 중혼은 임신과 출산을 했더라도 여전히 취소사유가 된다. 참고로 중혼이 있게 되면 전혼(이미 한 혼인)의 배우자는 이혼할 수 있다. 사유는 당연히 부정행위(不貞行爲, 즉 상대에게 정절을 지키지 못한 것).
중혼은 당사자, 직계혈족[7], 배우자, 4촌 이내 방계 혈족 또는 검사가 취소청구할 수 있다.
덧붙여 취소하기 이전에 한국의 현실에서 중혼은 불가능에 가깝다. 민법 제810조에 “배우자 있는 자는 다시 혼인하지 못한다”고 중혼금지규정을 두고 있다. 그래서 가족관계등록공무원이 혼인신고를 수리할 때에는 혼인신고가 이미 되어 있는지를 심사하여 이미 혼인신고가 되어 있는 경우에는 수리하지 않는다. 다만 가족관계등록공무원의 사무착오로 접수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호적이 전산화되지 않았을 시절에는 호적을 두 개 만들어 중혼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산화된 후부터는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다. 이혼 후에 재혼했는데 이혼이 무효나 취소가 되어 전혼이 부활하는 경우도 중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도 매우 드문 것 같다.
다만 이는 법률혼일 때의 얘기고 중혼적 사실혼은 가능하다. 쉽게 말해 배우자가 있으면서 딴 살림 차리거나 배우자 2인 이상과 같이 사는 것이다. 다만 사실혼은 혼인에 준하여 보호되는 반면 중혼적 사실혼은 그딴 거 없다. 사실혼에서 가능한 재산분할청구 같은 것도 못한다.[8] 다만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중혼적 사실혼마저 금지된 곳이 유타주인데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에서 일부다처제가 폐지된 후 이에 반대하고 일부다처제를 유지하며 사는 분파들로 인해 몸살을 앓았기 때문이다. 2013년에 미국 연방지방법원에서 '성인과 성인의 계약'은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며 유타주 중혼법에 위헌 판결이 났는데, 3년 뒤 연방항소법원에서 이를 기각하고 주정부 손을 들어줬다. 물론 최근에는 사문화된 상징적 법률일 뿐이고, 중혼 과정에 범죄적 요소가 얽힌 경우가 아니라면 딴살림을 차렸다는 이유로 처벌하지는 않는다. 2016년 연방항소법원 판결에도 "단순 중혼을 사유로 처벌하는 사례가 없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2015년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위헌결정 이후 가정이 깨지는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오히려 상간자의 적반하장식 태도로 더 억울한 상황이 생길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법학자들은 중혼죄 등의 처벌규정 대체신설을 언론 사설로 촉구하기도 했는데 흐지부지되었다. 간통죄가 위헌이라면(2015년 7월(559호))[9]
3. 가능 사유
-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간혹 발생하는 중혼은 다음과 같은 경우라고 한다. 외국에서 외국인과 결혼하면서 결혼한 나라의 관공서에만 신고하고 자국의 관공서 (영사관 등)에 신고하지 않으면 당연히 자국의 호적에는 배우자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민끼리 결혼을 하면 중혼이 발생한다고 한다.[10]
- 북한이탈주민 A와 B가 있다고 할 때 A가 먼저 탈북하여 A가 여러 사유로 대한민국에서 새롭게 C와 혼인을 하였으나 나중에 B가 탈북한 경우 A는 B, C와 혼인한 것이 되므로 중혼이 된다.[11]
- 이런 경우도 가능하다. 현재 실종자는 신고 후 5년이 지나면 사망처리, 사고로 인한 실종일 경우 1년이 지나면 사망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종으로 의한 사망처리가 되었을 때 배우자가 재혼했다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 실종자가 발견되어 호적을 회복하면 중혼관계를 어떻게 해소할지 문제가 된다. 6.25 전쟁으로 인한 실제 사례가 있다. 전쟁통에 가족을 잃고 다 죽은 줄 알아서 새살림을 차려서 애 낳고 살고 있었는데 기적적으로 재회한 것... 남편은 차마 재혼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두집살림을 하다가 결국 걸렸다고 한다.
- 배우자가 실종된 경우에 실종선고 심판청구를 하는 대신 허위로 사망신고를 하고서 재혼을 한 예들이 있다.
- 마지막으로 다소 막장스러운 경우이지만 다음 사례도 가능하다. 부부 사이인 A와 B가 이혼을 하고, A가 C와 재혼을 하였다고 가정하자. 이때 훗날 B가 이혼무효소송을 하여 승소할 경우 중혼이 인정된다. 왜냐하면 A와 C의 혼인을 취소로 하거나 무효로 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언론에 보도된 사건으로, 부인이 이혼을 안 해 주니까 미국에 가서 미국 법원을 기망하여 이혼판결을 받고서 미국 여성과 재혼한 예가 있었다. 내용인즉, 이혼이 무효이니까 중혼이 되어 버렸는데, 국제사법에 따라 중혼의 효력을 더 강하게 인정하는 미국 해당 주법[12]을 적용하여 뒤에 미국 여성과 한 혼인을 무효로 본 것이다.#
4. 창작물에서
- 그리스 로마 신화
- 제우스 - 첫 아내 메티스를 삼킨 뒤 테미스와 결혼했다. 메티스는 제우스의 머릿속에 살아있으니 엄연히 중혼이다.
- 이다스 - 정확히는 미수에 그쳤다. 마르페사와 결혼했음에도 사촌인 포이베와 약혼했으나, 약혼녀인 포이베를 폴리데우케스에게 빼앗겼다.
- 헬레네, 파리스 - 헬레네는 메넬라오스와 결혼했고 파리스는 오이노네와 결혼했는데, 헬레네가 에로스의 금화살에 맞아 파리스와 바람을 피웠다. 결국 둘이 트로이에서 결혼했으니 원래 배우자들인 메넬라오스와 오이노네는 중혼의 피해자가 된 셈.
- 나이트런 - 앤 마이어: 남녀 가리지 않고 결혼을 10번이나 했다...
- 나비부인(오페라) - 극 중 미국의 해군사관 핑커튼은 오페라의 주인공인 초초상과 의도적으로 중혼을 한다.
- 대출산 시리즈 -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중혼이다.
- 라이어(연극, 영화) - 영국을 배경으로 2명의 부인을 둔 택시기사 존 스미스가 강도로 오해받아 부상당한후 경찰 취조과정에서 이 두집살림이 공개될 위기에서 거짓말을 반복하는 내용이다.
- 마스터스 오브 로마 - 술라가 율릴라와의 결혼생활 도중 원정을 나가 헤르마나와 결혼했다.
- 마스터 키튼 - 부정을 저지른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복수귀가 어머니를 닮은 유럽과 남미 여성들과 중혼을 맺고[13] 그들을 광견병 바이러스를 이용해 살해한 뒤 보험금을 챙기는 이야기가 있다. 다이치 키튼이 유일하게 패배하고 스스로 이를 인정한 에피소드로 유명하다. 멕시코에서 마지막으로 범행을 저지른 뒤 네가 없으면 죽어버리겠다는 어머니를 남겨두고 광견병 바이러스를 주입한 개의 목줄을 자신이 직접 끊어버린다.
- 매도당하고 싶은 엘프님 - 엔딩에서 테오라드가 에실리와 정식으로 결혼한 뒤, 이후 리네아와 재회하여 그녀 또한 자신의 정식 부인으로 맞이한다.
- 아내가 결혼했다(소설, 영화) -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떠난 아내를 찾는 남편이 주인공이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 소설은 놀랍게도 문학상 수상작이다.
- 얼음과 불의 노래(소설) - 칠왕국의 초대 왕 아에곤 1세가 두 명의 부인을 두었다. 심지어 아에곤의 가문인 타르가르옌은 근친혼 전통이 있어, 두 부인들은 모두 아에곤의 누나와 여동생이었다. 아에곤 1세의 아들 마에고르 1세도 친조카 라에나를 포함해 무려 여섯 명의 여자들과 중혼을 했다.
죠셉 죠스타(전투조류)- 와무우, 에시디시에게 죽음의 웨딩 링이란 독덩어리를 체내에 박히는데, 죠셉은 이것을 중혼죄라고 싫어했다(...). 그래놓고선 나중에 정말로 사생아를 낳았다는게 밝혀져서 비록 결혼은 안 했지만 사실상 중혼을 한거나 마찬가지인 짓을 했다.복선
[1] 다만 위키백과는 이를 복혼(항목)으로 본다. 문화인류학에서도 복혼으로 본다.[2] 실제로는 의외로 불륜보다 사회적 시선이 더 나쁜 편이다. 불륜은 은근슬쩍 넘어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중혼은 분명 배우자 몰래 하는 것도 아님에도 은근슬쩍 넘어가지지 않는다.[3] 전술한 일부다처제와 일처다부제를 복혼으로 간주한 위키백과의 항목에 현대국가 다수에서 이미 금지한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4] 한국 형법과 반대로 일본 형법에는 중혼죄는 있지만 간통죄가 없다. 원래는 간통죄도 있었으나 일본의 간통죄는 여성의 간통만을 처벌하는 법이었기 때문에 전후 헌법의 '법 앞의 평등'에 반한다는 이유로 1947년에 폐지되었다.[5] 무효인 혼인은 아예 혼인한 사실이 애초부터 없던 것으로 취급하고 혼인의 취소는 그때부터 혼인 사실이 없어지는 것이다. 혼인무효는 가족관계등록부에서 혼인사유가 말소되고, 혼인취소는 실질적으로 이혼과 같아 혼인사유가 말소되지 않고 혼인취소사유가 기록된다.[6] 입법례에 따라서는 중혼을 혼인무효 사유로 규정한 나라들도 있다.[7] 종전에는 직계 존속(당사자의 조부모 혹은 부모)에 한정되었으나 방계 혈족도 취소 청구를 할 수 있는데 상속 등의 문제로 혼인 취소에 이해 관계가 있는 직계 비속도 취소를 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은 위헌이라고 하여 2012년에 개정되었다.[8] 다만 판례는 예외적으로 중혼적 사실혼의 경우에도 법률상 배우자 있는 자는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판시한 경우도 있다. 대결 1995.7.3 94스30[9] 간통죄와 중혼죄의 차이는 간통죄는 배우자 있는 자와 성기간 결합행위가 있었다는 자체에 대해 형사처벌을 한다는 것이어서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 등의 침해여부가 헌법상 위헌소지에 대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가려볼 수 있겠으나, 중혼죄는 배우자 있는 자가 혼인관계 해소 전 제3자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게 배우자 상대방에 대한 혼인관계의 본질에 대한 침해로 형사처벌을 하겠다는 것이라 헌법 36조에 따라 혼인관계의 성립과 유지는 국가가 보호하므로 위헌여부를 따질 소지가 없게 된다.[10] 일본 이야기지만 외국인 배우자와의 결혼과 이혼, 호적신고 등의 내용은 가가탐정사무소라는 탐정만화에서도 한 번 다뤘다.[11] 북한이 대한민국의 통치가 미치지 않는 지역이라고 해서 혼인과 같은 것들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B의 대한민국 거주가 불분명할 경우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의 특례에 따라서 이혼이 가능하다.[12] 남편이 혼인신고를 한 주에서는 중혼이 혼인무효였다.[13] 시대 배경이 90년대이기 때문에 전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중혼이 가능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