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諸夏主義 / 诸夏主义 / Cathaysianism중국 민주화 운동의 일파이자 중국 쓰촨성 출신의 반체제 역사학자인 류중징에 의해 제창된 사상.
중국을 하나의 폭압적인 패권주의적 제국으로 간주하여 하나의 중국을 민주 국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중국의 전면적 해체'와 각 '중국의 한족 여러 지역 및 중국 각 민족의 독립 민족국가 건설' 을 통해 민주화를 달성하는 것을 지향하는 급진적인 분리주의 사상, 즉 일종의 중국 분열론으로 볼 수 있다.
2. 특징
제하(諸夏)는 고대 중국이 하나라를 시조로 하는 여러 제후국들로 이루어진 데서 나온 명칭으로, 사방의 이민족에 대해 중국 대륙 본토, 즉 중원의 화하를 다르게 일컫는 용어이다. 제하주의를 제창한 류중징은 이렇게 중앙 집권적이지 않게 형성된 질서를 '자발질서학(自發秩序學)'이라고 지칭한다. 제하주의자들은 현재의 중국을 인위적으로 형성된 패권 제국으로 간주, 시황제의 중국 통일 이전의 춘추전국시대처럼 중국을 여러 나라로 분리 독립하여 중국의 민주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본다. 제하주의자들은 옛 관습법의 중요성을 강조, 중화사상의 대일통 및 중앙 집권적인 중국의 정부를 부정한다. 중국의 경우 대일통 정권이 없으면, 로마자를 사용하는 각 언어들을 만들어낸 유럽과 마찬가지로 한자를 사용하는 각 '민족'의 국어(國語)를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한다.대만어를 예로 들면, 대만어(또는 민남어)와 영어의 사전은 현재의 중영사전보다 이른 19세기 말에 선교사에 의해 편찬되었고, 5.4 운동 시기에는 이미 수십 종의 대만어-영어-일본어사전 등이 있었다고 한다. 중국국민당은 대만의 성경을 탄압하기 위해, 중국어/대만어판을 편찬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편찬하지 않았다. 제하주의자들은 중국을 가짜 나라로, 그리고 중화민족이나 한족 역시 가짜 민족으로 본다.[1]
류중징은 민족을 '상상의 공동체'로 보는 관점에 대비(對比)해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은 '한자의 공동체'라는 관점에 따라 정치적으로 날조되었다고 주장한다. 류중징은 또한 한족도 하나의 민족이 아니라, 월[2] 민족(粤民族), 상해 민족(上海民族), 민월[3] 민족(閩越民族), 전[4] 민족(滇民族), 야랑[5] 민족(夜郎民族), 만주 민족(滿洲民族), 진[6] 민족(晉民族), 연[7] 민족(燕民族), 오월[8] 민족(吳越民族), 파촉[9] 민족(巴蜀民族), 호상[10] 민족(湖湘民族), 강회[11] 민족(江淮民族), 감월[12] 민족(竷越民族), 형초[13] 민족(荊楚民族) 등 여러 민족국가로 나뉜다고 본다. 류중징은 민족이 상상의 공동체라는 관점에 따라 이런 개념을 '민족 발명'이라고 지칭한다.
3. 주의사항
제하주의자들은 중국이라는 관념 자체를 부정하다 보니 하나의 중국 및 양안통일을 주창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은 물론이고, 중국 민주화 운동 진영 내에서 제창된 민주화된 하나의 중국이나 현재 대만으로 축소된 중화민국 및 중화민국의 양안통일에도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리고 현재의 중국을 부정하기에 반중, 혐중 및 서방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탓에 친미·친서방 성향을 띄며 또한 친일, 반러 성향을 띄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친일의 경우 심각한 게, 제하주의가 일본의 극우파 일각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지해 주고 있고, 제하주의자 상당수는 구 일본 제국에 우호적인 경우가 많아 심한 경우 난징 대학살 부정 같은 행위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류중징이 '만주 민족'도 제하주의에 포섭한 탓에 일제 괴뢰국 만주국의 부활을 부르짖는 활동가들도 제하주의자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그리고 설령, 중국이 민주화가 되더라도 제하주의가 중국인 다수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사상인지 심히 회의스러운 점이 많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진 시황제 이래로 일시적으로 분열되어도 다시 통일되려는 관성을 보여 와서 중국인, 한족들에게 '하나의 중국', '중국인', '한족'이라는 관념이 뿌리깊게 자리잡았으며 하나의 중국, 중국 민족주의는 중국사에 걸쳐 붕괴 후 혼란기, 군웅할거, 난세의 혼란을 우려하는 한족 위주 중국인들에게 지지받고 있는데다 중화 민족주의를 조장하는 중공 정부에 의해서 중화 제국주의로 악용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민주주의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수결로 정당성을 획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만약 중국인들이 민주적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제하주의자들의 입장이 정치적으로 관철되기 어려울 것임을 알 수 있다. 제하주의를 관철시키려면 유혈 참사와 난세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분리주의 운동밖에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다가 위아래에 열거되어 있는 제하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중화권 각 민족국가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제하민족' 관념에 맞춰 급조한 느낌이 강하여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온 한족, 중국인의 중화 내셔널리즘 개념은 물론 중공이 정치권력으로 밀어붙여 국가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소위 중화민족 이데올로기보다 더 비현실적인 상상의 공동체나 다름없다. 제하 각 권역의 국민국가들에 대한 통일된 의견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해당 지역과 지역인들의 지방 민족주의와 얼마나 부합되는지조차 의문이다. 특히 영문/로마자 표기가 그렇다. 잘못하면 진지한 중국의 민주화 운동보다는 반중, 혐중 및 중국 위협론, 황화론에 영합하는 중국 해체론으로 전락할 위험도 크다. 더불어 중국 정부의 탄압 및 중국인들의 무관심 내지는 백안시로 제대로 공론화는커녕 대다수가 중국 바깥에서 거주하는 이들이 SNS 등 넷에서 익명으로 제하주의자를 자칭하여 파편적인 제하주의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 현실의 중국인들과는 괴리된 비주류 극소수의 사실상 설정놀음이라는 한계가 역력한 것이 현 실정이다.
4. 제하주의에 따른 '민족국가'의 예
제하주의자들이 제안하는 새롭게 독립해야 하는 국가들의 이름을 아래에 정리한다. 제하주의자들은 국호, 대략적인 영토, 국기 도안들을 제안해서 활동 중이다. 다만 제하주의자마다 조금씩 다른 국가들을 제안하고 통일된 견해도 없어서 정확한 목록을 작성하기는 힘들다.4.1. 제하[14]
- 대촉민국(大蜀民國/大蜀民国, Republic of Basuria[15]): 충칭시와 쓰촨성 일대. 류중징이 대촉민국 임시총통을 자칭하고 있다.
- 유연국(幽燕國/幽燕国[16], Yuyencia): 베이징시, 톈진시, 허베이성 일대.
- 대월민국(大粤民國/大粤民国, Republic of Cantonia) 또는 남월(南粤): 광둥성 일대. 홍콩은 제외하는 게 일반적이다.
- 오월국(吳越國/吴越国, Goetland)
- 민월국(閩越國/闽越国, Banvetia)
- 진국(晉國/晋国, Jinland[17])
- 상해(上海·상하이, Shanghai): 허안취안(何岸泉)이 제하주의에 따라 미국에서 창당한 상하이민족당#이 활동 중이다.
- 만주국(滿洲國/满洲国, Manchuria): 아래 두 계열이 활동 중이다.
4.2. 제하주의와 함께 거론되지만 제하에 속하는지 안 속하는지 이견이 있는 예
- 홍콩: 홍콩 독립운동 참조. 역시 제하주의 등장보다 훨씬 이전에 있던 관념이고 외래 민족(영국)의 영향이 있다 보니 제하에서 홍콩을 제외하는 시각이 있다. 류중징도 홍콩을 제하와 별개로 간주한다.
- 마카오: 마카오는 독립론자가 거의 없지만 극소수의 익명으로 활동하는 지지자들이 있어 홍콩처럼 같이 거론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외래 민족(포르투갈)의 영향 때문에 제하에서 제외될 수 있다.
4.3. 제하에 속하지는 않으나 함께 거론되는 예
- 티베트 - 티베트 독립운동. 제하주의자들은 보통 티베트의 중국어 명칭인 시짱(西藏·서장)보다 티베트에 가깝게 음역(音譯)한 투보(圖博/图博·도박)로 쓰는 경우가 많다.
- 동튀르키스탄(위구르) - 동투르키스탄 독립운동. 위구르(維吾爾/维吾尔)는 민족의 명칭으로 쓰고 국가 이름은 동튀르키스탄(東突厥斯坦/东突厥斯坦·동돌궐사탄)이라고 부른다
- 남몽골(내몽골자치구) - 내몽골자치구 출신 몽골인 내셔널리스트들은 중국 중심적인 표현인 내몽골 대신 남몽골이라고 부른다.
5. 관련 지도
제하주의를 설명하는 지도 |
중국뿐만 아니라 주변국까지 다 해체한 지도 |
러시아 내 분리 독립지지자들과 콜라보한 지도 |
6. 정치 활동
미국 소재 망명 정당인 상하이민족당은 허안취안이 제하주의에 입각해 설립한 정당이다.캐나다 밴쿠버 소재 망명 정당인 만주인민당은 제하주의에 입각하되 일제 괴뢰국 만주국 복국운동과 무관한 국가 체제와 상징을 제안하며 활동 중이다.
2019 G20 오사카 정상회의 등에서 제하주의자들이 자신들이 도안한 제하 민족 국가들의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는 등 각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까지는 켈트 연맹같은 국제기구 창설은 고려되진 않은 상황이다.
7. 기타
자매품 격으로 러시아를 해체해 여러 개의 민족국가로 분리 독립시켜야 한다는 러시아 연방 붕괴론 주장도 존재하며 실제로 제하주의자들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잉글랜드와 카스티야와 같은 한 국가의 중심 지역에서 일어나는 분리주의는 제하주의와 유사한 운동으로 볼 수 있다.
적도기니와 벨기에의 분리주의가 제하주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8. 관련 문서
8.1. 유사 개념
- 제하
- 화하
- 하나라
- 춘추전국시대: 제하주의 자체가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에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 중국 민주화 운동: 제하주의도 여기에 포함되지만, 사실 정작 중국 민주화 운동 진영 내에서는 오히려 하나의 중국이 민주화되는 것을 지향하는 여론이 훨씬 더 많다.
- 류중징
- 중국 붕괴론
- 중국 위협론
- 지방 민족주의
- 국가 분리
- 러시아 연방 붕괴론
- 소련 붕괴
- 벨벳 이혼
- 유고슬라비아 전쟁
- 스코틀랜드 독립운동
- 카탈루냐 독립운동
- 퀘벡 독립운동
- 류큐 독립운동
- 반일망국론
8.2. 반대 개념
9. 관련 사이트
[1] 이들은 대만어, 민어, 광동어(월어·粵語), 오월어(吳越語) 등을 선교사가 각각 성경 번역을 한 것도 이들 각각이 중국어(한어)의 방언이 아니라는 증거로 본다.[2] 월어를 쓰는 광둥성, 또는 광시좡족자치구 일대.[3] 민어 사용 푸젠성 지역.[4] 윈난성 일대.[5] 구이저우성 또는 윈난성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소국.[6] 산시성(산서성) 일대.[7] 베이징 및 허베이성 일대.[8] 저장성, 장쑤성 일대.[9] 충칭 및 쓰촨성 일대.[10] 후난성 둥팅호 및 샹장 일대.[11] 장강, 회하를 가리키는 용어. 보통 장쑤성, 안후이성 중부를 가리킨다.[12] 장시성 일대.[13] 옛 형주/초나라를 가리키는 말로 후베이성 일부 지역.[14] 대체로 한자만 사용하는 지역.[15] 충칭시, 쓰촨성 일대를 가리키는 다른 용어인 '파촉(巴蜀)'의 쓰촨성 방언 발음인 Basu를 라틴어화한 표기. 만주를 Manchuria로 표기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유추한 것이다. Basuria 자체를 한자로 음역할 경우 巴蜀利亞/巴蜀利亚로 적는다.[16] '유'는 유주, '연'은 연나라, 모두 하북성 일대를 의미한다.[17] Jinland 자체를 한자로 음역할 경우 晉蘭/晋兰으로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