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2-05 04:19:35

수아(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시리즈 주요 등장인물
세은 (작중 행적)
수아 미미르 <colbgcolor=#1d1e23> 아린
유화 연화 선배
<colcolor=#000> 파일:Screenshot_20241220-102659__(14).png
수아
Sua[1]
성우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이새아
파일:일본 국기.svg 미야자키 타마코
성별 여성
테마곡 Dear.Sua
여우의 꿈 (보컬)
종족 여우
직업 영물
생일 3월 14일
155cm[2]
나이 불명[3]
특기 분신술, 태우기, 얼리기
가족 세은, 스포일러
좋아하는 것 육류, 생선,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
싫어하는 것 방해물 전부
"수아예요! 도련님만을 위한 여우랍니다."
기다리던 여우
하지만 뭔가 요망해

1. 개요2. 인물
2.1. 성격2.2. 능력
2.2.1. 분신
3. 작중 행적
3.1.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3.1.1. 과거3.1.2. 결말
3.1.2.1. 배드 엔딩3.1.2.2. 노멀 엔딩3.1.2.3. 트루 엔딩
3.1.3. 엑스트라 스테이지(추가 이야기)
3.2.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花
3.2.1. 첫 번째 루프3.2.2. 두 번째 루프3.2.3. 결말3.2.4. 엑스트라 스테이지(추가 이야기)
3.3. 후속작에서
4. 캐릭터 송5. 기타

1. 개요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의 메인 히로인이다. 주인공 세은은 서브 히로인 아린과도 플래그를 세우지만 기본적으로 수아 루트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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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2. 인물

전용 BGM Dear.Sua
주인공이 대나무 숲에서 처음 마주친 인물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유일하게 조금이나마 기억하고 있는 인물. 등장부터 여우라고 언급되며, 분홍빛 머리와 한복 그리고 여우귀가 특징인 소녀. 기억을 잃은 채 방황하던 주인공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안기는 등 주인공과 예전부터 각별한 사이였던 듯한 행동을 보인다.

세은을 부르는 호칭은 '도련님'. 반대로 본인은 세은에게 '수아', 아린에게는 '여우 씨', 미미르에게는 '여우'로 불린다.

2.1. 성격

청순하고 가녀린 외모지만 성격은 그야말로 여우. 장난기가 다분해 세은을 시종일관 놀려먹는데, 연기력과 말빨이 상당한지라 세은이 항상 당하는 입장이다. 비슷하게 깐족대는 성격의 미미르도 수아에게 놀림받으면서 요망하다고 말할정도. 주요 래퍼토리는 본인이 불리한 척 연기하다가 세은이 자기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면 그제서야 태도가 돌변하여 놀리는 것으로, 세은이 하도 당하다 보니 가끔 반격을 시도하려 하지만 그거마저 예상한 수아에게 다시 역관광 당한다. 이럴 때마다 세은은 수아가 언제나 자기 머리꼭대기 위에 있다는 걸 상기한다.

그런데 의외로 부끄러움을 꽤 타는 성격이라, 막상 세은이 매우 적극적으로 달려들면[4] 굉장히 당황해서 완전히 무너져버린다. 평소에는 어른스럽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다가도 평정을 잃으면 얼굴이 시뻘개지면서 말이 헛나오는데 이때의 갭모에가 상당히 치명적이다. 그래도 머지않아 다시 평정을 되찾긴 한다.

세은을 너무나 좋아하여 모든 행동과 가치관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지만, 그게 상당히 지나친 편이라 종종 얀데레끼를 발산하기도 한다. 반대로 주인공을 건드리거나 상처를 입힌 존재에겐 그야말로 가차없다. 사백안이 되어서는 차갑게 분노를 뿜어내며 저주의 말을 읊조리는데 평소의 그 여유롭고 요망한 여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괴리감이 크다.

다만 주인공 이외의 사람에겐 상당히 냉정하여, 옛날부터 지인이던 미미르에게도 상당히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스포일러] 동물로서의 본성도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여러 방법으로 어찌저찌 억제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세은이 위험한 상황에 빠져버려 상처 등을 입으면 완전 패닉 상태에 빠져버린다. 쓸모없는 여우라고 가문에게 버림받은 기억도 트라우마로 작용하여 쓸모있는 여우가 되어야 한다고 항상 자기세뇌를 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쓸모의 기준이 주인공인 게 문제지만.

이러한 이유로 자신은 세은과 함께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을 쓸모없는 여우라고 생각하거나, 세은이 다쳤을 때 자해를 하는 등 자기혐오가 의외로 상당하다. 이건 여우 가문의 교육상의 문제도 한몫 한것 같지만. 세은이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자신을 더이상 쓸모없는 여우라며 자책하진 않게 된다. 그리고 세은도 수아에게 익숙해진 나머지 수아를 잘 다루게 되고[6], 수아 본인도 성질을 1편보다 죽였기에 2편부터는 이전보다 유해졌다.
1편만 해도 다른 인물들보다 무조건 세은을 우선순위에 두었지만, 후반에서 미미르와 아린에게 도움을 받은 뒤로 친구가 생기기 시작한다. 수아 본인은 세은이 거의 유일한 친구이자 인연이었기에 요망함과는 별개로 사회성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런 면에선 세은에게 조언을 주로 받는다.[7] 2편의 엔딩에선 단순 친구를 넘어 모두를 가족으로 여기게 되어 많이 발전한다.[8]

참고로 성격도 성격이지만 비명, 의문사, 감탄사, 기합, 효과음 등에서 "수아앗"이라는 말버릇을 쓴다. 이게 바리에이션이 존재해서 감기걸렸을 때 하는 재채기도 "수앗츄!"로 한다. 이런 말버릇 때문에 사람에 따라 항마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9]

2.2. 능력

전투력 면에선 미미르와 함께 작중에서 투탑을 달린다. 다만 작품 내에선 미미르가 컨디션이 안좋을 때가 많아 번번히 미미르를 압도하기도 한다. 근력 외에도 온기와 냉기를 다룰 수 있으며 선호하는 쪽은 냉기. 상당히 약하지만 머리카락으로 분신을 만들 수도 있고[10], 눈을 마주친 상대를 공포와 매혹으로 홀릴 수도 있다.[11]

이중 매혹을 선호한다고 한다. 작중에서는 초반부터 아린의 선배 저승사자를 종이 접듯이 접어버리거나, 눈빛만으로 아린이를 제압했고 노말엔딩에서 10여대의 법기가 합체한 강화판을 간단히 쓰러뜨린다. 분신과 요술의 매개체로 머리카락을 자주 사용하지만 항상 풍성하게 유지된다고 한다.종족특화

어렸을 때에는 상당히 약한 여우였지만, 세은을 지키기 위해 단련에 단련을 거듭하여 이 지경에 다다랐다고. 다만 세은을 잡아먹고 얻은 수명 덕에 영물로서의 자각이 거의 없던 시점에서 단기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여우의 힘은 남은 수명에 관계가 있다는 언급이 있고 엔딩에서 남은 수명이 거의 없는 수아는 세은이 잡아 끄는것을 뿌리치기도 힘들어하는 모습과 본래라면 약한 분신이 수아의 수명을 가져가서 거미 10마리가 합체한 법기를 순전히 힘으로 박살내는 장면이 나온다. 당기여 화에서 밝혀지는 내용에 따르면 원래는 간을 먹고 싶다거나 수명을 얻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인간을 잡아먹었을 경우 인간이 자발적으로 잡아먹혔든 아니든간에 업이 크게 쌓여 한 명 잡아먹은 것뿐만으로도 요괴화될 수 있지만, 세은을 먹기 싫어했지만 세은의 의지로 억지로 먹은 탓에 업을 쌓지 않고서도 한 번에 큰 수명을 얻을 수 있었다.

작중에서 큰 힘을 발휘할 때[12]는 대부분 비녀를 빼고있는데, 이 비녀는 수아의 힘을 봉인하고 있는 부적 같은 것이다. 본인의 힘이 너무 강해 본인조차도 상처를 입자 봉인한 것이라 한다. 비녀를 빼면 그 미미르조차도 힘의 방향을 비트는 정도가 고작이다. 비녀를 뺄때를 포함하면 세계관 최강자급.

저승이나 여우 가문 등 세계관의 규모 자체는 거대한 편이지만 그중 주요 등장인물은 적은데, 세계관 전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강한 것인지는 적어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게, 우선 저승에서도 여우 가문에서도 수아의 힘이 매우 강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관심 혹은 경계를 품었으며, 저승사자 수석 합격생이자 이제는 산신령인 미미르조차 수아의 진짜 힘은 궤도를 비트는 정도가 고작에, 아직 완전히 성장하진 않았지만 가문에서도 천재 소리를 들은 유화의 온전한 힘도 수아의 전력에는 한방에 무너졌다. 애당초 수아가 세은을 살려낸, 이미 죽은 인간의 영혼을 억지로 붙잡아 두고 머리카락으로 육체를 재구성하는 방법이 웬만한 영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2.2.1. 분신

수아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분신. 외형은 분신답게 수아 Mk.2지만 목에 개목걸이를 달고 있고 본체와 달리 꼬리에 리본이 없는 걸로 구분이 가능하다.[13] 기본적으로 본체의 열화판이라는 모양이지만, 본체가 부여해놓은 영력에 따라 도술 행사도 가능한 모양이다.[14] 분신마다 성격이 제각각인데, 가장 먼저 만들어진 분신이 가장 큰 마음을 반영한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분신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것은 세은과 놀고싶어 한다는 것이다.[15]

분신은 보통 A부터 F까지 보이지만 가끔 K도 보이고, 1편의 엑스트라의 엑스트라 스테이지에서 Z까지 나왔다.[16] 1편에선 개그 캐릭터로만 나왔지만 2편에서는 진지하게 전투할 때에도 사용되었다.[17]
여우 저택을 비롯한 주변 숲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으며, 주요 역할은 침입자 감시다. 2편에선 분신이 침입를 감지하자 본체도 바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18]
분신 중에는 수아의 어린 시절 모습을 한 분신도 있다.[스포일러1]

미미르의 말에 따르면 분신은 본체보다 솔직하고 멍청해서 친해지기 쉽다고 하며 수아와는 껄끄러운 관계지만 분신쪽과는 친하게 지냈다. 분신들은 미미르네 집으로 놀러가기도 하고 만화책을 빌려가기도 한다. 후속작에 밝혀지는 바로, 분신들의 기억은 모두 통합될때 합쳐지는 걸로 드러난다. 사실 수아는 당시 미미르와의 껄끄러웠던 관계 때문에 부끄러워서 의도하고 분신들을 보낸 것. 마찬가지로 아린이와 친해질때 또한 분신과 자신을 별개의 인격/인물인 것처럼 위장해 지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실제로 분신들의 행동을 완벽히 통제 못하는 건 사실이다. 수아라면 절대 보이지 않을 부끄러운 행동을 분신들은 해내는 것이 그의 반증.

여담으로 대체 뭔 짓을 해놓은 건지 분명 분신인데도 본체에 저항한다! 분신권 단체에 신고하겠다는 수아 E는 덤. 그래봤자 본체의 명령 한방이면 다 터져버리지만.[20]

3. 작중 행적

해당 줄거리는 세은의 작중 행적 서술을 수아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이니 전체적인 줄거리를 알고 싶다면 문서를 참고하는 걸 추천한다.

3.1.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ACT 1》: 첫째 날
파일:Screenshot_20241220-102659__(12).webp
노을 진 대나무 숲을 해매는 세은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첫등장한다. 세은을 보더니 이내 굉장히 기쁜 표정으로 울면서 달려들어 맞이한다.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며 죄송하다는 말을 되뇌인다.[21]
안녕 여우야?

네! 여우에요!
하지만 세은이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말을 들은 수아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더니 기억을 떠올려달라고 애원한다. 수아는 자신이 그렇게 기다려서 주인공이 겨우 돌아왔다느니, 자신이 잘못해서 이렇게 됐다느니 등의 의미심장한 소리를 하면서 다시 펑펑 운다. 여기서 세은은 아까 목에 건 방울이 울리나, 어째선지 수아에겐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후 수아가 세은이라는 이름을 꺼낸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이 이것이 자신의 이름이었다는 걸 떠올리고, 이내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과 함께 소녀의 이름이 수아인 것도 떠올린다. 수아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세은이 자신을 잊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 다시 안겨든다.

이후 노을이 지고 밤이 찾아온다. 수아는 세은이 기억을 잃어서 심란해하자 얼굴을 바싹 들이밀어 깜짝 놀래킨다. 갑자기 얼굴을 들이대자 놀란 세은은 이내 조심하라며 당황하는데, 이에 수아는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해놓고서 매정하게 군다며 연극톤으로 울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과거엔 세은이 주저없이 자기 입술을 탐했다고 말하는데, 이 말을 들은 세은은 크게 당황하더니 이내 기억은 안 나지만 죽을 죄를 지었다며 사과하려 한다. 하지만 수아는 거짓말이라고 요염하게 웃어 보이고, 여전하다는 말과 함께 장난을 계속 친다.[22]
수아는 계속 세은이 기억을 잃은 것에 안절부절 못하는 것을 보고 장난스러운 말투로 혹시 자기가 너무 예뻐서 긴장하냐고 묻는다. 세은은 자신이 기억을 잃어버려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수아는 웃으면서 모든 걸 잊어도 자신의 이름을 잊지 않은 것에 기쁘다는 말을 하는데, 여기서 세은은 수아가 미묘하게 얼버무림과 동시에 자신이 기억을 잃은 걸 기뻐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 수아는 다 괜찮으니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기억을 찾아보자는 말을 건네고 팔을 끌어당긴다. 하지만 세은이 역시 다른 것이 모두 기억 안 난다는 사실이 이상하다고 말하자, 수아는 세은에게 최면을 걸어 사고를 중지시킨다. 세은은 잠시 멍 때리더니 이내 수아의 몸이 노골적으로 자신의 몸에 닿았음을 느낀다. 그러자 수아는 세은이 걱정이 많은 것 같아 일부러 댄 것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라는 말을 한다.
이후 수아는 세은에게 장난을 치다가,[23] 세은에게 도착했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주변에 대나무밖에 없자 세은은 노숙이라도 하는 줄 안다. 그러면서 분위기상 예쁜 집이라고 말하는데 수아는 아직 경계도 안 열었는데 뭐가 예쁜 거냐며 웃어보인다. 다시 한 번 낚인 세은은 이젠 익숙하다는 듯 허탈하게 미소짓는데 그 때 수아가 까치발을 들고 양손으로 세은의 얼굴을 붙잡는다. 그리곤 세은의 양눈을 가리고 경계를 열어 여우 저택을 소환시킨다.
수아는 세은이 쭈뼛거리자 무섭냐는 말과 함께 귀엽다며 웃음을 보이고, 이내 집의 불을 요술로 전부 환하게 킨다. 수아는 밤공기가 차니 어서 들어가자고 재촉하고, 수아는 세은이 마당으로 들어오자 문을 닫는다. 수아는 유려하고 익숙한 동작으로 허리를 굽히며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도련님.
환영인사를 한다. 수아가 인사를 하고 활짝 웃자 세은은 수아가 지금 순간을 오래 기다렸다는 것을 실감하고 글썽인다.
수아는 세은에게 방을 안내해준다. 그런데 안내받은 세은이 다른 방을 기웃거리자 수아는 아무도 없어서 관리를 못했으니 일단 잠궈놨다고 말하고, 나중에 같이 들어가자며 말린다.[24] 하지만 수아는 도련님의 방만큼은 이때를 위해서 정성껏 관리해놨다고 쑥스럽게 말하고, 푹 쉰 뒤 내일 기억을 함께 찾자며 독려한다.[25]
수아는 세은이 방에 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열고 들어온다. 수아는 별 말 없이 나간 뒤 머지 않아 다시 들어오고, 이후 어디 갈까봐 걱정하는 티를 낸다. 세은이 어디 안 갈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해주고 나서야 수아는 옆방으로 돌아간다.
나중에 세은이 잠들었을 무렵, 수아는 다시 방에 들어와 세은을 깨운다. 방에 들어온 수아는 이내 자신이 착각해서 서로의 방 위치가 바뀌었다고 말하고, 자신이 도련님을 기다려온 침대에 세은이 얼굴을 묻는다며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수아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세은은 혹시 일부러 그런 거냐고 묻는데 수아는 굉장히 맹한 표정으로 시치미를 땐다.
이후 세은은 한밤중에 깨는데, 자신의 등에 피범벅 상처가 한가득인 상태에서 옷이 들어있던 가방은 머리카락으로 채워져있는 끔찍한 경험을 한다. 세은이 정신나간 표정으로 가방 속 머리카락을 뒤지는데 그 때 다행히 방울이 울린다. 최면 비슷한 것에 걸린 세은은 다시 잠에 드는데, 이 모든 광경을 수아가 방 밖에서 섬뜩한 표정으로 여태껏 계속 지켜보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청명으로부터 다섯 일이 지난 날, 대나무 숲에 인간이 있었어.
수명이 필요 없는 것 같았어.
가까이 다가가서 필요 없으면 달라고 했어. 전에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했거든.
의외로 순순히 주겠다고 했어.
대신 우리 집을 구경시켜 달래.
나도 못 들어가는데!

《ACT 2》: 둘째 날
수아는 자연스럽게 세은의 옆자리에서 자고 있었고, 세은이 일어나자 능글맞게 웃으면서 어젯밤 너무 좋았다는 말을 건넨다. 물론 세은은 자살충동을 느낀다.(...)

이후 수아가 어찌어찌 자기가 아무 짓도 안 했다고 해명하나, 해명을 한 뒤 퉁명스런 표정을 짓는다. 세은은 수아에게 그럼 뭐가 좋았다는 거냐고 묻고, 수아는 단지 도련님이 돌아와서 좋았다고 웃는다. 그리고는 샤워할 것을 권유하며 방에서 나간다.
그런데 사실 수아는 문을 여는 소리만 낸 것일 뿐 나가지 않았다. 이내 은근한 표정으로 세은에게 다가오면서 자신이 원하는 걸 맞춰보라 말한다. 수아가 요염한 표정으로 손을 뻗는데, 그 때 세은에게 여우귀를 잡힌다. 수아는 갑자기 귀를 잡히자 굉장히 당황하면서 얼굴이 빨개진다.
그러다 세은이 이 행동에 기시감을 느끼자 최면을 걸고, 세은이 옷고름을 잡는 걸로 바꾼다. 수아는 아침부터 도련님이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다며 훌쩍거리고 있었다. 세은이 빠르게 다시 귀를 잡으려 하나 다시 손은 옷고름을 향해 있었고, 세은은 자신이 여우에라도 홀린 거 같다며 당황해한다.
이후 수아는 세은의 손을 잡더니 이번엔 어느 부위를 만지고 있을 거 같냐고 장난스럽게 묻는다. 세은이 당황해할 때 수아는 손을 입술에 가져다 대더니, 대뜸 세은의 손을 가볍게 때린다. 그러면서 수아는 살짝 섬뜩한 표정으로 표정관리 힘드니 귀는 세게 당기지 마라고 충고한다. 이후 세은은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수아는 자기도 장난이 심했다는 말과 함께 웃으며 나간다.
수아는 세은이 마당으로 나오자 도련님이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며 요망한 표정으로 빙글빙글 돈다. 세은은 수아의 여우귀와 꼬리를 보고 단순한 사람으로 보기엔 예쁘다는 말을 중얼거리는데, 그걸 들은 수아는 쑥스러워하며 얼굴을 들이댄다.
세은이 단순히 사람이라기엔 수아가 예쁘다는 말을 하자 수아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커다란 너울을 다시 꺼내 뒤집어 쓴다. 수아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시 말 해볼 것을 권유하나 세은은 무심코 속마음이 나온 거라며 거부한다. 그리곤 생각한 걸 무의식적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며 사과한다. 이를 들은 수아는 너울을 벗고 웃으며 세은의 뒤로 돌아간다. 어깨를 주무르며 원하는 걸 말해보라는 수아에게 세은은 또 그것이 닿는다고 말하나, 수아는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뭐가 닿냐고 답한다.

수아는 세은의 귀에 나지막하게 기억을 찾는 건 준비가 필요해서 오후나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곤 기억을 되찾을 수도 있으니 혼자 주변을 돌아볼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의 위치를 언제 어디서든 다 파악하고 있으니[26] 길을 잃으면 큰 소리로 자기를 부르기만 하면 된다는 말을 한다.
수아는 세은을 배웅하면서 자동차, 사람, 맹수 등을 언급하며 위험해지면 바로 부르라고 걱정한다. 특히 이상한 금발 외국인이 말 걸면 따라가지 말 것과, 저승사자를 만나면 빠르게 도망칠 것을 강조한다. 저승사자를 만나고 살 수는 있냐는 세은의 질문에 수아는 뭔가를 얻어내려고 하지만 않으면 희망은 있다며 섬뜩한 얼굴로 답한다.
수아가 계속 말을 끌자 문득 세은은 수아가 혼자 남기 싫어서 일부러 잡아두는 게 아닐까하고 느낀다. 세은이 자기 옷자락을 잡고 놔주지 않는 수아에게 안 놓으면 못 간다고 말하자 수아는 결국 같이 갈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세은은 준비할 일이 있지 않았냐며 거절하고, 수아는 받아들인다. 그리곤 수아는 일을 하지 않아 쓸모가 없어지면 도련님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우울하게 중얼거린다.
그걸 들은 세은은 자기가 오랫동안 떠났다가 기억 상실 상태로 돌아온 것이 큰 상처로 되었다고 생각해 이젠 없어지지 않겠다고 위로하고, 빨리 기억을 되찾아서 더 이상 슬프지 않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자마자 수아는 갑자기 환하게 웃더니 녹음했다고 외친 뒤 귀엽다면서 요망하게 웃는다. 수아가 낯간지러운 말 녹음을 위해 연기를 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세은은 체념한다.[27]그리곤 수아의 능력이 생각보다 다양하자 이 정도면 촬영, 통화, 게임도 할 수 있어도 이상할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28] 이후 세은은 정말로 떠나고, 수아는 이 녹음 파일로 견디고 있을 거라며 웃는다.
다시 혼자 남게 된 세은은 활엽수림의 어디를 둘러볼 지를 고민한다.
《전방의 활엽수림》을 고르면 세은은 숲에서 세은 ♡ 수아라는 글자가 새겨진 나무를 발견한다. 한 쪽이 수아가 쓴 거라 생각하고 나머지를 쓴 사람을 생각하던 중, 위에서 수아가 갑자기 튀어나와 도련님이 쓴 거라고 외친다. 수아의 갑툭튀에 놀란 세은은 이내 둘의 얼굴이 아주 가깝다고 느끼고 수아도 이를 느꼈는지 부끄러워하며 연기로 바뀌어 사라진다.
세은은 이후 돌을 집어 글자 밑에 글씨를 따라 써 본다. 둘의 글씨체가 얼추 비슷하자 본인이 새긴 것이 맞다고 직감한다. 그런데 옆에서 수아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반복하자 이게 무슨 장난인가 싶어 하나를 아이언 크로우로 잡는다.[29]
붙잡힌 수아는 앞이 안 보여서 당황해함과 동시에 도련님의 손을 느껴서 좋다고 헤벌쭉 웃고 있었다. 그리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몰입하는 걸 보고 세은은 수아가 좀 이상한 거 같다고 생각한다. 세은이 숨어서 따라다닐 바엔 그냥 같이 다닐 것을 권유하는데 수아는 집에서 일하고 있다며 거절한다. 세은이 그럼 여기 있는 수아는 뭐냐고 묻자 수아는 자긴 본체가 아닌 분신이라며 찡긋 웃는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이 본체가 아니라면 안 아프겠다는 말과 함께 다시 귀를 잡아당기자 수아는 굉장히 당황해하며 다시 연기로 변해 사라진다. 세은은 자신이 잡고 있던 수아가 사라지고 대신 손에는 수아의 머리카락 하나만이 남아있음을 본다. 수아가 죽었다고 생각해 세은이 놀라는데 그 때 뒤에서 수아가 다시 나타나 말을 건다. 놀란 세은에게 수아는 자기는 도련님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있다는 말을 하며 웃고, 저택으로 돌아오려면 머리카락을 만났던 장소들을 되짚어가야 한다고 알려준다.
참고로 분신 중에는 체형이 눈에 띄게 어리고 우울한 표정을 지은 기묘한 수아도 있었다. 그 수아는 멀리서 쳐다보기만 할 뿐 다가오지 않았고 말도 걸지 않았다.
《저택 안을 둘러본다》를 고르면 세은의 방에서 옷정리를 하는 수아를 만날 수 있다. 세은이 하던 일을 마저 하라고 말하자 수아는 세은의 옷 냄새를 킁킁 맡으면서 기뻐한다. 세은이 뭐 하냐고 묻자 수아는 능청스럽게 하던 일을 하는 중이라며 답한다. 그러곤 하던 일이 뭐인 거 같냐고 묻자 세은은 단순하게 자기 채취 맡는 것이라고 받는다. 의외로 수아는 당당하게 긍정하고 이후 자신이 왜 얼굴에 옷을 파묻었을 거 같냐고 한 번 더 묻는다.
세은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하다 여지껏 수아가 자기를 놀리는 패턴을 생각해서 자기를 놀리려고 일부러 냄새를 맡았다는 답을 낸다. 하지만 수아는 틀렸다면서 까르르 웃고, 사실 옷 주인의 건강을 알기 위해 냄새를 맡고 있었다고 말한다. 생각치도 못한 건전한 이유에 세은은 당황해한다.[30] 수아는 가까이 다가가서 까치발을 들고 얼굴 빨개졌다면서 놀린다. 세은은 안 빨갛다며 부인하지만 수아는 귀엽다면서 웃기만 한다.
《대나무숲?》을 고를 경우 세은은 대나무 숲과 활엽수림이 자꾸 바뀌는 이 현상에 의문을 가지고, 수아에게 물어볼 생각을 하던 중[31] 수아가 갑자기 튀어나와 세은을 놀라게 한다. 수아는 자기가 필요한 순간인 거 같아 나타났다고 웃어보이고 이내 무슨 일로 불렀냐고 묻는다.[32]
세은이 나중에 돌아갈 것을 생각해서 대나무 숲으로 가는 법을 알아야 할 거 같다고 말하자, 수아는 표정이 굳더니 이내 다가온다. 수아는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여기로 돌아왔는데 어디로 돌아가냐고 묻는다. 이 때 수아의 눈이 다시 반짝이더니, 겨우 돌아왔는데 그런 말 같은 건 하지 말라고 굳은 표정으로 일갈한다.
수아가 더욱 분노한 표정으로 계속 따지려 들자, 그 때 세은은 수아에게 너무 옷이 헐렁해서 그렇게 밀착하면 다 보인다고 말한다. 분노어린 표정의 수아는 그 말을 듣자 부끄러운 표정으로 바뀌며 뒤로 빠르게 물러나고, 이내 너울을 다시 써서 얼굴을 가린다.
수아는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도련님이 그저 당황하는 걸 보고 싶었던 거라며 얼버무린다. 이후 수아가 세은이 흐트러진 모습에 귀엽다고 말하자 세은은 귀여운 건 라고 받아친다. 수아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해한다.
세은은 몇 안 되는 수아가 당황한 기회라고 생각해 이참에 마구 귀엽다고 말해서 부끄럽게 만들 생각을 한다. 그리곤 수아에게 귀엽다는 말을 남발하고 수아는 그에 맞춰 더욱 부끄러워 한다. 수아의 반응을 보고 흡족해하려는 찰나 수아는 다시 녹음에 성공했다며 미소짓는다.
그리곤 수아는 이전의 당황한 기색 없이 덤덤하게 자긴 이미 귀엽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감흥이 없다고 말한다. 다만 도련님이 말하는 건 좋으니 녹음한 거 잘 듣겠다는 말과 함께 도망가버린다.
이후 세은이 미미르의 집에서 석류를 먹으려 할 때, 수아가 먹으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손을 붙잡으며 나타난다. 갑작스런 등장에 세은은 놀라 석류를 떨어뜨리고 수아도 세은의 반응에 놀란다. 수아는 놀래켜서 죄송하지만 동시에 놀라는 도련님도 귀엽다면서 웃는다. 하지만 미미르를 보더니 표정이 싹 바뀌면서 이게 무슨 짓이냐고 일갈한다. 그러자 미미르는 살짝 비꼬는 투로 분신이 아닌 본체는 몇 년만에 보는 것 같다며 불편하게 웃는다.
미미르는 그러지 말고 석류나 먹어보라며 넘어가려하지만, 수아는 분노한 표정으로 미미르의 행동을 추궁한다. 미미르는 잠깐 불장난을 친 거라며 변명하는데[33] 수아는 그 말을 듣고 그럼 도령을 납치한 거냐며 따진다. 미미르와 수아가 언쟁을 벌이면서 세은은 수아가 미미르와의 첫만남 과정을 알고 있는 것에, 수아에게 어떻게 전말을 알고 있었던 거냐고 묻는다.[34] 그러자 수아는 다시 밝게 웃으며 자긴 언제나 도련님을 지켜보고 있다며 해맑게 웃어넘긴다.
그 모습을 본 미미르는 석류 몇 알을 입에 털어넣으며 수아에게 인간 흉내가 제법 익숙해졌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그러곤 수아의 표정 변화가 다양한 걸 보고 자기를 대하는 태도와 너무 다르면 상처받는다고 씁슬하게 말한다. 수아가 살짝 미안한 듯한 표정을 보이며 침묵할 때, 미미르가 수아와의 관계에 대해 알려주러 한다. 하지만 수아는 그저 아는 사이일 뿐이라며 말을 끊는다.
그러자 미미르도 그냥 아는 사이라고 같이 얼버무리고, 수아는 새침하게 세은에게 다가가 그냥 돌아가자고 말한다.
수아는 돌아가는 동안 한동안 조용히 있다가, 세은이 자신의 옷이 젖지 않은 것을 궁금해하자 옷도 분신처럼 머리카락으로 만들었기에 안 젖는다고 알려준다.[35]

그 때 수아가 다가와 옷이 젖어 감기 걸릴 수 있다며 세은을 벗기려 한다. 세은이 괜찮다며 거부하려 하자 수아는 얼굴이 굳더니 오늘 세은이 자기 말을 듣지 않고[36] 독단행동한 걸 추궁한다. 그러면서 자긴 열심히 일했는데 혼자 다른 여자랑 노닥거리기 있냐면서 훌쩍거리는 시늉을 하고, 세은이 사과하자 수아는 웃으며 그러면 자기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맞지 않냐고 말한다. 세은은 그건 맞으나 부탁이 부탁인지라 망설인다.
그리고 수아가 좋아 죽는 표정을 보자 자기가 벗는 게 도움이 되냐고 묻는데 수아는 당당하게 그렇다고 답한다. 세은은 자기가 몸짱인 것도 아닌데 어디가 예뻐서 그런 거냐고 궁금해하는데 수아는 기억을 잃었으니 본인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걸 떠올리고 축 쳐진다. 하지만 이내 다시 미소지어 다시 기억을 찾아보자고 독려하고, 그 모습에 세은은 수아를 잠깐 의심한 자신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곤 수아에게 손을 내밀어 돌아갈 것을 권유하고 수아는 웃으며 알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아는 말 돌리지 말고 벗기나 하라며 태도를 싹 바꾼다. 세은은 여우답다며 속이 타는 심정을 느끼고 수아는 능청스럽게 웃는다.
《벗는다》를 고르면 세은은 옷을 벗을 생각을 하고, 수아는 앞에서 소매로 입을 가리고 까르르 웃는다. 세은이 옷을 벗겠다고 하자 수아는 기쁨의 감탄을 내지른다. 하지만 세은은 수아를 당황시키기 위해 바지도 벗겠다고 말한다. 수아는 예상대로 바지까진 그럴 필요 없다며 당황해하는데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벨트를 풀 준비한다. 수아는 부끄러워하며 너울을 뒤집어쓰고 어쩔 줄 몰라한다.
세은은 수아가 부탁했는데 어쩔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벨트를 마저 풀려한다. 그러자 수아는 부끄러운지 자신의 등에 얼굴을 파묻는다.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한 세은은 지는 척하며 바지는 안 벗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아는 어째선지 파묻은 얼굴을 들지 않았고 이를 세은이 의아해하던 찰나, 수아가 등에 입김을 불어 세은의 자세를 무너뜨린다. 그러면서 수아는 이번엔 제법 대담했지만 아직 멀었다며 수건 한 장을 건네고, 이후 총총걸음으로 앞서 나간다.
《벗긴다》를 고르면 세은은 수아도 물에 들어갔다 나왔으니 수아가 먼저 벗으면 벗겠다고 말한다. 수아는 자긴 보송보송하다며 한 바퀴 돌아보이고 이후 수아는 짐승처럼 대담하다면서 기쁨의 비명을 외친다. 짐승은 너라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아는 다가와서 그렇게 자길 벗기고 싶냐고 묻는다. 세은은 무덤덤한 척하며 형평상 그렇다고 말하는데 수아는 본심을 묻고, 세은은 솔직하게 벗기 싫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아는 단호하게 벗으라고 타박한다.
그래도 세은은 네가 먼저 벗어야 벗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수아는 지는 듯한 말투로 손을 옷고름으로 가져간다. 수아가 홍조를 띄고 시선을 피하면서 옷을 벗으려 하자 세은은 왠지 자기가 굉장히 나쁜 짓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벗는 것도 제대로 못 보고 시선을 피하려 하는데 수아는 꼭 봐줬으면 한다며 시선을 유지해 줄 것을 부탁한다.
결국 수아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는데 그 때 미미르가 나타나 노상에서 스트립쇼하냐며 능글댄다. 세은이 넌 상시 스트립이라며 받아치자 미미르는 벌써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된 거냐며 웃는다. 세은이 해명을 하려 하자 수아는 세은의 팔에 휘감겨 그렇고 그런 관계가 맞다며 웃는다. 세은은 미미르에게 얘 말 듣지 말라고 말하나 미미르는 듣지도 않고 저질이라며 탄식한다. 세은은 자기 편이 없는 이 상황에 허탈해한다.[37]
이후 수아는 그럼 자기가 벗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미소짓고, 세은은 수아에게 놀아났다고 생각해 한숨을 쉰다. 이후 웃통을 벗어서 물을 짜내고 여자 둘은 끈적한 눈빛으로 뚫어지게 바라본다. 그 때 수아는 미미르를 잡아 수풀로 던지더니 자기만 볼 거라고 말한다. 미미르는 너무하다며 따지지만 수아는 무덤덤하게 머리를 누르고 미미르는 엄지손가락을 내밀고서 사라진다.
이후 수아는 머리카락으로 만들었다며 수건을 건넨다. 세은은 분신도 그렇고 뭐든 만들 수 있냐고 묻는데 수아는 못 만드는 것도 있다고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그게 뭔지 말하려다 갑자기 말을 끊은 뒤 너울을 푹 눌러쓰고 웃으면서 앞장선다.[스포일러2]
한밤중에 세은이 자다 깨고 창문 밖의 누군가에 홀려 나가려 하자, 세은의 방에 몰래 들어와 자던 수아가 자다 깬 목소리로 말을 건다. 자기 이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던 수아는 혹시 미미르라도 왔냐고 물으며 다가온다. 세은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자 수아는 잠시 침묵하더니 품에 안기고, 그런 거 신경쓰지말고 같이 자자고 말한다. 그 때 다시 방울이 울린다.
세은은 수아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이내 할 말이 있다고 말한다. 낭만적인 밤 분위기에 세은이 진지하게 말을 걸자 수아가 부끄러워하며 기대를 하는데 세은은 네가 왜 내 방에 있냐고 따진다. 수아는 뻔뻔하게 몰래 들어왔다며 찡긋 웃고 세은은 뭐하러 왔냐고 되묻는다. 그러자 수아는 이제부터 그건 도련님이 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자기가 당할 짓을 상상하며 홍조를 띄우고 기대를 한다.
하지만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아를 들어 방밖으로 굴려 보낸다. 그러면서 쬐끄만 여우가 못하는 말이 없다며 툴툴대는데 한편으론 귀에 거슬렸던 소리들이 없어진 광경에 의아해한다. 그런 소리가 애초에 났었는지의 여부도 긴가민가하고, 창밖에는 이미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그 때 수아가 다시 나타나 세은을 놀래키고 세은은 수아를 다시 굴려보낸다. 그리고 방문을 닫고 뒤를 돌아보자마자 수아가 천장에 매달린 채로 다시 나타난다. 수아가 계속 나타나자 세은은 방 밖으로 굴려지기 직전 분신이랑 바꿔치기 한 것임을 깨닫는다.
청명으로부터 여섯 일이 지난 날.
여우의 정체를 쉽게 간파하고 접근하는 인간에는 두 가지가 있대.
특출한 인간이거나, 맛이 간 인간이거나.
이 인간의 경우는 후자인가 봐.
제대로 달리지 못하고
수영도 할 줄 모르고
움켜쥐는 힘조차 약해 아무것도 하지 못해.
평생 병석에 누워있었다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맛이 간 인간.
얘는 죽기 전에 여우가 사는 곳을 구경하고 싶어 해.
평생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살았으니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싶다는 것 같아.
금수의 은신처가 왜 아름다울 거라 생각하느냐 되물었더니 성실한 광기를 머금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어.

여우가 보고 싶어.
...
그냥 우리 집 주변을 구경시켰더니 무지 좋아했어.
역시나 맛이 간 인간이야.

《ACT 3》: 셋째 날[39]
셋째 날 아침에는 복도에서 축 쳐진 채 자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세은이 수아를 깨우자 수아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허둥지둥 기상인사를 한다.
비몽사몽한 수아는 침을 질질 흘리며 세은에게 비비적대고 애교를 부린다. 세은이 수아에게 왜 밖에서 자냐고 묻는데 수아는 도련님이 쫓아내서 그랬다고 답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갑자기 미안함을 느낀다. 그리곤 수아가 도련님이 푹 자야 구슬을 입에 넣을 수 있다고 말하려다 문득 정신이 든다.
정신이 든 수아는 자신이 흐트러진 모습을 봤냐고 묻는데 세은이 그렇다고 하자 부끄러운지 온몸을 바들바들 떤다. 세은은 단순히 머리가 눌리고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위로한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수아는 충격받았는지 세은도 느낄 정도의 한기를 발산한다. 이후 살기어린 목소리로 수아가 부르자 세은은 죽을지도 모른 생각을 한다.
이후 세은에게 안긴 수아는 안겨있어 자기 얼굴이 보이지 않은 상태로 샤워실까지 갈 걸 명령한다. 세은이 이유를 물으려 하자 어쨌든 하라며 소리를 지르고, 세은은 이번엔 땀이 날 정도의 열기를 발산하는 걸 느낀다. 세은은 더 자극했다간 집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순순히 따른다. 샤워실로 들어간 수아는 오늘부터 기억을 찾아야 하니 1층 첫번 째 방으로 준비가 끝나는 대로 와달라고 한다. 그리곤 도련님은 개인 샤워실을 이동해 달라는 말과 함께 수치의 흐느낌을 한다. 세은은 샤워실 문이 희미하게 떨리는 걸 보고 더 이상 자극하면 안 될 거 같아 순순히 물러난다.[40]
수아는 이후 말끔히 다듬어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이제는 소녀의 얼굴을 마음대로 봐도 된다며 웃는다. 세은이 아까 자다 깬 얼굴도 예뻤다고 말하자 수아는 얼굴이 굳으며 그런 일은 없었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이후 수아가 해맑게 태도를 세은은 표정이 휙휙 바뀌는 게 소름돋는다고 말한다. 수아는 혹시 경멸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세은 역시 말을 함부로 했다며 사과한다.
아무튼 수아는 '여우문'에 대해 설명한다. 일단 이 문의 기능은 어디로든 문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문을 연 사람의 기억 속에 있는 장소 중 하나로 바로 갈 수 있으며, 이걸로 기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41] 수아는 본인과 함께 갈 테니 길을 잃을 걱정은 필요 없다고 안심시키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새끼손가락에 추적 요술을 걸어놓은 예쁜 실을 껴놓는다. 실이 예쁘다고 생각한 세은은 무심코 실을 입술에 가져다 대는데,[42] 수아가 그건 자기 머리카락이라고 말해준다. 세은은 잠시 멈칫하더니 그건 일찍 말하라고 부끄러워하나, 수아는 알려 주지 말 걸 그랬다며 까르르 웃는다.
이후 둘은 손을 잡고 여우문을 열고 들어간다.[43] 문을 열자 사람이 북적거리는 번화가가 나온다. 그런데 수아의 옷차림이 너무 눈에 띄어서인지 사람들이 웅성대고, 세은이 지적하자 수아는 눈을 반짝이는 요술을 쓴다. 요술을 쓰자 사람들은 다시 제 갈길을 간다. 수아 말로는 사람을 홀리는 요술로, 다른 사람 눈에는 극히 평범한 커플로 보여질 거라 말한다. 이후 의욕이 넘치는 모습으로 수아는 세은을 이끈다. 수아 말로는 이 때를 아주 오래 기다렸다고.
이후 길을 가다[44] 다트 미니게임장을 본 수아는 한 판에 5천원이라는 창렬스러운 가격에 놀란다. 세은은 다트장을 보고 뭔가 익숙한 분위기를 느끼고 뭔가 떠오를 거 같다는 생각에 도전한다. 이후 세은은 여우 인형을 딴다. 수아는 도련님이 다른 여우를 좋아한다며 침울해하는데, 세은은 그런 수아에게 인형을 건네준다음 너 주려고 따왔으니 가지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전에도 이런 적 있는 것 같다는 소감을 남긴다.
인형을 받은 수아는 한동안 가만히 있더니 너울을 꺼내 쓴다. 수아는 여우 인형을 꼭 껴안고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 세은은 수아의 차분하게 좋아하는 색다른 태도에 이제부턴 자신이 이끌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뭔가 먹는다.》를 고르면 수아는 깊게 생각에 잠긴 세은에게[45] 걱정하는 듯한 눈빛을 보낸다. 세은이 수아가 걱정하는 거 보고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수아의 눈동자 색이 예쁘다고 말한다. 수아는 자세히 보여주겠다며 세은에 가까이 들러붙어 유혹하려 하는데 세은은 길거리에서 그러는 거 아니라며 떨쳐낸다.
이후 세은이 자신의 음식 취향을 물어보자 수아는 자기 취향에 맞춰준다는 말이냐며 좋아하고, 도련님의 취향에 맞춰주겠다며 양보한다.[46] 세은은 장난기가 발동해 자기가 주는 걸 먹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따지지만, 수아는 세은도 민트초코를 싫어하니 어차피 안 먹을 거 아니냐고 간파한다.
그리곤 수아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맞춰보라며 입을 가리고 웃는다. 하지만 세은이 카레덮밥를 말하자 자신의 귀가 쳐지고, 고기류, 특히 소고기를 말하자 귀가 쫑긋 세워지는 걸 본다. 이후 수아의 귀 상태를 보고 세은이 음식 취향을 맞춰려 하자 수아가 그런 방식은 치사하지 않냐고 말한다.[47] 아무튼 수아의 반응을 봐서 세은은 연어육회를 먹으러 간다.
그런데 막상 가게에 가서 먹어보니 세은은 이 두 음식이 자기가 좋아하던 음식이었다는 걸 깨닫고, 음흉하게 웃는 수아를 보고 혹시 수아가 자기의 음식 취향에 맞춰 연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한다.[48]
《특이한 카페》를 가자 수아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무슨 의도로 데려온 거냐고 묻는다. 데려온 곳은 라쿤 카페로 수아의 반응을 보고 혹시 너구리를 싫어하냐고 물으나 수아는 너구리는 상관없는데 라쿤이 싫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애초에 이렇게 귀여운 여우가 있으니 너구리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세은은 작은 동물의 귀여움은 별개라고 말하고, 수아는 움찔하며 자기도 여우 모드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흥미가 생겨 수아에게 여우 모드로 바꿀 것을 요청한다. 수아는 살짝 당황해 하더니 여우귀만 꺼내보이지만 세은은 진짜 여우로 변해달라고 부탁한다. 수아는 그 부탁에 부끄러워하며 당황해하다 이후 세은을 벽으로 밀어붙여 무서운 표정으로 웃는다. 그리곤 자기가 여우로 변하면 다 벗어야 한다며, 이런 곳에서 옷고름을 풀라 하니 참 대담하다면서 놀린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크게 당황하는데 수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련님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유혹을 한다.
수아의 계속된 유혹과 수아가 눈을 반짝이며 거는 요술에 홀린 세은은 기억 찾기고 뭐고 이성이 끊어져 유혹에 넘어가려 한다. 하지만 그 때 세은의 얼굴에 탈주한 라쿤이 떨어져 이성을 되찾게 된다. 유혹에 실패한 수아는 부끄러웠는지 가게를 나와 걸으면서 세은을 백허그 한 상태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영화를 본다.》를 고르면 세은은 영화관을 제안하는데, 수아는 영화에 대해 모르는 상태였기에 판소리 비슷한 거냐고 묻는다.[49] 그렇게 영화관에서 여우가 볼 만한 영화를 찾던 도중 수아가 영화 포스터를 하나 지목하는데[50], 하필 그건 브로맨스가 섞인 에로영화였다. 세은이 청불이라며 지적하자 수아는 자긴 둔갑 여우라 나이가 꽤 된다고 받아친다.[51] 그러면서 수아는 자긴 어떤 산신령이 빌려준 만화책 덕에 인간의 그렇고 그런 활동에 관심이 많다면서 음흉하게 웃는다.[스포일러3]
그런데 수아는 동물들이 한가득 나오는 포스터를 보더니 갑자기 얼굴이 빨개져 조용해진다. 세은이 반응이 이상하다 싶어 포스터를 얼굴에 들이대더니 수아는 당황하며 너울로 얼굴을 가린다.[53] 아까까지 섹드립을 날리던 수아가 부끄러워 하는 걸 보고 신선한 반응에 재미를 붙인 세은은 동물 포스터 몇 개를 얼굴에 흔든다. 수아가 뒤로 물러나다 보니 어쩌다 세은이 벽에 몰아붙인 구도가 되었고, 수아가 훌쩍거리자 주변 행인들의 여론이 상당히 나빠진다. 결국 눈치를 본 세은은 사과를 하고, 사과를 한 세은을 본 수아는 태도가 싹 바뀌더니 영화 선택권은 자기가 갖겠다고 말한다.
이후 능숙하게 표와 팝콘을 구매한 수아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착석하고, 결국 아까 에로 영화를 보게 된다. 생각보다 매우 높은 수위에 세은이 어쩔 줄 몰라 할 때 수아는 옆에서 귀엽다면서 음흉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수아의 주머니에 동물 포스터가 말려 꽃혀있는 걸 보고 세은은 영화를 모른다는 것부터 포스터가 부끄럽다는 것까지 전부 세은을 놀리기 위한 수아의 연기였음을 깨닫는다.
그 다음 수아는 세은에게 졸라 아쿠아리움에 온다. 수아는 아쿠아리움들의 물고기들을 가리키면서 쏘가리를 포함한 생선들의 맛을 평가하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입에 가시가 찔려서 아팠다는 말밖에 안 한다. 이후 세은은 수아가 생선을 먹는 모습을 상상한 뒤 수아에게 여우 모드로 변신해달라고 조르지만 수아는 도망간다.
세은이 수족관에서 만난 미미르와 대화하고 있을 무렵, 뒤에서 수아가 나타난다.[54] 수아는 자긴 홀로 기억 찾으려 애쓰고 있었는데 뭐하냐고 섬뜩하게 웃는다. 세은은 미미르를 만났다고 변명하나 수아는 오히려 다른 여자랑 대화하고 있었냐며 상처받았다고 말한다. 반박의 여지가 없던 세은은 자길 때리라고 말한 뒤 사과한다.
하지만 세은이 사과하자 수아는 폭소하고 미미르가 나타난 건 본인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55] 그러곤 세은이 미미르를 봤을 때의 반응이 궁금해서 일부러 방관했다고 밝힌 뒤 사과를 한다. 왜냐하면 세은이 미미르를 만났다고 거리낌없이 말하면 안심할 거 같고, 말하지 않으면 서로 다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세은은 어떻게 행동하든 좋게 해석하는 거 아니냐고 반박하고, 그러니 사과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리곤 수아를 껴안으며 수아 역시 자길 시험했다는 걸 거리낌없이 말했다는 걸 알려주며 기쁘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수아는 그렁그렁해하며 세은이 자기가 생각한 그대로 반응해줬다며 웃는다. 그러곤 자기에게 또 속았냐면서 까르르 웃는 채로 팔짱을 낀다.
이후 세은이 굳이 아쿠아리움으로 데려온 이유를 묻는데 수아는 어제 미미르가 호수 속을 보여준 거랑 관련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미미르네와 달리 상어도 있으니 언제든 들어오고 싶으면 말하라며 웃는다.[56]
수아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거울을 보고 갑자기 귀가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더니 너울을 쓴다. 갑자기 오늘 아침에서의 일이 떠오른 세은은 수아의 머리가 헝클어져서 부끄러워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곤 수아의 약점을 찾았다고 생각해 껴안은 뒤 이대로 샤워실까지 가자고 말한다. 수아가 부끄러워하는 걸 보고 세은은 드디어 1승을 했다고 자만하나, 이상할 정도로 세은의 채취를 맞는 수아의 모습과 여우귀를 집어넣자 머리가 단정한 걸 뒤늦게 확인한 세은은 또 속았음을 알게 된다.
그날 밤 수아는 여우 저택을 습격해온 저승사자 아린선배와 대치한다. 세은이 아린과 대나무 숲에서 실랑이를 벌일 무렵[57] 수아는 선배와 싸우고 있었는데[58], 수아는 선배를 일방적으로 압도해버린다.[59] 하지만 세은이 아린의 법기 검에 의해 상처를 입는 것까진 막지 못하고, 뒤늦게나마 세은이 왼팔에 큰 상처를 입은 걸 보고[60] 격노한다.
이후 수아는 도련님을 지켜내지 못한 여우는 쓸모가 없다는 말을 중얼거리며 패닉에 빠진다. 그리곤 비명을 지르며 상처에 머리카락을 감아주더니 머리에 꽃은 비녀를 뺀다.
파일:수아1.png
비녀를 빼자마자 계절이 바뀐 수준으로 주변 공기가 얼어붙게 된다. 수아는 당장이라도 죽일 표정으로 아린과 선배를 바라본다. 그러곤 한 번도 내지 않은 낮은 목소리로 아린과 선배를 저주하기 시작한다. 선배를 부축하며 후퇴하던 아린도[61]그 살기에 겁을 먹고, 세은은 이대로 가다간 수아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직감을 느낀다.
이후 선배는 가면도 벗어던진 채 아린과 함께 도망가고, 수아는 엄청난 기운을 발산한 뒤 폭발시킨다. 둘을 쫓아낸 뒤 수아는 기절한 세은에게 구슬을 입에 물린다.
청명으로부터 일곱 일이 지난 날,
여우의 집을 구경시켜준 대가로, 이번엔 내가 인간 세상을 안내받았어.
하지만 얘 무지 못해.
영화라는 건 표를 살 줄 모르고,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도 모르고, 조잡한 상술에 속아 돈을 날려먹었어.
평생 누워 있었다니 살아가는 법을 알 리 없잖아.
그야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이야.
인간 세상을 구경하는 여우보다 그걸 안내한다는 인간이 호기심에 눈을 빛내는 게 웃겨서, 무심코 웃어버렸다?
커다란 바다를 만들어 놓은 장소에서, 도련님이 내게 말했어.
"너도 저승사자가 보여?"
그런 년한테 신경 쓰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ACT 4》: 넷째 날
이 날 수아는 세은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는데, 행복한 표정으로 세은에 껴안기고 이대로 있어 달라고 말한다. 수아를 안아주던 세은은 수아를 놔두고 밖으로 나온다.[62]
목욕을 하고 온 세은은[63] 수아의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덜어줄 방법을 고민하다 갑자기 일어난 수아를 마주한다. 수아는 세은을 걱정하나 세은은 어제같은 사건은 익숙한 감각이었다며 괜찮다고 안심시키고, 역으로 수아를 걱정한다. 수아는 자기도 괜찮다며 청초하게 빙글빙글 도는데, 묘하게 허접한 행동거지와 지나치게 멀쩡한 옷가지를 보고 분신임을 간파한다. 수아가 아직 아파서 분신을 보냈다고 생각해 간호라도 해주려 자신의 방으로 이동하려 하나, 분신 수아는 본체가 도련님을 마주할 컨디션이 아니라며 부끄러워한다.
수아의 만류에도 방에 들어가려 하자 분신 수아 3마리가 나타나 막아선다.
《분신 수아를 설득한다.》를 고르면 세은은 수아의 전투력도 전투력이지만 수아의 귀여움 때문에 맞서 싸울 의지를 잃어버린다. 그 때 수아 분신B가 세은을 미인계로 유혹하자 세은은 홀라당 넘어가려 한다. 그런데 수아B가 귀를 깨물자 다른 분신들이 혼자만 도련님 독점하려는 거냐며 주먹질을 한다. 그렇게 서로 도련님을 차지하겠다며 분신들은 살벌하게 싸우고 세은은 이 틈을 타 방으로 들어간다.

《분신 수아를 처치한다.》를 고르면 세은은 상처를 입은 왼팔을 보여주며 수아들에게 죄책감을 유발시키게 해 함부로 방해 못하도록 막는다. 수아들은 우왕좌왕하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세은은 수아가 너무 보고 싶으니 그렇다고 답하고 수아들은 부끄러운 나머지 알아서 사라진다.[64]
수아는 의외로 멀쩡한 상태로 있었다. 수아는 도련님의 상태를 걱정하며 도련님이 다치게 만들어 죄책감을 가지지만 세은은 괜찮다고 말해 안심시킨다. 그리고 세은은 수아에게 어젯밤 일을 자세히 묻는다. 여기서 세은이 저승사자가 온 것에 혹시 자기가 죽은 거냐고 말하지만 수아는 격앙된 반응으로 강하게 부정한다.
수아는 이내 진정해 사과를 하고, 어쨋든 어제 저승사자의 습격은 합당한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정말 어제 영혼을 거두어 갈 자와 세은이 바꿔치기 당한 것이었으며, 경계를 열어서 대나무 숲으로만 가지 않으면 괜찮다고 말해준다.[65] 그리곤 만약을 대비해 수아는 경계를 여는 법도 알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수아는 두 번째 여우문으로 가서 기억을 찾을 걸 제안한다. 그러면서 수아는 방 밖으로 나가려 한다. 세은은 나가려는 수아를 보며 자신의 예상과 달리 굉장히 차분한 태도에 의문을 가지고, 이내 아까 분신들이 보여준 행동거지는 자신을 속여서 놀리기 위한 연극이었다고 생각하려 한다. 그런데 세은은 이상한 점을 깨닫는다. 정말 수아가 장난을 친 것이였으면 그걸 언급했을텐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
거기에 세은이 수아가 자신의 왼손을 주물러대지 않았다는 것, 아까 약속을 할 때 굳이 오른손으로 바꿔서 한 것, 그리고 지금 나가는 수아의 걸음걸이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을 보고 한 가지를 유추해낸다. 세은은 불안한 눈빛으로 수아를 불러세우고 이내 왼손 소매를 걷을 것을 요청한다. 수아는 당황해하며 거부하려 하지만 세은의 고압적인 태도에 결국 꼬리를 내리고 보여준다.
수아의 왼손은 피범벅인 붕대가 감겨있었는데, 세은은 상처가 최근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걸 토대로 수아가 세은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자해를 했다는 사실을 끄집어낸다. 수아에게 추궁하자 수아는 시선을 피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잘못을 했음에도 도련님은 감싸주기만 하고, 결국 자기혐오에 시달려[66] 자해를 했다고 알려준다. 그러곤 자기를 감싸주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벌을 받아야 하지 않냐고 묻는다.
《네가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를 고르면 세은은 수아의 헌신의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이 이상 다치지 않아줬음을 말해준다. 수아는 멍하니 세은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떨구고 나지막이 죄송하다고 말한다. 수아의 태도에 세은은 수아의 헌신 덕에 살아가고 있으니 자기를 책망하지 말라며 충고한다. 그러면서 쓸모없기로는 자기가 더 쓸모없다고 말하는데, 수아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도련님의 모든 것이 자기에겐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세은이 부끄러워하자 수아는 웃으면서 본심이 맞다고 알려준다.
《어젯밤의 일은 내가 잘못한 거야.》를 고르면 세은은 어젯밤 일은 모두 자기 잘못이라고 말한다. 수아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그런 도련님을 지켜보지 못한 자기 잘못 아니냐고 말한다. 수아가 계속해서 자책을 하자 세은은 이대로 수아 탓을 하는 건 염치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수아는 멍한 표정으로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 웃으면서 그게 도련님이 원하는 거라면 지금은 소녀를 벌 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 이상 쓸모없어질 셈이냐?》를 고르면 이번에 지키지 못해서 자해를 해서 몸에 상처를 만들면, 다음에 제대로 지킬 수 있냐고 지적한다. 그 말을 들은 수아는 멍한 표정에서 나른한 표정으로 바뀌고, 세은은 단호하게 자해를 하는 건 자기를 해하는 거와 동일시하는 거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수아는 주눅이 든 채로 수긍한다. 수아의 태도를 본 세은은 순간 심하게 말한 것 같다고 생각해 사과하려 하나, 수아는 고압적이고 난폭한 도련님도 좋다며 안기려 들고 세은은 당황한다.
이후 수아는 세은에게 안기는데, 뒤늦게 이성을 되찾은 수아는 자기가 혹시 이상한 짓을 했냐고 묻는다. 수아는 세은의 긍정을 듣자마자 부끄러워 하며 주변을 얼려버린다.
그러곤 지금은 너무 부끄러우니 잠시 혼자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말투와 표정관리 모든 게 무너진 수아를 본 세은은 더 이상 자해 안 할 거냐고 묻고, 수아는 부끄러워하며 안 한다고 소리치고 세은을 방 밖으로 밀어낸다. 여우문으로 가기 전, 세은은 수아에게 혹시 또 심란한 일이 있으면 자기에게 먼저 오라고 말하고 수아는 다소 몽롱한 목소리로 알겠다고 말한다.
이후 세은이 두번 째 여우문으로 먼저 들어가버려 기차역에 도착하는데, 이에 수아는 세은의 손가락에 감겨있던 머리카락으로 전화를 건 뒤 훌쩍거리며 걱정한다. 그 이유는 세은이 먼저 가서 문을 닫아버리면 자신은 수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하기 때문이라고. 그러면서 수아는 끊기 전에 "널 원해. 지금 당장 내 곁으로 와 줘."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세은은 잠시 부끄러워하다 그대로 말해주고, 수아는 당장 가겠다고 소리친 뒤 전화를 끊는다.[67]
이후 세은이 기차역에서 기다리는 동안 만난 아린에게 수아를 비롯한 여우 종족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아린이 말하길 여우한테 매료당하면 수명을 뺏긴다고 한다. 자세히 말하면 여우는 여우 구슬이란 걸 사용하는데, 여우 구슬을 상대 입에 넣고 자기 입에 넣으면 수명을 뺏을 수 있다고. 그리고 이 방식으로 많은 양의 수명을 모으면 마침내 스스로 수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영물이 되며, 빼앗은 수명은 여우의 영력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영력을 가진 여우들은 가문을 이루고 세력을 형성했으며 최근엔 모두 인간계를 떠났다고 한다.
수아는 밤이 되어서야 세은을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집 복도를 걸으며 훌쩍거리며 걱정했다고 말한다. 그리곤 아침에 혼자 있게 해달라고 말한 것을 굉장히 후회했다고 밝히며 세은의 품에 강하게 안긴다. 수아는 가서 누굴 만났냐고 묻는데 세은은 훈련소 가는 동물들이랑 만났다고 알려준다. 수아는 냄새를 보아하니 여우, 호랑이, 두꺼비, 고양이, 도마뱀, 지네, 구렁이를 만난 거 같다고 말한다. 세은은 다른 건 그렇다 쳐도 구렁이가 있었던 기억은 없어서 의아해하는데, 문득 동물이 아니지만 동물이었던 누군가가 있었음을 깨닫고 무심코 말해버린다.[68]
그러자 수아는 굉장히 싸늘한 표정으로 그 능구렁이 같은 년에게[69] 장기자랑을 하겠다고 여우문으로 향한다. 세은이 수아를 껴안아주면서 말리려 하는데 통하지 않자 결국 둘이 합의를 봤다고 알려준다. 수아도 곧바로 죽이러 가려다 그 말을 듣고 정말 위협을 가했다면 본인도 눈치챘을 테니 세은의 말이 사실임을 납득한다.[70] 그리고 수아는 도련님의 뜻을 순순히 따르겠다며 성질을 죽인다.

그리고 수아는 피식 웃더니 이후 꾸며낸 목소리로 자길 두고 혼자 다른 영물들을 만나고 왔냐며 탄식을 한다. 그러자 세은은 사과의 의미로 원하는 걸 하나 들어주겠다고 하는데 수아는 그 소원으로 자기와 함께 자는 걸 요청한다. 이후 수아는 여우 인형을 꼭 안고 해맑게 웃으면서 세은의 방으로 입장한다.
수아의 귀여운 모습에 결국 사심을 한 번 놓을 뻔한 세은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머리를 한 번 박고 역시 안 되겠다며 혼자 자려 한다. 그 때 수아는 최면을 건 다음 세은을 눕힌다.
파일:수아3.png
수아는 최면에 걸린 세은에게 도련님의 행복을 위해선 뭐든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대나무 숲으로 나가지 말고 자신의 곁에만 있어달라고 말한다. 그 때 방울이 살짝 울리고, 수아는 자신의 입에 들어가 있던 구슬을 세은의 입으로 옮긴다.
도련님과 만난 지 4일째야!
오늘도 쭉 같이 놀았어!
도련님은 평생 저승사자를 보고 살았대.
병석에 누워있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이젠 오랜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로.
수명에 변동이 있을 수 있는 사람에게 저승사자가 붙어있는 건 딱히 특이한 일도 아니라고 보는데...
하지만, 그걸 볼 수 있다니, 그냥 맛이 간 인간이 아니었던 거야?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이 도련님을 평생 보아온 다른 녀석이 있다는 사실이 기분 나빴어.
그래서 한동안 혼자 있게 해 달랬더니, 저승사자가 내게 말을 걸더라.
"정말 먹을 건가요?"
[스포일러4]

《ACT 5》: 다섯째 날

수아가 자는 동안, 세은은 자기 방에 들어온 미미르와 이야기를 나눈다. 사실 세은은 수아가 잘 때마다 자기 입에 여우 구슬을 넣는다는 걸 진작 알고 있었고, 미미르는 웃음기 싹 뺀 표정으로 그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아냐고 묻는다. 하지만 세은은 수명을 빼앗겨도 무덤덤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미미르는 수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방법은 바로 그만두라고 명령만 하면 된다는 것. 이후 미미르는 수아를 요술로 더 푹자도록 재운 뒤 세은을 데리고 여우문으로 간다.
이후 미미르가 말하길 여우문은 일단 여우문은 문을 연 사람이 가 본적 있는 장소로 연결되는 건 맞으나, 같은 사람이 문을 다시 열거나 여우가 직접 초기화하기 전까진 같은 곳으로만 연결된다고 알려준다. 즉, 두번 째 여우문 속 기차역은 세은이 아닌 수아의 기억 속 공간이었던 것.[72]
이후 잠에서 일어난 수아는 세은이 여우문으로 대나무 숲을 연 상태에서 미미르와 같이 있는 환장할 장면을 본다.[73] 참고로 여기서 이전에 나온 선택지에 따라 수아의 등장 방식이 달라진다. 《후환이 두렵다.》를 고르면 어느새 다가와 세은과 미미르 사이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상관없다. 만져라.》를 고르면 세은이 미미르의 뾰족귀를 만지고 있는 장면을 보고 냉기를 발산한다.

벽에 서리가 낄 정도로 한기를 발산하는 수아는 대나무 숲으로 가지 않기로 했냐고 말한다. 그것도 하필 수아가 자는 사이, 미미르와 함께 했냐고 묻는데 세은은 실수라고 말한다. 수아가 미미르에게 눈길을 주자 미미르도 실수라고 말하나, 동시에 불장난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수아의 표정은 더욱 썩어가고 이후 눈물을 흘리며 미미르와 야반도주를 하려 했냐며 운다.
수아가 역시 자긴 쓸모없냐고 한탄하자 세은은 필사적으로 해명하려 하는데,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한 수아는 웃고 만다. 그걸 본 세은은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는데 자기 놀리려고 연기한 거냐고 묻는다. 수아는 긍정도 부정도 안 하고 웃기만 한다.

하지만 수아는 대나무 숲으로 가려는 것에 상처받아 눈물을 흘린 건 진짜라고 말한다. 그걸 들은 미미르는 상스러운 말이 섞인 탄식을 하고 수아는 눈치를 줘서 미미르를 치운다. 그리고 수아는 은근한 표정으로 세은을 벽으로 밀어붙인 뒤 다시 아까처럼 한탄을 한다. 그리곤 자기에게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묻는다.
이 때 세은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댄 수아의 송곳니를 살짝 보더니, 갑자기 저것에 먹힌다는 생각과, 거미, 피투성이의 어린 수아를 떠올리고, 그 송곳니에 자신이 뜯어먹혔음을 기억해낸다. 갑작스러운 충격적인 기억 회복에 세은은 무심코 수아를 밀쳐내고, 수아와 미미르는 당황한다. 세은은 사과를 하나 수아는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 때 미미르가 술래잡기라면서 분위기 전환 및 화제 끊기를 한다. 미미르는 이젠 수아가 술래라며 세은을 복도로 밀쳐내고, 세은에게 윙크 하나를 하고 도망간다. 수아는 얼떨결에 술래를 맡게 되고 이후 1분을 센다.[74] 하지만 세은은 분신들에게 순식간에 들켜버리고 만다.
다시 기차역으로 도망친 세은은 수아가 자기를 잡아먹는 짓 따위를 할 리 없다고 생각해 떠오른 기억에 대해 심란해 한다. 그러다 우연히 아린을 또 만나고, 아린에게 법기 거미와 저승의 목적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75]
파일:아린2.png
수아는 이후 미미르와 함께 출근하려던 아린을 납치한다. 수아는 도련님께 위해가 되는 존재라 납치했다고 말한다. 세은이 이미 합의를 봤다고 말하지만 수아는 그건 제대로 된 합의가 아니라 말한다.[76]
이후 수아는 아린 입에 테이프를 때주고, 대나무 숲으로 도련님을 불러냈던 방법을 물으려 한다. 아린은 비장한 눈빛으로 저승사자는 순순히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미미르와 수아는 이후 고문이라도 할 생각인지 음흉하게 웃는다. 수아는 곧바로 분신들을 대거 소환하고[77] 고문하려 하는데, 그 때 세은이 분신들을 막아선다.

세은이 그만둘 것을 부탁하나 수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아린이 이전에 한 짓과 위험성을 근거로 거부한다. 그리고 수아는 눈을 잠시 반짝이더니, 대체 왜 아린을 살리는 거냐고 묻는다.
[ 《살려두면 이용가치가 있을 거야.》 스토리 펼치기 · 접기 ]
세은이 모처럼 생포한 저승사자인데다 고문해도 못 푸는 장치가 있을지도 모르니 살려두자고 말하자 수아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아린을 풀어준다.
《...친구란 말이야.》를 고르면 세은은 수아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머리를 숙이고 친구라고 말한다. 수아는 놀라더니 토라진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아린은 눈물을 흘리며 활짝 웃는다.

이후 수아는 아린이 법기 검을 멈출 수 없음을 알게 되자[78] 결국 고문하자고 달려들고 세은은 이를 어깨를 주무르며 진정시킨다.
그래도 법기 검은 아린이 없으면 최면 능력을 잃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수아는 아린을 당장 제거하자고 하지만[79] 세은은 일단 여기에 놔두면서 상태를 볼 것을 제안한다.[80]
세은과 미미르의 설득에 수아는 한숨을 쉬며 아린이 완전 무력화 상태인지 묻는데 세은이 자기가 이길 수준이라며 긍정한다.[81] 수아는 또 한숨을 쉬며 집에 다른 여자를 들이려는 세은에게 탄식을 하는데, 세은은 같은 래퍼토리에 질린다고 말한다.[82] 이후 수아는 웃으면서 다가와 팔짱을 낀다. 그리곤 수아는 아린의 동거에 대해 몇 가지 조건들을 말하는데 그걸 들은 아린은 부끄러워 해 어쩔 줄 몰라 하고 미미르는 속으로 신나한다. 어쩔 수 없이 조건들을 다 받아들인 세은은 한숨을 쉰다.
그 조건들이란 건 바로 아린 옆엔 항상 분신 수아들을 대동하는 것과 항상 수아와 세은이 같이 자는 것이다.[83] 세은과 한침대에 누운 수아는 영물들은 만만히 볼 존재가 아니기에 세은이 걱정된다고 말한다.
파일:수아4.png
세은이 앞으론 조심하겠다고 말하자 수아는 지금도 조심하지 않고 있다는 말과 함께 눈을 반짝인다. 다시 홀려버린 세은은 무방비하게 수아에 의해 입 속으로 구슬을 넣게 된다.[84]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
모르겠어. 난 어떡해야 돼?
그냥 그렇게 바랬어.
그저 이 시간이, 한순간이라도 더 오래 지속되길...

《ACT 6》: 여섯째 날
여섯 째날 아침 수아는 샤워를 한 뒤[85] 다시 세은의 침대로 들어가 잠을 잔다. 수아 몰래 일어난 세은은 이런 행동거지를 보고 수아가 일찍 일어나서 먼저 몸단장을 하고 다시 자는 루틴을 반복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귀엽다는 생각에 세은은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86]
일단 수아를 깨우는데 수아는 막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일어난다. 수아는 세은을 보고 땀을 흘린 거 같다 말하고, 세은은 누구랑 이불 같이 덮고 자니 더운 것 같다고 말한다. 수아는 이후 뭔가를 생각하는 듯 오묘한 표정으로 빙글빙글 돌다가 먼저 문으로 나가려 한다. 그 때 세은은 수아에게 여우문이 병원으로만 연결되기에 혹시 고장난 거냐고 묻는다. 수아는 귀를 까딱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자기가 확인해 보겠다고 말한다. 세은도 같이 확인하겠다고 하지만 의외로 수아는 거절을 하고 먼저 나간다.
이후 세은은 수아가 여우문을 고치는 동안 산책을 하기로 하는데, 이 중《정면의 숲에 다시 가본다.》를 고르면 수아 분신에 대한 메커니즘을 들을 수 있다.
세은이 안경을 쓰고 지적인 모습의 수아 분신에게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분신은 머리카락에 힘을 부여받아 생기며 어느 정도의 영력 행사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대미지를 어느 정도 입으면 사라지며 그 때 사라진 분신의 기억은 본체에게 돌아간다고 한다.
설명을 들은 세은은 예전부터 느꼈던 수아 분신들의 성격이 제각기인 걸 질문한다. 설명에 의하면 분신은 본체의 마음을 반영하며, 마음을 반영하는 정도의 크기는 수아 분신의 개수와 반비례한다고 한다. 또한 수아의 마음 중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더 먼저 생성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수아는 설명하고 싶은 마음보다 애교 부리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크기에 후자가 더 먼저 생성되는 거라고.[87]
그리고 여기 있는 분신들은 도련님의 신변 보호를 위해 구성된 적당한 인원들이라고 한다.[88] 또한 분신들이 마음을 반영하지만, 그렇다고 본체의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한다. 물론 마음을 잘라낼 목적으로 분신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싫다며 거부한다.
세은은 잠시 얼떨떨 해 하더니 신경 쓰이는 점을 말한다. 바로 신변 경호를 위해 소환된 것 치곤 수가 많은 것과 활엽수림에만 배치되어 있다는 것. 이런 점을 종합해서 혹시 분신을 대량으로 소환해서 특정 성격의 분신을 불러내려 하는 거냐고 묻는다. 그 때 분신 수아가 말을 끊더니, 지금까지의 설명은 반쯤 거짓말이라며 웃는다.
그 때 수많은 분신 수아들이 세은을 덮치며, 모든 분신들이 기본적으로 도련님과 놀고 싶어한다고 알려준다. 그렇게 세은은 바위에 누워 수많은 분신들에게 둘러싸여 건전한 안마를 당한다.[89] 그러다 세은은 멀찍이 떨어져있는 분신 수아를 본다. 다른 분신들과 달리 공허한 눈빛을 하고 체형이 작은 독특한 외양의 분신인데, 그 때 수아 분신들이 어딜 보냐며 관찰이 중단된다.
세은 말로는 수아 본체가 부끄러워 죽으려 하는 표정으로 사과하러 올 때까지 분신들에게 둘러쌓였다고 한다..
다시 집에 돌아와 복도를 걷던 세은은 오늘은 유독 저택이 조용하다고 느낀다. 그 때 뒤에서 유독 발랄한 목소리의 수아가 여우문 점검을 끝냈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수아는 공짜가 아니라 한다. 수아는 세은의 얼굴 옆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다음, 세은이 그 쪽을 보자 볼키스를 한다. 세은은 얼굴이 화끈해지는 걸 느끼는데 그 때 수아가 세은을 벽으로 몰아붙인다. 세은이 이러다 미미르나 아린이 보면 어쩌냐고 묻자 수아는 지금 이 저택엔 우리 뿐이라고 말한다.
세은은 수아가 유독 발랄한 게 저택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알게 되고 동시에 복도에서 사고를 쳐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한편으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른 애들을 싫어하냐고 묻는다. 수아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미미르 자체는 싫어하지 않고, 아린도 다른 방법으로 만났다면 좋아했을 거라 말한다.[90] 하지만 수아는 그래도 제일 좋은 건 도련님과 단둘이 있는 것이라 말하며, 자기는 세상을 도련님/도련님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련님에게 해를 끼치는 것/나머지로 구분한다고 한다. 세은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묻자 수아는 전부 잊어버리고 물어보는 거냐며 뾰루퉁한 표정으로 밀어낸다.
세은이 사과하며 빨리 기억을 찾겠다고 하자 수아는 부담 가질 필요 없다고 말한 뒤 웃으며 여우문으로 향한다.[91]
첫 번째 여우문으로 가자 이전에 갔던 번화가가 다시 열린다. 세은은 같은 곳을 또 가면 큰 도움이 안 될 거라 생각하나 수아가 괜찮으니 가자고 행복하게 조르기에 하는 수 없이 나아간다.
수아와 이곳저곳을 놀러다니던 세은은 어느 꽃밭에 도달한다. 수아는 모란꽃 한 송이를 꺾어 둘 중 누가 더 예쁘냐고 묻는다. 세은이 장난삼아 꽃이라 답하자 수아는 꽃을 짓밟는데, 세은이 사과하자 수아는 웃으면서 자신이 밟은 꽃이 환영이었음을 보여준다. 수아는 장난이라 해도 도련님이 예쁘다 하신 꽃을 꺾을 순 없다며 꺾어진 꽃줄기에 다시 꽃을 얹고 이내 요술로 회복시킨다.
수아가 찡긋 웃으며 자기와 뭘 하고 싶냐고 물으며 도련님이 좋아하는 연어라도 먹으러 갈 것을 제안한다. 세은은 나 말고 수아가 좋아하는 걸 고르라 말하는데 수아는 도련님만 따르겠다고 한다. 그래도 세은은 수아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수아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 꿋꿋이 수아가 좋아하는 걸 하자고 말한다.
수아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가리고 웃는다. 그러곤 근처의 벤치로 끌고 가더니 너울을 벗은 뒤 세은의 허벅지를 베고 눕는다. 수아는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허벅지에 누워 잠들고, 세은은 이런 게 수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나 수아의 머리를 열심히 쓰다듬어 준다.
그러다 어느새 잠이 든 세은은 오밤중이 다 되어서야 잠에서 깨는데, 수아는 세은에게 여우 구슬을 방금 막 넣은 상태라 살짝 허둥지둥한 상태였다.
세은은 저택으로 돌아간 뒤 유독 지쳐보이는 수아에게 사과를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좋아할 만한 곳만 갔기 때문이었는데 수아는 즐거웠다며 괜찮다고 말한다. 수아의 계속된 헌신에 수아에게 근본적인 의도를 묻는다. 수아는 기억을 되찾기만 하면 된다며 세은의 얼굴에 가볍게 손을 가져다 댄다. 세은은 답답한 나머지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긴 그러니 그냥 기억을 얘기할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수아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돕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곤 이 모든 건 도련님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에게 주는 상이라고 말한다. 세은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수아에게 어떻게 해야 자신이 수아에게 보답할 수 있는지 묻는다. 수아는 그저 도련님만 계속 있어주면 된다며, 안아달라고 말한다. 수아가 애교로 계속 말을 얼버무리려 하자 세은은 살짝 강한 어조로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법을 한 번 더 묻는다.
수아는 다른 필요없는 것들은 치워버려서 이젠 자신이 전부 할 수 있게 됐으니,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고 섬뜩하게 웃는다. 그 말에 세은은 아까 저택이 이상하게 조용했던 것이 미미르와 아린이 없어서 그런 거였음을 깨닫고, 그 둘의 행방을 묻는다. 수아는 다른 여자들을 왜 찾냐고 불안하게 묻는다. 세은은 수아가 그 둘에게 무슨 짓을 했을 거라 직감하며 불안해하고, 언성을 높여가며 둘의 행방을 재차 묻는다.
그 때 미미르와 아린이 천장에서 떨어져 세은 위로 떨어진다. 세은은 셋이서 합심해 자길 몰카했다고 생각해 이내 부끄러워지고, 수아는 이제 좀 시원해졌냐며 웃는다. 알고 보니 수아는 아침에 세은이 더워서 땀이 났다고 말한 것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었다.[92]
그런데 미미르는 자기랑 아린이 방해물이라고 수아가 말한 건 아마 진심일지도 모른다며 나무란다. 아마 도령과 단둘이 있고 싶어 몰카를 핑계로 자신과 아린을 매복시키고 여우문으로 놀러나간 것 같다고 추측한다. 덧붙여 미미르는 세은이 쫄았을 때 표정 사진 찍어놨다고 놀린다. 수아와 아린이 구매하려 하자 세은은 수치심에 자살하겠다고 말하고 아린이 말리려고 세은에게 손을 뻗으나 이내 수아에게 저지당한다. 그리고 수아의 눈치를 보고 아린은 찌그러진다.
그런데 수아와 세은이 방에 들어가자마자 미미르가 갑자기 세은의 팔을 잡아세운다. 그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미미르는 세은의 눈을 살피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돌아선다. 그리고 수아를 불러 잠시 단둘이 얘기할 것을 명령한다.
수아는 거부하려 하나 미미르는 들은 채도 안 하고 세은 보고 혼자 자라 말한다. 수아가 순간 분노하나 미미르는 수아에게 그 때 있었던 일을 반복하는 거냐고 묻는다. 그리고 여우 구슬도 그렇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냐고 심문한다. 수아는 가라앉은 표정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하나 미미르는 이 이상은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러나 미미르가 수아의 목적을 말하려 하자 말하기 직전 수아는 말을 끊고 미미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수아는 세은에게 최면을 걸어 자게 만든 다음, 미미르와 말다툼을 벌인다.
마침내 일주일이 지났어.
도련님에게서 수명을 빼앗기로 약속한 날이야.
저승사자도 곁에 있어.
도련님은 빨리 수명을 가져가래.
그런데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빨리 수명을 빼앗아 어엿한 여우가 되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싶지 않아.
나는...
나는 그러니까...

《ACT 7》: 마지막 날
세은은 꿈을 꾼다. 대나무 숲 입구에 유난히도 커다란 바위, 거기서 노을이 지는 시간에 태양이 지는 방향으로 가면 누군가를 만났다고 한다. 거기서 함께 놀고 웃었고, 마지막엔 피투성이가 되었다는 꿈이었다. 그 때 아린이 잠을 깨우면서 꿈은 끝이 난다.
수아는 미미르와 함께 실종되는데, 이 둘을 찾아나서던 세은과 아린은 미미르의 메세지를 읽고[93] 수아의 방으로 향한다. 그리고 방을 뒤지다가 나무상자 하나를 발견한다.[94] 상자를 발견했으나 문제는 상자를 열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무상자를 열 방법을 고민하던 중 갑자기 방울이 울리더니 세은은 뭔가가 떠오른 듯 상자 위에 왼손 끝을 올린다. 상자 위에 피가 떨어지자 상자가 열린다.
그리고 상자에는 낡은 한지 책 한 권이 있었다. 세은과 아린은 책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한다.
날짜 모름.
나는. 여우.
버려졌다. 혼자.
먹는다. 개구리. 물고기. 맛있다.[95]
먹으면 먹을수록 머리가 좋아진다.
된다 영물.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내용에 세은은 갸우뚱해 한다. 책엔 한동안 뭘 먹었다는 얘기만 잔뜩 써 있었고, 동물의 발자국 같은 것도 군데군데 찍혀있었다. 아린은 그걸 보고 일기라 말한 뒤, 아마 영물화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쓰인 거라 추측한다.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이유는 강한 영물이 될수록 어휘력이 더 풍부해지기 때문이라고.[96]
아린의 말대로 일기를 많이 넘기자 내용의 질도 늘고, 어휘도 고풍스러워졌으며 글씨도 깔끔해짐을 본다.
경칩의 날
이제부터는 단순히 먹는 걸로 성장이 힘들다고 들었어.
영력을 강화하는데는 인간의 수명이 필요해.
하지만 그건 어떻게 손에 넣는 거야?
가르쳐 줄 여우가 아무도 없어.
잘 모르겠어.
여우구슬 만들기에 자꾸만 실패하고 있어.
일기는 한동안 여우 구슬을 만드는 얘기만이 써 있었다. 다만 여우 구슬은 전부 실패했고, 가까스로 하나 만들었으나 작동하지 않는다고 써져 있었다. 아린은 그걸 읽고 불쌍한 표정으로 고생한다며 중얼거린다. 이후 일기를 다시 넘긴다.
청명으로부터 다섯 일이 지난 날, 대나무 숲에 인간이 있었어.[97]
수명이 필요 없는 것 같았어.
가까이 다가가서 필요 없으면 달라고 했어. 전에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했거든.
의외로 순순히 주겠다고 했어.
대신 우리 집을 구경시켜 달래.
나도 못 들어가는데!
청명으로부터 여섯 일이 지난 날.
여우의 정체를 쉽게 간파하고 접근하는 인간에는 두 가지가 있대.
특출한 인간이거나, 맛이 간 인간이거나.
이 인간의 경우는 후자인가 봐.
제대로 달리지 못하고
수영도 할 줄 모르고
움켜쥐는 힘조차 약해 아무것도 하지 못해.
평생 병석에 누워있었다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맛이 간 인간.
얘는 죽기 전에 여우가 사는 곳을 구경하고 싶어 해.
평생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살았으니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싶다는 것 같아.
금수의 은신처가 왜 아름다울 거라 생각하느냐 되물었더니 성실한 광기를 머금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어.

여우가 보고 싶어.
...
그냥 우리 집 주변을 구경시켰더니 무지 좋아했어.
역시나 맛이 간 인간이야.
세은과 아린은 이걸 읽고 확실히 이 일기는 수아의 과거며, 저 머리 나쁜 인간이라 써진 사람의 정체도 어렴풋이 짐작한다. 바로 세은 본인이었다는 것. 그 이유는 수아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의 데이트 기록을 읽으면 기분이 나빴을 터인데, 지금 그렇지 않다는 건 본능적으로 이게 자신이라는 걸 직감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자 아린은 세은의 성격이 수아와 비슷하다고 말하고 세은도 수긍한다.
청명으로부터 일곱 일이 지난 날,
여우의 집을 구경시켜준 대가로, 이번엔 내가 인간 세상을 안내받았어.
하지만 얘 무지 못해.
영화라는 건 표를 살 줄 모르고,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도 모르고, 조잡한 상술에 속아 돈을 날려먹었어.
평생 누워 있었다니 살아가는 법을 알 리 없잖아.
그야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이야.
인간 세상을 구경하는 여우보다 그걸 안내한다는 인간이 호기심에 눈을 빛내는 게 웃겨서, 무심코 웃어버렸다?
커다란 바다를 만들어 놓은 장소에서, 도련님이 내게 말했어.
"너도 저승사자가 보여?"
그런 년한테 신경 쓰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저승사자라는 말에 세은은 이 저승사자가 아린이냐고 물으나, 아린은 그런 임무 맡은 적 없다고 놀라면서 부정한다.
도련님과 만난 지 4일째야!
오늘도 쭉 같이 놀았어!
도련님은 평생 저승사자를 보고 살았대.
병석에 누워있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이젠 오랜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로.
수명에 변동이 있을 수 있는 사람에게 저승사자가 붙어있는 건 딱히 특이한 일도 아니라고 보는데...
하지만, 그걸 볼 수 있다니, 그냥 맛이 간 인간이 아니었던 거야?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이 도련님을 평생 보아온 다른 녀석이 있다는 사실이 기분 나빴어.
그래서 한동안 혼자 있게 해 달랬더니, 저승사자가 내게 말을 걸더라.
"정말 먹을 건가요?"
아린은 여기서 날짜 기준이 도련님이 되었음을 눈치챈다. 그리고 세은은 평생을 보아왔다고 서술된 저승사자의 정체에 대해 짐작을 한다.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도련님.
모르겠어. 난 어떡해야 돼?
그냥 그렇게 바랬어.
그저 이 시간이, 한순간이라도 더 오래 지속되길...
이 부분을 읽은 세은과 아린은 침묵한다.
마침내 일주일이 지났어.
도련님에게서 수명을 빼앗기로 약속한 날이야.
저승사자도 곁에 있어.
도련님은 빨리 수명을 가져가래.
그런데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빨리 수명을 빼앗아 어엿한 여우가 되어야 하는데, 그걸 하고 싶지 않아.
나는...
나는 그러니까...
아린은 여기를 읽고 아마 수아가 대상하게 정이 쌓였거나, 영물로서의 격이 높아지면서 윤리관을 갖추게 된 것이라 판단한다.[98] 세은은 그보다 이 일기에 적힌 일주일간의 내용이 낯이 익다고 느낀다. 날짜와 결과는 다소 다르지만, 대강 일기의 일주일과 최근 일주일의 행적이 거의 유사한 것이다. 그리고 미미르가 여섯 째 날 밤에 수아에게 했던 말을[99] 떠올린 세은은 수아가 과거의 행동을 그대로 하게 시키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 의도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던 세은은 설마 자신의 기억을 복구하는 방법으로 이런 것을 쓴 것이라 생각하나, 그런 목적이면 진작에 말해줬어야 하기에 의문은 증폭된다. 아린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식은땀만을 흘리고, 일기는 마지막 장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리고 세은과 아린은 긴장된 손끝으로 마지막 장을 넘긴다. 먹을 많이 사용했는지 늘어붙은 것처럼 쩍 하는 소리와 함께 펼쳐진 마지막 장에는
파일:여우일기.jpg
이라 써있었고 일기는 끝이 난다.
이후 세은은 대나무 숲으로 가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대나무 숲으로 향하던 도중 노을이 사라지고 순식간에 밤이 되어버린다. 주변의 대나무는 모조리 얼어버리고 세찬 바람이 불게 된다. 그리고 그 바람의 중심에는 섬뜩한 표정의 수아가 서 있었다.
수아는 대나무 숲에 가지 말라고 그리 말하지 않았냐고 중얼거리고, 이후 자신의 일기장을 읽었냐고 묻는다. 그리곤 도련님은 자신과의 추억 하나 기억 못하면서 자신의 은밀한 기억을 알아야겠냐며 슬픈 어조로 말한다. 세은은 늘 들어왔던 수아 특유의 슬픈 어조지만 평소 장난칠 때 쓰는 연극톤이 아닌 걸 보고 매우 심각한 상황인 걸 자각한다.
수아는 미미르가 갑자기 자길 불러놓고 결계를 폈다고 하며, 이래서 도련님 말곤 다 필요 없다고 말했던 거라며 한숨을 쉰다. 그 때 수아 뒤에서 다른 공간이 열리더니 세찬 파도와 함께 미미르가 나와 세은과 수아 사이를 가로막는다. 미미르는 세은에게 여우는 절대 명령을 거역하지 않고 도령이 이것저것 착각하고 있으니, 지금 당장 여우 구슬 사용을 금지시키라고 소리친다.
수아는 미미르에게 물도 없이 뭘 어쩔 수 있겠냐며 주변을 모조리 얼려버린다. 수아는 섬찟하게 웃으면서 세은에게 다가가려 하는데, 그 때 아린이 수아를 막아선다. 수아는 최면술로 아린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고 이내 세은의 앞까지 다가간다. 그리곤 자기를 경멸하냐고 묻는데, 세은은 아니라고 대답한다. 수아는 그럴줄 알았다면서 웃고 아린 쪽으로 손을 뻗는데, 그 때 미미르가 아린을 부축해 대문 밖으로 옮겨준다.
그걸 지켜본 수아는 세은에게 도련님이 지금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맞춰보라 말한다. 세은은 수아를 보고 나지막이 여우같다고 중얼거린 뒤 미미르 쪽을 바라본다. 그리곤 수아를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판단해 미안하다는 말을 건넨다. 그리고 수아가 자길 잡아먹어도 괜찮다는 말을 하자 수아는 옆에서 외마디 소리를 외친다.
미미르는 세은에게 그쪽이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알기나 하냐면서 소리친다. 수아는 미미르에게 자기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 없냐고 물으나 단칼에 거절당한다. 그러자 수아는 그럼 쓸모없다며 요술로 일으킨 폭풍으로 미미르와 아린을 쓸어버린다. 미미르는 아린을 감싸느라 폭풍만 막을 뿐 도망치지 못하고, 쥐어짜듯이 그만두라는 말밖에 하지 못한다.[100] 미미르의 비명과 함께 폭풍이 한 번 더 일더니, 이후 둘의 모습이 사라진다. 수아는 그저 저택 밖으로 쫓아낸 것이라 다치진 않았을 거라 말한다.
저택 안에 무언가 외부 출입을 막는 경계가 쳐져있음을 직감한 세은은 이내 행복하게 웃는 수아를 안는다. 그리고 수아는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다.
그렇게, 여우가 웃었다.
그래서, 여우는 행복했을까?
둘은 조용히 복도를 거닌다. 세은이 수아의 어깨에 손을 얹자[101] 수아는 침실에 갈 때까지만 참아달라며 뭔가 부끄러운 표정을 짓는다. 세은은 아까의 말들 때문인 것으로 보고,[102] 수아가 평소와 달리 아린처럼 부끄럼 타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만만하다고 생각한다. 세은은 아린을 놀리던 것과 같은 래퍼토리로 수아를 놀리고, 이내 수아를 껴안는다. 수아는 부끄러워하며 발버둥친다.
수아는 한숨을 쉬더니 이내 자신의 일기장과 방금 한 짓 모두를 보지 않았냐고 묻는다. 그리고 벽으로 밀어붙인 다음 자긴 인간을 유혹해 수명을 빨아먹는 요물이니 경계하라 말하나,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금 꼬시는 거냐 묻는다. 수아는 한숨을 쉬며 바보라고 중얼거리고 세은은 자각은 하고 있다 답한다. 수아는 이내 연극톤으로 잡아먹는다고 겁줘도 달라붙는 추종자가 있다며 탄식한다.
세은이 자기가 또 다른 희생자가 된 거 아니냐고 말하자, 수아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세은의 손을 꼭 잡고 복도를 걸어간다. 그렇게 말없이 걸어가다 수아는 중얼거린다.
...도련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인걸요.
세은이 침대에 누워서 자신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고심할 무렵 수아가 들어온다. 수아는 어색하게 들어와 기대더니 세은을 쓸쓸하게 바라본다. 수아가 눈을 감고 이마를 비벼대는 어리광을 부린 뒤 자길 경계하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조심스래 묻는다. 세은이 그래서 경계 안 했다고 받아치자 수아는 불만스러운 듯이 이마로 세은을 툭툭 친다.

세은은 이제 뭘 어쩔 거냐고 묻는데 수아는 한숨을 쉬고 이내 몽롱한 목소리로 말한다. 수아는 소녀가 생각보다 부끄럼쟁이며, 도련님이 저택에 온 일주일 동안 매일 밤 같이 잠을 잤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눈치채지 못했을 거란 말과 함께 수아는 눈을 반짝인 뒤 최면을 건다.
그리곤 수아는 이렇게 부끄러운 짓은 마주 보고 할 자신이 없어 최면을 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용서하라고 말하면서 미소짓는다. 수아는 황홀한 표정으로 도련님을 중얼거리면서, 여우 구슬을 세은의 입에 넣으려 한다.
그 때 세은은 그게 여우 구슬이냐고 묻는다. 예상과 달리 세은에게 최면이 먹히지 않자 수아는 표정이 굳고, 자기 눈 보지 않았냐고 묻는다. 세은은 무덤덤하게 반짝거린다고 답한 뒤 수아의 겨드랑이를 잡고 들어올린다. 그러고 자기 허벅지에 앉힌 뒤 그동안 최면을 걸고 온갖 부끄러운 짓을 다 했냐고 묻는다. 수아는 심히 당황해 우물우물 대답하고, 세은은 그 매료란 것이 잘 안 걸리는지 매료당해도 머릿속이 멍하긴 하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도는 대강 안다고 알려준다.
수아는 크게 당황한 표정으로 귀만 까딱거리다, 그럼 자신이 밤마다 입에 여우 구슬을 넣은 걸 아냐고 묻는다. 세은은 매일 밤 입에 구슬을 넣고 굴리지 않았냐고 묻고, 그래도 입술만 맞대는 것보단 부끄러웠다고 고백한다. 그러자 수아는 수치의 비명을 지르면서 평정을 잃는다.[103] 수아는 대체 왜 걸린 척 한 거냐고 훌쩍거리고, 세은은 아마 이미 매료된 상태라 매료가 더 이상 안 먹힌 것 같다고 말한다.[104]
수아는 얼굴이 빨개진 채 부들부들 떠는데 세은은 그 모습에 귀엽다고 생각해 수아를 거칠게 침대에 눕히고, 이제 여우 구슬 굴릴 시간 아니냐고 놀린다. 수아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부끄러워하고[105] 세은은 굉장히 귀엽고 예쁘다 생각한다. 수아의 목에 입을 맞춘 뒤 안아주던 세은은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짐을 느낀다.
[후방 주의]
파일:수아2.png
그 때 평정심을 되찾은 수아가 그만 잊어달라며 손을 들어 세은의 눈을 가린다. 수아가 방금의 추태는 없었던 거라 말하나 세은은 평생 기억할 거라고 농담을 던진다. 수아는 그 말을 듣고 세은을 다시 침대로 쓰러뜨린 뒤 최면을 건다. 세은은 몸이 움직이지 않음을 느낀다. 수아는 세은 위에 올라타더니 잊지 않는다면 감출 이유도 없겠다는 말을 하며 대놓고 여우 구슬을 물린다.[106] 그렇게 수아는 매료된 세은에게 구슬을 한참을 계속 물리며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한다.
아무 데도 가지 마세요...
이제 못 만나니까...
지금만은... 멀어지지 말아줘요..

도련님...
고마워요.
이게... 마지막이에요.
수아는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건넨 뒤 힘없이 품 속으로 쓰러진다. 숨은 가쁘게 몰아쉬면서도 수아는 세은을 껴안은 팔만큼은 놓지 않는다. 세은은 자신이 매료당한 바보 같은 인간이라 한다면, 수아가 자신의 수명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그걸로 좋다고 독백한다.

《ACT 8》: 과거

이전 챕터들과 달리 과거 회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은은 달이 기울 때까지 여우와 놀다가, 시간을 정해서 만나자는 말을 건넨다. 여우는 이해를 못 한다는 듯이 귀를 까딱거리는데, 세은은 시간을 정해야 언제부터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지 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107] 여우는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곰곰이 생각하다, 그건 여우가 사람에게 하는 대사가 아니냐고 말한다.[108] 세은은 자기가 사준 책을 기억했냐며 웃고, 여우도 자기가 대단한 여우라서 그런 거라고 해맑게 웃는다.
여우는 자기와는 노을이 지는 시간에 만나기로 하자고 약속한다. 그리곤 웃더니 짐짓 감성적인 척을 하며, 노을 자체는 예쁘기만 할 뿐 의미가 없지만 그 때로 약속을 잡으면 비로소 세은과 만난다는 의미가 생긴다고 말한다. 세은은 지는 척 받아들이고 여우는 웃으며 세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 날은 여우와 함께 어린 왕자를 읽은 다음 날이었으며, 이후 둘은 노을이 지는 시간마다 그 장소에서 만나게 된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수아는 세은을 이끌고 마당으로 나온다. 밖은 경계에 의해 밤낮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막이 끼어있는 상태였다. 세은은 여우 구슬로 수명을 엄청 빼앗겼으니 죽었을 거라 생각했으나 멀쩡히 살아있는 걸 보고 혼란스러워 한다.
수아는 이후 대문으로 세은을 잡아 이끌고, 이내 하늘을 노을로 바꾼다. 세은이 노을을 보며 수아와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릴 무렵, 수아는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춘다.
파일:수아5.png
수아는 춤을 추더니 이내 세은에게 같이 추자며 손을 내민다. 세은은 춤은 병원 TV로 본 것이 전부라 머뭇거리나, 순간 어떤 기억을 되찾게 된다. 수아는 어리둥절해 하는 세은에게 지금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자기만 봐 달라며 세은을 이끈다. 수아의 춤을 감상하는 세은은 춤사위에 마치 마지막 미련을 떨쳐 내려는 덧없음을 느낀다.
세은은 수아를 보며 처음 만났을 때 행복한 표정으로 울면서 자신을 맞이한 수아를 회상하고, 아직 자신이 수아와의 추억을 떠올리지 못했음을 생각한다. 그러다 이후 수아가 눈물을 흘리는 것과, 노을이 금이 가는 걸 본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에게 껴안긴 다음, 쭉 이러고 싶었으나 이런 날이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이 원망스럽다고 말한다. 그리고 흐느끼면서 말을 잇지 못한다.
세은은 수아가 보여주는 노을이 마치 서로 처음 만난 그 때를 기리는 것이라 직감하고, 이제 이별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그리고 수아는 여우 구슬을 자신의 입에 맞추더니, 구슬을 사라지게 만든다.
파일:수아6.png
미안해요 도련님.
소녀, 도련님을 속였어요.
내가 미안해.
서로의 작별을 끝낸 뒤 금이 가던[109] 노을은 마침내 완전히 깨져 흩어진다. 깨진 틈 사이로 대량의 물이 흘러나오고, 분노한 표정의 미미르가 수아를 응시한다. 수아는 미미르가 시간이 촉박했기에 경계를 직접 깨지 않고 기차역을 통해 여우문을 역추적했다고 확신한다.
수아는약간 슬프게 웃고, 미미르는 아예 주저앉아버린다. 왜냐하면 이미 수명은 모조리 다 빼앗겼고, 여우 구슬을 제거한 탓에 다시 되돌릴 수도 없었기 때문. 미미르는 허탈한 표정으로 이게 네가 원하던 거냐고 질책하고, 수아는 발랄하게 그렇다고 답한다. 서로 신경전을 벌이다 수아는 슬프게 웃으며, 미미르에게 자신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 수 있냐고 묻는다.
미미르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더니 산신령 관할 경계점을 없앤다. 그러자 대나무 숲이 드러남과 동시에 거미 법기가 튀어나온다. 세은은 수아의 마지막 부탁이 관할점 경계 제거인 걸 깨닫고, 세은은 이제 죽을 때가 왔다는 생각에 하늘을 올려다본다. 기억을 잃어 주마등 하나 나오지 않은 채로, 어차피 수아에게 먹혀 끝날 인생이었기에 수아의 수명 일부가 된다면 후회가 없다고 독백한다.
수아는 죽음을 각오하고 거미 법기에게 가려는 세은에게 최면을 걸어 마비시킨다. 수아는 자신을 사랑하니 매료는 안 걸리나, 두려워하는 마음은 아직 남아있는 거 같다며 웃는다. 그리고 그런 도련님을 좋아했다는 말과 함께 거미를 향해 간다.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세은이 혼란스러워 하자 미미르는 지금까지 도령이 여우에게 완전히 속았다는 말을 한다.

아린이 사색이 된 표정으로 법기를 확인하고, 이를 악문 표정으로 수아에게 뭔가를 말하지만 결국 아린은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리고 거미는 수아의 몸을 감옥처럼 감싸고, 아린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눈물 한 방울을 흘린다. 거미와 아린, 수아가 사라지자, 미미르는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세은에게 진실을 알려준다.
먼저 지금까지 언급되던 잔류 수명의 정체는 바로 수아가 예전에 세은을 잡아먹고 빼앗은 수명이었던 것이었다. 수아는 그 잔류 수명만을 몸속에 남기고서 남은 자기 수명 전부를 세은에게 넘겼다고 말하는데, 이는 수아가 지금껏 여우 구슬로 수명을 빼앗는 것이 아닌 수명을 주고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여기에 잔류 수명을 수아가 가져간 건 그걸 전부 회수하지 않으면 세은이 계속 법기에게 노려지기 때문이었다.
미미르는 세은이 다시 수명을 수아에게 돌려줄 걸 대비해 여우 구슬도 깨버려 방법이 없다 말하고, 결국 이렇게까지 하니 수아 부탁을 들어준 것이라 말한다. 수아는 쓸쓸하게 미미르를 돌아보며 사과하나, 미미르는 울분에 찬 표정으로 평생 용서를 하지 않겠다고 일갈한다. 그리고 세은을 돌아본 수아는 세은의 눈을 가리는 듯한 동작을 한다. 그리고 세은은 그 동작을 할 때마다 수아가 항상 잊어달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고, 수아가 자신을 잊고 살아가달라는 부탁을 한 것임을 깨닫는다. 세은은 이번에도 아무것도 못한 자신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비통해한다.
[ 《숨겨진 엔딩》 펼치기 · 접기 ]
만약 여기까지도 아린과 친구가 되지 못했을 경우, 《배드엔드 3.》으로 연결된다. 자세한 건 하단 배드 엔딩 문단 참조.
이후 세은은 자살할 생각을 하지만 미미르에게 저지당한다. 그리고 미미르의 일침을 듣고는 자신이 수아를 구하고 싶다고 진심을 말한다. 그 말에 미미르는 세은에게 석류를 먹이고[110] 세은에게 기억을 되찾게 만든다. 그렇게 세은은 그토록 찾아 해맸던 수아와의 추억을 회상하기 시작한다.[111]

3.1.1. 과거

첫째 날
수아는 어린 시절. 자신의 가족에게 버려지고 혼자 남겨져 있었다. 가족이 자신을 두고 떠난 이유가 자신이 약해서라고 생각한 수아는 사람을 잡아먹고 강한 영물이 되고자 했다.[112]
그러던 거목 아래에서 쉬던 어느 날, 거목 위에 달린 매듭으로 자살을 하려던 한 소년에게 꼬리가 밟히고 만다. 수아는 분노하며 세은에게 따지는데[113], 삶을 이어나갈 의지가 없던 세은은[114] 싸우긴 커녕 신세한탄을 하기 시작한다.
그 말에 여우에게 자살을 도와달라 말하고, 여우는 해맑게 웃은 다음 세은이 목을 맬 수 있게 하기 위해 받침대가 된다. 하지만 여우가 무겁다며 그만둬버리는 바람에 또 실패로 끝난다.[115] 결국 세은은 자포자기한채 여우에게 꼬리나 만지게 해달라고 부탁하나 여우는 성추행이라며 거부한다.[116]

여우는 이후 세은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빨아먹고 매우 맛있다며 좋아한다. 세은은 그래도 죽기 전엔 누군가에게 쓸모라도 돼보자는 심정에 계속 빨아먹는 걸 허락한다.[117] 피를 빨아먹던 여우는 수명이 필요 없으면 자기한테 줄 수 있냐고 묻는데, 세은이 수명을 줄 수 있다는 말에 화색이 돌고, 여우도 세은의 반응에 같이 화색이 돈다.
세상 최고로 기뻐하는 여우를 보고 세은은 그럼 가져가보라고 말한 뒤, 아주 귀여운 여우에게 수명을 주는 자살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자살법이라며 흡족해한다. 여우는 신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후 여우 구슬을 꺼내고, 입 안에 넣은 뒤 세은과 키스를 한다. 한참 뒤 여우의 갑작스러운 혀놀림에 지쳐버린 세은은 첫키스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순간 현타가 오나, 어차피 죽을 거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한다.[118]
하지만 여우는 계속 시무룩해 하고 있었고, 이내 여우 구슬이 작동을 안 한다며 울상을 짓는다. 그리곤 자신이 약하고 쓸모없어서 제대로 못 만들었다는 말과 함께 울려고 한다. 그걸 보자 세은은 달래주기 위해 쓸모있다고 말하나, 어디에 쓸모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그러다 귀엽다는 얘기만 해주는데 여우는 만족한 표정으로 웃는다.
이후 여우가 다른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세은의 을 빼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은은 단칼에 거절하고 여우는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결국 세은이 도망가지 않도록 여우가 감시하는 조건으로, 일주일 정도 같이 놀다가 간을 주기로 약속한다. 세은이 여우를 보고 싶다고 말을 하자 여우는 자기 집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말한 뒤 세은을 끌고 간다. 여우는 팔짱을 끼고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데[119] 길을 가다 또 자신이 약해서 구슬을 못 만들었다는 생각에 울고 만다. 세은은 자기가 쓸모없다고 자책하는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속으로 공감한다.
대나무 숲 한가운데에 도착한 여우는 뭔가 요술을 부리고 이후 세은의 눈앞에는 이전엔 없던 큰 기와집이 펼쳐진다. 그곳에 입장한 세은은 이내 집의 불이 전부 환하게 켜지는 걸 본다. 혼자 사냐고 물으려고 뒤를 돌아보자, 여우가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여우는 자신이 아직 어엿한 여우가 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으며, 자신은 쓸모 없는 여우이기에 진작에 쫓겨났다고 말한다. 세은이 들어갈 수 있는 이유는 순전히 홀릴 인간을 들여놔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 말에 세은은 사람을 홀려 들여보내 놓고 정작 그 홀린 당사자가 못 들어오면 어쩌냐고 묻는다. 그러자 여우는 여우 저택에서 사소한 걸 신경쓰지 말라며 내일 보자는 인사와 함께 사라진다.
둘째 날

여우는 노을이 지는 저녁이 되어서야 거목에 도착한 세은에게 화를 낸다. 세은은 자긴 야행성 인간이라 늦었다고 해명하고, 이후 뭐하고 놀 거냐고 묻는다. 이후 여우에게 이끌려 산을 돌아다니거나, 호수에서 놀거나, 그 거목에 올라가는 걸 요구받게 된다. 하지만 극도의 저질 체력인 세은은 뭐 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걸 본 여우는 세은을 오빠라 부르며 힘 좀 써보라고 말한다.
그 말을 어디서 배웠냐고 세은이 묻자 여우는 해맑게 웃으며 인간을 홀려야 하니 이것저것 공부했다고 말한다. 세은은 잘못 공부했다며 지적하나 여우는 들은 채도 안 하고 다시 세은의 상처에서 피를 빤다. 피를 빨면서 여우는 인간을 홀려야 쓸모있는 여우가 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그런 기술은 제대로 성장해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은은 성장하는 법을 묻는다. 여우는 영물로서의 격을 늘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인간 사회를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방법은 산에 가끔 버려지는 이상한 책을 읽는 것이라 밝힌다. 그 말에 충격받은 세은은 자기가 구해다 줄테니 그런 책들은 읽지 말라고 다그친다.
세은은 문득 다른 여우들이 인간 사회를 배우는 법을 묻는다. 여우는 원래는 여우 구슬을 물려받는 방식으로 배우나, 자긴 가족들이 이사갈 때 버려지는 바람에 못 했다고 말한다. 그 말을 한 여우는 침울한 표정으로 더 말을 잇지 못한다.[120]
그 때 세은은 자긴 들어갈 수 있으니 같이 손잡고 들어가면 들어올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여우는 활짝 웃으며 그건 생각 안 해봤다고 말하고, 이후 실행해보니 마당까지는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여우와 손을 잡고 여우 저택을 구경하는데, 여우는 활짝 웃으며 저택의 외관을 자랑한다.
셋째 날
세은은 여우를 데리고 번화가로 내려간다.[121] 하지만 세은이 제대로 하는 거 없이 방황하는 모습에 여우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며 비웃는다. 세은이 평생 병석에만 누워있었기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하자 여우는 그 쪽이 무슨 부잣집 도련님이냐면서 비아냥댄다. 그때부터 여우는 세은을 도련님이라 부르기 시작했으며, 세은도 여우가 평소 여우가 평소 감탄사를 "수아앗" 하는 것에서 따와 여우를 수아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사실 세은이 여기에 온 목적은 수아가 빨간책을 읽는 걸 방지하기 위해 책을 사주려 온 것이었다. 세은은 기왕 고를 거면 여우가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해 동화인 어린 왕자를 사준다.

이후 세은과 수아는 공원 벤치에 앉는다.[122] 세은은 어린 왕자를 열심히 읽는 수아를 보며 보람차다고 느끼고, 잠시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해본다. 책을 읽은 뒤 둘은 아쿠아리움에 간다. 수아는 물고기들을 열심히 구경하다가 세은을 부른 다음[123] 저승 세은의 품에 안긴다. 그리곤 당시 세은 담당 저승사자였던 미미르에게 "내 거야"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세은은 저승사자가 수아에게도 보인다는 걸 처음 알게 된다.
○째 날
수아는 먼저 도착한 세은이 자신의 나무상자를 열려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지른다. 그러곤 달려온 뒤 상자를 뺏어간다. 수아가 나무상자를 감추며 굉장히 만화스러운 대사들을 하자[124] 세은은 또 수아가 이상한 책들을 읽었다고 생각해 상자를 내놓으라 한다.
수아가 기겁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나자 세은은 나무상자 열어주면 자기 피 빨게 해주겠다고 유혹한다. 수아는 잠시 갈등하더니 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낸 다음, 나무상자에 떨어뜨려 상자를 연다.[125] 상자에는 두 개의 책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상당히 불건전한 책[126]인지라 세은은 한 10년 있다가 읽으라고 잔소리한다.
그 말에 수아는 자기가 어리냐고 묻는다. 수아가 엄청 오래 묵은 여우라곤 하나 세은은 정신적인 성숙도가 부족하기에 어리다고 말한다. 수아는 그 말은 곧 훌륭한 여우가 되어야 하는 거냐고 묻고, 세은은 긍정한다. 그리고 수아는 새로 만든 여우 구슬을 꺼내보인다. 수아는 이번에도 작동이 안 된다며 침울해한다. 그러나 만들고 1년이 있어야 작동 된다고 예전에 누가 가르쳐준 걸 갑자기 떠올린다.
세은은 여지껏 까먹고 있었냐고 말하는데 수아는 이상하게 희미한 기억이라 잊고 있었다고 말한다. 세은은 그래도 여우 구슬이 두 개면 좋지 않냐고 위로하려 하지만 수아는 하나는 이미 버렸다며 울려고 한다. 수아는 울면서 첫번 째 여우 구슬은 버려진 데다 금방 새 구슬이 생겼기에 아마 화났을 거라며 운다. 세은은 구슬이 화를 내냐며 당혹스러워 하나 수아가 구슬의 화가 풀리기 전까진 버린 구슬을 찾을 수 없는 저주 비슷한 것에 걸린다고 말한다.
여기서 세은은 수아가 연애 관련 책을 읽은 이유가 이것인지 생각한다. 그 때 세은은 문득 남은 책이 한 권 더 있었음을 생각해내나 수아가 우는 바람에 물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대강 일기장이겠거니 하고 넘기며 달래달라는 수아를 하루종일 안아주게된다.
여섯째 날
어떤 날 밤에는 저택으로 돌아가려 하자 수아가 가지 말라며 붙잡는다. 세은은 이 이상 몸을 움직이면 쓰러진다며 달래지만 수아는 고개를 저으며 같이 자자고 말한다. 수아가 울먹거리며 때를 쓰자 세은은 저택 근처 활엽수림에서 대충 잠자리를 찾는다. 수아를 안고 자며 세은은 수아가 자기 간을 파먹을 거란 생각에 잠긴다. 하지만 덤덤히 받아들이는 자신을 보고, 사람이 제대로 된 성장을 거치지 않으면 뭔가가 결여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대상이 자신인 거라 생각한다.
고개를 돌리자 수아는 나무에 뭔가를 새겨놓고 있었다. 손톱으로 수아는 "수아 ♡"를 새긴다.[127] 수아가 눈치를 주자 세은은 마지못해 옆에 "세은"을 새긴다. 새기면서 세은은 참 행복하다고 느끼고, 이제 내일이 마지막 날임을 알려준다. 수아는 순간 그 말을 듣고 웃고 있던 얼굴을 굳힌다. 그리곤 싫다는 말과 함께 세은과 잡은 손을 놓고, 수아는 저택 밖으로 순간이동된다. [128]
마지막 날
마침내 수아가 간을 빼먹기로 한 날이 와버린다. 수아는 약속장소에서 세은을 만나지만 세은에게 다가갈수록 점점 느리게 걸었고 결국 세은 쪽에서 먼저 다가갔다. 수아는 한참 동안 물끄러미 얼굴만 보다, 약을 안 먹어 기침을 심하게 하는 세은을 보고 걱정한다. 그리곤 수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뭔가를 계속 말하려다 망설인다.
하지만 세은은 빨리 이 고통을 끝내줬으면 한다고 말하고 수아는 간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잡는다. 침묵하던 수아는 눈을 반짝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129] 수아는 혹시 무섭냐고 묻는데 세은은 오히려 죽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수아는 그 말을 듣고 들어본 적 없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거짓말이라 말한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의 가슴팍을 긁으며 죽는다는 실감이 정말 안 나냐고 묻는다. 세은은 무덤덤하게 실감난다고 하자 수아는 뭘 아냐면서 세은을 밀친다. 그리고 세은을 넘어뜨린 다음 손톱을 보여주며 위협한 뒤, 이제 진짜 잡아먹을테니 어서 반항하라고 말한다. 허나 세은은 하나도 안 무섭다며 전혀 겁을 먹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수아는 결국 울먹거리며 자기같이 허접한 여우에게 먹히지 말라고 중얼거린다. 세은이 그래서 먹혀주려는 건데 이제 와서 먹기 싫어진 거냐고 묻는다. 수아는 말없이 일어난 다음 결국 돌아가려 한다. 돌아가면서 수아는 무서워하지도 않는 사람의 간 따위 먹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이젠 다신 만날 일 없다고 쏘아붙인다. 세은은 그런 수아에게 말투나 행동거지가 예전보단 많이 성숙해졌다며 칭찬한다.
수아는 그 말을 듣고 훌쩍거리며 다시 다가온다. 수아는 다가오면서 자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여우지만 도련님을 만난 뒤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세은도 자기는 수아를 만난 뒤로 삶에 의미가 생겼다며 받아준다. 그리곤 수아를 안아주며, 수아가 떠난 삶엔 이젠 의미가 없어질 테니 어서 먹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아는 세은을 밀어낸다.
도련님아. 좋아해.
그러니까 도련님을 죽일 수 없어.
하지만 세은은 세상이란 건 그리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 말과 함께 세은의 등 뒤에 법기 거미가 나타난다. 세은은 저승사자에게 미리 예고받았기에 놀라지 않는다.[130] 거미는 다가오면서 세은과 수아 중 누구 하나는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세은은 알겠다고 답한다.
수아가 비명을 지르며 세은 쪽으로 뛰어가자 거미는 땅을 진동시켜 수아를 넘어뜨린다. 수아는 몇 번이고 넘어지지만 필사적으로 전진한다.[131] 거미는 결국 수아에게 다리를 휘두르는데, 그 때 저승사자가 수아 대신 공격을 대신 맞아준다. 눈에 흉터가 생길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은 저승사자는
난...당신을 구할 수 없어. 구해선 안 돼. 그러니까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밖에...
라고 말한 뒤 세은에게 달려들려는 수아를 제압한다. 저승사자는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를 되뇌인다. 이후 세은은
...고마워. 수아를 지켜줘서.
가능하면, 앞으로도 수아를 지켜주지 않을래?
이 말을 마지막으로 거미에게 몸을 꿰뚫린다. 수아는 비명을 지르며 세은에게 달려간다. 세은은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받아들이며 마지막 힘을 짜내 수아에게 유언을 남긴다.
나를 먹어.
수아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며 송곳니를 꺼내보인다. 그리고 회상은 여기서 끝이난다. 이후 수아의 과거는 자신을 구하러 저승길에 도착한 세은이 수아의 주마등을 보는 것으로 이어진다.
세은과 만나기 전

어린 수아는 거목 아래에서 매듭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 세은을 만나고 세은의 목에 매듭을 건다. 그 다음 훌륭한 여우가 되기 위해 수명을 모을 거라며 매듭을 나무 위에 걸려고 하나, 세은이 매듭을 벗자 수아는 시무룩해하며 내려온다. 세은이 훌륭한 여우가 되려는 이유를 묻자 수아는 쓸모없어서 가족에게 저택 째로 버려졌기에 그런다고 말한다. 그래도 수명을 모아서 훌륭한 여우가 될 거라며 다시 세은의 목에 매듭을 걸려 하자 세은은 아이언 크로우로 보답해준다.
세은은 수아를 허벅지에 앉힌 다음 왜 자기 목을 매달려고 하는지 묻는다. 수아는 자기가 여우 구슬을 잘못 만들었기에 간을 빼먹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간을 달라며 옷을 벗기려 하는 수아에게 세은은 여우 구슬은 만든지 1년 정도가 지나야 효과가 있다고 알려준다.[132][133] 수아는 구슬을 입에 넣어보나 아직 안 된다며 시무룩해한다.[134]
수아는 자리를 뜨는 또 만나자는 작별 인사를 하고, 세은에게 자살하려는 누군가가 올텐데, 그에게 수명을 달라고 하면 바로 줄 것이라는 조언을 듣는다. 수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고맙다고 말한다. 세은은 속으로 자기가 더 고맙다는 독백과 함께, 복잡한 감정을 이끌고 다음 주마등으로 향한다.

세은을 잡아먹을 때
수아는 세은을 잡아먹으며 정말 맛있다는 소감을 남긴다. 하지만 수아는 말로만 맛있다면서 표정은 울고 있었고, 세은이 이를 말하자 수아는 훌륭한 여우가 될 수 있는데 이상하게 슬프다며 혼란스러워 한다. 수아는 이후 세은을 그리워하며 오열을 하며 바닥을 뒹군다.
세은은 그런 수아를 진정시키고, 수아에게 그렇게 슬픈데 왜 계속 먹냐고 묻는다. 수아는 자기가 도련님을 먹었다는 걸 잊고 싶어서 다 먹어치우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세은은 수아의 심정을 보고 이해해주기로 하고 다음 주마등으로 향하려 한다. 떠나기 전 세은은 나중에 후회 안 하려면 다 먹진 말고 조금은 남기라는 충고를 한다. 그렇게 세은의 몸은 왼손과 머리만이 남게 되었다.
수련을 할 때
세번 째 주마등에서 수아는 여우 저택에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이때부터 분신을 소환할 수 있게 되었으나 아직은 미숙한지 머리카락 세 가닥 중 하나만이 분신으로 변하고 나머지는 진짜 여우로 변해버렸다. 이후 유일하게 성공한 분신마저 얼마 안 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냉기 마법은 세은의 팔에 성에가 끼고, 화염 마법은 땀을 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한다.[135]
수아는 도련님을 지킬 힘을 얻어 쓸모있는 여우가 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세은이 이미 다 먹지 않았냐고 묻자 수아는 반드시 돌아올 거라며 운다. 이후 세은에게 강해지고 싶으면 저승사자를 때려친 산신령에게 가보라는 조언을 듣는다.
세은을 기다릴 때
마지막 주마등에서 수아는 대나무 숲에서 세은을 기다리고 있었다.[136] 뭘 하냐는 세은의 질문에 수아는 도련님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로 돌아올지는 기약이 없는 상태라며 주눅이 든다.
수아는 대나무에다 바를 정 자를 세기고 있었다. 세은이 왜 새기냐고 묻자 수아는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한 획 씩 긋는다고 알려준다. 수아가 매우 빠른 속도로 획들을 긋는데 이는 세은과 수아의 시간대가 달라 서로의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137] 대나무 하나를 한자로 가득 채울 정도의 세월이 흐르자 수아는 옆 대나무로 옮겨간다.
세은은 계속 그렇게 도련님을 기다려온 거냐고 묻는다. 수아가 그렇다고 말하자 세은은 그 이유를 다시 묻는다. 수아가 혹시 모르냐는 말을 하자, 세은은 알 것 같다고 답한다. 수아는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이후 계속 기다린다. 세은은 비나 눈이 와도 수 년 동안 계속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는 수아를 보고 겉옷을 벗어준다.
수아는 겉옷에서 도련님 향기가 난다며 좋아한다. 그 때 안개 사이로 해가 지는 걸 보고, 무언가 노을이 멋진 하루가 될 걸 예상한 세은은 이만 빠져주기로 한다. 수아는 떠나려는 세은에게
언제... 오실 건가요?
라고 눈물을 흘리며 묻는다. 이에 대해 세은은
네가 지치기 전에.
라고 답한 뒤 길을 떠나고, 수아의 과거사는 끝을 맺는다.

3.1.2. 결말

저승을 향해가던 수아는 자신을 뒤쫓아온 세은을 보고 놀라더니,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나무라지만 세은은 일부러 설명해달라고 말한다. 수아는 화를 내며 자기가 가진 수명은 잔류 수명이기에 이걸 자기를 매개로 저승에 넘기지 않으면 세은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세은이 그래도 보내기 싫다고 말하자 수아는 쓸모없는 여우가 쓸 수 있는 방법이 이것 뿐이라며 고개를 떨군다.
세은은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자며 수아를 강제로 잡아 이끈다. 평소라면 상대도 안 됐을 수아나, 여우의 힘은 수명에 비례한다는 아린의 말처럼 수아는 저항을 하면서도 무력하게 끌려오게 된다. 수아는 손을 얼려 놓치게 만든 다음, 자기 주마등을 봤으면 자기 심정을 이해하지 않냐며 소리친다. 하지만 세은도 지지않고 그렇기에 수아를 데려가는 거라고 맞받아친다.
수아는 세은에게 보여주지 않은 부분을 포함한 자신의 모든 걸 알게 되면 경멸할 거라며 물러난다.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미 반해버렸으니 어떻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수아는 처참하게 웃은 다음 그렇게 자신 있다면 견뎌보라며 냉기를 발산한다. 그리곤 자신은 사람을 홀려 잡아먹는 나쁜 여우고, 언제까지나 자신에게 속고만 살거냐며 웃는다. 세은은 이전에 자신을 먹은 건 다 사정이 있지 않았냐고 말하려다, 수아에게 가슴을 꿰뚫린다.
세은은 뒤로 꼬꾸라지고, 수아는 경멸하냐는 말과 함께 돌아선다. 세은은 시야가 붉어지는 걸 느끼지만 표정은 웃고 있었다. 이후 심장이 꿰뚫렸으나 세은은 멀쩡히 일어나 다시 수아에게 달려간다. 수아는 진심으로 당황하나, 세은은 애초에 찌르지도 않았는데 뭐가 나쁜 여우냐고 소리친다.
그 이유는 세은은 왼손과 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전부 수아의 머리카락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세은의 영혼에게 수아가 자기 수명을 들이부어가며 저승으로 못 가게 만든 뒤, 아득한 시간을 들여서 다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에 대한 복선은 꽤 여러 번 뿌려져 있었다.
* 세은이 왼손에만 영력이 없었던 것: 왼손이 본래 인간의 몸이고 나머지는 전부 수아의 힘이 들어갔기 때문.
* 첫째 날 밤: 세은의 등에서 피가 날 정도의 상처가 생겼던 것은 머리카락이 온전히 신체를 구성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었다. 그날 밤 가방에 머리카락이 있었던 것과 수아가 방문 밖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도, 벌어진 상처를 다시 수복해 주기 위해 수아가 작업하던 도중 세은이 법기 검에 의해 일어났고, 가방을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잠시 숨은 것으로 보인다.* 가방의 정체: 본래 세은 옆에 있던 가방의 용도는 세은을 복구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담아놓는 용도였으나, 세은에게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내용물을 몰래 교체한 것이었다.
* 여우문을 왼손으로만 열어야 했던 것: 여우문은 문을 연 사람의 기억 속 공간으로 전송해 주나, 세은의 오른손은 수아의 머리카락이기에 오른손으로 열면 여우문이 세은의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
* 셋째 날에서 법기 검이 세은의 왼손과 머리를 노린 것: 세은의 진짜 신체는 왼손과 머리 뿐이었기에. 배드 엔드 1에서 법기 검이 다른 부위도 아니고 얼굴에 꽃힌 것도 이에 대한 복선으로 보인다.
* 왼손을 다치자 수아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것: 왼손이 세은의 몇 안 되는 본체였기에.
* 넷째 날 아침에서 세은 방 밖에 가방이 놓여있던 것: 바로 전날 밤 세은이 왼팔에 상처를 입었기에 가방에 든 머리카락으로 수아가 치료를 했기 때문. 수아가 자연스럽게 세은 옆에서 잠들어있던 걸 보면 아마 밤새 치료해주다 잠든 듯.
* 신체력 상승: 이전과 달리 나무도 타고, 달릴 수 있고, 헤엄도 칠 수 있게 된 것도 본래 신체가 아니었기 때문.
자신은 전부 수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말에 수아는 돌아서서 울음을 터트리려 한다. 그러곤 정말 자길 죽이려 했으면 왼손이나 머리를 찔렀어야 하지 않냐고 묻는다. 수아가 나지막이 부정하자 세은은 왼손을 입에 넣어 씹으려 한다. 그러자 수아는 격앙된 반응으로 말리려 하고, 결국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그렇게 한동안 가만히 있던 수아는 이내 처절하게 웃으면서, 그래도 자신이 도련님을 먹었다는 사실은 그대로라며 경멸하라고 말한다. 그러곤 자신은 애초에 도련님의 곁에 있을 자격 따윈 없다며 우는데, 세은은 그 말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곤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다. 수아는 크게 부끄러워 하며 당황하는데, 세은은 그걸 보고 자신이 지금까지 봐온 여유로운 수아는 자길 지켜줄 수 있다는 걸 어필하기 위한 꾸며낸 모습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당황해하는 수아를 보고 평소와의 갭이 커서 사랑스럽다고 느낀다. 그리고 자신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수아를 껴안아준다. 그 때 세은의 목에 걸려있던 방울이 크게 울린다. 그 소리를 수아도 듣고, 마치 세은이 내내 차고 다니던 방울을 처음 본다는 듯이 그걸 언제부터 착용했냐고 묻는다. 수아가 방울을 드디어 인식하자 세은은 이제서야 용서해줬냐는 말과 함께, 방울을 꼭 잡는다. 방울은 빛이 나더니 이후 여우 구슬로 바뀐다. 즉 세은의 방울은 수아가 첫번 째로 만들고 버린 여우 구슬이었던 것이다.[138]

그리고 세은은 자신의 수명을 원하는 만큼 덜어가라는 말과 함께 입에 구슬을 넣는다. 수아는 법기에게 노려질 수 있다며 걱정하지만 세은은 이전과 달리 미미르와 아린이 있어 혼자 짊어지는 일이 아니니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자고 말한다. 수아는 부끄럽다고 말한 뒤, 자기가 죽는 것이 제일 확실한 세은 생존의 방법임에도 그런 불확실한 방법을 쓰는 건지 납득이 안 간다고 말한다.
그 때 뒤에서 거미가 달려오는 걸 본다. 세은은 생각 잘 하라는 말과 함께 여우 구슬을 수아에게 건네고 거미 방향으로 돌진한다. 세은은 자신의 몸이 수아 머리카락으로 강화되었기에 힘이 다 빠진 수아가 못 따라잡을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거미와 수아와 함께한 구도가 마치 자신의 첫번 째 죽음과 유사하다 느낄 무렵,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난다.
이후 선택지 분기에 따라 노멀/트루 엔딩으로 나뉜다. 자세한 엔딩 조건은 세은 항목 참고.
3.1.2.1. 배드 엔딩
《배드엔드 3.》에선 세은이 아린과 친구를 맺지 못했기에 수아를 구출할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수아는 저승으로 끌려가버린다. 이에 불만을 품은 미미르가 저승에서 깽판을 치고 수아를 구하려 하지만, 미미르도 자신이 실패하고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건 직감하고 있었기에, 아마 미미르와 함께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 엔딩은 당기여의 엔딩과 당기화의 루프를 통틀어 수아가 완전히 사망하는 유일한 루트다. 이는 미미르도 마찬가지.
3.1.2.2. 노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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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여우 구슬로 힘을 되찾은 뒤 요술로 거미를 박살내버린다.[139] 수아는 흩날리는 파편들로부터 세은을 감싸안아 보호한다. 세은은 이제 자기 곁에 있을 자격이 있냐고 묻고 수아는 눈물을 흘리며 세은에게 얼굴을 파묻는다.
안개가 걷힌 저승길이 저편으로부터 갈라져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치, 다시 만났던 그 날처럼.
꼭 껴안은 두 사람의 모습을 축복하는 것처럼.
너무나 밝아. 오히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그런 빛줄기 속에서.
여우가, 활짝 웃었다.
모든 일이 끝난 뒤, 세은과 수아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미미르와 아린은 이번 일의 협상을 알려주러 여우 저택을 방문하는데, 하필 그 때 수아와 세은이 속박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만다. 아린은 물론 들켜버린 수아와 미미르마저도 당황해하고 세은은 아린에게 묶인 채로 뺨까지 맞는다. 세은은 오늘 집에 아무도 없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수아에게 따지나 수아는 자기도 몰랐다며 요망하게 웃는다.
아무튼 미미르는 저승 쪽이랑 협상을 하고 왔다고 알려준다.[140] 정리하면 원래 반납해야 했던 잔류 수명만 저승에 넘기는 쪽으로 합의를 봤으며, 저승길에서의 전투도 멋대로 폭주한 법기가 기차역을 박살내는 걸 막으려 했던 걸로 처리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이 정도로 편의를 봐주지 않지만 미미르가 저승의 각종 비리들로 굉장한 압박을 줘서 가능했다고.[141]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승길에서 수아와 미미르의 강력함이 제대로 눈도장이 찍혔기에 어쭙잖게 누르려다가는 괜히 상층부에 알려질 수 있어 조용히 묻는 쪽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한다. 설명을 마친 아린은 세은과 수아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며 기뻐한다.
또한 세은의 잔류수명이 저승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나오는데, 어느 한 저승사자 인턴이 수명을 초과해서 살고 있던 사람을 처리하지 않고 오히려 살려 버렸다던가, 위에 알리지 않고 처리할 방법이 나타나지 않아 오랫동안 방치된 사건을 땜빵 치웠다고 한다.
미미르는 이후 빌려간 여우 구슬을 돌려주며 수명 분배에 대해 묻는다. 수아는 자신의 수명 절반을 세은에게 주었다고 말하고, 자신의 수명이 쓰였다는 생각에 아주 기뻐하며 웃는다. 미미르는 세은에게 수아의 수명과 나이에 대해 궁금하지 않냐고 묻는다. 세은이 궁금하다 말하자 미미르는 수아가 어린 척해도 실은 엄청 오래 묵은 여우기에 최소 몇 백 살이라고 말한다. 자세한 나이를 말하려 하자 수아는 살벌하게 요술을 써서 미미르를 공격한다. 계속 피하다 결국 반쯤 얼어버린 미미르는 말하길 포기한다.

아린은 부끄러워하면서 혹시 수명을 반반 나눈 거면 결혼한 거냐고 묻는다. 수아는 아린을 민 다음 세은을 넘어뜨려 위에 올라탄다. 그러곤 이 정도면 대답이 됐냐고 말한다. 아린은 부끄러워 하며 이후 미미르를 잡아끌고 밖으로 나간다.
참고로 여기서 아린의 결말이 나온다. 결국 현재 부서에선 방출되고 이름뿐인 직책으로 이동되어, 감시 명목으로 산신령 옆에 있는 역할이 되었다고 한다. 미미르 말로는 원랜 산신령은 랜덤 배정이나 자기 옆으로 오도록 수를 썼고, 저승에서 썩히긴 아까운 재능이니 딱 2년만 기다려 보라며 쿡쿡 웃는다.[142]
미미르와 아린이 돌아가려는 순간, 수아가 미미르를 잡아세운다. 그리고 수아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인 뒤 감사를 표한다. 그런 뒤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앞으로도 친하게 지낼 수 있냐고 말한다. 미미르도 같이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이 화끈해진 다음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다. 이후 미미르는 말없이 수아를 안아주고,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던 아린도 각오를 굳힌 듯 얼굴을 붉히며 둘을 감싸 안는다. 그 포옹을 보면서 세은이 저 포옹이야말로 이번에 얻은 수많은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셋은 세은에게 눈치를 준다. 세은 보고 와서 붙으라고 말하자 세은이 다가가는데 곧바로 포옹을 풀며 까르르 웃는다.

이후 세은과 수아는 단둘이 노을빛의 대나무 숲을 걷는다.
이름 모를 새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로 노을빛이 스며든다.
노을빛이 부딫혀 흩어지는가 싶더니, 자그마한 댓잎 하나가 원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세은은 떨어지는 댓잎을 잡아 입에 물고, 다른 하나는 수아에게 내민다.[143] 수아는 얼굴을 가까이해서 세은이 물고 있는 댓잎을 입으로 빼앗아간다. 이후 세은은 노을이 지는 시간, 태양이 보이는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나가다 멀리서 어린 수아의 분신을 목격한다. 세은을 그 분신을 보고 순간 마음이 아파옴을 느끼고 수아에게 묻는다.
하지만 수아는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이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저 분신은 자신이 도련님 곁에 당당히 있기 위해 없어져야 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세은이 자세히 물으려 하자 수아는 최면을 걸어 대화를 끊는다. 그리곤 자기만을 바라봐달라는 말을 한다. 세은도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없앤 뒤 수아만을 바라보기로 다짐한다.[144]
이후 둘은 매듭이 달린 거목으로 향한다. 이전과 달리 세은은 나무를 가뿐하게 올라간 다음, 밧줄을 회수하고 근처 땅에 묻는다. 그리고 수아에게 번화가로 내려가서 저녁을 먹을 걸 요청한다. 세은은 신체상 뭘 먹어야 할 의무는 없기에 순전히 수아와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제안한 것이었다. 세은은 이제 대나무 숲은 두려운 공간이 아닌, 작은 여우와 만났던 추억의 장소로만 남겨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수아의 미소와 함께 대나무 숲을 벗어난다.
그리도 힘든 나날을 지나 마침내 손에 넣은 수아의 미소다.
언제까지라도 이 미소를 지켜나갈 수 있기를...
그저 그렇게 바랬다.
언젠가 여우 하나가 그랬던 것처럼.
함께 대나무 숲을 벗어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떨어지는 댓잎 하나가 전송했다.

노멀 엔딩이지만 유저들 사이에선 트루 엔딩보다 더 호평받는다. 트루 엔딩보다 노멀 엔딩 쪽이 상황 설명이나 마무리가 더 튼실하기 때문. 이후 지나가던개가 진엔딩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말 그대로 '트루' 엔딩을 만들었다고 하였으니, 두 엔딩을 상호 보완적으로 조합하여야 할 것이다.[145]
3.1.2.3. 트루 엔딩
스토리 전개는 노멀 엔딩과 거의 같으나 마지막에 세은이 여우구슬로 수아가 수명을 흡수해주길 유도하는 장면부터[146]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아는 여우 구슬을 흡수하려 하나, 그 때 어린 수아 분신이 나타나 구슬을 훔쳐가고 이내 삼켜버린다. 어린 수아는 거미를 순식간에 도륙낸 다음 뜯어먹어 버린다. 작은 수아는 거미를 모조리 먹어치운 다음 세은을 보며 섬뜩하게 웃는다. 수아는 작은 수아와 세은 사이에 서서 세은을 보호하려 한다.
작은 수아는 소름끼치게 폭소를 하더니 세은에게 달려든다. 세은은 저 수아는 과거에 자신을 잡아먹을 때의 시점의 수아인 걸 떠올린다. 작은 수아는 마저 먹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덤벼들고, 세은은 작은 수아에게 잡혀 목을 졸리게 된다. 수아는 작은 수아로부터 세은을 구하기 우해 달려들지만 여우 구슬을 빼앗긴 상태였기에 한방에 나가떨어진다.
작은 수아가 세은을 잡아먹으려 할 때 미미르가 파도 소용돌이로 작은 수아를 휩쓸어버려 세은을 구한다. 허나 이미 체력을 모조리 소진해버린 미미르는 작은 수아에게 밀려버리는데, 다행이 나중에 도착한 아린이 여우 구슬을 뺏어서 수아에게 던진다.[147] 그 틈을 타 작은 수아는 세은에게 돌진한다.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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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가 몸을 날려서 작은 수아를 막아세운다.[148]
아...
소녀는 필요 없는 거네. 역시.
작은 수아는 해당 대사를 나지막이 읊조린 다음 하얀 빛이 된다. 그리고 수아는 작은 수아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이후 모두의 앞에 다시 주마등이 펼쳐진다. 눈앞에 매듭이 달린 거목이 나타나자 미미르는 아린과 함께 눈치를 봐서 빠져준다. 힘을 되찾은 수아와 힘을 빼앗긴 작은 수아를 보며, 세은은 이젠 자기가 나설 때라 생각해 다가간다. 세은은 저 작은 수아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으나, 수아 본인이 말해줬으면 한다는 생각에 침묵하고 있었다.
수아는 작은 수아를 소멸시키려 하다가 곧바로 힘을 거둔다음 세은에게 말을 건넨다. 수아는 자포자기한 듯한 어조로 말해준다. 자신이 예전에 도련님을 먹은 건 자기가 도련님을 지키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납득을 했으나, 아무리 수행을 하고 강해지고 우수해져도 세은을 잡아먹고 싶어하는 추악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수아는 아무리 강해져 봐야 이런 마음을 품고 있으니 쓸모없는 여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체념한 듯이 웃는다. 결국 분신들을 대거 소환하며 그 마음을 잘라버려 숲 속에 숨기는 걸로 임시조치를 했다고 말한다.[149] 수아는 자신이 도련님을 홀리면서 이 사실을 끝까지 숨긴 것과, 이 사실을 마지막까지 비밀로 남긴 채로 혼자 행복하게 죽으려 했다며 자조한다.[150] 수아는 이후 이런 마음을 들켰다간 경멸당할 것이 뻔했고 이것이 두려웠다며 오열한다.
그리곤 작은 수아의 목을 잡은 뒤, 그렇게 없애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결국 이 마음을 없애지 않고 살려둔 채 감시만 했다고 말한다. 세은은 예전에 수아 분신이 분신들은 모두 도련님과 놀고 싶어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진다고 말한 걸 기억해내고, 저 작은 수아도 자신과 놀고 싶어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누구보다 절실히 느낀 건 수아였으며, 마음을 살려둔 것도 또다시 진심을 속이고 싶지 않았을 거라 직감한다.
수아는 마지막으로 자기가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묻고 긴장과 죄책감, 슬픔에 휩싸여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세은은 자신이 죽던 그날처럼 모든 걸 포기한 듯한 수아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세은은 담담하게 그 마음도 받아달라고 말한다.그 말에 저승길의 안개가 걷힌다. 수아가 심히 당황하자 세은은 수아의 여우귀를 꺼낸 뒤 한 번 더 말한다. 수아가 손을 뿌리치며 거부하려 하자 세은은 이제부턴 자기만 말한다며 소리를 지른다. 수아는 당황한 채로 세은의 말을 듣는다. 세은은 수아가 자신을 먹고 싶어한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151], 자신은 수아가 자길 잡아먹고 싶어한다는 마음까지 포함해서 반해버렸다고 고백한다. 그러니 그런 중요한 마음을 버리는 건 용서 못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세은은 주마등으로 나타난 추억의 장소를 응시하며 독백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만났었다.
수아가 날 잡아먹고 싶어 한 덕분에.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마음이 아닌가.
수아는 그 말을 듣고 세은의 품에 안긴 채로 눈물을 흘린다. 그리곤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읊조린다.
본래 서로가 마지막 이별을 하게 되는 저승길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그렇게, 진정으로 다시 만났다.
수아는 이후 한밤중의 대나무 숲을 걸으며 여우 저택으로 복귀를 한다. 거기엔 세은이 돌아보자 부끄러워서 호다닥 숨어버리는 수아뿐만 아니라 세은 옆에서 잡아먹어도 되냐고 열심히 질문하는 작은 수아도 있었다.[152]
작은 수아에게 세은은 지금 먹어버리면 같이 못 노니 나중에 자신이 죽은 다음에 먹어달라고 말한다. 작은 수아는 도련님도 먹고 싶지만 같이 놀고도 싶기에 받아들인다. 이후 수아가 작은 수아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둘은 아무 말도 없다가 이내 서로 웃으면서 손을 내민다. 그렇게 작은 수아는 본체로 돌아간다.
미미르와 아린은 수아를 보면서 긴장하는데, 수아는 흐느적거리면서 다가오더니 세은의 목을 물어버린다. 미미르와 아린이 세은을 구하려 달려들려 할 때 수아는 목에서 입을 떼더니 가끔씩 정도만 해도 참을 수 있을 거라며 안심시킨다.[153][154]
아린은 세은의 안부를 물은 뒤 아무리 봐도 위험한 거 같다고 하지만 수아는 팔짱을 낀 뒤 "내 거야"라며 눈치를 준다. 이에 아린은 발만 동동 구른다. 미미르는 대강 어떻게 수습할지 계산이 섰으니 아린에게 내일 아침 같이 담판을 보자고 말한다.
여우 저택에 도착하자 미미르와 아린은 작별 인사를 한 뒤 돌아간다.[155] 세은은 멀어지는 둘을 보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아는 복잡한 표정으로 귀를 파닥거리더니 이내 미미르와 아린의 방향으로 고개를 까딱하고 숙인다. 세은은 이를 보고 제대로 하라는 말과 함께 강제로 머리를 눌러 90도 인사를 만든다.[156] 그리곤 미미르와 아린 덕에 같이 살 수 있게 됐으니 나중에 제대로 인사하라는 말을 하고 수아는 놀리지 못한 채 퍼덕거리기만 한다. 세은은 수아가 진심인 건지 단순히 지친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처음으로 수아를 상대로 이겼다고 생각한다.
수아는 여우 저택의 마당으로 들어간 다음, 유려하게 허리를 숙인다. 그리고 정말 보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린다. 세은은 말없이 수아를 껴안아준다.
나는...
진정한 의미에서 돌아온 것이다.
내가 진정한 삶을 찾았던 이곳으로.
내가 죽고. 다시 태어났던 이곳으로.
그리고...

세상 그 누구보다 함께하고 싶었던
이 여우 소녀 곁으로 말이다.

트루 엔딩이기에 모든 떡밥이 풀렸으나 노멀 엔딩에 비해 사건의 마무리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만 트루 엔딩은 일반적으로 노멀 엔딩을 보고 열람하기에, 노멀 엔딩에서 설명한 걸 굳이 다시 보여줄 필요가 없어 뺀 것으로 보인다. 노멀 엔딩이 사건의 마무리 설명 쪽에 무게를 실었다면, 트루 엔딩은 남은 떡밥의 정리에 치중한 느낌.
이후 엑스트라 스테이지와 후속작이 해당 엔딩을 기반으로 전개되기에, 사실상 진 엔딩이자 정사라 볼 수 있는 결말이다.
참고로 작은 수아 분신이 어떻게 저승길까지 당도했는지는 마땅히 설명되진 않지만, 그래도 아예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분신은 수아가 감정을 제거하기 위해 집어넣지 않는 분신이라 7일째 아침에 분신들을 모조리 수거할 때에도 홀로 남았고, 그 분신이 미미르의 뒤를 따라갔다고 보면 말이 된다. 아니면 여우문을 썼을 가능성도 있는데, 작중에서 미미르는 여우문의 동력원이 수아의 영력이라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수아 분신 역시 수아의 영력을 품고 있기 때문.[157]

3.1.3. 엑스트라 스테이지(추가 이야기)

  • Extra Story 1. 안 검은 방
    세은은 엔딩을 봤음에도 여우 저택의 잠긴 나머지 방들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것에 의문을 가진다. 그래서 아린을 불러 투시를 시키지만 아린은 투시가 아니라 온도를 시각화 해서 보는 거라고 반박한다. 세은은 그럼 돌아가라고 말한 뒤 잠긴 문을 달각거려 본다. 아린을 그걸 보다 문이 결계로 잠겨 있는 걸 보고 이내 결계를 해제한다.[158]


    그렇게 방문을 여는데 안에는 세은의 사진이 있었다. 심지어 사진은 물론 그림, 일러스트, 각종 얇은 책, 인형, 테피스트리, 머그컵, 침대, 이불, 배개 등등이 전부 세은의 사진으로 되어 있었다.[159] 그 때 등 뒤에서 한기를 느끼더니 수아가 갑툭튀를 한다.


    이후 세은은 자신이 악몽을 꿨음을 깨닫는다. 긴장을 풀기 위해 물을 마시러 가는데, 문득 컵에 자기 사진이 붙어있는걸 본다. 그리고 수아가 한 번 더 갑툭튀를 하며 끝이 난다.
  • Extra Story 2. 여우의 기능에 대해
    세은은 수아의 능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수아에게 물어보기로 한다.[160][161] 수아는 분신, 최면, 불과 냉기는 물론 녹음 및 재생, 전화 통화, 동영상, 인터넷, 게임 등등이 다 가능한, 한마디로 스마트폰 상위호환이라고 말한다.[162]


    그런데 세은은 여우로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한다. 수아는 음흉하게 웃더니 도련님이 원한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겠다고 말하며, 세은을 침대로 눕힌다. 그리곤 지금부터 상냥하게 가르쳐드리겠다는 말과 함께 눈을 빛내고, 세은은 심하게 당황한다.


    그리고 수아로 할 수 있는 게임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건 바로 수아와 눈을 마주쳐 최면에 걸린 상태에서 하는 VR 슈팅 게임이었다고..[163]
  • Extra Story 4. 원 여우 맨
    수아가 세은을 되살릴 때, 생전의 유약한 몸 대신 강한 몸을 만들려 한다. 그 때, 누군가가 깜짝 등장하여 세은을 근육빵빵의 강력한 몸으로 만들어 준다. 세은은 그 몸을 이용하여 여성진들을 차례차례 공략하는 걸로 모자라[164] 수아의 과거사에 모순이 생기게 만들고[165], 배드엔딩 3도 미미르와 함께 저승을 다 부숴버리러 가는 걸로 바꿔버린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수아가 꾼 꿈이었고, 세은에게 열심히 설명해준다. 물론 세은은 다시 가서 자라고 소리친다.
  • Extra Story 5. 구미호의 전설
    세은이 수아에게 왜 꼬리가 1개냐고 묻고, 수아는 원한다면 여러 개로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이어 세은이 구미호 설화에 따르면 여우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고자 인간이 되어 함께 늙어가지 않느냐고 묻자, 수아는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게 아니라 세은을 자신과 같은 몸으로 만들어 영원히 함께할 거라고 한다. 또는 세은을 잡아먹어 영원히 하나가 될 수도... 라고 말했다가 세은이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자 농담이었다고 한다.
  • Extra Story 6. 무적 파워 수아 레인저
    세은은 오밤중에 활엽수림이 시끄러운 것을 보고 나가본다. 그곳에서 세은은 수아 분신들이 전대물 놀이를 하는것을 보게 된다.[166] 이후 수아 분신들은 자기가 레드(주인공)를 맡겠다며 서로 싸운다. 한참 재밌게 보고있을 무렵 진짜 수아가 나타나 세은에게 입맞춤하고 잊어줄 것을 요청한다.
  • Extra Story 7. Extra의 Extra
    어느 날 수아는 이상하게 몽롱한 상태로 흐느적거린다. 수아는 비비적대더니 이후 세은의 목덜미를 물다가,[167] 갑자기 세은을 넘어뜨린 다음 옷을 벗기려 한다. 갑작스러운 수아의 대담한 태도에 세은은 당황하나, 다행히 마침 나타난 미미르가 수아를 걷어차 날려버린 덕에 상의만 찢기는 선에서 끝이 난다.[168]


    그리고 미미르는 수아가 오늘 유독 이상한 이유를 말해주는데, 바로 발정기여서라고 말한다.[169] 미미르는 수아를 이대로 놨다간 발매 금지가 되니, 수아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서 '그렇고 그런 짓'을 할 거라고 말한다. 미미르는 아린을 반강제로 동참시킨 뒤 수아를 끌고 방에 들어가려 하는데, 그 전에 세은에겐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방으로 들어오거나 훔쳐보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둔다.


    하지만 수아는 저택 밖에서 불경애국가를 부르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던 세은에게 어서 들어오라며 유혹을 한다. 결국 세은은 갑자기 나타난 어떤 말머리를 쓴 괴인도 물리치고 방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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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서로 친근하게 기대어 편안하게 쉬고 있는 수아와 미미르, 아린이 있었다. 그리고 수아는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이리 와서 같이 쉴 걸 권유하고 세은은 수아에 이끌려 자리에 눕는다. 세은은 기대한 거랑 미묘하게 다르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다 같이 마음 편히 쉬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렸다며 소회를 남기고, 미미르는 다들 고생 많았다며 격려한다. 수아는 세은의 뺨으로 손을 가져다 대더니,
도련님...
...소녀, 행복해요.
마침내...
라고 말한다. 세은은 그 말을 듣고 눈을 지그시 감는다.
모든 여정이, 여기서 일단 마무리된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새롭게 닥칠 일들은 잠시 잊어버리고서.
지금은... 푹 쉬기로 했다.
아무 걱정도 없이
마음 편하게 말이다.
라고 독백한 뒤 수아의 웃음소리와 함께 작품은 완전히 끝이 난다.

3.2.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花

《프롤로그》

수아의 과거 회상으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아직 저택에서 살던 수아는 막 마당으로 쫓겨난 참이었다. 저택이 유난히도 소란스러웠던 날 수아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170], 신이 난 나머지 좋은 일이 생길 거 같은 예감을 가진다.
하늘을 향해 하울링을 하자마자 주변에서 꽤 많은 수의 여우들이 걸어나오기 시작한다. 가문의 상층 여우들이 자신을 내려다보자 수아는 평소엔 받지 못한 관심을 받게 되어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그 때 가장 작은 여우 한 마리가 수아에게 다가오더니 요술을 장전하기 시작한다. 수아는 영문을 알 수 없어 귀만 긁어대고 있는데, 주변에서 비웃음 소리가 들린다.
그 때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우가 경합을 시작하라는 말을 하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상대 여우는 푸른 불꽃을 수아에게 날린다. 수아는 푸른 불꽃이 꽃 형상을 이룬 걸 보고 그저 예쁘다는 생각에 감상만 하는데, 상대는 불꽃을 알아서 거두고 이내 한숨을 쉬며 돌아서 버린다. 주변 여우들도 수준 차이가 자명하니 더 볼 것도 없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여우 중 한 마리가 상대를 유화라고 부르며, 네가 선택될 줄 알았다는 말과 함께 기뻐한다.
수아는 자기와 달리 가족들이 유화를 따스하게 쓰다듬어 주는 걸 보고 무언가 쓸쓸함을 느낀다. 그 때 새까만 옷을 입은 여우가 아닌 누군가가 출발하자고 말한 뒤, 자신을 제외한 여우들은 일제히 저택을 떠난다. 수아는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뒤늦게 가족을 쫓아가지만 거리는 점점 멀어질 뿐이었다.
파일:수아8.png
결국 얼어붙은 눈에 미끄러져 넘어진다. 가족 여우들은 코웃음을 치며 무시하는데, 아까 경합을 벌인 유화라는 여우만이 유일하게 수아를 돌아봤다. 유화는 수아의 이름과 향후 행방을 물으나 가족들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일축한다. 그리고 유화는 가족들과 함께 멀리 사라지고, 수아는 홀로 남겨져 버려진다.

chapter 1: 《병문안》
수아와 함께 병문안을 온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실 지금까지의 회상은 병원 앞의 기념비를 보고 한 것이었으며[171], 세은이 소리를 지르자 멍 때리던 수아는 정신을 차린다. 세은이 괜찮냐고 묻자 수아는 조금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고 말한 뒤 세은과 팔짱을 껴 비비적댄다. 참고로 세은 피셜 이 행동은 수아가 얼버무릴 때 하는 행동이라고.
세은은 수아가 사과하기 싫어서 시간을 끄는 거라 생각해 지적한다. 그 말에 옆에 있던 키 큰 저승사자가 호탕하게 웃는다. 이에 수아는 살벌한 표정으로 째려보지만 저승사자는 가볍게 웃어넘긴다.

사실 이 저승사자의 정체는 1편에서 수아와 전투를 벌였던 아린선배로, 수아에게 꼬깃꼬깃 접히는 바람에 입원했다가 이제 막 퇴원한 상태였다. 가해자인 수아는 저승사자에게 사과하러 병문안을 왔으나[172], 정작 자존심과 성격 문제로[173] 하기 싫어하는 상황. 수아가 저승사자를 계속 노려보자 환자를 때릴 거냐며 비웃고, 수아는 혀를 찬다.
세은이 사과하기 싫냐고 묻자 수아는 입으로는 아니라고 하는데, 오는 길에도 몇 번이고 분신이랑 바꿔치기 하지 않았냐고 따진다. 결국 수아는 최면을 걸려 하는데 세은은 능숙하게 수아의 눈을 손으로 가려 막아버리고 만다. 그러자 아예 대놓고 저주받을 년한테 사과는 못한다고 떼를 쓴다.[174]

결국 세은에게 여우귀를 잡아당겨지나 수아는 이런 난폭한 도련님도 좋다며 헤실헤실 웃고만다. 이후 수아가 잠시 빙글빙글 돌며 고민하더니 한동안 도련님의 자는 얼굴을 훔쳐보지 못해 마음이 병이 생겼다며 탄식한다. 사실 수아가 하도 사과를 안 하려 하자 그 벌칙으로 세은과 같이 자는 걸 금지당했기 때문.
세은이 선배에게 대신 사과하는데, 선배는 솔직히 상층부의 잘못이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저승사자는 위에서 시킨 일만 하면 그만이며, 자기도 부상 핑계로 한동안 뒹굴거려서 편했다는 이유로 넘어가준다. 그런데 선배가 목숨을 위협한 건 자신이니 사과는 자기 몫이라고 말하자 수아는 그렇다며 난리를 친다.

난리치던 수아는 세은에 안겨 진정된다. 선배가 그냥 사과받았다고 구라치면 안 되냐고 제안하는데, 세은은 수아에게 사회생활을 가르쳐야 하고, 저승의 상층부 비리랑 더 이상 엮이기 싫다는 이유로 거절한다. 그 말에 선배는 잠시 표정이 변하더니 세은을 슥 훑어본다. 그리고 저승사자 입사를 제안하고 안내 팸플릿을 건넨다.[175] 그걸 본 수아는 아주 살벌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선배는 이전에 수아의 주마등으로 과거에 간섭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다. 수아가 죽일 듯한 표정으로 달려들자 세은은 다시 안아줘서 진정시키고, 죽고나서 고려해보겠다며 팸플릿을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선배는 알겠다고 말하는데, 죽고도 자아를 잃지 않으면 연락하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수아는 사과할 생각에 한숨만 푹푹 내쉰다. 수아가 분신이 사과하고 때우면 안 되냐고 묻자 세은은 미미르와 아린이 만들어준 기회라고 답한다. 그 말에 수아는 다시 침묵하고, 세은은 자신밖에 모르던 수아에게 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에 감격한다. 그리고 수아는 귀와 꼬리를 축 늘어뜨리면서 지금은 도련님의 얼굴을 자는 얼굴을 보지 못해 마음의 병이 생겼으니 치욕을 감당할 수 없다며 떼를 쓴다.

세은은 그 말에 살짝 마음이 약해져 마지못해 동침을 허락해주자, 수아는 태도가 싹 바뀌더니 녹음해다고 큰소리친다. 그리곤 선배에게 다가가 준비해 온 티가 팍팍 날 정도로 공손하고 예의 바른 동작과 함께 사과를 곧바로 한다.[176] 알고 보니 그간의 떼는 전부 동침을 허락받기 위해 연기를 선보였던 것이었다.
선배는 수아를 보고 호쾌하게 웃고, 이제 괜찮다며 돌아가라고 말한다. 돌아가던 도중, 수아는 선배로부터 제본된 한지 묶음을 받는다. 수아가 시큰둥한 태도로 더이상 볼 사이 아니냐고 말하자 선배는 여우 가문 족보를 복사한 거라 답한다. 수아는 표정이 썩어가더니 이내 무시하고 가려한다. 하지만 선배는 꿋꿋이 하던 말을 마저 하는데, 최근 여우 가문 족보에 수아의 이름이 올라갔으니 조만간 본가에서 접촉할 거라 조언한다. 본래는 본가에 선택받은 여우만이 족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으나, 선택받지 못해도 강해지기만 하면 이름을 올릴 수 있다고.
수아는 한숨을 쉬더니 족보에서 자기 이름을 찢어 구겨버리고[177] 자신과 본가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긋는다. 그리고 너울을 쓰고 세은을 보챈다.

chapter 2:

이날 수아는 미미르와 함께 저택에서 자신을 찾아온 본가 여우 두 마리와 대치를 벌이고 있었다.[178] 한참을 서로 미동도 않다가 수아가 한숨을 내쉬더니 그늘진 미소를 짓는데, 그 모습에 반대편에 있던 작은 여우는 큰 여우 뒤로 호다닥 숨는다.
작은 여우는 큰 여우를 연화 언니라고 부르며 수아가 이상한데 제대로 찾아온 거 맞냐고 묻는다. 큰 여우는 작은 여우를 유화라고 부르며 옆에 산신령도 똘마니로 있으니 그렇다고 답한다. 그 말에 미미르는 짜증을 낸다.

유화는 수아같이 불건전한 타입은 껄끄러우니 연화에게 대신 말을 걸 것을 부탁한다. 참고로 유화가 불건전하다고 깐 건 수아의 복장인데, 산신령이랑 엮이면 다 저렇게 되냐면서 시비를 건다. 미미르가 그 말에 짜증을 내나 수아는 저지하고, 미미르는 공무원이 문제를 일으킬 수 없다는 푸념 하에 진정한다.

아무튼 수아가 연화 앞으로 다가와서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179] 수아는 자신의 일대기를 차분히 설명하다가, 다짜고짜 자길 찾아오다니 죽고 싶냐고 소리친다.

수아의 격노에 유화는 연화의 뒤로 숨어버린다. 그러곤 교양이 없다면서 디스하는데, 연화는 무섭냐고 해맑게 묻는다. 유화는 겉으로는 안 무섭다고 센 척하지만 꼬리는 오들오들 떨고 있었고, 아무튼 유화는 가문의 높은 여우들이 실력을 확인하고 오라 그랬다며 물러설 수 없다고 말한다.

이후 유화는 연화의 꼬리에 숨어 말을 전달하고, 전달받은 연화는 수아에게 이곳을 찾아온 이유를 말해준다. 그 이유는 본가에서 수아가 저승에서 일으킨 일을 알게 되었고, 수아가 강해졌다는 걸 믿기 어려워서인지 확인하고 오라는 명령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말에서 수아를 '재능이 부족해 도태된 개체'라고 말하는데, 그 도발에 이성을 놓은 수아는 연화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는다. 이에 연화의 꼬리에 숨어있던 유화는 튕겨져나가고, 공격 술법을 쓰려 하나 미미르에게 저지당한다. 하지만 유화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미르에게도 도발을 걸고[180]짜증이 난 미미르는 유화를 던져버린 뒤 대치한다.

수아는 연화의 멱살을 잡으며 비녀를 뽑으려 한다. 그 때 세은이 튀어나와서 뜬금없이 수아한테 사랑한다고 외친다. 수아는 갑작스런 고백에 부끄러운 나머지 그대로 넘어져버리고, 갑자기 남들 앞에서 고백을 하면 어떡하냐면서 뒹굴거린다. 이에 세은은 달리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사과한다.[181] 이를 본 미미르도 꼭 그런 방법을 썼어야 했냐고 지적하자 세은은 다른 방법 있었냐고 받아치고, 미미르는 신성한 말을 하며 물러선다.

이후 세은은 연화와 유화에게 다가가 남의 집에서 무슨 행패를 부리냐고 따진다. 이에 유화는 여우 가문의 일이니 끼어들면 다친다고 겁을 주는데, 세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적인 일을 그냥 넘길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곤 그 대변인으로 아린을 내세우는데,[182] 근무 태만 산신령과 달리 아주 성실한 공무원이므로 행패 부리면 바로 아린이 몽땅 보고 할 것이라며 경고한다.

아린은 세은이 자길 띄워주는 것에 심취해 같이 경고에 동참하는데[183], 그 말에 유화는 당황해하고 연화는 웃던 표정이 살짝 굳는다. 그 때 미미르가 나타나 자기도 신고할 거냐면서 따지고, 아린은 심히 당황한다.

아린이 당황해하는 사이 수아가 다가와 비장한 표정으로 이건 자신의 싸움이기에 도련님이라도 말릴 수 없다고 일갈하나, 세은은 여우귀에 바람을 불어넣어 가뿐히 제압시킨다. 그리고 세은은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는지 유화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chapter 3: 《평화적인 해결》

세은은 모두를 활엽수림으로 끌고 온다.[184]

이후 세은은 수아와 유화에게 가위바위보를 제안한다. 당연히 둘 다 어이없어 하는데 세은은 당연히 가위바위보만 하는 게 아니고, 이긴 쪽은 공격을 하고 진 쪽은 방어를 하는 식으로 3초 안에 승부를 보는 것이다. 유화가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는 큰 기술을 못 쓴다고 지적하자 세은은 최대한 뒷수습을 줄이려고 일부러 그런 거라 말한다.[185]

세은의 제안에 수아는 도련님이 강압적으로 명령을 한다며 헤실헤실 좋아하고, 유화는 듣기 싫다고 딴지를 거나 연화에게 설득당한다. 결국 두 여우는 서로 도발을 한 뒤[186] 가위바위보를 시전한다. 그런데 수아가 분신 두 마리를 소환해 가위, 바위, 보를 전부 내버리는 꼼수를 쓰고, 곧바로 공격을 행한다.

수아가 불로 주변을 전부 태워버리는데 산불이 나기 전 미미르가 하이드로펌프로 미리 진압을 한다.[187] 수아는 뻔뻔하게 자기 예쁘냐고 묻고 세은은 반칙했다고 지적한다. 그에 수아는 여우의 싸움에서 이런 건 흔하다고 변명한다.

아무튼 유화는 술법을 써서 화염을 완벽히 막은 상태였다. 연화 말로는 유화가 쓴 술법은 술식 분해로, 일정 범위 안에 술법이 들어오면 정 반대의 식을 짜 올려서 상쇄시켜버리는 기술이라고. 그냥 막아내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한다.[188]

이후 수아와 유화가 두 번째 가위바위보를 한다. 세은은 수아가 연화가 자기에게 달려드는 걸 놔두고 대결하는 것에서 진심이라는 걸 느낀다. 이번엔 유화가 이기고 곧바로 불을 질러버린다. 그에 수아는 아까 소환한 분신 두 마리로 고기방패를 만드는데, 분신들은 오랜만에 나왔는데 너무하다며 잔혹하게 터져버린다.[189]

참고로 연화를 보고 세은은 동생이 싸우는데 그쪽은 가만히 있냐고 지적한다. 이에 연화는 이건 어디까지나 유화만의 임무라 자기가 나설 수 없고, 나서려고 해도 하필 상대가 수아인 만큼 유화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나설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사이 세 번째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이번엔 비겨버린다. 그러자 유화는 더 세게 치는 쪽이 이긴다며 다짜고짜 공격을 시도하고 수아도 공격으로 맞받아치려 한다. 그런데 일이 커질 걸 우려한 세은의 명령에 따라 아린이 술식 분해를 써서 막아낸다. 어쨌든 아린은 둘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버리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힘이 풀려 기절해버린다. 미미르는 아린을 부축해주며 덤덤하게 잘했다고 칭찬해준다.

그 때 연화가 이전과는 다른 웃음기 싹 뺀 얼굴로 미미르에게 다가간다. 그 이유는 본가의 여우도 몇 년 걸려서 익히는 술식 분해를 한 번 보고 바로 써먹는 아린의 재능 때문이었다. 연화가 흥미가 생긴다며 묘하게 살벌한 눈빛으로 다가가고, 미미르는 연화를 밀어낸다. 하지만 연화도 지지않고 계속 아린에 대해서 질문하고, 미미르는 살기 집어넣으라는 말과 함께 위협을 한다. 그러곤 자기랑 싸우고 싶냐며 주변에서 물을 끌어오고 분위기는 한층 더 살벌해진다.

허나 연화는 다시 웃으며 싸우러 온 건 자기가 아닌 유화라고 말해준다. 세은이 그 말에 유화를 돌아보는데, 이미 수아에게 달려들고 있는 상태였다. 유화 말로는 제대로 승부가 나질 않는데 임무는 완수해야 하니 가위바위보고 뭐고 그냥 닥돌하자는 것.[190]

유화는 푸른 불꽃으로 이내 꽃을 만든다. 그런데 수아는 공격하거나 방어하지도 않고 그 꽃을 아주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다 불꽃의 궤도를 틀어 하늘로 올려보낸 다음, 유화의 양팔을 잡아 꺾는다. 수아는 압도적힌 힘 차이로 유화를 제압하며 우리가 이전에 본 적이 있냐고 살벌하게 묻는다. 즉 수아는 과거에 경합을 벌였던 여우가 유화였음을 깨달은 건데, 유화는 대답 없이 그저 놓으라고만 소리치지만 수아는 무시하고 질문만 계속한다.

그 때 연화가 임무는 여기까지라며 선을 긋는다. 그리고 자신이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참아달라고 부탁하고, 수아에게 고급스럽게 포장된 편지봉투를 꺼낸다. 그리고 연화는 유화의 임무가 전투라면, 자신의 임무는 소식 전달이라고 말한다.

수아는 차분하게 편지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한다. 그 때 세은은 수아 주변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막혀있음을 깨닫는다. 미미르가 설명해주길[191] 내용의 보안을 위해 편지를 읽는 동안 발동되는 결계라고 한다. 미미르 말로는 문서가 파괴되지 않고 결계만 깨는 건 어렵다고 하는데, 저승의 암호 해독반 혹은 그냥 천재 하나가 있으면 깰 수 있다고. 세은은 수아가 괴로운 표정으로 읽어내려감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해한다.

수아는 편지를 다 읽고, 편지는 다 읽히자마자 스스로 불타올라 사라져버린다. 수아는 세은에게 천천히 다가오더니 세은의 품에 얼굴을 묻는다. 그러곤 슬픈 목소리로 지금은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어떻게든 모두와 함께할 수 있는 길을 고를 테니까.
혼자 멀리 가버리거나, 전부 짊어지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소녀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지금만큼은.. 믿어주실래요?
라고 말한다. 세은은 예감이 좋지 않음을 느끼나 결국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에게 최면을 걸어 재운다.

chapter 4: 《협상》

유화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자세한 건 유화 항목 참고.

여기서 유화의 말에 따르면 수아처럼 사람을 잡아먹고 영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게 드러난다.
그 이유는 영물이 강해지기 위해 같은 영물이나 인간같이 혼이 복잡한 생물을 먹으면 '업'이 쌓이기 때문이었다.[192] 그 업이란 건 죄를 지었을 때 치르는 대가같은 것으로, 원랜 영물이 증오나 탐욕에 잠식되면 쌓이는 건데 힘을 기르려고 식인을 했을 때가 제일 많이 쌓인다고 한다.

아무튼 업이 다 쌓이게 되면 이성을 잃고 그저 더 많은 영혼을 갈구하며 방황하는 악령이 되어버린다고 한다.[193] 그렇게 저승사자나 신령한테 쳐맞고 뒤지거나, 자기 영혼마저 태워버리고 자멸하는 게 결말이라고. 유화 말로는 이게 밝혀지기 전까진 많은 영물들이 죽었다고 한다.

다만 인간을 먹는 걸론 강해지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진 않다고 알려준다. 옛날에 어떤 여우가 실험을 해본 결과[194], 업이 쌓이지 않고 힘을 쌓을 수 있는 법기인 여우 구슬이 개발되었다고 알려준다. 여우 구슬은 최대한 많은 인간에게 아주 조금씩 수명을 빼앗고 업을 분리해 영력만을 뽑아낼 수 있다고 한다.[195]

참고로 수아는 세은을 직접 죽이고 그 자리에서 영혼과 육체마저 먹어치웠기에, 여우 구슬이 있었어도 그 자리에서 훅 가버렸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다만 세은은 먹기 싫어하는 수아에게 먹히고 싶어서 강제로 먹게 했으니 멀쩡할 수 있었다고.

3.2.1. 첫 번째 루프

chapter 6: 《낯익은 소리》

수아가 다시 재등장하는데, 수아는 연화를 살해해 피를 뒤집어 쓴 상태였다.
파일:연화2.png
연화는 축 늘어져 피를 뿜고 이내 쓰러진다. 세은이 수아가 했던 말을 떠올리다가[196], 수아가 자신을 돌아보는 걸 본다. 수아는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그 사이로 눈물이 흐르는 걸 발견한다. 수아는 다가와 세은의 품에 안기고, 이후 고통스러운 울음이 섞인 비명을 지른다. 언니의 시체를 본 유화의 비명과 함께 밤이었던 하늘은 새벽이 되고, 새하얀 빛에 시야가 가려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루프의 시작이다. 공략은 새로 추가된 선택지를 모두 골라주면 된다.
첫 번째 선택지

눈을 뜨자 세은은 자신이 침대에 누워있음을 깨닫는다. 창문을 보고 아침인 걸 깨닫는데, 자신의 몸이 유독 피곤한 걸 느낀다. 이건 분명 누군가가 잠을 방해했을 거란 생각에 그 범인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Q1.제대로 자지 못한 이유는?
수아 때문이다.
아린이 때문이다.

《수아 때문이다.》를 고르면 이전과 같은 스토리로 진행된다.

《아린이 때문이다.》를 고르면 이전 도발은 생략되고 수아가 연화의 멱살을 잡는 시점부터 이어진다. 수아는 매우 분노한 나머지 아린과 세은이 복도로 나왔음에도 유일하게 신경을 안 쓰고 있었다.
두 번째 선택지
그리고 수아는 비녀에 손을 가져다 대려 한다. 세은은 과거 수아가 비녀를 뽑았을 때 주변이 일제히 폭발한 걸 떠올리고 빠르게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Q2.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지?
둘 사이에 끼어든다.
수아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수아에게 키스한다.
《둘 사이에 끼어든다.》를 고르면 수아는 다짜고짜 끼어든 세은을 실수로 공격해버린다. 세은은 기절해버렸다가 날이 다 저물어서야 깨는데, 미미르 말에 의하면 수아는 세은을 공격했다는 죄책감에 자해를 넘어 자살까지 시도하려 했다고 한다. 세은이 깨어난 시점에선 이미 연화와 회담 중이라고.

하지만
다른 루트와 달리 세 개의 선택지를 건너뛰고 곧바로 결말로 직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톱니바퀴가 빠르게 돈다고 서술된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여서인듯.

《수아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를 고르면 이전과 같은 스토리로 진행된다.

《수아에게 키스한다.》를 고르면 세은은 몸을 낮추고 최대한 신속하게 수아 등 뒤로 접근한다. 그리곤 키스한다고 소리친 다음, 고개를 돌린 수아에게 바로 키스를 갈긴다. 연화의 멱살을 잡고 있던 수아는 연화를 던져버린다. 이후 세은은 천천히 수아를 놓아준다.[197]
수아는 주저앉고 잠시 멍을 때리더니, 세은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198] 세은의 입을 때린다. 그러곤 부끄럽고 당황해서 정신을 한동안 못차리는데 그걸 본 세은도 괜히 부끄러워한다. 이후 유화는 세은을 보자마자 변태라고 소리친 다음 마당으로 도망가고, 연화는 그런 유화를 뒤쫓아간다.
그걸 본 미미르는 염장질 한 번으로 여우를 셋이나 보냈다며 칭찬하고, 아린은 전부 세은의 계략인 줄 알고 감탄을 한다. 그리고 수아도 정신을 차리자 유화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간다.
아무튼 연화는 수아의 힘을 측정하기 위해 자기들이 파견되었다고 알려주자, 미미르는 수아를 버려놓고 잘 나가니까 꼬와서 왔냐며 화를 낸다. 하지만 수아는 미미르를 진정시키고 미미르는 지는 척 물러간다. 그리고 그런 미미르에게 수아는 조용히 고맙다는 말을 한다.[199]

세 번째 선택지
세은은 결국 두 여우가 수아의 힘을 측정하기 전까진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아무도 다치지 않고 수아의 힘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Q3
가위바위보
손바닥치기
수아가 더 강하니까 그만두게 한다.
《가위바위보》를 고르면 이전과 같은 스토리로 진행된다.
《손바닥치기》를 고르면 미미르의 집이 있는 연못으로 데려간다.[200][201] 그리고 손바닥치기를 제안하자 유화는 어이없어하는데 연화는 그런 유화를 설득한다.
아무튼 두 여우는 서로 도발을 주고받은 뒤[202] 손바닥을 맞부딫힌다. 수아는 손바닥에 불을 붙이고, 유화도 손바닥에 불을 붙인다.[203] 그리곤 수아가 제대로 놀아보자며 폭발을 일으키고, 이내 두 명 다 공중에 떠서 손바닥을 부딫힌다.

이후 유화는 영력으로 신체 능력을 강화한 뒤 수아를 공격하는데, 알고 보니 공중전을 벌인 수아는 분신이었다. 알고 보니 본체는 발을 때지 않고 수증기 속에 숨어있었으며, 이내 수아는 연못 속에서 수많은 분신들을 소환한다.[204]
그리고 연화도 괜찮다고 말한다. 세은이 유화 편 맞냐고 지적하자 연화는 여우의 싸움은 원래 이런 뒤통수 싸움이니, 이번 기회에 유화가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사이 유화는 손바닥으로 분신들을 전부 터트리고 연못에 있는 본체를 향해 달려든다. 그런데 수아는 그런 각도로 달려들면 도련님에게 물이 튄다고 살벌하게 중얼거린 뒤, 유화의 손바닥을 맞잡고 버틴다. 연못의 물이 하나도 안 튀자, 미미르는 수아가 완전히 충격을 죽였다며 수아의 압승을 확신한다.
유화는 수아에게 계속 공격을 시도하지만 수아의 공포 환술 한 번에 나가떨어진다. 수아의 압승이 보여지자 세은은 이제 경기 종료를 선언하는데, 유화는 오기를 부리며 무작정 수아에게 달려든다.[205] 그리고 푸른 불꽃으로 꽃 모양을 만든 다음 덤비는데, 그 모습을 본 수아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순간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들 때 쯤 미미르가 메일스트롬으로 진정시킨다. 그리고 연화는 기절한 유화를 안고 착지한다. 수아는 그런 연화에게 다가간 다음 딱딱한 표정으로 혹시 유화와 자기가 만난 적 있는지를 묻는다. 연화는 유화도 기절했고 전해야하는 것도 있으니 나중에 얘기할 걸 부탁하나, 수아는 듣지 않고 살벌하게 말할 걸 명령한다. 그 때 아린이 수아를 말리려고 달려드나 수아는 무심코 아린에게 환술을 써서 기절시켜버린다.[206]
미미르는 수아를 진정시키고 수아는 사과를 한다. 그리고 미미르는 그 자존심 센 수아가 곧바로 사과하는 모습에 놀라고, 수아는 눈치를 준다. 이후 연화는 유화를 나무에 앉힌 다음, 수아에게 봉투 하나를 건넨다. 그리곤 이걸 전해주는 게 자신의 역할인 걸 알려준 뒤, 수아는 봉투 속 편지를 읽는다.
수아는 차분하게 편지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한다. 그 때 세은은 수아 주변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막혀있음을 깨닫는다. 미미르가 설명해주길[207] 내용의 보안을 위해 편지를 읽는 동안 발동되는 결계라고 한다. 미미르 말로는 문서가 파괴되지 않고 결계만 깨는 건 어렵다고 하는데, 저승의 암호 해독반 혹은 그냥 천재 하나가 있으면 깰 수 있다고. 세은은 수아가 괴로운 표정으로 읽어내려감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해한다.

수아는 편지를 다 읽고, 편지는 다 읽히자마자 스스로 불타올라 사라져버린다. 수아는 세은에게 천천히 다가오더니 세은의 품에 얼굴을 묻는다. 그러곤 슬픈 목소리로 지금은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어떻게든 모두와 함께할 수 있는 길을 고를 테니까.
혼자 멀리 가버리거나, 전부 짊어지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소녀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지금만큼은.. 믿어주실래요?
라고 말한다. 세은은 예감이 좋지 않음을 느끼나 결국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에게 최면을 걸어 재운다. 세은은 이번에는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이 아니란 걸 상기하며 그래도 쓰러져 잠든다. 그러고 잠들면서, 전개가 달라지긴 하나 결국 큰 틀이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수아가 더 강하니까 그만두게 한다.》를 고르면 세은은 대결을 위해 앞마당 숲을 걷던 도중, 뭔가가 떠올라 연화와 유화 앞으로 이동한다. 그리곤 이미 수아가 압승을 거둔 걸 몇 번이나 봤다는 직감을 가지고, 수아가 강하니 굳이 싸울 필요 없다고 면전에서 말한다. 그 순간 그 주변의 분위기가 살벌해지고, 수아는 역시 자신을 믿는 거냐며 좋아한다.
이대로 가다간 분위기가 심각해질 거 같다고 느낀 세은은, 굳이 싸우지 않고 서로의 강한 기운 같은 걸 느껴서 강함을 측정할 수 있는 지를 물은 것이라며 말을 바꾼다. 하지만 연화가 말하길 여우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감추는 것이 기본이고, 유화는 수아와 꼭 겨뤄보고 싶어하기 때문이기에 거절한다.
수아는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으나, 정말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지 않으면 단순 영력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208] 그리곤 모처럼 본가의 여우를 갈아버릴 기회니 자기도 싸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걸 본 세은은 결국 싸우는 선택지밖에 없을 깨닫고 이내 다시 고민한다.
이후 다시 세 번째 선택지로 돌아간다.

chapter 7: 《다시. 그 밤.》
잠에서 깬 세은은 이윽고 자신이 침대에 있음을 눈치챈다.
네 번째 선택지
Q4 어떻게 할까?
이대로 잔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대로 잔다.》를 고르면 챕터 4 ~ 5의 초반까지의 내용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즉 다섯번 째 선택지는 스킵되는 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를 고르면 다른 루트로 이어갈 수 있다.

다섯 번째 선택지
그 때 거대한 진동이 울려퍼진다. 그걸 느끼고 불길하다고 생각한 세은은 유화를 보고 고민에 빠진다. 이번엔 둘 다 골라야 루프에서 벗어날 수 있다.
Q5 어떻게 하지?
유화를 깨워서 밖으로 나간다.
빠르게 혼자 나가서 바깥을 확인한다.
《유화를 깨워서 밖으로 나간다.》를 고르면 세은은 제빨리 저택에서 나가려 하지만, 연화가 쳐놓은 결계에 의해 막혀버린다. 간신히 유화가 해제하지만 이미 늦었는지, 세은은 마당의 대문에서 피투성이의 수아가 걸어나오는 걸 목격하고, 수아는 이내 세은의 품에 껴안더니 울음을 터트린다.
세은은 그런 수아를 껴안아준다. 수아는 자신이 추하고 끔찍한 지를 물으나, 세은은 그런 수아를 위로해준다. 하지만 수아는 오히려 자신을 감싸주는 도련님이 자기 때문에 고통받는다며 괴로워하고, 세은은 그런 수아를 다시 안아준다. 멀리서 들려오는 유화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이것이 바꿀 수 없는 미래인 걸 깨닫는다. 그렇게 새벽빛이 다가오며 다시 아침으로 되돌아간다.
자, 또다시 세상은 반복된다.
변하지 않는 결말을 향해서.
《빠르게 혼자 나가서 바깥을 확인한다.》를 고르면 혼자 그릉거리며 잠꼬대를 하는 유화를 내버려두고 빠져나온다. 그리고 숲 한복판에서 수아와 연화가 있는 광경을 본다.
수아는 연화한테 어떻게 그런 명령이 있냐고 괴로운 표정으로 외치고 있었고, 연화는 본가가 수아를 못 본 척해주는 조건이면 관대한 것이니 어서 행동할 걸 부추기고 있었다. 수아는 자신이 아닌 연화를 위해서라도 그 명령을 따를 수 있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그에 연화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싸늘한 목소리로, 수아가 들이랑 가족놀이만 하다 보니 여우의 본성이 다 죽었다고 질책한다.
연화는 수아를 나무로 밀어붙인 다음, 저승사자 하나를 접어버리던 그 수아는 어디갔냐고 묻는다. 하지만 수아도 지지않고 반성하고 사과했으니 명령을 수행하기 싫다는 의사를 꺾지 않는다. 연화는 스스로 목줄을 채우고 자기를 없앤다고 변하지 않는다고 도발하나, 수아는 흔들리지 않고 모두와 함께하기 위해서라면 견딜 수 있다고 반박한다.
수아에게 밀쳐진 연화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더니, 도발이 너무 유치했냐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묻는다. 수아가 의도가 보였다고 말하자 연화는 유화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심한 말을 했다며 사과한다. 수아는 동생이 소중하다면서 그런 짓을 하려는 거냐고 화를 내지만, 연화는 오히려 소중하기에 그런 거라고 반박한다.
한동안 대화는 없다가, 수아가 명령엔 기한이 없으니 일단 여우 저택에 머물면서 다 같이 방법을 생각할 걸 제안한다. 하지만 연화는 단칼에 거절하고, 명령을 무시할 생각을 하는 여우는 가문에 쓸모없는 여우가 된다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에 수아는 그딴 가문은 필요없으니 자신을 버려준 것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결국 연화는 이런 방식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아쉽다는 듯이 웃는다. 그러곤 수아에게 다른 방식으로 만나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여지껏 숨어있던 세은을 결계로 낚아챈다. 그리곤 세은의 목에 손톱을 겨누고 수아를 부추긴다. 수아는 당황하지만 결국 연화의 협박에 비녀를 뽑으려 하는데, 세은은 상처가 없으니 괜찮다고 소리친다.
하지만 연화는 생각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이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왼팔을 자르려한다. 그 순간 수아는 연화의 몸을 꿰뚫어버히는데, 연화는 유화에게 미안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사망한다. 수아는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세은의 안부를 물은 뒤, 공허하게 웃는다. 이후 유화가 달려와 비명을 지르고, 다시 새벽빛과 함께 아침으로 되돌아간다.
몇 번인지도 모르게, 시간은 되돌아간다.
바꿀 수 없는 미래를 위해.

chapter 8: 《분명 돌아왔던 길》
세은의 과거 회상으로 시작된다.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세은은 저승과 여우 가문의 협력 관계에 대해 묻는다. 그 이유는 기념비에 의하면 저승 병원이 여우 가문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둘이 커넥션이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수아는 드물게 고민하는 표정으로 짓더니, 그 질문에 답을 할 수는 있으나 도련님이 미안한 감정을 가질 것 같다며 우물쭈물해한다.
그 말에 세은은 그 가문이 수아를 예전에 버린 가문인 걸 직감하고 이내 미안해하는데, 수아는 이후 세은의 등에 업힌다. 수아는 작게 웃기만 하며 아무 말이 없다가, 말을 돌리려는 듯 애교를 부린다. 그러다 자세한 내력을 설명해준다. 당시에는 정확한 이해관계를 듣지 못했으나, 가문이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저승에서 지원을 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세은은 여우 가문의 힘으로 병원을 지은 건 그 대가 중 하나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후 한 가지 의문점을 가진다. '여우 가문의 힘으로 지어졌다'라는 표현으로 쓰였지, 가문이 지었다거나, 기부로 건설 되었다거나하는 표현으로 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수아는 여우 가문의 법기로 병원이 건설되었다는 얘기를 해준다.[209] 그 법기는 여우 가문의 원로들이 관리하고 있으며, 특정한 것을 대가로 소원을 이루어주는 도구라고 한다. 그리고 수아는 잠시 말을 끊더니, 지금은 부서졌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알려준다.
그리곤 수아는 자신은 이제 가문과 관계가 없고, 소녀가 있어야 할 곳은 도련님 곁이니 도련님만 있어주면 다른 건 다 필요없다고 말한다. 그 때 갑자기 튀어나온 미미르와 아린이 그럼 자기들도 필요 없냐고 놀린다. 수아는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고 말을 정정하려 하나, 미미르의 놀림과 아린의 울먹거림에 어쩔 줄 몰라하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그러다 수아가 고개를 들더니, 순수하게 웃는 얼굴로 모두가 소중한 가족이지만, 첫째는 역시 도련님이라고 말한다. 그런 말을 하며 손을 내미는데, 미미르는 수아가 자기를 역관광하기 위해 연기를 했음을 깨닫고 한숨을 쉰다. 아린은 왠지 두근거렸다는 말과 함께 얼굴을 붉히고, 이후 넷은 다 같이 손을 잡고 저택으로 향한다.

이후 누군가의 조작으로 루프에서 탈출할 수 있는 선택지인 《다시 한번 시계를 붙잡았다.》가 추가된다.
수아는 아침부터 세은이 대나무숲에 서 있는 걸 본다.[210] 수아가 아침 공기가 차니 들어갈 것을 촉구하지만 세은은 거절한다. 수아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묻자 세은은 아직은 없다고 말한다. 수아가 의미심장한 말에 의아해할 때, 분신이 감지하길 침입자가 들어왔다고 알려준다. 그러곤 수아는 바로 치워야 할 상대까진 아니라고 말하는데, 세은은 평소엔 바로 치우는 거냐고 살짝 섬뜩해한다.
하지만 수아는 별로 마주하고 싶은 손님도 아니니 싸늘한 표정으로 들어갈 것을 촉구한다. 하지만 세은은 돌아가지 않고, 수아에게 부탁한다는 말만 남긴다. 수아는 세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뭔가 말하고 싶다는 표정으로 세은을 쳐다보나, 말을 꺼내진 않는다.
그리고 대나무 숲 저편에서 여우 두 마리가 오는 걸 본다. 수아는 저들을 도련님과 마주하게 만들기를 껄끄러워하나, 세은은 저들의 정체와 목적을 모두 안다고 말한다. 수아는 살짝 놀라더니 오늘 도련님이 조금 이상하다고 조심히 말한다.
세은은 수아의 어깨를 잡고, 수아가 과거에 본가에 의해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 짐작은 하고 있으니 일단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부탁한다. 수아가 반박하려 하자 세은은 호통을 치고, 수아는 도련님이 강압적으로 나왔다며 흥분한다. 결국 꼬리를 내려 세은의 제안을 받아들이나, 위험하면 자신이 나서겠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조심하라는 말을 건네고 세은은 받아들인다.
세은은 유화와 연화에게 오랜만이라는 말을 건넨다. 그 이유는 우선 두 여우를 당황시켜 주도권을 잡을 목적이었는데, 유화는 어디서 봤다고 친한 척이냐며 짜증을 낸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세은은 구면인 척 구는데, 세은의 거짓말을 받아준 연화가 오랜만이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연화는 당신과의 뜨거운 밤은 아주 잘 기억한다고 웃는다. 이에 세은은 자신의 장난 겸 거짓말을 쉽게 받아치는 연화를 보고 만만찮다고 생각한다.
세은의 거짓말에 수아는 경악을 하더니 이내 세은의 얼굴을 붙잡고 눈을 쳐다본다. 그리곤 거짓말인 걸 깨닫고 안도하는데, 세은은 거짓말 탐지기 기능이라도 있냐고 생각한다.[211]
그리고 연화는 좀 더 놀리고 싶었는데 끊겨서 아쉬워하고 있었고, 유화에게 잔소리를 듣자 시무룩해한다. 그 다음 유화가 자신이 올 것을 알았냐고 묻는데 세은은 긍정함과 동시에 저승사자 훈련소 시계를 꺼내보인다. 유화는 모조품 같은 걸로 생각했는지 지랄 말라고 일축하나, 연화가 신령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해서 진품이란 것이 드러나자 으르릉댄다.[212]
유화는 세은의 정체에 대해 의심을 한 뒤, 혹시 수아가 강해진 이유도 세은 때문인 것이냐고 묻는다. 그 때 수아가 도련님은 여우, 신령, 저승사자, 인간, 영물 등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위대한 존재니 위해를 끼치지 말라고 위협한다. 수아의 거품포장에 유화는 속았는지 살짝 주춤한다.
그 때 수아가 귓속말로 세은에게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냐고 다그친다. 그러자 세은은 위험해지면 수아가 지켜줄 거라고 말하고, 수아는 부끄러운 나머지 잡고 있던 세은의 멱살을 놓는다. 아무튼 쫄아버린 유화는 연화의 꼬리에 숨으면서 허세를 부린다. 그리곤 자신이 찾아온 목적을 아냐고 묻는데[213] 세은이 정확히 답변하자, 세 여우는 살짝 당황한다.
그리고 유화는 그럼 빠르게 진행하자고 말한 뒤 수아를 도발한다. 수아도 지지않고 유화 앞으로 가서 바로 전투할 준비를 한다. 그 때 세은이 두 여우 사이를 가로막더니, 이내 협박을 한다. 협박의 내용은 자신과 저승, 혹은 신령과의 커넥션이 있을지도 모르고, 저택에 뭔가가 설치되어 있을지도 모르는데 여우 가문의 비기를 보여줘도 되냐는 것.[214] 이에 수아는 다시 멱살을 잡고 오늘 대체 왜 이러냐고 소리지르나, 세은은 수아를 믿지만 싸우면 분명 괴로운 일이 있을 테니 잠자코 있으라고 말한다. 이에 수아는 한숨을 쉬며 꼬리를 내린다.
연화도 웃음기 싹 뺀 표정으로 잠시 고민하더니, 세은이 목적을 굳이 알려준 걸 보고 진짜 목적이 따로 있는 것을 간파한다. 이에 세은은 싸우지 말고 힘만 확인할 것을 제안한다. 연화는 세은 앞으로 다가와서 싸워보고 확인하라는 것이 임무인데, 그냥 세은의 입을 막는 것이 나은 것 같다고 살기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세은은 겁먹지 않고 연화의 임무 중엔 자기한테 뭔가를 알아내는 것도 있는데 입막음 해도 되냐고 반박한다.
유화는 세은이 모든 걸 간파하고 있자 놀라면서 달려드는데, 연화는 그런 유화를 붙잡고 여우귀에 바람을 불어넣어 진정시킨다. 그리고 세은은 저승과의 마찰이 끝난지도 얼마 안 됐는데 가급적 조용히 끝낼 것을 원하다는 의사를 보인다. 하지만 연화는 단순 영력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데, 세은은 이전 루프에서 수아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215] 수아와 유화 사이의 압도적인 차이를 실감시키려 한다.
그 말에 연화는 표정이 굳고, 이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닫는다. 세은은 수아에게 다가가더니 이내 비녀를 뽑아버린다. 비녀를 뽑음과 동시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세은은 튕겨져나가나 이내 자세를 잡는다. 수아는 굉장히 당황하는데[216] 이 때를 대비한 세은은 미리 매복시켜둔 미미르를 부른다. 미미르한테 이전에 제안했던 작전이란 것은 바로 자신이 비녀를 뽑으면 미미르가 아무도 다치지 않게 물로 막는 것이었다.
아무튼 미미르의 도움으로 수아는 힘을 하늘로 올려보내고, 그 여파로 구름이 생기더니 잠시 눈이 내린다. 폭발이 멎자 미미르는 다시 수아에게 비녀를 감아준다. 그리고 유화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다리에 힘이 풀린듯 주저앉아 있었고, 연화는 그런 유화를 감싸 보호하고 있었다.

chapter 9: 《편지》
이후 다섯 사람은 저택의 복도에 둘러앉는다. 유화는 털을 곤두세우고 연화의 꼬리를 뒤집어 쓴 채 경계하고 있었고, 연화와 미미르는 살기 어린 미소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리고 수아는 활짝 웃고 있으나 얼굴에 그늘이 깔린 상태였다. 즉 분위기가 매우 살얼음판인 셈.
수아는 세은이 위험한 짓을 또 한데다 본가의 여우를 갈아버릴 찬스를 놓쳤기에 삐진 상태였고, 세은이 안아주는 것도 거부하고 토라진다. 세은은 자기가 어쨋든 잘못한 상황이니 별다른 반박을 안 하고 그저 사과만 한다. 그리고 수아는 아까 폭발을 막아준 미미르에게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미미르가 정확히 그 위치에서 대기를 탄 것을 심문하고, 미미르는 세은이 작전을 제안한 걸 말하려다 세은에게 입을 막히며 저지당한다. 수아가 세은도 심문하려 하지만 세은이 나중으로 미룰 걸 부탁하고, 수아는 한숨을 쉬더니 야심한 밤 도련님의 방에서 듣겠다며 섬뜩하게 웃는다.
박살난 마당을 정리하고 회담을 마치자 어느새 밤이 찾아온다. 수아가 강해진 이유를 말하는 것에 미미르는 협상 카드로 활용할 걸 제안하나, 앞으로의 간섭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그냥 말해주는 것으로 합의를 본다. 아무튼 수아가 요괴로 타락하지 않고 수명을 온전히 취할 수 있었던 방법을 듣자, 두 여우는 기묘한 표정을 짓는다. 물론 유화는 이전처럼 세은한테 변태라고 소리친다.[217]
아무튼 연화는 이전에 비슷한 사례를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했기에, 결국 어떤 경우든 의도가 조금이라도 개입되는 순간 성공하지 못한다는 걸 깨닫는다.[218] 미미르는 연화를 살짝 놀리다가 뺨을 붙잡히고, 수아는 말없이 떨며 세은에게 기댄다.
세은은 수아는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끝임없이 노력해왔으니, 자식도 쓸모 여부로 판단하는 여우 가문이 따라할 수 없을 거라며 결론짓는다. 한창 말을 하다 미미르가 세은의 고개를 돌리는데, 자신에게 기댄 수아가 부끄러워 죽으려 하는 걸 본다. 하지만 수아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미소를 감추지 않고 있었고, 그걸 본 세은은 오늘 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며 안도한다.
볼일이 끝나자 유화는 돌아갈 것을 연화에게 재촉한다.[219] 그 모습에 세은은 안도하려 하나, 연화가 수아를 불러세우는 것에서 이제 시작인 걸 직감한다. 연화가 수아에게 봉투를 건네는데[220], 수아가 봉투를 열어 편지를 읽어내려가자 주변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막혀버린다.
세은은 지금 이 상황이 아주 익숙하면서 위험하다고 판단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다. 그리고 아린을 부른 뒤 경계를 순식간에 부숴버린다. 세은은 미미르 뿐만 아니라 아린도 자신의 방에서 기척 제거 경계로 매복시켜놓았던 것이었다. 갑자기 경계가 무너지자 세은과 아린을 제외한 전원이 당황하고, 아린은 부수면 안 되는 거냐며 허둥거리고만 있었다.

chapter 10: 《결말?》
이 편지를 네게 전해준 자를 직접 죽이고, 유화는 다치지 않게 돌려보내라.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편지의 내용이 공개되자 분위기는 완벽히 가라앉는다. 그리고 연화는 자신을 죽이는 편지를 전달한 것을 순순히 인정한다. [221]
그 뒤 연화는 자신과 수아를 제외한 모두에게 결계를 세워 가둬놓는다. 그리고 요주의 인물인 아린에게는 결계가 가시 형태로 자라나 아예 움직일 수 없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미미르가 물로 결계를 부수려하자 연화는 충격을 받으면 모두에게 전달되니 소용없다고 말한다.
연화가 자신을 죽일 걸 부추기자 수아는 넋 나간 표정으로 가만히만 있었고, 유화는 소리를 지르며 말리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아는 도련님을 다치게 했다는 것에 격분하여 연화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수아는 아까 살기를 주고받을 때처럼 광기어린 표정이 아닌 그저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아는 어쩌면 가족이 되었을 지도 모르는 사이인데, 왜 죽어야만 하는 거냐고 소리친다. 연화는 슬프게 웃으며 버려졌으나 오히려 행복해져서 다행이라고 말한 뒤, 우리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존재라고 전한다.
그 순간 유화가 연화의 결계를 깨부수고[222], 주변이 수아의 영력 탓에 잠시 충격이 퍼지고 결계 파편이 눈처럼 내리게 된다. 유화는 결계가 깨지자마자 연화에게 달려가 바로 품에 안기고, 언니가 죽으면 자기도 죽겠다는 말과 함께 꽃 형상의 불꽃을 일으킨다. 연화는 유화가 다치면 안 된다며 막으려 하나, 유화는 언니가 아프면 자기도 아프다는 말과 함께 연화를 안는다.
그렇게 한참을 유화를 안고 고민하던 연화는 체념한다. 자기가 죽었을 때 유화가 상처를 입으면 임무 실패라는 말과 함께 유화에게 사과한다. 유화는 사과를 듣고 한참을 울기 시작한다. 수아는 유화의 꽃 형상의 불꽃을 보고 유화가 자신이 과거에 경합을 했던 그 여우인 것을 깨닫고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침울해 하는 수아를 세은이 안아준 다음, 수아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위로해준다. 그 말에 수아는 활짝 웃는다.

chapter 11: 《전후처리》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모든 인원들이 수아 방 협상 테이블에 둘러앉는다.[223] 미미르가 두 여우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두 여우는 절도있는 동작으로 사과를 한다. 아무튼 연화는 가문에게 보상 차원으로 이것저것 요구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다만 다른 방식을 원한다면 자기 몸을 요구해도 된다고 세은에게 농담을 하자, 주변은 잠시 초토화된다.
아무튼 세은은 가문의 명령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데, 유화는 쓸모없는 여우는 버림 받으니 이 주변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그 말에 세은은 가문에 대한 혐오감이 더욱 증폭됨을 느낀다. 그 때 문득 이전 루프에서 수아가 했던 제안이 떠올라, 이곳에서 자고 갈 것을 제안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전 루프에서 수아가 제안했던 것처럼 여우 저택에 머물게 하진 않고, 대신 미미르의 집에서 머물 걸 계획한다.[224]
일행들이 미미르의 집으로 향하고, 세은은 오랜만에 보는 듯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수아와 함께 저택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수아가 오늘 하루 심적인 고생을 많이 한 걸 고려해서 같이 자는 것을 허락한다. 진심으로 기뻐하는 수아를 보며 세은은 몰려왔던 피곤이 가시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225]

3.2.2. 두 번째 루프

chapter 12: 《눈속의 아침》
어째선지 겨울 배경으로 바뀐 여우 저택에서, 수아는 안경을 쓰고 지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세은을 '도련님'이 아니라 '주인님'으로 부르는 수아는 세은을 이상할 정도로 차갑게 대한다. 그리고 세은은 수아에게 오늘 좀 이상하다는 말을 하자 수아는 자긴 평소대론데 저능아라도 된 거마냥 이상하게 군다고 쏘아붙인다.
그리고 아침을 준비한다는 말과 함께 수아가 나가려하자, 세은은 수아의 어깨를 붙잡는다. 하지만 수아는 세은의 손등을 쳐내고, 자기 몸에 손대는 건 침대에서만 해달라는 말과 함께 나간다. 수아가 미묘하게 따뜻하지만 전체적으로 차가워진 모습에 세은은 경악을 한다.

chapter 13: 《이상한 세계》
이 챕터에서 선배에 의해 첫번 째 루프와 수아의 성격 변화의 이유가 설명된다.
일단 여우 가문에는 제작법이 사라진 고대 법기인 화수분이 존재하며, 이는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화수분은, 만능이 아니고 단점이 있다. 일단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가가 존재하며, 현실 자체를 개변시키는 등의 조작은 할 수 없어 그저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흐름을 최대한 만들어주는 선에서만 작동한다는 것. 그 예시가 화수분으로 세워진 저승사자 병원인데, 그 병원은 화수분이 필요한 인력과 자금을 모여들게 한 덕에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이라 한다.
여우 가문은 이후 화수분의 활용에 신중을 가하기 시작해, 최대한 다른 집단의 반감을 사지 않고 이득을 모을 수 있도록 회의를 걸쳐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신중함 때문에 화수분이 고장나버리는 아이러니가 생기고 마는데, 그 이유는 개인이 아닌 가문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회의를 거치는 것은 '소원'이라고 말하기 힘들었기 때문. 결국 소원을 이뤄주는 도구인 화수분은 무리하게 활용되다가 정체성을 잃고 작동을 멈춘 것이었다. 결국 화수분은 여우 가문 창고의 구석에 방치되어 먼지만 쌓이게 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연화가 죽자 유화는 그 결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고, 그 소원이 고장났던 화수분을 다시 작동시키게 만들며 화수분이 재가동하게 된다. 유화는 연화가 살해당하지 않는 미래를 소원으로 빌었으나, 화수분은 전술했듯 현실 자체를 개변시킬 수 없었다. 그래서 연화를 부활시키지 못하는 화수분이 한 것은 바로 과거로 시간을 돌렸던 것이었다.
화수분은 연화를 못 살렸기에 같은 하루를 끝없이 반복해 과거를 수정했고, 그 과정에서 세은을 요구로 했다. 하필 세은이었던 이유는, 세은은 과거에 주마등에 간섭해서 미래를 바꿨던 전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본래 주마등이란 저승길을 영혼이 통과할 때 남는 잔류 사념으로, 단순히 과거의 일을 한 번 구현하는 데에 그치기에 간섭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그러나 세은은 이미 죽었으나 수아 머리카락에 의해 영혼이 붙잡힌 이형의 신체를 갖추고 있었고, 이는 세은 신체 자체가 하나의 주마등에 가깝게 되어 개입이 가능해진 것이라 한다.
아무튼 화수분은 최대한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법기였기에, 유화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세은을 부른 것이었다. 처음엔 그저 같은 하루를 무의미하게 반복했으나, 그 하루를 반복하면서 쌓인 세은의 데이터를 통해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진짜 세은을 끌어왔다. 그리고 진짜 세은은 수많은 루프를 거친 끝에 비록 주마등 안에서일 뿐이지만 연화를 살리는 미래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연화는 이미 죽은 것이 확정이었기에 다시 주마등에서 살렸다 한들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화는 현실이든 주마등이든 어쨋든 연화의 생존만을 빌었기에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현재 주마등은 연화가 생존한, 즉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비추고 있는 상태였다. 현재 화수분의 능력 상으로는 그저 하루만을 만들어내는 것이 고작이며, 그마저도 불완전해 소원을 빈 유화를 제외하곤 성격과 신체에 오류가 생겨버린다고 말한다. 즉 이전 하루에서 등장인물들에 변화가 생겼던 것이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면 부서져 다시 하루가 시작되는, 무한루프의 굴레에 빠져버린다고.

chapter 14: 《또 다시 한번》

하지만 이 챕터에서 연화가 소멸되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다만 어제의 주마등까지가 수명이었던 연화를 강제로 오늘 자리에 끌어들인 것이기에 연화는 미동도 않는 빈껍데기의 상태일 뿐이었다. 그래도 유화는 그런 연화와 함께 있는 것에도 만족하고, 이 주마등을 깨지 않기 위해 세은을 가둘 생각을 한다. 그렇게 주마등을 깨고 두번 째 루프가 시작된다.
또한 주마등은 찰나의 시간에 불과하지만 세은의 경우 주마등을 너무 반복한 탓에 유의미한 시간으로 쌓여버릴 위기에 처했고, 이는 수아를 비롯한 동료들이 가문 혹은 저승에 쳐들어갈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 상태다.

chapter 15: 《아침을 보내는 방법》
이제부터 두 번째 루프의 시작이다. 15~18챕터의 루프는 세은이 자신의 주마등을 이용해 유화가 만들어낸 세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시행된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루프를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막 골랐다가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15~17챕터는 수아/미미르/아린 중 한 명과 만날 수 있으며, 루프 탈출의 핵심은 세 번 모두 항상 같은 인물과 함께하는 것이다. 참고로 이번 루프에서는 비록 주마등 속이긴 하지만[226] 세은과 1편 히로인 삼인방 사이의 진전된 관계를 볼 수 있다.
오늘 아침엔 뭘 할까?
숨은 수아 찾기.
미미르에게 일을 시킨다.
아린이와 아침 운동.
호수로 가 본다?

침실에서 눈을 뜬 세은은 주위에 수아의 분신이 하나도 없는 것이 말도 안된다며[227] 천장에 달린 창고 문을 여는데, 당연하게도 수아 분신 C가 떨어진다. 참고로 분신 말로는 굳이 숨어있던 이유가 세은이 분신이 있으면 샤워를 안 하기 때문이라고..
아무튼 세은은 방에서 수아의 분신들을 찾기 시작한다.[228] 총 5마리의 분신을 발견한 세은은 분신들끼리 말다툼하는 것을 보고있자 수아가 달려온다. 그리고 수아는 세은에게 자신이 털갈이를 하느라[229] 머리카락이 좀 빠졌는데, 세은의 자는 얼굴을 보러 몰래 밤에 침입했을 때 기척 차단에만 집중하느라 흘린 머리카락들을 줍지 못했고, 결국 그 털들이 다 분신으로 변한것이라고 말해준다.
수아는 털갈이 때문에 저택을 청소할 예정이라고 세은이에게 말하고 자신이 덜렁거릴수도 있으니[230] 자신을 계속 쭉 지켜봐달라고 말한다. 그렇게 청소하는 수아를 보는데, 머리카락은 하나도 안 떨어지고 오히려 수아가 도련님이 보고 있다며 좋아하자 무언가 속은 듯한 기분을 가진다.[231]
이렇게 아침 시간이 지나갔다.

chapter 16: 《오후를 보내는 방법》
누구의 발소리일까?
수아의 발소리다.
미미르의 발소리다.
아린이의 발소리다.

저택에 가만히 있기 싫을 정도로 좋은 날씨여서 세은이는 여우문을 통해 외출을 하려고했다.[232] 하지만 혼자서 나가면 다른 애들에게 걱정을 끼치니 누군가와 같이 갈까하며 생각하던 중, 사뿐사뿐 망설임 없는 발걸음을 듣는다. 이후 세은은 수아임을 짐작하고 부르자 수아가 들어온다. 수아는 도련님과 함께 놀 거라고 말하지만 여우문은 거부한다.[233]
아무튼 수아는 다짜고짜 자신의 방으로 끌고간다. 세은은 당황하지만[234] 어쨋든 수아의 방 침대에 눕게 된다. 세은은 어쩐지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끼고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고 묻는데, 수아는 삐친 목소리로 자기가 해코지를 할 거라 생각하냐고 말한다. 이에 세은은 수아를 완전히 믿긴 하나 1편에서 이런저런 짓들을 많이 당했고 최근엔 목을 깨물게 냅두지 않냐고 말하자 수아는 평소엔 안 그런다며 당황한다.
아무튼 수아는 세은에게 무릎배게를 해주고, 도련님의 마음을 안정시키겠다며 귀를 마사지 해준다.[235] 수아는 귀를 마사지해주면서 자기가 간을 빼먹는 여우인 만큼 무섭냐고 묻는다. 하지만 수아는 자신의 거짓된 모습에 도련님이 반하는 것이 더 무서우니, 가급적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 때 세은이 수아의 고개를 내려 키스를 한 다음, 일어나서 자신이 반한 건 있는 그대로의 수아 그 자체니 괜찮다고 위로해준다. 하지만 수아는 아직도 자기가 숨기는 점이 있다며 침울해하는데, 세은은 그 요소들을 이미 다 알고 있고 전부 받아들여 줄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런데 그 숨기고 있다는 요소란 것들이 수아가 소소하게 쪽팔려 하는 것들[236] 이었기에 수아는 수치의 비명을 지르고, 세은에게 기억을 잊게 하는 환술을 걸려 한다. 다행히도 그런 점이 귀여워서 반했다는 말을 하자 납득해주었다고..

이렇게 오후 시간이 지나갔다.

chapter 17: 《저녁을 보내는 방법》
어디로 갈까?
수아의 콜렉션 룸.
숲속의 미미르 하우스.
앞마당에 나가 본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 이름에 수아가 들어간다고 《수아의 콜렉션 룸》을 고르면 안 된다. 오히려 미미르 집을 가야 수아를 만날 수 있기에 처음 마주하면 대다수가 낚이는 선택지.
낮 일정이 끝나고 방에 돌아와 저녁까지 시간이 남아 가까운 곳을 갔다 오려는 세은.
그렇게 미미르의 집으로 만화책을 읽으러 간다. 하지만 미미르는 외출중이였고 세은을 기다리는건 미미르의 집을 어지럽히며 만화책을 보고있는 수아의 분신들이였다. 세은은 침대에 제멋대로 쌓인 수아 분신들을 밀어내고 책을 찾으려 하는데, 그 책을 하필 분신 F가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한다. 결국 분신을 안고 보려하나, 그걸 질투한 다른 분신들이 싸우려 들게 된다. 세은은 지금 상황이 개판이라고 느끼다가 수아 분신들이 난리를 치는데 이상하게 집이 깨끗하다고 느낀다.

그 때 진짜 수아가 미미르의 방에서 청소도구를 들고 나오다가 만화책을 보러 온 세은과 마주친다. 그러자 수아는 당황하면서 급히 분신들을 회수했고[237] 미미르의 집에는 무슨 볼일이냐고 묻자 세은은 너와 같은 볼일이라며 자신의 옆으로 수아를 끌고 와 같이 책을 본다.[238] 참고로 수아는 분신도 자신의 감정 일부니 만화책 같은 걸 읽게 해서 마음들을 다스린다고 한다.
세은은 진짜 수아가 읽고 싶은 책이 뭐냐고 묻는데, 수아는 멀리 떨어져 있는 어린왕자를 집었다.[239] 수아는 책을 건네며 부끄러워하나, 세은은 함께 읽자고 한다. 그렇게 수아와의 오랜추억을 떠올리며 동시에 그 때와 달리 지금은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안도감도 가진다.
이렇게 저녁 시간이 지나갔다.

chapter 18: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법》
뭘 하면 좋을까?
이만 자러 간다.
수아를 생각한다.
앞선 세 챕터에서 모두 수아를 만났을 경우, 챕터 18에서 《수아를 생각한다.》가 추가되어 수아 루트를 마무리지을 수 있다.
여우 저택에 어둠이 깔리고 어쩐지 마음이 심란한 세은은[240] 마당에 나와 하늘을 보며 수아를 생각한다. 그러자 근처의 풀숲에서 수아가 나오며 세은에게 말을 건다. 세은이 계속 심란한 표정이자 수아는 산책을 하자고 말하며 경계를 열었고 대나무숲으로 가자고한다. 지난번 사건들 때문에 대나무숲으로 한동안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지만 세은은 간절해보이는 수아의 눈에 못 이겨 결국 대나무숲으로 산책을 간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샌가 대나무숲 중앙에 있는 거목에 도달한다. 세은의 손을 잡고 앞서 걸어가던 수아는 세은의 손을 부서지기 쉬운 유리 세공품을 만지듯이 소중하게 쓰다듬는다.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세은의 손을 쓰다듬던 수아는 이곳에서 자신과 처음 만난 날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냐고 묻는다. 세은은 자신이 확실하게 기억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불치병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연명을 끝내기 위해 이곳에서 죽으려고 했었고 그 과정에서 수아를 만났다는 것을 떠올린다. 분명 세은은 거목이 있는 곳으로 오길 꺼렸지만 오랜만에 온 이곳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보자마자 얼굴엔 자그마한 미소를 피어오르게 했다.

그리고 수아가 뒤돌며 세은에게 이곳에서 자신이 세은과 처음 만난 날 자신은 가문에게 버림받은 상태였단것을 이야기한다. 너울을 쓰며 수아는 유일하게 믿어왔던 가족에게 '쓸모없다'고 판단되어 버려져 홀로 남아있던 그때 자신의 세상은 부서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세은과 만난 순간부터 자신이 세은의 세계로 들어온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말한다.
수아는 세은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래서 도련님의 세계에서 함께하는 소녀는 행복할까요?"라고 말한다. 마침 진지한 분위기이자 세은은 속마음을 털어놓기로 생각하고, 수아에게 자신이 수아의 세계가 된것이 수아에게 좋은일이였을지 가끔은 생각한다고 말한다.[241] 그리고 자신이 수아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지, 수아와 함께하기에 충분한 인간인지, 어쩌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수아를 만나 웃고 수아의 세상이 되었다면 수아가 더 행복한건 아니었을지 생각한다. 그러자 수아는 역으로 정작 세은이 자신을 세은의 세계로 받아들여 행복한지 물어보고, 세은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여우를 받아들이는 것 보다?"라고 다시 묻고 세은은 수아가 아니면 다른여우는 싫다고 말한다. 그러자 너울이 바닥에 떨어지고 수아는 세은을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꼭 안겨든다. 그러며 수아는 다른 선택지가 주어진다고 생각하라며 말한다. 세은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자신이 다른 누군가의 세계에 받아들여져 어쩌면 더 행복해질지도 모른다면 자신을 보내줄것이냐고 묻는 수아. 짖궃은 질문을 하는 수아였지만 이미 정답은 정해져있었다.
세은은 절대로 안놔준다고 말하며 넌 영원히 나의 세계에 갇혀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수아가 까치발을 들며 얼굴이 가까워졌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수아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바로 그래서, 소녀가 행복한 거예요, 도련님.
그 누구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보다도... 말이에요.
라고 말한다. 이후 수아에게 이끌려 거목 위로 올라가는 세은, 수아는 모처럼 그리운 장소에 왔으니 오늘은 둘만 아는 추억이야기를 하며 밤을 보내자고 수아가 말하며 세은의 어깨에 기대어 왔다.
파일:수아9.png
아무도 없는 대나무숲, 그 누구도 오지 않는 그곳에서 한 인간과 한 여우의 추억 이야기만이 그저 도란도란 바람에 실려 퍼져나갔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던 도중 수아의 몸에서 빛이 나며 수아가 멍해져있나 싶더니, 갑자기 세은을 확 돌아보며 입맞춤을 하고 밀어 넘어뜨린다. 기쁜 표정으로 울면서 보고싶었다고 말하는 수아, 그런 수아를 보며 세은은 잊혔던 기억이 서서히 기억나며 지금이 어떠한 상황이지 떠올리게 된다.
바로 주마등 안에서의 수아와 계속 함께 지내며 데이터가 쌓이게 되자 진짜 수아를 불러오게 된것이였다. 잠시 세은을 깨물면서 참아왔던 욕구를 해소한 수아는[242][243]그렇게 아린이와 미미르 또한 주마등 속으로 불러들여야 한다고 수아는 말한다.[244]
또한 수아는 유화와 개인적으로 끝낼 일도 있다고 말한다. 그 때 수아의 모습이 희미해지기 시작하고, 세은은 그런 수아를 꽉 껴안는다. 수아는 다음에 진짜로 만나면 모든 걸 말해주겠다며 슬프게 웃는다. 그리고 세은은 이 주마등에서 반드시 빠져나갈 것을 다짐한다.
거짓된 미래는 또 한 차례 부서지고,
다시 시작된다.

자, 돌아가자.
몇 번이고 돌아가자.
끝으로 향하는 조각을, 모두 모을 때까지.
이렇게 거짓된 하루는 깨져 버리고 아침으로 다시 되돌아가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3.2.3. 결말

chapter 19: 《주마등의 미로》

하지만 동료들을 부를 걸 예상한 유화에게 세은은 가로막히고, 유화는 환술로 가짜 수아를 소환해 세은을 잡아두려 한다. 이 가짜 수아는 기존에 보여준 적이 없는 죽은 눈을 하고 있고, 세은도 이를 보고 놀랬다.

chapter 20: 《하루의 끝》
여기서 저승이 화수분을 분석하기 위해 고의로 루프를 반복하면서 주마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유화는 연화의 죽음을 반복해서 지켜본 탓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누적되었고, 요괴로 변모하기 직전인 상태라고 나온다.
또한 유화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약했던 것은 사실 힘이 봉인당했거나 어떠한 계기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봉인된 부분이 타락하고 있는 부분보다 훨씬 크다고 한다. 그래서 봉인된 힘이 되돌아오면 요괴화를 막을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인데, 미미르는 그 힘을 돌릴 방법은 세은이 이미 경험해 봤으니 알 거라며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또한 미미르가 말하길 모든 동료들이 주마등 속 자신을 지켜봐줬다며, 세은은 몸이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모두 함깨라는 사실을 되새긴다.

chapter 21: 연화
힘겹게 황량한 길을 걷던 세은은 지쳐 쓰러지기 직전 수아와 마주한다. 세은은 수아 덕에 다시 길을 나아가게 되고, 수아는 이렇게 같이 저승길을 걷다 보니 예전에 자신을 구하러 도련님이 찾아온 것이 생각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승길까지 따라와 구해준 세은의 모습은 마치 동화 속 영웅 같았다고 말하며, 이번에는 그 때와 달리 함께 걸어가자고 웃는다.
수아는 이후 조심스럽게 유화를 데리고 나갈 것인지를 묻는다. 이는 세은도 아직 지독하게 고민하던 사항이었고, 지금 유화를 만나러 가는 목적도 한가지로 좁힐 수 없었기에 잠시 대화를 얼버무린다. 하지만 이후 세은은 적어도 한 마디 정도는 해보러 가겠다며 마음을 정리한다. 그리고 유화의 사연이 남 일 같지 않냐고 묻는데, 수아도 이전의 사건이 떠오른 듯 얼굴을 붉힌다.
잠시 말이 없던 수아는 뭔가를 결심한 듯 세은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넨다.
마침내 수아와 세은은 굳어버린 연화와 함께 있는 눈을 감고 다소곳하게 있는 유화를 만난다. 유화는 세은을 보더니 이후 무덤덤하게 주마등을 나갈 것을 요구한다. 그리곤 언니를 구하기 위해 이용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더 이상의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세은은 순순히 나갈 수 없다고 말하고, 화수분의 힘이 다해 곧 사라질 거라고 알려준다.
유화는 매우 경계하면서 자신과 언니는 화수분이 부서져도 남을 거라 말한다. 세은이 저승의 목적은 화수분의 영력을 모르는 것이며, 이후 요괴가 된 유화를 토벌할 거라 반박하자 유화는 세은을 향해 공격을 가한다. 유화의 발톱은 수아에게 가뿐히 가로막히고, 이후 자신을 막은 수아를 증오어린 눈빛으로 쏘어본다. 그리고 자기 때문에 가문에서 도태당한 복수라도 하는 거냐고 도발한 뒤,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알아도 언니를 죽인 가해자라는 사실이 계속 떠오른다고 소리친다.
유화가 격분하자 세은은 둘 사이를 갈라 유화와 마주본다. 그리고 세은은 수아가 유화의 언니를 죽였다는 인식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고, 아까 수아가 준 종이를 꺼낸다. 그 종이는 이전에 선배가 나눠준 여우 족보의 일부였는데, 이후 여우 족보 어디에도 연화의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심지어 수아의 이름이 올라간, 아주 최근에 작성된 족보임에도 말이다.
하지만 유화는 단순히 조작된 것일 거라며 곧바로 구겨버리고, 이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소리친다. 세은은 이후 유화에게 진실을 알려준다. 유화는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귀를 막으나, 세은은 굴하지 않고 덤덤히 말한다.
연화의 정체는...
화수분에 의해 만들어진, 가 소원한 '이상적인 언니'의 모습이야.
진짜 언니인 수아를 대신하기 위한.
즉, 연화의 정체는 화수분이 유화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허상이었으며, 진짜 친언니는 수아였다는 것이었다.
유화는 충격적인 사실에 잠시 넋을 잃더니, 자신은 수아를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친언니냐고 소리친다. 하지만 세은은 오히려 그것이 증거라고 말한다. 이는 수아가 어린 시절 여우 가문에서 들었던 이야기로 증명된다.
소녀에게, 아직 영물이라는 자각조차 생기지 못했을 무렵.
소녀가 여우로써 그 어떤 것도 해내지 못했을 무렵.
...가문의 다른 여우들에게, 언제나 들어왔던 이야기.
소녀보다 강하고,
소녀보다 아름답고,
소녀보다 우수한...
완벽한 '여동생'의 존재에 대해서요.
즉, 여우 가문은 쓸모있는 여우를 가려내기 위해 자매 간에 경쟁심을 품게 만들고자 했다. 따로 분리해서 살게 하며 자매인 사실을 철저히 숨겨 남남인 것처럼 만들고, 다른 자매를 항상 우수하다고 강조한 것이 경쟁심과 열등감을 심기 위한 밑작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가는데, 그 이유는 한쪽은 영물이라는 자각조차 못할 정도로 약했고, 다른 한쪽은 그렇게 우수하다고 강조한 언니에 대해 가문이 의도했던 경쟁심이 아닌 동경심을 품었기 때문.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대로 된 경합을 시킬 수 없었으며. 마지막에 억지로 경합을 시키고야 만다. 여기서 여우 가문은 조금이라도 진심을 발휘시키기 위해 경합에서 이겨 본가로 가면 그동안 말해 온 자매를 만날 수 있다고 거짓말했고, 조금 더 우수했고 자매를 만나고 싶어했던 유화가 진심을 발휘하게 된 것이었다. 세은의 말을 들은 유화는 뭔가 떠오른 것이 있는듯,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은은 멈추지 않고 진실을 계속 말한다.
본가에 도착한 유화는 당연하게도 보고 들어온 언니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본가에서 따돌림을 겪으며 언니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지고, 망가진 고대 법기가 다시 작동할 정도로 큰 소원이 된다. 하지만 화수분의 능력으로는 수아를 데려올 수 없었고, 무엇보다 수아는 유화가 보고 들어온 이상적인 언니와는 동떨어졌었기에 화수분은 소원을 들어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유화는 이미 가문이 말해준 이상적인 언니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걸 어느정도 눈치챈 상태였다. 결국 유화는 이상적인 언니를 만들어달라는 소원을 빌기 위해, 자신의 영력이 담긴 여우 구슬을 화수분에 바쳤던 것이었다. 작중에서 유화가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유화가 열심히 노력했으나 어느새 확 약해졌다고 말해준 것도[245] 이런 행위가 있었기 때문. 유화는 그런 기억이 없다며 강하게 부정하나, 이는 화수분이 소원을 성립시키기 위해 연화가 허상이라는 기억을 지운 것이었다.
수아는 마지막으로, 연화가 등장하자 가문 전체에 소란이 있지 않았냐고 묻는다. 망가진 법기가 다시 작동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이슈기에 소란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는데, 유화는 그간의 기억을 떠올리고 더 이상은 부정할 수 없다는 생각에 비명을 지른다. 결국 세은에게 다시 달려드나 또다시 수아에게 제압당한다.
세은은 이후 자신이 추리한 여우 가문의 목적을 말한다. 여우 가문은 다른 소원을 빌기 위해, 그리고 다시 연화에게 있던 영력을 유화에게 돌려줘 쓸모있는 여우로 만들기 위해 연화를 죽일 계획을 세웠던 것. 집행자로 수아가 선택된 이유도, 연화에게 수아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 화수분이 수아가 유화가 바란 이상적인 언니가 되었다고 판단, 저항 없이 순순히 파괴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었다.[246]
유화는 세은에게 진실을 듣고 패닉에 빠지게 된다. 세은의 말이 증거없는 거짓말이라고 부정하며 끝까지 연화의 존재를 믿는 유화이지만, 세은은 증거를 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자 수아에게 제압당한 유화는 더욱 강하게 발버둥친다. 그 증거란 바로 화수분이 가진 마음이었다. 소원을 이루어주며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자 한 화수분은 유화의 소원을 최대한 이루어줬으나, 이젠 한계에 달한데다 진짜 언니도 등장했기에, 무한히 반복되는 주마등 속에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열쇠를 남긴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열쇠란, 세은이 가만히 있는 연화에게 다가가 읊는 주문으로 실현된다.[247]

언니를 빼앗지 말라며 절규하는 유화를 뒤로 하고, 세은은 주문을 전부 읊는다. 그러자 미동도 않던 연화는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유화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여우 구슬을 꺼내 유화의 입으로 전한다.[248]
미안해.
정말, 심한 짓을... 해 버렸어.
연화는 사과를 한 뒤 소멸해버린다. 그 때 수아는 세은을 등지고 유화를 가로막으며, 이제 유화의 진짜 힘이 발현될 거라고 경고한다. 유화는 주변에 있던 검은 기운은 모조리 사라지고 수아에 버금가는 강력한 기를 두른 상태였다. 세은은 그걸 보고 요괴화는 막았으나, 끔찍한 진실을 강제로 마주하게 했다는 죄악감에 유화를 구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화는 이후 나지막이 자신을 죽여달라고 읊조린다. 하지만 수아는 죽이지 않기 위해 이런 짓을 했다며 거부하고, 유화는 실성한 듯이 웃는다. 유화는 이제 와서 이딴 진실을 받아들이라는 거냐며 이전과는 격이 다른 규모의 불꽃을 날린다. 수아는 결심이 선 듯한 표정으로 불꽃을 막아내고, 세은에게 이제부턴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이니 물러나라고 말한다. 걱정하는 세은에게 수아는 슬픈 미소로 도련님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지지 않겠다고 말한다.
수아는 슬픈 표정으로 유화에게 다가가고, 유화는 세은에게 이제 자기는 어떡해야 하냐고 말한다.[249] 그리곤 세은에게 분노의 불꽃을 날리는데, 수아는 도련님에게 손대지 말라며 궤도를 비튼다. 유화는 이후 수아를 보며 처참하게 웃다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소리친다.
유화는 수아가 도태된 것이 만악의 근원이었다고 외치는데, 수아는 어차피 현재의 자신은 유화와 관계가 없으니 차라리 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도련님에게 손을 대고 분노를 표출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자, 이리 오세요.
전부 끝내자고요.
그... 유난히 차가웠던 겨울날의
경합을요!!
라고 당당한 어조로 말한다. 수아의 괴로운 표정을 본 세은은 이전에 수아가 한 말을 다시 떠올린다.[250] 수아는 끊었다고 생각한 운명을 다시 마주하자 울분이 터진 상태였고, 유화는 삶의 목적이었던 언니에 대한 진실을 알아버린 상태였기에, 수아는 유화에게 손을 내미나 유화는 손을 내밀지 않는다.
다시 뒤돌아서서 둘은 거리를 벌리고, 경합의 시작을 알리는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두 여우는 충돌한다.

chapter 22: [251]
그렇게 수아와 유화는 정면승부를 벌인다. 힘을 완전히 되찾은 유화는 수아와 호각으로 다투며, 연화의 기술이었던 결계도 사용하기 시작한다. 수아도 지지않고 분신을 수 백 마리 가까이 소환하거나, 분신인 척 위장해 기습 공격을 시전하기도 한다.[252] 유화와 겨루는 수아는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유화는 현실부정을 하며 분노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화는 사실 화수분의 힘까지는 바라지도 않았고 그저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었다고 말한다. 수아에게 왜 그렇게 약해서 같이 가지 못했냐는 원망 섞인 말을 하고, 이젠 그 연화마저 죽었으니 자신은 혼자라고 소리친다. 그 때 유화가 쳐놓은 결계가 부서지면서 나온 파편이 세은의 뺨을 스치는데, 수아가 세은을 순간 돌아보자 유화는 방심한 수아에게 일격을 날린다. 수아는 튕겨져 나가고, 유화는 이런 싸움에도 자긴 안중에도 없냐고 중얼거린다.
그 때 유화는 뭔가를 깨달은 표정으로 세은을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의 세상이 연화였던 것처럼, 수아의 세상은 세은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처럼 부숴버리겠다며 세은에게 달려드는데, 그 때 수아가 비녀를 뽑아서 폭발을 일으킨다. 폭발을 직격으로 맞은 유화는 튕겨져 나가고, 수아 역시 자신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 전신에 화상과 동상을 입은 상태였다. 수아는 세은에게 안부를 묻는데, 유화를 반죽음으로 만든 직후의 표정은 연화를 죽였을 때의 표정과 동일했다.
피투성이가 된 유화는 이후 언니를 부르짖는다. 그리고 아픈 건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고 했으면서 자기는 왜 이런 거냐고 중얼거린다. 그런 유화에게 수아가 다가가는데, 유화는 허탈한 목소리로 수아가 이겼다고 말한다. 그런 유화에게 수아는 말없이 허리를 숙이고, 뭔가를 말하려다가 이내 그만둔다.
유화는 힘없는 목소리로 수아에게 얼굴을 보여달라고 말한다. 유화는 천천히 손을 뻗어 수아의 얼굴을 쓰다듬고, 수아는 그런 유화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유화는 수아를 보며
울고... 있네요... 에헤헤헤...
역시... 나... 보고 싶었던 거야?
눈이 내리던 그 날에...

아...
이제야... 알 것 같아.
왜 이렇게 아픈지.
왜... 아픔이 없어지지 않았는지...

미안해...요.
난... 당신의 세상에... 없었던 게 아냐...
내가...
내가 당신을 버렸던 거야.
그런... 거였어...
그런 거였는데...
라고 말한다.

그 때, 순간 공기가 가라앉기 시작한다. 유화는 당신의 가족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새까만 기운에 둘러싸인다. 세은은 불길함을 감지하고 수아에게 물러나라며 소리치지만, 수아는 이미 유화처럼 기운에 휘감긴다. 기존과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불길한 기운과 함께 유화는 요괴로 각성하고야 만다.

chapter 23: 《심연》
유화는 검은 기운에 잠식되어 요괴화 직전의 상태가 되는데, 수아는 현계 시간이 끝나 돌아가 버린다. 세은은 수아가 이전에 걸어준 보호 술법으로 어떻게든 버틴 다음,[253] 강하게 소원한 끝에 화수분을 불러들인다.

chapter 24: 《소원》
화수분은 세은에게 빙의하고, 유화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세은은 강하게 소원하는 것으로 동료들을 아주 잠시 소환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유화 앞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화수분은 자신을 희생해 유화의 검은 기운을 전부 빨아들이려 한다.
거짓말이 아니야.
난 분명, 존재하지 않았고
유화의 언니도 아니었지만...
먼지투성이가 되어있던 날 불러준, 당신의 마음은
그런 당신의 가족이 되고 싶었던 내 마음은
서로, 같았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없어도 포기하지 말아줘.
고개를 돌리지 말아줘.
세상 그 무엇보다도...
사랑해, 유화야.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소멸된다. 유화의 몸에 있던 검은 기운은 한 순간에 떨어져 나오고, 유화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유화는 사라져가는 연화를 향해 앞으로 더 노력할 테니 가지 말라고 울부짖는다.
그러자 떨어져 나갔던 검은 기운이 다시 뭉쳐 유화의 몸을 지배하기위해 뻗어나간다. 그 순간 눈이 오며 유화와 세은의 머릿속에 연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괜찮아
내가 없어도 괜찮아
이제 와서 다시 만나기엔...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유화가 생각하던 모습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누구보다도 강해지기 위해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절망을. 분노를. 증오를. 원망을. 그리고 외로움을
그 모든 것을 딛고서 잠시도 쉬지 않고 달려온
진짜 가족이.
있으니까
그 순간 세은 덕에 강림한 수아가 나타나 검은 기운을 모조리 부숴버리고, 수아는 날아온 기세 그대로 유화를 안고 나뒹군다.[254]
파일:유화2.png
서로 엎어진 두 자매는 숨을 헐떡이다가, 수아는 필사적으로 유화에게 손을 뻗는다. 유화는 이미 연화가 죽은 것과, 자신이 이번 사태의 근원 중 하나였다는 것, 그리고 수아에게 심한 짓들을 한 것에 울음섞인 목소리로 자책한다. 그런 유화에게 수아는 손을 잡아주고, 자신이 이상적인 언니가 되어주지 못한 것과, 너무 약해서 유화 곁을 따라가지 못한 것에 사과한다. 하지만 수아는 버려진 덕에 수많은 인연들을 만나 오히려 행복해졌다며
서로를... 기억하지도 못했지만...
만나는데, 이렇게 오래 걸려버렸지만...
이제 와서 평범한 가족이 될 순 없을지도 모르지만...!

같이... 돌아가자?
유화...야.
라고 말하며 눈물과 수줍음이 섞인 웃음을 짓는다. 유화는 잠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수아만을 바라보다가, 이내 얼굴을 붉힌 채 힘이 빠진 듯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지금까지 쌓였던 감정들을 풀듯이 울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수아는 그런 유화를 쓰다듬어 준다. 그 모습을 뒤로 하고 세은은 주마등이 부셔져가는 것을 본다.
모든 풍경이, 새하얀 눈이,
희미해지면서 사라져가기 시작한다.
끝나지 않는 소녀의 꿈은 끝을 맞이하고,
거짓된 세상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며
찰나의 주마등은, 종언을 맞이했다.
...
그 환상의 마지막 장면은
여우 자매
너무나도 행복하게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chapter 26: 《에필로그》[255]
이렇게 사건은 마무리된다. 저승은 자신들이 만악의 근원 중 하나기에 적당히 묻고 넘어갈 것이라 더 이상의 터치는 없을 거라고.
또한 유화는 아직은 마음의 응어리가 다 풀리지 않았고 갑작스럽게 친언니가 생긴 것을 받아들이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본가로 돌아가려 한다.
그리고 자신이 세은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는 말을 하며, 세은에게 얼굴을 들이댄다. 그리고 유화가 여우 구슬을 꺼내려던 순간 뒤에서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수아에게 저지당한다. 수아는 언니 것은 뺐으면 안 된다며 웃고, 유화도 뻔뻔한 미소를 지으며 저택 문 쪽으로 비켜난다. 그 모습을 본 수아는 새침한 표정으로 세은에게 팔짱을 낀다.
유화는 웃으며 세은에겐 손대지 않겠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수아를 '수아 언니'라고 부른다.[256] 수아는 기습을 당한듯 크게 당황하고 이내 평정을 되찾으나, 꼬리는 여전히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유화는 부끄러워 하는 수아의 얼굴을 보고 쿡쿡거리며 웃다가,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본다.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겠네요.
그렇죠?
라고 말하는 순간, 이쪽을 훔쳐보던 들이 장지문이 무너지는 바람에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257] 세은은 그 모습을 보고 이제 정말로 일상으로 돌아왔음을 체감하고, 웃음을 보인다. 거기엔 세은의 속에서 같이 미소를 짓는 누군가도 있었다.

그렇게 유화는 본가로, 미미르, 아린, 선배는 저승으로 향하고 마침내 저택에는 세은과 수아만이 남게 된다.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세은과 수아는 애틋한 분위기 속에서 저택 인근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수아가 저택에 단둘이 남았다고 좋아하나, 세은은 수아의 속내를 눈치채고 혹시 동료들이 떠나서 외롭냐고 묻는다. 수아는 이젠 도련님을 속이기 힘들다는 말과 함께 속내를 읊는다.

수아는 도련님만이 제일 소중했으나, 소중한 존재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한다. 그리고 덕분에 시끌벅적해지는 지금의 여우 저택이 너무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소중한 존재들을 혹시라도 지켜내지 못하게 될까봐 두렵다고 말한다.

세은은 그런 수아에게 수아가 느끼는 감정은 우리가 가족이라서 그런 거라 말한다. 수아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쓸모 있는 여우가 되어서 모두를 지켜야겠다고 한다. 하지만 세은은 가족이란 건 혼자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지탱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수아에게 용기를 준다. 그 말을 들은 수아는 세은에게 언제까지나 자신의 곁에서 함께 걸어달라 말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며 손을 뻗는다.
가문에서 버려지고,
홀로 남아 절망하고,
단 하나뿐인 소중한 것을 지키려 고군분투해온 여우 소녀.
노을이 지는 하늘 아래서
끝없이 기다리던 소녀에게
마침내, 가족이 생겼다.
팔랑거리는 댓잎이 수아의 손 위에 떨어지고 그런 수아의 손을 세은이가 마주 잡으며 길었던 이야기의 막을 내리게 된다.

아 도련님, 슬슬 자식 생각 없으세요?

3.2.4. 엑스트라 스테이지(추가 이야기)

전작보다 엑스트라 스토리의 양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전작에는 엑스트라 7까지 있었지만 당기여 화에서는 10까지 있다.
  • Extra Story 1. 동생을 귀여워 해주려면
    수아가 유화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주변 인물과 상담하는 내용. 유화가 놀러오기로 한 날의 아침, 수아는 동생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상담을 한다. 이미 모든 응어리도 풀었고, 수아도 모두를 가족처럼 여기게 된 건 맞으나 하루아침에 친동생이 생긴 것은 그대로인 탓에 아직은 어색한 것이었다.[258][259] 평소처럼 요망하게 굴려 해도 친동생이라 그러긴 힘든 상황.


    아무튼 진지하게 '부탁'을 하는 수아의 모습에 아린, 미미르, 선배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260] 그 때 유화가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유화 역시 수아 못지않게 어색해 하고 있었다. 여기서 동료들이 하나둘 조언을 해주는데, 하나같이 효과가 없거나 붕 뜨는 이야기 뿐이라 오히려 더 어색해진다.[261]


    애초에 세은이 여기에 동생, 한술 더 떠서 가족이 없기 때문에 조언의 의미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쓸모없다고 일침을 가하자, 빡친 미미르는 여우의 특기를 살리라는 드립을 친다.[262] 그걸 실천하려는 수아를 유화가 나대지 말라며 제지한다.[263] 그 때 유화가 뭔가 떠오른듯 고양이 빗으로 수아의 꼬리를 빗겨준다.


    묘하게 뭉클한 광경에 미미르는 동료들에게 눈치를 봐서 나가자고 한다. 사실 고양이빗은 유화가 이전에 세은에게 언니를 대하는 방법을 물어봤고, 세은이 그 대답으로 제안한 것이었다. 세은은 서로의 진심은 확인한 지 오래니 있는대로 솔직해지면 될 뿐이라는 독백과 함께 끝난다.


    그런데 마지막에 수아가 세은은 언제 따로 만났냐며 살벌하게 묻고, 언니 걸 뺏으면 안된다고 유화를 협박한다. 이에 세은은 조금 덜 솔직한 게 좋겠다고 정정하며 독백한다.
  • Extra Story 2. 뱀술
    아린이 술에 취해 난동을 피우는 걸 구경하는 수아는 아린이 술김에 세은에게 들러붙는 걸 본다. 아린은 세은보고 사랑한다느니, 가족 만들자느니, 뱀은 6시간 동안 교미를 한다느니 등의 소리를 한다. 옆에서 살벌하게 바라보던 수아는 아린의 입을 손으로 막고 세은에게 다가간다.


    수아는 간만에 1편 시절의 얀데레 포스를 좔좔 흘리는 발언들을 하는데, 아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입을 막고 있던 수아 손을 날름 핥아버린다. 당황한 수아는 손을 떼고 아린은 어느새 교체한 수아 분신의 꼬리를 보고 신나게 움켜쥔다. 수아 분신은 아린에게 꼬리를 붙잡혀 괴로움의 비명을 지르고, 더욱 더 깽판을 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미미르는 수아의 비녀를 뽑아 폭발 엔딩을 내버린다.
  • Extra Story 3. 당기는 여우
    유화가 연화로 변신하라며[264] 여우털 알레르기를 저주로 유화에게 협박당하는 세은을 수아가 구하는데, 수아는 오히려 여우털 의존증에 걸리게 만들 거라며 달려든다.
  • Extra Story 4. 내 안의 너
    세은의 방으로 달려온 수아는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생각해서 달려왔다고 말하는데, 마침 연화에게 빙의되었다가 풀려난 세은은 괜찮다고 말한다. 이윽고 도련님이기만 한다면 어떤 모습이든 상관 없다면서 음흉하게 웃는다. 세은은 연화 빙의 능력이 생긴 것이 공식 설정이 아니길 빈다고 속으로 소리친다.
  • Extra Story 6. 수아 하자드
    어느 날 미미르는 친목을 다지기 위해 다 같이 할 수 있는 놀이를 떠올리자고 제안한다. 그 때 선배가 저승 술래잡기를 제안하는데, 그 룰은 술래 하나로 시작해서 잡힐때마다 늘어난다는 룰.[265] 거기에 제일 오래 버틴 사람이나 가장 많이 잡은 사람은 한 사람을 지정해 소원을 말할 수 있다. 그 말에 수아는 자신이 술래가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 뒤, 엄청난 수의 분신들을 소환한다.


    그런데 우승자는 유화. 분신이 지능이 낮다는 걸 이용해서 수아 분신 사이에 숨어있었다.[266] 수아는 소원을 말할 기회를 놓쳐 앙탈을 부리고 있었는데, 유화는 그걸 보고 세은 때문에 수아가 자신에게 관심을 안 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소원으로 수아의 꼬리를 안고 자는 걸 고른다.[267]
  • Extra Story 7. 콩 여우 팥 여우
    당기여 1편에 나왔던 작은 수아가 아주 오랜만에 나온다.[268] 작은 수아는 여전히 세은을 보자마자 간 내놓으라고 달려드나, 전작과 달리 합의는 다 끝낸 상태기에 아프지 않게 물기만 한다. 작은 수아는 세은의 왼손을 물더니 이후 다른 여우 맛이 나는 것에 이상해하는데, 그 때 마침 그 다른 여우가 나타난다.[269]


    유화는 어린 수아를 보고[270] 정신을 못차리며 귀여워한다. 작은 수아의 볼을 찌르고 귀를 당기고 난리를 치는 유화는, 진짜 언니한테 이러는 건 좀 그렇지만 어린 모습의 분신한테는 괜찮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그런데 세은은 분신인 나머지 본체로 돌아가면 기억이 공유된다고 말하고, 작은 수아는 결국 시간 다됐다며 펑 하고 소멸. 그날 밤 수아는 평소보다도 유화를 상냥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 Extra Story 8. 수아레인저 트라이
    수아의 분신들이 전작에 이어 또 전대물 놀이를 한다.[271] 수아 블랙이 빠진 대신 저번에는 없었던 수아 핑크가 추가된 것도 모자라 아예 이번에는 분신 수아들이 합체해서 거대화까지 하는 건 물론 명백히 세계관이 다른 물건까지 장비한다.


    이후 자이언트 수아 로보는 1편의 페이크 최종보스였던 거미 법기와 싸운다.[272] 그러다 수아 로보는 수아력이 부족하다면서 용병을 부르는데, 그 용병이란 게 빠진 수아 블랙을 대신하는 아린 블랙이었다. 아무튼 아린은 거미를 원킬 내버리고,[273] 수아 분신들은 승리의 하울링을 한다. 그 옆에선 아린도 하울링을 외치는데, 세은은 아린이 강제로 끌려나온 것 같다고 생각해 도망가기로 한다. 아린은 버리지 말아달라고 외치나 세은은 곧바로 도망가버린다.
  • Extra Story 10. 가족이란 무엇인가
    어느 날 수아는 유화와 깍지껴서 마주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이 기묘한 포즈는 옆에 있는 말머리를 한 괴인이 설명하길 예산 부족으로 넣지 못한 구도를 SD로나마 재현한 것이라고.[274] 아무튼 괴인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자기소개를 하나,[275] 또 다시 수아 분신들에게 끌려나간다. 괴인은 털 알레르기 발작을 외치며 고통스럽게 퇴장하고, 세은은 그런 괴인을 보며 체념한다.


    유화는 이후 수아의 곁도 안식처가 되었고 모두를 가족처럼 여기게 된 건 맞으나, 결국 가족의 의미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고민에 빠진 유화에게 수아는 다가가서 유화의 목을 꽉 물어버린다.[276] 수아는 유화 목의 상처를 보고 이렇게 해도 피는 섞이니 혈연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떻게 이어지든 결국엔 소중한 동료들이고, 서로 함께 하고 싶으니 별것 아닌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수아의 말에 유화는 얼굴을 붉히고, 세은의 몸 속에 남아있는 누군가도 슬프지만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그리고 수아는 그런 의미에서 유화와 연화의 관계도 분명 훌륭한 가족이었을 거라고 말한다. 먼저 연화 얘기를 꺼내자 유화는 살짝 당황하나, 수아는 연화와 자기는 서로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유화는 결국 둘이 비슷한 나이인데 수아에게 질문을 왜 하는 건지 잠시 궁금해하는데, 수아는 자긴 도련님이 있어서 성숙해졌다고 말한다.


    그 말에 유화가 세은을 돌아보려 하자 수아는 여전히 자신의 도련님은 뺐으면 안 된다고 겁을 준다. 유화가 연화는 조금 더 상냥했다고 지적하자 수아는 서로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살벌하게 웃는다. 이후 수아는 유화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유화도 자신 있게 받아들이며 마당으로 나가 치고박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둘은 웃고 있었고, 세은은 미소를 짓는다.
    뭐, 그런 거겠지.

    결국, 가족에게 이상적인 모습 같은 건 필요 없다.

    그냥 서로를 받쳐주고, 함께 걸어 나가고,

    가끔 티격태격이나 하는...

    그렇게 곁에 있는 걸로 충분한 거겠지.


    수아:도련님~이제 슬슬 자식 생각 없으시냐구요~!!!

    꺄아아아 파렴치!!!!!

    마구 날뛰면서 이런 말을 하는 수아를 보고, 세은은 그저 웃어보인다. 그리고 이 정도의 평화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작품은 정말로 끝이 난다.

3.3. 후속작에서

기적의 분식집에서 대나무 빙수를 주문하는 VIP 손님으로 등장한다. 설명에 따르면 도련님에게 줄 빙수를 포장하러 왔다고 한다. 근데 먹어보곤 도련님 맛이 난다며 깜짝 놀란다.대체 무슨 맛이지 참고로 여기서 그려진 SD 이미지는 후속작에서 쓰이게 된다.

정령없는 정령사에서 수아의 말버릇인 "네! 수아에요!"가 "네! 시후에요!"라고 패러디된다.
썸썸 편의점에서도 손님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 또한 여기서도 "네! 수아에요!"가 편수희와 초반에 문자를 주고받을 때 편식이 "네! 선배님이에요!"라고 답장을 보내는 것으로 패러디된다.
그녀의 세계에선 포스터로 등장한다. 산장 퀘스트 '잊혀질 기억'에 있는 숨겨진 이스터에그 방에 지나가던개의 역대 작품들 포스터가 붙어 있는데, 여기에 당기여와 당기화 포스터가 있기 때문. 또한 본작의 주인공 현아는 수아와 매우 유사한 캐릭터성을 보유하고 있다. 자세한 건 현아 문서 참고.
랜덤채팅의 그녀에선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 중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가 있는데, 영화관에서 이걸 고르는 도전과제 이미지가 수아로 되어있다.

4. 캐릭터 송

파일:The Fox Awaits Me Original Soundtrack.png
제목 여우의 꿈
보컬 김하루
작곡 미츠키요(ミツキヨ)
작사 Riri
가사
[ 가사 펼치기 · 접기 ]
청명한 달빛 그득한 죽림 어딘가
오색 빛 나비 안내한 오솔길 따라
나는 가만히 침소에 든 그댈 보아요
꿈결에 아득한 꿈결에
이른 서리 아침에 잠에서 깨어
문득 목 놓아 울고 말았죠
사무치게 보고 싶은 그대 그리며

계속 모른척할 건가요
결국 난 못 참고 토라져
소녀는 원래 복잡 한 거죠
수줍어도 대담할 땐 꺄~~~?!

부디 이 마음 알아채지 말아 주세요
진짜 진짜 정말 정말 보고팠어요
밝은 달 아래서 정화수 떠 놓고 빌었다죠
그댈 감쪽같이 속여요 전부
여우처럼 숨길 거예요
욕심 많고 거짓뿐인 소녀의 꿈은
다 그런 법이죠
모른 체해줘요

5. 기타

  • 수아 말로는 자기 옷은 머리카락으로 만든 거라 한다.

  • 세은이 옷장을 뒤져본 결과 평소에 하나의 한복만을 입음에도 의외로 다양한 종류의 옷들이 있었다고 한다. 한복이 아닌 평범한 외출복들도 있었다고. 물론 본작에선 한복만 입는다.
  • 분홍색 머리지만 1편 CG에서는 조명 때문에 거의 갈색 색감으로 나온다.

  • 키는 귀를 포함해서 155cm이지만 까치발을 들고 측정했다고 하니 실제로는 이보다 작을 수도 있다. 키가 매우 작지만[277] 들어 올리면 의외로 꽤 묵직하다고 한다. 동생인 유화는 가볍다고 언급된 거랑 정반대.
  • 미미르가 작중 ○살이라고 하는데, 음성에서 육백이라고 들리기 쉽지만, 약간 ㅁ소리가 들어가 있어 몇 백이라고 말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다. 물론 여우 가문에서는 가장 최근 세대이므로 다른 여우들에 비하면 어린 편이니 앞으로 남은 수명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278]

  • 1편의 엑스트라 스테이지에서 세은의 사진을 붙여놓은 굿즈들을 보관한 창고가 있음이 드러났다.[279] 다만 후속작에서 세은이 말하길 보관만 해놓지 실제로 수아가 들고 다닌 적은 없다고.

  • 미미르, 유화와 마찬가지로 맨발로 다닌다.

  • 여우답게 털갈이를 종종 한다고 한다. 이 땐 머리카락이 잘 빠지기에 분신의 수가 늘어나기도 한다고.

  • 유화와 달리 고양이빗으로 꼬리를 빗겨주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지 세은이 빗어주자마자 바로 덮치려 했다고 한다.

  • 사실 마지막까지 밝혀지지 않은 맥거핀이 있는데 바로 여우 모드에서의 모습이다. 현재 인간형을 띄는 건 어디까지나 인간으로 둔갑한 상태기 때문. 작중에서 세은이 수아에게 여우 모드 전환을 부탁하는 장면이 가끔 나오나 수아는 변신하면 옷을 벗어야 한다며 거부한다. 물론 과거 회상에서 딱 한 번 여우 모드 수아가 나온 적이 있으나 일러스트로 그려지지 않아 그 외양을 알 수 없다. 2편에선 수아 말고도 다른 여우가 이나 늘었지만 이 둘 역시 여우 모드를 보여주지 않았다.[280]

  • 작중에선 머리카락으로 별의별 사물들을 만드는 모습들을 보여주나, 세은 말로는 어째선지 머리카락이 줄지 않는다고 한다.

  • 입고 있는 옷이 커서 그런지 한쪽 어깨가 완전히 드러나있다. 또한 상의가 시스루여서 각도에 따라 옷 안의 몸이 희미하게 비쳐 보인다. 때문에 아예 비키니 차림으로 다니는 미미르급은 아니더라도 색기담당 역할을 충실히 맡고 있다.[281] 키는 작아도 당기여 시리즈 등장인물 중에서 연화 다음으로 몸매가 부각되어 더더욱. 유화는 이 복장을 보고 교양이라곤 없는 불건전한 복장이라고 깠다.
  • 여러가지 편리한 기능을 갖춘 하이테크 여우다. 기억 속의 장소로 갈 수 있는 여우문[282] 이라든가, 무선 전화라든가, 분신술이라든가...엑스트라 스테이지에서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할 수 있다고 하며, 심지어 대상에게 최면을 걸어서 VR 게임도 가능다고 한다. 물론, 이 내용을 직접 보면 내면의 음란마귀를 일깨울 수 있다.
  • 세은에게 팔짱을 끼는 버릇이 있다. 단순히 세은이 좋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 호감이 쌓이기 전인 첫만남 때부터 팔짱을 낀 걸 보면 그냥 버릇인듯.

  • 살고 있는 여우 저택은 본래 인간을 홀릴 목적으로 만든 건물이었지만 작중에 그런 용도로 사용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방과 복도는 많지만 넓은 거실같은 공간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인원이 모이면 복도 아니면 수아 방에 모인다.
  • 옷장 안에는 뭔가 위험한 물건이 있는 모양인지 수아의 옷장을 수색하던 아린이 '뭔가'를 보고 놀라고 세은이 뭔지 확인하려고 하자 못 보게 한다. 게다가 세은의 언급에 따르면 수색을 마치고 상자를 꺼내온 아린의 얼굴이 빨개져 있고(옷장에 속옷이 있어서 세은을 내보내고 혼자 수색했다) 상태가 심히 이상했다고 하며 뭐가 있었냐는 질문에 '요즘 애들은 진짜', '엄청났어...', ' 나같은 건...' 이라고 말하고 더 이상 말을 못 했다. 정황상 야한 속옷(...)이나 야한 책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엑스트라 스토리 '안 검은 방'에서 세은의 사진이 들어간 온갖 물건들이 있는 방이 나왔는데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花에서는 아예 본편에서 등장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화수분이 만들어낸 허상이라고 넘어갈 수 있기는 하지만 화수분이 만든건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 플레이어들의 귀를 아프게 하는 비명을 많이 지른다. 클라이막스는 세은의 과거 회상 부분이다.

  • 자는 척을 할 땐 작게 숨소리를 내지만 진짜로 잠들면 약간 고로롱거린다고 한다.[283]
  • 실제 나이는 불명이지만 미미르의 이야기로는 백단위인 모양이며 부끄러워서인지 밝히지 않으려고 한다.

  • 여우귀가 민감한 부위인지 세은이 귀를 만지자 매우 당황스러워 하며 표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갑자기 만지면 깜짝 놀라 화내지만 마냥 싫은 건 아닌지 허락 맡으면 만지게 해준다고 한다. 세은 말로는 아주 부드럽고 따뜻한데 살짝 단단하기까지 해서 촉감이 아주 좋으며, 뒤집으면 귀여운 소리와 함께 원래대로 돌아오기도 한다고 한다. 분신의 경우 종류별로 탄성이 각각 다르다고 한다.
  • 세은 말로는 춥다고 어리광부리면 꼬리를 목에 감아준다고 한다. 꼬리의 경우 여우귀와 달리 만져도 괜찮다곤 하나 자꾸 살랑거려서 미묘하게 피하는 것 같다고 한다. 참고로 세은은 꼬리의 감촉을 좋다고 느끼는지 껴안고 잘 때가 종종 있다는데, 꼬리를 안고 자면 잠이 잘 온다고. 후속작에서 유화 말로는 여우 꼬리를 껴안기면 아프다고 하는데, 수아는 아마 아프긴 하나 세은이 껴안고 있다는 사실이 좋은 나머지 참는 것으로 보인다.
  • 카레를 싫어하고 소고기 육회와 연어회를 좋아하는 것처럼 반응했는데 세은이 좋아하는 것에 맞춰준건지 정말 좋아하는 건지는 불명. 하지만 프로필에서 고기와 생선을 좋아한다고 써져있고 맛있게 먹는걸 보면 적어도 싫어하지는 않는듯.
  • 수아의 여우귀는 한 번 나오면 맘대로 집어넣을 수 없다는 묘사가 나온다. 다만 이 묘사가 나온 장면에선 수아가 일부러 여우귀를 보여줬을 가능성이 더 높기에[284] 정확한 진실은 불명.

  • 가지고 다니며 자주 쓰는 천달린 모자는 '전모'가 아닌 '너울' 이다. 당기여에서 전모라 했다가 당기화에서 너울로 수정된다.

  • 유화와 달리 하울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지만, 세은 말로는 어쨋든 하긴 한다고 한다. 다만 자기가 없을 때만 한다고.

  • 이쪽도 미미르 못지않게 만화책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분신들은 대놓고 미미르 집에 찾아와 만화책을 읽는데, 본체는 만화책을 좋아한다는 것이 부끄러운지 최대한 숨기려 한다. 2편에선 신나게 만화책 보다가 세은이 오자 급하게 청소하는 척을 하고, 아예 세은의 말에 의하면 분신으로 위장해서 만화책 보러 간 적도 있다고. 물론 세은은 진작에 수아가 만화책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다.
  • 세은 말로는 알람용으로 수아 분신을 쓴다고 한다. 그런데 가끔 분신인 척하고 본체가 올 때도 있으나 구분은 쉽다고.

  • 평소에는 분신들로 여우 저택 주변을 감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수아가 유화를 감지했을 때 바로 치워야 할 상대가 아닌 것 같다고 읊조리자, 세은은 평소엔 바로 해치우는 거냐며 섬뜩해한다.
  • 생일은 3월 14일이다.
  • 작중 등장한 여우들 중 유일하게 SCG에서 꼬리가 아랫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실 여우라곤 해도 수아, 유화, 연화 셋이 끝이지만.

  • 작중 세은의 언급을 들어보면 송곳니를 가지고 있는 듯 한데 유화와 달리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 너무 약하다는 이유로 가문에서 버려졌기 때문에 족보에도 이름이 없었으나, 1편의 사건 이후 여우 가문에서 충분히 강해졌다고 판단했는지 이름이 기록되었다. 족보에는 세은이 붙여준 수아라는 이름이 그대로 올라가 있는데, 이는 수아에게는 원래 이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 특전 음성을 다운로드하면 파일 이름이 "영문 이름 이니셜_ex(tra)"로 되어있는데 하필이면 수아의 이니셜은 알파벳 S로 시작해서 엄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파일 이름을 바꿔주자. ㅅ스트라


[1] 스위치 일어판 이름은 슈아.[2] 귀까지 포함 까치발을 들었다고한다.[3] 개요 참고.[4] 예를 들면 갑작스레 주인공에게 사랑 고백을 받는다든가, 아침에 흐트러진 모습을 주인공에게 들켰을 때와 같은 경우.[스포일러] 다만 이는 미미르가 세은이의 과거 저승사자 였던 이유도 있다. 그래도 저승사자 때려치우고 산신령이 되면서 저택 주변을 수호하며 거리를 두고 보살펴준 존재이기도 해서 애증의 관계이기도 하다.[6] 수아가 흥분하려 할 때마다 옆에서 잘 진정시켜주, 수아의 속내도 곧바로 파악해버려 딴짓을 못하게 하는 등.[7] 세은 역시 수아가 유일했던 인연이었으나 수아와 달리 친화력이 매우 뛰어나 모두와 금방 친하게 지낸다.[8] 그래도 여전히 마음속 1위는 세은이다.[9] 모든 감탄사에서 이 말버릇을 쓰는 건 아니고, 정말 크게 당황하거나 진지한 상황에서는 평범한 비명을 지른다.[10] 분신은 목에 방울을 매달고 있어서 본체와 구별이 가능하다.[11] 매혹을 할 때 눈이 반짝거리는 묘사가 나온다. 스탠딩 일러스트에선 그저 하얀색으로 잠깐 반짝이지만 CG에선 눈동자 전체가 노란빛으로 빛나는 것으로 그려진다.[12] 거미 10마리가 합체한 것을 제압할 때, 선배 저승사자와 아린이가 공격을 해 세은이가 상처를 입자 이성을 잃을 때 등[13] 분신의 행동거지가 부끄러워서 일부러 사놓았다고(...). 어릴적 수아의 분신에도 존재했다.[14] 세은은 분신을 드라이기 혹은 에어컨 용도로 쓴다고 한다.[15] 참고로 분신A는 의외로 자주 모습을 비추지 않는데, 이는 도련님을 덮치고 싶은 마음이서라고. 그런데 다른 분신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게 함정.[16] 평소에는 여우 저택 주위로 분신들 몇몇이 순찰하면서 경비를 지키는 모양이다.[17] 전투 상황에서 분신과 본체를 바꿔치기해 공격을 피하거나 수백 마리씩 불러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18] 여기서 수아가 처리할 필요를 따진다고 말해서 세은은 평소엔 처리하는 거냐고 섬뜩해한다.[스포일러1] 이 분신의 정체는 다름아닌 세은을 잡아먹고 싶어하는 감정을 잘라 분신으로 구현한 것이다. 동시에 1편의 진최종보스이기도 하다.[20] 1편의 트루 엔딩에선 여우 구슬을 분신에게 빼앗기자 역으로 본체가 분신에게 당할 뻔했다.[21] 엔딩을 보고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상태에서 다시 보면 굉장히 감명 깊게 다가오는 장면이다.[22] 댓잎을 입에 문 다음 도련님이 자주 하시던 행동이라고 말 한 뒤, 아는 척을 한 세은에게 거짓말이라 알려주고 놀린다.[23] 자신이 숲을 둘러보는데 수아가 자기가 예뻐서 그러는 거냐고 묻고 이내 커다란 너울을 어디선가 꺼내 뒤집어쓴다. 참고로 너울이 올바른 명칭이나 1편에서는 전모라고 나온다.[24] 잠긴 방의 정체는 엑스트라 스테이지 1에서 드러난다.[25] 그러면서 시정하지 않냐고 묻자 세은은 밤에 뭐 먹으면 살 찐다고 거절한다. 그러자 수아는 자기는 어떠냐고 능청스럽게 묻는데 세은이 이해를 못하자 까르르 웃으며 물러난다.[26] 이 때 수아의 표정이 묘하게 섬뜩해진다.[27] 녹음을 했다는 말도 그냥 수아의 마법뿅뿅 같은 거라 생각하며 넘긴다.[28] 실제로 엑스트라 스테이지에선 비디오 게임 기능이 정말 있었음이 드러난다...[29] 세은은 수아치곤 허접하게 잡혔다고 생각한다.[30] 굳이 후각을 쓰는 이유는 여우가 개과 동물이라 그렇다고 한다.[31] 수아가 한 방법을 따라하려 했으나 하필 그 때 수아가 세은의 눈을 가린 탓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32] 여기서 수아가 예로 든게 놀기, 만담 나누기, 번식(...)이다.[33] 그 와중에 세은은 물장난 아니냐며 따진다.[34] 멀리서 미미르가 호수에 뛰어드는 걸 보고 자살하려는 것으로 착각해 구해주려 같이 뛰어든 것. 자세한 건 미미르 항목을 참고할 것.[35] 세은은 여우가 손오공도 아니고 뭔 분신을 만드냐고 순간 황당해하나 머지않아 체념섞인 납득을 한다.[36] 금발 외국인이 꼬셔도 따라가지 말라 했던 것.[37] 거기에 저질이라는 말을 하필 미미르에게 들어서 더 서글프다고 생각한다.[스포일러2] 바로 기억이다. 나중에 세은의 몸이 수아의 머리카락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밝혀질 때 머리카락으로는 기억까지 복구할 수는 없었다고 나오고, 결국 세은이 기억을 잃게 된 것이었다.[39] 여기부턴 스트리밍 금지 구간이며, 스트리밍을 원할 시 테일즈샵에게 별도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40] 그 와중에 여우에게 에어컨보일러 기능이 있는 걸 보고 유용하다 생각한다.[41] 수아 말로는 여우문은 이거 말고 하나가 더 있다고 한다.[42] 세은 말로는 예쁜 것을 보면 보석 감정마냥 입에 가져다 대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43] 여기서 수아는 도련님과의 데이트라 중얼거리며 혼자서 황홀해한다.[44] 수아는 주변 커플이 다 팔짱 끼고 딱 달라붙어 있는 걸 보고 따라한다.[45] 음식 취향에 대해 생각하던 도중 문득 자신이 며칠 사이 아무것도 안 먹었음을 깨달은 것. 하지만 방울이 울리자 생각이 끊겨버린다.[46] 그런데 세은이 민트초코를 꺼내려 하자 수아는 단칼에 거절한다.[47] 여기서 수아가 귀를 감추려고 손으로 가리는데 그걸 본 세은은 귀를 스스로 못 집어넣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48] 나중에 해금되는 수아의 프로필에서 좋아하는 것이 고기와 생선이라 적힌 걸 보면 이 둘은 일단 수아가 좋아하는 음식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49] 그러면서 도련님이 첫 경험을 시켜주는 거냐며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본다.[50] 여기서 배경에 보이는 영화가 덩케르크다. 배경을 촬영할 때 상영 중이었던 듯.[51] 여기서 세은은 자기의 나이를 기억 못 하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다.[스포일러3] 나중에 밝혀지는 수아의 과거사에 따르면 어린 수아는 산에 버려지는 청불 책들을 보며 자라왔다고 나온다. 만약 정말 영향을 받았다면 아마 미미르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읽은 책들도 영향을 끼쳤을 듯.[53] 수아 말론 남사스러운 걸 들이댄다고..[54] 미미르는 수아가 오기 직전 도망가버린 상태였다.[55] 자기가 미미르보다 약한 것도 아닌데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고.[56] 매표소 직원을 홀리면 된다고..[57] 이 때 세은은 아린의 법기 검에 홀려 혼자 대나무 숲으로 빠져나간 상태였다. 자세한 건 세은 혹은 아린 문서 참고.[58] 나중에 수아가 말하길 둘 중 더 강해보이는 쪽과 싸웠다고 한다. 아린이 인간인 세은의 명존쎄 한 방에 나가떨어질 정도로 약했으니 안목은 정확했다.[59] 세은 말로는 숨을 헐떡이긴 했으나 상처 하나 없었다고 한다. 반대로 선배 쪽은 아예 차곡차곡 접혀 버렸다고.[60]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게 배였다고 한다.[61] 여우 저택이 산신령 관할이기에 저승사자는 함부로 접근할 수 없었고, 선배가 임무가 뭔가 꼬인 것 같다며 후퇴를 요구했기 때문.[62] 이것저것 물어볼 건 많으나 지칠대로 지친 모습에 다시 깨울 엄두는 나지 않았기 때문.[63] 목욕을 하면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미미르에게 저승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온 참이었다.[64] 세은도 자기가 낯간지러운 말을 했다고 생각해 머쓱한 채로 방에 들어간다.[65] 여기서 수아는 대나무 숲으로 가지 말자는 약속을 하자며 새끼손가락을 내미는데, 이상하게 왼손을 내미려다 말고 오른손을 내민다.[66] 쓸모없는 여우는 곁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중얼거린다.[67] 수아 말로는 전화를 끊어야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68] 즉 아린의 전생은 구렁이였던 것.[69] 크게 상관없지만 아린은 진짜 구렁이가 맞다.[70] 이 말을 듣고 자기 몸에 무슨 짓을 했냐며 살짝 오싹해한다.[스포일러4] 여기서 저승사자가 세은과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고 써져 있는데, 이전에 세은이 어떤 인물을 보고 허물없는 친구를 만난 것 같다는 말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그리고 넷째 날 초반에 저승 얘기를 나눌 때 상대가 저승 쪽 사정을 꽤 잘 아는 듯한 뉘앙스를 보임과 동시에 세은에 대한 미묘한 태도로 볼 때 이 저승사자의 정체를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다만 일기 마지막 저승사자의 말투는 기존과는 완전 다르고 오히려 이쪽에 가깝다 보니 혼동이 갈 수 있다.[72] 수아가 기차역 도착에 늦었던 것도 본인이 두 번째 문을 여는 순간 기차역이 아닌 다른 장소로 바뀌어버리니 쉽게 쫓아오지 못 했다는 것. 그리고 세은은 수아가 오래 걸린 이유는 아마 기차역이 나올 때까지 열고 닫았거나, 초기화를 했거나로 추측한다. 하지만 그렇다 쳐도 수아가 지나치게 당황한 듯한 반응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게 된다.[73] 미미르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미미르 항목 참고.[74] 이 때 부르는 노래도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 먹는다~"다.[75] 아린왈 저승은 잔류 수명을 어떻게든 회수하고 싶어하기에 대나무 숲엔 거미 법기가 한동안 돌아다닐 거라고.[76] 미미르는 단순히 대나무 숲에 안 가면 되는 게 아니라 셋째 날처럼 세은의 의지에 관계 없이 대나무 숲에 강제로 홀려 가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77] 세은은 고문하는 걸 지켜봐 달라며 해맑게 외치는 분신을 보고 분신들이 너무 많으면 가끔 이상한 정신을 가진 분신이 소환된다고 느낀다.[78] 법기 검의 실체는 저승에 있기에 파괴해봤자 그 코드가 저승으로 전송되고, 머지않아 복구된다고 한다. 저승을 직접 조지거나 코드를 조작하지 않는 이상 막을 수 없다고 한다. 만에 하나 부순다 해도 저승은 이런 변두리를 케어해주지 않아 뒷감당도 순전히 자신들이 부담해야 한다고.[79] 아린은 수아를 보고 살려달라고 외친다. 저승사자가 목숨을 구걸하는 걸 본 세은은 저승사자가 죽을 수는 있긴 한 건지 궁금해한다.[80] 세은은 지난번에 법기가 혼자 일을 다 처리하니 자신의 유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아린의 말을 떠올리고 강하게 주장한다.[81] 여기서 아린이 안 졌다고 외치나 세은은 주먹을 든다. 반사적으로 아린은 눈을 질끔 감고 배를 가리는데, 세은은 불쌍해 보이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측은하게 생각한다.[82] 여기에 납치한 건 이지 않냐고 덧붙인다.[83] 세은은 아린이 무력화됐다고 해도 한 때 자기 목숨을 노렸던 사이기에 수아의 심정도 어느정도 이해한다.[84] 여기서 세은은 이런 행동을 하는 수아의 목적과 이걸 숨기는 의도에 대해 궁금해한다. 수명을 빼앗는다는 여우 구슬 이야기를 떠올리고 자신이 수아에게 수명이 뺏길 걸 생각하나, 수아의 행복한 표정을 보고 거부의 감정이 사그라든다.[85] 수아가 머리를 말릴 때 요술을 썼는지 뾰로롱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86] 여기서 착각인지는 모르나 수아가 한 쪽 눈을 잠시 떴다가 감는데 아마 자는 척을 한듯.[87] 설명 분신은 분신F, 애교 분신은 분신C로 나온다.[88] 참고로 분신A는 도련님을 덮치려는 마음인지라 자제를 위해 스스로 빠져있다고..[89] 분신들 중 하나가 이런 짓하면 자기들 소환 안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지만 다른 분신이 어차피 분신이나 본체나 같으니 상관없다고 말한다.[90] 여기에 괴롭히는 보람도 있을지 모른다고 중얼거리는데 세은도 조금은 공감했는지 헛기침을 한다.[91] 세은은 따라가면서 여우문을 가는 거 자체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느끼진 않으나, 수아와 그곳에서 함께 놀았던 기시감은 있기에 부담이 덜어지는 것 같다고 느낀다.[92] 수아 말론 자긴 온도를 조정할 수 있어 정말 둘이 같이 있어서 더웠다기 보단 세은의 내면 심리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한다.[93] 물 메모지라는 미미르의 요술로, 여우 방을 뒤지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94] 이 상자는 수아의 옷장 중 속옷칸에 담겨있었는데 아린이 뒤지다가 요즘 애들은 이런 걸 입냐며 경악을 한다. 아마 야한 속옷들이 잔뜩 있었던 듯.. 아린 말로는 그저 엄청났다고.[95] 셋째 날 아쿠아리움에서 수아가 각종 생선들의 맛을 읊었던 것이 이 때 먹은 기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96] 여기서 어떻게 아냐는 세은의 질문에 아린은 부끄러워하며 자기도 영물 출신이었으니 안다고 말한다.[97] 이로써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나온 문구들은 전부 수아가 과거에 작성한 일기였음이 드러났다.[98] 일단 아린 본인은 그랬다고 말한다.[99] 그때 일을 반복하는 거냐고 말한 것.[100] 미미르가 여기서 수아를 처음으로 여우가 아닌 수아라고 부른다.[101] 둘 사이에 거리감이 생긴 듯해 일부러 얹은 것이다.[102] 수아가 사랑한다고 말한 것과 세은이 수아에게 먹혀도 괜찮다고 말한 것.[103] 여기서 수아는 실수로 세은의 뺨을 때린다. 자신이 뺨을 때린 걸 자각한 수아는 곧바로 자해하려 하나 세은이 필사적으로 말린다.[104] 그 근거로 수아랑 만난지 얼마 안 됐을 때엔 매료가 효과적으로 먹혔으나, 수아에게 호감이 늘어갈 시점부터는 잘 먹히지 않았기 때문.[105] 여기서 아린마냥 히끅거린다.[106] 세은 말로는 수아의 표정은 거의 자폭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마치 되돌아갈 수 없어 저지르고 말 것이란 표정이라고.[107] 세은은 오후 네 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오후 세 시부터 행복해지고 설렌다고 예를 든다.[108] 어린 왕자에서 해당 대사는 사막여우의 것으로 나온다.[109] 세은은 노을이 금이 가는 걸 보면서 마치 흩어져버린 추억과도 같다고 생각한다.[110] 사실 석류가 아닌 맹독으로, 격통을 일으키지만 그 덕에 주마등을 일으켜 과거를 볼 수 있다고 한다.[111] 이 회상에서 지금까지 작품 전체에 깔아 놓았던 복선과 떡밥들이 일거에 회수되며 총망라된다.[112] 이 시절 수아는 1인칭으로 '소녀'가 아닌 평범하게 '나'를 쓴다.[113] 이 때 수아는 잠시 여우 모드였으나 세은이 꼬우면 너도 사람으로 변해서 밟으라고 비아냥대자 사람 모드로 바꾼다.[114] 수아 말로는 수명이 굉장히 가늘고 길다고 한다. 세은은 의사가 앞으론 걷지도 못하고 오감도 사라질 거라 했기에 오랫동안 고통받을 바엔 차라리 선택할 수 있을 때 먼저 죽자고 생각했다고.[115] 참고로 서로 역할을 바꿨을 땐 성공해버리는 바람에 여우는 목이 매달려 죽을 뻔했다..[116]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미미르와의 첫만남에서 뾰족귀를 만지겠다는 세은의 말에 대한 답변과 정확히 동일하다.[117] 세은은 여우가 피를 빨아먹는데 정신을 빼앗긴 틈을 타 꼬리를 쓰다듬는다.[118] 세은 말로는 쪼끄만 게 키스 테크닉이 굉장하다고 한다..[119] 여기서 수아가 가진 버릇인 팔짱 끼기는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임이 드러난다.[120] 그 말을 듣고 세은은 여우 저택이 텅 빈 것이 모두 이사를 갔기에 그런 것이라 추측한다.[121] 수아에겐 귀와 꼬리를 감추기 위한 후드를 씌운 상태였다.[122] 여섯째 날에서 수아가 좋아하는 장소라며 세은을 데리고 간 그 벤치다.[123] 이 때 세은은 자신의 저승사자로부터 소식을 듣는다. 바로 저승이 여우에게 먹히고 남게 될 잔류 수명을 기대하고 있기에, 만약 여우가 먹지 않더라도 저승은 더러운 수를 써서라도 세은을 죽일 것이라는 것.[124] "도련님을 좋아할 거라 착각하지 마!"라든가, "저질! 최악이야! 몰래 훔쳐보다니!" 같은 것들.[125] 눈치채기 쉽지만 이 나무상자는 일곱 째 날에서 수아의 방에 있던 것으로, 상자를 여는 법을 세은이 알고 있던 것도 수아의 시범을 봤던 것이 무의식 중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126] 제목이 '연애의 밀당. '튕김'으로 사로잡아라!'였다.[127] 손톱으로 나무에 선명하게 글자를 새기는 걸 보고 세은은 자기 간이 쉽게 빼먹힐 거라 생각한다.[128] 이후 세은은 자기 간이 빼먹혀도 괜찮다고 생각하나, 옆에서 지켜보던 저승사자는 슬픈 표정으로 말을 걸어준다. 세은은 저승사자의 말대로 행복한 나날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걸 실감한다.[129] 아마 최면을 걸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130] 저승 상층부가 자신의 잔류 수명을 어떻게든 가져갈 생각이기에 수아가 간을 빼먹지 않으면 직접 처단될 수 있다고 한 것.[131] 수아가 요술을 쓰려고 머리카락을 뽑았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132] 이로써 수아에게 여우 구슬의 메커니즘을 알려준 것이 다름아닌 미래의 세은임이 드러난다. 이미 과거 회상을 마치고 기억을 찾은 세은은 회상대로라면 아마 지금 알려줘도 수아는 한동안 잊어버릴 거라 생각한다.[133] 후속작에야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직접 수아와 대화했던 것 같은 이 기묘한 주마등은 실제로 과거의 간섭하여 대화를 나눈게 맞다. 애초에 죽은 영혼이 수아의 일종의 꼼수로 살은채로 유지하던거라 아린이의 선배 추정상 그 자체가 주마등이여서 간섭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다만 수아의 반응으로 볼 때 수아는 세은을 세은으로 인식하지 못한 듯하며, 여기서의 기억도 희미한 것으로 보인다.[134] 세은 말로는 현재의 수아가 만든 것과 비교하면 단맛이 부족하다고 한다.[135] 이에 세은은 해군 대장이 목표냐고 묻는다.[136] 이 주마등에선 시간이 제법 흘러서인지 수아의 모습이 현재와 동일해졌다. 다만 세은 말로는 현재와 비교해보면 살짝 어린 티가 난다고.[137] 이 짧은 대화도 수아 기준으로 하면 벌써 한 달 째 진행 중이라고.[138] 어린 시절의 수아가 여우 구슬에게 미움을 사면 구슬이 용서해줄 때까지 구슬을 찾을 수 없는 저주에 걸린다고 말한 것이 떡밥이었다. 수아가 방울 자체를 처음 본 듯한 반응을 한 걸 보면 수아 눈엔 방울 자체가 안 보였던 것으로 보인다.[139] 비녀가 빠져 있는 것으로 보아 전력을 다 한 것으로 보인다.[140] 미미르 말로는 수영복 차림 그대로 협상을 했다고..[141] 미미르 말로는 자신이 저승사자 시절에 본 거랑 아린의 증언을 합하면 중간관리직 하나는 흔들 수 있다고 한다.[142] 공교롭게도 후속작이 정확히 2년 뒤에 발매되었다.[143] 첫째 날 밤 수아가 세은이 해줬던 행동이라며 댓잎으로 한 장난이랑 동일하다. 그 땐 수아가 한 말이 세은을 놀리기 위한 거짓말이었으나 이제부턴 사실이 된 셈.[144] 이 어린 수아 분신의 정체는 트루 엔딩에서 밝혀진다.[145] 트루 엔딩이 2회차부터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진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146] 미미르가 미처 막지못한 거미가 세은에게 돌진하는 상황이었다.[147] 아린은 이전에 미미르가 본체가 아니면 여우 구슬을 완벽히 흡수하지 못할 거라 말한 걸 토대로 시도해 본 것이라 말한다.[148] 이 때 비녀가 빠진다.[149] 일곱 째 날 초반에 작은 수아 분신을 만났을 때 복선이 있었다. 세은이 작은 수아 분신을 발견하나 이내 놓쳐버리는데, 분신이 시야에서 사라진 것이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지 않다는 세은의 표현이 있었다.[150] 이번엔 세은의 목숨을 구했으니 이걸로 속죄가 된다고 생각한 것.[151] 어릴 때 간 빼먹고 싶다며 쫓아다닌 것. 이에 수아는 그 땐 윤리관이 없었다며 반박하려 하지만 세은은 자기 말 안 끝났다며 소리지른다.[152] 그냥 흡수했다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저승길에서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153] 미미르는 그걸 보고 아이고 시벌이라며 혀를 차고 아린은 멀뚱멀뚱하게 훌쩍인다.[154] 사실 그럴 만한 게 수아의 분신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정일 수록 먼저 만들어진다. 때문에 꽤 후순위로 밀려있는 해당 감정은 상당히 작은 비중만을 차지하기에 수아의 자제력만으로도 충분히 참을 수 있었던 것. 이에 세은은 수아가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을 품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거라 생각한다.[155] 아린은 자기도 미미르의 집으로 가냐고 놀란다.[156] 노멀 엔딩에서 수아가 자발적으로 90도 인사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157] 미미르가 아직 거두지 않은 분신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기에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158] 아린 말로는 저승사자라고 이런 해킹 능력을 다 가진 건 아니라고 한다. 참고로 예전에 자기가 이런 거 할 줄 안다고 떠벌렸다가 선배들한테 신입이 어딜 나대냐며 닦이기만 했다고 한다. 이에 세은은 정말 싫은 직장이라며 혀를 찬다.[159] 그 와중에 아린은 저거 중에서 하나 가지고 싶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160] 어째선지 나레이션은 세은의 방에 있다고 말하나 배경은 수아의 방이다.[161] 수아는 여기서 자기 몸에 대해 알고 싶냐고 음흉한 표정으로 묻는다.[162] 수아는 자신이 인간의 기기를 능가해야 도련님을 붙잡아 둘 수 있다며 섬뜩하게 웃는다. 세은은 당연히 오싹해한다.[163] 세은은 재밌었다며 만족해한다.[164] 수아: 수아마저 쫓아가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농락함. 미미르: 미미르가 장난삼아 날린 발길질을 맞고도 멀쩡해 한 뒤, 자기가 지켜주겠다고 말함. 아린: 근육으로 아린의 처형도 벗어나버리고 거미도 한 방에 처치해서 반하게 만듦.[165] 수아가 이런 단단한 근육들을 어떻게 씹어먹었냐는 것.[166] 수아 레드/블루/옐로/그린/블랙이 있었는데 수아가 원래 핑크색인 걸 감안해서인지 핑크는 없었다.[167] 세은은 어쩌다 세게 물어 상처가 나도 수아가 치료해 줘서 상관은 없으나, 묘하게 개껌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168] 아린은 세은에게 부끄러우니 옷 입으라고 타박하면서도 곁눈질로 힐끔힐끔 쳐다본다.[169] 미미르는 마지막 스테이지인 김에 서비스 신으로 넣어준 거니 본편 설정과는 관계 없다고 찡긋한다.[170] 여기서 재채기를 하는데 재채기도 평범하게 안 하고 "수앗츄!"로 한다.[171] 기념비에는 이 병원이 여우 가문의 힘으로 세워졌다는 비화와, 가문과 저승에 대한 간략한 역사가 적혀있었다. 현세에서 상당한 세력을 형성했던 여우 가문이 저승 상층부와 계약을 맺고 현세 밖으로 이주했다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주 열등하다고 판단된 일부 여우는 버려졌다고 한다.[172] 미미르왈 명분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그나마 미미르와 훈련소 동기였기에 넘어가주기로 했다고 한다. 수아가 감사를 표하려던 순간, 미미르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고 놀리자 수아는 상스러운 말을 외친다.[173] 도련님을 다치게 했으니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것.[174] 선배는 그 와중에 저주는 이미 받았다고 궁시렁댄다. 아마 전작에서 세은을 다치게 한 걸 본 수아가 격노하며 욕한 걸 말하는 듯.[175] 선배 왈 인간은 현세에 지나치게 얽매여서 되기 힘들지만 가능은 하다고.[176] 근데 사과 멘트 중 본인이 너무 강해서 접어버렸다고 살짝 비꼰다.[177] 버리진 않고 가슴골 사이로 집어넣었다고 한다.[178] 이 때 세은은 기척 제거 경계 속에서 아린과 함께 숨어있었다. 세은 혹은 아린 항목 참고.[179] 세은은 수아가 미소를 짓는 건 맞으나 속의 불쾌한 감정을 최대한 억누른 가짜 미소인 걸 직감한다.[180] 미미르가 여기 공무원 안 보이냐고 말하자 유화는 너무 작아서 못 봤다고 받아쳤다.[181] 방법이 좀 그래도 사실은 꽤나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이, 급박한 상황이라 세은이 괜히 끼어들었다간 그대로 수아의 술법을 쳐맞고 산화했을 것이다. 이에 세은은 수아가 사회생활력을 키운 것처럼 자기도 영물생활력을 키웠다며 좋아한다.[182] 참고로 아린은 결계에서 머리만 내민 상태라 마치 머리만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유화는 놀라고 연화는 귀엽다면서 좋아한다..[183] 세은은 아린이 심취한 걸 보고 혹시 눈치를 챈 것이 아니고 같이 속은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184] 그 이유는 이곳은 미미르의 관할이기에 소란이 일어나면 모두 미미르의 책임이 되고, 따라서 미미르도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들 것이라고.[185] 여기서 미미르는 은근히 눈치를 준다.[186] 유화는 가문에서 도태된 실패작이 개기냐며 욕하고, 수아는 주둥아리를 찢어주겠다고 살벌하게 웃는다.[187] 미미르는 쉬는 날인데 일하기 싫다며 아린에게 떠넘긴다.[188] 물리적인 술법보단 환술 쪽 재능이 필요한 기술인데 유화가 마침 환술 타입이라고 한다.[189] 세은은 분신들을 보고 다음에 나오면 잘 해줘야겠다며 측은해한다.[190] 이에 세은은 그렇게까지 피를 봐야겠냐고 소리친다.[191] 아까 미미르가 자기가 설명 담당이라는 말을 듣고 질색한 태도와 달리 이번엔 충실히 설명을 담당해주고 있다.[192] 유화는 설명을 해주는 대신 꼬리를 빗겨주는 걸 조건으로 건다. 세은은 수아가 모르는 정보를 알 수 있으면 좋을 거란 생각에 빗겨준다.[193] 여기서 유화는 사람을 잡아먹은 산짐승이 유독 식인 빈도가 높아지는 걸 예로 든다.[194] 인간과 거래를 하거나 환술을 걸거나 아예 친해져버리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봤다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간을 실험체로 쓰기 위해 현재의 여우 저택이 구축되었다고 한다.[195] 정작 이 실험을 진행한 여우 본인은 요괴로 타락해버렸다고 한다.[196] 최면으로 재우기 직전, 수아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믿어달라 했던 것.[197] 연화는 그 와중에 사뿐히 착지했다고 한다.[198] 이 때 "수아앗"아닌 평범한 "꺄아앗"으로 지른다. 아마 심하게 당황하면 평범한 비명이 나오는 듯.[199] 참고로 아린은 이번에야말로 세은을 지킬 거라며 세은 앞을 가로막으려 애쓰고 있었다.[200] 그 와중에 수아와 유화 둘 다 자연스레 연못 위를 걷는다.[201] 굳이 미미르 집 위를 고른 이유는 무슨 일이 터져도 미미르가 막을 수 있으니까..[202] 유화 왈 "가문에서 도태된 실패작과 손바닥을 맞부딫히니 손을 씻어야겠다." 수아 왈 "손이 아니라 면상을 씻게 만들 수 있다."[203] 그 와중에 세은은 자기 손에 붙인 불꽃은 안 뜨거워하는 걸 이상해한다.[204] 세은이 뭔 개싸움이냐고 어이없어 하자 미미르는 분신들이 모두 손바닥을 펼치고 있으니 괜찮다고 말한다.[205] 미미르 말로는 유화가 환술 타입이기에 환술을 스스로 풀 수 있었다고.[206] 정확히는 아까 킨 공포 환술을 아직도 키고 있었다.[207] 아까 미미르가 자기가 설명 담당이라는 말을 듣고 질색한 태도와 달리 이번엔 충실히 설명을 담당해주고 있다.[208] 그러면서 비녀를 까딱거린다.[209] 세은은 법기로 고통받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잠시 떠올린다.[210] 세은은 연화가 죽는 과거를 바꾸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밑작업을 하는 중이었다.[211] 그 때 수아가 안도를 아주 살벌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하는 걸 보고, 다시는 이런 장난 안 치겠다고 다짐한다.[212] 세은은 으르릉대는 유화를 보고 본가의 여우라 그런지 야생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213] 본인이 직접 말하진 않고 연화를 통해서 말을 전달한다.[214] 아마 이전 루프에서 연화가 아린이 자기 가문의 기술을 복제한 것에 예민하게 반응한 걸 보고 떠올린 협상 카드로 보인다.[215]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면 굳이 싸우지도 않고 힘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216] 그 와중에 오늘 도련님이 굉장히 정열적이라며 한순간 좋아한다..[217] 그러면서 연화의 치마 속으로 얼굴을 숨기는데, 연화는 얼굴을 붉히며 유화를 빼내려 하지만 결국 포기한다. 그 모습에 세은은 이제 누가 변태냐고 말한다.[218] 식인을 반대하는 여우와 인간을 강제로 친해지게 한 다음 먹게 하거나, 여우에게 먹히는 일에 기뻐하는 인간을 양산하거나. 세은이 섬뜩해하자 연화는 모두 아주 옛날 일이라고 웃어보인다.[219] 미미르도 오래 있으면 체류로 인정되어서 서류 늘어나니 빨리 꺼지라고 짜증낸다. 세은이 그런 것도 관리하냐고 묻자 미미르는 철밥통이 그냥 생기는 줄 아냐고 잔소리한다.[220] 유화는 연화가 봉투를 건네는 임무가 있다는 걸 모르는 상태였다. 이전 루프에선 유화가 하나같이 기절하거나 무력화된 상태였기에 봉투를 건네는 걸 직접적으로 보지 못했다.[221] 아린은 세은에게 덧붙여 편지에 언령이 하나 더 있었다고 알려준다. 바로 내용을 읽은 자가 발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수아가 읽었다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연화를 죽일 수밖에 없었다는 걸 깨닫는다.[222] 정확히는 결계 해제 주문을 세은이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는 세은 혹은 유화 항목 참고.[223] 영문도 모른 채 고통받던 아린은 미미르에게 상황 설명을 들은 참이었다.[224] 마침 미미르의 집은 아린과의 동거로 인해 원룸에서 중축을 한 덕에 방이 늘어난 상태였다.[225] 물론 이상한 짓은 금지라며 수아에게 브레이크를 건다.[226] 그래도 마지막엔 화수분이 만든 가짜가 아닌 진짜 본인이 등판한다. 그리고 본체가 직접 강림하기 전의 내용 역시 전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227] 세은 말로는 본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약하지만 술법을 아예 못 쓰는 건 아니라서 드라이기 혹은 에어컨 용도로 쓴다고. 또한 별생각 없이 숲속을 걷다 보면 등 뒤에 줄을 서기도 한다고 한다.[228] 이때 제한시간 5초가 주어지는데 무조건 다 찾을 필요없이 그냥 5초 기다리면 이야기가 진행된다.[229] 이걸 들은 세은은 저번에 발정기가 온 것도 그렇고 생각보다 영물이란 게 동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230] 정확히 말하면 자기가 떨어뜨린 머리카락이 멋대로 분신으로 변할 수 있으니.[231] 여기서 세은은 수아 꼬리에 리본이 달려 있는 것을 본다. 수아 말로는 본인이 직접 만든 거라고. 참고로 분신들한테는 없었기에 세은은 구분법이 하나 더 늘었거니하고 생각한다.[232] 세은 말로는 여우문은 원하는 장소가 나올 때까지 열었다 닫았다 해야하지만 어째선지 10번 안으로는 무조건 원하는 장소가 나와준다고.[233] 그러면서 세은이 여우문으로 못 가게 환술로 조종할 뻔해야 했다며 섬뜩하게 웃는다. 세은은 수아의 농담은 농담처럼 안 들린다고 오싹해한다.[234] 수아의 표정이 먹이를 붙잡은 여우 같다고 생각하면서 야생동물이란 것이 결국 길들여질 수 없는 거냐고 당황한다.[235] 여기서 세은은 수아의 귀를 많이 만졌지만 정작 자기 귀가 만져진 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236] 자다가 머리가 떡지고 눈곱이 생겼을 때 몰래 씻은 뒤 다시 침대로 들어가서 자는 척 하는 것, 미미르의 만화책이 보고 싶어서 분신으로 위장하고 보러 가는 것, 아린이 수아를 무서워했을 때 친해지기 위해 분신이 본체와는 아예 다른 인격인 것처럼 행동했던 것.[237] 분신 말로는 여태껏 신나게 만화책 읽다가 도련님 있다고 체면 챙기는 거라고..[238] 수아는 평소에 분신들을 한꺼번에 끌고 오면 미미르의 집이 소란스러워지니까 집이 빌때 잠시 와서 분신들에게 책을 읽게한다고.[239] 1편 때 세은은 어린 수아에게 어린왕자 책을 선물해준적이 있다.[240] 현재 세은은 이것이 주마등이 만든 가짜 세상이란 걸 자각 못하고 있으나, 이곳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압박감이 무의식 중에 남은 것으로 보인다.[241] 여기서 세은은 수아가 너무 예쁘니 다른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걸 걱정한다고 농담하자 수아는 살벌하게 그런 누군가는 진작에 없앤다고 말한다. 이후 농담조로 활짝 웃는다.[242] 평소보다 강하게 깨물었으나 피는 안 났다고 한다. 세은은 깨무는 기술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243] 문득 세은은 주마등이 만든 수아는 이런 본능을 구현하지 못했던 걸 떠올리고, 역시 수아를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244] 다른 애들이랑 도련님이 꽁냥대는 게 마음에 안 들지만 선을 지킬 거라 믿는다며 섬뜩하게 웃는다.[245] 챕터 5에서 세은과 단 둘이 대화를 나눌 때 말해줬다.[246] 여기에 덧붙여, 연화가 수아에게 죽는 모습을 유화에게 직접 보여주면 예전에 달성하지 못한 자매 간의 증오 키우기를 성공할 수 있기도 했다.[247] 이전에 연화의 결계를 해제할 때 읊었던 주문이다.[248] 아까 미미르가 이전에 유화의 힘을 돌리는 방법은 세은이 이미 경험해봤다고 말한 것이 이것이었다. 여우 구슬을 전달하는 건 1편에서 세은이 수아에게 했었기 때문.[249] 여기부턴 건방진 존댓말만을 쓰던 유화가, 연화 말투의 일부인 반말을 쓰기 시작한다.[250] 연화에게 어쩌면 서로 가족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한 것.[251] 챕터 2의 제목과 같다. 차이는 자매의 의미가 연화와 유화에서, 수아와 유화로 바뀌었다는 것.[252] 1/2편 통틀어 분신을 진지하게 공격용으로 쓰는 장면이다.[253] 두번 째 루프에서 세은의 목을 물었던 것이 사실 술법을 거는 것이었다.[254] 이 때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세은은 눈이 덮였던 여우 저택을 연상한다.[255] 챕터 25는 엔딩곡이다.[256] 처음으로 수아를 언니라 불렀다.[257] 그와중에 미미르는 자매덮밥을 외치려다가 아린에게 저지당한다.[258] 세은이 이전에 수아가 유화에게 했던 말들을 해주자 수아는 크게 부끄러워한다.[259] 미미르가 비유하길 첫 MT 술자리 이후에서 만난 상황이라고. 술자리에선 서로 의형제를 맺은 것처럼 친하게 굴지만 막상 다음 날에 만나면 서먹한 상황과 비슷하다고 한다. 물론 아린은 이해하지 못한다.[260] 그 중 유일하게 수아와 직접적으로 전투를 벌였던 선배는 유독 경악해한다. 특히 전작에서 수아가 자신에게 저주의 말들을 퍼부운 것을 떠올리며 더 충격에 빠진다.[261] 아린 : 서로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통할 것이다 - 수아가 말없이 유화를 쳐다만 봤지만 효과가 없자 아린의 멱살을 잡는다.
미미르 :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거니 가족을 하나 더 만들어서 연습해라(...) - 세은에게 당장 가족이 필요하다며 옷을 벗기다가 제지당한다.
선배 : 가까운 사이일수록 형식이 중요하니 자기소개부터 해라 - 정말 정식으로 자기소개를 하지만 유화에게 소개팅 나왔냐는 태클을 맞는다.
[262] 세은에게 했던 것처럼 덮쳐서 쓰러뜨린 뒤 귀여워해달라는 뜻(...)[263] 언니에게 나대지 말라고 제지하는 건 유화가 이전에 연화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264] 세은은 진짜 연화로 변신할 수 있으나 유화는 이를 모르고 있었고, 단지 세은의 얼굴을 잘 당기면 연화와 비슷하게 변한다는 걸 알고 얼굴을 당기려는 것이다.[265] 강한 술법은 쓰지 않고 오로지 한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술래가 잡을 수 있다.[266] 수아 분신들에게 잡힐때를 보면 오른쪽 위에 유화가 숨어있다.[267] 아마 수아는 부끄러운 나머지 꼬리 안고 자기를 유화에겐 못하게 한 듯.[268] 전작의 트루 엔딩에서 완전히 흡수하긴 했으나, 가끔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꺼내놓기도 한다고.[269] 세은은 유화가 매일 오는데 그냥 여기서 살면 안 되냐고 생각한다.[270] 처음에는 세은과 어린 수아가 같이 있는걸 보고 놀라며 낳았냐는 드립을 친다...[271] 그와중에 세은은 수아레인저 트라이라고 하자 트라이가 붙으면 대부분 망한다는 드립을 친다.[272] 세은은 거미를 보고 순간 트라우마가 떠올랐는지 크게 놀란다.[273] 거미가 박살나는 걸 보고 세은은 작은 수아 분신도 그렇고 1편 보스들의 취급이 험하다고 생각한다.[274] 세은은 괴인을 보고 지금까지의 게임 화질에 비해 너무 해상도가 구리다고 디스한다. 사실 해당 사진은 방인아 시절부터 사용되었으니 본작 출시 기준 거의 5년이 되었으니.. 그런데 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다고 한다.[275] 등장인물들이 신이라 부르는 존재. 동시에 테일즈샵의 시나리오, 오프닝 가사, 연출, 게임 자체 제작, 성우 연기 보조, 캐릭터 디자인 기획, 모든 리소스 기획, 일러스트 파일 편집, 배경 사진 촬영, 이펙트 효과 담당을 맡는다고 한다. 전작에 비해 역할이 늘어난 것은 정규직 노예가 되어서라고. 물론 세은은 지개 입사가 언제적인데 이제야 정규직이 되었냐며 놀란다.[276] 유화는 여기서 뀨우라는 이전에선 한번도 하지 않은 귀여운 비명을 지른다.[277] 140대 후반 ~ 150대 초반으로 추정.[278] 여우 가문의 족보에서 수아의 이름은 가장 최근 세대의 여우가 기록된 마지막 페이지에 있었다.[279] 떡밥 자체는 ACT 1부터 나왔다.[280] 대신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아직 영물 단계인 다른 여우가 일러스트로 잠깐 나온 적이 있다.[281] 특히 침대에 누운 CG에서 수위가 수직상승한다.[282] 문에 (여우 호)라는 글자가 붙어있는 문. 세은의 평가는 '주변의 한옥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작정 떼어와서 세워둔것 같은 문짝.' 이다. 여우문 자체는 수아의 능력이 아니라 여우 저택의 기능이고, 수아는 저택에게 인정받아 여우문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여담으로 이 문을 수아가 처음 소개할때 어디로든 문 이라고 소개하는데 일본 음성에선 삐처리가 들어간다 소개하는 말투부터가 도라에몽[283] 세은 피셜 어느 정도는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고 한다.[284] 세은이 수아가 좋아하는 음식을 맞추려 할 때 수아 귀가 감정을 반영한다 생각해, 음식들을 말한 뒤 수아 귀가 가장 쫑긋 세워진 것으로 고른다. 하지만 나중에 수아가 세은의 음식 취향에 맞춰 일부러 연기를 했음이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