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9-11-03 16:33:08

굴절어

언어유형학
교착어 굴절어 고립어 포합어

1. 개요2. 상세3. 언어 순환 진화설


Inflectional language

1. 개요

형태론적 유형론에 따라 구분된 언어의 한 종류로, 단어의 형태가 변함으로써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언어를 말한다.

2. 상세

언어를 분류하는 여러 가지 기준 중 하나는 어절의 형태론적 구조(morphological structure)다. 이에 따르면 언어는 교착어, 굴절어, 고립어, 포합어의 네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 중 굴절어는 단어의 형태가 변함으로써 문장에서 문법적 의미를 갖는 언어이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성질이 있다.
  • 한 단어가 2개 이상의 형태소(morpheme)로 이루어진다.
  • 한 단어는 그 단어가 가지는 문법 정보에 따라 굴절(inflect)한다.
    • 명사와 형용사는 성, 수, 격(PNGPNG 아니다)[1]에 따라[2]
    • 동사는 시제, 상, 서법(TAM)에 따라
  • 어휘 의미를 가지는 어간(stem) 부분과, 문법 의미를 가지는 어미(ending) 부분의 형태론적 경계가 분명하지 않고 융합(fusion)되어 있다.
  • 하나의 형태소가 여러 문법 정보를 복합적으로 나타낸다. 예를 들면 '남성-단수-주격' 어미와 '남성-복수-주격' 어미, '여성-단수-주격' 어미가 모두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형태상의 외양도 얼마든지 딴판일 수 있다.

교착어한국어굴절어라틴어를 비교하면, 한국어에서는 '꽃-의', '꽃-을', '꽃-이'에서 '꽃'만으로도 독립적인 단어를 구성하고, '꽃'과 '-이', '-을', '-의' 사이의 형태론적 경계가 뚜렷하며, 각각 주격, 대격, 속격이라는 단일한 문법적 기능을 가진다. 그러나 라틴어는 flos(꽃)란 단어가 flos(주격-단수)-floris(속격-단수)-florem(대격 단수)-florum(속격-복수)처럼 굴절하며, 하나의 어미가 여러 문법 정보를 복합적으로 나타낸다.[3]

산스크리트어, 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독일어 등의 많은 인도유럽어족 언어와 아랍어 등 여러 셈어파 언어가 굴절어다. 어찌보면 가장 보편적인 언어 유형이라 할 수 있는 셈. 굴절 패러다임에 대해서는 라틴어/동사 활용 항목을 참고할 것. 특이하게 영어페르시아어는 역사적으로 굴절성이 강했지만 현대 영어는 고립성이 강하고 현대 페르시아어는 교착어에 가깝다. 한편 터키어의 경우 교착어에 속하지만 동사가 인칭, 수에 따라 굴절한다는 점에서 굴절성이 있다. 사실 고립어, 교착어, 굴절어, 포합어 중 어느 한 유형으로 딱딱 나눌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만 봐도 교착어라고는 하지만, '한다'(서술형 현재)↔'하는'(관형형 현재), '했다'(서술형 과거)↔'한'(관형형 과거) 같은 예를 보면, 특히 관형형에서 시제를 나타내는 부분과 관형을 나타내는 부분을 분리하기 어려운 굴절어적 특성이 나타나기도 한다.[4] 딱딱 분류되는 유형론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다면 원리와 매개 변인 이론(P&P)이나 최적성 이론을 공부하는 게 좋을 것이다.

순도 높은 굴절어는 , , (명사의 경우)이나 시제, , 서법(동사의 경우) 등의 정보가 단어 안에 압축되어 들어가기 때문에[5], 어순 등의 수단에는 덜 의존하게 된다. 다만 문체적인 관례는 있기 마련인데 가령 라틴어 산문들은 대체로 SOV 어순을 따른다.

3. 언어 순환 진화설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Morphological_typology

언어학자 로버트(Robert Malcolm Ward Dixon)에 따르면 언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유형론적으로 진화하는데, 이것이 주기적인 변화를 보인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언어는 굴절어→고립어→교착어→굴절어 순서와 같은 순환 진화를 보이는데, 지금 굴절어인 언어들도 시간이 지나면 고립어가 될 것이고, 고립어는 다시 교착어로 변화하며, 교착어는 굴절어의 특성이 점차 생기는 등의 진화를 겪을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영어는 과거에 굴절어였으나 현재는 거의 고립어이고, 많은 유럽의 언어들이 러시아어 등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예전에 비해 굴절이 많이 퇴색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국어는 유서 깊은 고립어이지만 복수형(们), 완료(了) 등에서 교착어적 특성이 조금씩 나타난다. 그리고 한국어의 어미 중 'ㄴ데'와 같이 의존명사 구문인지 어미인지 헷갈리는 것들은 중세 한국어 시절까지만 해도 'ㄷㆍ' 등이 쓰인 의존명사 구문이었고, '-습니다'와 같은 어미 역시 본래 제각기 다른 어미들이 쓰인 '-사-옵-나-이-다'였으나, 현대에 들어서는 형태와 기능이 융합해 하나의 어미로 처리되었다.


[1] Position, Number, Gender[2] 가끔 포르투갈어러시아어같은 슬라브어처럼 동사도 성에 따라 굴절되는 경우도 있다.[3] 가령 florem을 보면 -em에서 대격이자 단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교착어와는 다르게 -em에서 어느 부분이 대격을 나타내고, 어느 부분이 단수를 나타내는지는 알 수 없다.[4] 만약 한국어의 해라체 서술형과 관형사형이 굴절적 특성 없이 정말 교착적 특성만 띠었다면, 각각 과거형은 '하더다(하-더-다)/하던(하-더-(으)ㄴ)', 현재형은 '하느다(하-느-다)/하는(하-느-(으)ㄴ)', 미래형은 '하리다(하-리-다)/하린(하-(으)리-(으)ㄴ)'과 같이 되었을 것이다. 기원적으로 '-더-', '-느-', '-(으)리-'가 각각 시제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랬다면 해라체 서술형 및 관형사형 어미는 시제와 융합하지 않은 채 '-다'와 '-(으)ㄴ'으로 명확히 분리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시제와 융합해 있다는 점에서 굴절어적 특징이 나타난다.[5] 굴절 패러다임의 경이로움은 산스크리트어가 최강이지만 본 위키에는 라틴어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일단 위의 링크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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