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1 23:23:03

데모님

1. 개요2. 상세3. 형식4. 데모님을 사용하지 않는 언어와 비교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Demonym/Gentilic[1]

서양에서 특정 지역을 형용사화하는 표현 중 주민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보통 국가의 형용사형이, 주민, 언어를 의미할 때 일상적으로 자주 쓰이고, 도시에는 데모님이 존재하지만 자주 쓰이진 않아 몰라도 될 정도이고 주민의 특성을 가리키는 용법으로만 주로 쓰인다. 유명하지 않은 소도시나 시골 마을은 데모님이 없다고 한다.

기본적인 용법은 '~사람들과 관련된'이라는 의미의 형용사지만 명사적으로 '~사람들이 쓰는 언어', '~사람들'의 의미로도 쓰인다. 형용사형과 별개로 뜻을 명확하게 하고 싶으면 ~People, ~Language 이렇게 쓸 수 있지만, 문맥상 의미가 통하면 그냥 생략해 버리며, 특히 English라는 표현은 아무것도 안 붙이면 '잉글랜드의' 보다는 '영어'를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한 단어로 형용사형, 주민, 언어를 모두 의미하기에 무언가를 뜻하는 단어를 추가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 같은 의미여도 생략하지 않은 단어와 생략한 단어를 모두 사용하는 등 데모님을 사용하지 않는 언어권의 표현과 정확히 대응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2. 상세

서양권에서는 지명이 있으면 반드시 데모님을 만들고 위키백과에 언급시킬 정도로 데모님을 몹시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테면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국명의 영어 데모님은 다음과 같다.

도시 이름에도 뉴요커, 파리지앵, 서울라이트 같은 데모님들이 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 때문에 픽션에서도 종종 다른 행성이나 가공의 지명에 데모님을 만든다. 영어 위키백과현실의 지명은 물론 가공의 지명까지 데모님의 목록을 만들어 두었다. 서양권에서는 지명이 있으면 이에 대응되는 데모님도 만들어야 하는 관념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데모님이라는 개념이 없는 동아시아에서는 지명을 변형시키고 불규칙적인 데모님의 존재를 몹시 어려워하고 낮설어한다. 하필이면 영어로 악마를 뜻하는 데몬(demon)과 발음이 비슷하다. 외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악마같은 존재인 셈...데몬 님 둘 다 어원이 그리스어이긴 하지만 서로 관련은 없다.

위에서 보듯 United States, United Kingdom처럼 구로 구성된 국명은 데모님을 잘 형성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데모님이란 결국 고유명사의 굴절형인데, 구로 구성된 국명은 주로 일반명사의 조합이기 때문이다.[2] 마찬가지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일반명사 유래 국명인 Soviet 역시 따로 데모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s 붙여서 Soviets라고 하면 된다.

데모님은 반드시 하나의 형태로 고정되지 않고 두 개가 있을 수도 있으며 둘의 용법은 조금 다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스페인(Spain)의 영어 데모님은 Spanish와 Spaniard가 있으며 전자는 주로 스페인어나 스페인 국적자 등에, 후자는 주로 민족적 의미의 스페인인을 가리키는 말에 쓰인다.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영어의 사례는 그저 형용사형일 뿐이지만, 이건 영어가 굴절어의 흔적이 남은 고립어여서 그런 것이고, 굴절어의 상당수가 지명의 형용사형을 만들었으면 남성형-여성형, 단수-복수를 또 만든다. 프랑스인 문서를 보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올 것이다. 그러니까 이탈리아를 예로 들자면 남성 인물이나 여성 인물을 소개할 때 국명(Italia)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형용사형 남성 단수(Italiano), 형용사형 여성 단수(Italiana) 이렇게 바뀌는 것이다. 국호의 정식명칭은 형용사형 여성 단수를 쓴다. 한편 영어는 '국체 of 국명' 이런 식이지만, '(성, 수 구분없는)형용사형 국체' 이런 식도 많다.

3. 형식

한국어 화자 입장에서 낯선 부분은 대상 지역의 주민을 가리키는 말이 한자문화권과는 달리 단일하지 않고 복잡한 규칙이 있어서 지명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데모님을 사용하지 않는 언어 입장에서는 지명 이름을 알면 그 뒤에 특정한 단어만 붙히면 되니 데모님의 개념 자체를 발상해내기 어렵지만, 데모님을 사용하는 언어는 어원 및 어형에 따라서 규칙성이 다르고 일부 예외적 불규칙형도 있므로 그것이 복잡하여 명사형인 지명 이름만이 아니라 그 형용사형과 데모님을 위키백과나 사전, 책 등에서 꼬박꼬박 알려준다.[3] 특히나 굴절어처럼 형태가 변화하기 쉬운 언어라면 이러한 조치는 더욱 유용하다.[4]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도 한때는 지명을 다루는 문서에 데모님을 추가하여 지명 이름의 변화 없이 그 뒤에 "―인"만 추가하는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는데, 이는 데모님을 모두 알려주는 영어 위키백과의 행보를 기계적으로 답습한 것이다. 그러나 데모님은 지명의 불규칙 형용사형이지만 한국어는 지명의 불규칙 형용사형이 없으므로 불필요하고 차라리 데모님이라는 개념 그 자체와 데모님을 사용하는 언어들의 언어 습관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다.

굵음 처리가 된 것은 흔히 자주 볼 수 있는 접사들이다.
  • -an / -ian
    가장 일반적인 형식이다. 대개 라틴어 지명은 '-(i)a'로 끝나므로[5] -(i)a / -(i)an 식의 대응이 흔히 보인다.
    한국(Korean) 역시 이 형식이다.
    • -nian
      주로 모음으로 끝나는 국명에 붙는다. Bendigo → Bendigonians. 도 Guam → Guamanians 식이다.
    • -(we)gian / -vian
      주로 w나 y로 끝나는 지명에 붙는다. 가장 유명한 예는 Norway → Norwegian. o나 w로 끝나는 지명은 -vian이 붙기도 한다(Peru → Peruvians).
  • -asque
    철자에서 보듯 이탈리아프랑스 일대에서 종종 쓰인다.
  • -ard
  • -ene
    그렇게 많지는 않다. 영문 위키백과 리스트 기준으로 국명은 Slovenia → Slovenes뿐이다. 중동 지역 도시에 종종 보인다.
  • -ensian
    그렇게 많지는 않다. 영문 위키백과 리스트의 예는 모두 영국 내 지명뿐이다.
  • -er
    뉴요커가 유명하다.
    게르만어 계열 접미사로 독일어에서도 형식은 동일하다. 독일어 '-er'이 쓰인 베를리너는 역사적으로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Ich bin ein Berliner)"로 유명하다.
  • -ese / -nese / -lese
    어말 자음에 따라 n, l이 더 붙기도 한다. 한국인에게는 이웃 일본(Japanese)과 중국(Chinese)이 모두 이 형식을 쓰기에 매우 익숙하다.
  • -in
    역사적으로 비잔티움 - 비잔티움 제국이 유명하다. Argentina → Argentines의 예도 있다. 필리핀 타갈로그어에서는 형식이 약간 변화해 '-hin'을 붙이곤 한다.[6]
  • -ish
    영국(British), 잉글랜드(English), 스코틀랜드(Scottish), 아일랜드(Irish) 같은 브리튼 제도, 스페인(Spanish), 폴란드(Polish)[7], 덴마크(Danish), 스웨덴(Swedish), 핀란드(Finnish) 등이 있다.
  • -iot
    흔치는 않은 편이다. Cyprus → Cypriots 등. 키프로스 공화국 성립 이전에는 Cyprian도 종종 쓰였다고 한다.
  • -ite
    서울의 경우는 시민을 지칭하는 어미로 -ite가 붙어 서울라이트(Seoulite)라고 표현된다. 모스크바 시민 역시 'Muscovite'라는 표현이 쓰인다.
  • -itans
    고전 및 코이네 그리스어에서 도시를 가리키던 말 "[ruby(πόλις, ruby=polis)]"에서 비롯한 지명접미사가 붙은 경우 쓰인다. 설령 현지 언어나 영어 등에서 "-polis", "-poli", "-pol" 등으로 끝나지 않더라도 라틴어로 옮겼을 때 그런 형태가 된다면 이렇게 붙인다. 뒤에 s가 붙지 않은 굴절형 '-itan'은 형용사로 취급된다.
    예컨대 Tripoli → Tripolitans, Indianapolis → Indianapolitans, Naples(Napoli) → Napolitans 등이 있다.
  • -k
    Greeks, Slovaks
  • -onian
  • -ois(e), -ais(e)
    프랑스어에서 쓰이는 용법이다. e가 안 붙으면 남성형, e가 붙으면 여성형. 한국 인근 국가의 대표적인 예로 중국(Chinois)과 일본(Japonais)이 있다.

데모님과 다른 데모님을 나열하면 앞에 오는 데모님에 구어화 접미사 "-o"가 붙으면서 형태가 바뀌는데, 라틴어나 그리스어, 게르만조어 등 어원이 되는 언어의 원형으로부터 활용된 형태를 취한다. 한자문화권에서 두 나라를 나열할 때 나라 이름을 한자 한 글자로 표기하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예컨대 앵글로색슨(Anglo-saxons)은 앵글족을 뜻하는 앵글스(Angles)가 변형된 것으로, Norse나 Norman 등 다른 데모님을 붙일 때도 동일하다. 그 외에 French > Franco, Italian > Italo, Russian > Russo, Chinese > Sino, Greek > Greco 등이 있다. 다만 요새는 나라이름-나라이름 관계/전쟁 이런 식의 표현을 좀 더 선호하는 추세. 나무위키에서도 언어나 양국관계 관련 문서의 영문 표기에서 이러한 표현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한국어 국명 체코체코슬로바키아에서 체코만 뗀 것이지만 원래 체코는 형용사형 결합의 앞부분이기에 서양권에서는 그렇게 사용하지 않고 형용사형 + 국체 형태인 "Czech Republic"을 사용한다. 체코어 명칭으로는 체스코(Česko)이나, 영어에서는 널리 사용되지 않고 Czechia가 영어 명칭으로 정착하였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들지만, 서양권의 데모님 문화로 말미암아 생긴 국호 문제인 셈.

4. 데모님을 사용하지 않는 언어와 비교

한자문화권에서는 지명 단어를 굴절시키지 않고 단어를 덧붙이는 편이다. 보통은 이것도 붙이지 않고 그냥 복합명사의 형식으로 수식한다. 언어는 '-어'(語), 사람들은 '-인'(人)으로 번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서구권에서 데모님으로 된 표현들은 한국을 비롯한 한자문화권으로 번역될 때 명사형으로 음차될 때가 많다(예: Indian Ocean - 인도양).

한국어에서 명사의 바로 직결되는 수식 구성을 만드는 표현은 '-'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일본어로는 , 을 들 수 있다. 다만 한국어든 일본어든 복합명사로 명사를 바로 잇는 것이 보통이다.

어찌 보면 단어를 격에 따라 굴절시키는 굴절어의 특성이라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데, 영어는 굴절어의 흔적이 남은 고립어여서 지명의 형용사형 굴절이 남은 셈이다. 반면 한자문화권 언어는 굴절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특정한 단어만 붙이거나 아예 안 만드는 것.

영어 위키백과의 데모님 목록을 보면 영어식으로 자체적으로 만든 표현이 아닌 현지 발음을 음차한 동아시아권의 지방이나 옛날 국가명이나 지역명은 데모님이 등재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양인들에게 익숙한 지명이 아니다 보니 데모님을 따로 만들어두지 않은 것이다. 단 서울라이트 문서에 가보면 알겠지만 대도시는 데모님을 만들어 두기도 하는데, 영어권에서 만들었는지 동양권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동남아시아권도 마찬가지인지, 인도네시아어를 인도네시아어로 Bahasa Indonesia 라고 하는데 어순만 다를 뿐 국명을 변화시키지 않고 언어를 뜻하는 단어만 붙였을 뿐이다. 필리핀어를 제외하면 오스트로네시아어족 언어 상당수가 이렇다.

5. 기타

지명의 형용사형은 특정 대상을 이르는 단어가 되기도 한다. 달마시안(Dalmatian), 마요네즈(Mayonnaise), 햄버거(Hamburger), 나폴리탄(Neapolitan), 레즈비언(Lesbian) 등이 그 사례다. 영어 위키백과의 지명에서 유래한 단어 목록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형용사형 유래다.

어찌 보면 지역드립/전라도의 '전라디언'도 지역 비하를 위해 만든 엉터리 데모님인 셈이다.

6. 관련 문서


[1] 전자는 그리스어, 후자는 라틴어 유래다.[2] 물론 일반명사도 형용사의 기능을 지니는 굴절형이 흔히 존재하긴 하나 이러한 것들을 데모님이라고 부르진 않고 용법도 완전히 같진 않다.[3] 형용사형과 데모님은 형태가 동일할 수도 있고 서로 다를 수도 있다. 혹은 둘 이상이 공존하기도 하며, 원래는 같은 의미였다가 세부적으로 다른 뜻으로 재정의되기도 한다.영어의 경우 형용사형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생성되었어도 대개 뒤에 "-s"가 붙는 식으로 변별된다. 예컨대 "Britain"의 경우 "British"가 많이 쓰이지만 "Britons"도 쓰인다.[4] 특정 지명은 아니지만, 예컨대 도시를 가리키는 영어 낱말 "city"의 경우 따로 어원을 추적해보지 않으면 이것의 직접적 어원이 프랑스어 "cité"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라틴어 civitas의 대격인 civitatem, 아주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인도유럽조어 key라는 것을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원래 어원의 표기를 보존하기가 어려우므로 명사만 보고서 바로 형용사형이나 데모님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5] 일례로 스탄 계열 국가인 키르키스스탄 역시 러시아식 명칭은 '키르키지야'였다.[6] 오스트로네시아어족에 속하는 언어지만 스페인어의 영향을 크게 받아 데모님 문화가 발달한 듯하다.[7] 이 단어는 '윤을 내다'라는 뜻도 있어서 문맥으로 구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