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4 11:53:21

비닐밥

파일:군대 짜요짜요.jpg 파일:비닐밥.jpg
1. 개요2. 조합3. 반응4. 기타

1. 개요

대한민국 국군, 특히 육군해병대에서 훈련시 편의성을 극단적으로 고려한 취식 방법이다. 공군 출신은 해병대에 배치된 해군 의무 인력들 아니면 수십년 근무해도 단 한 번도 접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만드는 법은 당일 식단표에 나온 메뉴를 조리한 후에 비빈 다음 봉지안에 때려넣으면 끝. 먹는 방법은 봉지를 풀거나 찢어서 손으로 받치고 먹거나 숟가락을 사용하는 등 천차만별이다. 즉, 비빔밥이나 주먹밥을 비닐에 넣은 것에 가깝다.

행보관과 조리병 입장에서는 미리 봉지에 담아놓기만 하면 배식할 필요도 없고 식사인원을 모을 필요도 없으며 분대별로 한명 씩만 와도 간편하게 배식이 가능하니 정말 편하다. 또한 식기를 관리할 필요도 없다.

식사하는 입장에서도 식기를 준비할 필요도 없고 그냥 대충 어디 서서라도 먹을 수 있으며 식사 후 처리시에는 설거지 없이 그냥 비닐봉지만 처리하면 되니 매우 간편하다.

부대마다 짜요짜요, 짜요, 봉지밥, 짜밥, 짜묵, 땅개츄르# 등 명칭에 소소한 차이가 있다.

2. 조합

기본적으로 식단표에 따라 재료가 정해지나, 비닐밥에 적합하지 않은 메뉴일 경우 다른 시간대나 날짜의 식단으로 지휘관의 재량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또한 창고에 꽁쳐놓은 김자반을 꺼내서 섞어 줄 수도 있다.

제육이나 닭볶음 등의 국물이 흥건해서 비벼먹기 좋은 메뉴가 나오는 날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국물이나 소스가 많지않은 돼지김치볶음이나 참치볶음같은경우 퍽퍽하거나 싱거워서 말그대로 짬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PX에서 산 부식 맛다시, 참치캔 등을 준비했다면 훨씬 먹기 좋아진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를 통제하는 간부가 많다는 것과[1] 자신이 선임 눈치봐야하는 짬밥이라면 몰래 먹어야 한다는 것이 단점.

비빔밥비닐봉지에 넣으면 이런 형태가 된다. 먹어보고 싶다면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전주비빔밥 삼각김밥을 비닐봉지에 넣고 뭉치면 얼추 맛이 비슷하다.

3. 반응

여러모로 군필자들이 현역 시절 극혐요소를 꼽을 때 나오는 것중 하나이다. 음식물 쓰레기개밥같은 외형 + 비닐을 조물거리며 먹을 때의 촉감 + 맛 없음 + 비닐에 얼굴을 쳐박고 먹어야 한다는 이유 등이 합쳐지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훈련 중이라는 악조건을 고려해도 삼청교육대 수준에서 발전하지 못한, 군인의 품위가 너무 떨어지는 음식. 이 때문에 아예 숟가락을 휴대하면서 봉지를 열고 숟가락으로 떠먹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식판이나 반합에 비닐 씌워서 땅바닥에 앉아서 밥 먹는 것 자체가 귀찮아서[2] 편하게 한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비닐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혹한기 훈련 같은 겨울에 식사를 할때 날씨 때문에 국 같은 요리가 순식간에 차가워지는 경우가 있는 일반식사의 경우보다는 뭉쳐서 배식되다 보니 따뜻함이 유지되는 비닐밥이 차라리 나은 경우도 있는 편. 좋게 풀리는 경우 식사시간 줄이고 휴식시간을 늘려서 훈련 성과도 올라가고, 조리병들도 이쪽이 빠르게 배식 끝내고 정리 가능해서 좋아한다.

훈련시 식단으로 식판 > 반합 > 전투식량 > 비닐밥 순으로 맛이 좋고 사람다운 식사가 가능하나 처리가 귀찮다는 반비례적인 관계가 존재한다.

부대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간부들은 간부로서의 위엄과 품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훈련 나갔을 때 병사들을 강제로 시켜서 식판에 비닐 씌우고 밥과 반찬을 담아오게 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병사와 자주 부대끼는 소위/중위 등의 소대장이나 하사/중사 정도의 초급 부사관/장교의 경우는 비닐밥을 먹기도 한다. 상사, 대위 정도 뿐 아니라 높이 가면 주임원사사단장 정도 되는 간부라도 눈치 보이거나 특권 의식에 혐오감을 갖는 경우는 자진해서 들과 똑같은 거 먹는 경우도 은근히 많다. 이런 이유뿐 아니라, 영내 급식 점검 차원에서 자진해서 높으신 분들이 비닐밥을 먹기도 하는데, 이러면 비닐밥의 맛과 위생 수준이 오르는 순기능과 조리 담당자들이 죽어나가는 역기능이 있다.

일부 부대에서는 식중독 등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비닐밥을 금지하고 반드시 반합에 비닐을 씌워 먹게하는 경우가 있다.

4. 기타

의외로 근본 있는 음식이다. 다름이 아닌 주먹밥의 역사적인 탄생 배경과 사실상 같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주먹밥은 일본에서 유래한 삼각김밥[3]과 더불어 소풍 등 야외활동 감성을 위한 별식 정도의 느낌이지만 본래는 전쟁이나 장거리 이동 등 음식을 정식으로 차려 먹기 힘든 환경에서 바로 먹을 수 있게 고안된 음식이었다. 게다가, 외기에 노출돼 있고 맨손으로 집어먹는 주먹밥보다 비닐밥이 여러모로 더 위생적이기도 하다. 단, 비닐 쓰레기가 대거 발생해 주먹밥과 달리 자연 환경 오염을 야기하는 단점이 있다.


[1] 물론 부대 운용비 or 자신의 사비를 들여 저 재료들을 준비시키는 인심 좋은 간부도 있다.[2] 미경험자는 뭐가 귀찮냐고 할 수 있을법한데, 군장에 결속되어있는 반합 꺼내서 비닐 일일이 씌우고 배식받아와서 자리깔고 앉아서 식사한 뒤에 수저닦고 반합 다시 군장에 결합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번거롭다. 소대/분대별로 한번에 섞으면 중간에 어디 가는 인원 없이 한번에 배분이 가능하기도 하는 등 부대가 밖에 나가있을 때에는 이거만큼 간편한 것이 없다.[3] 이 또한 탄생 경위가 주먹밥과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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