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7 09:56:17

성인지 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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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법원 판례 및 판결문에서의 용례
2.1. 2005년: 노래방 도우미 강간치상 사건2.2. 2018년 4월: 대학교수 성희롱 징계취소 행정소송2.3. 2018년 10월: 계룡 성폭행 피해자 부부 자살 사건2.4. 2018년 12월: 포장마차 합석자 강간 사건2.5. 2019년 2월: 안희정 성폭력 사건2.6. 이후2.7. 2024년 01월: 자폐성 장애 겸 지적장애인이 ‘추행’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사건
3. 비판
3.1. 무죄추정의 원칙 훼손
3.1.1. 서양권의 경우
3.2. 자유심증주의의 왜곡3.3. 기억의 불완전성3.4. 객관성 문제와 용어의 모호함3.5. 용어의 오남용3.6. 너무 쉬운 악용
4. 희화화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파일:gender-sensitive.jpg
성인지 감수성( /Gender sensitivity) 또는 성인지성은 성차별과 성의 불평등을 인지하는 광범위한 능력을 말한다.[1]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은 아니지만 해외에서는 법률이나 사전적 의미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일부 단체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이다.[2]

본 문서에서 설명하는 '성인지 감수성'은 교육 및 정책에 관해 이야기할 때의 '성인지 감수성'이 아니라 사법부에서 성범죄 관련 판결의 근거로 채택하기 시작한 논리를 중심으로 다룬다.

사법적 차원에서의 '성인지 감수성'이란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개념으로 성범죄 사건에 대해 심리할 때 "성범죄 피해자가 2차 가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유지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취지로 피해자 측의 진술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다.[3]

다만, 판례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직접 정의를 내리고 있지는 않고 있으므로 간접적으로 그 의미를 파악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인용 출처에 따라 그 설명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 이유다. 법조계에서는 이에 대해 "일상 생활 속에서 젠더에 대한 차별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 "성별의 불균형에 따른 유·불리함을 잡아내는 것" 혹은 "성폭력·성희롱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함을 뜻하는 것." 등으로 풀이한 적이 있다.참고자료

이런 개념이 등장한 이유는 성범죄의 경우에 중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재산범죄나 상해, 살인과 달리 피해자의 진술증거만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강제성' 여부에 대해 검사 측과 법원 측이 아무리 확신을 갖고 있어도 이를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이 개념이 강간죄에 처음 적용된 사건도 피해자인 아내가 가해자와 담배를 피거나, 피해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피해자 부부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자 대법원에서 이를 뒤집은 사건이다. 자세한 내용은 성폭행 피해자 부부 자살 사건 문서를 참조하거나 다음 기사를 참조. [형사] '성폭행 무죄'에 피해 부부 자살…가해 남성에 유죄 판결

다만, 이하 비판 문단에서 살피듯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형사소송대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후술할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파기환송)은 성인지 감수성이 무죄추정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 판결로 인해 성인지 감수성이 폐기된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판결이 내려지기 시작했다.

2. 법원 판례 및 판결문에서의 용례

2.1. 2005년: 노래방 도우미 강간치상 사건

{{{#!folding 2005도3071 [접기 • 펼치기]
2. 이 법원의 판단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된다.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른바 노래방 도우미로서, "피고인 운영의 노래방에 와서 피고인 및 그 일행들의 유흥을 돋우는 일을 하다가 피고인의 일행들이 먼저 귀가한 후 1시간 더 연장하자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과 단둘이 노래방에 있던 중, 피해자가 울면서 하지 말라고 하고 '사람 살려'라고 소리를 지르는 등 반항하였음에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소파에 밀어붙이고 양쪽 어깨를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등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고는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이 강간범의를 확정적으로 드러내기 이전에 피해자가 노래방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었다거나 옷이 벗겨진 구체적인 경위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만으로 쉽사리 배척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 뿐만 아니라,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은 "이 사건 후 노래방에 갔더니 피해자가 울면서 옷을 입고 있었고, 그 후 피고인은 '술 한 잔 먹고 실수를 하였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피해자에게 그녀가 요구하는 금원의 일부를 지급할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그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을 위의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가 당시 피고인과 단둘이 노래방 안에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항거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 [강간치상] [공2005.9.1.(233),1469] (주심: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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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운영자인 피고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의 노래방 도우미인 피해자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 피고인의 일행들이 먼저 귀가한 후 1시간 더 연장하자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과 단둘이 노래방에 있던 중, 노래방 도우미의 어깨를 강하게 눌러 제압한 후 강간해 음부 찰과상을 입힌 혐의로 강간치상으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광주고법 2005. 4. 28. 선고 2005노94 판결)는 이에 대해 원고가 피해자로서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여러 이유를 나열했다. '피고인이 노래방 밖으로 나갔음에도 머물러 있었던 점', '피해자의 옷이 벗겨진 경위에 대한 진술이 일관성이 없는 점', '탈출하려 하거나 구조요청을 하지 않은 점', '피고가 성기를 입에 넣었음에도 받아준 점', '사건 후 2명이 노래방에 들어왔음에도 그들에게 강간을 말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무죄를 선거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법원(주심 김영란)은 위처럼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된다."며 광주고법의 선고를 파기환송한 사건이 바로 이 사건이다.

이 판결은 강간죄에 있어 '명백한 강제'와 '명백한 동의' 사이의 애매한 영역에 대해 결정짓는 문제에 대한 기념비적인 판례로, 이후에도 다른 판결문에 수십차례 인용되었다.# 다만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하거나 이를 통해 강간죄의 성립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았다. #

이 판결문은 성인지 감수성을 최초로 강간죄에 적용한 2018도7709 판결문에 인용되며,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중요한 판례로 꼽히고 있다.

2.2. 2018년 4월: 대학교수 성희롱 징계취소 행정소송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주심: 권순일 대법관). '성인지 감수성'을 거론한 대한민국 최초의 판례로 알려져 있다.
2018년 4월, 2017두74702 판결문에서 성인지 감수성이란 용어가 최초로 등장한다.

한 컴퓨터계열 대학교수가 소속 학과 학생 3명을 성희롱 및 성추행[4]하였다는 논란으로 징계해임을 당했다. 이에 부당하다며 행정소송 중 하나인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징계취소소송 항고심(2심)에서 원고(교수 측) 승소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가 사후에도 교수의 수업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계속 수강을 이어갔던 점', '교수의 적극적인 수업방식으로 비롯되었으며,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유죄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이 이유였다. 다만 실습실 공간의 협소로 인해 이동하거나 지도할 때 어쩔수 없이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접촉의 가능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성인지 감수성 논리로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한다. 성희롱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평균적인 시야가 아닌,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들의 시야'로 보아야 한다는 판례를 만든 것이었다. 기사

2019년 2월, 후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위 사건은 전주혜 변호사가 피고 보조참가인(성희롱을 이유로 교수를 해임한 사립대학 총장) 소송대리인으로서 위와 같은 판례를 이끌어 냈으나, 전 변호사는 변론 과정에서 관련 논문[5]을 보충자료로 제출했을 뿐 그 자신이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피해자 감수성"의 논리로 "성인지 감수성"이란 말을 이끌어 냈다며 전주혜 변호사를 "성인지 감수성"의 창시자로 부르기도 한다. 실제 2020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정계에 진출할 때 대다수의 언론이 "성인지 감수성"의 창시자 혹은 최초 사용자로 타이틀을 붙였다.# 이후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15번에 당선되었다.

2019년 2월까지 이 판례가 26건의 판결에서 언급되었다.#

다만 권순일 대법관이 판결문에서 인용했다는 '양성평등기본법'에도 나오지 않는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를 무리하게 도입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권순일 문서 참조.

이 사건으로 해임된 해당 교수는 당시 권순일 대법관의 성인지감수성 판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의를 제기하며 계속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였지만, 대법원은 매번 심리불속행 기각을 하였다.

1. 위 사건은 이미 형사사건에서 학생들의 양심선언과 주동자의 진술번복으로 인해 학교측에서 제기된 모든 내용이 무혐의와 무죄로 최종 확정판결까지 난 사항을 바탕으로 행정소송 2심(항소심)에서 교수 해임은 부당하다고 판결한 것을 대법원 권순일 대법관이 심리불속행 처리기간에 이례적으로 성인지감수성이란 단어를 사용하며 빠르게 파기환송판결을 하였다.

2. 그런데, 위 사건의 판결 1년 전 대법원은 그 동안의 판례에 따라 권순일 대법관이 소속된 재판부에서 "학교는 일반적으로 법인도 아니고 대표자 있는 법인격 없는 사단 또는 재단도 아닌 교육시설의 명칭일 뿐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민사소송에서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대법원ᅠ2017. 3. 15.ᅠ선고ᅠ2014다208255ᅠ판결, 파기환송), 위 사건의 판결 1년 후에도 대법원은 다시 "학교는 교육시설의 명칭으로서 일반적으로 법인도 아니고 대표자 있는 법인격 없는 사단 또는 재단도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민사소송에서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법리는 비송사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ᅠ2019. 3. 25.자ᅠ2016마5908ᅠ결정, 파기자판 각하).

하지만 위 사건은 2018년 당시 피고 당사자인 교원소청위원회는 상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사소송의 당사자능력이 없는 사립대학 총장(피고 보조참가인)만이 소송대리인(전주혜, 차한성 전 대법관)을 통해 상고이유서가 제출한 상황이라 당시 주심 권순일 대법관은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직권으로 판단하여 당연히 심리불속행 처리기간에 상고를 각하 또는 기각 판결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대법원의 판례를 위배하여 보조참가인(사립대학 총장)만이 제기한 상고를 받아들여 심리불속행 처리기간에 성인지감수성이란 단어를 사용하며 이례적으로 빠르게 파기환송 판결을 하였다.

3. 따라서 위 사건은 피고 보조참가인(사립대학 총장)의 소송대리인 차한성 전 대법관과 당시 대법원 주심 권순일 대법관은 아주 밀접한 선후배 관계로 인해 당시 권순일 대법관이 그 동안의 대법원 판례를 위반하며 내린 전관예우의 위헌 판결이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고, 또한 위 판결은 대법원의 판례를 위반한 판결로 재심의 사유가 되며 국가배상소송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매번 심리불속행 처리기간에 기각 판결을 하였다.

2.3. 2018년 10월: 계룡 성폭행 피해자 부부 자살 사건

대법원 2018도7709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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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본다.
...(중략)...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이유로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해자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이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과 반드시 배치된다거나 양립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러한 사정들을 근거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것은 성폭행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성폭행 사건의 심리를 할 때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①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과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만 하다가 나오기로 하고 모텔에 갔다는 것이고, 모텔 CCTV 영상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신체 접촉 없이 각자 떨어져 앞뒤로 걸어간 것 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정을 들어 피해자가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이지 않고 나아가 모텔 객실에서 폭행·협박 등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② 피해자의 집과 범행장소인 이 사건 모텔은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과 피해자가 당일 공소외 2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시각, 위 모텔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 등을 고려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모텔에 가기로 예정된 상태에서 피해자가 공소외 2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더욱이 피고인도 당일 피해자의 집 앞에서 만났을 때는 모텔에 가기로 하였던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다. 물론 피해자가 위 메시지를 보낼 당시 이미 피고인의 전화를 받고 집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기 때문에 미리 공소외 2에게 앞으로 전화를 받지 못하는 사정을 꾸며서 알린 것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늦은 밤에 피고인과 단둘이 만난다는 사실을 남편에게 일부러 알릴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이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피해자는 공소외 2가 베트남에 있는 내내 공소외 2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주고받고 영상통화를 해왔음에도 공소외 2에게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폭행을 당한 사실이나 공소외 2의 사생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사실 등 피고인에 대한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③ 피해자가 이 사건 폭행을 당한 날부터 2017. 4. 14.까지 피고인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모두 삭제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경찰에서 피고인이 만날 때마다 자신에게 보낸 문자를 모두 지우라고 해서 피고인이 보는 자리에서 모두 지운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경찰 수사에서 메시지 등을 복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자진하여 제출하기까지 하였다.

④ 피고인과 피해자는 서로 남편의 친구, 친구의 처 사이로서 2016. 12.경 피해자와 공소외 2가 이사가기 전까지 한 동네에 살면서 부부동반으로 만나기도 하고, 피고인의 처와 피해자는 자주 어울리며 친하게 지냈다. 그러므로 피해자가 피고인과 만나 피해자의 가족이나 일상에 관하여 대화를 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피해자가 피고인과 대화하면서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대답해주었다고 하여 그것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

⑤ 피해자가 모텔에서 피고인과 성관계를 가진 후 피고인과 생리대에 관하여 이야기하거나 샤워 후에 피고인과 담배를 피우며 남편 등 피해자의 가정에 관한 대화를 10여 분 하다가 모텔에서 나온 것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사정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강간을 당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이전부터 계속되어 온 피고인의 협박으로 이미 외포된 상태에서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채 피고인으로부터 강제로 성폭행을 당하였다는 것이고, 수치스럽고 무서운 마음에 반항을 하지 못하고 피고인의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달랬다는 것이므로, 피해자로서는 오로지 피고인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을 의도로 위와 같은 대화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이 성폭행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과 양립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

⑥ 공소외 2는 베트남에서 귀국한 당일 잠깐 집에 들러 옷만 갈아입고는 다시 집을 나가 광주에 있는 장례식에 가는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가 이 사건 강간피해 사실을 공소외 2가 귀국하여 집에 도착한 즉시 말하지 않고 그날 저녁에 공소외 2가 장례식장에서 돌아온 이후에야 말하였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

원심 설시와 같이 공소외 2가 과거 조직폭력단체 내에서 피고인과 위상이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2가 피고인과 친구 사이이고, 이미 약 7년 전에 조직폭력단체에서 탈퇴한 점을 고려하면,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설령 공소외 2가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남편인 공소외 2에게 강간피해 사실을 곧바로 말하지 않은 것을 두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사유로 삼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주심: 박정화 대법관)
2018도7709 판결문은 강간죄에 관해서 성인지 감수성을 적용한 최초의 사례이다.[6]

2017년 4월 14일 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생리 중이던 피해자를 성폭행하였다. 피고인은 며칠 전 피해자를 차 안에서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피고인 박모씨는 논산의 조직폭력배 조직원 전력이 있었으며, 피해자는 피고 박모씨의 30년지기 소꿉친구의 아내로, 소꿉친구가 베트남으로 해외출장을 가자 범행을 저질렀다.

2017년 11월 1심 재판부는 강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이에 피해자 부부는 넉 달 뒤인 2018년 3월 무주군의 캠핑장에서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도 'CCTV에 겁을 먹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관계 직후 10분간 가정사 이야기를 하다 나왔다.', '남편이 돌아왔을 때 털어놓지 않았다.'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유죄 취지로 대법원에서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 · 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당시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며 파기환송했다. 구체적으로는 '모텔에는 술만 먹자고 하면서 들어갔다.', '피해자의 사후 대처 양상은 다양하며, 가해자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행동이다.', '남편은 당시 옷만 갈아입고 다시 나갔다.' 등을 이유로 들며 파기환송한 판결문이 바로 2018도7709 판결문이다.#

성인지 감수성은 그 기초가 된 연구에서는 성희롱에 관한 판단기준으로 거론된 것이었으나, 이처럼 원 맥락을 초월하여 성폭력 전반의 판단기준으로 적용범위가 급속히 확장되었다.

2.4. 2018년 12월: 포장마차 합석자 강간 사건

2018년 1월 26일 피고인 김모씨(19)는 포장마차에서 우연히 합석한 여성을 인근 건물 3층 옥상으로 데려가 강간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여기서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나오는 녹화영상이 찍힌 점', '집에 들어간 후 둘의 통화녹음에서 여성의 웃음소리가 녹음된 점' 등을 이유로 성폭행 피해자의 일반적인 반응이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임도구 없이 성관계를 하려 해서 거절하자 피고가 강간했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손을 잡고 같이 택시를 타고 나왔다.', '통화 중에 웃은 것은 헛웃음'이라고 진술했다. 또한 이에 1심은 '배려없이 성관계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며 판단했다.

그러나 2018년 12월 20일, 서울고등법원 판결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거론되었다. 1심에서는 피해자가 사건 직후 웃음을 보이거나 가해자와 손을 잡고 있었다는 이유로 성폭력 혐의에서 성폭행이 아니라 판단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의 2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성폭력 사건 판단은 사건이 발생한 맥락을 고려하는 '성인지 감수성'이 필요하다." "피해자 진술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성인지 감수성'의 기준에 근거해 "피해자가 그런 태도를 보였다고 해서 성폭행 직후의 행동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돼 유죄가 인정된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기사 현직 변호사(양은경)의 판례 설명자세한 판례 분석[7]

2.5. 2019년 2월: 안희정 성폭력 사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2심 판단이 바뀐 데에는 피해자에 대한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에 대한 깊은 고려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중략)... 1심 재판부는 그러나 사실상 이번 사건의 핵심적이며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범행 전후 김씨가 보인 행동과 주변인에게 전한 메시지 등을 보면 '성범죄 피해자로'로 보긴 어렵다는 게 1심 판단이었다. ...(중략)...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며 현행 법체계하에서도 안 전 지사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중략)...그러면서 "성폭력 가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어, 피해자로 볼 수 없다는 관점은 편협하다"며 "법원이 심리할 땐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중략)... 가해자 중심의 인식 구조로 인해 피해자가 진실을 알리고 문제로 삼는 과정에서 여론의 불이익과 신원 노출 피해를 입기도 했는데 피해자의 진술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적 경험에 기반한 판단이 아니라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고 결론내린다.
대법원 2019.9.9.선고 2019도2562 판결(주심: 김상환 대법관)[8]
안희정 2심 재판부, '성인지 감수성' 토대로 피해자 진술 신뢰 ##
1심에선 증거불충분으로 무죄였는데, 2심에서 성인지 감수성 때문에 유죄로 뒤집혀 실형선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최종심에서도 2심의 형량이 그대로 확정되었다.판결문 전문

2.6. 이후

2018년 4월 최초 판례로부터 2019년 4월까지 성인지 감수성이 적용된 판결은 57개 중에 56개가 유죄가 나왔다. #

2019년 12월 12일, 대법원은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 대해 앞에서 언급한 2018도7709 판례를 예로 들며 유죄를 선고했다. 해당 사건은 CCTV에 찍힌 접촉 시간이 1.333초로 판명되었음에도 성추행이 있었다고 판명된 사건이다.

2020년부터 대법원이 성범죄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 비율이 크게 늘었다. 기존엔 대법원까지 간 사건 중 파기환송 결정의 무죄:유죄 비율은 2:1이었으나 2020년부터 1:2로 역전된다. 2021년 10월 21일 기사

2021년 4월 29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선고되었다. 이 재판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이 재판부 입으로 언급됐는데 해당 재판부에선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피해자가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하는 모든 행위가 성폭행,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2021년 6월 6일, 여고생 B양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교사 A씨는 성추행, 교사 C씨는 정서적 학대 행위로 1심 유죄가 났으나, 주변 학생들과 주변 교사들의 일관된 반박 진술이 반영되어 2심에서 두 교사에게 무죄가 나온다. #

2021년 6월 9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사법원의 2년 간의 판례를 분석한 결과 군사법원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을 군 조직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있다고 한다. 유죄비율도 민간법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

2.7. 2024년 01월: 자폐성 장애 겸 지적장애인이 ‘추행’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사건

대법원은, ① 피고인이 피해자를 따라간 것처럼 계속 자리를 이동하였다는 점에 관해서는 “자폐성 장애로 인한 '빈자리 채워 앉기에 관한 강박 증상'의 발현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주장 및 장애 상태와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발현 증상에 관한 이론적 근거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자가 피고인이 상박 중 일부를 고의로 비볐다고 생각한 것은 자폐성 장애로 인하여 피고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 별다른 의미 없이 팔을 위 아래로 움직이는 ‘상동행동’의 일환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자폐성 장애에 따른 상동행동으로서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한다고 볼 여지가 큰 점, ④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렀다고까지 단정할 수 없는 점, ⑤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동의를 하였기에 증거능력 자체는 인정되지만, 원심이 그 중 일부 내용만을 근거로 피고인의 진술태도나 지적상태·인지능력 등과 같은 피고인의 상태를 추단한 후 이를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자폐성 장애 겸 지적장애인이 ‘추행’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사건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ㆍ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문 전문
기존 성인지 감수성에 관해 보충한 판례. 요약하면 성인지 감수성은 피해자의 진술을 쉽게 배척하지 말라는 것이지, 무제한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법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성인지 감수성의 확장에 명시적으로 제동을 거는 판결이라고 해석된다. 이 판결의 주심을 천대엽 대법관이 맡아 이 판례가 "천대엽 판례"라고 불리며 법조계에서 센세이션이 되었다.

대법원이 기존 법리를 바꾸려면 대법관 13명이 재판하는 전원합의체를 거쳐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성인지 감수성을 폐기한 것은 아니고 무죄추정의 원칙도 함께 고려하라는 법원칙을 다시 선언한 것이다. #

법조계에서는 유죄를 무죄로 바꾸지 않더라도, 무죄 결론을 내릴 때 힘을 싣어줄 수 있는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이를 인용한 무죄 취지 판결도 나오기 시작했다. 추후에 2018년 대법원 판결, 2024년 대법원 판결 둘을 다시 한번 짚는 대법원 판결이 새로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

3. 비판

3.1. 무죄추정의 원칙 훼손

이 판결[대법원 2018도7709]이 경이로운 점

1. 피고인의 진술모순이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할 간접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 피고인이 말을 잘못하면 피고인 성범죄의 유죄의 증거가 된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자백하는 진술이 아닌 부인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쓴다는 사상초유의 획기적인 판시임. 이는 형사재판의 대 혁신이자, 거의 무죄추정주의를 폐기한다는 것으로 일대 혁명적 판결로 평가됨.

2. 지금껏 피해자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유죄가 인정되어 왔고,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한 바 없음에도, 대법원은 더욱 더 피해자 진술을 배척하지 말라는 기준을 세워줌. 피해자 진술 배척하는 자는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자들임을 천명함.

3. 소결: 성범죄는 무죄를 다투어서는 아니되며, 성범죄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절대적 선이므로 이를 배척하는 하급심 판사가 있다면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양성평등기본법을 위반하는 자일 뿐 아니라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임을 천명하였음.
김정철 변호사(법학박사) 2019년 5월 12일 페이스북 기고문 #
상술했듯 성범죄는 진술 위주의 재판이 주를 이룬다. 만약 일관된 진술이 거짓이면 무고한 사람이 범죄자가 될 위험성이 있다. 이로 인해 무죄추정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피해자 측 주장을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받아들이는 유죄추정의 원칙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접촉으로부터 1~2년 지난 후에 아무런 물증 없이 상대방을 강간죄로 고소하더라도, 그 상대방은 강간죄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설령 접촉 당시에 상대방이 명백한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그 직후에 친밀함을 표시했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성인지 감수성’ 개념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성인지 감수성 개념은 결코 무죄추정 원칙을 해하거나 흔드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고, 오히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성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단지 사건의 개별적 특수성을 고려하는 원칙으로 작용하는 것을 넘어,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추정의 원칙 적용을 완화 내지 배제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법무법인 해마루 박재형 변호사, 이슈밸리 기고문 #
이에 따라 특정인에 대해 앙심을 품은 자가 작심하기만 하면 그 사람 하나 골로 보내는 것은 일도 아니게 된다. 단 한 사람도 무고한 범죄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형사법의 대원칙에 과연 '성인지 감수성' 논리가 부합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A 씨가 강간으로 무고한 성범죄의 경우 목격자가 없고 피해자의 진술만이 유력한 증거로 되는 경우가 많아, 이 사건에서 B 씨가 A 씨와의 대화 내용을 녹취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성범죄 혐의를 벗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3.1.1. 서양권의 경우

'보통법상 성범죄의 경우에는 성폭력 피해자의 증언만으로 가해자에 대한 유죄판결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보강증거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보통법(commonlaw)을 계수한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원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성폭력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경험칙에 관한 연구, 제1부 성폭력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 박용철, 21면, 사법정책연구원 해당논문 출처
우선,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유죄판결이 가능한지에 대해(보강법칙여부) 다른 범죄와는 다르게 성범죄에 대해서만큼은 피해자의 진술 이외의 증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영국의 경우 1994년 형사정의 및 공공질서법(Criminal Justice & Public Order Act 1994) 제32조를 입법하여, 명문규정으로 성범죄의 경우 유죄 입증을 위한 보강증거규칙이 폐지되었음을 선언하였다.[9] 하지만 위의 논문에서도 언급되듯이 사실상 실무에서는 보강증거 없이 기소되는 경우는 드물다. # # # #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와 관련한 판단의 경우, 영미법계에서는 형사재판의 유무죄 여부를 민간인인 배심원단이 판단하므로 판사에게 적용되는 법원칙인 '성인지 감수성'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쉽게 설명하자면 피해자의 진술만이 존재하는 경우, 미국에서는 판사가 아닌 민간인인 배심원단이 자신의 상식과 양심에 비춰 유무죄를 판단할 뿐이므로 판사에게 적용되는 '성인지 감수성'을 따로 요청할 필요성이 없다. 즉,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은 그냥 영-미의 시민들의 상식에 따라 이뤄진다.

3.2. 자유심증주의의 왜곡

통상의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모순점이 있어 믿을 수 없다면 신빙성이 없다고 보게 되고 검사는 유죄 입증을 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그런데 성범죄는 ‘성인지 감수성’이 작동하게 되고, 피해자가 진술한 내용에 불합리한 점이 있다거나 모순점이 있더라도 이것이 ‘성범죄 피해자로서 처한 특수한 현실로 인하여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그걸 이유로 피해자 진술을 쉽게 배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법리로 인해서 피해자 진술은 모순점이나 불합리가 있더라도 ‘성인지 감수성’ 법리가 판사의 ‘피해자 주장이 이상하다. 믿기 어렵다.’라는 ‘자유심증’을 제약해서 그렇게 쉽게 판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피해자는 진술에 의문이 있어도 그것이 ‘성인지 감수성’으로 치유되는 반면, 피고인은 진술에 모순점이 있으면 유죄증거에 보강까지 되어 버리니, 결국 다른 사건과는 달리 성범죄 사건은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을 요구하는-註) 형사법 대원칙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구자룡 변호사의 설명#

3.3. 기억의 불완전성

인간의 기억에는 종종 오류가 있기 마련이고, 심지어는 최면이나 세뇌 등에 의해 감정과 기억을 변형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1980~1990년대에 여러 가지 심리적 질환을 치료받기 위해 심리치료사를 찾아갔던 여성들이 잘못된 심리 치료로 인해 어린 시절 부모나 친척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기억을 왜곡당해 부모나 친척을 허위 고발해 수많은 가정을 풍비박산 낸 예가 많았다. 대부분의 경우 항소심에서나마 무죄가 밝혀졌지만 이미 가정은 회복할 수 없게 무너진 뒤였다.

그 중 한 예만 들어보자. 1989년에 미국의 에일린 프랭클린이라는 여인은 최면시술을 받다가 자기 아버지 조지 프랭클린이 20년 전인 1969년에 자신의 어릴 적 친구였던 수전 네이슨을 살해했다고 고발해 1991년 1월, 아버지 프랭클린은 1급 살인이라는 배심원의 유죄 평결을 받고서 무기징역 형 선고를 받았다. 딸의 과거 기억을 근거로 별 다른 증거 없이 아버지 프랭클린에게 1급 살인 유죄 평결이 내려졌고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그러나 연방법원에서 다뤄진 항소심에서 원심은 뒤집혔고 재심 결정이 내려졌다. 1심 이후 이뤄진 수사에서 발견된 DNA 검사 결과 등 다른 증거들은 아버지 프랭클린의 결백을 증명해주었고 그의 알리바이도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건으로 밝혀진 '인간 기억의 불완전성'을 고려해보면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한 재판행태는 합당하다고 볼 수 없다.

3.4. 객관성 문제와 용어의 모호함

'성인지 감수성'은 논란의 소지도 적지 않다. 자칫 객관적인 상황보다 피해자의 진술에 지나치게 비중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용어의 의미가 모호해 재판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양은경 법조전문기자·변호사#
여성 변호사조차 '성인지 감수성' 용어의 객관성 문제와 의미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성인지 합리성'도 아니고 '성인지 감수성'이 법적 판단기준이라는 부분이다. 실제로 '감수성'이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 자극이나 타인에 대한 반응과 관련된 능력을 말하는 것인데, 이러한 말은 과학용어가 될 수는 있어도 법률용어가 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이선미, 박용철, 《성폭력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경험칙에 관한 연구》(사법정책연구원, 2020)는 "일반적 피해자, 즉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개별적인 사건마다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바로 그 피해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 피해자’는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성폭력 상황에 처해 일반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그리고 때로는 동정의 가치가 없거나 비난할 만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전형적인 피해자상에서 벗어나 매 사건마다 개별적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대법원이 성폭력 사건의 재판에 있어서 갖추기를 요구하는 ‘성인지 감수성’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풀이하면서도(177면. 이선미 집필부분),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의 모든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될 수는 없고, 객관적 사실과 피해자 진술이 어느 정도로 불일치해야 피해자 진술 전체의 증명력을 배척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립된 기준이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학계와 실무에서 이를 어떻게 새길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논쟁적일 수밖에 없다."(55면. 박용철 집필부분)라고 하고 있다.

딸 몰카에 성폭행까지…'인면수심' 친부 징역13년 확정 사건(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6965, 2020전도74 판결)에서 대법원(주심: 민유숙 대법관)은 '성인지 감수성' 판례를 원용하면서도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라고는 하지 않고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라고 하였다.

사법권을 벗어나, 정치권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이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 변창흠의 발언이 성인지 감수성에 위배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정파로 해석이 갈려 다툼을 벌였다. # 이쯤 되면 종교 교리를 두고 싸우는 여러 교파가 연상될 지경.

홍영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인지감수성'을 성범죄 재판의 유죄 논거로 이용하고 있는 대법원 판시 경향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동안 법적 평가의 기준으로 인용되지 아니하였던 새로운 개념을 법원이 사용하는 데에 이르기까지는 보다 더 많은 의사소통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성범죄 처벌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요청이 두드러지는 때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법률해석⋅적용을 일상적인 용어사용방식으로 성급하게 대체하거나, 이를 통해서 불명확한 판단가능성에 더 넓은 문을 열어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5. 용어의 오남용

등 돌리고 있는 다른 사람을 부를 때 이름을 불러 돌아보게도 하지만 가까이 있으면 어깨를 두드려 돌아보게도 하고, 어떤 일로 의기소침해 있는 사람에게 말로 “힘내~”라고 격려하기도 하지만 어깨나 등을 토닥이기도 하며, 지하철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문 앞에 다른 사람이 서 있으면 말로 “비켜주세요! ”라고 할 수 있지만, 말하는 대신 손으로 몸을 밀쳐서 비키라고 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행동들이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는 있지만 기분이 나쁘다고 하여 그것들이 모두 추행인 것은 아니므로, (중략) 그렇게 판단한 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가요....
서울지방변호사회보 제589호(2020. 4. 6.) 참고로 위 글의 필자 김영미는 여성 변호사이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표현이 모호하고 "감성", "풍부한 감수성"과 유사하여 이를 오남용하기가 쉽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의 '감수성'은 감각의 예민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공감능력, 감성, 문학적 감수성과는 다른 개념이다.[10] 다만 실제로 오해하기 쉬운 단어인 이유로 찬반을 불문하고 각계각층에서 이를 오용하고 있다.

많은 페미니즘 단어들이 그렇듯이 이 단어도 만능단어로 변화중이다. 기존에는 정책이나 법률 분야에만 주로 쓰였으나 안희정 재판이 기폭제가 되어 2018년부터 문화나 사회 온갖 곳에 다 쓰이고 있다. 대체로 기존에 성평등이 들어갈 만한 자리에 들어가나 정확한 뜻은 불명확하다. 여성혐오와 마찬가지로 낙인 효과가 있는 만능 단어다. 기존의 공감능력 보다 전문용어로 보여서 상위호환 되는 단어이다.

이와 관련하여 2022년 국정감사에서 어이없는 해프닝이 있었다. 윤창현 의원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면서 "왜 이렇게 질척거리나."라고 했는데, 전현희가 뜬금없이 "굉장한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라고 반발한 것.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에 윤창현은 답변이 깔끔하지 못하다는 뜻이라며 전혀 성적인 의미가 아니라고 했으나, 이용우 의원은 "성인지 감수성은 의도가 중요한 게 아니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성에 의해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애초에 "질척거리다"는 "진흙이나 반죽 따위가 물기가 매우 많아 차지고 진 느낌이 자꾸 들다."라는 뜻으로 성적인 의미와는 별 관련이 없다. 이는 봇물 터지다라는 말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말이나 그 말이 성적인 의미가 아니라고 하면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것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3.6. 너무 쉬운 악용

악용(성폭력 무고죄)이 너무나도 쉽다. 객관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성인지 감수성은 일관된 진술로 성범죄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성과 관련된 피해를 입은 상태면 정신이 없기 때문에 일관되지 않을 수가 있다는 것이 사법부의 입장임으로[11] 따라서 일관된 진술만으로 범죄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지 않아도 범죄자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역으로 성범죄 피해자의 진술 증거가 후순위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성범죄의 특수성에 의거한 피해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성인지 감수성이 오히려 피해자를 해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12] 가장 최선은 성범죄의 특수성을 어느정도 인지하되, 최대한 꼼꼼히 수사하고 유무죄를 확실히 가리는 것이겠지만...

파일:주호영 성추행 논란 CCTV.gif

2021년 1월 28일, 야당 국민의힘주호영 원내대표도 더불어민주당 진영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주장하며 성범죄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주호영 대표가 성범죄자라고 주장하는 그 근거로 곰탕집 성추행 사건를 대었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1.3초 동안 추행하였다고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건인데 곰탕집 성추행 사건보다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성범죄자라는 것이다.

2023년 2월 13일, 지하철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려 재판에 넘겨졌던 한 남성이 2년이 넘는 재판 끝에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되었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여성 A씨가 누군가가 엉덩이를 움켜잡는 느낌이 들자 고개를 돌렸고 그 방향의 남성 B씨를 보고 성추행범으로 고발한 사건이었다. A씨의 증언 이외에는 어떠한 증거도 없었고 B씨도 임의동행을 포함해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했지만 정식 재판까지 가게 되었다. 1심에서 재판부는 "남성 B씨의 해명이 수긍이 된다. 또 여성 A씨 엉덩이를 누군가 움켜쥐었다고 하더라도 (A씨의 왼쪽에 있던 B씨가 아닌) A씨의 오른쪽에 있던 사람이 왼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바로 왼쪽에 있었던 B씨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문에서 "A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반면, 남성 B씨 진술은 믿을 수 없는 변명에 그치고 있다. B씨의 추행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13]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B씨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A씨 엉덩이를 만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인 A씨의 추측성 진술 등으로 B씨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 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B씨는 무죄가 확정되었다.

4. 희화화

성인지라는 개념 자체가 충분한 과학적 고찰을 통해 밝혀진 개념이 아닌 다분히 정치적, 사회적인 온정주의의 산물이기도 하고 일반인들이 단어 자체가 처음 들었을 때 그 뜻을 추측하기도 어려우며, 법치국가의 법정에서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거론되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단어였다. 또한 성인지감수성의 실상이 오히려 무분별하게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에 이용되는 등 개념으로 인한 효과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도 큰 편이다. 초기에서는 역대 성추행, 성폭행 관련 재판에서 과학적, 경험론적 입증방식을 배제하고 감성에 호소하는 것 뿐만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는 것에 대해 비꼬는 것으로 시작하였는데[14], 이후에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즘, 성평등과 관련된 글에 풍자성 댓글을 다는 유형도 정착되었다. 주로 내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서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다, 성인지 감수성 공부나 하세요 등등 기존의 페미니스트, 메갈등이 사용하던 단어를 그대로 사용해 조롱하거나 비꼬는 방식이다.

한편 성인지 감수성을 한자만 바꿔서 成人誌感受性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떡인지에나 나올 법한 개념"이라며 비꼬기도 한다.

무지성 드립과 엮여 '무지성인지'로 쓰이기도 한다.

5. 기타

  • 2019년 1월 8일, 이선옥 작가가 유튜브 채널 '김용민 TV'의 소속 프로그램인 우먼스플레인에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평가하였다. #
  • 2019년 3월 4일, 시사IN 천관율 기자가 기사를 냈다.[15] # '성인지 감수성'은 피해자의 행동이 피해자답지 않다는 선입견을 법원에서 더 이상 인정하지 않고 가이드라인을 갖춰가며 나온 담론이라며 배경을 분석한다. '동의 없는 성관계'의 회색지대 논의의 시작은 긍정적이지만, 어디까지가 입법으로 보호해야 할 영역이고, 어디부터 시민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영역인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침해하지는 않는지 등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페미니즘 이슈로 홍역을 치러왔던 것 치고는 정론적이다.
  • 2019년 9월 8일, 백성문 변호사에 따르면, 여성이 일관성 있게 계속해서 피해를 주장할 때 그게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트렌드라고 한다. #
  • 2020년 12월 21일, 오세라비가 공저로 《성인지 감수성 트러블》[16]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전제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므로 페미니즘의 피해자식 사고 체계와 사실상 동의어라고 비판한다. 여명숙, 김소연(1981) 등이 추천사를 썼다.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면서 오히려 발언의 자유, 창작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관용의 정신을 제한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사법부의 '성인지 감수성' 판례는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씨가 땅에 뿌려졌기 때문에 나무가 되고 열매가 생긴 것이다. 입법부에서 20여년 이상 이론화 작업,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사법부에도 그 영향을 받은 판사들의 생각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 성인지 감수성을 주창한 권순일 대법관이 소위 50억 클럽 재판거래 의혹으로 사후수뢰 의혹의 당사자가 되자, 매일신문은 "뇌물인지 감수성이 없네요."라고 비웃었다.#

6. 관련 문서


[1] 이혜정・오선영・김은심, “예비유아교사의 성인지 감수성 인식 연구”, 열린유아교육연구 제23권 제2호, 한국열린유아교육학회, 2018, 170면.[2]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나 UN-Redd#에서도 이 단어를 쓰며 UN-Redd에선 성인지 감수성을 "사회문화적 규범과 차별을 이해하고 배려하여 지역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다양한 권리와 역할과 책임,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인정하는 것"으로 정의한다.[3] 대법원 2018.4.12. 선고2017두74702 판결.[4] 자세한 징계사유는 판결문 참조.[5] 변혜정, "성희롱의 법적 판단기준과 피해의미의 딜레마: 법/경험의 틈새를 성찰하는 ‘피해자’ 관점을 중심으로", 한국여성학, 제24권 3호(2008. 9.). 문제의 논문은, 부제가 시사하듯이 논제가 "피해자 관점"이지만, "성인지 감수성"도 주제어로 사용되었다.[6] 다만,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판례는 "성인지 감수성" 판례가 나오기 전부터 존재하기는 했다.[7] 본 사건에 대한 사건번호는 언론에 나오지 않는다.[8] 성인지 감수성 개념을 최초로 판례에 도입한 권순일 대법관은 성폭력 사건을 일으킨 안희정과 동향인 충남 논산 출신이다. 권순일 대법관이 성폭력 사건의 주심을 맡게 되자 권 대법관이 이 사유를 들어 재배당을 요구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주심이 김상환으로 바뀌었다. #[9] https://www.legislation.gov.uk/ukpga/1994/33/section/32[10] 음에 대한 감수성인 '음감'을 생각해보자. '절대음감'인 사람이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인가?[11] 대법 "성폭행 피해자 진술 정확치 않아도 유죄", #[12] 위에 언급된 군대, 특히 직업군인 내부의 성폭력이 왜 밝혀지기 어려운 지를 생각해면 된다.[13] 하지만 여성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초기 진술과 일부 다른 사실이 확인되자 법원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했다. 반대로 B씨가 자신의 평소 행동을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는 변명이라고 일축했다.[14] 무분별한 용어의 사용이 시초라는 주장도 있다.[15] 페미니즘 관련 이슈에 기사를 쓰는 기자이며, 나무위키를 분석 및 비판하기도 하였다.[16] 저자들이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으나, 주디스 버틀러의 대표작 《젠더 트러블》을 비꼰 제목으로 보인다.[17] 일반인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이 사회적 지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된다고 불만을 야기한 사건이다. 박근혜 정부 인사임에도 이 사건만큼은 진영논리를 떠나 상당수의 보수 지지자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당연한게 일반인들은 재판에서 성인지 감수성에 의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나서 무죄추정의 원칙위반 논란에 펜스 룰 이야기가 나오는 판국인데 김학의 사건은 줄곧 피해 여성들이 일관성 있게 진술했음에도 검찰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났다. 결국 언론에 김학의 성접대 동영상이 공개되고 나서야 기소가 됐다. 문제는 검찰의 기소가 너무 늦어서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기각 판결이 났다. 이 상황에서도 김학의는 끝끝내 자신이 동영상 등장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학의에게 성접대를 주선한 윤중천은 김학의가 맞다고 확인 사살했다. 결국 피해 여성중 한명이 kbs와의 인터뷰에 응해 조사 도중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에게서 조롱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