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7 12:03:34

수경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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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2.1. 수경사와 13명의 아이들2.2. 드러난 실상
2.2.1. '독특한 육아법'을 빙자한 학대 실태2.2.2. 아이들에 대한 여승의 태도2.2.3. 불법 입양 및 후원금품 착복 의혹2.2.4. 절 자체의 문제점
2.3. 왜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나?
3. 사건 이후4. 재판5. 기타6. 관련 문서7. 바깥고리8. 둘러보기

1. 개요

2005년에 발생한 사건.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미담으로 알려져 왔으나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취재로 추악한 실체가 드러난 아동 학대 사건이다.

2005년 6월 25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선행 속에 감춰진 비밀-수경사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방영되었고 2개월 후인 7월 30일에 <수경사 그 후, 아동학대와 사라진 아이들의 진실은>이라는 제하에 후속 보도되었다.

2. 상세

2.1. 수경사와 13명의 아이들

서울특별시 은평구 불광1동 43-15 일대[1]에는 수경사(修鏡寺)라는 소규모 사찰이 있었다. 수경사에 승려는 2명뿐이었는데 노인인 비구승(남자 승려, 법명 청오)이 주지였고 나머지 1명은 중년의 여승(법명 무인)[2]이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라는 두 승려는 수년 전부터 절 앞에 버려진 아기들을 거두어 기르는 선행을 했다고 알려져 왔다. 두 승려가 이렇게 거둔 어린아이들은 모두 13명이나 되었는데, 돌림자[3]를 넣어 이름까지 지어 주고 정성껏 기르고 있다고 했다. 또 두 승려는 많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기도하고 공부하고 수행할 시간조차 부족할 정도지만 "이미 한 번 버려진 아이들을 또 버릴 수 없다"며 아이들을 다른 시설로 보내지 않고 자신들이 끝까지 맡아 기를 것이라고 했다.

이 사실이 방송과 신문 기사[4]를 통해 미담으로 소개되면서 일약 화제가 되었고 수경사에는 각종 후원 물품과 후원금, 자원봉사자가 쇄도했다. 특히 생활 환경이 다소 좋지 않기는 해도 두 승려가 아이들을 정성껏 돌보고 함께 놀아주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듯했다.

그런데 수경사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에는 수경사 관련 제보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고 한다. 게시물 제목부터가 '동물처럼 크는 수경사 아이들', '아이들을 감금하며 동물처럼 키우는 수경사' 등 심상치 않았고 내용도 하나같이 "언론에 소개된 수경사의 모습과 실상은 전혀 다르고 아이들이 마치 짐승처럼 키워지고 있으며, 아이들을 대하는 두 승려의 태도도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등이었다는 것. 사실 예전부터 <그것이 알고싶다>에 "수경사에 관한 내용을 다루어 달라"는 제보가 간간이 들어오던 것이 언론 보도를 계기로 제보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3살 된 아기 방에도 아이들이 감금되어 있었고… 응가를 하고 온 벽에 바닥에 다 칠해서 말라붙어 있었고…(중략)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로 아이를 그렇게 키우지 않으며, 절대 그런 환경에서는 바른 아이로 자랄 수 없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보 게시물 中 일부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처음 제보가 접수되었을 때는 수경사를 취재하는 일이 퍽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이미 언론의 영향으로 인해 세간에서는 수경사의 두 승려를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 기르는 덕망 높은 승려'라며 호의적으로만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본격적인 취재에 앞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수경사가 있는 동네를 찾아가 보았다. 제작진의 방문 당일 수경사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와 있었는데 막상 인근 주민들에게 수경사에 대해 물었더니 이들은 하나같이 냉랭한 반응을 보이며 "(수경사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 방송에 내보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나는 막 텔레비전에 나오고 신문에 나올 때마다 미치는 거야, 미치는 거야"
"그게 아닌데…"[5]
"어… 이걸 어떡하면 좋나…"

"아유… 뭘 보살펴요. 그냥 방치하는 거지. 그냥 방에다가."

"가보니까 애들을 그냥 방에 막 처박아 놓고..."

"이 여자(여승)가, 제가 알기에는 지금 쇼하는 거예요. 어느 방송 타서 거기서도 여기 뭐 어린이 돕기 성금 뭐 천 원 몇천 원 이렇게 온다고 그러데요. 만 원…"

"이 동네 사람들은 (수경사에) 자원봉사 간 사람이 없어요."
"그래, 없지. 거기 다 아는데 가겠어?"

"이것은 내가 볼 때 다 사기예요, 사기!!"
수경사 인근 주민들의 증언

주민들의 일련의 증언과 수경사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확인한 제작진은 비로소 수경사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취재에 들어갔다.

2.2. 드러난 실상

2.2.1. '독특한 육아법'을 빙자한 학대 실태

그리고 취재 결과 드러난 수경사의 실태는 그야말로 경악스러운 것들이었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본다"고 자처하던 여승이 자기 나름대로 터득했다는 '독특한 육아법'의 실체가 참으로 가관이었는데 아래의 일부만을 살펴보더라도 상식을 벗어난 육아 방식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육아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라도 보는 순간 "저러다 애 잡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방식이다.
  • '가장 시원하고 (아이에게는) 가장 좋은 피난처'라면서 아이들 중 막내인 갓난아기[6]를 문을 닫으면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화장실에 눕혀 둔다.
  • 다른 방에 있는 아이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돌 전후의 어린 아이들을 이불조차 깔지 않은 맨바닥에 그대로 눕히는가 하면, 아이가 토한 우유는 닦지도 않은 채 그대로 두었고, 옆방에서 놀고 있는 서너 살 안팎의 아이들도 위험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장난감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자칫 밟거나 넘어지면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창틀에 올라가거나 문에 매달리며 노는 아이들도 있었다.
  • 식사시간에는 모든 아이들에게 에 만 만을 먹인다. 아이들 중에는 밥을 먹기에는 아직 어린 아기도 몇 있었고, 어느 정도 큰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밥 먹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데도, 이런 구별과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밥을 국에 말아 먹였다. 게다가 그마저도 숟가락 하나로 10명이 넘는 아이들 전부에게 밥을 떠먹이고 있었다. 위생상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되는 부분. 밥을 먹일 때 쓰는 숟가락도 아이들의 입에는 너무 큰 성인용을 쓰고 있었다. 이렇게 몇 숟갈씩 떠먹이는 것이 한 끼 식사의 전부로, 한창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한참 부족한 양이었다.
  • 분유를 아직 떼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분유 대신 일반 생우유를 먹였다. PD가 여승에게 "너무 어린(아직 첫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들에게 생우유는 좀 그렇지 않냐"고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요즘 새로 나오는 우유는 살균이 되어서 괜찮다"며 문제 없다는 반응이었다. 참고로 영유아에게 생우유를 먹이기 시작하는 시기는 보통 첫돌이 지난 후로 보고 있다.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있고, 너무 어린 아기들의 경우 장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과다 섭취 시 빈혈이 잘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
  • 오후 5시경에 아이들을 나이대별로 각각 나눠 방에 들여보낸 뒤 불을 끄고 밖에서 문을 잠가 둔다. 심지어 이것도 모자라 현관문을 비롯해 아이들 방과 연결된 출입구의 모든 문을 전부 잠가 버렸다. 이 상태로 아침까지 둔다. 제작진이 "이렇게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느냐"고 물으니 여승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잘 잔다. 아무 문제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영상을 본 한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법적으로도 전혀 안전장치가 없다. 만약 저기서 아이가 사망했다거나 뭔가 사건이 터졌다거나 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그 스님의 밑에 있던 13명의 아이들에게 사고가 지금까지 나지 않았던 것이 기적이다."라고 지적했다.

2.2.2. 아이들에 대한 여승의 태도

수경사에 방문했던 자원봉사자들의 증언도 충격적이었다. 언론에서 소개된 것처럼 승려들이 동요를 틀어주고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아주는 등의 모습은 단지 방송을 위한 연출이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7] 실제로는 전혀 그러지 않았으며 오히려 아이들을 짐승 취급하며 함부로 대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사람이라고 취급을 안 하셨어요. 우리(자원봉사자) 보는 앞에서 아이를 질질 끌고 다니는 것 정도는 그냥 있었어요."
한 자원봉사자의 증언

또 봉사자들이 아이들에게 동요를 틀어주니 여승이 "시끄러우니 틀지 말라"며 바로 꺼 버렸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TV에는 승려들이 아이들에게 동요도 들려주고 함께 놀아주는 것처럼 방영되는 것을 보고 "어떻게 방송을 저렇게 찍느냐"며 혀를 내두르는 자원봉사자도 있었다.

심지어 여승이 공공연히 "아이 냄새 맡는 것도 지겹다, 너무너무 싫다."고 말하고 아이가 다가오면 단지 자신에게 온다는 이유로 아이의 귀를 잡고 머리가 땅에 닿도록 내팽개친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게다가 자원봉사자가 아이의 오래된 기저귀[8]를 갈아주려 하자 여승이 벗겨낸 기저귀를 다시 채우면서 "갈아주지 마라. 대변을 보았을 때만 갈아주라."고 하는가 하면, 갓난아기가 누워있는 아기침대에는 이불을 겹겹이 덮어씌워 놓은 채 방치하고 있었다. 여승의 말로는 "이불을 걷어두면 아이가 울기 때문에 덮어두었다"고 한다. 참고로 해당 방송 당시는 6월로, 초여름에 접어드는 시기였다.

게다가 여승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반신욕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성인도 뜨겁다고 느낄 정도의 온도로 데운 물에 아이를 목욕시키기까지 했다. 아이들의 목욕을 돕던 자원봉사자가 손을 넣어 보고 뜨겁다고 했을 정도였으니, 못 돼도 최소한 50도 정도는 되는 물이다. 그러니 아이들은 욕조에 들어가자마자 자지러지게 울었고, 피부가 문자 그대로 빨갛게 익었다. 당시 옆에서 목격한 자원봉사자들도 "지나치게 뜨거운 물 때문에 아이들이 겁에 질려서, 목욕을 마치고 욕조를 나올 때까지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 정도 온도는 되어야 한다"며 태연하게 말하는 여승의 모습에 자원봉사자들조차 할 말을 잃은 것은 물론, 방송을 본 시청자들 중에도 이 부분에서 가장 경악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자원봉사자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여승은 "보살님들(여성 자원봉사자)이 뭐라고 하냐면, 아기들을 목욕시키는 게 아니라 튀긴다고 한다"며 우스갯소리라도 되는 양 깔깔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여기에 더해 여승은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아이들이 탈장, 황달, 폐렴 같은 (심각한) 증상을 보여도 병원에 전혀 데려가지 않았다"고 한다. 여승의 말로는 "병원비가 무서운 게 아니라,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거나 주사를 맞힐 필요가 없어서 그랬다"고 하지만 실상은 아동 학대가 발각될 것을 우려해서 아픈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나가기 얼마 전 수경사의 아이들 중 언론에 자주 노출되었던 당시 4세였던 여아가 심한 화상을 입은 일이 있었다. 얼마나 상태가 심각했던지 화상으로 피부가 온통 짓무른 아이의 모습을 본 자원봉사자가 표현하기를 '웬 흑인 같은 아이가 (방에) 있더라'고 했을 정도였다. 여승은 아이의 화상을 자원봉사자의 실수 탓으로 돌리면서 아이의 손발을 묶어서 지하 방에 감금한 채 고작 우유병 하나만 던져주고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원봉사자의 증언에 따르면 "여승이 '아이가 화상으로 짓무른 피부를 긁지 못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아이의 손발을 기저귀로 묶어서 방에 가둔 뒤 우유병을 던져 주었고, 아이는 심한 고통과 두려움으로 우유병을 문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고 한다. 이 참혹한 모습을 보다 못한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키려 하자 여승이 한 말이 가관인데 "언론을 많이 타서 안 된다. 언론에 많이 나간 아이라서 수경사가 타격을 받을 것이고, 수경사에 피해가 오기 때문에 안 된다."며 입원치료를 거부했다고. 결국 이 사건은 여승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가운데 현장 조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독자적인 육아'를 빙자한 아동 학대가 무려 3년 동안이나 지속되어 왔다고 한다.
아이를 때리고 굶기는 것만이 아동학대가 아닙니다.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고,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며, 심지어 화상을 입을 정도의 뜨거운 물로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있는 여스님의 행동은, 아무리 자신만의 '독특한 육아법'이라 주장해도, 객관적으로 명백한 아동학대입니다.
여승의 행태를 비판한 당시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정진영의 멘트

실제로 수경사는 2003년 1월 자원봉사자의 신고로 이미 아동 학대 판정이 내려진 상태였으나, 2년이 지난 2005년까지 아이들은 수경사에 계속 남아 있었고 그동안 지속적으로 학대에 노출되어 있었다. 당시 한 남성 자원봉사자는 직접 아동학대센터 게시판에 3차례에 걸쳐 신고 글을 올렸으나, 계속 글을 올리면서 지켜보니 바뀌는 것은 전혀 없고 아이들만 애꿎게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신고해도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2.2.3. 불법 입양 및 후원금품 착복 의혹

또 두 승려는 겉으로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으로 입양을 보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으며, 실제로 수경사에 있던 아이 중 일부를 금품을 받고 입양시킨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자원봉사자의 협조를 받아 "수경사에서 입양이 가능한가"라고 넌지시 떠보자 여승은 "내가 봐 둔 땅을 사 주거나 수경사에 주차장을 지어주면 아이 2명을 주겠다"며 아이들을 친자로 위장하는 방법[9]까지 알려주었다. 또 이 과정에서 여승이 "젊은 부부에게 아이 2명을 주었다"고 언급했는데, 이 아이들에 관해서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수경사에 있던 아이 중 하나를 입양했던 한 중년 여성은 "수경사의 환경이 너무나 열악한데다, 아이가 4번이나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아이를 데려오게 되었다"고 했다. 이 입양자는 명절이나 어린이날 등에 조금씩 후원하던 한편 사비 1,600만원 가량을 들여 수경사에 목욕탕을 새로 지어 주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여승은 입양자에게 "수경사 입구에 주차장을 지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하며 입양자는 이에 대해 "아이를 그냥 데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승이 나에게 주차장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한편 입양자가 데려간 아이에 대해 여승은 "잠시 공부를 시키기 위해 데려간 것이며, 내가 아이를 데려오라고 하면 언제든지 다시 수경사로 데리고 와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입양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잠시 공부를 시키려고 데려가다니 그 아이가 무슨 천재라도 되는가. 어디까지나 아이를 양육할 목적으로 데려간 것이다."라며 여승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후 수경사의 아이들이 모두 분리조치되고 승려들에 대한 경찰 조사가 이루어졌을 때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되었던 이 입양자는 "당초에 여승이 2천만원을 요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버려진 아이들로 알려졌던 수경사의 아이들이 실제로는 친부모가 있는 아이들이었으며 대부분이 부모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맡겨진 아이들이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사실 인근 주민들은 "수경사 앞에 아이들이 버려졌다"는 승려들의 주장에 대해 이전부터 의문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버려졌다는 대문은 위치상 두 승려가 기거하는 건물보다는 인근 주택들과 훨씬 더 가까웠다.
"아이들을 그런 곳에 갖다 두었으면 (아이들이) 하나 둘도 아니고 추운 날씨에 울었을 텐데, 아이 울음소리 같은 것은 전혀 못 들었어요. 만약 정말로 대문 앞에 버려졌다면, 이 집이나 이 집(절 인근 주택들) 아니면 내가 먼저 소리를 듣고 알아차렸죠."
당시 수경사 바로 옆에 인접해 있던 슈퍼마켓 주인의 증언

게다가 언론에 본격적으로 보도되기 전부터 수경사에는 이미 아이들이 6명 더 있었다고 한다. 여승의 주장에 따르면 이 6명은 2002년 여름에서 겨울 사이에 버려졌다고 하나, 그렇다고는 해도 불과 6개월 사이에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 6명이 버려졌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했다.

여기에 더해 언론 보도 이후 각지에서 아이들 앞으로 들어온 후원금과 후원 물품을 착복한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는가 하면, 13명의 아이들 중 12명이 '한양 김씨'라는 새로운 성을 창설하여 각자 독립 호적을 취득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아이들이 승려들의 호적에 들어가지 않고 독립 호적에 들어갈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이 주어져 수급비가 지원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의심되었고 실제로 관할 동사무소에서 확인한 결과 아이들 1인당 약 31만원씩 총 360만원 가량이 매달 수급비로 지급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여승은 이 돈에 관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저축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수경사를 찾았던 자원봉사자들은 하나같이 "이 돈이 아이들을 위해서는 단 한 푼도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2.2.4. 절 자체의 문제점

수경사 자체도 문제가 많은 이었다. 수경사는 1970년대 중반경에[10] 생긴 절로, 처음에는 그럭저럭 동네 신도들도 있었던 평범한 절이었다. 하지만 주지승이 어릴 때부터 자신과 함께 살면서 절의 살림을 도맡아 하다시피했던 조카딸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진 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했던 인근 주민들이 "(조카가) 머리가 돌 정도로 되었고, 병원에 입원도 했다", "피투성이가 되고 옷이 다 찢겼다"고 증언했을 정도니 상당히 심한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조카딸은 삼촌인 주지승을 차마 고소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주지승의 조카딸에 따르면 "삼촌은 원래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갈 정도로 포악한 성격이었고, 1995년경 수경사에 한 여성이 들어오고부터 사람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폭행도 점점 심해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수경사에 들어왔다는 여성이 바로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여승이라는 것. 인근 주민들과 주지승 조카딸의 증언에 따르면 "그녀는 처음 절에 올 때는 일반 신도로서 왔으나, 어느 날 갑자기 머리를 깎고 승려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조카딸은 "삼촌은 그녀와 부부나 다름 없는 사이이다"라고 언급했으며 "두 사람이 한 방에서 생활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하기도 했다.[11]

여승은 "언제 출가하셨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13세 때 출가했다"고 답했으나 주민들과 주지승 조카딸은 여승의 주장에 대해 "아니다.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수경사에 온 사람이다."라며 이를 부인했다.[12] 또 각종 언론에서는 주지승이 92세의 노승으로 소개되었으나 확인 결과 실제로는 76세였으며, 여승은 정식 비구니가 아닌 사미니[13]로 확인되었다.[14]

여기에 더해 수경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임을 내세웠으나, 실상은 조계종에 직접 속한 것이 아니라 산하 법인인 선학원 소속이었고[15] 주지승의 개인 소유로 되어 있었다. 정식 조계종 사찰들은 기본적으로 종단 소유가 원칙으로, 개인이 사찰을 소유했을 경우 제재 및 징계 조치를 받게 되어 있다. 또 수경사의 법당 건물은 그 자체가 무허가 건축물로, 당시 벌금 체납 액수만 4천만원이 넘었다고.

2.3. 왜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나?

독자적 육아를 빙자한 아동 학대가 3년에 걸쳐 지속되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이 전혀 공론화되지 않았던 것은 역시 언론의 영향이 컸다. 각종 언론과 지상파 방송에서 수경사 승려들의 이야기를 충분한 검증 없이 '미담'으로 포장해서 소개하는 바람에 수경사는 큰 여론을 등에 업게 되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있었다고 해도 철저히 묻힐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한 자원봉사자는 중앙 아동학대 예방센터 홈페이지에 수경사의 아동학대를 신고했으나 관할 기관의 처분은 시정명령과 간단한 경찰 조사가 전부였다고 한다. 그나마도 좋게 넘어가자는 식으로 무성의하게 대응했다고. 또 관할 지자체인 은평구청은 "수경사의 아동 학대에 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으나 강제 법집행시 불상사를 우려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경찰도 "현장 접근이 힘들어 혐의점을 밝혀내지 못했고, 종교단체라서 함부로 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각 관할 기관들은 "수경사 문제에 관해서는 언론의 책임도 크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수경사 인근 주민들도 "언론이나 관계 기관이 우리의 말에 한 번이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이와 같은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나간 뒤 지상파 3사와 각 신문사에는 분노한 네티즌들의 비난 글과 댓글이 폭주했고, 결국 지상파 3사는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직후 수경사 관련 내용을 다룬 해당 프로그램[16]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다. 특히 모닝와이드그것이 알고싶다 제작팀과 같은 부서(교양제작국) 소속임을 강조하면서 "반성하는 차원에서 고발방송 제작에 최대한 협조했다"고 밝혔다.

반면 지상파 방송 이전에 수경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동아일보조선일보는 지상파 3사가 사과문을 발표한 후에도 이렇다 할 입장을 보이지 않다가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으로부터 4일이 지난 2005년 6월 28일 조선일보가 기자수첩을 통해 먼저 사과 입장을 밝혔다. 동아일보는 다음 날인 29일에 수경사 아동학대 관련 기사를 게재하면서 해당 기사 하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자기들이 발단을 제공했으면서 오히려 반박하는 거냐"며 싸늘하기만 했고 한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런 신문사들의 태도에 대해 "방송의 지적을 인정하기 싫은 미온적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3. 사건 이후

2005년 6월 15일 관련 기관(은평구청, 은평 아동학대예방센터)과 경찰의 입회 하에 수경사의 아이들 13명에 대한 분리 조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사법당국의 조치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었다. 수경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수사 의뢰일로부터 1주일이 지난 후에야 이루어졌고, 검찰의 보강수사 지시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못한 사이 두 승려는 잠적했다가 얼마 후 강원도 철원군에서 체포되었다. 이후 구속영장이 신청되었으나 검찰은 그마저도 혐의사실 소명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기각했다.

게다가 수경사 승려들의 아동학대가 발각된 후에도 불교계에서는 표적 보도라는 등 온갖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수경사를 옹호하면서 사건을 보도한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해 "종교탄압이다"라며 비난을 가했다. 심지어 한 불교 언론에서는 "기독교계 단체의 모함"이라며 노골적으로 기독교를 비난하는 보도를 내보냈으나, 관할 기관인 은평 아동학대예방센터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기관으로 특정 종교와는 전혀 무관하다.

여승은 이런 불교계의 옹호를 등에 업고 한 종교 관련 홈페이지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호소문을 올렸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05년 7월 30일 방영된 수경사 사건 후속보도에서 종교탄압 주장과 여승의 호소문에 대해 제작진이 직접 촬영한 영상과 자원봉사자, 수경사에서 아이를 입양한 부모의 인터뷰와 전문가 인터뷰 등을 내세워 조목조목 반박했다.

4. 재판

2006년 5월 17일 여승 남모(52세) 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고작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애초에 서울 서부지검에서 그것이 알고싶다 측에서 여승 남모 씨를 향해 제기했던 신체적 학대·아동매매·보조금 횡령 등에 대하여 무혐의로 보아 기소하지 않고 아동복지법 위반만으로 기소한 탓에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진 것이다.#

5. 기타

스페인에서도 비슷하게 친부모가 버젓이 있는 영아들을 불법 입양시킨 사건이 일어났다. 1976년 스페인 산타크리스티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마리아 고메즈 수녀가 병원에서 태어난 영아들을 검사 명목으로 빼돌려[17] 양부모에게 고액의 돈을 받고 출생증명서까지 위조해 아이와 함께 건네주는 수법으로, 1950년에서 1990년대까지 40여년간 무려 30만 명이나 되는 아이를 납치해 매매했다.

고메즈 수녀가 의심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대상으로 삼은 아이들이 미혼모의 아이였기 때문으로, 경찰의 수사 발표에 대해 납치 혐의를 부인하면서 "아이들이 종교적으로 신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항변해 스페인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고메즈 수녀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중 2013년에 사망했다. 이 사건은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KBS joy차트를 달리는 남자에서 각각 소개되었다.

6. 관련 문서


이영학과 소쩍새 마을, 두타스님 모두 언론에 미담으로 소개되었으나 그 이면에 추악한 실체가 숨겨져 있었다는 점에서 수경사 사건과 유사하다.

7. 바깥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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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 이후에는 건물을 포함한 주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후술될 무허가 건축물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사건 이후 절 자체가 완전히 철거된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맵에서는 해당 주소를 검색하면 유사 주소가 대신 제공되고, 네이버 지도에서는 아예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2] 방송 당시 50대 후반으로, 정식 비구니가 아니었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3] 수레바퀴 윤(輪). 불교의 주요 교리 중 하나인 윤회에서 딴 것이라고.[4] 동아일보 2002년 12월 27일자, 조선일보 2005년 2월 11일자. 참고로 주요 언론사 중 수경사를 가장 먼저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 동아일보였다.[5] 수경사의 실상이 언론에 소개되는 것과 정 반대라는 뜻.[6] 2004년 12월 16일생으로 당시 생후 6개월(현재 [age(2004-12-16)]세). 2005년 2월 수경사에 왔다고 한다. 이 아이의 경우 신상을 파악할 수 있는 서류 중 하나인 출생증명서가 버젓이 존재했으며, 승려들이 이 서류를 보관하고 있었다. 방송 당시는 출생증명서는 있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던 상태.[7] 실제로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처음 방문했을 때도 여승은 카메라에 상당히 익숙해 보이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소개되었던 것 때문인 듯하다.[8]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했던지 기저귀가 묵직해져 거의 흘러내리기 일보 직전이었으며 아이들의 상당수가 기저귀 발진으로 피부가 빨갛게 붓는 등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9] 다른 여성 1명을 데리고 와서 한 아이는 입양 희망자 본인이, 다른 하나는 입양 희망자가 데려온 여성이 낳았다고 속이는 방법과 출생신고를 할 때 두 아이를 쌍둥이인 것처럼 동시에 신고하는 방법 2가지를 제시했다.[10]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취재 당시인 2005년 기준으로 약 30여 년 전이라고 했으므로 대략 1975년 전후에 절이 처음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11] 그간 두 승려는 '스승과 제자'라고 소개되었으나 실제 불교 신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애초에 남자 승려와 여자 승려는 저렇게 한 집에서 같이 살 수 없다고 한다.[12] 심지어 한 주민은 대놓고 "나도 머리 깎으면 스님이예요"라며 비꼬기도 했다.[13] 구족계를 받고 정식으로 비구니가 되기 전의 단계. 쉽게 말하면 정식 승려가 되기 위하여 수행하고 있는 예비 승려다. 남자 승려는 사미/비구, 여자 승려는 사미니/비구니.[14] 주지승도 정식 승려 여부가 의심되었으나, 이 쪽은 정식 비구승이었다.[15] 다만 선학원 측은 조계종 산하임을 부정하고 있어 소속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으며 이렇다 할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선학원의 소속 논란은 수경사 사건 이전부터 계속된 문제였다.[16] VJ 특공대(KBS), 우리시대, 생방송 화제집중(MBC), 모닝와이드(SBS)[17] 산모가 출산하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산모에게 아기를 보여주지 않고 데려갔다가 몇 시간 뒤 아이가 사망했다고 속여서 뒤로 빼돌리는 수법이었다.